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미야비테이 노보리베츠 온천. 모두투어 제공
여름 휴가지를 못 정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해외여행지 4선’
여름 휴가는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다. 아직 여름 휴가지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여행전문업체 모두투어(사장 한옥민)가 현재 예약가능한 여름 성수기 매력 넘치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 東, 여름에는 ‘힐링 온천’ 북해도
우리나라에서 동쪽으로 가장 가깝고 깨끗한 나라 일본, 그 중에서도 여름이 시원한 북해도(Hokkaido,北海道)는 자연과 온천 그리고 식도락이 함께하는 사계절 최고의 여행지로 유명하다.
특히나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기후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북해도는 매년 200만 명이 넘는 여행객이
찾을 정도로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일본 최북단에 있어 여름에도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북해도는 힐링을 테마로 하는 여행객들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표적인 온천 관광지이기도 하다.
특히, 지옥 계곡 트래킹 후의 필수 코스로 유명한 노보리베츠 온천은 최고의 온천 수질과 함께 다양한 온천수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각광받는 곳이다.
또한, 숲이 어우러진 마을 속 죠잔케이 온천은 갓파 가족의 소원을 비는 온천수와 무료 족욕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산책 포인트를 갖고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이 밖에도 도야호수 밤 하늘의 불꽃놀이를 감상하는 노천욕으로 유명한 도야온천은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줄 것이다.
아울러 북해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겐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대표 먹거리인 게요리 특식,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 유명한 오타루 관광, 볼 거리가 가득한 일본 최대의 라벤더 밭 후라노의 팜도미타 관광지 탐방으로 알찬 북해도 일정을
채울 수 있다.
현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삿포로 한정판 맥주들과 카메라의 셔터를 마구 눌러도 모든 사진이 작품이 되는 비경을 가진 청정지역 북해도는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여름 여행지이다.
■ 西, ‘테마여행’ 방콕 파타야
태국여행 상품 중 꾸준히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방콕 파타야, 콘셉트가 확실한 방콕 파타야 여행은 어떤 여행지보다도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모두투어는 올 여름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방콕 파타야 여행을 제안한다.
인구 천만이 넘는 도시로 태국역사를 간직한 왕궁과 수산 시장 및 야시장을 통해 현지들의 삶을 찾는 자유 여행객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콕,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산호섬을 비롯해 악어 농장과 호랑이 공원 등을 관람할 수
있는 파타야는 명실 상부한 국민 해외여행지로 유명하지만 테마여행을 찾는 여행객들을 위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상품 중에는 태국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전통 격투기인 무에타이(muaythai)와 태국 요리를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획 테마여행을 출시해 여행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특히,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무에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은, 내 몸을 위한 힐링여행으로 ‘웰빙 타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으며 최근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보디힐링 프로그램을 이용한 전문 트레이닝으로 진행된다.
무에타이 기술을 직접 습득할 수 있고 운동 후 태국 전통 마사지를 통한 편안함 까지 느낄 수 있어 운동과 힐링을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요리를 테마로한 여행은, 파타야 유명 요리학교인 ‘해피쉐프 쿠킹클래스’ 에 참여해 돔양꿍, 팟타이, 망고 찹쌀밥 등의 태국요리를 직접 요리해보고 만든 음식을 시식까지 할 수 있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태국의 식재료에 대한 교육과 요리까지, 진정한 태국의 맛과 요리법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번 테마 여행상품은 여행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현재 7월말 8월초, 모두투어 방콕 파타야 상품은 제주 항공과 티웨이 항공 50만원부터 아시아나 대한항공은 70만원대
부터 가능하다.
또 7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의 제주항공과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의 티웨이 항공을 이용한 패키지와 에어텔 상품에 한해, 과일바구니 1개(패키지만 해당) 와 포토북 제작권 1매(패키지, 에어텔 객실당 1개/1매) 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모두투어 제공
■ 南, ‘아동 동반 가족 1석 2조’ 하와이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휴양지 중 하나인 하와이는 크게 오아후, 마우이, 하와이, 카우아이, 몰로카이 등 8개의 큰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도다.
