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과 집값 폭등 등 힘들었던 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는 29일 수많은 자동차가
지나친 충북 보은 말티재 도로가 굴곡진 한 해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2020년 다시 보기-올해 뜨겁게 달군 이슈 키워드
어느덧 2020년 달력의 마지막 페이지를 앞두고 있다.
올해 무엇을 했는지 아무리 떠올려봐도 마스크를 사고, 쓰고, 벗은 기억밖에 나질 않으니, 오죽하면 “2020년 환불해주세요!”라는 외침이 목 끝까지 차오를 정도다. 시간은 환불이 안되더라도,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이슈 핵심 키워드를 살펴 보며 올해를 빠르게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떨까.
내년은 좀 더 좋은 소식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온택트 컬쳐가 열렸다
▷#OTT 시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가의 문이 꽁꽁 닫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10월 전체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0.6% 감소했다고 알려진다.
극장, 영화계가 얼어붙은 만큼, 사람들은 스마트 단말기를 통해 OTT(Over The Top Service)를 본격 이용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선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시즌, 왓챠 등의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넷플릭스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한국 유료 가입자가 330만 명(9월30일 기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계 역시 올해는 극장 대신 OTT 개봉을 선택하고 있고, 국내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들도 OTT를 통해 전 세계 안방에서 스트리밍 되고 있다. OTT 업체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큰 인기를 얻으며, 본격 콘텐츠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 #온택트 서비스 개막
뮤지컬 ‘모차르트!’(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언택트 트렌드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상향되며 극장가의 불이 꺼졌다. 관객들이 찾아오길 기다리던 극들이 이제는 안방 1열로 관객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본격 온택트(Ontact, On+Untact) 서비스가 개막한 것. 이는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전시, 공연장, 콘서트 등을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 6월엔 BTS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이 진행됐으며, 9월에는 뮤지컬 ‘모차르트!’가 온라인 유료 스트리밍으로 1만5000명의 유료 관객을 모았고,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단독 리사이틀 역시 무관중 온라인 공연 프로젝트로 공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K-콘텐츠
▷ #Do you know ‘K-contents?’
‘킹덤2’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해 칸 영화제 수상에 이어, 올해 초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특히 ‘기생충’은 비영어권 최초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언급한 “1인치 장벽”을 뛰어넘기 충분했던 셈. 그와 더불어 독립영화 ‘벌새’ 역시 국내외 영화제에서 약 60관왕을 수상했다.
한편, 앞서 언급했듯 온라인 플랫폼이 확장되며 해외에서 새로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킹덤’ 시즌2가 넷플릭스 공개된 후 국내외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 일본에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가 인기를 얻으며 ‘4차 한류’란 말이 생겨났다. 최근엔 『연금술사』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아저씨’에 대한 극찬을 남기는 등 새로운 K-콘텐츠가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 #다이너마이트급 영향력 BTS
방탄소년단(사진 빅히트Ent), ‘2021 그래미 어워드’ (사진 그래미 어워드 공식 홈페이지)
방탄소년단(BTS)이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8월, 영어 싱글 ‘Dynamite’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른데 이어, 11월30일(현지시간) 새 미니앨범 ‘BE’의 타이틀곡 ‘Life Goes On’이 1위를 기록한 것. 특히 이번 ‘Life Goes On’의 경우 대부분의 가사가 한국어로, 한국어 가사의 곡이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역사상 최초이다.
BTS는 앞서 2021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Pop Duo/Group Performance’(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왔던 바. 미국 대중음악계에 최고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전해지는 그래미에서 BTS의 수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1 그래미 어워드는 내년 1월31일(현지시간) 개최 예정이다.
▶부캐 유니버스
▷ #MC유-니버스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위), 싹쓰리(아래)(사진 MBC)
품질보다 콘셉트가 핵심이 되는 세계. 이제는 나를 둘러싼 하나의 캐릭터만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개인은 삶의 방식을 세분화시킨 ‘부캐릭터’(이하 부캐)를 선보인다.
이러한 트렌드는 연예계 역시 마찬가지. 대표적으로 개그맨 유재석은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수많은 부캐를 탄생시키고 있다.
캐릭터 스토리를 펼쳐 놓으면 그야말로 MC유의 세계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유니버스)’다.
영재 드러머 ‘유고스타’, 트로트 가수 ‘유산슬’, 라면 요리사 ‘유라섹’ 외에도 ‘유르페우스’, ‘유DJ뽕디스파뤼’, ‘닭터유’, ‘지미유’ 등 매주 프로그램 주제나 진행 방향에 따라 새로운 부캐가 등장한다.
특히 올해는 부캐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유두래곤, 린다G, 비룡)와 ‘환불원정대’(만옥, 천옥, 은비, 실비)가 가요계를 휩쓸었다. 그밖에도 둘째 이모 ‘김다비’, ‘카피추’, ‘캡사이신’ 등 부캐들이 여러 영역을 오가며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트로트 신드롬
▷ #젊어진 트로트
바야흐로 올해는 트로트의 해였다. 정통 트로트가 현대적 트렌드와 만나 구수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내기 시작했고, ‘팬덤’ 또한 형성됐다. 이를 이끈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비롯해 ‘트로트퀸’ ‘보이스트롯’ ‘트롯신이 떴다’ 등 ‘트로트’를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들은 올드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중년과 젊은 세대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재미로 승부했다.
실력과 쇼맨십을 겸비한 출연자들이 트로트와 댄스, 발라드, 라틴, 뮤지컬, EDM 등을 결합해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려한 무대 매너를 선보이기도.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트로트 전성시대는 한동안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테스형 외친 나훈아
나훈아 콘서트 포스터(사진 제공 예소리)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지친 국민들을 위로한 것은 백신, 치료제보다도 ‘문화의 힘’이 빨랐다.
나훈아가 돌아왔다.
