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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품위를 되찾게 된 미국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1) ©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앙아메리카 이민자들을 돕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주의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장벽에 ‘이민자 미국’이란 플래카드를 내걸며 시위하는 모습. 【CNS】



품위를 되찾게 된 미국

[NYT 터닝 포인트 2021]

[편집자주]'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 포인트 2021'이 발간됐다. '터닝 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치유와 변혁의 시대: 공존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 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터닝 포인트: 추악한 트럼프의 시대가 저물어감에 따라 미국은 과거의 유대관계에 대해 단순한 복원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완전한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목소리가 잦아들고, 중심부에서 밀려나고, 거의 빈사 상태가 됐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 핵심인 ‘진실 존중’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도전받았고, 저항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2021년 1월에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품위가 마침내 백악관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으며, 이는 근본적인 도덕적 변화다. 이제 전 세계 독재자들이 막무가내로 휘두르던 최악의 전권행사는 더 이상 불가능해질 것이다.
바이든은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자신의 승리를 ‘대대적인 압승’이라고 말했을 때와 정확하게 같은 수치다. 그의 모든 이의 제기와 허풍도 이 사실을 되돌릴 수는 없다.
선거 결과가 판가름 난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 이양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역겨운 태도는 분노할 일을 하도 많이 겪은 이 나라에서 이제 그리 놀라워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행태를 통해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민주주의의 제도와 전통을 묵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간 미국이 보여준 권위주의적 경향은 세계 질서를 큰 위험에 빠뜨렸다.
유럽은 진작부터 법과 인권을 수호하는 데 있어서 고립감을 느꼈다.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들려오는 그 음흉하고, 유혹적이고, 호소하는 목소리는 자기 강박증을 내뿜으며 모두의 머릿속으로 스며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천재성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거기에 호소하는 소셜미디어(SNS)가 그의 흉포한 에너지를 추진했다.
이제 그 악몽이 사라짐에 따라 그 에너지도 작아졌다. 갑자기 우리에게는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겼다.
생각할 것이 참으로 많다. 1945년 이후 미국이 주도해왔던 세계 질서는 사라졌다.
이는 바이든의 대통령 임기 중에도 부활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이 세계 질서에서 무단이탈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무기력해진 가운데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해 리더가 없는 세계가 드러냈다.
코로나19가 쌓아 올린 장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원격근무에 기반을 둔 경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외로움이라는 잠재적으로 황폐해진 심리적 충격도 동반될 것이다.
서구 사회의 민주주의 모델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끈질긴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은 억압적인 감시 국가로 부상 중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민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살인하고, 약탈하고, 강간할 수 있다”며 “모든 범죄는 반드시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민자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진보적 사상은 쓸모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규모의 이주, 기술적 파행, 코로나19와 연계된 경제난, 중산층의 공동화 등은 민족주의를 유발한다.
또한, 민족주의가 의존하는 희생양이 번창하는 여건도 조장한다. 이러한 환경은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같은 인물들이 이끌어온 비자유주의적 움직임을 계속해서 자극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과제는 부의 형평성은 물론 더 넓은 경제적, 교육적 기회가 출발점으로 포함되는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부자들에 대한 면죄부와 확대되는 불평등은 ‘사회’를 깨뜨렸다. 이제 사회는 특정한 공동의 관심사를 공유한 공동체로
이해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시 엘리트들과 그들의 핵심부 사이에 문화적 틈새가 극명하게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7,200만 명이라는 것은 ‘미국 우선주의’가 그들에게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다가갔다는 것을 나타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인식론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그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실패한다고 진단했다.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1) © 뉴스1

자유주의자들과 그와 다른 생각을 지닌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심지어 언어 그 자체도 분열돼 있다.
교활한 사기꾼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현상이 자신에게 열어준 정치적 틈새를 포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향수는 확인되지 않은 미국의 위대한 시기에 대한 것이다.

이 시기에 재산을 소유한 백인 남성들은 권력을 독점했고, 여성들은 가정주부로 집에 머물러 있었으며,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지배는 도전받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격한 인구 통계 변화와 급변하는 경제 지형이 가져다준 불안감과 굴욕감 위에서 번성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나는 일에 미적대고 있다. 만약 떠난다면, 아마도 감옥으로 가게 될 것이고, 그러면 트럼프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또 다른 상징을 찾아 나설 것이다.