아열대 기후인 하와이는 연중 한낮의 온도가 25~30도 내외로 연교차가 적어 사계절 기분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곳
으로 많은 여행객들로 하여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호놀룰루 공항이 있는 오하우 섬에는 시원한 바람과 한눈에 들어오는 하와이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팔리 전망대를 시작으로 10만 년 전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거대한 분화구인 다이아몬드 헤드, 세계적인 서핑지로 알려진 선셋비치 등 다양한 관광 거리가 여행객들을 반긴다.
아울러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는 우쿨렐레 강습, 코코넛까기, 전통춤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체험할 수 있고 카누
여행 등의 액티비티로 하와이의 여행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모두투어가 추천하는 이번 하와이 상품은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하와이 카후쿠 새우요리를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맛있는 여행이 더해질 예정이다.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모두투어 제공
■ 北, 여름에는 ‘러시아 & 북유럽’
시간이 멈춘 듯 그러나 빠르게 흐르고 있는 유럽은 예나 지금이나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다.
러시아 월드컵 개최를 통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진 러시아와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북유럽은 기존 유럽
여행과는 다른 감동과 이색체험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올 여름 모두투어는 에어로플로트 러시아 항공(이하 SU항공)을 이용한 상품을 출시해, 북유럽과 러시아를 모두 다녀올 수 있는 실속 있고 알찬 북유럽 여행을 제안한다.
모두투어 러시아 북유럽 SU항공 상품은 게임 ‘테트리스’ 배경으로 잘 알려진 성 바실리 성당이 있는 러시아를 시작으로, 신구(新舊) 조화를 이루고 있는 건축물과 친환경적인 사우나가 유명한 핀란드를 거쳐 북유럽의 베니스라 불리우는
스웨덴의 스톡홀롬으로 이동한다.
특히 핀란드 헬싱키에서 스웨덴 스톡홀롬 구간의 실자라인(SILJA LINE)은 여행객들의 로망인 크루즈 여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로 현재 덴마크 왕실의 주거지인 아말리엔보그 궁전, 전쟁의 아픔을 품고 있는 게피온
분수,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 동상 등 다양한 볼거리가 즐비해 있는 덴마크를 관람 후 노르웨이 오슬로로 가는
크루즈에 다시 한 번 몸을 싣는다.
피요르드 해안과 거대한 산맥이 아름다워 북유럽 여행의 꽃이라 불리는 노르웨이는 게이랑에드 피오르드, 오슬로 국립 미술관, 베르겐 어시장, 산악열차인 플롬열차 등이 관광 포인트로 꼽힌다.
인천공항. /사진=뉴시스 |
제주도 갈 바엔 일본 간다
직장인 김철영씨(34)는 올 여름 휴가지로 일본 오키나와를 점찍었다.
3박4일 일정으로 항공권과 숙박을 예약하고 현지 여행계획을 세웠다.
예산은 대략 120만원. 여행경비 가운데 항공권이 40만원으로 전체 3분의1을 차지한다.
각종 기념품을 사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을 쓰기로 했다.
김씨는 “오키나와와 제주도를 비교했는데 비용에 큰 차이가 없었다”며 “대학 시절 일본에서 공부했는데 오랜만에
당시 기분을 느끼고 싶어 오키나와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값이라면 국내보다 해외가 끌리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씨처럼 해외를 찾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2600만명을 넘어선 해외여행자 수는 올해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던 해외여행은 이제 누구나 한번쯤 가는 ‘평범한 휴가’가 됐다.
해외여행객이 크게 증가한 원인은 ▲워라밸 문화 확산 ▲소득 증가 ▲여가의 질 개선 등이 꼽힌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비용이다.
◆“제주도 너무 비싸요”
국내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제주도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해물라면의 경우 1만~1만5000원, 갈치구이는 2인분에 6만원이다.
족발에 포함되는 막국수는 1인분에 1만2000원, 고등어조림은 3만원선이다.
문제는 이런 비싼 요금이 음식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성수기 자동차 렌트 비용은 4일에 40만원 수준이다.
대여료가 3시간 기준 10만원인 해안 평상의 경우 시간당 3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야 하지만 관광객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혹여 미리 준비한 파라솔을 펼 낌새를 보이면 주변 상인들이 득달같이 달려와 훼방을 놓는다.
이 같은 행위는 물론 불법이다.
