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규기자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준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예상됐던 ‘공소권 없음’, 끊임없이 이어진 2차 가해
경찰이 29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관련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시의 성추행 묵인·방조 관련 직권조사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의결 절차를 앞두고 있다.
박 전 시장 사망으로 성추행 혐의를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예상돼왔다. 다만 피해자 측은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조 혐의를 밝히는 과정에서 성추행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일부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경찰은 ‘증거 불충분’이라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진술을 받을 수 없었고, 그의 휴대전화 역시 성추행 방조 사건과 관련 수사에 이용할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한계”를 언급했다.
이 사건을 다루는 다른 기관에 눈길이 쏠린다. 서울북부지검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도 마쳤다.
박 전 시장이 사망 전 피소 사실을 알았는지는 성추행 의혹 및 사망 경위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7월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분향소. 김창길기자
[플랫]지자체장들 인사권 등 ‘제왕적 권력’이 문제
지난 8월 여성단체들이 박 전 시장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건은 현재 조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아직 하지 않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감사 여부 결정 기일 제한 관련)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날 소위원회인 차별시정위원회에 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 행위와 서울시의 피해 묵인·방조 등에 관한 직권조사 사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인권위는 당초 올해 안에 사건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기게 됐다.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가 경찰보다 심도 있는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권위가 성폭행 사건 등을 처리하는 서울시의 제도적 문제점에 집중해 조사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경찰과는 다른 결로 조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플랫]추모와 2차 가해 사이
[플랫]“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수사 내용 공개해야 2차 가해 막을 수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 A씨는 지난 7월8일 경찰에 피해를 신고한 직후부터 성추행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29일까지 끊임없이 2차 가해에 시달렸다.
고소 직후 A씨는 통상적인 성폭력 피해자와 달리 ‘피해자’로 불리지도 못했다.
당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해 호소인’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청와대와 민주당, 서울시 관계자는 A씨를 ‘피해 고소인’ ‘피해 호소 여성’이라고 호칭했다.
지난 9월 MBC 신입 취재기자 입사 논술시험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피해자라고 칭해야 하는가,
피해 호소인이라고 칭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피해자 신원을 특정하려는 ‘신상털기’는 줄곧 A씨를 위협했다.
서울시 비서진 목록 등을 공유하며 A씨를 찾아내겠다는 게시글을 올린 누리꾼들을 A씨 측은 지난 7월13일 고소했다.
다른 여성의 얼굴 사진이 A씨인 것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아다녔다.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이 모인 네이버 밴드, 블로그 등에 A씨 실명 등을 유포한 누리꾼들을 지난 10월7일 고소했다. 지난 23일에는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피해자 실명이 적힌 편지를 잠시 노출했다.
2차 가해를 중단하라는 연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SNS에는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박 전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을 취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해 5만8000여명이 동참했다.
