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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민주당은 왜 조국을 버리지 못했나…4가지 이유로 살펴본 ‘조국 정국’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 09.09.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 09.09.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일 오후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오대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왜 조국을 버리지 못했나4가지 이유로 살펴본 조국 정국              






더불어민주당은 왜 조국을 버리지 못했을까?

조국 법무부 장관이 국무위원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달 9일부터 임명된 지난 9일까지 한달 동안 민주당은 집권 이후

 최악의 상황을 겪어야만 했다. 20·30 청년층의 비판과 중도층의 이탈, 보수층의 결집, 시민사회와 언론의 질타 등이

 연일 쏟아졌지만, 민주당의 대응수단은 턱없이 부족했다.


 사상 초유의 국민 청문회를 국회에서 개최하는 촌극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인사청문회가 성사됐고, 조 장관은 임명

됐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집권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왜 조국 구하기에 매진했을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청년전태일’ 김종민 대표로부터 ‘공정사다리’를 받고 있다. 2019.9.11  법무부 제공

  

조국 법무부 장관이 1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청년전태일김종민 대표

로부터 공정사다리를 받고 있다.


2019.9.11
법무부 제공

 


                   



1. 조국의 진실: 부자의 진실과 가난한 자의 진실은 평등하다.

첫째로 민주당 인사들은 조 장관을 지킨 이유로 조국의 진실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조 장관 본인이 직접 해당하는 위법행위는 없다는 것이다

.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조 장관 배우자와 딸의 특혜 문제, 5촌 조카와 연계된 사모펀드 문제가 불거졌지만 조 장관을

 옹호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였다.


민주당 한 의원은 평소 조 장관의 배우자가 재산이나 딸 교육 문제를 조 장관에게 따로 설명하지 않았을 거라는 내부적인 사정도 이해했다고 말했다.

설사 검찰 수사 결과로 조 장관 배우자나 딸의 특혜 의혹, 사모펀드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도덕성 문제에 그칠 뿐

조 장관 본인의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지 않을거란 믿음도 민주당의 결정을 뒷받침했다.

또 조 장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의 이유가 된 소위 강남 좌파의 위선적 삶에 대한 정서적 괴리감에 대해서는 부자의

진실과 가난한 자의 진실은 평등하다는 논리를 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조 장관을 옹호하는 이유가 386 운동권의 동질감은 아닐까 고민도 해봤다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부자의 진실과 가난한 자의 진실은 평등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국민들의 정서적 괴리감에 대해 사과하고 나선만큼 본인이 직접 관여한 위법행위가 없다는 진실을 믿는다는 뜻이다. 




 

질문하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2019.9.6  연합뉴스


질문하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2019.9.6
연합뉴스


     

        


2. 중도층의 이탈: 한국당의 반사이익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둘째로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중도층이 이탈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달 동안 진행된 조국 정국에서 민주당은 여론 추이를 계속 살폈지만 조 장관 의혹으로 돌아선 중도층의 표심이 한국당에 유입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한국당 청문위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기존 의혹을 재탕할 뿐 별다른 전략이 없는 것 같았다청문회 막판에 가서는 검찰이 기소해주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은 조 장관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이를 비판하는 한국당의 태도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민주당은 분석하고 있다.


, 민주당을 이탈한 중도층은 무당층으로 편입됐을 뿐 한국당의 지지도 향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국 이슈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지만, 민주당은 핵심지지층을 굳건히 지키는 정면 돌파를 선택

하게 됐다. 



조국 법무장관, 국무회의 첫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전례 없는 논란 끝에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조 장관.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조국 법무장관, 국무회의 첫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전례 없는 논란 끝에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3. 핵심지지층의 실망: 조국을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한다.


조국 정국은 민주당과 청와대뿐 아니라 여권 핵심지지층이 함께 뭉쳐 한국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에 싸우는 상황을

초래했다.

조 장관이 도덕성 타격으로 초기에 낙마했다면 모르겠지만, 핵심지지층이 총결집해 한달 동안 싸운 마당에 임명을 철회한다는 것은 핵심지지층의 실망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조 장관을 포기할 경우 핵심지지층의 30%가 돌아설 수 있는데 그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권 창출에 핵심적 역할을 한 소위 촛불세력의 대표주자였던 조 장관의 낙마는 조 장관 개인의 실패를 넘어

 문재인 정권의 실패로도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지키는 원칙적 선택을 했고 사법개혁이라는 촛불 이슈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10일 펀드 출자금 14억원 대부분을 투자받은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의 서울 노원구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10

펀드 출자금 14억원 대부분을 투자받은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의 서울 노원구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4. 검찰수사에 대한 반감: 조국이 밉더라도 정치 검찰만큼은 못봐주겠다.

