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대화’로 기우는 트럼프… 남북정상회담이 분수령















대화’로 기우는 트럼프… 남북정상회담이 분수령



美정부 ‘대화 재개·압박’ 두 기류 팽팽

트럼프, 특사단 방북 후 北에 유화적

김정은 비핵화 실질 양보안 수위 따라

향후 대북협상 이견 교통정리 될 듯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서 ‘대북 대화 재개론’과 ‘대북 압박 유지론’의 상반된 두 가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최고 정책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대화 재개 쪽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북 대화에 선뜻 나서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등의 혐의로 북한 해커 박진혁과 위장회사인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대북 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정부 내 상반된 움직임은 오는 18∼20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 및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쪽으로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핵·미사일 시설 리스트 공개 등 실질적인 양보안을 받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성과 설명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면서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몬태나주에서 열린 대중집회 연설을 통해 “나는 김 위원장을 존경하고, 그도 나를 존경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의 미국인 인질 석방, 핵·미사일 도발 중단 등의 성과를 내세우며 북핵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전격적으로 취소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특사단 방북 이후 다시 ‘북핵 낙관론’으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가짜뉴스 매체는 북한에서 온 좋은 소식을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는 그가 정 실장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만족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북·미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일단 한·미 공조체제를 다지면서 한국이 북한을 설득해 돌파구를

마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정 실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특사단 방북 결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문 대통령의 이달 하순 유엔총회 참석에 앞서 정 실장과 계속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10∼15일 한국, 일본, 중국 등 3개국 순방에 나서는데 한국에는 10∼12일에 온다.


 정부는 비건 특별대표 등 미국 측 인사들을 상대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시간표를 전달한 뒤 미국의 입장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의 요구사항도 제시될 수 있다.

이런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본격적인 중재외교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점쳐진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김예진 기자 kuk@segye.com






김정은-트럼프 특사단 통한 ‘간접대화’…비핵화협상에 순풍 부나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트럼프 특사단 통한 ‘간접대화’…비핵화협상에 순풍 부나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사단의 지난 5일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교착 국면에 처해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약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를 표하며 “함께 해내자”고 화답하면서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실현 희망’을 언급하며 구체적 시간표를 제시해 북미 간

 비핵화-체제보장 빅딜에 속도를 올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전망이 어두웠던 비핵화 논의가 대북특사단을 통해 나눈 간접대화로 극적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의 70년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6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 어린 시선에 대한 아쉬움도 표하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및 서해 발사장 해체 등을 ‘선제적 조치’로 언급했다. 또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달라고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종전선언이 한미동맹 약화나 주한미군 철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미국 내 우려도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라며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내놓은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

으로 이어가 결실을 얻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제시해온 첫 임기 내 주요 비핵화 달성 시한을 일단 수락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11월 중간선거와 대선 재선 성공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파고들었다는 해석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이다.

 지난달 폼페이오 장관의 제4차 평양행을 전격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단을 통해 전해온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특사단은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의 통화 등의 ‘경로’를 통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한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했다.


북미 양측이 특사단의 ‘중재외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화한 것이다.

서로 상대에게 보낸 메시지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메시지에 파격적인 제안 등 새로운 내용이 담겨 있을지, 그리고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구체적 중재안도 포함

됐는지 관심을 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한 데 대해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

감사하다. 우리는 함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 입장을 보인 가운데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해온 폼페이오 장관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이다.


인도를 방문해 있는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협상에 대해 구체적

으로 언급하지 않겠다”,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최종 목표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 해커를 기소

하고 제재하는 등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처음으로 철퇴를 내렸다.

여기에는 북측으로부터 비핵화 초기 행동에 대한 ‘최대치’를 견인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2016년 8,100만 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의 해킹을 한 혐의로 북한 해커 박진혁과 관련 위장회사인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에 대해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특히 법무부는 박진혁을 기소함으로써 ‘법적 대응’과 ‘제재’를 동시에 단행했다. 