지난 9월, 비대면 공연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통해 15년 만에 TV 방송을 통해서다.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민소매 티셔츠와 청바지는 여전했고, 포스 넘치는 무대 매너, 화려한 CG가 더해져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는 평. 특히 공연 말미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겁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는 나훈아의 말 한마디에서 2020년은 환불이 안 되도 세월과 힘든 현실로부터 맞설 힘을 얻기에 충분했다.
▶운동을 합시다
▷ #우아한 근육
유튜브 채널 ‘오늘부터 운동뚱’(사진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캡쳐)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사진 웅진지식하우스), 『50, 우아한 근육』(사진 꿈의지도)
‘맛있는 녀석들’의 홍일점, 민경장군 ‘김민경’이 프로그램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을 통해 헬스, 종합격투기, 필라테스, 축구 등에 도전하며 숨겨진 잠재력을 선보였다.
타고난 운동 신경과, 센스로 ‘근수저’(근육+금수저 합성어)로 불리게 된 김민경은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함께 깨부셨다. ‘필라테스는 날씬한 사람만 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무작정 살을 빼야 한다’ 등이 아닌 ‘운동을 한 뒤에 먹는 밥이 맛있다’, ‘몸의 밸런스를 위해 운동을 하는 것’으로 인식 전환을 시킨 것. 그밖에도 출판계에서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 아닌데요』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50, 우아한 근육』 등의 에세이, 건강 서적 등이 연이어 출간되면서 이제 사람들은 무조건 날씬한 몸매가 아닌 코어와 체력 상승, 자존감 회복과 균형 있는 삶 이루기 등을 새로운 운동 목표로 삼고 도전에 나서고 있다.
▶너도 나도 숏폼 콘텐츠
▷#숏확행
지코 ‘아무노래’(사진 KOZ 엔터테인먼트)
15초~1분 내외의 짧은 비디오, 숏폼(Short-form) 형식의 콘텐츠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짧은 시간 내 흥미로운 재미를 주는 스낵컬쳐를 선호하는 요즘, 가장 자주 쓰이고 파급력 높은 플랫폼은 단연 틱톡이었다.
틱톡은 ‘숏확행’(짧아서 확실한 행복) 슬로건을 외치며 전 세계 짧고도 흥미로운 영상들을 공유시켰다.
특히 올해 초 가수 지코(ZICO)가 틱톡을 통해 48초 분량의 ‘아무노래’ 관련 영상은 8억 뷰를 돌파, 짧지만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안무·노래 영상으로 ‘챌린지 문화’ 유행에 편승했다.
이러한 ‘밈’(meme, 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 동영상) 현상은 국내외가 주력하는 트랜드 키워드로,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역시 숏폼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가수 비의 노래 ‘깡’이 대표적인 예로, 깡은 발표된 지 2년 만인 올해 밈으로 역주행 붐이 일었던 바 있다.
또 최근 tvN은 나영석 PD와 함께 5분짜리 숏폼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방송 이후 유튜브에서 풀버전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TV는 물론, 유튜브 채널을 오가며 숏폼 콘텐츠의 확장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일시 멈춤
▷ #여행 업계 일시 멈춤
인천공항 1터미널 서편 여행사 부스 스케치(사진 매일경제 한주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라이프스타일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은 아마도 여행 라이프일 것이다.
특히 여행을 가서도 현지인보다 열심히 다닌다는 한국인이라면 더욱 더. 전 세계 여행 업계는 지금까지도 ‘일시 멈춤’ 상태다. 단체 여행의 축소, 공유 경제 서비스의 하락, 관광·항공 업계 역시 존폐 위기에 놓였다.
국내에선 하나투어가 지난 11월13일, 사내 통신망을 통해 내년 3월까지 무급휴직을 연장한다고 공지했고, 모두투어와 노랑풍선 역시 시행 중이다.
역설로 바이러스 공포로부터 덜 신경 쓰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캠핑, 차박 등 언택트 여행법 트렌드로 부상했다.
그밖에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인근 2~3시간 선회비행 후 복귀하는 상품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비롯해, 참좋은여행이 선보인 ‘희망을 예약하세요’는 코로나 시대 억눌렀던 여행 수요를 반영한 상품이다.
참좋은여행은 내년 3월에 방역 모범국 출발, 내년 여름부터는 유럽, 북미 등의 행선지로 출발하는 해외여행상품에 예약금 1만 원이라는 초강수를 둬, 일찌감치 사전 예약이 폭발하기도 했다.
▷#세계적 축제 일시 멈춤
2020년 7월24일 개막 예정이었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결국 연기가 결정됐다.
내년 7월23일 개막, 8월8일 폐막하는 일정이다.
하계 올림픽이 감염병으로 연기된 것은 1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더불어 지난 10월 개최 예정이던 ‘두바이 엑스포 2020 세계박람회’ 역시 2021년 10월1일로 연기됐다.
▶뉴트로는 계속된다
▷ #뉴트로 콜라보 제품 매진행렬
90년대 감성을 더한 혼성그룹 ‘싹쓰리’(사진 MBC), 1950년대 문을 열어 올해 70세에
가까워진 곰표가 선보인 패딩(사진 대한제분)
해외 유수의 명품 브랜드들이 일찌감치 젊은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젊은 고객층의 니즈 파악에 나선 것처럼, 올해 국내 오래된 장수 브랜드들도 트렌드에 편승해 각종 스페셜 에디션 상품을 선보였다.
브랜드 히스토리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오래되고 촌스러워 보이는 물건은 30, 40대 이상의 소비자에겐 과거 시절의 그리움을, 젊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오기 때문. 유통업계, 여행업계, 대중음악계, IT기기 등 각 분야에서 복고풍 에디션이 2020년 소비자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기 충분했다.
