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는 당초 기상 자료 확보를 위해 설계됐으나, 한반도 관련 자료 활용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국내 기상 예보에는 쓰지 못한 사실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공 개된 바 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국 '태풍 위험반원'…초속 40m 강풍 위력은? (CG)[연합뉴스TV 제공] |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예보관들이 종합관제시스템을 이용해 제19호 태풍 솔릭(SOULIK)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수도권에 가랑비 뿌린 태풍 `솔릭`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한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가랑비 속에
출근하고 있다. 이날 서울 지역은 태풍의 영향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만 살짝 내려
출근 대란은 없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차가운 제주 해상서 9시간 머물다 힘빠져
조용히 지나간 '솔릭'
일부지역 빼곤 큰 호우 피해 없어.. 태풍급 강풍 분 곳도 소수 지역
역대 태풍 중 가장 오래, 가장 강한 강도로 수도권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던 19호 태풍 '솔릭'이 예상보다 적은
피해를 내고 24일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은 24일 "23일 오후 11시쯤 목포에 상륙한 태풍 솔릭이 11시간가량 내륙을 이동해 24일 오전 10시쯤 강릉을
거쳐 동해안으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변동성 커 태풍 예측 어려워
이번 태풍이 몰고 온 강풍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태풍 기준(10분간 평균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에 못 미친 것
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태풍급에 해당하는 강풍이 분 곳은 소수에 그친 것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상륙하면 (땅과 건물 등과의) 마찰력 때문에 관측망의 바람 세기는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상공의 바람 세기는 태풍 강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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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 물에 잠긴 남대천 산책로… 전남 고흥, 아파트 담장이 와르르… 순천, 강풍에
떨어진 배 - 24일 한반도를 빠져나간 태풍‘솔릭’은 전국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이날 많은
비가 내린 강원도 양양군 양양남대천의 물이 범람해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위 사진).
전남 고흥군 고흥읍의 한 아파트는 담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가운데).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리의 배 과수원에서 농민이 강풍에 떨어진 배를 주워담고 있다(아래).
/김지호 기자·연합뉴스
각각 1000㎜, 300㎜ 넘는 폭우가 내린 제주도와 전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호우 피해도 사실상 없었다.
애초 태풍 이동 경로 중심선상에 놓일 것으로 예보됐던 수도권 지역은 서울 강수량이 6㎜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역대급 허풍' 아니냐"고 기상청 예보를 비판하는 말이 나왔다.
우선 태풍 경로 예보가 논란이다. 우리 기상청 예보가 일본 기상청보다 못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태풍이 태안반도 부근에 상륙해 경기 남부를 지날 것"으로 봤다.
그러다 태풍 상륙(23일 오후 11시) 직전 마지막 예보였던 23일 오후 10시 예보에서 "솔릭이 1시간 뒤인 11시 목포로
상륙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이보다 약 11시간 전인 23일 낮 12시 발표에서 "태풍이 목포로 상륙해 강릉 방면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실제 솔릭의 이동 경로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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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태풍은 변동성이 커 정확한 경로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 교수는 "우리나라 예보를 보면 시간대별로 상륙 지점이 차츰 남쪽으로 이동했는데 이는
일관된 예측을 했다는 증거"라며 "이달 초 발생한 제14호 태풍 '야기'의 경우 우리나라 예보가 미국, 일본보다
더 정확했다"고 했다.
◇장시간 서해 머물러 약해져
태풍 솔릭의 강도와 크기 예측도 도마에 올랐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4시 예보까지 솔릭이 '중간 강도' '중형 태풍' 세력을 갖고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륙 후에도 9시간가량 중간 강도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중간 강도'는 풍속이 초당 25~33m 미만, '약한
강도'는 17~25m 미만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간 강도' '소형 태풍'으로 상륙해 4시간 만에 '약한 강도' '소형 태풍'으로 축소됐다.
