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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빠르게 얼어붙는 자영업자 체감경기.."앞으로가 더 두렵다"



자영업자도 힘들다…문 닫은 편의점 한때 편의점 매장으로 사용됐던 세종시의
 한 상가 건물에 2018년 4월 16일 폐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촬영 이세원]




 8일 서울시내 번화가의 한 상점에 임대문의 안내가 붙어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 해 폐업한 개인사업자 수가 84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대비 폐업 개인사업자 비율(단순 폐업률)은 무려 76%를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사진=뉴스1

 

서울시내 번화가의 한 상점에 임대문의 안내가 붙어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 해 폐업한 개인사업자 수가 84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대비 폐업 개인사업자 비율(단순 폐업률)은 무려 76%를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1





자영업자 폐업 속출 





빠르게 얼어붙는 자영업자 체감경기.."앞으로가 더 두렵다"



봉급생활자와 향후경기전망 CSI 격차,

2008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자영업자 체감경기가 봉급생활자보다 더 빠르게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경기 상황보다 전망과 관련된 소비심리에서 자영업자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향후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자영업자가 79로 봉급생활자(91)보다 12포인트

 낮다.


향후경기전망 CSI는 현재와 비교해 앞으로 6개월 후 경기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가구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가구보다 많다는 의미다.

둘 간의 격차(봉급생활자CSI-자영업자CSI)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2008년 8월에도 12포인트 차이가 난 적 있지만 당시에는 봉급생활자의 향후경기전망 CSI가 자영업자 CSI보다 낮은

 반대 상황이었다.

향후경기전망 CSI에서 자영업자는 6월 90을 유지했지만 한 달 사이 11포인트나 꺾이면서 봉급생활자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봉급생활자는 같은 기간 9포인트 하락했다.

지수 수준 자체는 자영업자가 작년 3월, 봉급생활자는 작년 4월 이후 최저였다.

현재와 비교해 앞으로 6개월 후 생활형편을 짐작해보는 생활형편전망 CSI에서도 자영업자는 93으로 봉급생활자(99)

보다 6포인트 낮다.


격차는 2012년 10월(6포인트) 이후 최대다.

지수 수준으로 보면 자영업자는 작년 3월, 봉급생활자는 작년 4월 이후 최저였다.

현재 경기와 관련된 체감경기에서도 자영업자가 더 나쁘긴 하지만 격차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자영업자가 85로 봉급생활자(95)보다 10포인트 낮았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가계의 재정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경기판단 CSI도 자영업자는 68로 봉급생활자(81)보다 13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최근 2년간 현재생활형편 CSI에서 자영업자는 봉급생활자보다 5∼14포인트, 현재경기판단 CSI는 0∼17포인트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차이는 최근 2년간 격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일반적으로 봉급생활자보다 나쁘다.

자영업자는 봉급생활자보다 경기에 따라 가계 수입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망과 관련된 CSI에서 자영업자와 봉급생활자의 체감경기 격차가 최근 확대하는 현상은 자영업자들의 앞으로 가계

형편이나 국내 경제 상황을 보는 시각이 더 빠르게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가뜩이나 과당 경쟁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상승 부담이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데 이어 최근 내년 최저임금 상승률이 10.9%로 결정되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정점을 지나 둔화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확대하면서 자영업자의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관계부처와 함께 영세 자영업자 등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한 대책을 발굴 중"이라며 "8월 초, 늦어도 중순 안에는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porque@yna.co.kr








