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뉴시스DB).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 박태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박태현 기자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추미애·윤석열 '진흙탕 한달 전쟁'…尹, 3연속 판정승'
秋, 尹 징계 청구로 '벼랑 끝 싸움' 돌입
법무부 감찰위가 첫 판단…'절차 부적정'
법원도 직무배제 중지 결정…尹 2연승
秋, 징계위 심혈→정직…尹비위 공식화
尹소송으로 반격…법원 "효력중지" 판단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 청구로 시작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면전이 한 달 이상 지속하는 가운데, 윤 총장에 대한 일련의 제재를 두고 네 번째 외부 판단이 나왔다.
양측의 전면전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타당했느냐에 대한 사법부 판단으로 최종 승자가 결정지어지는데, 바로 전 단계인 집행정지 소송에서는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24일 인용했다.
법원 판단으로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을 잃는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의 벼랑 끝 싸움이 시작된 것은 꼭 한 달 전인 지난달 24일인데,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만큼 외부 판단이 나올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추 장관은 먼저 총장의 여러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징계 청구 및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렸고, 윤 총장은 당장 직무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윤 총장은 조치의 적법성을 가려질 때까지 직무정지 명령을 중단해달라는 소송도 냈다.
법원이 심리에 들어간 사이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처음으로 판단을 내놨다.
감찰위는 지난 1일 임시회의를 열고 추 장관의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수사의뢰 등 모든 절차가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조치에 대해 법무부의 자문 조직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발표된 내용에 대해서는 감찰 위원 사이 이견도 없었다고 한다. 윤 총장 입장에서는 환호할 만한 결과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태현 기자
감찰위 판단이 나온 날 밤에는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가 직무배제 명령 관련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해당 재판부는 윤 총장을 상대로 제기된 비위 의혹 등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추 장관의 직무배제는 사실상 해임에 준하는 조치라 중단돼야 한다고 봤다.
연이어 유리한 판단을 거머쥔 윤 총장은 곧장 대검찰청으로 출근길에 올랐다. 취재진 카메라 앞을 지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전국 검찰 공무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버팀목이 되겠다"는 다짐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잇따라 고배를 들이킨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측근으로 분류되던 고기영 전 차관의 항의성 사표를 이틀 만에 수리했고, 이용구 신임차관을 들였다.
윤 총장 측이 제기하는 절차적 문제 등을 감안해 징계위 개최 일정도 두 차례나 연기했다.
징계위는 지난 10일과 15일 두 차례 회의를 소집했고, 결국 정직 2개월 조치를 의결했다.
여권에서 주장하는 해임보다는 낮은 수위였지만, 윤 총장의 비위 혐의가 공식적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추 장관이 우위를 점한 모양새였다.
실제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징계를 결정한 16일부터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졌다.
윤 총장은 초유의 현직검찰 총장 징계 대상자가 됐고, 곧장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징계 취소 소송에 앞서 진행된 집행정지 소송에서 법원은 윤 총장의 요청이 타당하다 판단하고, 법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창원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회가 선포되자 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박태현 기자
추미애, 윤석열 복귀 충격 속 '침묵'…'책임론' 불가피
尹, 법원 결정 직후 "헌법·법치·상식 수호"
秋, 침묵…법무부도 '無반응'
법원 '절차 하자' 지적…"혐의 다툴 여지 있다"
秋 '무리한 징계 비판' 직면
尹, 오늘 직무 복귀…권력수사 챙길 듯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4일 법원의 징계 효력 중단 결정에 대해 침묵했다
. 즉각적인 환영 입장을 내놓으며 '크리스마스 출근' 의사를 밝힌 윤 총장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법원이 징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하고, 윤 총장에게 적용된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까지 내놓으면서 추 장관은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다.