반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이미 23일 오전부터 솔릭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기상청 예보가 실제 상황보다 세게 나온 것은 '안전상의 이유'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센터장은 "국가 재난을 대비해야 하는 기상청 입장에서는 조금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더 강한 태풍이 올 것으로 예보할 수 있다"면서 "약한 태풍이라고 했다가 강한 태풍이 오면 큰 재난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상 전문가는 "바람의 강도나 강풍 반경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예보를 과장하는 게
'예보관의 심리'"라며 "그래야 비난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솔릭이 예상보다 빠르게 힘을 잃은 것은 23일 장시간 제주도 서해상에 머문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솔릭은 23일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9시간가량 제주도 서해상에서 시속 4~8㎞ 속도로 느리게 이동했다.
문일주 교수는 "수온이 10~14도인 '황해저층냉수(黃海底層冷水)' 지역에 솔릭이 오래 머물다 보니 태풍의 세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열에너지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급격히 약해진 것"이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제19호 태풍 솔릭이 예상보다 적은 피해만 남기고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태풍이 지나가자 기상청 예보능력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온다.
솔릭이 제주 서귀포 남남동쪽 330여㎞ 지점에 있던 22일 오전 10시께 기상청은 솔릭이 이튿날 오후 9시께 충남 서산
남남서쪽 80㎞ 해상까지 북상한 뒤 수도권을 관통해 24일 오전 9시께 강원 속초를 지나 동해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 경로를 발표했다.
이 예상 경로는 22일 오후 4시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23일 오전 예보에서는 솔릭의 상륙 예상지점이 남쪽으로 내려온다.

당시 기상청은 솔릭이 24일 오전 3시께 전북 군산 북북동쪽 20㎞ 지점을 통해 한반도에 들어와 6시간 뒤 서울 동남쪽
90㎞ 부근을 지나고 이후 속초에서 동해로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솔릭 상륙 예상지점은 23일 오후 더 남하한다.
23일 오후 4시께 기상청은 솔릭이 5시간 뒤 목포 서남서쪽 40㎞ 부근 바다까지 이동한 뒤 24일 새벽 3시 군산 남쪽
40㎞ 지점에서 육상에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지점도 강릉으로 이전 예보 때 속초보다 남쪽으로 잡았다.
실제 솔릭은 23일 오후 11시께 목포에 상륙한다.
솔릭은 24일 오전 9시께 강릉 남서쪽 40㎞ 부근까지 이동한 뒤 오전 10시께 강릉 남서쪽 20㎞ 지점에 머물다가 동해로 이동하면서 한반도를 벗어났다. 기상청의 애초 예상과 달리 솔릭은 수도권을 직접 통과하지 않고 비껴갔다.
기상청의 솔릭 예상 경로가 계속 바뀐 이유는 무엇보다 솔릭이 워낙 '변화무쌍'했기 때문이다.
솔릭은 23일 새벽만 해도 시속 15㎞ 안팎의 속도를 유지했으나 제20호 태풍 시마론 등의 영향에 23일 정오께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4㎞까지 속도가 떨어졌다.
이후 이동속도가 회복돼 한반도를 떠날 때쯤인 24일 오전 9시에는 시속 52㎞까지 빨라졌다.

시시각각 속도를 바꾼 솔릭의 경로를 맞추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안전을 위해선 언제나
충분한 대비가 필요한 만큼 결과적으론 대비를 과하게 한 것이 됐더라도 낭비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태풍 예보능력은 기상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이나 일본에 견줘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태풍이 한반도에 가까이 접근했을 때 예보능력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과 일본 기상청,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태풍예보 정확도를 분석해보면 두드러진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예보가 상대적으로 정확했다.
2016년과 2017년 통계를 보면 나흘 전인 96시간 전 태풍경로 예보오차는 한국이 가장 작았지만, 하루 이틀 전인
24~48시간 전 예보 오차는 일본이 제일 작았다.
작년 발생한 27개 태풍의 경로 예보오차는 24시간 기준으로 일본이 82㎞, 미국이 85㎞, 한국이 93㎞였고 96시간 기준
으로는 한국이 313㎞, 미국이 322㎞, 일본이 335㎞였다.
23일 오전 서울 기상청에서 정관영 예보정책과장이 제19호 태풍 솔릭 현황 및 전망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기상청은 23일 오전 7시까지만 해도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24일 새벽 충남 보령 인근으로 상륙할 것
으로 내다봤다.