20-70대 자영업자들의 작심토로






20-70대 자영업자들의 작심토로


● 최저임금 인상하면 식당 종업원 급여 전부 올라
● 설상가상 가격 인상에 외식 물가도 들썩
● 임차료 높아 인건비 증가 더 큰 부담돼


“내년 말 임차 갱신이 가장 큰 걱정거리지.
임차료가 5년간 동결돼 버텨왔는데…. 맛집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달라요.
 해마다 월평균 매출이 500만 원씩 줄어드니. 정부 시책 때문에 인건비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거기에 임차료까지 오르면 정말 식당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서울 강북 중심가의 한 골목에서 24년째 제주 토속음식점 A식당을 운영해온 김모(여·77)씨에게 요새 장사가 어떤지
물은 참이었다.
24년이라는 숫자가 오롯이 증명하듯 A식당은 골목의 터줏대감이다.
인근 직장인 중 이곳의 자리돔물회나 갈칫국, 혹은 한치물회를 한 번쯤 안 먹어본 이가 없을 터.  

1, 2층 더해 120석 규모에 신문·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가게라 단골손님도 적잖다.
요새도 점심시간이면 식당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가게 한복판에는 김씨가 지상파 방송사 생활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한 장면을 담은 홍보물도 엿보인다.
한때는 순수익이 월 1000만 원을 기록할 만큼 황금기도 있었다.  

“1998년이었나. ◯◯일보에 소개돼 전성기가 시작됐지요.
 IMF 경제위기에도 돈 잘 벌었습니다.
그땐 서울에서 제주 음식 차려내던 식당이 적다 보니 손님이 강남에서도 많이 건너왔어요.” 

강북 시절을 포함해 총 31년간 외식업계서 일하며 3남 2녀를 키워온 노(老)사장의 회고다.
영광의 시기를 건너온 그가 정말로 장사 접는 걸 고민하고 있다.
코앞에 닥친 문제는 인건비 증가다.


“최저임금 인상 폭 맞춰 급여 올려줘야 뒷말 없어”

A식당 종업원은 주방 3명, 홀 2명, 아르바이트생 2명 등 총 7명.
여기에 김씨 아들이자 식당 총괄운영자인 이모(41) 씨가 주방 일을 돕는다.

올해 1월 A식당은 주방과 홀 직원 5명의 월급을 각각 20만 원씩 올렸다.
아르바이트생 두 사람의 일당도 하루 기준 5000원이 올랐다.
 이렇게 는 지출이 월 125만 원이다.  

“식당에 오래 일한 종업원이 많아요.
해마다 10만 원씩 급여를 인상했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폭이 커서 예년보다 10만 원 더 올려줬어요.
우리 식당에는 최저임금 받는 종업원은 없어요.
그렇다고 영향이 없는 건 아니죠.

최저임금 인상 비율에 맞춰 올려줘야 뒷말이 없으니까요.
 아르바이트 학생들 급여는 중개해주는 인력사무소에서올 초에 올리더라고요.” 

이렇게 되자 지난해 25% 수준이던 A식당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올해 32%까지 뛰어올랐다.
이 기간 월평균 매출은 10% 이상 줄었다. 복리후생비, 퇴직금 등을 더하면 인건비 비중은 더 높아진다.

A식당도 지난해 일을 그만둔 주방장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
매출이 늘지 않으니 결과적으로는 자영업자의 소득 일부가 종업원들에게 이전된 셈이다. 
그나마 A식당은 저녁 메뉴에 한해 가격을 올려 매출 하락을 최소화한 편.
오랜 기간 구축해온 단골 네트워크 덕에 고객의 가격저항감이 작아서 가능한 일이다.

김씨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린 건데, 내년에 또 인상하긴 어렵지 않겠어요? 어떤 방법으로 줄어드는 이익을 만회할지 걱정이네요”라고 하소연했다.  
가격 인상은 수익 감소에 직면한 자영업자에게 불가피하게 남은 선택지다. 그나마도 영업망이 잘 갖춰진 식당에나 해당되는 얘기다.

외식업계서 고정비는 크게 보아 3가지, 즉 식재료 값과 인건비, 임차료다.
이 중 식재료 값은 가격 인상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한 대형 식자재업체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은 매일 이뤄지는 경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오르내리는 추세가 크다”면서도 “하지만 오를 시기에 대비해 미리 조리 과정에서 줄이거나 비슷한 농산물로 대체할 수 있다.

