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향하는 이산가족상봉단 (고성=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남측 이산가족상봉단을 태운 버스가 강원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8.20 [뉴스통신취재단] photo@yna.co.kr](https://t1.daumcdn.net/news/201808/20/yonhap/20180820165248818kcxw.jpg)
금강산 향하는 이산가족상봉단 (고성=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남측
이산가족상봉단을 태운 버스가 강원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8.20 [뉴스통신취재단] photo@yna.co.kr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강원 고성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첫 단체상봉에서 남측 백민준 할아버지(93)가 며느리 리복덕씨(63)를 만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어머니" "내 딸아" 65년만에 불러보는 이름… 통곡의 금강산
안타깝게 생이별한 가족들, 2시간 상봉 이야기꽃 피워
2000년 광복절 첫 시행후 매년 이어오던 이산가족상봉 北 핵 강행에 2015년 중단
고령으로 사망가족 계속 증가.. 상봉 정례화 필요 목소리 커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65년 만에 헤어졌던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된 이산가족들은 단체 상봉 2시간 동안 상봉의 기쁨과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진 이산의 고통을 함께 아파했다.
이산가족들은 주름진 손으로 반백년 넘는 시간 속에 변해버린 얼굴을 쓰다듬으며 오열했고 기쁨의 웃음을 짓기도 했다.
■절절한 기막힌 사연, 감동의 눈물로 덮이다
분단의 역사가 극적으로 진행된 만큼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도 마치 드라마처럼 기막힌 사연들이 쏟아졌다.
평안북도 의주에서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김병선 할아버지(90)는 북한 지역이 공산화되고 토지개혁 속에 땅을 모두 몰수당하면서 부모님과 누나 2명, 남동생 1명을 두고 남쪽에 있었던 형을 따라 내려왔다가 결국 이산가족이 됐다. 북녘 가족들은 모두 사망하고 결국 이번 상봉에서는 조카 두 명을 만난다.
김 할아버지는 "남쪽으로 올 때 신의주역에서 술·담배 하지마라, 우리 집안은 크리스천이니 예수님 잘 믿으라고 하셨던 어머니 말씀이 기억에 납니다"라면서 "평생토록 어머니 말씀을 잘 지키고 살았습니다.
이금섬 할머니(92)는 6·25전쟁 통에 피란을 떠나면서 여러 피난 대열과 섞이는 혼란 중에 등에 업고 있던 딸만 남쪽으로 오게 되고 남편·아들과 안타까운 생이별을 하게 됐다.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담담한 모습을 보였던 이 할머니는 북쪽에 두고 왔던 아들을 보자마자 부여잡고 한바탕 오열을
■4·27판문점 선언, 상봉 재개의 마중물
제1차 남북이산가족상봉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00년 8월 15일 사흘간에 걸쳐 진행됐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이어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연례행사가 됐던 이산가족 상봉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처럼 끊어졌던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초고령화, 상봉 정례화 기대감 고조
가까스로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재개됐지만 상봉 행사의 개선점은 산적해 있다.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된 우리측에서 상봉을 신청한 인원은 13만2603명에 달하지만 생존자는 5만6862명에 불과하다.
현재 상봉의 정례화와 대규모 상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이산가족 상봉 닷새 앞으로…선발대 금강산 도착 (CG) [연합뉴스TV 제공]](https://t1.daumcdn.net/news/201808/17/yonhap/20180817185934733wuja.jpg)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 "상철아", "어머니".
65년이 훌쩍 넘는 기다림의 시간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한꺼번에 토해냈을까.
20일 금강산호텔 마련된 남북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장은 반백 년이 훌쩍 넘은 기간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 부둥켜안은 가족들이 흘린 눈물로 채워졌다.
남측의 이금섬(92) 할머니는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 씨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오자마자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상철 씨는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오열했다.
이금섬 할머니는 전쟁통에 가족들과 피난길에 올라 내려오던 남편과 아들 상철 씨 등과 헤어져 생이별을 견뎌야 했다.
이 할머니는 아들의 손을 꼭 잡은 채 가족사진을 보며 "애들은 몇이나 뒀니. 아들은 있니"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남측 한신자(99) 할머니도 북측의 두 딸 김경실(72) 경영(71) 씨를 보자마자 "아이고"라고 외치며 통곡했다.
한신자 할머니와 두 딸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한 할머니는 전쟁통에 두 딸을 친척 집에 맡겨둔 탓에 셋째 딸만 데리고 1·4 후퇴 때 남으로 내려오면서 두 딸과 긴
이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내가 피난 갔을 때…"라고만 하고 미처 두 딸과 함께 내려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울먹이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북측 딸들은 "고모가 있지 않았습니까"라며 오랜만에 만난 노모를 위로했다.