/사진=뉴시스 |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허가없이 시설물을 설치하면 원상복구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영업기간이 두달 내외로 짧아 행정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영업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점유한 면적도 넓지 않아 10만원 내외의 벌금 처분만 내리는 점도 불법시설물이 난립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 물가가 비싼 것은 제주도의 특성상 재료·운송비 등 원가가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를 다녀온 관광객 A씨(32)는 “제주도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알았지만 갈치조림이 6만원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가격도 문제지만 음식 맛도, 서비스도 형편없었다.
다시는 제주도를 찾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에게 혹평을 받는 제주도와 달리 해외관광지는 입소문을 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일본 오키나와, 베트남 다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근거리 여행지는 물론 인도, 터키 등 과거에는 거리가 멀어
다소 부담스럽게 여겨지던 곳이 인기 해외여행지로 각광받는다.
지난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온 B씨(62)는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 3박4일 동안 총 100만원을 썼다”며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문화권과 다른 서양문화권을 저렴한 가격에 경험할 수 있어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물가가 저렴한 점이 가장 좋았다. 같은 가격에 국내여행을 떠났다면 2박3일 일정에 그쳤을 것”
이라고 전했다.
◆제주 갈치조림? 오키나와 스테이크!
B씨의 말대로 최근에는 국내여행에 필요한 비용이 해외여행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경우가 많다.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의 오키나와와 제주도를 비교해보면 실태를 알 수 있다.
오키나와 슈리성. /사진=이미지투데이 |
인천공항에서 오키나와까지 가는 교통편은 왕복 18만원선으로 구입할 수 있고 제주도는 왕복 7만원 수준에 예약이
가능하다.
일단 항공요금은 제주도가 저렴하다.
하지만 상황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역전된다.
오키나와에서 자동차 렌트 가격은 3박4일에 1만4000엔(약 14만2000원)인데 반해 제주도는 같은 등급의 자동차를
빌릴 경우 19만원에서 최대 40만원에 육박한다.
숙박도 국내여행이 더 비싸다.
오키나와 최고의 5성급 호텔인 ‘하얏트 리젠시 나하 오키나와’의 준성수기 4박 가격은 90만원 수준인 반면 제주도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100만원이다.
식대는 오키나와와 제주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키나와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스테이크는 2인분 4만~6만원이며 제주도의 인기메뉴인 갈치조림도 2인분에
6만원이다.
개인이 선호하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 스테이크와 갈치조림값이 같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오키나와 여행보다 제주도 여행이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일부 관광객은 제주도의 비싼 물가를 비꼬면서 "꼭 성공해서 제주도 가겠다"는 우스갯소리도 하는 실정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은 부의 상징과 같았지만 저가항공이 등장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큰 부담 없이 다녀오게 됐다"며 "이제 많은 사람이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국내 유명관광지의 요금을 비싸게 받아도 올 사람은
다 온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트레킹|일본 히로시마현 도고산]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 싶은 산
혼슈 서부 중국지방 산악지대의 여왕으로 꼽히는 초원 명산
세상의 중심에 선 것 같았다. 모든 산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완벽한 산의 겹쳐짐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확 트인 능선은 하늘과 맞닿아 있어 몇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했다.
아무도 없는 넓은 초원 능선으로 외길이 나 있었다.
일본인 등산 가이드는 곧 어두워지니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지만, 노을이 뿜어내는 감미로운 빛의 세레나데에 홀려 계속 앞으로 걸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풍경이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이라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여행’도 가능할 것 같았다.
조수희 대표의 얘기가 계속 맴돌았다.
“그냥 여행이 아니라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여행을 만들고 싶으니, 신 기자가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여행’이라니 솔깃했다.
일본 현지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 대표는 트레킹 여행을 진행한 경험이 없어, 기자에게 대상지 몇 곳을 둘러보고 한국
사람 취향에 맞는 3~4일 일정의 트레킹 여행을 짜달라고 제안했다.
히로시마현에 와서 며칠을 둘러보고 든 생각은 ‘2% 부족하다’는 것. 산단쿄와 타이샤쿠교는 훌륭하지만 둘 다 계곡
이었다.
여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멋진 능선’이 필요했다.
유명하다는 몇 군데 산을 올랐고 나쁘지 않았지만, 일본까지 와서 오를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다른 산을 수소문하게 되었고, 마쯔다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 운전기사인 아라타니씨에게 “친구들과 가끔 올라 라면을 끓여 먹는 곳이 있는데 능선이 정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그 산을 찾았다.