 또 식재료 인상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 저항감이 상당히 큰 편이다.
이 때문에 가격 조정을 자극하는 직접적인 변수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추세만 놓고 보면 인상을 자극하는 요인은 올해 기준 16.4%가 오른 최저임금이다.

식재료 값은 작황과 수급 상황에 따라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다. 반면 인건비는 한번 오르면 다시 뒷걸음질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  
3월 23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전국 외식업체 285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7.5%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 80.4%는 “이후에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 중 78.6%는 “앞으로 메뉴 가격을 올리겠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원한 가격 인상률은 18.4%였다.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그만큼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비자 지갑 사정 또한 걱정스럽다.
 4~6월 사이 통계를 살펴보면 외식물가 상승세가 단연 돋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상승했는데, 이 중 외식 물가 상승률이 2.7%로
전체 상승률을 1.2% 웃돌았다.

5월 외식 물가 상승률 역시 2.7%였다. 앞서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해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낸 바 있다.


‘임차료 vs 인건비’는 틀렸다

언론이 ‘최저임금 인상 후 자영업자가 힘들다’는 주제의 기사를 쓰면 흔치 않게 달리는 댓글은 “임차료가 문제지
최저임금 인상과 무슨 상관이냐”다.
하지만 임차료와 인건비는 서로에게서 자유로운 독립변수가 아니다.

 임차료가 이미 높으니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더 큰 고통으로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임차료 vs 인건비’라는 논쟁 구도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는 뜻이다.  
A식당의 임차료는 시세보다 도드라지게 낮다.

 건물주가 김씨와 동향(同鄕)이라는 이유로 1, 2층 합쳐 600만 원의 월세를 책정해 고정비 상승분을 흡수해준 덕이다. 유사한 크기의 근처 식당보다 적어도 20% 이상 낮다는 게 김씨 설명.  
덕분에 A식당의 매출 대비 임차료 비중은 현재 1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행운을 등에 업고 남는 한 달 순수익이 500만 원 안팎이다.

 영업이익률로 치면 약 10%다.
 그나마 회 써는 기술을 갖춘 아들 이씨가 종업원이 쉬는 일요일에 혼자 나와 일을 해서 얻은 성적표다.
대신 아들 이씨의 한 주간 노동시간은 70시간이 넘는다.  

이 돈은 4인가구로 이뤄진 아들 가족과 김씨까지 총 5명의 한 달 생활비용이다.
적은 수익이라고 할 수 없지만 수십 년 된 맛집에 어울리는 성적표라 보기도 어렵다.
 특히 5년간의 임차 계약이 내년 말이면 끝난다.
 때마침 정부가 올해 1월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이 기존 9%에서 5%로 낮아졌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또 올해 수준으로 오르면 수익성 감소는 피할 수 없다.


차라리 임차료 비싸도 확실한 상권 가겠다

20-70대 자영업자들의 작심토로



그렇다면 임차료가 비싸기로 소문난 골목서 장사하는 식당이 최저임금 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마니아층이 제법 많은 동남아음식 전문점 B식당은 7월 1일 서울 강남권의 한 매장을 폐업했다.
1998년 1호점을 개업한 B식당은 국내 동남아음식 분야서 1세대에 속하는 잘 알려진 브랜드다. 현
재도 이 식당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5개 이상의 직영점을 갖추고 있다. 

폐업한 매장은 2007년에 문을 열었다.
인근 거리에 유동인구가 늘 때 선제적으로 치고들어간 셈이다.  
문제는 11년간 임차료가 세 배 넘게 올랐다는 점. 지금의 서울 종로구 서촌처럼 강남권 골목 곳곳이 최전성기를 구가
하고 있었을 때다.

 B식당은 지난해 메뉴 가격을 1000원 올렸지만 이 매장의 폐업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B식당 총괄매니저로서 각 직영점을 관리하는 박모(31) 씨는 “강남권도 예전만 못합니다.

