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한눈에 보는 총선결과…‘카토그램’속 총선의 모습은?

투표용지가 너무 길구나 



연합뉴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5동 제2투료소가 설치된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유권자가 긴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2020.04.15.



  


1M씩 사회적 거리두기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1동 제3투표소인 웨딩홀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2020.4.15/뉴스1





투표용지 받은 자가격리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인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15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신대초등학교에서 자가격리자에게 투표용지를 건네고 있다.


2020.4.15/뉴스1







[데이터] 한눈에 보는 총선결과…‘카토그램’속 총선의 모습은?








한눈에 보는 총선결과…‘카토그램’속 총선의 모습은?


수도권에 몰아친 파란 물결 ‘85% 차지’
더 공고해진 지역주의의 벽 ‘영·호남 차이 뚜렷’
균형추였던 충청, 민주당으로 기울어





민심은 정부에 대한 견제보다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택했다.
 어제(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253개 지역구 의석 가운데 163석을 차지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84석에 그쳤다.
그야말로 여당의 압승이라는 평가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인구 비례에 따른 선거 결과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모든 지역구를 동일한 크기로 표현한 '카토그램' 지도를 제작했다.

남한 면적 약 10만㎢ 가운데 서울 면적은 605㎢ 정도로 0.6%에 지나지 않지만, 서울시 유권자는 847만여 명으로 전국 유권자 4,399만여 명의 19%에 이른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인구수를 고려한 선거 결과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각 선거구를 같은 면적으로 그린 것이다.

 253개 선거구 가운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121개 선거구가 전국 지도의 절반 정도 크기로 나오는 등 실질적인 유권자의 표심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카토그램 지도로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파란 물결의 확산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수도권 85%, 파란색으로 채워져

서울과 경기, 인천은 대부분 민주당의 파란색으로 물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수도권에는 지역구 의석 절반에 가까운 121석이 걸려 있는데 이 중 103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그 결과, 수도권의 85%, 전체 카토그램 지도의 41%가 파랗게 채워졌다.

서울의 경우, 전체 49개 지역구 가운데 용산에서 강남벨트로 이어지는 8개 선거구를 제외한 4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총선, 서울 지역의 71%를 차지했던 파란 칸은 84%로 그 범위를 넓혔다.









‘미리 보는 대선’으로 불렸던 종로구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광진을에선 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접전 끝에 야권 대선 잠룡이었던 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꺾었다.

이를 비롯해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 등이 차지했던 동작을, 관악갑·을, 양천을 등을 민주당이
쓸어왔다.
 20대 총선 때보다 의석수를 6석 늘렸다.











59개 의석이 달린 경기에서도 민주당의 확산세가 드러난다.
민주당은 통합당 원내대표 심재철 후보의 지역구였던 안양 동안을에 당 대변인 출신 이재정 후보를 내세워 탈환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시흥갑, 안산 단원갑·을, 용인병 등에 새롭게 파란 깃발을 꽂으며 모두 51석을 차지했다.
20대 총선 때보다 11석을 늘린 수치다.
반면 통합당은 7석 차지하는 데 그쳤고, 정의당은 1석(경기 고양갑 심상정)을 차지했다.
특히 고양갑은 전국 지역구 가운데 거대양당을 제외한 정당이 차지한 유일한 의석이다.

인천 지역에서도 파란 물결은 멈추지 않았다.
인천 연수을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현역 지역구 의원인 민경욱 후보(통합당)를 접전 끝에 누르고 당선하는 등 민주당은 기존 7개였던 인천 지역 의석수를 11개로 확장했다.

지역주의 회귀…핑크빛·파란빛으로 갈라진 영호남

반면 영남과 호남의 지역주의는 이번 선거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영남 지역은 거의 대부분 핑크빛으로, 호남 지역은 파란빛으로 물들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은 대구 수성을 무소속 홍준표 당선자 1석을 제외하고 모두 통합당이 차지했다.
대구 수성갑 현역 의원인 김부겸 후보(민주당)가 4선의 주호영 후보(통합당)에게 패하면서 지난 총선 때 대구 지역에서 유일하게 밝혔던 파란불이 꺼지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96%가 핑크빛으로 칠해졌다.