바이든은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를 포함한 미국적 가치의 중요성 재확인, EU 및 전 세계 동맹국들과의 흔들린 유대관계 재건, 미국에 대한 신뢰 회복 등에 나설 것이다.
또한, 개방무역과 규칙에 기초한 세계 질서의 상호 이익을 파악하는 데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로섬 접근법 폐기에도 착수할 것이다.
중동에서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에서 벗어날 것이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에 관해서는 좀 더 균형 있는 접근법을 모색하고 이란 핵협정을 되살릴 방안도 마련할 것이다
. 바이든은 미국의 정책에 대한 절차를 복원할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대한 혼란스러운 대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감과 충동에 근거한 정책 대신 합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정책을 되살릴 것이다.
바이든이 꾀하려는 이 같은 변신은 다 좋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세계는 변했고, 과거 상태에 대한 탐구가 새로운 대통령의 나침반이 되면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성과 브렉시트는 유럽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가리켜 ‘전략적 자치’라고 평가한 바 있다.
독일은 처음으로 유럽연합(EU)이 유럽 전체의 채무에 대한 연대 책임을 허용했다.

즉, EU가 정부처럼 자금을 차입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는 더욱 강력하고 통합적인 유럽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다.
이제 유럽과 미국 간의 ‘뉴딜’이 필요하다. 이는 가치를 바탕으로 한 동맹과 종종 중복되는 이해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유럽의 해방을 인정하고 미국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내용이어야 한다.
유럽의 진화는 순전히 상업적이었던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팽창주의를 따르는 중국은 체제 경쟁자로 보인다.
EU는 중국의 홍콩 억압에 대응해 제재를 가하는 등 중국의 인권 탄압에 비판적 입장이다.
중국인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우월적인 모습으로 대응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연히 회의적이다.
그래도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 협력하기를 원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서구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노골적인 대립은 피하면서 시 주석의 중국과 단호히 맞서는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다.
중국은 서구 자유주의 모델에 노골적인 위협이다. 우리는 이 위협을 반드시 인식하고, 이에 저항해야 한다.
이를테면, 중국의 기술은 중립적이지 못하다. 기술은 중국 정부에 정보가 전달되는 통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중국은 또한 세계 경제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규약을 외면하는 분노한 ‘중국 우선주의’는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필요하고 변덕스러운 호전성으로 인해 강대국과 이를 대체할 강대국 사이의 어려운 관계는 불필요하게 복잡해지고 말았다.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그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반응이 느리고, 행동이 둔하고, 본질적으로 다사다난하다. 또한, 완고하기는 하지만 도발을 당하면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독재자의 일방적 결정과 인간의 존엄성 및 자유의 추구가 서로 타협이 불가함을 안다.
또한, 한데 뭉쳐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량배 국가를 상대로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몹시 듣기 싫어하는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그 결과 아무리 미약하더라도 21세기의 희망은
되살아나게 될 것이다.
조만간 코로나19 백신이 나올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이제 곧 품위를 갖춘 미국 대통령이 나온다는 것이다.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1) © 뉴스1
로저 코언은 NYT 칼럼니스트다. 1990년 NYT에 입사한 후 특파원과 국제부 에디터를 거쳤다.
acenes@news1.kr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2월 2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
위원회에서 외교정책 화상회의에 참석해 브리핑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021 전망]바이든 시대..'장밋빛' 아닌 먹구름 떠안고 출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사태 속에 치러진 2020년 미국 대선엔 '전대미문' '미증유'의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이런 와중에도 승자인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한 대선 후보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혈투를 벌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6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회의의 선거인단 투표 인증 절차를 통해 당선을 확정하고, 오는 20일 취임식을 갖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과 견제 속에 분열된 미국 사회· 경제와 국제 관계를 함께 복원해야하는 바이든 정부의 앞길은 순탄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전대미문'의 미 대선..후유증도 역대급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3일 대선에 승리했다. 그 과정은 과거 어떤 대선보다 우역곡절이 많고 파란만장했다. 
1년전 이맘때만 해도 민주당 안팎에서 '바이든 대세론'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세론은 지난 2월 첫번째 경선이 열렸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부터 무참히 깨져버렸다.