반면 직무정지에 이어 정직 2개월 징계 상황에서도 기사회생하며 행보에 탄력이 붙은 윤 총장은 그간 강조해왔던 '권력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 秋 '침묵'…尹 "헌법·법치주의·상식수호 위해 최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윤 총장이 '정직 2개월 징계' 효력을 일단 멈춰달라며 추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이날 오후 늦게 일부 인용했다. 이로써 윤 총장은 정직 2개월 처분이 내려진지 8일 만에 다시 직무 복귀하게 됐다.
윤 총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 장관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까지 윤 총장 징계 관련 중요 국면 때마다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해왔지만, 이번 만큼은
다른 모습이다.
법무부도 말을 아낀 채 추 장관 개인 입장 표명을 기다리는 기류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집행정지 2차 심문이 열린 24일 윤 총장 측
변호인 이석웅(왼쪽) 변호사와 법무부 측 변호인 이옥형 변호가 서울행정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박종민기자
◇ 직무배제 이어 정직도 효력 정지 '2연타'…책임론 뒤따를 듯
재판에서 추 장관은 징계 절차상 하자는 없으며,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가한 징계를 법원이 중단시킬 경우 권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추 장관)의 주장만으로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징계위원회 기피 신청에 대한 의결 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일부 징계 절차의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윤 총장 징계 혐의에 대해 1차적인 판단을 내놓으면서 "신청인(윤 총장)의 본안 청구 승소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점은 추 장관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여러 징계 혐의가 향후 법정에서 다퉈볼 만한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판부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중대 비위라고 강조했던 '판사사찰 의혹'에 대해선 "매우 부적절하나 추가 소명자료가 필요하다"고 했고,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의혹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윤 총장이 중립 의무를 저버린 채 정치 행보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피신청인의 주장 및 그에 관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지난 직무배제 집행정지 재판에 이어 이번에도 추 장관의 '패배'로 귀결되자 검찰 내부에선 "결국 상식이 승리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추 장관이 '개혁' 구호를 앞세워 윤 총장을 휘몰아쳤지만, 사실상 무리한 행보였음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를 제청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의 거취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무리한 징계' 비판과 맞물린 책임론은 거세질 전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황진환기자
◇ 윤석열, 크리스마스 출근…'권력수사' 속도낼 듯
반면 '징계 그늘'에서 벗어난 윤 총장은 권력 수사부터 챙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재판 과정에서 이번 징계를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보복",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 저지 목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재판부는 "소명할 자료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윤 총장식 규정을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윤 총장 측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등을 거론하며 징계가 지속될 경우 수사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들에 대한 수사 의지를 그만큼 강력하게 피력한 것인 데다가, 지난 24일 정경심 교수에 대한 징역형 선고를 계기로 윤 총장을 향한 여권의 '과잉·정치 수사' 비판 논리도 다소 약해진 만큼 업무 복귀와 동시에 고강도 지시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를 위해 긴급하게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윤 총장은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1시쯤 곧바로 대검찰청에 출근해 조남관 차장과 사무국장으로부터 그간 밀렸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주말인 26일에도 대검에 나가 차장, 사무국장, 정책기획과장, 형사정책담당관, 운영지원과장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업무를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pswwang@cbs.co.k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재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처분에 대해 24일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문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관용차를 타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2020.12.25/뉴스1
문대통령 사과에 담긴 '일침'..법원 존중 그러나 "검찰은 성찰하라
민주당, 전날 "법조 카르텔 저항" 등 사법개혁은 잦아들듯
文 검찰개혁 의지 재천명에 여당도 '면죄부 아니다' 검찰개혁특위로 '협공'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복귀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 향후 여권의 공세도 사법부가 아닌 검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윤 총장의 직무 복귀에 관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을 향해서는 "법원의 판단에 유념해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특히 범죄정보 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찰한다는 논란이 더 이상 일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실제 법원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사유로 제시된 '재판부 분석' 문건에 대해 사용처, 취득 경위 등을 추가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도 "매우 부적절하고 이런 종류의 문건이 작성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권은 전날 법원에 대해 거센 비판을 이어갔지만, 향후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며 검찰비판과 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법원 결정에 대해 "행정부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징계를 결정한 엄중한 비위행위에 대해 이번에 내린 사법부의 판단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법원을 향해 "특권 집단의 동맹으로서 형사·사법 권력을 고수하려는 법조 카르텔의 강고한 저항"이라며 "강도 높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체계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해 민주적 통제, 시민적 통제를 시스템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에 대한 비판은 이날 오전에도 이어졌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재가를 번복하는 재판, 이건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이라며 "어떻게 판사 셋이 내린 판단이 징계위 결정보다 합리적일 수 있느냐"고 힐난했다.