오전 10시 발표에서야 상륙 지점을 전북 군산 인근으로 바꿨고, 오후 10시30분에는 상륙 30분을 앞두고서야 전남 목포로 수정했다.
기상청은 상륙 지점 변경 이유로 솔릭의 느린 속도를 들었다. 당초 보령 쪽 상륙을 예상했는데 속도가 느린 솔릭이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더 남쪽으로 상륙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이미 22일 오후 6시부터 솔릭이 동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어 군산 부근에 상륙한다는 예보를
내놓았다.
또 23일 낮부터는 전남 목포 상륙을 제시했다.
일본 기상청이 제시한 이동경로에 따르면 수도권은 예상보다 피해가 줄어드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할 수 있었던 셈이다.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22일 낮 12시만 해도 솔릭이 23일 새벽 경기 강화군으로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미일 3국 중에 가장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내놨지만 이날 밤 태풍이 24일 새벽 군산 인근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관통해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측해 일본 기상청과 비슷한 진로를 제시한 바 있다.
한미일 3개국 가운데 태풍이 근접할수록 우리나라의 예보 정확도는 떨어진다.
2017년 기상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27개 태풍에 대해 한미일 3국의 예보시간별 진로오차는 이틀 전부터는 일본이 가장 적었다(본보 16일자 8면). 특히 24시간 예보 정확도는 우리나라가 가장 낮았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3개국 모두 예보시각에 따라 태풍진로를 변경하고 있다”며 “방재에 목적을 두고 하는 만큼
우리나라 예보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위성으로 본 태풍 솔릭의 모습.
[기상청 제공]
제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한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북항에 피항한 어선들이 밝힌 집어등 불빛 위로 하늘을 뿌옇게 할만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진로를 잘못 예측한 기상청이 ‘오보청’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솔릭의 상륙을 불과 4시간가량 앞둔 지난 23일 오후 7시 태풍이 전남 서해안을 거쳐 전북 군산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루 전만해도 태풍이 충남 서해안에 상륙해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봤지만, 갑자기 태풍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상륙 지점을 남쪽으로 조정한 것이다.
기상청이 23일 오후 7시에 발표한 태풍 솔릭 예상진로.
[기상청 제공]
일본 기상청이 23일 오후 12시에 발표한 태풍 솔릭 예상 진로.
[사진=일본 기상청]
기상청은 상륙을 불과 30분 앞두고서야 급히 진로를 수정했다. 결과적으로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의 진로에 대해
이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는 “차라리 일본 기상청의 자료를 번역만 하는 게 낫겠다”며 기상청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그렇다고 일본 기상청의 예측 정확도가 더 높다고 보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서 이달 초에 발생한 제14호 태풍 ‘야기’(YAGI)의 진로는 한국 기상청 예측이 제일 정확했다.
실제로 지난해 발생한 27개 태풍에 대한 한·미·일 3국의 예측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24시간 예보 기준으로 일본의 예보 오차가 82㎞로 가장 정확했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85㎞·93㎞였다. 반면 96시간 예보에서는 한국이 313㎞로 오차가 가장 작았고, 미국과 일본은
기상청의 예보관 A씨는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에 따라 경로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어떤 기상기관이던지 정확한 분석이나 예측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한국은 물론 일본 기상청도 시간대마다 예상 경로를 자주 바꾼다”며 “태풍 예보가 양궁처럼 과녁을 맞추는거라면 몰라도 반경이 300㎞ 달하는 상황에서 30~40㎞ 정도를 큰 오차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태풍센터.
[중앙포토]
일반 예보와 다른 점은 태풍의 경로를 예측할 때 다른 나라의 모델 결과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각국의 모델을 통해 얻은 결과를 태풍 예보관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예보가 달라지고,
한국이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태풍의 베스트트랙(best track·최적진로)을 생산한 것과 달리, 미국과 일본은 1950년
기상항공기.