박 전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8명이 ‘박원순을 지지했고 피해자 2차 가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문’을 발표하는 한편 경희대 학생들도 김민웅 교수의 피해자 편지 공개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29일 경찰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은 ‘공소권 없음’, 비서진 추행방조 의혹은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자 일각에서는 성추행 의혹까지 부인하며 다시 피해자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 조사에 의해 고소인 측의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 고소·고발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피해자 측은) 성폭력과 묵인·방조를 한 몸뚱이로 주장했지만 묵인·방조가 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4년에 걸친 성폭력이라는 주장 또한 그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29일 종료되자 피해자 측은 “수사 결과 규명된 사실을 밝혔어야 한다”며 “스스로의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해자 지원 시민·여성단체들로 구성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29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경찰은 뻔히 예상됐던 ‘공소권 없음’을 반복해 혼선을 가중시키고 결국 은폐·회피를 원하는 세력이 마음대로 왜곡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했다”며 “사회적으로 다음 단계를 향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을 방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플랫]이제부턴 피해자의 시간
플랫]A씨, 당당하셔요
공동행동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피해자의 피해 관련 진술, 참고인 진술, 피해자 제출 증거 및 피해자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로도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며 “수사 결과 규명된 사실을 (경찰은) 밝혔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 측이 경찰에 현재까지 확인한 내용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던 이유는, 피고소인이 사망해버리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애도가 대대적으로 조직되고, 피해자에 대한 온갖 공격, 음모론, 2차 피해만 범람하는 현재의 현실이 지속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서울시 관계자 등의 성추행 방조 혐의와 관련해 “경찰 수사는 애초부터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바가 없다”며 “경찰은 피해자가 인사고충, 성고충을 호소했다고 진술한 20여명의 서울시 전·현직 직원에 대해 진술을 받았는데, 휴대전화 포렌식이나 압수수색 등 이 진술을 뒷받침할 어떤 수사도 진행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추행 방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과 별도로 피해자가 인사고충, 성고충을 호소한 사실이 수사 결과 규명된 점에 대해서는 사실을 사실대로 밝혔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경찰 발표 후) 피해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사람들이 피해자의 고소 자체가 잘못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검찰이 최종 판단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han.kr오경민 기자 5km@khan.kr
뉴시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CG)[연합뉴스TV 제공]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성추행' 결론 못낸 경찰…野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민주당 "국민의힘, 코로나19 백신 정쟁화 말라"
국민의힘 "박원순 수사,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정의당 "박원순 피해자 향한 2차 가해만 난무"
국민의당 "경찰 발표 어느 국민이 믿겠는가"
열린민주 "사법민주화 반드시 이뤄낼 것"
민주당 "국민의힘, 코로나19 백신 정쟁화 말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9일 총 4건의 논평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용 2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내용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건설업자 출신 의원들에 대한 비판 등이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국민적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긴급현안질의를 정부 당국에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민주당 논평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 :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부 당국자를 대상으로 긴급현안질의를 요구하는 것은 '백신 정쟁화'를 위해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일선에 있는 장수를 국회로 부르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백신 정쟁화를 계속할수록 오히려 국민에게는 불안만을 조장할 뿐이다. 오로지 정부 흔들기를 통해 K-방역이 실패하기만을 바라는 국민의힘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달린 백신 접종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기 바란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박원순 수사,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국민의힘은 총 10건의 논평을 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용 2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용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에 앞장서고 있는 민주당의원들을 향한 비판 △공수처에 대한 내용 △청년들의 '빚투'에 대한 내용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에 대한 내용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각종 의혹 불기소에 대한 내용 △국무위원 임명에 대한 내용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정청래 민주당 의원 비서관 출신의 마포구의원에 대한 비판 등이었다.
경찰이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국민의힘논평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 : 5개월 동안 46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요란했던 경찰 조사는 허무한 '용두사미'로 끝났다. 피해자 중심주의라더니 피해자만 빼고 정권의 눈치만 봤다.
확인된 사실관계도 밝히지 못하는 경찰 수사는 '피해 호소인'이라 호도한 민주당 주장과 무슨 차이가 있나.
진실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검찰에 공을 넘긴 경찰은 결국 피해 여성의 2차 가해 대열에 합류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라고 입장을 밝혔던 정영애 신임 여가부 장관, 페미니스트 대통령임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를 고립무원으로 내몬 수사결과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
지난 7월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 "박원순 피해자 향한 2차 가해만 난무"
정의당은 총 7건의 논평을 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내용 2건 △공수처에 대한 내용 △난민법 개정안에 대한 내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 대한 내용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에 대한 내용 △정부의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대책에 대한 내용 등이었다.
'젠더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적극 내온 정의당은 경찰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결론을 내지 못한 것과 관련, 2차 가해가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의당 논평이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 지난 5개월 간 경찰이 소환한 참고인과 피고발인은 31명에 이른다.
피해자 역시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 등을 제출해 참고인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런데도 수사는 '빈손'으로 끝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 수사결과를 두고 전 서울시장 측근들은 위력 성폭력이 없었던 것처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타당한 것 마냥 '가혹한 낙인', '피눈물 나는 고통' 운운하고 있다.