히바도고타이샤쿠比婆道後帝釋 국정공원은 히로시마현과 시마네현·돗토리현에 걸쳐 있다. 혼슈 서부 중앙에 자리한
산악지대로 1963년 국정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도립공원 정도로 볼 수 있으며, 대표적인 산은 히바야마比婆山연봉으로 본지에도 소개된 바 있다.
오늘 산행지는 또 다른 명산 도고산道後山(1,271m)이다.
산밖에 없는 산악지대에 솟은 산이지만 스키장이 있어 8부능선까지 찻길이 나있다.
도로가 끝나는 주차장의 고도는 1,079m. 정상까지 200m만 고도를 높이면 된다.
안내를 맡은 교토대 산악부 출신 프로가이드 오오쿠보씨는 6km 거리이며 넉넉하게 잡아도 3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는 쉬운 산이라 알려준다.
도고산은 혼슈 서부지역인 중국지방 산악지대의 여왕으로 손꼽힌다.
고산식물이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맑은 날이면 동해와 돗토리현 다이센산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특히 산 능선의 우아한 대초원은 여왕으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이 아름다웠다.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다양한 야생화가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곱고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아 스키장이 인기다.
‘여왕 산’이란 별명처럼 푸근한 육산이다. 부드러운 젖무덤 같은 봉우리 두 개가 솟았다.
이와히산岩樋山·도고산道後山 두 개의 봉우리다. 쯔끼미가하라月見ヶ丘 주차장이 산행 들머리. 주차장도 볼거리다.
스키장 슬로프 꼭대기에 있어 몇 걸음 걸으면 공짜로 시원한 경치를 볼 수 있다.
감미로운 산경의 바다에 빠지다
너른 오솔길이 산행 초반 부드럽게 몸을 풀어 준다. 오를수록 산길은 좁아지더니 얕보지 말라는 듯 가파른 오르막을
짧게 내어주기도 한다.
물참나무와 조릿대, 철쭉이 섞인 빽빽한 숲이 경치를 꼭꼭 숨겨둔다.
갈림길 이정표에서 이와히산이 아닌 도고산으로 향한다.
두 봉우리를 다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간이 늦어 주봉인 도고산으로 곧장 간다.
노각나무와 주목, 소나무가 드문드문 서서 참나무숲의 독재에 반기를 든다.
오르막을 직상으로 치고 오르던 산길은얼마 가지 않아 이와히산을 우회하는 사면길로 안내한다.
2km를 오르자 산행시작 40분 만에 주능선 삼거리다. 두 봉우리 사이의 안부에 닿자 깜짝쇼마냥 시야가 뻥 트인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부드러운 둔덕을 따라 뻗은 길, 보는 것만으로 의욕이 불끈 솟는다.
마음은 이미 둥근 능선 너머까지 올라가 있다. 등산인이라면 걷지 않고선 배기기 힘든 달콤한 초원의 향연이 펼쳐진다.
도고산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고도가 높아지며 혼슈 서부 산악지대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몸과 마음을 모두 열어젖히는 이 시원한 개방감. 우리를 둘러싼 능선의 파노라마. 점점 붉게 드리우는 오후의 마지막
햇살. 이 드넓은 풍경 속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일본이 아닌 외딴 행성에 혼자 떨어진 느낌이랄까. 약간의 고독감과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풍경이 될 것을 몸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곧 해가 완전히 질 테니 정상까지만 다녀오라는 가이드의 말을 뒤로하고, 걸음을 서두른다.
키 작은 조릿대와 회양목, 철쭉을 지나친다. 도고산 역시 두 개의 봉우리인데, 1271m봉이 아닌 1268.9m봉이 정상이다. 높이가 낮은데 정상으로 인정받는 건, 그만큼 경치가 수려하다는 뜻. 한국과 비슷한 듯 다른 너른 풍경이 계속 가슴에 와 닿는다. 1271m봉에 오르자 정면으로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밀밭 사이로 난 길인 듯 누런 조릿대 사이로 부드럽게 난 길이 매력적이다.
노을이 내려서는 넉넉한 품의 정상, 달 표면처럼 둥글고 너른 터에 정상 표지목만 조촐하게 서있다.
북쪽으로 다이센산이 힘 있게 솟았다. 워낙 산세가 기운 넘쳐 시선을 강하게 끌어 당긴다.
