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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文 탈정치' 선언 검토...정치는 여의도에 맡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관련해 “매우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입양아동을 사후에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원주=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강원 원주시 원주역사에서 저탄소
·친환경 고속열차인 KTX-이음 개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1.04. sccho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강원 원주시 원주역사에서 열린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인 KTX-
이음 개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文 '탈정치' 선언 검토...정치는 여의도에 맡긴다'


내각·청와대 진용도 정책모드로
컨설팅사와 ‘대통령 정체성’ 논의
학계 “책임회피 신호로 읽힐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의 화두로 ‘청와대의 탈(脫)정치’를 선언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는 1년 넘게 이어져온 ‘추미애ㆍ윤석열 갈등’ 등의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정책성과를 내는 데 주력한다는 취지라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라며 “지금이라도 정책에 집중하지 않으면 100개에 달하는 국정과제가 선거국면으로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지난 연말 인적개편을 신속히 마무리한 것, 윤석열 검찰총장 손을 들어준 행정법원의 판단에 법무부가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것 역시 깊은 고민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조만간 ‘정책 청와대’를 표방하는 취지의 발표를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논란에 거세질 정치 사안에서 사실상 손을 떼고 오로지 정책에만 집중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검토중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 문 대통령의 새로운 PI(President Identity·대통령의 정체성) 재설정 작업을 위해 외부 컨설팅업체와 논의를 진행중인 사실도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내용과 해외용 PI에 대한 외부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대통령의 행보에 참고할 것”이라고 했고, 청와대가 접촉하고 있는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청와대가 정책 분야에서의 성과, 균형ㆍ실리 외교를 통한 외교안보 성과에 집권 후반기 PI를 집중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미 청와대와 내각의 진용이 정책관리 모드로 전환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초 정책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발탁과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정애 의원의 사례다. 한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청와대 사정에 밝은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한 의원의 입각은 노동ㆍ환경 전문가가 아닌 여당의 정책위의장을 뽑아갔다는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임에 현 청와대에서 정책기획비서관·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의원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임기를 1년 4개월 남긴 상황에서 정치 현안의 전장(戰場)을 여의도로 옮기고,청와대는 정치와 선을 긋겠다는 입장을 천명할 경우 대통령에겐 '정치적 책임을 피하려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이른바 '추·윤 갈등'에 대해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고, 이는 중도층 지지 이탈과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대통령의 모든 결정 자체가 정치적이기 때문에 정책과의 분리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정책에 방점을 두는 것은 모든 정권 말기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자칫 책임회피의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면, 영수회담이 변수되나=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쏘아올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이슈에 대해서도 “여의도가 주도하는 정치의 시작을 알린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시작과 함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카드를 던졌다.
청와대에서 공식 반응을 내지 않는 가운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는 정치권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메가톤급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포토


 
청와대는 일단 사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입장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3일 민주당 지도부가 '국민적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을 사면을 위한 사실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음에도 청와대 일각에선 "사면이 완전히 죽은 카드는 아니다"란 기류가 있다. 

 
일부에선 이 대표가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영수회담 의향을 탐색한 것에도 주목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영수회담이 성사되지 않아 예단하기는 곤란하지만, 회담이 성사되면 사면 논의가 당연히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함께 김종인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카드를 함께 꺼내들었다.
영수회담이 성사될 경우 야당발 '사면론'이 함께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강태화ㆍ윤성민 기자 thkang@joongang.co.kr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서울시민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에서
비(非)지지도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잇딴 우클릭 행보, 문재인 정부·민주당 개혁 중단하나


이낙연 국민통합 명분으로 사면 건의,
개혁 힘 빼기의 다른 말…文 새해 첫 행보, 청와대 개각도 ‘우클릭’ 

 

연초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를 요약하면 ‘개혁중단’ 예고다. 
이 대표가 새해 첫날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며 문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은 없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사면권이 대통령 권한이니 대통령과 상의를 했을 것이란 상식적 차원의 추론이기도 하지만 좀 더 넓게 보면 최근 청와대와 민주당이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달 두 전직 대통령 범죄에 대해 사과한 것과 대비하면 이 대표의 사면 건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해 12월17일 서울신문에 “김 위원장의 혁신은 ‘집 나간 집토끼’를 되찾기 위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과로 당 재건과 외연확대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지 원장은 최근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다. 