▶집콕 시대, 언택트 라이프
▷ #집콕 챌린지
‘집콕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달고나 커피(사진 KBS ‘편스토랑’)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상향되며 집콕에 지치고, 이야깃거리가 부족했던 MZ세대에게 심리적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놀거리들이 올해 화제가 되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 ‘MZ세대의 집밥과 집콕챌린지’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장되고 집에서 하는 여가 생활을 SNS에 공유하는 ‘집콕 챌린지’가 유행했다.
특히 올해 초 화제가 된 400번 저어 만든 ‘달고나 커피’, ‘탕후루 키트’, 포켓팅의 신화 ‘강원도 감자 구매 대란’의 경우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인증샷 인증으로 이어졌다.
▶세계 정치 이슈를 살펴보다
▷ #바이드노믹스
조 바이든(사진 매경DB, 사진공동취재단)
11월7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관심 속에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Joe Biden)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올렸다.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델라웨어주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을 역임하며 도합 정치 경력이 50년에 달한다는 그는 2021년 1월20일 정식으로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조 바이든의 경제정책(법인세 인상, 고소득층 증세, 최저임금 인상, 친환경 인프라 투자 등)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 晋三)가 지난 8월, 건강상 문제로 사의를 공식 표명하며 8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일본의 새 총리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선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스가 총리 취임 후 첫 정상통화에서 관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일본 방문, 주일한국대사에 강창일 전 의원을 내정하는 등 한일 관계가 긍적적으로 변화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물 위로 떠 오른 n번방 사건
▷#디지털 성범죄 심각성 물 위로
‘n번방 사건’.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까지 텔레그램 등 메신저 앱을 이용하여 ‘스폰 알바 모집’ 같은 글을 게시하여 피해자들을 유인한 다음,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도록 하고, 이를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성 착취 사건이다.(참고 및 발췌-위키백과) 이 사건은 대학생 취재단 ‘추적단 불꽃’ 의해 처음 폭로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후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정치권에서도 해당 사건이 이슈화되며 사건 동조자들이 검거됐다.
지난 11월, ‘박사방’의 사건 주범인 조주빈에게 징역 40년형이 선고(그밖에도 공범, 유료회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의 1심 재판 역시 이달 내 열릴 예정이다.
▶2020 부동산
▷ #부동산 이슈 HOT10
올해 부동산 이슈는 뜨거운 감자였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매매, 전세시장이 혼돈이 벌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연이은 부동산 대책 등이 나왔지만 큰 효과를 보이진 않고 있다. 직방은 지난 30일, 2020년 부동산 시장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부른 부동산 시장 변화 ▲부동산시장 군불된 저금리 유동성 확대 ▲아파트 주수요층으로 등극한 20~30대(영끌) ▲6.17대책, 7.10대책, 8.4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 ▲전세시장 불안과 주택임대차3법 개정, 월세이율 규제 ▲아파트 청약 광풍, 로또 분양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부동산 허위 과장광고 제제위한 공인중개사법 개정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탈법거래 조준한 자금조달계획서 강화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매경DB,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8호 (20.12.15)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비바100] 2020년 화제의 인물들 1월 코로나19부터 '기생충' 봉준호,
4월의 하정우까지
[연말결산 ⑤2020 피플트리] ①1월 코로나19, 2월 봉준호, 3월 신천지 연예인, 4월 하정우
2020년은 난데없이 지구촌 전역에 난입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온전히 내어준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혹은 그에 따른 이슈몰이에 나선 2020년의 사람들이 있다.
칸영화제는 물론 아카데미까지 휩쓴 ‘기생충’의 봉준호, 아미에 이어 전세계 음악팬들까지 사로잡은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해커들에 협박당하다 한방 날린 하정우,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에 선임된 이미경 CJ 부회장, K방역으로 주목받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한국 배우 최초로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심은경 등은 낭보의 주인공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 불거진 인종차별 반대운동 ‘블랙 라이브즈 매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의 사적 모임으로 물의를 빚은 BTS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등과 매니저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순재·신현준, 엔니오 모리꼬네·채드윅 보스먼·숀코네리·김기덕 등 세상을 떠난 영화거장들 등 슬프거나 안타까운 이들도 있었다.
1월 이렇게 길게 갈지 몰랐다…코로나19 시작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확인된 SARS-CoV-2의 감염증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뉴스를 장식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는 1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3월에는 상태를 범유행으로 격상시켰다.
2020년 12월 27일을 기준으로 8067만 명이상의 확진자와 176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타났다.
● 정준영 단톡방의 ‘아재버전’ 주진모
배우 주진모의 휴대전화가 해킹당한 뒤 연예계 남성들의 어두운 일면이 또다시 드러났다
.평소 주진모와 친한 연예인들과 나눈 대화는 수영복을 입은 여성 사진과 노골적인 외모품평,성매매를 암시하는 정황이 드러나 지난해 큰 파장을 일으킨 정준영 단톡방의 ‘아저씨’ 버전이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 상 하나 주고 3년 저작권? 이상문학상 거부 김금희·이기호·최은영 작가
국내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이 수상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주최 측이 상을 주며 3년 동안 작품의 저작권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문단에서는 작가들의 소중한 노동의 결과물을 상을 준다는 이유로 빼앗아선 안 된다며 수상을 거부한 김금희, 이기호, 최은희 작가의 결단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 이국종 교수에게 “때려치워”라고 말 한 강심장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의 욕설을 퍼붓는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유희석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쏟아낸 막말로 이 교수와 의료원 사이에 센터 운영을 둘러싼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이 교수는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 때 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지원되는 신규채용 예산 20억여원을 제대로 쓰지 않아 외상센터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호소했었다.
2월 한국영화 101년 만의 쾌거!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사진=아카데미 인스타그램)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개 트로피를 받은 ‘기생충’은 올해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비영어권 국가 영화가, 아시아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석권하는 등 사상 초유의 일로 평가된다.
백인들의 잔치로 평가된 오스카 트로피였기에 ‘기생충’은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정도만 ‘따 놓은 당상’이란 예상이 많았기에 4관왕에 대한 기쁨은 유난히 컸다.