유관식(89) 할아버지도 북측의 딸 연옥(67) 씨를 만났다. 유 할아버지는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지만 딸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유 할아버지는 전 부인과 헤어졌을 당시에는 딸을 임신한 상태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이번 상봉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딸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photo@yna.co.kr

회한의 눈물과 기쁨, 감동의 눈물이 뒤섞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첫 단체상봉 행사가 20일
오후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열렸다.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 신청자인 백성규 할아버지(101)가
북측 며느리 김명순씨(71)와 손녀 백영옥씨(48)를 만나 크게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며느리 만난 최고령 101세 할아버지
【 금강산·서울=공동취재단 이태희 기자】 "아버지께서 1969년 돌아가셨다 생각하고 제사를 지냈다.
알고보니 실제 돌아가신 날짜는 2000년이었다."
신종호씨(70)는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측에서 온 이복동생들을 만났다. 6·25전쟁 당시 헤어진
아버지가 이북에서 결혼해 낳은 동생들이다.
신씨는 아버지가 진작 돌아가셨을 것이라 생각하고 30년간 제사를 지내왔다.
이날 이복동생들을 만나서야 아버지 돌아가신 날이 2000년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씨는 상봉행사가 있기 전날 "상봉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제 정신이 아니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몰랐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종삼씨(79)는 지난 2012년까지 개성공단에서 함께 일했던 인부가 자신의 조카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당시 개성공단에서 북한 인부 15명과 목수로 일했다.
함께 일했던 목수 중 부족했던 양말 등 생필품을 챙겨줬던 사람이 있었는데, 조카 김학수씨(56)와 동일 인물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김종삼씨는 이날 상봉행사에 조카에게 선물할 티셔츠와 허리띠, 양말 등을 잔뜩 챙겨 왔다.
김한일씨(91)는 상봉장에서 만난 여동생 김영화씨(76)와 조카 김명천씨(49)에게 속죄의 뜻을 전했다.
김씨는 상봉 전날 이뤄진 인터뷰에서 "내가 장남인데 집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이 대단히 강하다"며 "내가 나와서
이북의 가족들이 더 고생한 것은 아닌지 용서를 빌고싶다"고 전했다.
모녀 상봉과 형제·남매 간 상봉이 함께 이뤄지는 사례도 있다.
한신자씨(99)는 이번 상봉에서 북측에서 두고 온 첫째딸 김경실씨(72)와 둘째딸 김경영씨(71)를 만났다.
한씨는 1·4후퇴 당시 갓난아기였던 셋째딸 김경복씨(69)만 데리고 남측으로 내려왔다.
이후 북에 남겨둔 두 딸은 볼 수 없게 됐다.
한씨는 이번 상봉에 셋째딸 김경복씨, 남측에서 낳은 아들 김경식씨와 함께 참석했다.
이에 모녀와 함께 남매 상봉도 동시에 이뤄지게 됐다.
한편, 이날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나온 우리측 상봉인원들은 방북을 위한 사전교육을 받았다.
이날 단체상봉을 진행한 이산가족들은 22일까지 2박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만남을 이어간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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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상봉단이 북측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으로 출발하는 차량에 올라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약 3년 만에 개최되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부모·자식 상봉 7가족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0일 금강산에서 개최된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는 것은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이산가족 89명은 동행 가족과 함께 이날 오전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버스를 타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이들은 오후 3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2시간 동안 단체 상봉을 통해 한국전쟁과 분단 등을 이유로 헤어진 북측 가족들과 만난다. 이어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북측 주최로 환영 만찬이 진행된다.
21일에는 외금강호텔에서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고 1시간 동안 개별적으로 점심을 먹는다.
남북의 가족끼리 숙소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작별 상봉과 단체 점심을 한 뒤
귀환한다.
남측 방문단 중 최고령은 101세인 백성규씨로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난다.
이산가족들이 고령이라 부모와 자식 간 상봉은 7가족에 불과하다. 이번엔 배우자 상봉은 없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 90세 이상이 37.1%(33명)이고, 80~89세는 49.4%(44명) 등으로 80세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70~79세는 13.5%(12명)이다. 형제자매를 만나는 사례도 있지만, 사촌이나 조카 등 친척을 만나는 사례가 다수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중 고령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의료·소방인력 30여 명을 방북단에 포함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육로와 헬기 등을 이용해 남측으로 후송할 계획이다.
24~26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금강산에서 남측의 가족을 같은 방식으로 상봉한다.