또다시 2차 가해를 저지르겠다는 겁니까? 서울시 성차별 성희롱 근절 특별대책에 2차 피해 징계 규정 수립을 발표하면 뭐합니까. 2차 가해가 난무한 지금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의 용기 낸 고발이 더이상 무책임하게 방치되어선 안 된다.
이제 검찰의 시간이다. 책임 있게 부디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지난 7월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당 "경찰 발표 어느 국민이 믿겠는가"
국민의당은 총 4건의 논평을 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용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에 대한 내용 △검찰청법 폐지 법안에 대한 내용 △K-방역에 대한 내용 등이었다.
국민의힘,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경찰 수사 발표에 유감을 표한 국민의당논평이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 46명의 전담 수사 TF팀을 투입하여 장장 5개월 반 동안 수사했다는데 빈손이라니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강행하여 막강한 공룡 경찰로 키워 내겠다는 집권 여당에 화답하여 감사의 선물이라도
하려는 것이었나.
최상위 권력자가 성추행으로 고발된 직후 자살에 이르렀는데, 아무 증거가 없다는 경찰의 발표를 믿을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
진실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국민을 위해서라도 낱낱이 밝혀내어야 할 의혹을 하나도 밝히지 못했다면 직무를 유기했거나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것이고, 의도적으로 덮어 종결했다면 사악한 행위로 국민을 기망한 것이다.
피해자와 관련 참고인들의 진술과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사건을 파헤치는 것은 경찰의 당연한 의무이고 책임이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열린민주 "사법민주화 반드시 이뤄낼 것"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검찰개혁'을 외치는 의원들의 모임인 '처럼회'는 전날 검찰청 폐지법 등을 발의했는데,사법민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열린민주당 논평이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 : 우리나라는 식민지 시대, 해방 이후 군사독재 시대를 건너오면서 검찰은 체제의 일부로 사회통제기능을 담당했고 정치검찰의 역할을 하면서 비정상적인 권력이 되었다.
특히 1987년 민주화 이후 사법개혁을 화두로, 김대중 정부의 사법개혁추진위원회, 노무현 정부의 사법개혁위원회 및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를 통하여 개혁을 시도했지만 그 결실을 맺지 못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비정상적인 정치검찰의 권력 남용과 횡포를 막고 악순환 구조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촛불혁명으로 재건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진정한 사법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열린민주당은 개혁 법안과 제도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김재련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에 자신의 비서였던 여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원순 성추행 피소' 사실 시민단체가 흘렸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은 한 시민단체 직원 입에서 새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체 구성원은 친분이 있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를 알렸고, 남 의원은 임순영 서울시장 젠더특보에게,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30일 서울북부지검에 따르면 피해자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7월 7일 오후 2시쯤 박 전 시장을 상대로 '미투사건' 고소 예정 사실을 알리며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시민단체 대표 A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
이날 A 대표는 또 다른 시민단체 한국여성연합 측 대표 B에게 연락했고, 다음날인 8일 B 대표는 같은 단체의 공동대표 C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약 10분 뒤 C 대표는 바로 남인순 의원에게 전화했다.
남 의원은 통화 직후 임순영 서울특별시장 젠더특보에게 전화해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애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는 취지로 말했다.
임 특보는 8일 오후 3시 박 전 시장과 독대하면서 "시장님 관련해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얘기가 돈다는 것 같은데 아시는 게 있냐"고 묻자 박 전 시장은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임 특보가 재차 "4월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와 연락한 사실이 있냐"고 물어도 그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젠더특보에게 "문제될 소지 있다"고 토로한 박원순…"시장직 걸겠다"고 했지만 극단적 선택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최초로 인지하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07.21. dadazon@newsis.com
박 전 시장은 8일 밤 11시쯤 공관에서 기획비서관 등과 임 특보를 불렀다.
임 특보가 재차 관련 사실을 묻자 그제서야 박 전 시장은 "피해자와 4월 이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게 있다"며 "문제 삼으면 문제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토로했다.