매출 빼고 임차료와 인건비, 식재료비 등 지출이 다 늘었어요.
특히 폐업한 매장은 올해 초에 인건비 비중이 30%에서33%로 올랐는데, 매출 빼곤 줄어드는 게 없으니 결국 닫기로
했죠”라고 말했다.
3% 상승은 앞선 A식당에 비하면 비교적 선방인 터. 문제는 앞으로 쓸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앞의 A식당은 사장의 아들이 일을 해 인건비 추가 지출을 막았다.
 하지만 B식당 사정은 다르다. 박씨는 “사장이 일하면 인건비 비중이 20%대로 떨어질 것 같은데, 우리 식당은 여러 개의 직영점을 매니저 체제로 운영하니 30% 이하로 낮추기가 불가능해요.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르바이트에서 매니저까지 계단식으로 임금을 다 올려야 해요.
 더 작은 개별 점포 식당이나 더 큰 프랜차이즈보다 도리어 인건비 인상에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B식당은 올해도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박씨는 “손님들의 따가운 시선도 있어 가격을 선뜻 올리는 게 쉽지는 않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하반기에 또 메뉴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입니다”라고 전했다.
이는 브랜드 효과가 있고 영업망도 탄탄해 가능한 결심이다. 
규모가 비교적 큰 B식당은 대형 쇼핑몰(mall) 내 매장에 사활을 거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큰 지출을 감수하고서라도 확실한 상권에 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강남권에 자리 잡은 B식당의 한 대형몰 지점은 80석 규모에 월 임차료가 4000만 원에 달한다.
 박씨는 “임차료 부담이 크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라 망하진 않을 거란 기대가 있으니 몰을 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장의 월 매출액은 2억 원 안팎이다.
상시 근로자(매월 근로일이 16일 이상인 근로자)는 주방에 6명, 홀에 6명 등 총 12명이다.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면 특근수당으로 기본 시급의 150%가 지급되고 주휴수당도 있다. 이외에 마감근무조 등을 모두 합한 총 근로자 수는 30명이다.

이렇게 해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약 30%라는 게 박씨의 설명. 내년에도 올해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 비중은 최소 3%가 뛸 거라는 게 그의 말이다. 

“만약 준비 없이 외식업에 뛰어든 창업자들이 최저임금 탓만 하면 사회적으로 적절한 논쟁이 이뤄질 순 없겠죠. 하지만 제법 알려진 식당도 인건비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는 최저임금 인상의 대의에는 공감해요. 그렇다면 카드수수료나 세금 등 다른 지출을 더 줄여주는 방식의 출구를 정부가 고민해주면 좋겠습니다.”


창업도 폐업도 많은 현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와중에 감소 국면이던 자영업자 숫자가 반등했다.
창업자가 늘어 경쟁이 더 격화됐다는 의미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17년 자영업자는 568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572만 명을 기록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25.5%)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C)
회원국 중 5위다.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

추론은 어렵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이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2007~2015년 사이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자영업 취업자 중 이전에 임금근로자였던 비중은 58.8%(28만5000명)였다. 반면 실직자였거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던 사람의 비중은 18.2%(8만 8000명)에 그쳤다.

즉 창업자의 절반 이상이 직장을 나와 생계를 위한 대안으로 ‘레드오션’에 뛰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업황은 더 나빠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성장률은 –0.8%로 집계됐다.

이 중 숙박음식점업의 성장률은 –2.8%에 그쳐 13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자영업자 소득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상식적인 추론이다.  

이 탓에 자영업을 하다 결국 견디다 못해 이탈하는 사람도 많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
시스템에 따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전국 8대 업종의 폐업률은 2.5%로, 창업률(2.1%)을 앞질렀다.
음식업의 경우 폐업률과 창업률이 각각 3.1%, 2.8%로 8개 업종 중 가장 두드러진다.

