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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태풍 '솔릭' 물러가자마자 고개 든 '기상청 오보' 논란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는 당초 기상 자료 확보를 위해 설계됐으나, 한반도 관련 자료 활용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국내 기상 예보에는 쓰지 못한 사실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는 당초 기상 자료 확보를 위해 설계됐으나, 한반도 관련

자료 활용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국내 기상 예보에는 쓰지 못한 사실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공

개된 바 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국 '태풍 위험반원'…초속 40m 강풍 위력은? (CG)



전국 '태풍 위험반원'…초속 40m 강풍 위력은? (CG)[연합뉴스TV 제공]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예보관들이 종합관제시스템을 이용해 제19호 태풍 솔릭(SOULIK)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예보관들이 종합관제시스템을 이용해

제19호 태풍 솔릭(SOULIK)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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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에 가랑비 뿌린 태풍 `솔릭`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한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가랑비 속에

출근하고 있다. 이날 서울 지역은 태풍의 영향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만 살짝 내려

 출근 대란은 없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차가운 제주 해상서 9시간 머물다 힘빠져




조용히 지나간 '솔릭'
일부지역 빼곤 큰 호우 피해 없어.. 태풍급 강풍 분 곳도 소수 지역


역대 태풍 중 가장 오래, 가장 강한 강도로 수도권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던 19호 태풍 '솔릭'이 예상보다 적은

피해를 내고 24일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은 24일 "23일 오후 11시쯤 목포에 상륙한 태풍 솔릭이 11시간가량 내륙을 이동해 24일 오전 10시쯤 강릉을

 거쳐 동해안으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변동성 커 태풍 예측 어려워

이번 태풍이 몰고 온 강풍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태풍 기준(10분간 평균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에 못 미친 것

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태풍급에 해당하는 강풍이 분 곳은 소수에 그친 것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상륙하면 (땅과 건물 등과의) 마찰력 때문에 관측망의 바람 세기는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상공의 바람 세기는 태풍 강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강원도 양양, 물에 잠긴 남대천 산책로… 전남 고흥, 아파트 담장이 와르르… 순천, 강풍에 떨어진 배 - 24일 한반도를 빠져나간 태풍‘솔릭’은 전국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이날 많은 비가 내린 강원도 양양군 양양남대천의 물이 범람해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위 사진). 전남 고흥군 고흥읍의 한 아파트는 담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가운데).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리의 배 과수원에서 농민이 강풍에 떨어진 배를 주워담고 있다(아래). /김지호 기자·연합뉴스



강원도 양양, 물에 잠긴 남대천 산책로… 전남 고흥, 아파트 담장이 와르르… 순천, 강풍에

떨어진 배 - 24일 한반도를 빠져나간 태풍‘솔릭’은 전국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이날 많은

비가 내린 강원도 양양군 양양남대천의 물이 범람해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위 사진).


전남 고흥군 고흥읍의 한 아파트는 담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가운데).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리의 배 과수원에서 농민이 강풍에 떨어진 배를 주워담고 있다(아래).


/김지호 기자·연합뉴스     






     

각각 1000㎜, 300㎜ 넘는 폭우가 내린 제주도와 전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호우 피해도 사실상 없었다.

애초 태풍 이동 경로 중심선상에 놓일 것으로 예보됐던 수도권 지역은 서울 강수량이 6㎜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역대급 허풍' 아니냐"고 기상청 예보를 비판하는 말이 나왔다.


우선 태풍 경로 예보가 논란이다. 우리 기상청 예보가 일본 기상청보다 못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태풍이 태안반도 부근에 상륙해 경기 남부를 지날 것"으로 봤다.

그러다 태풍 상륙(23일 오후 11시) 직전 마지막 예보였던 23일 오후 10시 예보에서 "솔릭이 1시간 뒤인 11시 목포로

상륙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이보다 약 11시간 전인 23일 낮 12시 발표에서 "태풍이 목포로 상륙해 강릉 방면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실제 솔릭의 이동 경로와 흡사하다.









전문가들은 "태풍은 변동성이 커 정확한 경로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 교수는 "우리나라 예보를 보면 시간대별로 상륙 지점이 차츰 남쪽으로 이동했는데 이는

일관된 예측을 했다는 증거"라며 "이달 초 발생한 제14호 태풍 '야기'의 경우 우리나라 예보가 미국, 일본보다

 더 정확했다"고 했다.