<공동취재단·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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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과 가족들이 상봉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8.20/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부모님 언제 돌아가셨는지, 산소는 어디"..성묘는 언제쯤
제삿날도 몰라"..'부모님 소식' 궁금한 이산가족들
이산가족 고령화로 성묘·고향방문 절실
(금강산·서울=뉴스1) 공동취재단 ,양은하 기자 =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는지 묘지는 어디 있는지 그게 제일 궁금
합니다"
"부모·형제들이 언제 돌아가시고 어디에 묻혔는지, 제사는 잘 지내는지 물어봐야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20일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상봉 대상자들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북측 가족과 만나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로 '부모님 소식'을 꼽았다.
이미 세상을 떠나 만날 수는 없지만 언제 돌아가셨는지, 어디에 묻혔는지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산가족 고령화로 부모·자식간이나 배우자 상봉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일회성 상봉을 넘어 성묘, 고향 방문 등 근본적 해법이 절실해 보인다.
태어난 지 3일 만에 아버지와 생이별한 조복현씨(69)는 이날 누나와 함께 둘째 형의 자녀들을 만난다.
'아버지와 형의 생사확인이 소원'이었지만 조씨는 이제라도 조카들을 만나 아버지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로또 맞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조카들을 만나면 "아버지 산소는 어디 있는지, 제사는 지내는지 등등 질문할 것을 따로 수첩에 적어놨다"고
말했다.
67세가 된 딸을 이날 처음 만나는 유관식씨(89)도 딸을 만나면 "우리 어머니가 피난 나오고 10년 후 돌아가셨다는데
(정확히) 몇살 때 돌아가셨냐고 묻고 싶다"며 부모님 소식을 가장 궁금해 했다.
유씨는 "언제 돌아가셨는지, 할머니 산소는 어딘지, 앞산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지 (묻고) 추석 때마다 벌초해달라고
하고 싶다"며 "우리 아버지 돌아가신 것도 다 알 텐데 이번 기회에 다 알 수 있다. 기적이고 내생에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여동생과 남동생을 만나는 박기동씨(82) 역시 가장 먼저 꺼낼 얘기는 '부모님'이다. 박 씨는 "부모님이 언제 돌아
가셨는지, 제삿날이 언제인지 전혀 모른다"며 "앞에다가 모셨을 확률이 99%인데 물어봐야 한다.
그게 제일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어릴 때 참외밭에 가서 익은 건지 아닌지도 모르는 참외를 뿌리째 뽑아서 주워 담고, 결국 쌀 세 가마니로
물어준 적도 있다"며 고향 황해도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산가족의 근본적 해법을 위해 가족·친척들의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고향 방문 등을 북측에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의 첫 단체상봉이 시작됐다.
남측 상봉단 89명과 동행 가족 197명은 이날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첫 단체상봉을 통해 북측의 가족들과 만났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과 가족들이 상봉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년10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는
이산가족 89명과 동반가족 108명 등 총 197명이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2018.08.20. bluesoda@newsis.com
국군포로·납북자 가족도 이산상봉..65년만에 恨풀어
국군포로·납북자 당사자는 생존하지 않아
"조카를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
"모친, 끼니마다 형이 먹을 밥을 떠서 올려"
21명 생존확인, 6가족 상봉,..2가족 운신불가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성진 기자 = "아버지는 늘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고생만 시키다가
사라져서 생사도 모르고 있는 게 한스럽다. 피난이라도 갈걸'이라며 후회했다."
이날 상봉장에서 조카들을 만나게 된 이재일(85)씨는 6·25전쟁 당시 납북된 형님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1950년 전쟁 당시 인민군들이 고향인 충북 청주까지 내려와 모내기 중 가족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가족들은
며칠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사이 형님은 납치됐다. 당시 형님 나이는 18세.
이씨는 "형님이 납치된 뒤 아버지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앓기 시작했고 국군이 후퇴해 내려올 때마다 그 기회를 틈타 도망오지 않을까 간절히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며 " 형님은 돌아오지 않았고 1954년 11월9일 아버지는 52세의 젊은
나이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형을 너무 그리워하며 생을 마쳤기 때문에 그 기억이 더 많이 난다"며 "형님 납치 이후 그해 겨울에
가족들이 피난길에 오르기도 했지만 얼마 못가서 다시 본가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씨의 가족은 형님이 납치되고 주변의 감시도 당했다고 한다. 이씨는 "옥산면 지소에서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감시했다"며 "간첩 같은 사람이 와서 접촉하지 않았나 등을 물었다"고 기억했다.
심지어 집안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형님 사진 한 장도 누군가 훔쳐가, 이번 만남에서 진짜 조카들이 맞는지는 이야기와 느낌으로 알 수밖에 없다고 이씨는 아쉬워했다.
곽호환(85)씨는 전시납북된 형님의 두 아들 곽정철(55)씨와 곽영철(53)씨를 만난다.