부산에서도 보수 세력의 확산세는 확인됐다.
지난 총선, 부산에서 12개 의석을 차지했던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선 의석을 3개 늘려 15석을 차지했다.
부산진구갑에서 서병수 후보(통합당)가 현역인 김영춘 후보(민주당)를 누르고 당선됐고, 연제에서도 통합당 이주환
후보가 민주당 김해영 후보를 제치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통합당은 정의당이 차지하던 창원성산 지역구에 깃발을 꽂는 등 경남의 16석 중 12석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울산의 6개 의석 가운데 5석을 차지하며 이른바 '낙동강 벨트'(부산·울산·경남)를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에서 명예회복을 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총선에서 11%에 그쳤던 호남의 파란색 칸은 이제 96%로 늘었다.










지난 총선, 광주 8개 의석을 국민의당에 모두 내줬던 민주당은 광주 북구갑 조오섭 후보가 현역 의원인 무소속 김경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등 8석 모두 다시 가져왔다.
호남 전체로 보면 민주당이 28개 의석 중 27석을 싹쓸이했다.

지난 총선에선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전남과 전북에서 각각 1석씩을 확보해서 지역구도의 벽이 허물어지는 듯
했지만, 이번 총선에선 지역주의의 벽은 더 공고해졌다.
지난 총선 호남 지역에서 23석을 차지했던 국민의당과 같은 제3정당의 돌풍도 연출되지 않았다.

판세 가른 '스윙보터' 충청 민심…중원도 푸른색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이 양분했던 충청권 의석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으로 쏠렸다.












민주당은 28개 의석 중 20석을 확보하며 충청 지역의 71%를 파랗게 물들였다.
동(통합당)과 서(민주당)로 갈라졌던 대전은 민주당으로 통합됐고, 의석수가 1개에서 2개로 늘어난 세종시(갑·을)
 역시 모두 민주당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각각 장관과 도지사를 지낸 경력이 있는 현역 의원들끼리 맞붙어 관심을 끈 청주 흥덕에서는 민주당 도종환 후보가
 통합당 정우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밖에 충북 증평진천음성, 충북 청주상당 등에도 민주당이 깃발을 꽂으며 세력을 넓혔다.

그간 보수 세력이 우세했던 강원 지역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은 눈에 띄었다.
지난 총선에서 원주을 지역구만 차지했던 민주당은 원주갑,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도 승리하며 의석을 3개로 늘렸고 통합당은 4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제주 지역 의석 3개는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민주당, 접전지서 과반 승리하며 판세 굳혀

특히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위와 2위의 득표율 차이가 3%포인트 이하인 지역구는 23곳이었는데, 민주당은 부산 사하갑, 충남 천안갑 등 12곳에서 승리하며 카토그램의 파란 영역을 넓혔다.
통합당은 접전지역 8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고, 나머지 3곳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는데. 결국, 민주당은 초접전지에서 승기를 잡아가며 판세를 굳혔다.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데이터 시각화: 임유나

 







[데이터] 한눈에 보는 총선결과…‘카토그램’속 총선의 모습은?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총선 결과와 관련 특별

기자회견을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월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월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총선 참패 후폭풍 통합당…'설거지' 누가하나



통합당 21대 총선 대참패, 춘추전국시대 예고
당권 및 대권 두고 5선 중진, 홍준표·김태호 등 각축전
비대위 체제 전환 유력, '김종인 불씨' 살아있나




4·15 총선에서 대패한 미래통합당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황교안 전 대표 사퇴와 함께 최고위원들의 대거 낙선으로 지도 체제 공백 위기에 몰렸다.
당장 당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오르내린다.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 중량감 있는 인사들은 당권 및 대권을 넘보고 있어 말 그대로 당은 '춘추전국시대'로 흐를

전망이다.


◇통합당 역대급 참패…'춘추전국시대' 예고

15일 치러진 21대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63개, 통합당은 84개의 의석을 얻었다.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 의석을 합하면 민주당은 180석을 확보해 '공룡 여당'으로

거듭난 반면, 통합당은 103석으로 개헌저지선(100석)을 겨우 턱걸이로 넘는 굴욕적 패배를 했다.

종로 지역구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에 패배한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15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제는 황 대표 뿐만 아니라 지도부도 대거 낙선해 사실상 지도 체제가 붕괴됐다는 점이다.

최고위원 11명 중 조경태 최고위원(5선·사하구을)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원내대표가 권한을 대행한다.