● 혼인신고와 아이 먼저, 공개는 나중에…성준, 쿨 이재훈
배우 성준에 이어 쿨 이재훈까지 남자 연예인들의 깜짝 결혼 및 2세 소식이 이어진 2월이었다.
쿨 이재훈은 5일 자신의 팬카페에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을 고백하려 한다”면서 게재한 장문의 글로 지난 2009년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부부의 연을 맺고 2010년 득녀, 2013년 득남해 가정을 꾸린 사실을 고백했다.
배운 성준 역시 군 입대 전 혼인 신고를 하고 아이를 출산한 사실을 손편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후 성준은 상근예비역으로 복무를 마치고 9월 직계가족만을 초대해 뒤늦은 결혼식을 올려 훈훈함을 더했다.
●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 시인 최영미의 용기!
2017년 고은 시인을 ‘미투’(#Me Too) 고발했던 최영미 시인이 2005년 시집 ‘돼지들에게’를 개정증보판으로 출간하면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성폭력 사례들이 진보와 보수 ‘진영 논리’로 확산돼 파장이 일었다.
이에 최 시인은 SNS에 “제 시들을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마세요. 위선에 진보 보수 따로 있나요?
운동권 전체를 성추행 집단으로 몰지 마세요”라는 댓글로 다시 한번 핵심을 짚었다.
3월 종교의 자유를! 연예계 신천지 논란
연합
코로나19가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교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불똥은 연예계로 튀었다.
이에 일부 연예인들과 엔터테인먼트사는 연예계에 번지고 있는 ‘신천지 루머’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동욱과 유재석, 가수 아이비와 테이, 허각 등의 이름이 ‘유명 연예인 신천지 신도들’이라는 지라시에 실리며 논란이 일었다.
● 지난해 버닝썬 사태로 늦은 입대, 승리
빅뱅 전 멤버 승리(30·이승현)는 지난해 버닝썬 관련 혐의로 지난해 악몽같은 한 해를 보냈다.
더불어 해외 투자자 성매매를 여러 차례 알선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카지노에서 수억원대 상습도박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지만 군 입대를 하면서 사건이 보통군사법원으로 이송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 미국 아카데미는 ‘기생충’이 일본은 심은경이 접수!
심은경이 일본영화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이 상을 받은 것은 1978년 일본 아카데미상 제정 이래 처음이다. 앞서 한국 배우로는 2010년 배두나가 ‘공기인형’으로 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극 중 심은경은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신문사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를 연기했다.
● 모든 건 SNS탓? 자체 자가격리 기간 중 일본 여행으로 물의 빚은 국립발레단 나대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대구 공연에 참여했던 나대한이 국립발레단이 정한 자체 자가격리 기간에 일본여행을 다녀와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일본에서 나대한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 한국발 입국자 전체에 대한 입국이 금지됐다. 향후 비난이 확산되자 국립발레단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나대한을 해고했다.
정단원 해고 처분은 국립발레단 역사상 처음이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4월 내가 오돌뼈로 보이니? 하정우식 해커 대처법
유명인의 휴대폰을 해킹해 돈을 요구한 해커 일당이 배우 하정우의 기지로 일망타진됐다.
이들은 총 8명의 연예인을 협박했고 5명으로부터 6억이 넘는 금액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명인들이라 신고하기를 주저했고 이 사건은 묻힐 뻔했다. 하지만 하정우는 달랐다.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단독 공개한 메신저 대화를 보면 펭수 이모티콘과 재치 넘치는 화법으로 이른바 협상을 시도하며 경찰이 수사할 시간을 벌어줬던 것.
검찰은 “연예인 휴대전화를 해킹한 뒤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금원을 갈취한 사건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편취한 금액이 큰 점을 고려할 때 사안이 중대하다”고 실형을 내린 상태다.
● 네 가족이나 여자친구가 당했다고 생각해봐…조주빈 N번방
범인의 얼굴은 너무도 평범했다. 하지만 그 범죄는 심각하고 악랄했다. 조주빈(25)을 비롯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디지털성착취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대다수의 피해자가 10대로 확인되는 등 범행의 잔혹함이 공분을 자아내며 주범 조주빈에게 1심에서 징역 40년형이 선고됐다. 공범 5인에게도 7~15년형이 선고됐다.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사법부가 마침내 디지털 성범죄를 강력범죄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물이다.
● 이원일 예비신부 학폭 가해자 논란
스타셰프와 미모의 재원이었던 한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과거’에 발목이 잡혔다.
이원일 셰프는 약혼녀인 김유진 PD가 10대 유학시절 동급생을 폭행하고 괴롭혔다는 논란이 대두되자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피해자와 만나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진 김PD는 자살기도를 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대중을 놀래키기도 했다.
현재 두 사람의 결혼은 잠정 미뤄진 상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봉준호 감독. 사진=이데일리DB
▲ 윤석열 검찰총장 ⓒ 이희훈
윤석열·봉준호…이 얼굴들 안다면 2020년 다 아는 것
◆ 올해 화제의 10대 인물 ◆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방역 최일선의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국민적 영웅으로 존경받는 한 해였다. 국내에서는 `검찰 개혁`을 내세운 정권에 검찰총장 업무가 중지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에 `혁신` DNA를 심어준 이건희 회장이 별세해 또 한시대가 저물었다.
전염병 확산에 우울한 국민에게 힘이 된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 그룹 방탄소년탄(BTS)과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었다. 올해 매일경제신문이 뽑은 10대 인물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총장서 대선후보로
임명 당시 여권에서 `검찰 개혁 적임자`라는 찬사를 받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불과 1년4개월 여 만에 헌정 사상 초유의 정직 징계를 받은 총장이 됐다.
발단은 윤 총장이 현 정권 실세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수사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시작됐다.
여권은 이때부터 윤 총장과 각을 세우더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에 착수하자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취임한 추미애 장관은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을 통해 지속적으로 윤 총장을 압박했다.