당시 곽씨 가족은 충북 제천시 금성면에 살았다.
곽씨는 "여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인민군 관계자들이 회의한다고 소집시켰다"며 "형님이 그 회의에 가서는
안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곽씨의 형님과 함께 사라진 사람은 10여 명으로 당시 형님 나이는 21세에 불과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인 이금섬(92) 할머니가 상봉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북측의 아들을 만날 예정이다. 2년10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는 이산가족 89명과 동반가족 108명 등 총 197명이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2018.08.20. bluesoda@newsis.com
곽씨는 "이번에 적십자에서 확인해준 걸로는 (형님이) 1981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며 "이번에 (조카들을) 만나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전했다.
곽씨와 동행하는 아들 곽상순(59)씨는 "아버님은 오래 전부터 이산가족 상봉 신청했다.
큰아버지를 많이 보고 싶어 하셨다"며 "이번에 그 자녀들이라도 만나게 돼서 소원풀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용천이 고향인 이영부(76)씨는 아버지가 전시납북됐다. 아버지의 생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북에 형이
살아있다는 말을 고모에게 전해듣고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해 조카들을 만나게 됐다.
이씨는 "6·25 때 아버지와 함께 남한으로 와서 서울 혜화동에 거주하면서 아버지는 통장으로 일했다"며 "당시 북에서
많은 사람들이 남으로 피난 오는 상황이었고, 인력이 부족해진 북 당국이 남한 사람들을 많이 납치해갔다"고 떠올렸다.
이씨는 "아버지가 1950년 9월27일 납북됐다.
당시 8만명이 납북되던 시기"라며 "북이 남쪽 사람들 신상을 파악해서쓸만한 사람들을 데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지가 인민군에 납치됐지만 북에선 자진납북이라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납북될 당시 이씨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었다. 어머니는 생활고로 30대 후반 이른 나이인 1962년 돌아가셨다고 이씨는 전했다.
최기호(83)씨의 맏형 최영호(2002년 사망)씨는 충북 청주에 살다가 의용군으로 끌려가면서 납북됐다.
최씨는 "자세히 어떤 상황에서 끌려갔는지는 우리는 모른다"며 "당시 폭격이 너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단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조카라도 상봉이 되서 감개가 무량하다"고 전했다.
최씨는 "그래도 장수하기도 했고 딸도 2명이나 낳았다니 반갑다"며 "이번에 조카들을 만나면 어떻게 북에 가게 됐던
것인지 물어봐야겠다"고 말했다.

【고성(강원)=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일인 20일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이 강원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출경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photo@newsis.com
최씨는 이번에 북측에 사는 조카 최선옥(56·여)씨와 최광옥(53·여)씨를 만난다.
최씨는 "어머님이 (납북된) 맏형을 특히 그리워하셨다"며 "끼니 때마다 꼭 형이 먹을 밥을 떠서 함께 상에 올리시면서 '밥공기에 물이 맺히면 네 형은 살아있는 거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밥이 뜨거우니까 당연히 물방울이 맺히지"라면서 "아마 잘 살아있으리라고 생각하신 걸 그렇게 표현하신 거
같다"고 말했다.
홍정순(95·여)씨도 전시납북자 가족이다.
오빠와 동생뿐만 아니라 교통부 공무원이었던 남편(심필우씨)도 전쟁 중에납북됐다.
홍씨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과정에서 남편의 생사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오빠의 딸인 홍선희(74)씨, 동생의 아들인 림종선(57)씨 등 조카들을 만나게 된다.
홍씨는 "조카들을 만나게 돼서 그냥 좋기만 하다"며 "처음에 연락 받고 놀라서 눈물만 나왔다"고 말했다.
국군포로 가족도 있다. 이달영(82)씨는 "아버지가 이북으로 가셔서 이산가족 상봉 처음부터 신청을 했다"며 "여태까지 안됐는데 이번에 할 수 있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6·25전쟁이 나고 2년 뒤쯤 북으로 간 것으로 이씨는 기억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군인이셨고, 어느 부대에서 근무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며 "같이 근무했던 사람으로부터 국군포로로 갔다는 것은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과정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이씨는 북측에 살고 있는 이복동생
리일영(48)씨와 리영희(48·여)씨를 만나게 된다.
이씨는 아버지 사진을 가지고 가서 동생들과 함께 나눠볼 생각이다. 이씨는 생면부지 동생들을 위해 겨울 옷과 영양제 등을 준비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과정에서 국군포로 및 납북자 50명을 별도로 선정해 북측에 생사 확인을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50명 중 북측은 총 21명의 생사를 확인했고, 29명은 확인 자체가 불가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당사자들은 모두 생존해있지 않지만, 이번 행사에 6명의 국군포로 및 납북자 가족이 상봉하게 된다.
