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안을 놓고 지난해 9월 5일 벌어진 토론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은 채 눈물로써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 ||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은 해당 지역에 한방병원유치하는 등의 조건을 내세워 일단락됐다. 부모들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조건부 설립’ 합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무릎 꿇기 눈물의 호소’ 이후 1년은 장애 아이들의 특수교육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더불어 사는 사회로 가는 첫걸음은 관심과 이해다. 이들의 애환은 특수학교 한 곳이 설립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무릎 꿇은 엄마 등 장애 아이를 둔 엄마와 아빠 10여 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유튜브 영상 "'강서구 무릎 꿇은 학부모들' 왕복3시간 특수학교
설립 호소" 캡쳐)
○ “‘평생 껌딱지’ 돌보려면 부모가 무너지지 말아야 해”
두 돌쯤이었나. 한 TV 저녁 뉴스에서 자폐아의 특성에 대한 보도를 봤다.
‘보통 유아들은 자동차를 일렬로 세운 뒤 바퀴를 굴려 달리게 한다.
자폐아는 자동차를 뒤집은 뒤 바퀴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가슴이 철렁했다.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 자폐 2급 진단을 받았다.
며칠간 날벼락을 맞은 쇼크 상태로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냈다.
두 달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장애 판정을 받은 엄마들은 대개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다 현실을 받아들인 뒤에는 치료법을 찾는 데 목을 맨다.
비교적 빨리 마음을 수습한 줄 알았는데 6세 때 재검에서 발달장애 1급 판정을 받고 2차 쇼크가 왔다.
사실 지적장애와 자폐증 등을 아우르는 발달장애 아동은 유아기에는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많은 부모가 아이의 장애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치료를 통해 개선될 거라는 희망을 붙들고 좋다는 건 다 시도한다.
언어, 놀이, 특수체육, 인지, 그룹인지, 그룹음악…. 아이가 8세인 지금 한 달 치료교육비는 250만 원이다.
통합어린이집을 다녀온 뒤 월 30만∼70만 원짜리 수업 7개를 듣는다.
지출이 큰 편이지만 예전에 비하면 훨씬 줄었다.
매월 400만∼500만 원 정도 쓴 적도 있다.
여유가 있어서 교육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
지능과 사회성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지 않을까.
어느 날 마치 거짓말처럼 다른 평범한 아이들이 쓰는 언어로 말을 걸어주진 않을까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거다.
장애 판정을 받은 뒤 인터넷에서 ‘자폐’를 검색했다.
수천만 원짜리 산소탱크를 이용한 고압산소치료, 머리카락을 채취해 부족한 체내 성분을 검사한 뒤 필요한 성분을
집중 공급하는 생의학치료, 한 번에 수십만 원씩 하는 청각·지각 훈련…. 반신반의하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홀린 듯 지갑을 열기도 한다.
이런저런 치료를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선배 엄마’들을 만났다.
“이건 마라톤이다. 처음부터 진을 빼면 나중엔 엄마도 아이도 지쳐. 이제 두 살배기인 아이를 평생 돌보려면 부모가
무너지지 않고 몸과 마음이 버티는 것이 중요해.”
선배들의 조언은 비슷했다.
치료에 집착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나치면 후회할 거라고 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검증된 놀이치료 위주로 알아봤다.
유아교육처럼 눈높이 교육을 하면 발달장애인이 보이는 공격적 행동인 ‘도전적 행동’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복지기관과 큰 병원, 알려진 센터의 프로그램은 대기 기간이 기본 1, 2년이었다.
통합어린이집도 집 근처엔 자리가 없어 1시간 반 거리를 3년간 통학했다.
○ 발달장애인 가족으로 산다는 건
선배 엄마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대목이 또 있다.
비장애인 형제자매에게도 관심을 나눠주란 것이다.
22세 발달장애 1급 딸(둘째)을 둔 A 씨는 큰딸이 중학생 때 하도 반항해 ‘같이 죽자’고 했더니 ‘난 안 죽어. 엄마만 죽어.
그리고 엄마가 죽어도 동생은 안 돌볼 거야’라고 했단다.
B 씨는 막내아들이 3세 때부터 여덟 살이나 많은 발달장애 1급 큰누나에게 모든 걸 양보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C 씨는 세 남매를 같은 초등학교에 보냈는데 장애인 형제자매를 뒀다고 친구들이 놀려대며 따돌린 이야기를 들려줬다.