박 전 시장은 다음날 오전 9시 공관에서 비서실장과 한시간 가량 독대한 자리에서 "피해자가 여성단체와 함께 뭘 하려는 것 같다"며 "공개되면 시장직을 던지고 대처할 예정이다.
그 쪽(피해자측)에서 고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빠르면 오늘(9일)이나 내일 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직을 걸고 대응하겠다는 박 전 시장의 의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오전 11시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긴 채 공관을 나왔고, 임 특보에게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는 텔레그램을 보냈다.
박 전 시장은 같은날 오후 1시 40분쯤 독대한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고 말했다.
그리고 약 3시간 뒤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그는 결국 10일 자정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숨진채로 발견됐다.
檢 "靑·檢·警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혐의 없음…불기소"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준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서울북부지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과 청와대, 경찰 관계자 등 피고발인들이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이 임 특보를 통해 최초로 정보를 취득한 시점은 피해자 고소장 접수 이전이고, 그들 모두 고소 이후에도 고소 여부와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은 박 전 시장과 임 특보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관련자 23명의 통화내역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경찰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외부로 피소사실 관련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또 검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서 문자와 카카오톡은 지운 정보가 없었고 텔레그램 역시 대화 내용 흐름상 삭제됐다고 의심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고 결론냈다.
텔레그램 내역 중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다. 얼마나 모두 도왔는데' 등 사망 전 박 전 시장의 심정을 나타내는 내용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며 삭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 및 실체적 진실의 확인 필요성을 감안해 필요한 모든 수사를 철저히 진행했다"며 "피고발인들에 대해서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7월13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가 철거되고 있다. 2020.07.13. yesphoto@newsis.com
박원순 불미스런 얘기"…與의원이 특보에 처음 전화
시민단체 측서 들은 의원→특보에 전화
경찰·검찰 등 피고발인 모두 '혐의 없음'
박 전 시장 관련자 등 총 50여명 조사
"최초 정보 취득 시점, 고소 접수 이전"
"박원순 및 특보도 고소내용 알지 못해"
경찰, 성추행건 '공소권 없음' 등 종결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피소 사실 유출 혐의 등을 수사한 검찰이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피고발인들을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오히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 측이 도움을 요청했던 시민단체에서 관련 내용 유출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서울북부지검은 수사기관 관계자 등 피고발인들이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검찰·청와대 관계자들 포함, 실체 확인에 필요한 관련자들 전반에 대해 통화내역을 조회하고 필요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을 시작으로 관련자들 23명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박 전 시장의 비서진 및 피고발인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을 조사한 것을 알려졌다. 박 전 시장과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등이 사용한 휴대전화 2대에 대한 디지털포렌식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에 대한 피해자 측의 고소 계획을 전해들은 임 특보는 지난 7월8일 오후 박 전 시장과 독대하면서 "시장님과 관련해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이야기가 돈다는 것 같은데 아시는 것이 있으시냐"고 물었고, 박 전 시장은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이후 박 전 시장은 같은 날 오후 9시30분께 임 특보에게 전화해 비서실장 및 기획비서관 등과 함께 오후 11시께까지 공관으로 오도록 지시했고, 박 전 시장을 만난 임 특보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하자 박 전 시장은 "피해자와 4월 (성폭행) 사건 이전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9일 박 전 시장은 "피해자가 여성단체와 함께 뭘 하려는 것 같다.
공개되면 시장직을 던지고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후 박 전 시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44분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공관을 나선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지난 9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서울시 공개 질의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8. bjko@newsis.com
그런데 검찰 조사 결과 이보다 앞선 날인 지난 7월7일 한 시민단체 대표 A씨가 유사 사안에서 함께 공동대응에 참여했던 다른 시민단체 대표 B씨 등과 수회 통화를 했고, B씨는 다음 날 같은 시민단체의 공동대표 C씨와 통화를 했으며, 이후 C씨와 여당으로 알려진 국회의원 D씨가 같은 날 통화했다.