이 밖에도 전시납북자 두 가족의 생존이 더 확인됐지만, 해당 가족이 운신이 불가능해 이번 상봉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제2차 이산가족 상봉 때부터 국군포로와 전시납북자 생사를 의뢰했다.
지난 2000년 11월 2차 상봉부터 2015년 20차 상봉까지 정부는 350명의 국군포로 납북자 의뢰해서 이중 112명의 생사를 확인했고, 생사가 확인된 인원 중에서 상봉한 가족은 5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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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서울=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이번 상봉 최고령자 백성규(101) 할아버지가 도착해 등록대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백 할어버지는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날 예정이다.
2018.08.19. photo@newsis.com

. 2018.08.19. bluesoda@newsis.com

【속초=뉴시스】김진아 기자 = 2018.08.19. bluesoda@newsis.com

【속초=뉴시스】김진아 기자 . 2018.08.19.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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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인 윤흥규(92) 할아버지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에게
자신의 군복무 시절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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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만날 생각에.." 홀로 방북길 오른 상봉단 사연
이근찬·윤흥규씨..홀로 방북 어려워 상봉 포기자도
(금강산·서울=뉴스1) 공동취재단,서재준 기자 =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단은 89명의 상봉단과 동행 가족을 포함해 197명으로 구성됐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고령의 상봉단의 건강 문제 등을 고려해 동행 가족의 방북을 허용하고 있다.
고령의 상봉자가 갑자기 흥분하거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가족들의 보살핌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상봉에서도 '나 홀로' 방북길에 오른 상봉단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한다.
윤흥규씨(92)는 스물 두 살 때 혈혈단신 월남해 일생을 살아 왔다. 월남 후 결혼을 했지만 자녀도 없고, 아내도 일찍
세상을 떠난 뒤 줄곧 혼자 지내왔다.
흥규씨의 월남 과정은 험난했다.
첫 시도에서는 심문에 걸려 유치장에 갇혔다 풀려나는 고초를 겪었지만 석방 사흘 만에 다시 월남을 시도해 성공했다.
흥규씨는 당시 도움을 준 사람들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몰래 기차를 타고 황해도 해주에 도착한 뒤 서성이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돌연 "남쪽에 가려는 거냐"고 말을 걸어
왔다고 한다.
흥규씨는 할머니의 지시대로 새벽까지 어떤 집에서 머물렀다.
새벽에 다시 나타난 할머니는 비밀 목선의 위치를 알려줬고, 그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 왔다고 한다.
흥규씨는 원래 두 동생을 만나고 싶었으나 남동생에 대해서는 북측에서 '생사 확인 불가' 여동생은 '생존했으나 운신
불가능'으로 통보해 왔다.
대신 매부와 외조카 손자를 이번 상봉에서 만난다.
흥규씨는 혈혈단신 살아온 자신의 인생의 흔적을 찾고 싶어 용기를 내 방북길에 올랐다.
이근찬씨(74)는 이복동생 리은양씨(52)와 리선양씨(49)를 만난다.
당초 은양씨와 선양씨는 근찬씨의 조카로 알려졌으나 근찬씨는 "작은어머니가 상봉을 신청하면서 조카로 표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근찬씨는 상봉을 신청한 작은어머니와 동행하고 싶었지만 작은어머니는 몸이 편찮아 이번 방북길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근찬씨의 어머니도 요양원에 계셔서 동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근찬씨는 어머니와 작은어머니를 대신해 혈육의 정을 꼭 확인하고 싶어 홀로 방북길에 올랐다. 이복동생을 위해 준비한 영양제, 화장품 등의 선물을 꼭꼭 챙겨 금강산에 도착했다.
홀로 방북하려다 장애로 상봉을 포기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시각장애 1급인 김모씨(79)는 처음으로 신청한 이산가족 상봉에 바로 선발됐다. 하늘이 도운 심정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장애로 인해 혼자 거동키 어려워 상봉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결국 역시 장애를 안고 있는 아내가 동행하기로 결정했으나 그 사이 상봉단의 남북이 상봉단 최종 명단을 교환하면서 추가 접수가 어렵게 되버리고 말았다.
김씨는 끝까지 상봉 의사를 포기하지 않고 싶었지만 결국 장애의 문턱을 넘지 못해 상봉을 포기해야 했다.
seojiba3@news1.kr
▲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열리는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의 기업이 식품 후원과 출장조리서비스
(케이터링)을 맡는다.