이에 더해 연초부터 당안팎에서 퇴진 요구까지 받는 상황에 처한 것을 봐도 이 대표의 사면 건의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다. 

다만 문 대통령과 사전교감 여부나 사면 여부보다 사면주장을 꺼낸 배경을 보면 해석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사면 건의를 말하며 그 이유로 ‘국민통합’을 꼽았다.
사면주장 이후 당안팎에서 반발이 거세자 설훈 민주당 의원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통합에 집중한 것”이라며 “당원들이 격앙돼 있는데 냉정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고 이 대표를 두둔했다. 







▲ 2021년 새해 첫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민주당


사면이 목적이 아니라 국민통합에 방점이 있다는 말이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여기에 생략한 말은 ‘개혁에 브레이크를 걸겠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개혁은 기존 기득권의 저항이 수반되고, 정치적으로는 야당의 공세에 직면하게 된다. 

‘정권 말에 가면 개혁동력이 떨어지니 정권 초부터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적폐청산을 요구받던 현 정부는 이러한 전망 속에 정권을 출범했다. 사실상 정권 마지막 해를 시작하면서 여당의 방향키를 오른쪽으로 돌린 것이다.
고위공수처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통과시킨 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뭉개던 연말 모습을 보면 이는 명확해진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로 민생을 살리겠다”며 “기업들을 도우며 경제를 새로 도약시키겠다”는 말도 남겼다. 중대재해법을 놓고 노동계와 재계가 국회에 머무는 가운데 대놓고 재계의 손을 들어준 꼴이다.
사면제안 자체도 논란이지만 과반을 훌쩍 넘는 여당 대표가 개혁의 힘을 빼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더 큰 비난거리다. 


이 대표 주장대로 사면 관련해 문 대통령과 교감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 대표와 청와대의 ‘우클릭’ 행보는 약속한 듯 비슷했다. 문 대통령의 새해 첫 행보와 연말 단행한 개각에서 나타난다. 
새해 첫날 문 대통령은 군 대비태세를 점검하며 지휘비행을 했고 이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강한 안보”를 언급했다.
정치인의 군 방문 행보는 중도·보수층에게 어필하겠다는 공식과도 같은 일정이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의료진이나 추운 겨울 거리에서 투쟁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지난 3년간 사회 의인들과 해돋이 산행으로 새해 첫 일정을 시작하던 따뜻한 대통령의 모습과도 확연한 차이다. 








 

▲ 2021년 1월1일 새해 첫 행보로 군 대비태세 점검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개각 역시 새해 국정운영의 방향을 말해주는 시그널이다. 
연말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된 김진욱 전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신현수 변호사는 모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다. ‘김앤장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냐’, ‘현 정부도 정법유착의 고리 끊기를 못하나’ 등의 비판이 따라붙는 인사다. 특히 신현수 변호사는 검찰출신 민정수석으로 현 정부의 기존 기조와도 배치되는 인사다.  

비서실장 인사는 현 정부의 이러한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연말에 임명된 신임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LG CNS 부사장을 지낸 경영인 출신이다. 이낙연 대표의 신년사 “기업들을 도우며 경제를 새로 도약시키겠다”는 말과 연결된다. 
개혁 중단의 배경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다수 언론과 호사가들의 논평처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상징으로 하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국정혼란과 사회적 피로감이 커졌고 임기 말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신경쓰겠다는 이유다. 