이와 별도로 하원은 본회의에서 전날 북한 등 국가 차원의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억제와

 대응 법안’을 가결하는 등 ‘사이버 위협’에 대한 의회와 행정부 차원의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국무부는 오는 10∼15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취임 후 첫 동북아를 방문하는 스티브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일정을 발표하고 비건 특별대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연합뉴스의 별도 반응 요청에도 ‘목표는 FFVD’라고 재확인했다. 



한편 북미 협상의 돌파구가 열리더라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미국이 그동안 종전선언을 위해 선행해야 할 실질적 비핵화 초기 조치로 요구해온 핵 리스트 신고 등 구체적 행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및 서해 발사장 해체 등을 ‘선제적

조치’로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상응 조치가 이뤄지면 더욱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단계적이며 동시적인’ 행동 원칙도 분명히 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온 대로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어야 그다음 비핵화 단계로 옮겨갈 수 있다는 걸 재확인한 것으로, 미국과의 간극을 다시 노출한 대목이다.

결국, 무엇보다 종전선언과 실질적 초기 비핵화 조치의 선후관계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온 북미가 접점을 마련할지가

최대 관건인 상태다.

 따라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빠르게 해소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간 절충점 조율 등 모멘텀이 마련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우리 정부가 희망 사항으로 염두에 둔 ‘9월 종전선언’ 시간표는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위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실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다시 녹색 불이 켜지면서 연내 종전선언 성사 등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프로세스를

둘러싼 정세가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당장 비건 대표가 내주 한국 등 동북아 카운터파트들과의 조율 과정에서 비핵화 협상안에 대한 어떤 보따리를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몬태나 주에서 열린 대중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Span 영상 캡쳐)




트럼프 “김정은 고맙다” 했지만…공 넘겨받은 미 신중


구체적 평가 피하며 담담한 반응
폼페이오 “언급 않겠다”
볼턴 “한미 계속 연락”에 그쳐

북한이 ‘상응하는 조처’ 재차 요구
‘핵시설 신고-종전선언’ 교착 여전
전문가 “폼페이오 재방북엔 미흡”
남북·한미 정상회담뒤 정책 결정할듯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의 5일 방북 결과에 대해 미국 당국은 구체적인 평가를 피하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라는 시간표를 제시해 공을 미국에 넘긴 만큼, 오는 18~20일 3차 남북 정상회담과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국의 대북 정책 방침이 결정될 것이라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6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내 분위기가 “나쁘진 않은 듯하다”고 평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6일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 고맙다. 우리는 함께 해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김 위원장에게
친밀감을 보이며 대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미 국무부나 다른 고위 인사들은 절제된 반응을 내놨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인도에서 “북한과 진행 중인 논의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전에 계속 연락하기로 했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국무부 대변인실도 <한겨레>에 “세계가 주목하는 비핵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비핵화를 강조했다.

미 정부가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대북 특사단을 통해 전달된 북한의 메시지가 복합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시간표를 내놓은 것은 비핵화 의지를 좀 더 구체화한 것이고, 한반도 비핵화의 성과를 재선으로
이어가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욕구와도 부합한다.
또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 동맹 약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것은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는
의미가 있다.




한국 특사단이 전해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세지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일 트위트.


한국 특사단이 전해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세지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일 트위트.



하지만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시설을 신고할 것을 요구해온 데 대해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발사장 폐기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상응하는 조처’(종전선언)를 재차 요구했다.
‘핵시설 신고’와 ‘종전선언’이 팽팽하게 맞선 ‘교착 구조’가 허물어지지 않은 것이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한겨레>에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총론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북-미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놨다.