무명의 젊은 후보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밴드 시장이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바이든은 당시 초라한 4위에 그쳤다. 그는 다음 경선인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선 5위로 떨어졌고 주변에선 낙마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에 우호적인 흑인 유권자가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까지 일단 버티며 이곳에 올인했다

결국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는 48.7%란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이후 상승세를타기 시작한 바이든은 다른 후보와의 격차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타도'를 위해 뭉쳐야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민주당에선 경쟁 후보들이 속속 중도 하차하면서 바이든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4월엔 선두를 타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마저 경선을 포기했고, 바이든은 조기에 민주당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코로나19 언론 브리핑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0.12.29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렇게 미국 대선의 대진표는 일찌감치 '트럼프 대 바이든' 대결로 짜여졌다.
그러나 이후 미국 대선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미 대선도 전혀 새로운 판도로 진행됐다.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유세 대결과 정치집회가 좀처럼 유권자의 표심과 열기를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코로나19 확산도 무시한 채 대중집회를 강행했지만 바이든측은 거의 모든 선거운동을 소규모 모임이나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쪽을 선택했다.
미 대선 기간의 하일라이트로 여겨지는 후보선출 전당대회 마저 개최시기가 연기되고 장소가 변경되는 우여곡절 속에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편투표와 사전투표도 전면 확대 시행됐다. 우편투표와 사전투표의 갑작스런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강했지만, 이를 통해 '미증유'의 선거불복과 선거뒤집기 사태의 씨앗도 함께 잉태된 셈이다.
지난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8천1백만표 이상을 얻어 미 대선 사상 최대 득표 1위에 올랐다.
7천3백만표 이상을 얻으며 역대 2위까지 오른 트럼프 대통령을 제친 대단한 기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도 306 대 232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 대선에서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의 당선을 축하해주는 지난 120여년의 전통도 깨진 것이다.
그만큼 2020년 대선이 미국 정치와 사회에 남긴 상처가 컸고, 후유증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 트럼프 전쟁..앞으로도 계속된다
지난해 미 대선의 승자는 바이든 당선인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패자다.
통상 11월 대선 직후부터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은 대선 승자에게 쏠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 이후의 과정은 판이하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패배를 시인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옹니'가 단순히 선거 결과 시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이 결국 그의 퇴임이후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위한 포석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퇴임이후에도 열렬한 지지자들을 내세워 공화당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까지도 부정선거 주장을 내려놓지 않는 것도 따지고보면 지지자들을 결집해나기기 위한 명분과 지렛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전략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지난 달1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부정 선거 주장을 제기하면서 1억7천만 달러(1천844억4천만원) 안팎의 거액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선거 불복 관련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의 헌금을 내놓았지만, 모금액의 상당액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활동에 사용할 계좌로 유입된다고 전했다.
선거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오히려 뜨겁고 견고해졌다.

지난달 29일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올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남성에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응답자 18%의 지지를 얻어, 지난 12년간 1위를 차지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2위로 밀어냈다.  18%란 응답률은 그동안 역대 최고였던 2차세계 대전 전쟁 영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과 동률이다. 
이에비해 대선 승자인 바이든 당선인은 불과 6%의 지지로 3위에 그쳤다. 톱10 중에 공화당 출신 정치인은 아무도 없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백악관 주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이후에도 야당과 보수층의 강력한 리더로 군림하며 4년 후에 대선 고지에 재도전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향후 '바이든 대통령'이나 여당이 된 민주당이 이를 좌시할리는 만무하다. '살아있는 권력'이 된 바이든 그룹은 강력한 정적이자 국정 운영 방해세력이 될 트럼프에 대한 제거작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이미 민주당이 장악한 뉴욕 등 상당수 지역 정부와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후 본격적인 사법처리 수순에 나설 태세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결은 이제 생사를 건 전쟁 양상으로 전환돼 미국 사회를 계속 뒤흔들 것이란 불길한 전망이 힘을 얻어 가고 있다. 
  ◆바이든 시대..출범은 하지만 시계는 불투명
오는 20일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바이든 시대도 본격 개막된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여정은 출발부터 모진 풍파에 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일 치러지는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선거가 사실상 첫 관문이다. 지난 11월 총선에서 조지아주에선 상원의원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고, 주법에 따라 연방 상원의원 2명을 새로 선출하는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현재 미 상원은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민주당은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가져와야 의석수 50대 50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경우 카멀라 해리스 차기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미 상원은 행정부의 장관과 대사 등 정부 고위 각료 인준부터 입법, 예산 편성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다. 
공화당은 조지아 결선 투표에서 1석이라도 추가해 상원 과반수를 확보, 바이든 대통령과 그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코로나19 사태도 바이든 정부 초기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이 취임하면 100일 이내에 코로나19 백신을 1억명에게 접종하고, 학교 문도 다시 열겼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신속한 백신 배포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기대만큼 확대되지 못했다.
게다가 보건전문가들은 올해 겨울 기간 미국이 최악의 코로나19 피해 사태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회복이 더뎌지고, 트럼프 대통령 시절 누렸던 호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바이든 시대의 경제 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재임기간 미 증시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때보다 나쁠 것이란 월가의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지난달 14~23일 월가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투자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에서 67%가 바이든 대통령 재임기간 증시 상황이 더 나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차기 대통령과 정부는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 시절 극도로 분열된 미국 사회와 국제 동맹관계도 복원해야 하는 힘든 과제를 떠맡고 있다. 
1월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에 대해 장밋빛 전망과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과 불안감이 억누르고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kckim100@newspim.com