하지만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역구에서 떨어진 상태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따라서 원내대표가 아니면 선출직 최고위원 중 최고위원 선거 득표순으로 권한을 대행하는 규정으로 조 최고위원이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부분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지도체제에 대해선 난상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현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방법, 당선자를 중심으로 원내대표를 뽑아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당을 정상화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무엇보다 당이 비상상황인만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은 유력한 상태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은 총선 패배 후 김무성 대표가 사퇴했으며 원유철 원내대표가 권한대행, 정진석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비대위가 꾸려졌고 8월에 전당대회를 통해 이정현 대표가 선출된 바 있다.

통합당은 앞서 중도보수 통합 과정에서 전당대회를 오는 8월에 열기로 한 바 있다.

따라서 지도체제 논의, 비대위 전환, 전당대회 개최 순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5선 중진, 홍준표 등 대권 잠룡 각축전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중진 및 잠룡들은 당권과 대권을 저울질하며 물밑 움직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유력주자들은 줄줄이 낙선하며 차기 권력의 키는

 '무주공산' 상태에 놓였다.

중진급 중 주목되는 인물은 조경태 의원 뿐만 아니라 정진석(5선·충남 공주·부여·청양),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서병수(5선·부산진구갑) 의원 등이다.

 5선의 무게감이 입중된만큼 지도체제 구성에 있어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정진석 의원은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향후 역할에 대해 "당의 중진 입장에서 고민이 없을 수가 없다"라고 말

했다.

주호영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또 당의 책임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4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홍준표(5선‧대구 수성을), 권성동(4선‧

강원 강릉), 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4선‧인천 미추홀을) 의원.



(사진=연합뉴스)




통합당에서 공천 배제돼 무소속 출사표를 던졌다가 생존한 홍준표 전 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 전 지사(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윤상현(4선·인천 동구미추홀을), 권성동(4선·강원 강릉) 의원의 행보도 관심 대상이다.

황교안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자들에 대한 '영구 입당 불허' 방침을 밝혔으나, 선거 참패로 한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복당이 결국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권 의원은 16일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에 복귀할 경우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지사는 대권에 윤상현, 권성동 의원은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 1년6개월 전 기준으로 당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른바 '대권·당권 분리 조항'이다.

 따라서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경우 전당대회에 도전하지 않겠지만, 자신을 뒷받침할 세력을 지원할 것으로 보여 전당대회 각축전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유력 주자로는 통합 과정에서 당권을 양보하고 총선에서 묵묵히 지원유세를 한 유승민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총선 참패 속에서도 유승민계는 유의동, 김웅, 유경준, 김희국, 강대식, 조해진, 하태경, 류성걸 등 10명 이상이 생환

하며 영향력을 입증했다.

유 의원은 16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을 통해 "저희들이 크게 부족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보수의 책임과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며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라고 밝혔다. 그간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그가 대표 브랜드인 '개혁보수'를 기치로 기지개를 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종인 비대위' 불씨, 살아있을까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누가 위원장을 맡을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다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역할론과 관련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김종인 외에 다른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현실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장 능력있는 인사, 중립적인 인사로 누가 올 것인가 하면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당에서 요청하면 김 위원장 등판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은 과정에서 보듯 단순히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징검다리형 비대위'는

 맡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가 총선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 정당을 유능한 야당으로 개조하는 일도 거침없이 임하겠다"고 언급한만큼

대대적인 전권을 준 '혁신' 비대위를 맡겨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 참패로 의석 100석을 겨우 넘는 '없는 살림'에 당권 및 대권을 두고 '밥그릇 싸움'이 요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 체질 개선과 처절한 패배 복기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닥치고 물갈이 공천'…헛된 총선 신화 깨졌다


  •                         
  •                         
  •                         

  • 44% 물갈이 통합당, 28% 교체 민주당에 참패

    시대 변화의 흐름 못 읽고 밀실공천 구태 답습

    이젠 공천 과정·절차부터 투명·공정 보장돼야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를 더 많이 한 정당이 패배했다.

     총선 승리 공식이던 '물갈이 신화'가 깨지면서, 밀실공천의 구습을 타파하고 투명하며 공정한 새로운 공천 문화를

    논의하는 장이 열릴지 주목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 44.0%를 '물갈이'한 미래통합당이 103석에 머물러, 현역 의원 27.8%를 '물갈이' 하는데 그쳤는데도 18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다.

     현역 의원의 '물갈이' 비율이 큰 정당이 승리한다는 역대 총선의 '승리 방정식'이 깨진 것이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독 '현역 의원 물갈이'에 집착해왔다.