존 페퍼 미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남북은 물론 북-미 관계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기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에 대북 정책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입증해 보이려고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 점에 주목하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상황 때문에 기회의 창이 닫힐 수 있다고 보고 ‘평화선언’을 위해 매력 공세를 강화하려 한다”고 짚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특사단 방북 결과는 고무적이고 유용하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결과에 핵시설·물질 신고나 생산 동결과 같은 비핵화 주요 조처가 빠진 점을 들어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북한을 방문하게 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큰 양보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한국의 도움을 원하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남북 대화의 주제로 인정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한-미의 비핵화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대북 제재를 면제해달라는 한국의 요구가 북한 비핵화의 핵심적 지렛대(제재)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한-미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를 고려할 때 미국은 3차 남북 정상회담과 곧 이은 유엔총회 때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진의를 좀 더 확인한 뒤 대북 협상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양쪽을 설득해 결단을 이끌어내야 하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해진 셈이다.
그 전까지는 지난달 말 취소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재개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소식통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워싱턴|EPA연합뉴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워싱턴|EPA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 10일 방한...김정은 메시지에 대한 트럼프 정부 대응 주목





한국의 대북 특사단 파견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절충점을 찾으려는 관련국들의 외교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한·중·일 순방은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가 오는 10~15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을 순방한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는 카운터파트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동의했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한국을 먼저 찾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다.


 지난달 임명 후 첫 방한인 만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할 가능성도 크다.

이 과정에서 한국 특사단이 전해준김 위원장 면담 결과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입장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특사단 파견 결과를 바탕으로 북·미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외교적노력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한·미 당국은 특사단 방북 결과 공유와 입장 조율에 착수했다.

특사단을 이끌고 지난 5일 방북했던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은 6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방북 결과를 공유했다. 


볼턴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아침 한국의 카운터파트인 정 실장의 평양 방문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을 전달받기

 위해 통화했다”고 말했다.


 또 “오는 18∼20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하순 유엔총회 참석에 앞서 계속 연락을 취해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 실장은 이번 방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달했고, 볼턴 보좌관과의 통화에서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메시지도 미국에 전달했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결정권을

가진 분들이 진지하게 숙의해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도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과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를 만나 특사단 방북 결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국무부 동아태국은 밝혔다.

국무부는 특사단 방북 결과에 대한 언론의 입장 문의에 북한의 FFVD가 트럼프 정부의 최종 목표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책무”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 약속이 완수될 것이라고 여전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사단 방북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는 조성됐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첫번째임기 내라는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처음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감사를 표하고 “함께 해내자”고 화답했다. 문제는 종전선언과 핵 신고서 제출 순서라는 각론에서

 여전한 입장차다.


특사단이 공개하지 않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 속에 타협점을 찾을 실마리가 포함됐을지, 트럼프 정부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








초등학생 수준’ 트럼프에 한반도 운명 맡길 수 있나





15분과 7초. 초등학교에서 산수 교육을 받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둘 중 어느 쪽이 더 빠른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금방 알아차린다.

 신속하게 행동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15분이 아닌 7초를 선택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정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는 이같은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듯 하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당시 워터게이트 특종을 터뜨린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쓴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Trump in the White House)의 일부 내용이 출간을 앞두고 공개되면서 백악관의 내밀한 사정이 속속

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북한 비핵화와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한미 동맹 등 주요 이슈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에 의구심을 품게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국방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제공





◆주한미군 무시, 코피 작전 징후까지

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대해

“정부가 왜 이 지역에 돈을 써야 하나”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알래스카에서는 15분 걸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 탐지를 주한미군은 7초 안에 수행

하는 특수정보임무 등을 설명하며 “우리는 3차 대전을 막기 위해 이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난 뒤 매티스는 가까운 동료들에게 ‘대통령은 5∼6학년처럼 행동했고,

그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있다’며 당혹해 했다”고 묘사했다.
지난해 4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죽이자! 쳐들어가서 많이 죽이자”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즉시 착수하겠다”고 답했지만, 참모에게는 “우리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신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대북 선제공격 계획을 요청, 던퍼드 의장을 당혹케 했다.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과 매티스 장관 등은 우드워드의 책에 기술된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앞서 출간된 책들과 6일 뉴욕타임스에 익명의 고위 관리가 기고한 칼럼을 종합하면 책의 내용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그런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한층 더 하다.







·미 장병들이 공동으로 강에 부교를 놓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 제공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기술된 1월 19일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직후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했다.