결국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해 판사 불법 사찰,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위반 등 사유로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고,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하면서 윤 총장 직무가 정지됐다.
하지만 곧 윤 총장이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법원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정직 징계효력을 집행정지해 윤 총장은
복귀하게 됐다.
윤 총장은 보수 진영 대권 주자로 부각되면서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앞서며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내 손안에 있다
영화감독 봉준호는 2020년 한국의 거목을 넘어 세계적 거장이 됐다.
그의 작품 `기생충`이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영화사를 새로 썼다.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도, 한 사람이 한 작품으로 트로피 4개를 받은 것도 92년 오스카 역사상 최초다. 델버트 만 감독의 `마티`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64년 만에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사례이기도 하다.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2억5800만달러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 최초로 2억달러를 넘겼다.
미국 방송 CNN은 `2020년을 규정짓는 문화적 순간들` 중 하나로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꼽았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봉 감독을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코로나 방역 최전선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국내 코로나19 방역 선봉에 선 지 1년이 됐다.
정 청장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질병예방센터장을 맡아 언론에 자주 얼굴을 비쳤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방역 책임자로서 전 국민은 물론 해외에까지 얼굴을 알렸다.
처음 코로나19 브리핑을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20일로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발생했을 때였다.
이후 국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정 청장은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며 2월에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브리핑에 나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1시간도 못 잔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기자 질문에 `1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2~3월 대구·경북 중심 1차 유행과 8월 수도권 중심 2차 유행, 그리고 연말 3차 대유행까지 정 청장이 12월 말까지 진행한 브리핑은 총 150회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가 독립할 때 당시 본부장이었던 정 청장이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맡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검찰개혁 칼 들었지만…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여권 핵심 인사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이후부터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했다.
인사권을 통해 검찰 내 이른바 `윤석열 라인`을 좌천시켰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견제했다.
헌정 사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7건 중 6건을 추 장관이 했다.
윤 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던 추 장관은 결국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혐의를 인정해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징계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전국 검사들이 추 장관에게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성명을 내는 등 `검란(檢亂)`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찰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된 직후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故 이건희 삼성 회장
초일류 깨우고 떠난 거목
지난 10월 향년 78세로 별세한 이건희 삼성 회장은 남다른 혜안과 실행력으로 삼성그룹뿐 아니라 한국 경제 도약을 이끈 거목이었다.
그는 한국이 첨단 기술 강국이 되려면 정보사회의 `쌀`인 반도체에 진출해야 한다고 확신했고, 부친인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설득해 1983년 삼성전자를 반도체 사업에 진출시켰다.
이 회장은 1993년에는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반드시 온다"며 휴대폰을 삼성의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또 "미래에 자동차는 전자제품이 된다"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예견했다.
이 회장의 지휘 아래 삼성은 D램 반도체와 갤럭시 스마트폰 등 세계 1등 제품을 숱하게 쏟아내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위대한 사상가이기도 했다. `신경영`을 비롯해 `디자인 경영` `마하 경영` 등 그가 제시한 경영철학은 삼성은 물론 한국 재계 전반에 뿌리내렸다.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고 사회공헌을 경영의 한 축으로 삼는 등 기업문화 혁신에도 앞장섰다.
방탄소년단
美 빌보드 완전 정복
방탄소년단(BTS)은 올해 한국 대중음악사를 새로 썼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을 `올해의 엔터테이너(Entertainer of the Year)`로 선정했다. 타임은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K팝 그룹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보이밴드"라며 "올해 여러 앨범으로 모든 종류 기록을 깼고, 팝스타 반열의 정점에 올랐다"고 밝혔다. 타임의 선정 배경에는 방탄소년단의 대기록이 자리한다.
지난 8월 발표한 영어곡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차트 핫100 1위에 올랐다. 한국인 가수의 이 차트 정상 정복은 사상 처음이었다. 이어 11월 발매한 한국어 가사 노래 `라이프 고스 온`도 1위를 차지했다.
피처링한 `새비지 러브`까지 포함하면, 핫100 3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라이프 고스 온`이 수록된 앨범 `BE`가 빌보드200 1위를 동시에 석권하면서 `월드스타`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정의선 회장
젊어진 현대차 신임 선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0월 14일 전격 취임했다.
1970년생인 정 회장은 그룹 수석부회장에 오른 지 2년 만에 회장이 됐으며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20년 만에 새로운 총수를 맞이했다. 정 회장 부친인 정몽구 전임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사에서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 4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고객을 넘어 인류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고 역설했다. 그는 현대차에 발을 담근 후 디자인경영을 통해 혁신을 이뤘고, 제네시스 출범도 주도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다.
소통과 자율, 책임을 중시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확산시키고 해외 권역별 자율경영 체제도 도입했다.
무엇보다 그는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넘어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로보틱스 등 신사업 분야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손흥민
달리고 차면 어느새 골
세계 최고 프로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손흥민은 6번째 시즌인 올해 `월드클래스` 선수로 분류되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020-2021시즌이 시작된 후 사우샘프턴 전에서 4골을 넣으며 개인 최초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등 총 13경기에서 11골을 넣었다. 이를 통해 영국 현지에서 뽑는 올해의 EPL 베스트 11에도 선정됐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올해 초) 번리를 상대로 70m를 단독 드리블한 후 넣은 골로 한 해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FIFA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으로 뽑히기도 했다.
토트넘 소속으로만 99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해 빅리그 통산 100호골을 달성하며 98골의 차범근을 이미 넘어섰다.
손흥민은 세계 최고 클럽들이 영입을 고려한다는 소문이 무성할 정도로 올 한 해를 빛낸 최고 축구선수로서 손색이 없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일도 취미도 다 잡았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의 리더십은 올해 게임 회사 대표와 프로야구 NC다이노스 구단주로서 두 분야 모두에서 빛을 발했다.