출처= 현대그린푸드
이산가족 상봉길 오른 식품업계... 대북사업 물꼬 틀까현대그린푸드 · 제주개발공사 · 동서식품 · CJ제일제당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2015년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맛 볼 식사 메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사 후원을 위해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봉길에 오른다. 식품업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북사업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내비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열리는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의 기업이 식품 후원과 출장조리서비스(케이터링)을 맡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종료일인 26일까지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상봉 행사에서 환영 만찬과 점심·저녁 식사 등 총 7끼의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 참가 가족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인 점을 고려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기술을 이용한 ‘한방 소갈비찜’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동일한 모양과 맛을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식사로 잇몸만으로도 음식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메로구이, 매생이죽, 궁중잡채, 3색점, 탕평채, 보쌈김치, 떡갈비, 한방 홍합찜 등이 상봉장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든 지난달 상봉행사 개최 결정 이후 별도의 전담팀을 꾸려 메뉴 시연회와 주요 식재 선정·산지 점검 등 행사 준비에 힘썼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케이터링 셰프단과 과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셰프 등 30여 명의 베테랑 조리사를 포함해 총 160여명이 이번 행사에 투입된다. 국내 대표 커피 제조업체인 동서식품은 이산가족 상봉장에 ‘맥심’ 커피 2만개를 후원한다. 동서식품은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인스턴트 커피를 공급했다. ‘맥심’ 커피는 공단 노동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끈 품목이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다수’도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북한에 땅을 밟는다. 삼다수는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한 편의점에서 판매한 적이 있다. CJ제일제당은 건강음료 ‘한뿌리’, 생수 ‘미네워터’, 맥스봉, 맛밤, 맛고구마, 김스낵 등 간식류 약 2만개 제품도 후원 물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간식 제품이다 보니 잘 상하지 않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면서 “특히 홍삼과 흑삼이 들어간 건강음료 한뿌리는 상봉행사에 참석하는 이산가족분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고려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참여 업체들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앞으로 대북사업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격적인 대북사업을 준비할 상황은 아니지만 남북 경협이라는 게 인도적 지원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한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제품들이 다시 북한에 들어가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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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도 주고 싶은데"..68년 만에 푸는 이산가족 선물보따리
어떤 옷이 어울릴지 알 수 없다. 짐작으로 옷 치수를 가늠하고 혹시 안 맞을까 여러 벌을 준비한다.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물건을 집었다가 놓는다.
68년의 세월 동안 그리워하던 이의 모습, 취향이 어떻게 변했을지 갈피조차 잡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으로 향하는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의 가방에는 선물이 가득하다.
함께 있었다면 생일·입학·결혼 등 때마다 챙겨줬을 물건들이다.
20일 남측 방문단 93명이 금강산에서 가족을 만난다.
그들의 선물에는 각각 어떤 사연과 그리움이 담겨있을까.

그리움은 세월이 흘러도 가시지 않는다. 정학순(81)씨의 두 눈에는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이북 지역인 강원도 금화군에 살던 정씨가 14살이던 해, 6.25 전쟁이 터졌다.
동네 이장이 작은 오빠를 데려갔다. “잠깐 갈 곳이 있다.”고 했다.
고작 2살 터울이었는데도 어른스럽고 자상했던 작은 오빠.
그가 의용군에 끌려간 것을 알게 된 건 사흘 뒤였다.
전쟁이 격해지자 가족들은 남쪽으로 피난을 떠났다.
어머니는 작은 오빠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만 보면 다가가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 슬피 우셨다. “텅 빈 집에 돌아왔을 때 오빠 기분이 어땠을꼬.” 정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작은 오빠는 지난 2001년 사망했다. 대신 올케와 조카를 만난다.
정씨는 보따리 두 개를 준비했다. 안감이 두둑한 남녀 내복이 먼저 눈에 띈다.
사이즈는 어림짐작으로 준비했다. 속옷도 구입했다.
겨울 점퍼만은 좋은 것으로 해주고 싶은 마음, 큰맘 먹고 고가 제품을 샀다.
정씨가 조카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사실 휴대폰이다. 헛된 희망인 줄 안다.
하지만 휴대폰이 있으면 가끔이라도 연락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작은 오빠가 살아있었다면 정씨는 무엇을
준비했을까.
“우리 오빠는 내가 갖고 싶다는 거 사줬으면 사줬지 받는 사람이 아니야.” 정씨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돌았다.

형을 만난다. 꿈에서나 그리던 첫째 형이다.
68년 만의 상봉이다.
요새 통 잠을 못 잔다던 이수남(77)씨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 설렘이 가득했다.
헤어짐에 예고는 없었다. 이씨가 9살 그리고 큰 형이 19살이었던 1950년, 형은 인민군에 끌려갔다.
생이별이었다. 이씨의 어머니는 십여 년간 정화수를 떠 놓고 북으로 간 아들의 무탈을 빌었다.