다만 개별 의원의 비판과 별개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통해 기존 권력기관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검찰개혁특위로 전환하고 검찰 비위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결정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오후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 점에서 윤 총장은 공직자로서 책임을 느껴야 옳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가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탄식이 들린다"고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검찰에 대해 "특히 범죄정보 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찰한다는 논란이 더 이상 일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문 대통령은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관계를 통해 검찰개혁과 수사권 개혁 등의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한 만큼, 여당도 수사권 조정 등 입법을 통한 개혁에 주력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후 열린 환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청와대 페이스북) 2019.7.25/뉴스1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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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업무 복귀 - 행정법원의 검찰총장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따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25.연합뉴스
물먹은 윤석열 발탁했더니..카르텔 맞서는 촛불 들자
친문·친조국 성향 의원들 법원 맹비난
“사법·검찰 과잉 정치화가 민주주의 훼손”
“검찰·법원이 국민에 충성하게 만들겠다”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친조국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법원에 대한 맹비난이 쏟아졌다.
김성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사법과 검찰의 과잉 정치화가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려 한다. 정경심 교수와 윤 총장 관련 판결이 이를 상징한다”며 “이제는 온라인에서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에 맞서는 촛불을 들어야겠다”고 했다.
김병기 의원은 “물먹고 변방에서 소일하던 윤 검사를 파격적으로 발탁한 분이 대통령”이라면서 “윤 총장이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대통령께는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고, 인간적인 도리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 총장은 행정부의 한 조직인으로서 사법부에 감사하기 전에 국민과 대통령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며 “상식을 지키겠다면 이제 그 직을 그만 내려 놓으라”고 쏘아붙였다.
김용민 의원은 “지고 있는 것 같지만, 결코 지지 않는다. 전투에 져도 전쟁에서는 이길 수 있다”며 “입법을 통해 검찰, 법원이 국민에게 충성하도록 만들겠다. 시간도 의석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은 “판사 사찰 문건 작성이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하다고 판단하면서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한 것은, 감염병 확산이 우려된다고 걱정하면서 전광훈의 광화문 집회를 허용해 준 지난번 결정만큼이나 황당하다”고 썼다.
김 의원은 “사찰문건 작성이 부적절하다는 법원 판단이 있었던 만큼 윤 총장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며 “작성 목적과 문건 활용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2.22연합뉴스
문 대통령 “법원 결정 존중…국민들께 사과”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 총장의 징계 논란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언급을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법원의 판단에 유념해 검찰도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특히 범죄정보 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찰한다는 논란이 더이상 일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를 통해 검찰개혁과 수사권 개혁 등의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
결정에 대한 뉴스 속보가 중계되고 있다. 2020.12.25 뉴스1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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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2020년 12월 15일 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에 불이 켜져 있다. / 사진:뉴시스
정치 판도 바꿀 추미애-윤석열 대전(大戰) 시나리오
반문 전사’ ‘친문 후계’로 몸집 키워 대선 격돌!직무 정지된 윤석열,
여권 견제받으며 반문연대 주축 가능성 커져
검찰개혁 완수한 추미애, ‘노무현 탄핵’ 원죄 털고 대권 리더십 입증
임기를 약 7개월 남겨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12월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검찰총장이 중징계를 받은 건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 검사징계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 30분쯤 시작해 16일 오전 4시를 넘겨 17시간 넘는 마라톤회의를 벌였다.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증거에 입각해 6가지 혐의 중 4개를 인정하고 양형을 정했다”고 했다.