대표이사로서 그는 본업에서 먼저 홈런을 날렸다.
올해 `리니지M`과 `리니지2M` 흥행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만 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217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8548억원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 2조원 돌파는 기정사실화됐다
.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668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3378억원)의 2배에 달한다.
내년에는 해외에서도 이 같은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간판 게임인 `리니지2M`이 대만을 필두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야구에서는 창단 9년 만에 정규리그와 코리안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 세리머니 역시 주목을 받았다.
NC다이노스 우승이 확정되자 김 대표는 검은색 천으로 둘러싼 물체와 함께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선수들과 승리의 감격을 나눈 김 대표가 천을 걷어내자 155㎝ 길이 `집행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NC다이노스 주장이자 포수인 양의지 선수가 집행검을 번쩍 들어올리며 선수들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박원순 前서울시장
내년 4월 시장 재보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9일 실종된 뒤 10일 0시께 서울 북악산에 있는 성곽길 인근 산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8일 밤 박 전 시장의 전 비서가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7일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박 전 시장이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하고, 결국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장직이 공석이어서 내년 4월 7일 실시되는 재·보선은 여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됐다.
여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이,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출마 뜻을 밝히고 있다.
[류영욱 기자 / 박승철 기자 / 서정원 기자 / 정희영 기자 / 노현 기자
/ 서진우 기자 / 이용건 기자 /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제공.
네이처 ‘올해의 10대 과학 인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버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꼽은 올해 과학분야 화제인물 10인에 선정됐다.
이외에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캐스린 얀센 백신 연구개발 책임자와 중국 역학자 리란 주안, 우루과이 바이러스학자 곤살로 모라토리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쓴 만큼 이와 관련된 인물이 다수 선정됐다.
네이처는 16일 ‘2020 과학분야 화제인물 10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리치 모나스터스키 네이처 심층기사 편집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2020년 올해 과학계에 가장 큰 사건들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들을 꼽았다”며 “이들은 그들의 동료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규명부터 백신 개발 선도, 북극 기후 관련 연구자들의 안전보호까지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화제 인물들은 코로나19와 관련 있다.
네이처는 첫번째로 거버러여스 사무총장을 화제인물로 꼽으며 “코로나19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들을 결집시키는 노력을 펼쳐왔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위기대응에 있어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버러여스 사무총장이 모든 국가가 동일한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정치적 역풍이 뒤따라도 꼭 그 일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및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NIAID 제공
파우치 소장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화제 인물로 꼽혔다. 네이처는 파우치 소장을 ‘과학의 수호자’라 칭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잘못된 정보 유포에 맞서 대중에게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아던 총리는 신속하고 단호한 방역 조치로 뉴질랜드를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게 지키며 시민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던 것에 국제적 찬사를 받았다고 평가받았다.
코로나19 사태에 신속한 대응을 보여준 중국인 2명도 선정됐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위험을 빠르게 인지하고 중국 정부가 춘절 전 우한을 봉쇄토록 설득해 바이러스 확산을 늦춘 중국 역학자 리란 주안과 코로나19 발생 초기 바이러스의 RNA 염기서열을 신속하게 분석해 공개한 중국 바이러스학자 장용전도 화제 인물로 꼽혔다.
캐스린 얀센 화이자 백신연구개발 책임자. 화이자 제공
다음으로 우루과이산 코로나19 진단도구를 개발해 감염병 확산을 막은 우루과이 바이러스학자 곤살로 모라토리오와 미국과 영국에서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끈 캐스린 얀센도 화제인물로 선정됐다.
네이처는 얀센을 ‘백신 리더’로 표현하며 “지난 4월 테스트 시작부터 11월 임상 3상 완료까지 단 210일 만에 백신 개발을 해내는 업적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에폴리스 경찰의 비무장흑인 살해사건 후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연구활동 중단’ 운동을 한 챈다 프레스코드 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우주물리학과 교수와 뎅기열 종식을 이끌 수 있는 선구적 기술을 개발한 인도네시아 공중보건학자 아디 우타리니, 추위와 곰 등으로부터 북극 국제연구단의 안전을 책임지는 베레나 모하웁트 연구원도 화제인물로 꼽혔다.
네이처는 내년 주목해야 할 인물 5명도 꼽았다.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는 WHO팀의 일원이 될 마리온 쿠프만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라스무스대 의료센터 연구원과 중국 화성탐사원 톈원 1호의 수석설계자 장롱차오, 인간 유전자의 완벽한 서열을 알아내기 위한 ‘T2T’ 컨소시엄의 책임자 카렌 미가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생물학과 교수가 꼽혔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꼽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차기 센터장 로셸 발렌스키와 금성에 거주하는 생명체 여부를 연구하고 있는 제인 그리브스 영국 카디프대 교수도 함께 선정됐다.
네이처 제공
[결산2020] 연합뉴스 선정 10대 국내뉴스
(서울=연합뉴스)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어삼킨 한 해였다.
국내에서는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1개월 만에 하루 1천명 선을 넘기며 3차 대유행이 벌어지고 있다.
팬데믹 속 치러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헌정사상 최다 의석수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거대 여당은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압박했고, 연중 계속된 갈등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사태로 이어졌다.
지방정부는 수도 서울과 제2 도시 부산 시장의 '미투' 파문으로 요동쳤으며 서울에서 시작된 부동산 광풍은 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 번졌다.
남북관계는 올해 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공무원 피살 등 파행을 이어갔다.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성 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고, 유례없이 긴 장마와 초강력 태풍으로 여름은 고통스러웠다.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이끈 기업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6년 5개월 만에 세상을 떴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로 팝 역사를 새로 썼고,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세계 영화사를 바꿨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선정한 10대 국내 뉴스다.