‘남은 가족은 형 하나지만, 형은 모든 가족을 잃었다’는 생각이 매일 같이 이씨를 괴롭혔다. 그리움이 사무쳤다.
이씨는 큰 형과 형수 그리고 조카를 만난다.
고령인 형의 건강이 가장 걱정이다. 상비약과 건강 보조제를 먼저 생각했다.
속옷과 양말, 스타킹, 수건도 넉넉히 준비했다. 조카에게 어린 자식이 있을지 몰라 사탕도 넣었다.
아쉽게 챙기지 못한 선물이 있을까. 이씨는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좋은 고기를 싸가고 싶어. 우리 가족이 만나는 잔치에 고기가 빠지면 되나. 내가 정성껏 요리해
실컷 드시라며 차려드리고도 싶고. 참,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

“강정림 그리고 강산희.” 어떠한 질문에도 “모른다.”며 고개를 젓던 강화자(90·여)씨는 북녘에 있는 동생들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했다. 강씨는 3년 전부터 가벼운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다.
고향인 황해도 연백의 풍경도, 어머니와 동생들의 마지막 모습도 흐릿해졌다.
헤어질 당시, 18살이었던 여동생과 10살이었던 남동생은 각각 지난 2007년과 2009년 세상을 떠났다.
강씨의 딸인 김연숙(64)씨는 매일 아침 강씨에게 두 동생의 자녀들을 곧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강씨는 조카와의 만남에 대해 “두 동생을 만나는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조카들에게 줄 선물은 거동이 불편한 강씨 대신 딸 김씨가 직접 골랐다. 치약과 우산, 양말 등 생활용품,
감기약·연고·파스 등의 의약품, 영양제, 화장품을 두 세트씩 마련했다.
초코파이와 에너지바 등의 간식도 챙겼다.
두 조카가 집까지 편하게 선물을 가져갈 수 있도록 가방도 마련했다.
기록적인 폭염을 고려해 휴대용 선풍기도 준비했다.
그러나 USB 충전식 선풍기를 북에서 쓸 수 있을까 고민이다.
만약 강씨가 직접 선물을 골랐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분단의 긴 세월은 강씨에게 많은 기회를 앗아갔다.

“잠시 원산으로 피했다가 오너라.” 평안남도 순천군이 고향인 백성연(85)씨. 백씨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마지막 말이다. 5남매 중 셋째 딸인 이씨는 17살이 되던 해 언니 부부와 피난길에 올랐다. 잠시는 영원이 됐다.
중공군에 떠밀려 세 사람은 강원도 원산에서 남쪽으로 걷고 또 걸었다.
남한에도 전쟁의 상흔은 깊었다. 언니 부부와 길이 엇갈리며 백씨는 그야말로 ‘혈혈단신’이 됐다.
백씨는 남동생의 아내, 여동생의 남편과 딸을 만난다. “천운이라고 생각해요.”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동생의 가족들.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까.
백씨는 황금색 보자기를 조심스레 풀었다. 북쪽 겨울은 남쪽보다 추울 테다.
올케와 조카를 위해 분홍색 꽃무늬 내의를 골랐다. 체구도 모르는데 겉옷은 어쩐다.
각양각색의 옷감을 바리바리 떼 왔다. 아무래도 생활에 보탬이 되는 건 용돈이 아닐까.
달러를 준비하고 싶었지만 수십 번 고민 끝에 포기했다. 백씨 내외가 20년 전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찍은 사진도
챙겼다.
어떻게 살았는지, 생전 무탈했는지 끝내 동생에게 직접 묻지 못한 질문도 함께 가져간다.
백씨가 이번 상봉에서 가장 고대하는 건 무엇일까. 어릴 적 헤어진 동생 경연이, 내연이를 사진으로나마 재회하는
순간이다.

“오랜만에 보는 동생, 알아볼 수 있겠어요?” 아들의 농담에 김광호(80)씨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동생을 만난다는 사실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국전쟁 도중 이른바 ‘흥남철수’ 작전을 통해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를 타고 거제도로 내려왔다. 이후 북에 남아있는 가족과 모든 연락이 두절됐다.
매번 이산가족 추첨에서 떨어졌던 그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동생과 제수를 만난다.
68년 만에 고향의 가족과 재회하는 것이다. 김씨는 동생 부부와의 만남을 ‘기적’이라고 표현하며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상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에 선물도 한가득 준비했다.
큼지막한 가방에 겨울 외투, 내복, 양말 등을 꾹꾹 눌러 담았다. 동생과 제수의 옷 치수를 몰라 본인과 아내가 평소
입는 사이즈로 챙겼다.