다만 검찰개혁이 촛불시민들의 최우선이었는지, 검찰개혁으로 밀려난 다른 개혁요구들은 외면해도 되는지, 촛불대선과 지난 총선 당시 여당의 압승의 의미가 지금의 모습인지,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문재인-김정숙  대통령 부부. 임기말로 접어들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정책과 민생으로 승부해야 한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실책에 더 분노하는 것”

연초 부터 나라가 어수선하다. 확진자가 1천명이 넘어선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건'과 '16개월 영아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은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
정부가 관리하는 1급 교정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법무부와 교정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뒤늦은 전수조사와 확진자 관리의 허점으로 구치소는 아비규환의 패닉상태를 보이고 있다.
수용자가 구치소 창살 밖으로 '살려달라'는 내용의 글귀를 써서 흔드는 사진은 후진국의 감옥에서나 볼 법한 충격적인 것이었다. '세월호 데자뷰'인 듯한 모습에 여론은 악화되고, 그토록 자랑했던 K-방역의 성과도 무너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뒷북 사과는 들끓는 민심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16개월 영아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입양 후 양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당한 정인이는 국가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3차례나 학대신고를 받아 수사를 하고도 무혐의 종결을 함으로써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국정원 정보기능 이관으로 '공룡'이 된 경찰의 무능한 모습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 두 가지 사건은 '권력의 무능이 때론 부패보다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패는 공동체를 서서히 무너뜨리지만 무능은 한순간에 망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무능이 부패 보다 무섭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통해 국가의 무능이 국민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주는지 똑똑히 보았다.
국가와 정부의 제 1 기능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교정시설에서 수용자가 감염되고 사망했다면, 3차례나 경찰에 학대신고를 했는데도 16개월 영아가 학대에 따른 다발성 늑골 골절와 장기 파열로 사망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정에 무한책임을 느껴야 한다.
우리가 세월호에 분노하고 촛불을 들었던 것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실책에 더 분노하는 것이다.
대통령제는 '대통령 정책(presidential policy)의 수행을 통해 국정을 운영하는 제도이다.
그래서 청와대에 정책실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정책 보다 정치에 더 많은 힘을 쏟아왔다.
청와대가 적폐청산과 개혁 작업의 전면에 나서 야권과 갈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정책조정 기능과 정부 관리기능이 약화돼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부동산 정책과 방역 관리의 실패는 청와대 조정능력의 오작동과 맞닿아 있다.

최근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고, 중도층이 이반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 연초 난데없이 불거져 정국을 어지럽혔던 '이명박-박근혜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도 당청의 소통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가 일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이다. 정국은 자연스럽게 차기 대선정국으로 흘러가고, 오는 4월로 예정된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로 국정의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문제 등 민생의 성과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은 불행하다. 차기 대선에서도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둑이 터지듯 총체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 권기식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최근 청와대가 신임 비서실장에 정치형이 아닌 정책형 인사를 기용한 것은 이 같은 위기감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마침 청와대가 신년을 맞아 '정책 청와대'를 표방하고 문 대통령의 새로운 PI(President Identityㆍ대통령의 정체성) 재설정 작업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인적 청산 논란과 정치 과잉의 청와대에서 벗어나 '정책형 청와대'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여야 영수회담 등 다양한 대야(對野) 및 대 사회(對 社會) 대화 등을 통한 사회통합의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부동산과 방역, 경제에 집중하는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탈한 중도층을 다시 불러들이고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kingkakwon@naver.com
*필자/권기식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처분 불복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





진보성향' NCCK의 쓴소리…"'추·윤 갈등' 때 대통령 안 보여

 


    진보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는 4일 '2020년 12월의 시선'으로 '문재인 정권 남은 임기 500일'을 선정하고 현 정부가 추진해온 일련의 정책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NCCK 언론위는 "대통령 취임한 직후 지지율은 득표율의 두 배가 넘는 80%를 상회했다.