도고산을 둘러싼 산들의 파노라마. 적당한 거리에, 적당히 여유를 두고, 너무 빽빽하지 않게 황금비율로 에워싸고 있다.
여기가 세상의 중심인 것 같은 느낌. 여왕의 산답다. 도고산을 추천해 준 아라타니씨의 말대로 여기서 돗자리 깔고
음식을 먹는다면, 아무리 맛없는 음식이라도 그 추억만큼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천재 화가의 솜씨마냥 세상을 절묘한 빛깔로 그려내는 노을을 바라보며 하산한다.
감미로움의 바다를 떠난다.
2% 부족했던 ‘일본 트레킹 상품’이 비로소 완성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여행’을 가슴에 안고 산을 내려선다.
타이샤쿠교帝釈峡
세계 3대 기암으로 뽑힌 압도적인 석회암다리
히바도고타이샤쿠 국정공원의 명소로 손꼽히는 계곡이다.
히로시마현 북동부 쇼바라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18km에 이르는 긴 계곡이다.
국정공원으로 지정되기 훨씬 전인 1923년에 이미 일본 명승지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예부터 수려함을 인정받았다.
타이샤쿠교는 석회암 계곡이다.
타이샤쿠강帝釈川이 석회암 대지를 깊이 침식해 만들어졌으며, 특히 석회암이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천연
다리인 온바시雄橋가 유명하다.
세계 3대 기암으로 손꼽히는 온바시는 자연 석회암 아래로 계류가 흐른다.
타이샤쿠교의 대표적인 비경으로, 보통 온바시 앞에 서면 압도적인 기암의 모습에 감전된 듯 멈추게 된다.
온바시는 높이 40m, 길이 90m, 폭 19m에 이르는 일본 제일의 천연 석회암 다리이며, 타이샤쿠교가 명승으로 지정된
것과는 별도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온바시에서 300m 정도 하류로 내려가면 산책로 바로 아래에 단교케이断漁渓가 있다.
계곡에서 가장 급류를 이루는 곳이며, ‘물고기가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의미에서 단교断漁라 불린다.
이외에도 수직으로 깎아지른 듯 서있는 흰 절벽과 소규모의 종유동굴이 여럿 있다. 하쿠운동굴은 타이샤쿠교에 있는
동굴 중 유일하게 관광할 수 있는 종유동굴로 입구는 좁지만 내부에는 높이 20m, 폭 5m의 공간이 있다.
타이샤쿠교계곡의 중앙에는 발전 전용 댐인 타이샤쿠가와댐이 있다. 댐으로 만들어진 인공호수 신류코神竜湖도
아름답다.
호수에는 유람선이 취항하며 댐 부근까지 유람할 수 있다.
주위에는 여관, 온천 등 관광시설이 있고 특히 가을 단풍이 곱기로 유명하다.
트레킹은 계곡 옆으로 이어진 널찍한 임도를 따라간다.
넓은 주차장이 있는 야요이식당을 출발해 온바시를 지나 단교케이를 거쳐 폭포인 소멘다키를 보고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멘다키까지 1시간, 되돌아가는 데 1시간 총 2시간 걸린다. 길이 완만해 노약자와 동행해도 어려움이 없다.
신비로운 선종 사찰에서 나를 비운다
불교 선종 사찰로 유명한 신쇼지神勝寺는 2016년 9월 박물관으로 재개관했다.
약 7만 평에 달하는 신쇼지는 정원을 포함해 건축, 미술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쇼와 시대(1926~1989년) 정원 창작자 나카네 긴사쿠는 바다의 파도가 연상되는 돌과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기념적인 건조물, 작은 폭포와 나무를 배치해 선禪 사상의 세계관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신쇼지에는 독특한 건물이 있다. UFO 또는 노아의 방주에 나오는 산 위의 배를 연상시키는 실험적인 건물 ‘고우테이
洸庭’다. 실내에 들어서면 30분가량 선 사상을 표현한 실험적인 공연을 볼 수 있다.
오직 어둠뿐인 공간에, 희미한 빛이 하나둘 비추면서 수면에 물결이 일고 인간군상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판타지를
오직 빛과 물과 소리로 만들어낸다. 공연을 본 사람의 반응은 지루함 혹은 신선함 둘 중 하나다.