북한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초코파이도 챙겼다.
그래도 모자라는지 영양제, 사진 등도 준비했다. 전자시계도 여러 개 구입했다.
북녘에 있을지도 모를 조카에게 주고 싶어서다.

“해방된 후 보름쯤 되던 날이었지” 이시득(95)씨는 가족과 헤어지던 때를 회상했다. 당시 나이 19세, 일자리를 위해
고향 함경남도를 떠나 서울로 내려왔다. 돈을 벌면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길이 가족과 영영 헤어지는 것일 줄은 몰랐다.
이씨는 조카 2명을 만난다.
달력에는 이산가족상봉 일정이 크게 적혀있다.
이씨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와 닮았으리라 여기고 매일 조카들의 얼굴을 상상한다.”며 상봉을 고대했다.
직접 시장에 나가 선물도 준비했다. 화장품, 부채, 셔츠, 내복 등 선물과 함께 애정과 그리움을 담았다.
두 개의 여행 가방이 가득 찼다. “아들로서 아버지를 모시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지. 동생들이 나를 대신 했을 거야.”
그의 말에 미안함이 묻어났다. 이씨는 이제야 가족들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됐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spotlight@kukinews.com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인 박기동 할아버지가 15일 경기도 안산 자택에서 북에 있는
두 동생에게 선물할 겨울 잠바와 속옷 등을 가방에 넣고 있다.
안산=사진공동취재단
나는 15만원 넘는 잠바 입어본 적 없지만 北의 남동생에게 전해 줄 50만원짜리 샀다"
“북에 있는 남동생 입으라고 50만원 주고 겨울 잠바를 샀어요. 추운 데니까 따뜻하게 입으라고.”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가하게 된 박기동(82) 할아버지는 북에 두고 온 여동생 선분(73)씨와 남동생 혁동(68)씨를 만날 생각에 요즘 밤잠을 설친다.
평생 15만원 넘는 점퍼를 사 입어본 적 없다는 박 할아버지는 15일 남동생에게 줄 유명 브랜드 점퍼를 들고 마냥 행복해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한 듯 치약 비누 양말 속옷 등 생활용품 선물도 잔뜩 챙겨놨다.
황해도 연백군 출신인 박 할아버지는 3남2녀 중 장남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박 할아버지 가족은 강화군으로 피난 왔는데, 부모님이 어린 두 동생과 함께 고향 집에 식량을
가지러 갔다가 생이별을 하게 됐다. 박 할아버지는 “쌀을 쪄서 고향집 마구간에 묻어놓은 걸 가지러 갔다가 인민군에게 잡힌 것 같다. 어머니가 동생들 데리고 집에 들어가다 영원히 이산가족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서울 배재중학교로 유학을 와 있던 박 할아버지는 헤어진 동생들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고 했다.
헤어지기 전 6살 여동생의 손을 잡고 동네를 걸어다닌 기억이 거의 전부다.
동생들을 만나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것은 역시 부모님 소식이다. 언제 돌아가셨는지, 묘는 어디에 모셨는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남한에서) 열심히 살긴 했는데, 만나뵙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으니 그게 한으로 남는다”고 했다.
올해 89세인 황우석 할아버지는 헤어질 때 3살이었으나 이제 71세 할머니가 된 딸 영숙씨를 이번에 만난다.
황 할아버지는 “오래 산 보람이 있네요”라며 말을 시작했다.
그는 “68년 만의 부녀 상봉이라는 게 한국에서나 있을 참 소설 같은 얘기”라며 “빨리 통일이 돼 왕래하고 연락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딸에게 “지금까지 살아줘서, 살아서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렇게 지금까지 살아줘서 진짜 고맙다”는 말을 미리 전했다.
4·27 판문점 선언의 합의 사항 중 하나인 이번 상봉 행사는 20∼26일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일부터 사흘간은 남쪽 이산가족이 북쪽 가족을 만나고, 24일부터는 북쪽 이산가족이 남쪽 가족을 만난다.
한편 남북은 지난달 16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상화에 이어 이날 동해지구 군 통신선도 완전 복구했다.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유선통화와 문서 교환용 팩스 송수신 등 모든 기능이 정상화됐다.
동해지구 군 통신선이 정상화되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통행과 통신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2010년 11월 산불로 완전 소실된 이후 8년여 만에 복구됐다.
공동취재단, 최승욱 김경택 기자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조혜도
(86·가운데)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를 만나 부등켜 울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데일리안 =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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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고성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윤흥규(92) 할아버지가 북측에서 온 외조카손자 김상욱(38)씨의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1차 남측 방문단 가족들이 19일 오후 집결지인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등록하는 가운데 한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들에게 줄
가족사진을 챙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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