이런 지지를 받고도 왜 우리가 꿈꿨던 나라 근처에도 못 갔는가를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는 표현은 어쩌다가 조롱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단체는 임기가 500일 남은 문재인 정부의 현 상황을 축구 경기에 빗대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 중반이 지나가도록 골은 넣지 못하고, 여러 차례 어이없는 실수로 위기도 맞으며 답답한 모습만 보여 주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NCCK 언론위는 "검찰개혁이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쪼그라드는 과정에서 제일 답답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주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임명하고, 그에게 성역 없는 수사를 당부한 사람은 분명 문재인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와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면, 대통령이 그를 해임했어야 한다"면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해임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그 선택에 대해 대중들을 직접 설득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란 자리는 법무부 장관 뒤에 숨어 있기에는 너무 큰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책임을 지지 않으니 여당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개혁에도 때가 있는 법인데 각종 개혁 법안을 신속 과감하게 통과시키지 못한 사이 부동산 사태와 윤석열 징계 논란 등으로 개혁의 동력은 축소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NCCK 언론위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조국 장관 지명자에 대해 검찰이 결사반대할 때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고 추미애나 다른 인물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했을까"라고 되물으며 "'조국 수호'를 소리 높여 외친 것은 결국 조국에게 큰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단체는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도 "검찰의 비열한 공격에 한편으로는 분노하면서도 개운치 못했던 것은 검찰이 제기하는 의혹들이 하나씩 사실일 가능성이 커져 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일하는 대학에서 딸이 봉사를 하고 그 일로 표창장을 받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다는 것은 그 표창장이 위조된 것이 아닌 진짜라 할지라도 참 민망한 일이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현 정부가 추진한 사법·국정원·노동분야 개혁 등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기득권으로 똘똘 뭉친 엘리트 관료들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NCCK 언론위는 "임기가 500일도 채 안 남은 지금 문재인 정권의 지지도는 떨어졌지만, 검찰개혁을 비롯한 우리 사회 개혁에 대한 지지가 허물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며 "같이 촛불을 들었다가 마음을 돌린 중도층과 진짜 서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진짜 사람이 중심에 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단체는 2016년부터 매달 '○○월의 주목하는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보도 비평, 입장 등을 발표해오고 있다.


<저작권자 ⓒ 정책평가신문






문 대통령, 저탄소 KTX 첫 시승- 문재인 대통령이 4일 강원도 원주역에서 KTX 이음
개통식을 마치고 열차 시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 붙은 사면론, 입 닫은 청와대…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에 쏠린 눈


국민통합 메시지 줄 수 있지만 촛불민심 기반 흔들 ‘양날의 검’
야권, 연일 결단 압박 총공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던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카드가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청와대는 4일에도 침묵을 이어갔다. 민주당이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며 봉합에 나선 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사면의 전제조건인 형 확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 후 여론을 지켜본 뒤 이달 중순 예정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재확인한 것은 부담이지만 집권 5년 차 지지율 하락 속에서 국정 동력을 확보할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을 통한 국민통합 메시지로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영 간 대결 구도에 매몰될 경우 남은 임기 중 국정과제를 제대로 매듭짓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문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에서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면을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면서도 “두 전임 대통령께서 처해 있는 상황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탄핵 정국에서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지지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뇌물 등 5대 범죄에 사면은 없다는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개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야권은 문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국민 앞에 밝히는 게 정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대통령이 판단해서 결정하면 끝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자기 판단이 딱 서면 발표하면 되지 이낙연 대표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낙연 사면론 혹평 속 이재명 ‘개혁’ 이미지 부각



[아침신문솎아보기] 사면론 실패 규정 속 이재명 지사 지면 등장,
이재명 호감도 문재인보다 앞선 결과도…
동아일보 새해특집 기사는 ‘이재용’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던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특별사면’ 제안은 사실상 실패한 카드로 판명나는 분위기다. 5일자 다수 신문은 이 대표의 제안이 정치적 실익, 국민 공감대 모두 얻지 못한 이슈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던진 ‘국민통합’ 메시지를 리더십 타격 등의 이유로 철회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사면 이슈에 말을 아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 대표와 달리 통합이 아닌 ‘개혁’ 카드를 한번 더 강조하며 차이를 부각했다.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의 호감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호감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새해특집 기사로 ‘디지털 총수 시대’를 주제로 했는데 첫 인물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다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이 오는 18일로 다가온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마지막 여론전이 활발한 분위기다. 
다음은 5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초기 방치, 황당 대응, 무책임…총체적 방역 실패”
국민일보 “‘먹고살려고 문연다’…벼랑끝 헬스장 ‘방역저항’”
동아일보 “백신 60일 이내 승인 2월말부터 접종 시작”
서울신문 “‘더는 못 버텨 문 연다’…헬스장 ‘방역 불복’”