색다른 즐거움으로 신쇼지 스님이 직접 반죽해 만든 우동을 맛 볼 수 있다.
인내를 기본으로 하는 사찰 특성상 스님들은 하루 2끼 적은 양의 식사를 하는데, 보름에 한 번은 우동을 많이 먹을 수
있다.
이것도 엄격한 규율 속에 우리 스님들의 발우 공양마냥 남김없이 검소한 식사를 하게 되는데,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우동 전문점이다.

후쿠오카 최대 복합 쇼핑몰 '캐널시티'. 인공 운하를 중심으로 레스토랑, 상점, 영화관 호텔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웹투어 제공)

후쿠오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들르는 신사 '다자이후 텐만구'.
(사진=웹투어 제공)

요나고 유시엔
특색있는 여행지는 어디?
한국인들이 손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일본은 두 번 이상 찾는 재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특색 있는 일본 여행을 모색하는 이들을 위해 KRT가 요나고와 나고야 등 두 지역을 추천했다.
■별이 빛나는 이색 여행지, 요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관광, 휴식이 모두 가능한 요나고는 일본 본토 돗토리현 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예로부터 교통 및 상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문화유산, 온천, 유명 만화가의 캐릭터로 꾸며진 요괴 마을, 특산품 배를
소재로 한 20세기 배 기념관 등 취향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은 여행지다.
자연과 세월의 합작품인 돗토리 사구는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다.
돗토리 시 동해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으며 마치 사막과도 같은 광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일본 3대 사구 중 하나이자 일본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모래가 신발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입구 근방 상점에서 대여료를 지불하고 장화를 빌릴 수 있다.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마쓰에 성은 검은빛을 뽐내는 천수각이 고혹적이다.
2006년 일본100대 명성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벚꽃이 만개하는 봄철에는 아름다움이 한층 배가된다.
작은 배에 올라 성을 둘러싸듯 흐르는 호리카와 수로를 구경하는 시간은 유유자적 힐링을 가능하게 한다.
아름다운 일본 정원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유시엔은 ‘모란의 집’이라는 별명에 맞게 사계절 아름다운 모란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야외 정원은 물론, 실내 정원, 폭포, 연못 등이 조화를 이룬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다른 모습의 매력이 있다.
KRT일본팀 최수진 담당자는 “요나고는 자연, 온천, 음식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삼색 힐링이 가능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나고야 오아시스21
■도시의 세련미와 역사의 공존, 나고야
여행객들은 도시의 세련미가 돋보이는 번화가와 역사와 전통이 깃든 관광지의 공존을 나고야의 매력으로 꼽는다.
일본 중심부에 위치한 나고야는 과거 직물, 도자기 산업이 근대와 현대에는 항공, 자동차 산업이 발달해 대도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번잡하지 않은 항구 도시로 바다와 어우러지는 평화로운 풍경이 인상적이다.
도심 중심에 위치한 21세기 오아시스 ‘오아시스 21’은 물과 빛을 테마로 구성된 공간이다.
하늘에 붉은 석양이 깔릴 무렵과 어두운 밤 색색의 조명으로 밝힌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관광객에게 명소이자 시민들에게 휴식처로 기능한다.
나고야 성, 아쓰다 신궁 등 역사와 전통이 깃든 관광지 일정도 빼놓을 수 없다.
나고야 성은 일본 3대 성으로 꼽히며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나고야의 상징이라 일컬을 수 있으며 특히 성의 용마루를 장식하는 긴샤치는 제2차 세계대전 공습 당시 소실되었다가
1959년 복원되어 화려함을 뽐낸다.
3대 신궁 중 하나인 아쓰다 신궁 또한 지역의 자랑으로. 녹음에 둘러싸여 신성함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수령이 1000년이 넘은 녹나무, 수천 점의 국보와 문화유산이 보관된 박물관 등이 있다.