    통합당 관계자는 "다른 혁신이나 이렇다할 쇄신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저 현역 의원 '물갈이'만을 유일한 승리 공식으로 여기고 집착한 탓"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 '물갈이'를 많이 해야 이긴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심지어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기조차 전에 총선기획단에서 먼저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을 못박고 나설 정도였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본인이 2016년 총선에서 왜 공천배제됐는지도 모르고 공천 탈락된 아픔이 있어, 감점은 있을지언정 경선 기회만은 폭넓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이석현·이종걸 의원은 물론 심지어 금태섭 의원까지도 낙천은 됐지만 그 과정에서 경선을 거쳤다.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이 경선 과정에서 인지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리하면서, 민주당의 현역 '물갈이'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총선 승리 방정식'이 깨지게 된 원인으로는 시대의 변화가 꼽힌다.

    과거 정당 구성원들이나 유권자는 공천 결과만 참신해보이면 인정했으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공천 결과 뿐만 아니라

    그 과정과 절차에서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물갈이 공천'이란 본래 후보의 공천 뿐만 아니라 공천 준 후보의 당선까지도 책임질 수 있는 '제왕적 총재'의 정치적 결단으로부터 비롯됐던 것"이라며 "실제로 옛날 '3김'은 새로 '젊은 피'를 수혈할 때 오랜 '가신'이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그 지역구에 지원 유세 한 번 가서 손만 들어주면 신인을 당선시켜줄 수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정당이 인물 중심 정당에서 가치 중심 정당으로 변화할 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 더 이상 그런 카리스마적인 정치지도자도 존재하지 않게 됐다. 당장 통합당만 해도 이번 총선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누구 한 명 당선 책임져줄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자기자신조차 스스로 구해내지 못했다.


    각 지역구의 통합당 후보자들도 황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조차 공보물에 싣지 않는 판국이었다.

    이처럼 당선을 책임질 수 없는 인물이 공천에 관여해서 '물갈이'를 좌우하는 행태가 당사자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세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의원회관 방 하나 잡고 들어앉아 전화기 꺼놓고 자기들끼리 서류를 뒤적

    이며 공천을 낙점 주던 구시대적 밀실공천 행태가 반복됐다"며 "이같은 모습이 아무도 납득시키지 못하고 누구도 승복

    시키지 못하면서 총선 패배를 자초했다"고 개탄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통합당의 김형오 위원장은 '저승사자'처럼 '칼날'을 마음껏 휘두른 반면, 민주당의 원혜영

    위원장은 국민들이 누가 공관위원장인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라면서도 "결국 총선 결과를 보면

     누가 공천을 잘했는지는 드러난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휴대전화 안심번호 경선 도입 주장
    정작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이 쏠쏠히 써먹어
    당헌당규 개정할 때 상향식 공천 고민 담아야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통합당의 시각에서 볼 때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같은 시대 변화의 흐름을 보수 정당이 먼저 읽어냈는데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더 이상 '밀실공천'을 답습하지 않고 전국 253개 모든 지역구에서 휴대전화 안심

    번호 추출을 통한 전면적 상향식 공천을 실시하려 했다. 이를 위해 미리 더불어민주당과 협상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당내 경선 등을 위한 여론조사에 휴대전화 안심번호 사용을 가능하게끔 하는 조항까지 마련했다.


    종래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라 불리던 당내 공천 기구의 명칭을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로 바꾼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더 이상 공천을 '심사' 하지 말고, 경선을 '관리'만 하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같은 파격적 시도는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임명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전횡에 따라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 4·15 총선을 앞두고서는 현역 의원을 대량 '물갈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전면적인 상향식 공천은 엄두

    조차 내지 못했다.

    그 사이에 오히려 민주당이 과거 새누리당이 주장해 삽입된 휴대전화 안심번호 조항을 적극 활용해 거의 모든 지역구에서 잡음 없이 경선을 치러냈다.