세계일보 “코로나가 부른 개인파산…‘하루 몇 번씩 나쁜 생각’”
조선일보 “개미들 ‘황소 걸음’ 2900까지 뚫었다”
중앙일보 “인구감소 시대, 공무원 9만명 늘린 문 정부”

한겨레 “‘기후도 인권이다’ 기후세대의 탄생”
한국일보 “향기 담은 화장품 용기,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 5일자 경향신문 정치면.

이낙연 사면론, 사실상 좌초 국면?
경향신문은 이낙연 대표가 띄운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여권 내부 저항에 부딪치며 사실상 ‘좌초’ 국면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면 톱기사 “사면론이 썰물처럼 빠지자…바닥 드러낸 ‘여권의 딜레마’”에서 “‘국민통합’ 가치로써 내세운 야심찬 시도가 ‘깜짝 해프닝’으로 끝나자 이 대표가 ‘실기’한 것이라는 당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사면론 이면에는 내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딜레마’가 엿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서 ‘민주당의 딜레마’란 여권 지지율이 낮은 탓에 ‘국민통합’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이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과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최근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대변되는 검찰개혁의 ‘후과’가 여권 지지율에 미친 파장은 ‘문재인 정부 이후 최저치’라는 문구로 갈음된다”며 “이 대표로선 사면론을 통해 ‘국면전환’과 ‘떨어져 나가고 있는 중도층지지 회복’을 기대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여당의 국정실패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 대신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라는 엉뚱한 제안으로 이를 돌파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경향신문은 “당 대표 임기가 두달밖에 남지 않은 터라서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무릅쓴 것”으로 해석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선 출마를 위해 올 4월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 전에 당 대표 임기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이러한 일정 탓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무리한 카드를 내밀었다는 진단이다. 
국민일보도 이 대표의 사면론을 실패한 카드로 규정했다. 1면 “가끔씩 터지는 ‘단독드리블’…‘엄중낙연’ 맞아?”에서 “이 대표가 결과적으로 무리수를 둔 이유는 본인의 원칙주의적 성향에 따른 개인플레이, 친문 등 핵심 지지층과 미완의 화학적 결합, 정무적 기능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평가했다. 
‘정무적 기능 부족’에 대해 이 신문은 “전남지사와 국무총리로 오랫동안 여의도를 비우면서 중앙정치에 걸맞은 정무적 역할을 보좌진이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대표가 사면론을 처음 언급한 인터뷰를 매끄럽게 준비하지 못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정치부 등 기자로 현실정치를 곁에서 봐왔고,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무려 20여년간 정치인으로 살아온 이 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대선 주자 중 정치 경험이 가장 많은 ‘정치고수’다.
이 대표가 사면론을 처음 언급한 1일자 연합뉴스 인터뷰 뿐 아니라 그는 당안팎에서 사면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이후 진행한 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도 사면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정무 보좌진의 역할이나 인터뷰 준비 미숙 등을 근본원인으로 보긴 어렵다.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사면론에 대해 반발이 나오는 것을 보면 오히려 한 측근 의원이 국민일보에 한 발언(“팀플레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이 더 현실성있는 조언으로 보인다. 