한미연합훈련 기간인 지난해 8월1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오는 1월20일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관계가 새 전환점을 맞는다.
미국의 새로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접근법에 따라 한국을 둘러싼 안보 현안과 한미동맹의 미래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훼손한 '동맹'의 가치를 복원하고, 동맹국과 공조에 나서겠다고 공약해 왔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 관계를 복원·강화하는 정책 추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간의 주요 안보현안인 주한미군 재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미중 갈등 문제 등은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1년 넘게 교착 상태인 한미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조속한 타결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 분담금의 50% 수준 인상을 압박한 트럼프 정부와 달리, 합리적인 수준에서 다년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기대가
군안팎에서 나온다.


변수는 대중국 견제 및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과 연계하는 주한미군 재배치, 즉 병력 감축 문제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역동적 군사력 운용'(DFE) 개념에 따라 인도태평양과 유럽 등 세계에서 병력 최적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 개념에 따라 나온 표현이 순환배치 확대와 전략적 유연성 강화 등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금까지 수차례 해외주둔 미군 감축 압박을 '동맹 갈취'로 규정하고 동맹관계 강화를 공약해왔다.
하지만 대중국 전략 차원에서 주한미군, 특히 주한 미 지상군 병력을 역내에 재배치할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대중국 압박·견제 차원에서 주한미군 병력 일부를 역내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이 구상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 소속 A-10기. 2020.8.25/뉴스1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31일 '2021 미국의 안보정세 전망'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강조되고 있는 DFE 개념이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군사 전략에 투영될 가능성도 예상된다"며 "미 군사력의 역동적 운용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주한미군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 선임연구원은 이어 "한반도, 역내 안보, 그리고 대중국 전략 등에 있어서 한국의 역할 증대를 요청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동맹이 미국의 대중 전략에 명시적으로 편입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는 실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공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중시해 신중한 접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하반기 연합훈련에서 예정됐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가 마무리되지 못하기도 했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총 3단계로 나뉜 검증 평가를 진행 중인데 FOC 검증은 이 중 두 번째 단계이다. 올해 3월 예정인 연합훈련도 코로나19로 지연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전망이 좋지 않다. 


다만,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우리 군의 의지는 분명하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1일 지휘서신을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책임국방 구현을 위한 시대적 과업"이라며 "한미동맹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작권 전환 협의를 가속화하는 등 보다 체계적·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길 당부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반영해 올해 연합훈련 방향 등을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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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우선보다 동맹 강조…"미중 경쟁서 우리 입장 강해져"

 

 

미국과 중국 간 경쟁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8일(현지시간) 동맹의 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 정부가 무역 악폐와 기술, 인권에 책임을 지게 하면서 중국과 경쟁하는 가운데 생각이 비슷한 파트너·동맹과 연합을 구축할 때 우리의 입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제 경제에서 거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나 민주적인 파트너들과 함께라면 경제적 지렛대가 갑절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또 "미중관계에 관련된 어떤 사안에서도 우리가 세계의 미래에 관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는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관계 관련 사안으로는 미국 노동자와 지식재산권, 환경 보호를 포함하는 중산층용 대외정책 추진,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안보 보장, 인권 옹호 등을 예로 들었다.
중국 및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거론할 때는 국방 부문의 우선순위를 현대화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국제사회 내 미국의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거대한 공백이 있다. 우리를 피해, 혹은 우리 없이 일하기 시작한 세계로부터 신뢰와 자신감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한국을 비롯한 특정 동맹국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바이든은 이날 국방부와 백악관 예산관리국이 정권 인수 과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주요 국가안보 영역에서 필요한 정보 전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내 생각에 이건 무책임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판도 했다.
그는 "적들을 억지하기 위해 우리 팀은 우리의 전 세계 병력태세와 작전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이달 초부터 국방부가 제대로 정권 인수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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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외교정책 화상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연설서
“미·중 경쟁에 있어 동맹의 연합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2020.12.28/뉴스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시대] '동맹 중시' 바이든, 韓 외교에 딜레마 될까