경쟁 심화, 관광객 감소, 소비 심리 저하, 임차료 및 인건비 상승 같은 악재가 겹겹이 쌓인 결과라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이는 A식당, B식당 두 자영업자의 토로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특히 사회생활 경험과 장사 노하우가 부족한 청년들의 실패율은 유독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해볼 만한 연구는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이슈’ 2017년 9월호에 실린 ‘늘어나고 있는 청년 자영업자’
(황광훈 책임연구원)라는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청년들의 자영업 지속 기간은 평균 31개월에 불과했다. 이 중 창업 2년이 안 돼 폐업하는 경우가 55.3%에 달했다.
그나마 이 연구는 혼자 또는 무급 가족 종사자와 함께 사업체를 운영한 경우로 한정됐다. 인건비를 최소화한 채 창업에 나섰음에도 시장에서 버티지 못했다는 뜻이다.




월급 150만 원 받는 청년사장님

7월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12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위쪽)들은 고용노동부 앞에서



7월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12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위쪽)들은 고용노동부 앞에서 '5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근로자위원들은 전원회의장에서 '최저임금 온전한

 1만 원 쟁취' 문구가 적힌 피켓을 책상에 올려놨다.



[뉴스1]




청년 자영업자이던 김모(29) 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에서 운영하던 부대찌개전문점 C식당을 권리금 3000만 원을 받고 또 다른 자영업자게 넘겼다.
 당초 김씨가 내고 들어간 권리금은 5000만 원. 2016년 6월에 가게를 열었으니 불과 1년 5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가맹거래사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외식업에 대한 꿈이 남달랐던 김씨에게는 쓰디쓴 실패담이다. 

C식당은 지하철역과 가까웠다. 근처에 큰 창업센터도 있어 직장인도 많았다.
인근지역에서 작은아버지가 십수 년간 운영해온 가게의 분점 격이라 검증된 레시피(recipe)도 있었다.
임차료는 230만 원이었는데, 시세보다 싸지도 비싸지도 않았다.

채용은 최소화했다. 종업원은 월 200만 원 받는 주방직원 1명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해 월 70만 원을 수령하는 아르바이트생 1명이 전부. 대신 김씨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며 부족한 일손을 메웠다. 
개업 후 3개월간은 호황을 누렸다. 이른바 ‘오픈빨’이다. 23평에 50석 규모 C식당에서 6000원짜리 부대찌개를 팔아
월 매출 3800만 원을 올릴 때도 있었다.

매출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7.1%에 불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씨는 이듬해에 가게 문을 닫게 될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개업 4개월째. 월 매출은 1300만 원으로 곤두박질쳐 다시는 반등하지 않았다. 식당이 텅텅 빈 것도 아니다.
김씨의 말이다.  

“점심때는 테이블이 꽉 찼어요.
 그런 상태로 두 바퀴 정도 회전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엔 텅텅 비더라고요.
어떨 땐 14시간을 식당에 붙어 있고도 하루 20만 원밖에 못 벌었어요.” 

그러다 보니 종업원 2명, 상시근로자는 주방이모 한 명뿐인 가게에서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20.7%로 급등했다.
 어쩔 수 없이 사장인 자신의 수익을 줄였다.
 최후의 수단으로 가격도 올렸다.
500원도 아닌 단 300원을. 하지만 “가격 올리셨네요?”라고 되묻는 손님들의 말이 비수로 꽂혔다.

 김씨는 “손님들에게 죄짓는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매출은 늘지 않고 가게 이미지만 나빠졌다.
앞의 두 식당과 달리 단골도 적고 규모가 작아 영업 환경도 마땅치 않은 김씨 식당에는 치명적 악수(惡手)였다.  
이때부터 젊은 골목사장 김씨는 주방이모보다 적은 돈을 가져갔다.