 괌과 하와이 등 태평양 도서지역에 국한됐던 북한 미사일 위협이 본토로 확산된 셈이다.

미국 본토로 날아올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려면 초기 탐지가 매우 중요하다.

빨리 탐지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PAC-3), SM-3 등 요격 수단을 종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격추 확률이 높아진다.


낙하 예상 지역 내 민간인을 대피시킬 시간도 벌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주한미군이 북한 미사일을 발사 7초만에

 탐지한다면 미국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반면 알래스카에서 발사 15분 뒤에 탐지할 경우 실질적인 요격수단은 PAC-3 정도로 제한돼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

 대참사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주한미군을 통해 14분 53초의 시간을 확보하면 미군은 강력한 네트워크망을 이용, 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매티스 장관은 이같은 점을 종합,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돈이 많이 든다”는

 비합리적인 이유를 들며 현실을 외면한 셈이다.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언행과 대북 선제공격 계획 요구는 미국 정부가 그토록 부인했던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 작전을 연상시킨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타격하는 개념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코피 작전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

행정부는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태도로 볼 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재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암살 명령이나 선제공격 지시로 이어질 수 있다. 대화를 앞세우는 지금의 태도가

언제든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특사 파견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양국 대통령은 대북특사 파견을 앞두고 의견을

조율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제공








◆믿을 것은 우리의 역량뿐…홀로서기 준비해야

우드워드의 신간 내용은 북미 관계는 물론,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부분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미국이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면 전쟁 억제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핵무력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 북한의 논리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없다”고 말했지만, 코피 작전을 연상시키는 내용을 담은 우드워드의 책은 북한의 대미 불신을 부채질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가장 큰 난제는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그래야 북한이 비핵화에 적극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먼저 내려놓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북미 수교 등과 같은 미국의 ‘동시적 행동’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한 인권 문제 등으로 평화협정이나 수교 등에 비판적인 미국 정치권의 성향을 감안하면, 미국 국무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5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함께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제공






주한미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뿌리깊은 반감은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보다 더 심각하다.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과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의 상징이다. 정치적, 외교적 의미가 작지 않다.


한반도 지형을 세세히 파악하고 있는 주한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가능케 한다는 측면에서 군사적 가치도 높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 했다.

 한반도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이거나 동북아 정세에 무지하다는 증거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가 6일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에서처럼 행정부 내 ‘어른’(adult)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비합리성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전통적인 교육을 받은 ‘어른’들이 정권에 포진해 있었으나 히틀러의 광기를 막지

못해 패망한 독일의 사례처럼, 트럼프 행정부 내 ‘어른’들의 노력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비합리성 앞에서 언제까지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는 말처럼 트럼프를 대통령에 선출한 미국 국민들이 또다시 4년 임기를

보장해주거나 제2, 제3의 트럼프를 대통령에 뽑을 가능성도 있다. 







미군이 20179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남은 방법은 ‘홀로서기’뿐이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지도력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

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분쟁, 이란 핵합의, 시리아 내전 등 국제 현안과 에너지 협력을 논의했다.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양국간 에너지 협력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았다.

 시리아 내전에서도 러시아, 이란, 터키, 유럽연합 등이 수습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시리아 정부군의 이들리브 공격을 비난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제 무기로 군사력을 증강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무시하고 공동무기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국의 동맹인 터키와 필리핀은 중국, 러시아에 접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도발이 정점에 달했을 때조차도 주한미군과 사드 철수를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운명을 전적

으로 맡기기는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사절단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환담하다 미소

짓고 있다.


청와대 제공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런 지시와 이를 바로잡으려는 ‘어른’들 간의 ‘투트랙 대통령직’ 체제로 불안정과

의사결정 지체에 시달리고, 북한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북미 대화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대북 특사단을 파견한 것처럼 촉매제 역할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하루빨리 높여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고 대북 전략적 억제능력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주한 미 지상군의 도움 없이도 전쟁 초기 국면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신봉했던 미국의 가치와 리더십은 예전같지 않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s ⓒ 세계일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인 지난해 415태양절을 맞아 북한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의 모습.