▲ 5일자 중앙일보 정치면


이낙연 국민통합 vs 이재명 개혁
중앙일보는 사면론 카드는 실효성을 다했지만 이 대표가 국민통합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정치면 톱기사 “사면론 제동 걸렸지만, 이낙연 ‘통합’ 브랜드 밀어붙인다”에서 “유권자의 표로 심판받는 정치의 세계에서 ‘통합론’은 중도표 확장 전략과 맥이 닿아있다”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다 3위까지 추락한 그의 사면론은 대선주자로서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다만 예민한 이슈인 사면론을 한번 내뱉은 이상 이를 주워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이어 “이미 정치권에선 ‘사면이 불발될 경우 여당 내 유력후보 한 명의 이름을 지울 수 있다’(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같은면 하단에 “이낙연 ‘통합’ 띄우자, 이재명 ‘기득권 카르텔 개혁’ 맞불”이란 기사에서 개혁을 재차 강조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조명했다. 이 지사는 4일 “부동산정책 등으로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공직자는 주택임대사업을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경기도가 4급이상 공무원의 임대사업 금지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한 이 지사는 새해 들어 SNS에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지 않으면 지지율 87% 민주정부도 무너진다”고 썼고, “시민의 삶과 기득권 구조 개혁은 분리돼 있지 않다. 선후의 문제도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 5일자 한국일보 정치면

 

 

 

한편 한국일보는 한국리서치와 진행한 신년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실시)에서 문 대통령 호감도(50.2%)보다 이재명 지사 호감도(58.6%)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문 대통령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0.6%가 이 지사에게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동아일보 새해특집은 이재용
동아일보는 뇌물공여 혐의로 특검이 9년을 구형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띄우기에 나섰다.
이 신문은 지난 4일 1면 “‘디지털 총수’의 시대 기업 뿌리부터 바뀐다”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재계가 뿌리부터 변하고 있다”며 새해특집 기사를 시작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디지털 총수’가 누구인지를 다루며 젊은 CEO들을 소개하며 특집기사를 시작했고, 5일 1면과 5면에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특집기사 2탄을 보도했다. 





▲ 5일자 동아일보 5면

해당 기사들의 제목과 부제를 보면 “‘함께 신화 만들자’ 이재용 새해 첫 행보는 ‘동행’”, “신사업 시스템 반도체 공장,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찾아”, “‘삼성 미래는 초일류 테크 기업’…이재용, 주력사업 세대교체 가속”, “벤처-중소와 협력, 건강한 산업생태계 육성”, “올해 삼성 입사 30년 되는 해”, “새로운 삼성으로…함께 미래 열자”, “글로벌 브랜드 가치 업그레이드 주력” 등이다. 
특히 동아일보는 “실제로 이 부회장의 ‘동행’ 비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며 “삼성의 제조기술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마스크 제작, 코로나 진단키트 등을 빠르게 생산해 품귀 현상에 대응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영국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 등의 옥외광고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주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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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19차 촛불집회.ⓒ정의철 기자




[주장] 정치 검사의 탈정치, 촛불정신 근간 흔들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고유한 정치가 이중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하나는 문재인 정부와 현 여권이 절차주의라는 유사 정치에 매몰되어 기술관료와 법전문가에 권력을 내주는 탈(포스트)정치에 압도당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개신교 극우 세력과 결합된 태극기 집단의 포퓰리즘 정치가 촛불 시민이 연 고유한 정치의 공간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촛불 시민의 고유한 정치적 영역을 연 '사건'이 일어났다. 여기서 사건이란 알랭 바디우의 용어로 '진실'이 드러나 프레임 전환이 발생하는 사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의 예로는 '박근혜 탄핵 집회'와 '검찰 개혁과 조국 수호를 위한 서초동 집회'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검찰의 권력 남용 진상이 밝혀지자, 촛불 시민의 분노는 보수에 유리했던 기울어진 운동장을 뒤집어 놓았다.
이로 인해 보수 세력은 연달아 선거에서 지고 말았다. 


검찰의 선별적 수사, 과잉 수사, 공작 수사, 기소 편의주의의 민낯이 이른바 조국 가족에 대한 과잉 수사로 인해 드러나자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요구로 나타났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거부 사태는 탄핵 요구로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
촛불 시민은 법전문가들의 탈정치를 자신들이 연 고유한 정치적 공간과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뉴라이트 지식인과 일부 진보 지식인들은 촛불 시민을 '광장의 파시즘'과 같은 학술적인 언어를 동원하여, 태극기 집회와 유사한 포퓰리즘으로 매도한다. 보수 언론은 촛불 시민의 정치적 사건을 '극성 지지층'이나 '빠 정치'라는 선정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촛불 시민의 목소리를 극우 정치와 같은 포퓰리즘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참고를 위해 저명한 현대 철학자인 슬라보예 지젝이 제시한 현대 정치의 병리적인 다섯 가지 형태를 살펴본다. 지젝에 따르면 '탈정치'라는 유령이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탈정치는 정치적인 갈등의 고유한 논리를 부인한다.
그래서 정치적인 '사건'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도리어 정치적인 사건의 출현을 방해한다. 