D 씨는 “19세 다운증후군인 큰딸보다 17세 둘째가 더 속을 썩인다.
비장애인 자녀가 키우기 더 힘들다”고 했다.
사연은 이렇다. “첫째는 장애아라서, 셋째는 늦둥이라서 관심을 쏟았지.
둘째는 뭐든 혼자하고 얌전하고 눈에 안 띄고. 늘 관심 밖이었어.
한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내가 둘째에게 엄마 노릇을 했나’ 싶더라고. 그걸 깨달았을 때 둘째는 이미 내게 마음을
닫은 상태였어.” 뒤늦은 후회에 D 씨는 둘째와 함께 가족상담을 시작했다.
“‘됐어’ ‘필요 없어’ ‘괜찮아’ 세 마디만 하던 아이가 요즘은 ‘싫어’ ‘뭐 해줘’ 하는데 너무 고마워.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정불화도 적지 않다.
일반화할 순 없지만 아빠는 엄마에 비해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남편이 참여하는 ‘장애 아동 아빠 자조모임’에서 아빠들의 스트레스 요인을 조사한 결과 1위 경제적 문제, 2위 아내의 무관심, 3위 불안한 아이의 미래, 4위 비장애 자녀가 방치되는 상황 순이었다.
13세 발달장애 2급 딸을 둔 E 씨는 남편이 처음에 ‘자신 없다’며 힘들어해 부부관계가 악화된 케이스다.
둘째를 낳은 뒤에야 남편은 첫째에게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첫째가 그걸 아는지 아직도 아빠에게 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중학생 발달장애 1급 아들을 둔 40대 F 씨는 시댁 문제로 불화를 겪었다.
그는 “매일같이 임신 기간에 뭘 잘못했나 자책하는 내게 시어머니가 ‘너 때문에 아이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서운한 마음에 남편과 다투는 일도 잦아진다.
이 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가장 힘 빠지는 순간은 모든 노력이 헛된 것처럼 느껴질 때다.
아이가 냉동실 물건을 다 꺼내 바닥이 김칫국물로 흥건할 때, 뾰족한 물건을 집어던져 다른 자녀의 눈가가 찢어
졌을 때, 죽을힘을 다해 한 보 나아간 줄 알았는데 원점으로 돌아갔을 때. 이럴 땐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
장애아를 둔 일가족 자살 소식을 접할 때면 이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아프다.

유영호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송파지회 지회장(앞줄 오른쪽)과 김종옥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부대표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서 조건부로 특수학교
설립을 허가한 것에 항의하는 발표문을 읽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주저앉기보다 열심히 뛸게”
교육부의 ‘2018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유치원·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학생은 7만1253명으로 처음 7만 명을 넘겼다. 2
014년 6만6363명, 2015년 6만7374명, 2016년 6만7731명, 지난해 6만9528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은 유아기엔 치료와 교육에 정신이 없다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현실의 불합리에 눈뜨기
시작한다.
규정상으로만 보면 발달장애 학생은 일반학교나 특수학교 가운데 원하는 곳을 택해 교육받을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선택할 권리’는 없다.
특수학교는 턱없이 부족하고 통합교육을 하는 일반학교는 경쟁이 치열하다.
부모들은 교사의 역량에 민감하다.
아이들의 표현력이 부족해 알게 모르게 학교생활에서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받기 때문이다.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편견 학대를 느끼지도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대응하지 못할 뿐이다.
이 때문에 학교 가 있는 동안 교사가 부모의 눈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훌륭한 교사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 해당 일반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거나 전입신고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1년 전 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부모들이 무릎을 꿇어 짓게 된 서진학교는 이제 막 삽을 떴을 뿐인데 벌써 전입신고가
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비장애 아동 부모와 우리의 처지가 비슷한 것 같아.” 발달장애 부모 모임에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비장애 아동이 ‘엄마 껌딱지’인 시기는 유아기 무렵이 전부다.
우리 아이들은 평생을 엄마 껌딱지로 산다.
표현이 서투른 발달장애 유아들은 물리적 정서적 학대에 쉽게 노출된다.
G 씨는 일반 중학교에 다니던 다운증후군 딸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가슴을 쳤다.
딸은 언젠가부터 ‘학교에 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자주 아팠고, 급기야 어느 날 기절까지 했다.