 사진은 조선중앙TV 보도 화면.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 축하 행사를 위해 동원된 북한 학생들이 6일 리허설을 위해
 평양 시내에서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내일 북한 정부수립 70주년 9.9절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내외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핵무기, 9·9절 열병식으로 은 승전보 울리는데


창군 70주년 시가행진 취소핵심 전투력은 오히려 약화
정부, 북한에 더 당당해지고 존중하며 强軍 만들어야




9·9절로 불리는 정권 창설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내일 열린다.
우리 정보 당국은 이번 열병식 규모가 올 28일 개최된 조선인민군 창군 기념 열병식과 유사하다며 평가절하했지만,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그 규모는 2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 협상에도 개의치 않고 북한은 그간 자신들이 개발한 각종 미사일을 자랑할 요량이다.

냉전이 끝난 후 북한은 핵 개발이란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며 남북 체제 경쟁을 새로 시작했다. 고난의 행군으로 주린 배를 부여잡으면서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아 이제는 미국과 대등한 핵 협상국의 지위를 차지했다. 이번 9·9절 열병식은 체제 경쟁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행사인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평화''유화'의 사이에서 여전히 갈등하고 있다.

당장 올해 101일은 국군 창설 70주년 기념일이다.

 원칙상 올해는 5년마다 한 번 있는 시가행진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는 안보 상황이 변했다면서 이를 취소했다.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동원하며 사상 최대의 열병식으로 정치적 승리를 선언하는데, 우리는 응당 기념해야 할 우리

 군의 70주년 생일조차 홀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군()의 본질까지 정면으로 도외시하는 정치 리더십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내년 국방 예산으로 467000억원을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8.2% 인상됐고 특히 이 가운데 신무기를 도입하는 방위력 개선비는 153000억원에 달한다.

국방 예산 증가로는 1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라고 한다.

2006년 방위사업청 출범 직후 방위력 개선비는 국방비 대비 25%대였는데 내년에는 약 33%까지 오른다.

 수치만 보면 대단한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예산 내역을 뜯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전투력의 핵심은 지휘 정찰과 기동 화력, 군수 지원 능력의 결합에 달려 있다.

그런데 지휘 정찰 분야에서 증가액은 0.7%에 불과하다.

미군으로부터 전시(戰時)작전권을 환수하겠다면서 정작 핵심인 지휘 통신과 감시 정찰의 준비는 미비하다.


적의 공격을 좌절시킬 기동 화력 분야 예산은 오히려 6.4%나 줄었다. 항공기 분야 예산이 47% 정도 늘었다고 하지만 이는 수년 전에 구매하기로 한 F-35스텔스기와 A300 MRTT 공중급유기 등의 대금을 이제 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 후 스스로 전쟁을 준비하려면 필요한 탄약과 물자를 계속 제공하는 작전 지속 지원 능력이 중요한데,

 그런 노력은 국방 개혁 세부안에도 없고 예산 반영도 미미하다. 외형상 예산을 많이 늘렸어도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는 우리를 위협하는 대상을 명확하게 진단·지목하지 못한 게 근본적 이유다. 국방부가 곧 나올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적()'이라는 문구 삭제를 추진 중이며, 장병들을 교육하는 정훈 교재에서 적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진 게 대표적이다.


애초에 안보 전략은 적과 아군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오늘의 적이 누구인지 모르면 불시에 뒤통수를 맞기 마련이다. 오늘의 적도 모르면서 내일의 친구가 누구인지 알 리

만무하다.

오늘의 적을 적이라고 일컬을 당당함이 있어야 그들이 진정한 친구가 되었을 때 차이를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국가의 사활이 걸린 안보를 놓고 북한은 핵 개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같은 사안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는 너무도 낭만적인 선의(善意)에 바탕하고 있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미국에 약속한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실행한 게 없는 반면 한·미 양국은 군비 통제의 기본 원칙인 등가성과 비례성까지 저버리고 연합훈련 중지라는 엄청난 양보를 했다.