여기서 A씨는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가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고소 예정 사실을 알리며 피해자에 대한 시민단체 지원 요청 통화를 한 인물로 조사됐다. 이때 김 변호사는 구체적 사건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박 전 시장에 대한 '미투 사건'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의원 D씨는 C씨와 통화 직후인 같은 날 서울특별시장 특보에게 전화해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이 임 특보를 통해 최초로 정보를 취득한 시점은 피해자의 고소장 접수 이전이고, 박 전 시장과 임 특보는 고소 이후에도 고소 여부 및 구체적인 고소 내용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발인인 경찰 및 청와대 관계자 등에게 혐의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또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분석 결과 및 박 전 시장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하면 경찰 및 청와대 관계자들이 외부로 피소사실 관련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다른 피고발인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측은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분석 결과 및 박원순 전 시장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이 피소 사실 등 관련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을 수사한 경찰은 전날 성추행 피소 건은 당사자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으로,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의혹 방조 사건은 '무혐의'로 결론을 냈다.
경찰은 ▲박 전 시장 성추행 고소 사건은 불기소(공소권없음) ▲성추행 방조 등 고발 사건도 불기소(혐의없음) ▲2차 가해 고소 사건은 15명 기소, 2명 군부대 이송, 7명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변사사건은 범죄 관련성이 없어 내사종결할 예정이며, 아울러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고발 관련은 각하 의견으로 송치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7월8일 전 비서에게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위력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박 전 시장은 다음날인 9일 오전 시장공관을 나간 뒤 10일 자정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휴대전화로 독극물, 기사 검색한 박원순..고소 사실 모른채 극단적 선택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 기자] 검찰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신에 대한 고소 여부를 알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택했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공무상 기밀을 누출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
다만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이미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게 있는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주위에 언급하고, 독극물 종류를 검색하는 등 사전에 성추행 논란을 의식한 듯한 행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시민단체들이 지난 7월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욱준 4차장 검사,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론냈다.
검찰은 혐의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주요 참고인 진술을 들었다. 검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 7월 8일 이미 인터넷으로 독극물 관련 검색을 하고, 자신에 대한 관련 기사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자신에 대한 실제 고소 여부를 알지 못한 채 ‘고소될지 모른다’는 사실만 전해 듣고서 혼자 고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에게 ‘피해자와 4월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게 있는데,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낸 것은 수사 결과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사실이 청와대나 경찰로 흘러간 정황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및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들의 통화 내역 등을 확인했고, ‘여성단체→남인순 국회의원실→임순영 서울시장 젠더특보→박원순 전 시장’으로 내용이 전달된 것을 파악했다.
검찰은 한국여성연합 측을 통해 사건을 들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8일 임 전 특보에게 관련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임 전 젠더특보는 ‘한국여성연합’ 측에서 박 전 시장에 대해 문제삼을 것이라는 내용을 전해들었고, 정확한 내용을 모른 채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한 것이 있는지’ 등을 물으며 여성단체가 사건을 공론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하기 직전이다.
전날 경찰은 박 전 시장의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고소 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어제 경찰 발표 내용을 보면 도대체 왜 그 분이 사망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가 그 문제로 돌아간다”며 “그래서 사망의 동기 부분을 얘기해주는 것은 경찰이 해야 하는 의무인데 사망 동기를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dandy@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 박원순 전 시장 휴대전화 분석 착수…암호해제 (CG) / 사진=연합뉴스
7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
회견'을 앞두고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원순, 7월 피소 가능성 안 뒤 “피해자와 4월 이전 문자…문제 될 소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박 전 시장이 성추행 혐의 피소 가능성을 인지한 뒤 “피해자와 4월 사건 이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피해자 쪽이 박 전 시장에 대해 피소를 준비한다는 사실은 여성단체 대표→국회의원→서울시장 젠더특별보좌관을 통해 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30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의혹 관련 고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수사 결과를 보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가능성은 여성단체→국회의원→서울시 젠더특보를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변호사는 지난 7월7일 박 전 시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한 여성단체 관계자에게 전화해 박 전 시장을 ‘미투’로 고소할 예정이란 사실을 알리며 피해자에 대한 시민단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관련 내용을 인지한 또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가 여당 국회 의원에게 이를 전달했고, 해당 의원은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내용을 전달했다고 한다.검찰은 서울시 젠더특보가 7월8일 밤11시께 박 전 시장을 만나 “시장님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소문이 돈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자, 박 전 시장이 “‘피해자와 4월 사건 이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오후 3시께 젠더 특보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박 전 시장은 “그런 것 없다”라고 대답했다.피소 사실 유출 관련해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한 검찰은 박 전 시장이 7월9일 오전 10시44분께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긴 채 서울시 공관을 나왔고, 같은날 오후1시24분께 젠더특보에게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라는 텔레그램을 보낸 사실도 확인했다.