  
탈정치는 라캉의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부정'이라는 방어 메커니즘 중 도착증적인 부인(disavowal)에 해당한다. 부정(Negation)은 무의식이 저항하는 방어 메커니즘이다. 부정에는 억압, 부인, 거부 등이라는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억압'은 부정하고 싶은 감정이나 지식을 억누르는 심리 과정이다. 신경증적인 정신 구조가 이러한 억압을 본질로 한다. 억압에 많은 심리적 에너지를 집중하기 때문에 히스테릭한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거부'는 폐제로서 부정적인 감정이나 지식을 아예 봉쇄하는 방어 심리이다.
정신병적인 정신 구조는 거부(폐제)의 형태이기 때문에 비논리적인 언어나 태도를 보인다. 


'부인'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방어 메커니즘이다. 도착증적인 정신 구조가 부인의 형태를 취한다.
도착증자는 자신을 큰 타자의 도구, 예를 들어 조직의 도구나 시청률의 도구로 보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종교적 근본주의자는 자신을 신의 도구로 본다. 일본의 가미가제 전투기 조종사는 자신을 국가와 천왕의 도구로 보고 스스로 폭탄이 된 것이다.


자신을 이윤의 도구로 보는 자본가도 도착증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수전노는 자신을 돈의 도구로 본다.
돈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경영자는 비용과 이익의 숫자에 집착하여 인력 구조조정에 매몰돼 직원들의 고통을 알면서도 외면한다. 특수부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 과잉 수사를 하면서도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를 덮는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지젝의 <이라크>에 따르면, 신경증적인 억압의 사례는 큰 타자의 금지로 인한 억압과 관련해, 감정적인 차원이 아니라 관념적인 방식으로 사실을 모른 척한다.

"난 결코 당신에게서 주전자를 빌린 적이 없어요."
"온전한 상태로 주전자를 당신에게 돌려주었잖소."

정신병적인 거부의 사례는 상징적인 큰 타자를 배제하고 있어 전혀 논리가 서지 않은 말을 한다.
"당신이 내게 주전자를 빌려주었을 때 이미 그 주전자는 구멍이 나 있었어." 
일부 정치 검사는 조직의 도구로 전락한 도착증적인 증세를 보이고, 일부 편향된 판사는 비논리적인 판결을 내린다. 일부 보수 언론과 기자는 이것이 정의라고 말한다.

고유한 정치에 대한 일련의 도착증적인 '부인'들이 있다.
랑시에르의 구분을 본받아 지젝은 이러한 정치 도착증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다. 


1. 원형(arche)정치. 공동체주의자는 전통적인 폐쇄된 유기적으로 구조화된 동질적인 사회 공간을 정의하려고 시도한다.
이 공간은 정치적인 순간, 즉 사건이 출현할 수 있는 공허에 대한 여지를 주지 않는다. 신좌파적인 공화주의나 신보주의적인 공화주의 모두 이러한 원형 정치의 형태로서 타락 이전의 태고적인 형태의 공동체에 대한 일종의 향수이다. 


2. 유사(para)정치. 절차 민주주의적인 사회계약론이 이러한 정치 형태를 잘 보여준다. 전략적인 합리성을 강조하는 홉스적인 모델과 보편적인 절차를 강조하는 하버마스/롤스 모델이 있다.
이는 정치를 경찰의 논리로 바꾸어 탈정치화하려는 시도이다.


보편주의자는 정치적인 갈등을 받아들이지만 이를 대의제 공간 안에서 행정권의 자리를 일시적으로 차지하기 위한 이미 인정된 정당과 기관들 사이의 경쟁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경쟁적인 소송 절차에 불과하며 고유한 의미의 정치로 폭발하지 못한다.