 시급으로 따지면 아르바이트생이 김씨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갔다.
 하루 2시간을 식사시간으로 감안해 제외하더라도 김씨의 시급은 약 5200원.  

“1년에 두 번 부가세를 냈습니다.
한 번에 250만 원씩 나왔어요. 두
 번째 부가세를 내고 나서는 남는 돈이 월 150만 원이더군요.

다른 세금 내고 가져갈 돈이 100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접었습니다.”  

인건비 증가는 초보 사장 김씨가 차마 고려하지 못한 변수였다.
 김씨는 “외식업계에는 여러 식당을 거치며 주방 근무를 오래 해온 이모가 많아요.
 그분들은 나름의 인적 인프라가 있어요. 근처 식당에서 얼마씩 올려줬다는 걸 다 아는 거죠.

그럼 그에 맞춰 올려드려야 해요. 아르바이트생도 매달 500원씩 시급을 올려줬어요. 최저임금 오른 올해까지 장사를
계속했다고 상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장사가 안된 데는 사장 책임이 제일 크죠.

그렇지만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시간을 주면 어떨까요. 차등 적용하는 식으로.
 전 재산 걸고 뛰어든 사람들에게 정책의 영향이 너무 크니 하는 말입니다.”


“임금 올려 망하게 하는 게 구조조정인가”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에 재앙일까 기회일까.
 ‘기회론’을 펴는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거라는 주장을 내놓는다.
한계상황에 다다른 자영업자들이 시장에서 정리돼 업계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건강해질 거라는 논리다.
이 주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들을 임금노동시장으로 유인할 거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실제 C식당의 김씨는 폐업 후 3개월 만에 한 프랜차이즈업체 본사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김씨는 “장사하면 근무시간이 훨씬 긴데 버는 돈은 너무 적다. 회사원으로 사는 지금이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김씨가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도 어색지 않은 29세여서 가능한 일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을 인상해 대출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을 폐업시키는 꼴이다.
억지 구조조정이다. 폐업이 최저임금 인상의 본래 정책 목표라고 볼 순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성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임금노동시장의 좋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다면 이는 좋은 의미의 구조조정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노동자의 급여도 올린다. 따라서 기업들이 폐업한 자영업자를 채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전국 편의점 4만여 개. 인구 1290명당 하나꼴이다. 편의점 선진국이라는 일본이 인구 2250명당 하나씩이니 말 그대로 ‘편의점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편의점이 치킨집과 함께 자영업의 대명사가 된 이유로는 낮은 진입장벽을 빼놓을 수 없다.
 “2000만 원이면 사장님이 될 수 있다”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선전문구가 대책 없이 회사 문을 나서야 했던 중장년 퇴직자들에게 든든한 ‘빽’처럼 다가온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예고되면서 급격한 인상안에 고용은 축소되고 물가는 오르는 등 파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 편의점주가 ‘알바 문의 사절’을 붙이고 직접 가게를 보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최저임금ㆍ수수료ㆍ세금폭탄…자영업자 ‘속탄다 속타’


카드사에 넙죽 바쳐야 하는 수수료 문제도 큰부담 
-대부분 현장 관계자 “임대료 대책 효과도 못느낀다”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대출 낀 깡통집 하나, 이 가게 하나가 내 전재산입니다.

집 줄여가며 가게 차렸는데, 이 가게 마저도 망하면 길에 나앉아야 하나요?

명퇴하고 창업 밖에 길이 없는데…. 나라는 이런 자영업자들 갈수록 더 조여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49) 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편의점주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올해 16.4%오른 최저임금이 내년에 10.9% 더 오른다는 인상안(8350원)이 발표되자 ‘자영업자 죽이기’라는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안그래도 허리가 휘는 상황인데 인건비까지 치솟는다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편의점주들은 카드수수료 구조가 근원부터 잘못돼 있다고 말한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에 따르면, 소비자가4500원 담배 한 갑을 카드로 계산할 시 가맹점주에게는 4.5% 꼴인 204원이 돌아간다.