◇ 코로나19 대유행…다시 위기 상황
세종시 고등학교 학생, 교직원 전수조사 / 2020.11.27 / 김주형 기자
올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11개월째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1, 2차 유행을 거쳐 현재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첫 확진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 온 중국인 여성이었으나 2월 18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1차 대유행이 본격화했고, 2월 29일 90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대구·경북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한 달 만에 약 8천 명으로 늘었다.
3월부터 콜센터, 종교시설 등을 고리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터져 나오자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도입하고 진단검사로 감염자를 신속히 격리·치료하면서 확산세를 억제했다.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의 분주한 의료진 / 2020.12.2 / 최재구 기자
5월 초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고, 8월 중순부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이 발생했다.
2차 유행 역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꺾였지만 이후 소모임·직장 등 일상감염이 급확산하면서 11월 중순부터 3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하루 1천명대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연일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 민주당 총선 압승…'단독개헌' 빼곤 무소불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 163석,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의 17석을 합쳐 총 180석을 확보하며 유례없는 압승을 거뒀다.
이는 헌정사상 단일 정당이 차지한 최다 의석수이며, 원내 의석 비율 60%는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최고치다.
반면 제1야당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지역구와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을 합쳐도 103석을 차지하는 데에 그치며 개헌저지선을 겨우 지켰다. 원내 3당 민생당은 0석 원외정당으로 전락했고, 20대 때의 다당제 국회는 양당제로 회귀했다.
개표방송 지켜보며 박수 치는 더불어민주당 / 2020.4.15 / 김인철 기자
5분의 3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강제중단을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는 등 국회에서의 절대적 주도권을 갖게 됐다.
절대 과반 의석을 토대로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의 임명동의안도 단독 처리가 가능해졌다.
사실상 개헌 빼고는 거의 모든 국회의 권한을 휘두를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민주당은 21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결과 18개 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며 입법 독주의 발판을 놨다. 상임위를 야당과 배분하지 않은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통합당은 관례대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버틴 끝에 '11대 7' 협상안마저 거부했다.
◇ 검찰개혁 둘러싼 秋-尹 갈등 1년 내내 지속
검찰개혁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연일 신문지면과 인터넷 뉴스란을 달궜다. 추 장관은 연초 벽두 취임하자마자 검찰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포문을 열었고, 윤 총장과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로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추 장관은 채널A 전 기자 강요미수 사건('검언유착' 의혹)에 이어 윤 총장의 측근·가족 비위 의혹 수사에서도 윤 총장을 수사 지휘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잇달아 발동했고 검찰 안팎의 반감이 노골화됐다.
윤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작심 발언을 한 뒤 검찰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연관된 월성 1호기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맞물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징계 절차에 돌입하자, 전국 검사들이 항의 성명을 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양측 갈등은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은 검찰개혁에서 비롯됐으나 극단적 양상을 띤 채 장기화하면서 검찰개혁의 명분과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도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형사·공판부로 전환하고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은 지속됐다.
검찰개혁의 보루로 여겨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반대하는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 주도의 검찰개혁에는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법제사법위원회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 하사헌·임화영 기자
정치권에서도 검찰개혁은 가장 휘발성 강한 뇌관이었다.
여권은 윤 총장을 검찰 기득권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야권은 윤 총장에 대한 사퇴요구를 '보복'으로 보고 방어막을 쳤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지면서 되레 윤 총장은 보수진영의 유력 차기주자로 떠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은 치솟았고,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투는 차기구도는 '3강 구도'로 재편됐다.
◇ 박원순 극단선택·오거돈 사퇴…정치권 미투 파문
수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미투' 파문이 충격파를 던졌다.
서울대병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 / 2020.7.10 / 서울시 제공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9일 일정을 취소하고 홀로 공관을 나선 뒤 이튿날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전날인 8일 박 전 시장의 비서가 경찰에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였다.
박 전 시장은 2011년 보궐선거 당선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한 최장수 서울시장이었고, 국내 첫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인 1993년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등을 이끈 인물이었다.
특히 10년 가까이 그를 보좌했던 현 서울시 고위 간부들이나 비서실장 등의 책임론까지 제기되면서 서울시정은 일대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사퇴 의사 밝힌 후 인사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 2020.4.23 / 손형주 기자
4번째 도전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된 오거돈 전 시장은 지난 4월 부하 직원을 추행했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직을 내려놨다.
업무시간에 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사퇴 시점이 총선 직후여서 민주당 지도부의 사전 인지 여부와 피해자와 사퇴 시점 협의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증폭됐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을 4개월여간 수사했지만, 본인이 밝힌 강제추행 외에는 측근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의혹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며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관용차 내에서 직원 성추행 의혹 등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 '대책 또 대책'에도 안 잡히는 집값, 전세난까지 심화
작년 말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12·16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은 잠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동안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2월 수원·안양·의왕시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지만, 투자 수요는 다시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옮겨갔고 정부는 다시 6·17대책에서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과 대전, 청주 등지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투자 수요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여기에 집값 상승을 우려한 실거주자들이 매수에 가세하면서 서울 집값도 뛰기 시작했다.
부동산대책 발표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 2020.6.17 / 김승두 기자
정부는 다주택자·법인에 대한 세금을 크게 올리는 내용의 7·10 대책을 발표하며 수요를 눌렀으나 이번엔 전세시장으로 불이 옮겨붙었다.
7월 말 전격 시행된 새 임대차법이 영향을 미쳤다.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세입자가 크게 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급등했다.
그러자 전세난에 지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늘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값이 다시
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정부는 전세난 해소를 위해 공공임대를 확대하고,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등의 전세 대책도 내놨지만 당장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과정에서 20∼30대까지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생각에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며 좀처럼 집값 상승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연락사무소 폭파·서해 공무원 피살…남북관계 파행
올해 남북관계는 경색을 넘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북한은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해 6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따라 협력의 상징으로 그해 9월 문을 연 연락사무소가 1년 9개월 만에 사라졌다.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위"라고 비난했고, 이후 남북관계는 경색을 넘어 긴장국면에 들어갔다.