검사징계위에는 정 위원장 대리,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 등 4명이 참석했다.
검사징계법상 감봉 이상의 징계는 법무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재가하면 확정된다. 이날 추미애 장관의 징계 제청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징계를 재가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징계위가 열린 1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되어 왔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징계가 확정되자 “검찰개혁의 소명을 완수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반발했다. 윤 총장 측 법률 대리인 이완규 변호사는 15일 저녁 “누명을 벗겨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저희 노력과 상관없이 (결론이) 이미 다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도 16일 출근에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대통령 재가가 떨어지면 즉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미 추 장관이 자신을 직무에서 배제하자 이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및 취소 소송을 냈고, 검사징계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낸 상태다.
작심하고 밀어붙인 추미애의 ‘윤석열 제거 작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격돌은 2020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최대 사건이었다.
일련의 흐름을 되짚어보면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찍어내기로 작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2020년 1월 9일 추 장관이 자신의 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권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고 지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후 약 10개월에 걸친 압박 끝에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징계위에 회부하면서 제시한 이슈는 크게 여섯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2018년 11월 언론사 사주를 만난 것을 “사건 관계자와의 부적절한 교류”라고 규정했다. 조국 사건 등 재판부 개인정보가 담긴 보고서를 만들어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해 재판부를 불법사찰한 의혹이 있다고 했다.
또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대검 감찰부의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고,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감찰을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하라고 지시함으로써 감찰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한동훈 검사장 감찰 관련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고, 대면 감찰 요구를 4차례 불응해 감찰을 방해했다고도 했다. 압권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이다.
추 장관은 “대검 국정감사에서 정치 참여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고 징계 사유로 내놨다. ‘정치하지 않겠다’는 말을 안 했으니 정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추 장관은 2020년 11월 24일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가진 윤 총장의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에 관한 브리핑에서 “법무부 감찰 결과 확인된 검찰총장의 비위 혐의가 매우 심각하고 중대하다”며 “감찰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2020년 12월 16일 새벽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후 돌아간 상황은 추 장관이 받은 ‘말할 수 없는 충격’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1주일 뒤에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위 회부, 수사의뢰 조치가 모두 부적절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본래 법무부 감찰위는 법무부가 검찰총장 등 중요사항을 감찰할 때 자문을 받게 되어 있는 기구였다.
그러나 감찰위가 열리기 한 달 전쯤 추 장관은 법무부 훈령인 ‘법무부 감찰규정’을 개정해 감찰위의 사전 자문 규정을 의무에서 선택사항으로 바꿨다.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도 서울행정법원이 12월 1일 윤 총장이 신청한 직무정지 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힘을 잃었다. 검사징계위 구성을 두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검사징계위원장인 추 장관을 대신해 위원장 직무대리 역할을 해야 할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자진사퇴한 뒤 후임으로 임명된 이용구 차관은 임명 직전까지 검찰이 수사 중인 월성 원전 1호기 평가 조작 의혹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백운균 전 산업부 장관의 변호를 맡고 있었다.
심재철 검찰국장은 징계 사유 중 하나인 ‘판사 사찰’ 문건의 제보자로 지목돼 스스로 회피 신청하고 징계위에서 빠졌다.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채널A와 한동훈 검사장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서 형사 피의자로 관련돼 있다.
윤석열의 운명 가른 4인의 검사징계위원회
추미애 장관이 검사징계위원회 2차 회의일인 2020년 12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여러 논란 속에서도 검사징계위의 심의는 전광석화의 속도로 진행됐다.
윤 총장 측의 위원 기피 및 기일 연기 신청 등은 줄줄이 기각됐다.