전체 이익은 9%인 405원으로많지도 많은데, 이마저 카드회사에 112.5원, 가맹 본사에 88.5원을 주고 나면 204원이

 남는다.

 전자담배는 고액이지만 마진은 더 낮아 6.06%에 불과하다.

교통카드를 100만원 충전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고작 5000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들과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

‘서울페이’, ‘제로페이’ 등에 대해서도 소상공인업계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새 시스템이 잘 운영된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카카오페이ㆍ페이코 등 대기업 사업자도 고전하는 상황에서

 관 주도의 페이시스템이 효용성이 있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임대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임대료 인상 상한율을 9%에서 5%로 낮추는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자영업자들은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최저임금으로 인건비 부담은 바로 높아졌지만 임대료 대책으로 임대료가 낮아지지는 않았다”며 “심지어 건물주들은 정부 규제 추세를 읽고 이미 임대료를 높일 대로 높여놨다”고 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임대료 상한률이 개정되기 전인 2016년 3분기 서울 소재 주요상권 상가 임대료는

이전 분기 대비 9.3% 상승했다.

계약갱신 시에는 임대료 상한률이 적용되지 않는 점도 허점으로 작용했다. 

유통가 현장에서는 카드수수료 인하 등 정책을 보완할 점이 많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올해 초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0.8%로 인하했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카드수수료를 매출구조로 산정하는 체계가 변하지 않아 편의점이나 주유소 등 이윤은 적고 매출만 높은 자영업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중소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율 책정 구간을 수정하는 등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실질적으로 부담 완화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구ㆍ경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ㆍ경북은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 비율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경제계는 우려하고 있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 최근 회원사 44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업체들은 경영애로 사항으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전기요금 인상 방침 등을 꼽았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 공장 평균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졌다”며 “지금도 간신히 버티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전기요금까지 올리면 문을 닫으라는 말과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summer@heraldcorp.com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서 청년 구직자, 자영업자, 경력 단절

 여성 등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청와대






실버 자영업자의 위기



▷작년 새로 창업한 자영업자는 115만 명. 83만 명이 폐업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한 해 동안 32만 명의 자영업자가

늘어난 셈이다.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가 은퇴하면서 자영업자도 고령화하고 있다.


50대 이상이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이 넘는다. 이 중 60대 이상 ‘실버 자영업자’의 대출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퇴 후 빚내서 자영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지난해 창업한 50, 60대 중 65%가 휴업 또는 폐업했다는 것.

평균 7000만 원씩 손해를 봤다.

 실버 자영업자의 파산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다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미국에서 창업 성공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44∼46세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또 50대 창업자가 30대 창업자보다 성공할 확률이 1.8배나 됐다.

▷청와대가 23일 ‘자영업 담당 비서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임대료,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 골목상권 보호 등의 문제를 처리한다고 한다.
전체 취업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현실을 직시했다는 점에서는 반갑지만 여전히 그들을 보호 대상으로만 한정짓는 시각은 아쉽다.

최저임금은 물론이고 고용 경직성, 내수 경기 활성화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한 것이 자영업 대책이다.
아울러 실버 창업자들이 서비스업에만 몰리지 않고 경력을 살린 고부가가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병행했으면 한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서 청년 구직자, 자영업자, 경력 단절 여성

등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청와대




자영업자 문제, 대기업 늘려 해결해야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 역대 최고
소상공인 안전망 대책도 무소용
한정된 내수 규모에 사업자 과잉

비자발적 자영업자 계속 증가
대기업 일자리 늘어나게 해야
中企 과보호 규제가 걸림돌


 정부의 두 차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계층은 자영업자들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7년 영세업자 646명이 최저임금 위반으로 고용부에 적발돼 고발됐으나, 2018년에는 928명으로 44%가 늘었다.
자영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12%나 급감했고, 이들이 금융회사에서 빌려 쓴 돈도 3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전년 대비 10.2%포인트 높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개가 문을 열어 8.8개는
 망한 셈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목소리가 없다.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같이 정부와 맞짱 뜰 조직력도 없는 데다, 하루 벌이를 포기
하고 집회와 시위에 참가하기도 어렵다.