KRT 일본팀 양원주 담당자는 “조용하면서도 여행하기 쾌적한 나고야는 입맛을 사로잡는 미식이 즐비해 식도락 여행지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고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일본 사가현 ”이색적 볼거리와 도자기 쇼핑 명소 많아”
최근 주말 및 연휴를 이용해 단기 해외여행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직장인들은 생업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자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풍성한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여행지를 찾기 마련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규슈 북서부에 위치한 사가현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맛과 멋의 도시로 유명한 사가현은 일본 도자기가 시작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리타도자기를 비롯해 이마리도자기, 가라쓰도자기 등 아름다운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타도자기는 1600년대 조선 출신의 도공 이삼평이 아리타에서 처음 자기를 구웠다고 전해지며 ‘일본 자기의 시작’
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아리타도자기가 이마리항을 통해 유럽에 수출되면서, 이마리 도자기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가라쓰도자기는 라쿠야키, 하기야키와 함께 일본 3대 차도자기 중 하나로 꼽힌다.
먼저 아리타 지역에서는 매년 봄, 가을로 500여 개의 도자기 가게가 참여하는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자연의 이미지를 담아낸 소박한 것부터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것까지 그야말로 도자기의 향연이 펼쳐진다.
공방에서 내놓은 특별한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재미 요소다.
또한 아리타의 고라쿠가마, 우레시노의 요시다사라야에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원하는 도자기를 정해진 사이즈의 바구니에 꽉 차게 담아 구입할 수 있는 ‘Treasure Hunting’을 체험할 수 있다. 수많은 도자기들 가운데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도자기를 찾아 골라 담는 일종의 ‘보물찾기’를 하는 셈이다.
보다 쾌적한 쇼핑을 원하면 대형 도자기쇼핑몰 ‘아리타세라’를 추천할 만하다.
2만 평의 넓은 부지에 22개의 전문 점포로 구성된 도자기 전문 상점가인 아리타세라는 각 매장마다 독창성 있는 도자기들을 구비해놓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일용 식기, 선물용 도자기, 업무용 식기, 고급 예술 도자기 등을 구입할 수 있고, 최근 새롭게 오픈한 호텔과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아리타세라를 둘러본 후에는 근처의 '규슈 도자기 문화관', 조선의 도공 이삼평의 비, 이삼평을 모신 스에야마신사 등의 관광지를 찾아가보면 좋다. ‘아리타 도자기 미술관’, ‘이마리시 도자기상가자료관’, 도자기 체험 공방인 ‘아카에쟈’와
‘로쿠로좌’ 등도 가볼만하다.
또한 사가현의 관광지 중 특히 여름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장소는 이마리의 오카와치야마 도자기 마을이다.
험준한 산과 대비되는 도자기 공방의 고요한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다.
한편, 사가현까지는 인천공항에서 티웨이항공 직항 이용 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사가현에 도착한 이후로는 공
항과 우레시노, 다케오를 잇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더욱 편하게 관광지들을 방문할 수 있다.
여기에 365일 24시간 무료로 운영되는 다국어 콜센터와 애플리케이션 ‘DOGANSHITATO’를 통해서는 여행 중 숙박과
교통, 쇼핑에 대한 정보는 물론 위급할 시 필요한 의료 정보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
이승한기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로 여행객을 행복하게 하는 도쿄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사진=일본스토리 제공)
제주도민은 어디로 해외여행을 떠날까]
속도와 방향
오사카에서의 1박 후 교토로 향했다. 짧았던 일본 여행의 백그라운드는 전철 그리고 골목길로 기억된다.
교토의 전철은 꼭 2000년대 서울 지하철 느낌이었다.
4호선까지밖에 없던 서울 지하철은 쉴 새 없이 공사를 계속 해 지금은 노선이 몇 개나 되는지도 셀 수 없게 됐다.
흔히 한국 사회가 일본 사회를 뒤따라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발 주자의 조바심일까,
한국 사회의 변화는 빠르고, 역동적이다.
하지만 일본 사회는 비교적 일찍 완성된 사회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에도 한 때 있었지만 진작 사라진 전철 회수권이 아직 있는 것은 물론이고 회수권 표를 담는 종이봉투까지 비치돼 있었다.
티켓 발매기도 아날로그적. 동전 사용도 많다. 워낙 노령 사회라 변화에 대한 저항감이 큰 것일까.
![]()
▲ 시내와 공항을 잇는 특급 열차인 하루카 좌석에도 표를 꽂아놓는 귀여운 주머니가 있었다.
ⓒ 박솔희
한국은 어떨까.
몇 년 전 종로 피맛골이 철거되고 어설픈 아케이드 상가가 들어섰다.
낡은 아파트를 수리하기보다는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걸 좋아하는 게 한국 사람들이다. 새 것, 편리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최첨단 하이테크에 발빠르다.