의견서 작성에 하루만 시간을 달라는 윤 총장 측의 요청을 거부하고 시작한 마라톤 심의 끝에 내린 결정은 지난 1년에 걸친 논란의 과정과 추 장관이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라고 했던 것에 비추면 맥 빠진 수준이었다.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교류’와 윤 총장 자신에 대한 감찰 협조 의무 위반은 징계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불문(不問) 결정했다.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 유출과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감찰 방해 사유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결정했다.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 채널A 사건 관련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관련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은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심의를 마친 뒤 “위원회가 여러 측면,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걸 생각하고 결론 내렸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당초에 윤 총장의 징계 수준을 해임으로 보는 전망이 많았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임명권만 있기 때문에, 그를 해임하려면 합당한 징계 절차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윤 총장의 징계위 회부를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그를 총장직에서 쫓아낼 명분을 쌓는 수순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여론 악화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추-윤 갈등 장기화로 피로감이 누적되자 정부가 사활을 건 검찰개혁 전반에 부정 여론이 높아졌다.
1년여 전인 2019년 10월만 해도 공수처 설치를 찬성하는 여론이 51.4%로 반대(41.2%)를 앞섰다(리얼미터 조사 YTN 의뢰). 하지만 공수처 개정안을 처리한 직후인 12월 14일 같은 업체가 실시한 조사에서 공수처 개정안 처리를 ‘잘못된 일’이라고 한 응답자가 54.2%, ‘잘된 일’이란 응답은 39.6%로 역전됐다.
게다가 12월 들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콘크리트’라고 여겼던 40%가 무너지며 정권 출범 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 A는 이렇게 설명했다. “정치적으로는 윤석열을 무리하게 해임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크다.
자칫 보궐선거에서 발목을 잡히고 차기 정권 재창출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정직 수준으로도 윤 총장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A 의원의 말처럼 윤 총장은 검찰 안에서도 고립무원의 상태다.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특수부 후배들은 한직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진과 주요 사건을 담당하는 주요 검찰청에는 이른바 ‘추미애 라인’이 포진해 있다.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지만, 정치적 중립 의무 때문에 여론의 도움을 직접 구하기도 불가능하다.
결국 윤 총장이 기댈 최후 보루는 법과 원칙이지만, 징계 과정에서 보였듯이 절차와 명분은 권력의 의도로 얼마든지 바꾸고 포장할 수 있다.
제거당한 윤석열, 정치에 사활이 걸렸다
윤석열 총장이 2020년 12월 1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선 11월 24일 추미애 장관은 윤 총장을 직무 배제했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의 불안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징계의 정당성은 물론 검찰개혁의 순수성이 훼손된다. 윤 총장을 식물 총장으로 만들겠다는 여권의 노력이 수포가 된다. 이는 정권에 치명적이다.
제아무리 40%의 콘크리트 지지자들이 버틴다 해도 중도 민심이 돌아서면 51대49의 싸움인 선거의 승패는 정해진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긴 해도 민주당 안에서 추 장관의 강한 드라이브가 여론을 악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윤 총장의 정치활동 가능성도 여당의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윤 총장이 ‘정치 불참’을 확실히 밝히지 않은 것을 징계 사유로 댈 만큼 여권에서 윤 총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은 경계 대상 1호다. 여권에서 그가 정치할 생각을 가졌다고 의심하는 이유는 근거가 전혀 없진 않다.
실제로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 총장은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1년 뒤 국감에서 정치활동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한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의 정치 활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석열의 자발적 의지가 아니라 이 정권이 그가 정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길로 내몰렸다”고 했고,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이 앞으로 정치를 안 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에 윤 총장의 사활이 걸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 정치를 하게 만든 건 그의 권력 의지가 아니라 친노 세력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윤 총장도 마찬가지로 그의 권력 의지가 아니라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정치에 나서게 할 동력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의 해석이다.
다만 윤 총장이 정치하기로 결심한다 해도 과정이 순탄하진 않으리란 분석이 많다.
우선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윤 총장이 거론된다. 공수처장과 공수처 검사 등 임명 절차를 고려하면 출범 시기는 2월쯤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2월까지 윤 총장을 정직 상태로 묶어둔 뒤 공수처가 출범해 그를 첫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면, 적어도 7월 퇴임 때까지 식물 총장 상태로 발을 묶어두거나 다시 직무를 정지하는 등 여러 가지 수를 노려볼 수 있다.