11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9명 전원이 친노(親勞) 쪽 사람들이다.
면면을 보면 교수(법학·경제학·경영학·사회학·사회복지학 등), 공무원, 연구위원으로 이뤄져 있다.
평소에 월급을 받아만 봤지 줘 본 적이 없는 직군에 속한 사람들이다.
노동경제, 거시경제 등 경제 관련 전문가는 거의 없다.
자영업자 수는 570만 명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중 5위로 많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도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소상공인 지원 대책, 사업 전환 지원과 임금근로자로의 전환 지원, 빈곤 자영업자 안전망 확충, 일자리자금 지원 대책,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설 지원, 새롭게 창업을 시도하는 소상공인 지원, 청와대 자영업담당 비서관 신설 등
가짓수도 많다. 그런데도 별무소용이다.

 면역체계가 망가졌는데 해열제만 처방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스스로가 창의력이 부족했나, 노력이 미흡했나? 아니다.
 온 가족이 나서서 죽으라 일해도 벌이는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한정된 내수 규모에 사업자가 공급 과잉됐기 때문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등이다.
이들 업종의 소득 수준은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상태인데,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가량이 이런 업종에 몰려 있다.

 민간 소비 규모는 정해져 있는데 자영업자 수는 많으니 경쟁이 극심할 수밖에 없고, 일부 경쟁력을 갖춘 자영업자를
 제외하면 대다수 자영업자의 소득은 낮을 수밖에 없다.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라고 가정하고 5000만 인구가 소비할 내수시장은 800조 원 규모인데, 이를 570만 자영업자가 나눈다. 파이 자체가 너무 작아 도저히 자영업자가 고소득을 얻을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자영업자 수를 확 줄여야 한다. 자영업자가 많은 것은 비자발적 자영업자가 끊임없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누구든 안정된 직장에서 하루 8시간, 주 5일 40시간, 초과근무를 한다고 해도 주 52시간만 일하고 월차, 연차 휴가
다 쓰면서 때로는 보너스까지 챙기는 그럴듯한 직장에 다니고 싶어 한다. 문제는 그런 꿈의 직장은 흔치 않다는 것이다.

그런 직장에 진입하지 못했거나, 설사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구조조정으로 실직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
 자영업자로 내몰린 것이다. 이같이 비자발적 자영업자로 흘러드는 골목을 차단해야 한다.
그 방법은 대기업의 고용분담률을 높여 임금근로자 수를 늘리는 것뿐이다.  

OECD가 지난해 9월 28일 발표한 ‘한눈에 보는 기업가 정신 2017’(Entrepreneurship at a Glance 2017)에 따르면 한국은 근로자 250명 이상의 소위 대기업은 701개로, 일본(3576개)이나 미국(5543개)보다 턱없이 적다. 그 결과 한국
대기업의 고용 비중은 전체의 12.8%로 미국 58.7%, 일본 47.2% 등에 비해 크게 낮고, 조사 대상 OECD 37개국 가운데 그리스의 11.6% 다음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결국, 한국은 대기업의 수가 너무 적고 대기업의 고용 비중도 매우 낮으며, 자영업자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결론이다. 대기업 수를 늘려야 하는데, 대기업이 되면 오히려 규제 폭탄을 맞게 되는 현실이라 대기업이 되는 것을 피한다.
 대기업이 되는 순간 쏟아지는 200여 가지 규제를 폐지하지 않고는 자영업자 대책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대기업이라 해서 고용을 강요해선 안 된다. 기업 경영 여건을 개선해 기업 스스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중소기업에 편중된 보호정책에서 벗어난 우량 대기업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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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