폭파되는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 2020.6.17 /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중앙TV 캡처)
세 달여 뒤인 9월 22일에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북측이 사체를 불태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적으로는 대북감정 악화로 이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월 25일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북한은 피격 사건에 대한 남측의 공동조사 요구에 끝내 응답하지 않았고, 해양경찰청의 집중 수색에도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남북관계는 파행을 이어갔다.
◇ 텔레그램서 발생한 조직적 성착취…n번방 사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n번방'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대학생 취재팀인 '추적단 불꽃'의 첫 보도를 시작으로 언론을 통해 구체적인 범행 방식과 피해 규모가 알려졌다.
피해자 중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돼 있고, 성 착취 수법이 악랄해 국민적 공분이 어느 때보다 컸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찰 송치 / 2020.3.25 / 정하종 기자
각 경찰청에 설치된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동원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3월 규모가 가장 큰 채팅방 중 하나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검거했다. 또 5월에는 'n번방'으로 불리는 숫자 대화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을 붙잡아 구속했다.
이들과 공모해 조직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돈을 내고 채팅방에서 동영상을 구입한 공범들 역시 줄줄이 검거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외에도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가 적용됐다. 첫 재판이 열린 지 7개월 만에 조주빈에게는 1심에서 징역 40년이 선고됐다.
수사당국은 채팅방 운영자들뿐 아니라 성 착취물 제작·유포를 방조한 혐의로 유료 회원은 물론, 무료 회원까지도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만 해도 처벌하는 등 성범죄 처벌 수위를 높인 이른바 'n번방 방지법'도 지난
5월부터 시행됐다.
◇ 방탄소년단·'기생충', 팝과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쓰다
방탄소년단 새앨범 BE 글로벌 기자간담회 / 2020.11.20 / 강민지 기자
방탄소년단(BTS)은 올해 한국 가요사는 물론 팝음악계 판도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대기록을 연이어 탄생시켰다.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5대 음악시장 앨범 차트 정상을 석권하더니 8월 발표한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첫 1위를 거머쥐며 북미 시장에서 대중적 인기까지 잡았다.
주변부에서 출발한 K팝이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인기 정점에 오른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다이너마이트'는 BTS에 한국 대중음악 사상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 지명까지 안겨줬다.
12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담아낸 '라이프 고스 온'이 한국어 곡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싱글 정상에 올랐다. 미 시사잡지 타임이 BTS를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하는 등 이들의 행보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 2020.2.10 / 김도훈 기자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세계 상업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석권하며 세계 영화사를 다시 썼다.
'기생충'은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봉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 영화 최초에 그치지 않는다.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도,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것도 처음이다.
한 사람이 한 작품으로 4개의 트로피를 받은 것도 최초다. 월트 디즈니가 1954년 시상식에서 4개의 트로피를 받은 적이 있지만, 장편 애니·단편 다큐멘터리·장편 다큐멘터리·단편 영화 등 각기 다른 작품으로 받은 것이었다.
◇ '초일류 기업' 이끈 개척자,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한국 재계의 거목(巨木) 이건희 삼성 회장이 10월 25일 오전 4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삼성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의 이건희 회장 모습
/ 2020.10.25 /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제공)
2014년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지고 병상에 누운 지 6년 5개월 만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은 가족장으로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며 조문도 사양했지만,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는 여야 지도부와 재계 총수, 문화 예술인 등 각계의 인사들이 찾아와 고인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유족을 위로했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해외 인사들도 이건희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내 화제가 됐다.
언론들은 이 회장을 애니콜과 반도체 신화를 통해 삼성전자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국내 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한 그의 업적을 재조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경영권 불법 승계와 무노조 경영 고집 등 과오를 남겼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회장은 나흘간의 장례 뒤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집무실, 화성 반도체 사업장 등을 거쳐 수원 가족 선영에서 영면했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이 공석이 된 회장 자리에 올라 조직의 안정을 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초강력 태풍이 몰고 온 유례없는 물폭탄
코로나19가 전국을 뒤덮은 올해 국민들은 유례없이 긴 장마와 잇따른 초강력 태풍에 더 힘든 여름을 보내야 했다.
6월 중순 시작한 장마는 남부지방에서 7월 말까지 한 달을 넘겼고, 중부지방은 8월 16일까지 54일이나 계속되며 기록적인 양의 비를 뿌렸다.
대전 서구 정림동 물에 잠긴 아파트 / 2020.7.30 김준범 기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53명, 실종 3명이며 이재민도 8천100명에 달했다.
재산 손실은 긴 장마로 인한 호우 피해 1조370억원,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피해 2천200억원 등으로 온 국민의 가슴에 큰 생채기를 냈다.
8월 초 큰비가 내린 전남 구례군에서는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마을을 집어삼켜 키우던 소들이 주택과 축사 지붕으로 대피했다가 며칠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주택 지붕 위에 올라갔다가 구조 기다리는 소들 / 2020.8.9 박철홍 기자
대도시인 부산도 집중호우로 도심 하천인 동천이 범람하면서 원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고 초량 지하차도가 침수돼 3명이 목숨을 잃었다.장마에 뒤이어 숨돌릴 틈 없이 몰아친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은 우리나라 전역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면서 온 국토를 초토화했다.
이처럼 갈수록 잦아지고 강력해지는 여름철 수해는 기상이변이 더는 과학만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생명과 직결되는 '발등의 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예상됐던 ‘공소권 없음’, 끊임없이 이어진 2차 가해 (0) | 2020.12.30 |
---|---|
모더나 "한국과 4000만회 분량 백신 공급 논의 (0) | 2020.12.30 |
윤석열 대망론' 고건·반기문과 다른 이유 (0) | 2020.12.29 |
노래방 300만원, 식당·카페 200만원..오늘 3차 재난지원금 발표 (0) | 2020.12.29 |
속출하는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에 지구촌 '패닉 (0) | 2020.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