윤 총장의 대선 출마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반격의 여지를 막는 방법도 여권에서 공감대를 키우고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현직 법관과 검사가 공직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로부터 1년 전에 사직해야 한다는 내용의 검찰청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법이 개정되면 7월에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은 2022년 3월에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판사 출신으로 21대 총선 14개월 전에 사직하고 출마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이 법의 핵심은 ‘판사가 재판으로 정치한다’,
‘검사가 수사로 정치한다’는 국민의 불신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이 경우에도 윤 총장이 3월 이전에 사퇴한다면 대권 도전은 가능해진다. 임기를 채우더라도 윤 총장이 직접 출마 대신 반문 연대의 핵심 멤버로 합류해 ‘킹메이커’ 역할을 맡는 방법도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더 반기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의 한 원외 인사는 “내년 대선은 정권심판론보다 더 큰 명분이 있을 수 없다.
윤 총장이 꼭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더라도 보수 재건과 반문 연대에 힘을 보탠다면, 중도 민심에 끼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권의 핍박을 받는 순교자’ 이미지를 입은 윤석열이 참여하는 야권의 ‘빅 텐트’ 위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어 보인다.
검찰개혁 과업 완수한 추미애, 대권행 티켓 얻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2020년 12월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등
강행 처리를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소득은 상당하다.
공수처법이 통과됐고, 정권의 눈엣가시를 제거했다. 길게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민주 진영의 염원이었던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의 마침표를 찍은 법무부 장관이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친문 진영은 ‘노무현의 꿈에 조국이 주춧돌을 놓았고, 추미애가 지붕을 얹었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강력한 여전사 ‘추다르크’를 법무부 장관에 앉힌 게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완성함으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가담했던 원죄를 말끔히 씻게 됐다.
또 좌고우면하지 않는 강한 추진력과 돌파력을 입증했다.
친문 진영의 지지와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얻은 것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때 윤 총장과 동반 퇴진해야 한다는 여권 일부의 주장은 쏙 들어갔다.
복잡한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할 처지인 윤 총장과 달리 추 장관의 출구는 적어도 민주당 입장에선 ‘명예로운
꽃길’이 펼쳐진 셈이다.
2020년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이성윤 중앙지검장
응원 화환을 치우고 있다. / 사진:뉴시스
물론 윤석열 몸값을 높여준 당사자란 책임론은 향후 정치 판도가 변했을 때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때릴수록 그의 지지율이 치솟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대로 정부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했다. 그래서 ‘추나땡(추미애가 나서주면 땡큐)’이란 웃지 못할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선 추 장관의 대권 도전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추 장관은 11월 16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 의향이 있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오직 검찰개혁에 사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그 일이 마쳐지기 전까지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관직을 그만둔 뒤의 진로에 대해선 “그거야 알 수 없고, 검찰 개혁이 완수될 때까지는”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 안에서도 추 장관의 대권 도전 시나리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본선 경쟁력을 제쳐놓고 추 장관이 나온다면 경선 흥행의 한 요소가 될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민주당 대권 구도는 이낙연 당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양강을 형성하고 있다.
김부겸·김두관·임종석·이인영 등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의 경쟁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대중적으로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한 추 장관이 나서면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비문 계열의 민주당 내 한 정책통은 “추 장관은 인물 가뭄을 겪고 있는 친문의 대표 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고향은 대구다. 정치적으로는 25년간 서울(광진구을)에서 5선을 지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해 정계에 진출했다. 친노의 앙금도 이번에 말끔히 털었다. 그의 분석이 이어졌다.
“추 장관은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강점을 모두 갖췄다. 두 사람의 약점으로 꼽히는 확장성과 친문의 지지 기반도 확보할 수 있는 위치다.