[중앙포토]
위성과 레이더에만 의존해서는 태풍의 정확한 특성이나 강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관측 공백 지역인 해상에서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자 분석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제주에 도달하기 2~3일 전에 기상항공기를 띄워서 항공 관측을 시도는 했지만, 기체가 작다 보니 태풍에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서 드롭존데를 떨어뜨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박종길 인제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태풍이 오면 항공기를 띄워서 태풍 중심에 관측 장비인 드롭존데(Dropsonde)를 떨어뜨려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예측도를 높이고 있다”며 “태풍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중인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가랑비 속
출근을 하고 있다. 서울 지역은 태풍 솔릭이 품고 있는 강풍의 영향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만 살짝 내려 출근 대란은 없었다.
연합뉴스
보령→군산→영광→목포… '솔릭' 상륙 지점 175㎞나 수정한 기상청
네티즌 “태풍 예보 못 믿겠다” 비판
日 기상청 사이트 들어가 확인도
충남 보령 인근(23일 오전 7시 예보)→ 전북 군산(오전 10시) →전남 영광 부근(오후 4시)→ 목포(오후 10시).
6년 만에 한반도에 들어선 태풍으로 기록된 솔릭(SOULIK)의 앞길은 상륙 임박시점까지 종잡을 수 없었다.
상륙지점으로만 보자면 15시간 동안 진행된 예보에서만 175㎞(보령-목포) 가량의 거리 차이가 났다. 기상학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요인 등 복잡한 변수를 고려하면 발생 가능한 오차였다고 분석하지만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싸늘한 반응이 이어지면서 예보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불가피할 전망이다.
솔릭이 한반도를 빠져 나간 24일 기상청의 지난 며칠 간 예상 경로를 종합해 보면 솔릭의 예상경로는 변화무쌍했다.
지난 16일 열대 저압부에서 태풍으로 성장한 후 전남 남해안, 충북 서해안, 전남 서해안 순으로 큰 폭의 경로 수정을
반복했다.
솔릭의 내륙 관통 경로만 놓고 보면 상륙 직전 24시간 예보보다 90시간 앞선 20일 오전 4시 예보가 더 근접했을 정도다.
그러나 중위도 지역 반도에 자리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태풍의 경로는 작은 변수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예보에
대한 평가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태풍은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 지역에 들면서 (방향을 바꾸는) 전향을 하게 된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변수가 훨씬 많아 진로 확정이 매우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더구나 상륙지점 만이 아니라 태풍의 강도 역시 대폭 약해지면서 “너무
호들갑을 떨었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이날 온라인 상에는 “서울에 출근길 조심하라고 난리를 쳐놓고 어디 비슷
하기라도 해야지. 바람도 안 불고 어이가 없다.”(아이디 @from*****) “우리 기상청의 무능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솔릭’이었다.”(아이디 wown****) 등 기상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특히 지난 22일 일본 기상청이 먼저 솔릭의 경로를 대폭 수정하고 우리 기상청이 이를 따르는 형국이 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기상청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태풍 관련 정보를 확인할 정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는 일본 기상청 사이트의 정보를 번역해 주는 계정도 인기를 끌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com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기상청 예보관 교체 청원글. 태풍 솔릭이 기상청 예보와 달리 큰 피해없이 지나가면서 기상청의 과잉대응에 의한 휴교령으로 맞벌이 부부들이 곤란을 겪었다는 청원글이 쇄도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태풍 '솔릭' 물러가자마자 고개 든 '기상청 오보' 논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역대 최대 피해가 우려됐던 제 19호 태풍 '솔릭'이 기상청 예보와 달리 큰 피해없이 수도권을 지나가자, 기상청이 태풍에 대해 과잉대응을 했다는 비난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쇄도하고 있다.
24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상청 예보관 교체를 바랍니다', '기상청을 없애주세요' 등 태풍예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상청을 징계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33건 올라왔다.
기상청이 이와 같은 오보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전날 기상청에서 태풍 솔릭이 충청남도 보령 해안 일대에 상륙, 서울과 경기일대를 직접 타격해 큰 피해가 예상되며 전국이 태풍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 예보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3일 오전까지 태풍 솔릭이 충청남도 서해안 일대로 상륙, 서울과 경기일대를 관통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솔릭이 이보다 훨씬 남쪽인 전라남도 목포 해안 일대로 상륙하자 예보 실패라는 비난을 받았다. (자료= 기상청) |
제 19호 태풍 '솔릭'이 큰 피해 없이 인천을 비껴나갔다.