의사는 “아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했지만 아이는 말이 없었다.
“알고 보니 학대를 당했더라고. 일반 반에서는 도우미 친구가, 도움반(발달장애 아동 학급)에서는 체구가 큰 다른 발달장애 친구가 꼬집고 때렸대.
다른 친구가 일러주지 않았으면 모를 뻔했지.
더 원통한 건 선생님도 알면서 이를 묵인했다는 거야.”
G 씨는 당장 전학이 가능한 특수학교를 수소문했지만 거주지인 강서구 특수학교엔 자리가 없었다.
통학 가능한 거리의 일반학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H 씨는 18세 아들의 친구들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종종 묻는다.
누군가 아이를 괴롭힌다고 귀띔하면 교사와 상담하는데, 그럴 때 돌아오는 반응은 80%가 ‘아이들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거다. 그는 “아이를 괴롭히는 친구들보다 학교 관계자들에게 상처받을 때가 더 많다.
통합반이 생긴 2007년 이후 학교생활을 한 젊은 교사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적은 것 같다”고 했다.

진통 끝에 들어서는 서울 강서구의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지난달 착공해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마음고생이 심할 때는 아이들이 사회적 편견과 배제를 이해하지 못해 예민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G 씨는 무릎 꿇은 날 몰래 눈물을 훔치던 자신의 어깨를 해맑게 토닥이던 딸에게 이렇게 읊조렸다고 한다.
‘몰라서 다행이다. 상처는 우리 부모의 몫이다.’
하지만 주저앉을 시간이 없다. 교육 공간을 확보하고 사회 인식을 개선하고, 지원 제도를 늘리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특수학교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특수학교 설립 찬성을 호소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영상 "'강서구 무릎 꿇은 학부모들' 왕복3시간 특수학교 설립 호소" 캡쳐) |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들어설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장애학생 학부모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해당부지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울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학부모들 "철회하라 | ||||||
서울시교육청과 지역주민, 정치권의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합의문이 하루만에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학부모들은 특수학교가 한방병원의 대가가 된 점을 모욕적으로 느끼고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 학부모들은 5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 모여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3자 합의를 규탄하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성명문을 통해 "이미 공사에 들어간 특수학교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설립을 협조받는다는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라며 "이번 합의는 마치 의무교육기관인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인 듯한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주고, 앞으로 설립 때마다 대가를 지불하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외쳤다. 원래 이날은 오전 10시 시교육청 건물에서 조 교육감과 학부모, 교육 관계자 등의 특수교육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학부모들은 간담회 참석에 앞서 조 교육감과 20분 가량 회의실에서 비공개 면담했다. 문 밖으로는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석자에 따르면, 시교육청이 학부모에게 합의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조 교육감은 책임을 언론과 실무진에게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학부모 이모씨는 "저희가 합의문에 참담한 심정을 느낀 건 언론의 잘못이고, 저희가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건 아래 실무자 잘못이면 교육감님 잘못은 없느냐"고 따졌다. 조 교육감은 "이렇게 느낄 줄 몰랐고, 소통을 못해 죄송하다"며 "일반학교도 설립하려면 민원 사항을 들어주게 마련"이라고 해명했다. 합의문을 철회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은 채, 다음주 학부모들에게 제반 사항을 설명하기로 하고 면담을 끝냈다. 이어 간담회 자리에서는 "강서 특수학교 건립은 확실하나, 설립 이후에도 지역 사랑을 받으면서 많은 주민의 보금자리가 되느냐가 문제"라며 "이번 합의에 대한 제 진정성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교육감, 김 원내대표, 손동호 비대위원장의 합의안은 강서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터에 예정대로 특수학교를 짓되, 지역 주민이 원하는 한방병원의 경우 시교육청이 대체부지를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회원들이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 때 새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을 설립한다는 조건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합의’에도 계속되는 강서 특수학교 논란···“기피시설 인식 심어줘” 부모들 반발 “의무교육기관인 특수학교는 결코 기피시설이 아니다. 이번 합의는 마치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인 듯한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줬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서울시교육청과 강서구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맺은 합의를 비판했다. 