강한 지도자 이미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이 정도 스펙을 가졌는데 대권 도전을 누가 마다하겠나.”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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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뉴스 키워드, 뉴스 등장인물
12월, 코로나를 앞지른 뉴스는 추미애·윤석열
올해 뉴스 21만 건 보니… ‘확산 비상’ 등 코로나 이슈 압도적
4월 윤미향, 7월 박원순, 9월 이후 추미애·윤석열로 떠들썩
“내년은 대립·갈등·의혹 대신 기대·해결·안심의 한 해 되길”
어느새 올 한 해도 저물어간다. 연말이면 누구나 한 번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저마다 느끼는 후회와 아쉬움, 뿌듯함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2020년은 특별한 한 해였다.
겪어본 적 없었던 일상 중지는 그간의 당연함을 원점부터 재검토하게 만들었다.
건강과 안전의 의미는 물론이고 가족, 일, 학습에 있어서도 새로운 기준과 방식이 필요했다.
오랫동안 우리 공동체의 지향이었던 ‘뭉쳐야 산다’는 ‘뭉치면 위험하다’로 변모했다.
누군지 파악이 어려운 마스크 쓴 얼굴이 민얼굴보다 안심을 가져다 주는 요즘이다.
2020년을 보내며 올 한 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조망해보았다.
보다 체계적인 접근을 위해 주요 매체를 통해 생산된 뉴스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빅카인즈 시스템을 활용하여 분석했다.
2020년 1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 빅카인즈 뉴스 아카이브에 축적된 총 363만2205건의 기사를 대상으로, 매일 가장 많은 기사가 생산된 10개 주제에 해당하는 총 21만5392건의 기사를 2차 추출하여 전반적인 양상을 살펴봤다.
한 해 동안 단일 주제의 기사가 가장 많이 생산된 것은 1월 29일의 ‘중국 코로나 확산 비상’(1264건)과 2월 6일 ‘코로나 확산 가속화’(1237건) 관련 내용이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마스크 공급 부족 등의 혼란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확산의 속도나 범위가 제한되며 성공적인 K방역이 부각되기도 했다.
여당의 확고한 승리로 끝난 4·15 총선이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윤미향 의원에 대한 이슈가 있었지만, 5월 12일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비상’(554건)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는 뉴스의 중심이자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후 7월 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이 보도되며 정치권은 물론 국민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7월 14일 ‘정치권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후폭풍’(577건)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7월 내내 진실 공방이 이뤄졌다.
이후 8월 들어 다시 시작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은 조만간 코로나19의 종식을 고대하던 국민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신규 확진자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며,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10월 13일)되었고, 백신 개발 및 확보에 대한 보도(9월 16일)도 나타났다.
월별 주요 이슈 뉴스보도 추이
하반기에 코로나19를 제외하고 일간 가장 큰 이슈는 미국 대선이었다. 11월 5일 ‘혼돈의 미국 대선’(1026건)에서 11월 9일 ‘미국 대선 바이든 당선 확정’(924)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이 보도되며 논란은 이어졌다.
그리고 연초부터 극한 대립 양상을 보여왔던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은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담긴 12월 17일 ‘윤석열 총장 정직 2개월 처분’(944건)이 보도되며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림 1> 주요 이슈별 보도 기사의 월별 추이
이번에는 개별 뉴스를 주요 이슈별로 묶어 이슈의 흐름을 짚어봤다.
예상대로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전반적으로 많이 보도되었지만, 9월과 12월의 양상은 다른 시기와 차이가 나타났다.
바로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과 관련한 사안들이 공수처 출범이나 검찰 개혁과 연결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다른 이슈에 비해 양적으로 큰 비중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관련 보도는 올 한 해 내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반면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보도는 4월에, 박원순 전 시장 관련 기사는 7월에만 집중적으로 생산되었다.
1년간의 전체 분석 기사를 대상으로 가장 빈번히 출현한 뉴스 키워드와 인물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뉴스 키워드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 ‘발생’ ‘확산’ ‘감염’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뉴스 인물로는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이와 함께 ‘추미애’ ‘윤석열’이 나타나고 있어 올 한 해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고 가장 뜨거운 이슈의 주인공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분석 대상 뉴스 기사에서 추출한 키워드와 등장인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2020년 대한민국은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었다.