기상청의 예보가 '다행히' 틀렸지만 기상청의 입장에서는 또 정확한 예보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기상청이 발표한 강수유무 예보 정확도는 2016년 무려 92%에 이른다.
김도읍 국회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기상예보 국민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국민들의 만족도는 평균 75.28점에 머물렀다.
우스갯소리로 ‘비오면 무릎이 쑤신다는 할머니 무릎 예보가 더 정확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실제 체감 정확도는
기상청은 부정확한 예보의 원인을 유례없는 기후 변화와 대기흐름, 수치모델 예측 하향, 예보관의 수치예측 한계 등
기상청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하는 노력이야 알겠지만, 2014년 구입한 569억원이 넘는 슈퍼컴퓨터를 갖고도 사전 예보가 부정확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 슈퍼컴퓨터와 위성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기사도 많다.
결과적으로 보면 문제는 시설이나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구조’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가 데이터를 내 놓으면 기상청 예보관이 이를 분석해 기상예보를 내는 것이다.
자연환경을 100% 예보하긴 어렵겠지만, 기상청이 이정도로 신뢰받지 못한 다는 것은 그만큼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기상청 예보관은 밤샘 노동을 밥 먹듯 하는 등 노동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기피하는 직업으로 알려져 있다. 또 순환
아무리 최첨단 기계를 갖췄다고 해도 결국 그를 사용하고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최초의 풍속 측정 위성인 아이올로스(Aeolus).
/유럽 우주국 제공
풍속·풍향 측정위성 '아이올로스'
유럽우주국, 세계 최초로 발사
평소 기상청의 일기예보 적중률은 90% 이상이다.
태풍이 발생하는 등 기단이 불안정한 시기엔 이 비율이 뚝 떨어진다.
24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솔릭’ 예보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대다수 평가다.
위력이 어떨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진행 방향과 상륙 지점도 속보를 내놓을 때마다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람 예보’가 그만큼 어렵다고 설명한다.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변수가 너무 많은 데다 예보에 필요한 데이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선진국들은 바람 예보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유럽은 위성을 쏘아올리는 방법을 골랐다.
유럽우주국(ESC)이 브라질 인근의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지난 22일 띄운 아이올로스(Aeolus)는 풍향과 풍속 측정을
전담하는 세계 최초의 위성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 지배자의 이름을 따서 아이올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위성은 지구에서 320㎞ 떨어진 우주공간에 머문다.
예상 수명은 3~4년 정도다.
지금까지 주요국 기상당국은 주로 지상에서 바람 관련 정보를 모았다.
비행기나 애드벌룬도 일부 활용했다. 기존 방식엔 한계가 뚜렷했다.
태풍이 형성되는 적도 근처 열대지역 데이터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바람이 어떻게,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위성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아이올로스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30㎞ 높이의 고도 성층권에서 바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라딘(Aladin)으로 불리는 라이더 장비로 측정한다.
알라딘은 공기 분자와 입자 움직임 때문에 발생하는 자외선 레이저광의 움직임을 추적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가늠한다.
이 장비는 상당한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졌다.
공기가 없을 때 장비에 부착된 렌즈와 거울이 그을음으로 검게 바뀌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ESC 연구진은 산소를 장비에 인위적으로 주입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올로스가 바다나 열대지방처럼 바람과 관련된 측정값이 드문 지역의 일기예보도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적도지방을 항해하는 선박들이 한층 더 안전해진다는 의미다.
아이올로스를 활용하면 열대지방 일기예보 정확도가 지금보다 15%포인트가량 올라간다고 ESC 측은 주장한다.
ESC 측은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진로 예측에도 보탬이 된다고 밝혔다.
태풍경로 예측의 정확도 상승폭은 9%포인트로 예상됐다. 일기예보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추적하고, 이를 제거하는 데도 아이올로스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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