이후 박 전 시장은 비서실장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조사됐다.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 유출경로를 확인한 검찰은 지난 7월 시민단체들이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욱준 4차장 검사,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론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뉴시스
이 파고는 넘기 힘들다” 故 박원순, 측근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하기 전 측근들에게 “이 파고는 넘기 힘들 것 같다”는 등 성추행 피소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서울북부지검은 박 전 시장이 지난 7월 8일 임순영 서울시장 젠더특보를 통해 ‘구체적 내용·일정은 알 수 없으나 피해자의 고소와 여성단체를 통한 공론화가 예상된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들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그 이튿날 아침 고한석 전 비서실장과 공관에서 만나 “피해자가 여성단체와 함께 뭘 하려는 것 같다. 공개되면 시장직을 던지고 대처할 예정”이라며 “고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시장은 피해자가 이미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 같은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전 시장은 고 전 실장과의 대화가 끝난 뒤 이날 오전 10시44분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긴 채 공관을 나왔다.
또 집을 나와 북악산 쪽으로 이동한 이후인 오후 1시24분쯤 임 특보에게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고, 15분 후인 오후 1시39분 고 전 실장과 마지막으로 통화하면서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날 오후 3시39분쯤 끊겼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과 유골함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박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이동하기 위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전 시장은 사망하기 전날인 7월 8일 오후 3시쯤 임 특보가 “시장님 관련하여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얘기가 돈다는 것 같은데 아시는 것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임 특보가 재차 “4월 이후 피해자와 연락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는데도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당일 밤 11시쯤 임 특보와 기획비서관 등을 공관으로 불렀고, 이때 “피해자와 4월 사건 이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4월 사건’은 지난 4월 14일 서울시장 비서실 소속 남자 직원이 이 사건 피해자를 성폭행한 일을 뜻하는 것으로, 가해 직원은 이후 기소돼 판결 선고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을 비롯해 관련자 23명의 휴대전화 총 26대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고 박 전 시장과 임 특보의 휴대전화 2대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텔레그렘 내역 중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면목이 없다. 얼마나 모두 도왔는데’ 등 심경이 드러난 메시지에서는 삭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서울중앙지검과 청와대, 경찰 관계자 등을 모두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당한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지난 8월17일 오후 조사를 마치고 서울지방경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고소인 거짓 밝혀져"..전 비서실장 SNS 논란
박원순 성추행 피소 사건, 경찰 수사결과 발표
방조 사건 무혐의..오성규 전 실장 SNS 입장
"고소인 측 주장 거짓이거나, 억지로 확인돼"
김재련 변호사 "첫 문장부터 잘못됐다" 반박
"성추행 사건, 사망으로 조사할 수 없다는 것"
방조 혐의, 휴대폰 조사 못해 무혐의.."선동"
경찰 수사 대해서는 "사실 확인은 해줬어야"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와 관련,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라는 게 확인됐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SNS에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이 사건 피해자인 박 전 시장 전 비서 측 변호인은 해당 글에 대해 "첫 문장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30일 페이스북에 따르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방조 혐의 피고발인 중 1명인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전날 오후 자신의 SNS에 '고 박원순 시장에 대한 고소 사건 등 경찰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오 전 실장은 "경찰 조사에 의해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 고소·고발 사건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이어 "경찰은 서울시 전·현직 직원들이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고소인 측 진술에 따라 참고인 26명과 피고발인 5명을 조사했고, 고소인 등과 대질 조사까지 진행했지만 혐의점을 밝혀낼 수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묵인 방조' 혐의가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난 만큼 다른 주장들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고소인 측의 4년 성폭력 주장 또한 그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오 전 실장의 이 같은 주장은 읽는 이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