겨울로 접어들며 증가하고 있는 확진자 추이나 백신 확보를 둘러싼 논란들은 이 어려움이 쉽게 끝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자영업자들의 한숨 역시 금방 잦아들 것 같지 않다.
불확실성만이 확실해진 시대를 겪어내고 있다.
한 해를 돌아보며 한 가지 기원하는 바, 새해에는 금년보다 좀 더 많이 웃을 수 있고 흐뭇한 뉴스가 우리와 함께했으면 한다. 대립과 갈등, 논란, 의혹, 불안 대신 성사, 기대, 해결, 달성, 안심과 같은 얘기가 빈번히 우리를 찾아왔으면 한다.
서민 불안의 오랜 근거인 부동산 문제도 길을 찾고, 빈번히 언급되는 정치인들은 국민의 피로를 가중시키기보다 풀어주는 역할로 다가왔으면 한다.
사회적 필요에 의해 소환된 물리적인 거리 유지가 고립된 개인과 파편화된 공동체를 낳지 않도록 새로운 방식의 연결과 연대의 지혜가 필요하다. 겪어 본 적 없는 코로나19이기에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겠지만,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상적 진화가 절실한 때이다.
시민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 인도에 놓인 '윤석열 화환 행렬'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박태현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윤석열 검찰청장의 성탄절
황규학부소장의 포커스) 추미애장관, 윤석열 검찰청장 이게 최선일까?
교회재판상담연구소 황규학부소장의 포커스 = 지난 1년 동안 추매애 법무부장관이 한 일은 주로 윤석열 찍어내기였다.
윤석열 찍어내기로 코로나로 어려운 가운에 백신도 일찍 구입하지 못하고 한 해를 다 보내었다.
추미애가 한 일은 윤석열의 두 달의 직무집행 징계였다. 두 달 징계를 하기 위하여 온통 언론의 집중을 가져왔고 법무부장관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추미애법무부장관은 16년 전인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광주에서 2박 3일 간 15km를 삼보일배 했던 여인이다.
삼보일배는 자신이 지은 악업을 뉘우치고 자신을 버리는 불교 신자들의 전통적 수행법이다.
추미애는 지난 2016년 8월, 어느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제 정치 인생 중에 가장 큰 실수고 과오입니다."라고 하며 잘못을 인정하였다.
이제 추미애는 16년 전을 회상하며 관행처럼 다가오는 결정적 오판에 대해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탄핵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제 정치 인생 중에 두번 째 큰 실수고 과오입니다"고 인정해서 다시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번에는 더욱 참회하는 뜻에서 법무부에서 검찰총장실이 있는 곳까지 삼보일배를 할 것이아니라 뜻있는 성탄절, 비대면예배에라도 참석하여 회개의 눈물을 드렸으면 한다.
그는 법무부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울산시장 선거에 대해 청와대 개입을 수사하던 검찰 지휘부를 모두 교체하고 청와대지킴이로 앞장섰다. 이는 법무부장관으로서 그야말로 법이 없게 하는 法無부 장관이었다. 지난 6월 2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추미애장관은 "검찰총장이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장관이)지휘했으면 따라야지". "장관 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역대 검찰총장 중 이렇게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는 등의 말을 토했다.
결국 추미애의 지시는 불법지시가 되어 검찰총장이 지킬 필요가 없는 직권남용의 지시가 되어버렸다.
성탄을 맞이하여 추미애는 동방박사들처럼 왕의 탄생에 황금과 유황, 몰약은 드리지 못하지만 금년 한 해동안 세치의 혀갖고 온통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망령된 행위에 대해 청와대의 왕이 아니라 진정 만왕의 왕께 한 줌의 회개의 눈물을 드린다면 보다 의미있는 성탄이 되지 않을까 한다.
황규학 박사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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