◇장시간 서해 머물러 약해져


태풍 솔릭의 강도와 크기 예측도 도마에 올랐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4시 예보까지 솔릭이 '중간 강도' '중형 태풍' 세력을 갖고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륙 후에도 9시간가량 중간 강도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중간 강도'는 풍속이 초당 25~33m 미만, '약한

 강도'는 17~25m 미만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간 강도' '소형 태풍'으로 상륙해 4시간 만에 '약한 강도' '소형 태풍'으로 축소됐다.

 반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이미 23일 오전부터 솔릭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기상청 예보가 실제 상황보다 세게 나온 것은 '안전상의 이유'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센터장은 "국가 재난을 대비해야 하는 기상청 입장에서는 조금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더 강한 태풍이 올 것으로 예보할 수 있다"면서 "약한 태풍이라고 했다가 강한 태풍이 오면 큰 재난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상 전문가는 "바람의 강도나 강풍 반경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예보를 과장하는 게

'예보관의 심리'"라며 "그래야 비난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솔릭이 예상보다 빠르게 힘을 잃은 것은 23일 장시간 제주도 서해상에 머문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솔릭은 23일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9시간가량 제주도 서해상에서 시속 4~8㎞ 속도로 느리게 이동했다.

문일주 교수는 "수온이 10~14도인 '황해저층냉수(黃海底層冷水)' 지역에 솔릭이 오래 머물다 보니 태풍의 세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열에너지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급격히 약해진 것"이라고 했다.



      








태풍 '솔릭' 물러가자마자 고개 든 '기상청 오보' 논란




풍속·풍향 측정위성 '아이올로스' 
유럽우주국, 세계 최초로 발사






평소 기상청의 일기예보 적중률은 90% 이상이다.

태풍이 발생하는 등 기단이 불안정한 시기엔 이 비율이 뚝 떨어진다.

 24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솔릭’ 예보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대다수 평가다.

위력이 어떨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진행 방향과 상륙 지점도 속보를 내놓을 때마다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람 예보’가 그만큼 어렵다고 설명한다.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변수가 너무 많은 데다 예보에 필요한 데이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선진국들은 바람 예보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유럽은 위성을 쏘아올리는 방법을 골랐다.

 유럽우주국(ESC)이 브라질 인근의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지난 22일 띄운 아이올로스(Aeolus)는 풍향과 풍속 측정을

전담하는 세계 최초의 위성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 지배자의 이름을 따서 아이올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위성은 지구에서 320㎞ 떨어진 우주공간에 머문다.

예상 수명은 3~4년 정도다.

지금까지 주요국 기상당국은 주로 지상에서 바람 관련 정보를 모았다.

비행기나 애드벌룬도 일부 활용했다. 기존 방식엔 한계가 뚜렷했다.

태풍이 형성되는 적도 근처 열대지역 데이터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바람이 어떻게,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위성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아이올로스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30㎞ 높이의 고도 성층권에서 바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라딘(Aladin)으로 불리는 라이더 장비로 측정한다.

알라딘은 공기 분자와 입자 움직임 때문에 발생하는 자외선 레이저광의 움직임을 추적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가늠한다. 


이 장비는 상당한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졌다.

공기가 없을 때 장비에 부착된 렌즈와 거울이 그을음으로 검게 바뀌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ESC 연구진은 산소를 장비에 인위적으로 주입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올로스가 바다나 열대지방처럼 바람과 관련된 측정값이 드문 지역의 일기예보도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적도지방을 항해하는 선박들이 한층 더 안전해진다는 의미다.

아이올로스를 활용하면 열대지방 일기예보 정확도가 지금보다 15%포인트가량 올라간다고 ESC 측은 주장한다.

ESC 측은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진로 예측에도 보탬이 된다고 밝혔다.

태풍경로 예측의 정확도 상승폭은 9%포인트로 예상됐다. 일기예보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추적하고, 이를 제거하는 데도 아이올로스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높은 고도에서 부는 바람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아이올로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2014년 3월 북유럽에 예고 없이 홍수가 발생했다.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하던 학자들은 11㎞ 고도에서 발생한 강한 바람이 기상 상황을 바꿨다는 점을 알아냈다.

당시 아이올로스가 있었다면 지상이나 비행기 관측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높은 고도에서의 바람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태풍 길목' 제주 피해 속출



'태풍 길목' 제주 피해 속출(서울=연합뉴스) 23일 제19호 태풍 '솔릭'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
지역에서 강풍으로 도로 위 야자수와 가로등이 쓰러지고 간판이 떨어지는가 하면 등부표가
 파도로 떠밀려오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18.8.23
pho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