속도의 차이. 하지만 속도만의 차이인 걸까.
바 테이블 안에서 오너셰프가 직접 요리한 음식과 술을 내어 주고, 메뉴판은 멋진 붓글씨로 매일 새로 쓴다. 음악도
따로 틀지 않고 손님들과 주인 간에 조용조용한 대화만 오간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일본어를 못 하는 우리에게도 친절하게 대해 준다.
▲ 교토의 전통 사찰 음식이라는 당고 꼬치 요리
ⓒ 박솔희
일본만큼이나 비싸진 임대료 탓일까.
요즘은 한국에도 작은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진짜 '심야식당'의 본질은 놓친 채 예쁜 겉모습만 따라한 가게들도 없잖아 있는 듯싶다.
주인과 손님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한 끼 미식을 즐기는 정다움이야말로 심야식당의 본질인데.
교토의 작은 가게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주인장의 태도였다.
그는 단시일 안에 큰돈을 벌거나 유명해지는 일에는 관심 없이, 단골을 위주로 한 자리에서 오래 장사하는 일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는 듯했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최선을 다하지만 요란한 홍보는 일절 하지 않는다.
수년째 장사를 하면서 카드 결제 시스템도 갖추지 않고 있지만 손님들은 불만이 없는 모양이다.
길거리 푸드트럭도 신용카드 단말기를 갖추고 있는 한국과는 딴판이다.
![]()
▲ 매일 새로 쓰는 메뉴판과 정갈한 그릇들을 갖춘 우리의 교토 심야식당
ⓒ 박솔희
뜨내기보다는 단골 손님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운영 방식을 찾아낸다.
교토 사람들은 장사를 단순히 돈을 버는 일로, 손님을 왕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장사란 주인과 손님의 예절바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제주에 일주일에 나흘만 문을 여는 작은 서양식당이 있었다.
런치와 디너 각각 네 팀씩만 예약제로 운영하고 전화번호도 따로 없이 카카오톡으로만 문의를 받았는데, 유명 방송에 살짝 등장한 이후로 입소문을 타고 예약문의가 물밀 듯이 들어왔다.
일반적인 장사꾼이라면 환영할 상황이지만 소박한 삶을 꿈꾸며 제주로 내려온 주인 부부는 감당되지 않는 상황에
무기한 장기 휴업에 돌입했다.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는 제주에서 이런 가게들을 심심찮게 본다.
결국 우리는 멋진 레스토랑 하나를 잃었다.
특정한 가게가 뜬다고 해서 마구 몰려가 유행시킨 뒤 맛이 변했다느니 예전 같지 않다느니 툴툴대는 게 아니라, 우리
동네에 있는 가깝고 믿을 수 있는 단골집을 꾸준히 이용하는 일본인의 태도가 한 자리에서 오래 장사하는 성실한
주인장들을 만들어온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굴뚝 없는 산업'이 "관광객 오지 마세요"로 변하기까지
최근 서울 북촌에서는 주민들이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제기하는 시위를 하고 있단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며 각광받을 때는 언제고, 관광이 천덕꾸러기가 돼버린 이유는 뭘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교토 역시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다.
우리는 사람에 치이는 게 싫어서 성이니 절이니 하는 유명한 관광지는 하나도 가지 않았다.
유명 맛집도 굳이 찾아가지 않았다.
진짜 여행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 나만의 심야식당을 찾아내고, 조용한 단골이 되는 일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우리가 갔던 장소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하나도 적어놓지 않지만, 대형매체에 소개된 유명한 가게로 우르르 몰려가기보다는, 각자의 심야식당을 찾아내는 여행을 했으면 한다.
[오마이뉴스 글:박솔희, 편집:홍현진]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재명 지사 끝없는 의혹…김사랑 정신병원 감금사건 재조명 (0) | 2018.08.06 |
|---|---|
| 연일 폭염 속 ‘도심 바캉스’ 아이디어 5선 (0) | 2018.08.06 |
| 누진제 폐지의 역설, 가정 전기료 부담 더 오른다? (0) | 2018.08.06 |
| 무더위 씻겨 줄 천혜의 휴양지 (0) | 2018.08.05 |
| 미리 보는 김경수 조사..'킹크랩 알았느냐' 최대 쟁점 (0) | 2018.08.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