지난 5일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 가서 거래대상으로 받아온 것이라곤 핵무기 해체를 위한 모호한 일정표뿐이다.

우리 정치권과 정부는 지금보다 더 당당해져야 한다. 잘못된 거래는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전쟁의 비극을 막는 원동력이다.

은 전쟁을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전쟁을 막는 존재다. 그리고 전쟁을 막기 위한 노력은 부끄러운 일도 감출 일도 아니다.


군을 개혁해야 할 구악(舊惡)으로만 취급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 속에 키워서 국민을 지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비핵화 없는 종전 선언과 함께 시가행진조차 없는 창군 70주년은 평화의 메시지가 아니라 패배의 신호탄이 될지 모른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북적이는 서우두 공항 고려항공 카운터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을 사흘 앞둔 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 북한 고려항공 카운터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18.9.6 chinakim@yna.co.kr





문재인 대통령이 9월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월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 연합뉴스


 

휘청이는 文 지지율…‘믿을맨’은 대북정책 뿐



취임 후 49% 최저치 경신…

'연내 종전선언'에 속도 내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역시 경제·민생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정부의 관련 정책이 문제 없고,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진통이라고 일축한 문 대통령은 다른 데서 지지율을 만회할 수

밖에 없다.

 '믿을맨'은 대북 정책 뿐이다. 


文 국정지지도 49%로 최저치…경제·민생 문제가 발목

 

한국갤럽이 9월 4~6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49%로 집계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4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으로, 지난주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상승한 4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1%), '대북 관계·친북 성향'(8%), '최저임금 인상'(7%), '부동산 정책', '일자리 문제·

고용 부족'(이상 6%) 등이 거론됐다.    

 

향후 1년간 경기전망 조사에선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19%였고, 49%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비슷할 것'이라는 비율은 27%였다. 경기 낙관 전망이 지난달보다 2%포인트 올랐으나 비관 전망이 5%포인트 늘어

4개월 연속 비관이 낙관 전망을 앞섰다. 살림살이에 대해선 18%가 '좋아질 것', 32%가 '나빠질 것', 48%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경제·민생 문제에 대한 여론을 뒤집을 만한 정책 이슈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8월2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우리 경제정책 기조를 자신 있게 흔들림 없이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축사에서의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고용 쇼크, 소득 양극화 지표 심화, 부동산 시장 불안정 등 경제 위기는 원망으로 바뀌어 문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이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에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 비중은 줄곧 40% 안팎을 기록해왔다. 문 대통령은 과거 경제 패러다임으로 돌아가는 것으로는 위기에 빠진 경제를 되살릴 수 없다는 인식이 확고하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개 경제정책 기조는 임기 내내 유지될 전망이다.

 

 

"경제정책 문제 없다" 선언, 돌파구는 北 비핵화 뿐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경제·민생 문제로 인해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릴 동력이 절실하다.

 당장 쓸 수 있는 카드는 '전매특허'인 대북 정책밖에 없다.

 이에 문 대통령은 9월5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을 뚫기 위해 대북 특별사절단을 평양에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대북 특사단은 남북 정상회담 날짜를 못박고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대북 특사단의 성과를 마중물로 문 대통령은 위기 돌파 기회를 살리기 위해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월7일 인도네시아 일간지 '꼼빠스'에 실린 서면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뢰 구축의 실질적 단계로서 정전 65주년인 올해 한반도에 적대관계 종식을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해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의 진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9월 18~20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이달 말 유엔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다음 10월 이후의 시점에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하지만 연내 종전선언이란 목표는 우리 정부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고 변수도 많다.

결국 북한이 얼마나 비핵화 조치에 성실하게 임하는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호응하는지에 따라

 문 대통령의 국내 지지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지지율에 신경 쓰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이 만족할 만한 북한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자국 내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리 모드'에 들어가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을 긍정 평가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 '북한과의 관계 개선'

(14%)은 지난주(14%)에 비해 2%포인트 상승했다.

 '대북·안보 정책'(11%)도 1%포인트 늘었다. 







 
5월23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523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