"미중 전략경쟁 고도화…'전략적 모호성' 유지 어렵다"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한국 외교 운신의 폭이 좁아든 한 해였다.
특히 미중 간 패권경쟁이 격화하면서 '신냉전 체제'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새해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중 갈등 한복판에 선 한반도도 미중 사이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취임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파트너와의 공조를 통한 미국 주도 다자주의를 외교적 원칙으로 제시했다.
동맹을 거래 상대로 인식하며 '공평한 분담'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차는 향후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SMA 협상이 양국 모두 수용 가능한 선에서 조속히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간 제11차 SMA 협상은 총액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한미 실무협상팀은 지난해 3월 '첫해 13~14%, 2024년까지 매년 7~8% 인상'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은 "한반도의 핵 위기 상황에서 그는(트럼프 대통령) 한국의 동맹 분담금을 대폭 늘리기 위해 동맹인 한국을 '갈취(extort)'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동맹 인식은 미중 전략경쟁 구도에서 한국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정교하고 강력한 다자협의체를 통해 반중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왔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를 내세워 동참을 요구하면 모호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반중전선으로는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꼽힌다. 바이든 당선인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여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민주주의에) 뒤처지는 국가들과 정직하게 맞서 공동의 의제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민주주의 국가인만큼, 정상회의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아스펜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 정부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중국 배제의 움직임에 대응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 대선이 끝난 직후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해 한중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치 중심 신냉전 체제 하에서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민주주의 진영의 '약한 고리'로 인식돼 양측으로부터 동시 압박이나 동시 방기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가치에 대해서는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정립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국가들로부터 교훈을 얻거나, 이들과 연대하여 공통의 해법을 찾아내는 것 역시 필요한 접근"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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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美전문가들 "北문제, 바이든에게 후순위...'협박외교' 응하지 말아야


많은 전문가 소극적 대북정책 관측" VOA 보도
일부는 "바이든 임기 초 대북 원칙 발표할 것"
北도발 예상도 잇따라..."미국 관심 끌려 할 것"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최우선 과제인 가운데 외교 문제에서도 이란·중국 문제보다 시급하지 않
다고 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며 바이든 정부에 이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남북·북미 대화 진전을 꾀하는 데다 북한이 올 초부터 유화적인 대미 메시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한국 정부 입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분석이었다.


미국 국영방송 미국의 소리(VOA)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초기 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회복 등 미국 내 문제는 물론, 이란과 중국 등 다른 국제 문제도 산적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는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는 “복잡한 국내외 상황에 직면하게 될 바이든 정부에 북한은 이란이나 러시아, 중국과 같은 하나의 문제일 뿐”이라며 “최우선 순위에 놓기에는 다른 긴급한 현안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과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 문제가 중국 등 다른 사안에 밀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의원이나 부통령 시절 치중한 외교 분야가 유럽과 중동 쪽이었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도 과거 북한 등을 다뤄본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 문제가)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새로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를 잠재적으로 난처하게 만들 수 있는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첫 날인 1월20일부터 북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여러 사안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북한 문제는 이란과의 핵 합의(JCPOA)와 중국 등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목록의 높은 순위에 포함됐을 게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 대행도 VOA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팀이 대선 기간 때와 인수 진행 과정에서 확실하게 대북정책을 검토해 왔다”며 “임기 초 대북 접근방식의 원칙에 대해 개략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등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한미 정책국장은 전통적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앞둔 시점 ‘힘의 위치’에 있으려 했다는 점과 현재 북한이 많은 경제적 압박에 직면한 사실을 지적하며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조기 개입과 바이든 정부 초기 긍정적 메시지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스웰 연구원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협박외교(blackmail diplomacy)’에 말려 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북한이 협박외교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양상을 보였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협박외교에 응한다고 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오핸런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공개적으로는 미국의 단호함을 보여주고 동시에 압박을 낮추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북한이 설령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계속 막는다는 차원에서 북한과 맺은 미사일 시험 유예 합의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대규모 미한(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하는 조치를 유지해야 하며 북한이 작은 도발을 하더라도 양측의 유예 합의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사안을 토대로 북한과 실무 차원의 예비 논의를 진행한 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이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협상 용의를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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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2020 미국 대선 선거인단 확보 수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