경찰이 자신을 포함한 박 전 시장 측 인물들의 성추행 의혹 방조 혐의를 무혐의로 결론 낸 것은 할 수 있는 수사를 모두 해본 결과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은 피해자 및 참고인 진술 확보 후 이에 대한 물적증거 확보를 위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2차례 기각해 더 이상 확인이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9일 수사 결과와 관련해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 영장이 2차례 기각되면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는데 제한이 있었다"며 "직접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제한으로, 증거불충분으로 인해 불기소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피해자인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경찰이 발표한 내용 중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게 확인됐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며 "성추행 사건은 사망했기 때문에 더 조사할 수 없어서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이 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했던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지난 9월14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참고인 신분
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비서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지난 7월22일 오전 서울의 한 모처에서 열린 '박 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7.22. photo@newsis.com
그러면서 "방조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지, 피해자가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책임질만한 곳에 계셨던 분이 경찰이 발표한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선동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경찰 수사 발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저희가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을 파악했고, 피해를 겪을 당시 문자메시지 등을 봤기 때문에 경찰이 (성추행을) 사실로 발표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며 "그런데 그냥 사망해서 무혐의라고만 하고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언급을 안 하면서 이런 분들(오 전 실장 등 박 전 시장 측)이 아전인수격 퇴행적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전 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25명 이상 조사했는데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건 분명한 것 아니냐"면서 "다른 건 몰라도 방조에 대해서는 박 전 시장 휴대전화를 들여다봐야 혐의가 확인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경찰은 ▲박 전 시장 성추행 고소 사건은 불기소(공소권없음) ▲성추행 방조 등 고발 사건도 불기소(혐의없음)로 결론 냈다고 발표했다. 수사 과정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김 변호사는 "경찰이 검찰로 사건을 보낼 때 송치 의견서를 첨부할 텐데, 거기에 수사한 내용들이 잘 정리돼 있을 것"이라며 "그런 내용을 토대로 검찰이 사건을 재검토하고, 법적 판단에 대한 것과 별개로 피해자가 입은 성추행이라든지 이런 고충을 호소한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박원순 수사 결과에 언론 ‘유감’ ‘면죄부’
‘모더나 확보’에 동아일보 “코백스는 불투명” “백신 불신”
박원순 성추행 수사 결과에 ‘유감’ ‘면죄부’
경찰이 29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와 사망 사건 수사 결과 ‘공소권 없음’ ‘혐의 없음’ 등 결론을 내리면서 언론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경찰청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은 피고소인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 결론을 냈다. 박 전 시장 비서실장 등에 대한 추행 방조고발 사건은 증거부족으로 ‘혐의 없음’을 결정했다.
경찰은 피해자 고소문건 유포행위와 악성댓글 등 2차 가해에 대해서만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1면에 “박원순 수사 결국 빈손 종결” 기사를 내고 “부실한 수사에다 피해자는 삭제된 수사 결과”라는 여성계 반발을 기사 리드(첫 문단)에 전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쉽지 않은 수사였음을 고려하더라도 중요한 사실관계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 30일 경향신문 기사.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용 삼성부회장 9년 구형...1월 18일 선고 결과 '예측 불허 (0) | 2020.12.31 |
---|---|
아듀! 2020] 올 한해 기억에 남는 해외 분야별 10대 키워드 (0) | 2020.12.30 |
모더나 "한국과 4000만회 분량 백신 공급 논의 (0) | 2020.12.30 |
2020년 다시 보기-올해 뜨겁게 달군 이슈 키워드 (0) | 2020.12.29 |
윤석열 대망론' 고건·반기문과 다른 이유 (0) | 2020.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