    기왕 '물갈이 많이 한 쪽이 공천에서 승리한다'는 헛된 '신화'가 깨진 이상, 보수 정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를 정비할 때 투명하고 공정한 새로운 공천 문화 정립을 위한 고민을 담아내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 정당이 공천 때마다 내홍을 겪는 것이 2008년 총선부터 연속 네 차례 16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같은 실수를 두 번만 반복해도 '바보' 소리를 들을 판인데 네 번째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으니 당원과 지지자들도

     한심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왕 '물갈이 많이 한 당이 이긴다'라는 잘못된 '승리 방정식'이 깨진 이상, 새로운 공천 문화를 차분히 정립하면 좋을 것"이라며 "당헌·당규를 정비하면서 이번 공천 과정에서 악용된 추가 공모의 무한정 남발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총선 패배에 사퇴



    황교안, 총선 패배에 사퇴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2020.4.15 zjin@yna.co.kr







    패인은 수십가지라지만…"공천·막말에 통합당 스스로 무너졌다



    '문재인 무능? 너희는 더 아냐' 귀따갑게 들어"…

    "책임과 품격 못지켜"

    '코로나 블랙홀'도 판세 영향…

    김종인 효과' 기대하기엔 너무 늦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은정 기자 =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한 데 대해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유를 꼽자면 수십 가지"라고 말했다.

    지역구 84석이라는 역대급 참패를 당한 배경을 한두 가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만큼 통합당의 이번 패배는 당 안팎의 구조적·환경적 요인과 돌발 악재가 얽힌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 구로을에 '험지' 출마해 낙선한 김용태 의원은 연합뉴스에 "선거운동 기간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당신들은 대안 세력이 아니다'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정부 못하지만, 당신들은 대안 세력이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가의 비전과 정책, 그리고 당신들의 품격, 이 모두가 문 대통령 세력을 대신할 수 없다는 비판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

    뼈아프게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했던 김세연 의원은 연합뉴스에 "변화된 환경을 감지하는 능력이 없다

    보니 멸종의 길로 들어선 공룡같은 신세였다"고 꼬집었다.

    대구 수성갑에서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패인은)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예년보다 늦어진 공천, 공천을 둘러싼 후유증, 선거운동 막판 '막말' 파문으로 당이 스스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특히 "공천 막바지에 벌어진 아름답지 못한 '내 사람 심기', 또 막말, 이런 것들이 원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친문(친문재인) 논란'을 일으켰던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서울 강남병 공천 취소, 민경욱 의원과 민현주 전 의원 사이에서 공천탈락·경선이 수차례 번복된 인천 연수을의 '호떡 공천' 등을 가리킨 것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책임론'에 대해 "당 지도부가 공관위의 공천 과정을 계속 흔들어대 개혁 공천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장했다.

    대표적인 '막말' 논란은 차명진 전 의원(경기 부천병)의 '세월호 텐트'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선거운동 막판에 터지면서 수도권 격전지에서 20석 넘게 까먹었다는 게 통합당 내부 분석이다.








    비닐장갑 착용하고 투표 기다리는 차명진


    비닐장갑 착용하고 투표 기다리는 차명진

    서울=연합뉴스)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15일

     경기도 부천시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0.4.15 [차명진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photo@yna.co.kr




    차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기들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패배 원인을 차명진의 세월호 막말 탓으로 돌린다"며 "그즈음에 지지율이 오르다가 차명진의 세월호 텐트 폭로 때문에 급락한 자료가 있나.

    그거 내놓고 차명진 욕을 하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런 문제 제기에 유승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수의 책임과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고 요약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통화에서 "이들 원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미래'"라며 "문 대통령의 성과도 없었지만,

    무능한 '황교안의 통합당'에 미래가 없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렇다고 여당이 지난 3년 동안 잘했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거대 정당이 됐다고 보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기한 게 '코로나 블랙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면서 '조국 사태'도, 경제 실정도 모두 덮어버렸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재난 상황이 국내 '방역 실패' 논란을 잠재웠고, 오히려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를 '공격 소재'로만 삼은 통합당이 외면받았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대선은 미래를 보고 찍고, 총선은 정부에 대해 심판한다는 이론이 코로나로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며 "통합당은 코로나 때문에 진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가 90% 이상 차지했고, 나머지가 10%라고 해석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선거 직전 있었던 코로나 긴급생활지원금도 정부의 코로나 대응 실패를 묻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참패 분위기는 그동안 진보와 보수의 '균형점'을 잡았던 충청권이 민주당으로 쏠리는 효과로 이어졌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영입도 코로나에 가려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견해다.

    공천이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에서 영입돼 시간이 촉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 의원은 "공천이 거의 다 된 상태에서 오셨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충청권의 한 당선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패장은 아니다.

    너무 늦게 와서 수습할 수 있는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현장에서 느낀 김 위원장 역할은 천군만마였다. 기댈 수 있는 큰 언덕이었다"고 호평했다.






    취재진 질문 듣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취재진 질문 듣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0.4.16 yatoy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