조 장관을 둘러싼 자녀 교육과 재산 관련 의혹, 동문서답식 답변, 공감능력 부족 등은 여권 내에도 실망감을 줬다.

에 내년 총선에서 험지에서 싸워야 하는 영남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면 돌파가 아닌 소위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청문회 정국 벌어진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은 상황을 반전시켰다.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 대상이 된 조 장관은 흡사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떠올

리게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하려고 했을 때 검찰은 경찰 정보국장을 구속

시키며 저항하기도 했다검찰이 자기 조직을 살리기 위해 그런 태도로 나설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번처럼 대통령의 인사권에 정면 도전한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던 여권 인사들조차도 검찰의 정치적 행태에 대해선 입을 모아 비판했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조 장관이 지금 임명돼도 당장 할 수 있는 검찰개혁은 별로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검찰

 뜻대로 해준다면 지금 대통령은 윤석열이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과 조국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과 조국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일각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의 방향과 현 정부가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정반대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야당의 한 의원은 윤 총장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댈 수 있느냐였다그에 따른다면 윤 총장은 이미 검찰개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검찰의 정치 개입만큼은 엄격하게 대해야한다는 공감

대가 생겨나고 있다.

그에 따라 정치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사전에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 장관의 임명으로 시작된 조국 정국은 내년 총선 결과를 통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사법개혁을 비롯한 조 장관을 지킨 명분이 입증되겠지만, 한국당이 승리한다면

 정권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거란 평가다. 
문 대통령은 조국을 선택했고, 민주당은 조국을 버리지 못했다. 이제 국민의 선택이 남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출처: 서울신문







전 먹는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9일 오전 추석 물가 점검 차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방문해 전을 맛보고 있다.

 2019.9.9 연합뉴스





26.2%차에서 9.4%차로..1년새 바뀐 민주당·한국당 추석 분위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민심 잡기에 한창이다. 특히 한국당 대표는 대표로 취임한 후 이번이 처음으로 맞는 추석이다.양 당은 지난 추석과 비교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야권은 반전을 위한 공세, 여권은 현상 유지를 위한 방어를 하는 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추석연휴 전날인 11일 오전 서울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비교적 무난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여러분 모두 사랑하는 가족·친지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한가위가 되길 기원

한다민주당은 경제활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국민의 삶을 더 챙기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생을 강조하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삼가는 모습이었다.

한국당은 귀성 인사를 건너 뛰는 대신 조국 장관 임명을 규탄하기 위한 장외 투쟁에 나설 태세다. 최근 이언주 무소속 의원에 이어 이날 오전에는 박인숙 한국당 의원이 삭발을 감행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추석 대국민 메시지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 앞에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모든 분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새 26.2%차에서 9.4%차로한국당 수세국면은 여전


- 11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 문화의 거리’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9.11 연합뉴스


- 11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 문화의 거리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9.11 연합뉴스          



지난해 추석 한국당은 내부적인 일로 소란스러웠다.

 당시 대표가 없는 곳은 한국당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당대표 격으로 있었지만 임시적인 성격이 강했다.

 당 대표를 노리는 후보군들은 추석이라고 쉬지 않고 당권을 위해 달렸다.


당시 대선주자 후보 여론조사 1위는 황교안 대표였다. 황 대표는 추석 직전 에세이집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출판기념회를 열고 공식 활동을 본격적으로 나선바 있다.

반면 이해찬 대표는 대표에 오른지 한 달째였다. 이 대표는 20년 장기집권플랜을 밝히며 자신감을 높이고 있었다.


 당시 이 대표는 지도부 출범과 함께 최고위원들에게 각자의 전문성을 고려한 당내 역할을 부여하며, 발언 위주의

지도부를 현장 중심의 지도부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사이 양 당의 지지율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tbsYTN의 의뢰로 실시한 92주차 주간집계(9~11)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9.5%, 자유한국당은 30.1%를 기록했다.


 지난 추석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실시한 93주차 주간집계(17~21)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44.8%, 한국당 지지율이 18.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차이가 줄었다.

다만, 줄어든 차이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여전히 한국당이다.


유리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국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당 안팎에서 비판을 듣고 있어서다.

당내에서 삭발 투쟁까지 벌어지는 배경이다.

반면, 민주당은 치명적인 위기였던 조국 국면을 비교적 상처 없이 견뎌낸 것을 내심 기뻐하는 모양새다.

추석 연휴 분위기도 차이가 난다.

민주당은 수성을 위해, 한국당은 한판 뒤집기를 위해 이번 연휴를 보낸다는 각오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