이들은 “방해하지 않을테니 무엇인가 다른 것을 내놓으라는 저들의 압력에 스스로 굴복해 대가성 합의를 해준 것”이라며 “앞으로 특수학교 설립 때마다 댓가를 지불해야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강서구 국회의원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예정대로 특수학교를 짓기로 했다며 합의문을 발표했다. 옛 공진초등학교 터에 계획대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짓되, 앞으로 주변 학교가 통폐합해 새 부지가 나오면 시교육청이 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 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조 교육감 지시로 시교육청이 먼저 제안했다. 학교 설립은 교육감 권한이기 때문에 주민이나 지역구 국회의원과 합의할 필요는 없다. 조 교육감은 “강행해서 건물을 완공하는 것보다 주민들 축복 속에서 손을 잡고 공사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애아를 키우는 학부모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은 “이미 공사에 들어간 특수학교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설립을 ‘협조’ 받는다는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장애학생 부모들에게 합의에 대한 내용을 알리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조부용 강서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합의의) 뜻은 선할지 모르나 결과가 미칠 파장을 생각한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한국사회를 (특정 시설 설립을) ’반대하면 돈이 떨어지는구나’라고 생각하는 후진국으로 만들 것 같다”고 했다. ![]() ‘무릎 호소 그 후 1년, 특수교육 혁신을 위한 간담회’가 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장애학생 학부모과 특수학교 ·통합교육 현장의 교장, 교사 등이 참석했다. 김영민 기자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특수교육 혁신 간담회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방식의 결과가 나왔다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간담회 전 학부모 면담에서도 학부모들과 소통하지 않은 점을 사과했다. 조 교육감은 합의의가 갖는 의미에 대해 “내년 9월 1일 강서특수학교 개교에 대한 실질적인 담보를 하기 위한 저 나름대로의 노력이었다고 널리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9월 1일 특수학교 개교를 위해 뚜벅뚜벅 가는 것이다. 지난 17년동안 특수학교 개교를약속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던 숱한 역사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100%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니 함께 기뻐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장애학생 부모들은 합의 철회와 조 교육감, 김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주쯤 조 교육감과 다시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을 계획이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 ||||||

이은자 전 서울장애인부모회 부대표는 서진학교 설립을 위해 2013년부터 활동해왔다.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오랜 기간 싸워온 많은 부모들처럼, 이씨의 딸 안지현씨(20) 역시 이미 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훌쩍 지나버렸지만 여전히 특수학교 설립을 포기하지 못했다. 어디선가 학교를 기다리고 있을 수많은 ‘지현이들’
때문이다.
“삽을 뜬다고 하는데 학교가 완성되고 개교해야 비로소 믿어질 것 같아요.”
사람들은 이씨를 비롯한 엄마들이 무릎 꿇은 일을 기억하지만, 이씨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주민들의 반대는 장애 아이를 키워온 엄마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죠. 그런데 부지 선정부터 설계, 각종 승인이나 검토까지 확인하고 요구하지 않으면 진전이 안 돼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6년 동안 매일매일 똑같은 벽에 부딪히며 여기까지 왔어요.”
기약 없는 투쟁에 지쳐 부모회를 탈퇴했다가, 아이들 생각에 다시 돌아오는 부모도 있었다.
이씨는 반대를 이어가는 주민들에 대해서도 도덕적 잣대로 비판하기보다, 직접 서진학교를 오가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들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강서구에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열었다.
이씨는 비상근 센터장으로 센터에 찾아오는 장애인 가족을 상담하고 있다.
동시에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싸우는 다른 지역 장애인 가족들과 함께하는 연대활동 역시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도 주민 반대로 특수학교 설립이 멈춰 있는데, 얼마 전 찾아오겠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저희 역시 서진학교를 위해 싸우면서 자기 일이 아닌데도 함께 목소리를 내준 분들의 도움을 받아왔어요.
이제는 저희가 지원을 해야죠. 저희는 경험이 있으니까.”
저작권자 ⓒ 시사IN (http://www.sisain.co.kr)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울서 3년여만에 메르스 환자 발생..60대男 쿠웨이트서 감염 (0) | 2018.09.09 |
|---|---|
| 대화’로 기우는 트럼프… 남북정상회담이 분수령 (0) | 2018.09.08 |
| 노량진 수산시장, 끝없는 갈등15년째 끝나지 않는 현대화사업 (0) | 2018.09.08 |
|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구형… "최고 권력자의 구형 (0) | 2018.09.07 |
| 상도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건물 '기우뚱'… (0) | 2018.09.0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