3. 메타(meta)정치. 경제가 정치의 메타이다.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나 신자유주의의 과학적 경제학이 그 예이다.
경제결정론을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자나 공상적인 사회주의자는 정치적 갈등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는 그림자
극장에 불과하다.


여기서 사건들의 고유한 장소는 다른 장, 즉 경제적 과정에 있다. '진정한'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치가 스스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집단 의지의 충분히 자명한 합리적인 질서 안에서 사람에 대한 관리가 사물에 대한 관리로 변형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 행동을 효용 극대화라고 규정하는 신자유주의나 사회의 경제적인 토대에 의해 상부구조를 결정하는 논리를 강조하는 마르크스주의는 고유한 의미의 모든 정치 차원을 무시한다.
이러한 무시의 결과는 억압된 정치적 차원이 다시 폭력적으로 귀환하는 스탈린주의와 같은 현상에서 잘 나타난다.  


4. 가장 교묘하고 급진적인 버전의 거부인 극단(ultra)정치. 이는 랑시에르가 언급하지 않고 지젝이 만든 용어이다.
극단 정치의 대표는 나치즘과 파시즘 또는 미국의 네오콘과 같은 극우 전쟁광의 테러리즘이다. 이는 정치의 직접적인 군사화를 통해 갈등을 극단화시킴으로써 이를 탈정치화하려는 시도이다.


다시 말해 갈등을 우리와 우리의 적인 그들 사이의 전쟁으로 재구성한다. 여기에는 상징적인 갈등을 위한 공통의 근거가 없다.
극우는 계급 투쟁이 아니라 계급 전쟁 또는 인종 전쟁이라고 선언한다는 점은 지극히 증상적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인 것의 도착증은 그래도 아직은 정치적인 차원에 속한다. 정치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할 뿐이다.
그런데 아예 정치를 아예 정신병적으로 거부하는 형태가 있다.


5. 탈(post)정치. 이는 정치를 기술관료적인 관리의 형태로 바꿈으로써 정치적인 갈등을 해소하려는 형태이다. 탈정치에서는 권력을 향해 경쟁하는 상이한 정당들로 구현된 지구적인 이데올로기적인 비전들의 갈등이 계몽된 기술관료들(경제학자,
여론 조사 전문가, 법 전문가 등)과 자유주의적인 다문화주의자들의 협조로 대체된다.


이해관계의 협상에 의한 타협이 보편적인 합의의 위장된 형태로 이루어진다. 탈정치는 낡은 이데올로기적 구분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탈정치란 주권자에 의해 선택되지 않은 기술관료와 법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내세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빌미로 지배 권력으로 등장하는 경향이다. 

지젝에게 정신병적인 탈정치는 오늘날의 정치적 경향들을 총체적으로 진단하는 용어가 되며 앞의 네 가지를 포함한다.
브라질에서 일어난 연성 쿠데타가 바로 이러한 탈정치의 산물이다. 탈정치를 내세우며 관료와 검사나 판사가 정치적인 정책이나 수사, 판결을 통해 국민이 선택한 정당한 정부를 위협하고 전복시키고 말았다.

현 정부와 여당이 탈정치의 세력을 견제하고 억누르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촛불 정신의 시대적 과제이다.

촛불 시민이 연 고유한 정치 공간에 세워진 현 정부와 거대 여당은 절차라는 유사 정치에 매몰되지 말고, 그들이 준 힘으로 탈정치의 쿠데타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제압해야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12월 5주 차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0.1%포인트 떨어진 36.6%로 조사됐다. /청와대 제공




나라다운 나라' 초심 되새기길...마지막 소회

 

文대통령 집권 5년 차 춘추관을 떠나며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4일, 만 2년 4개월 동안 지냈던 춘추관 생활을 마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차에 춘추관에 들어와 5년 차 때 나가게 됐다. 새 출발은 늘 그렇듯 동기 부여와 초심을 다잡게 되는 계기가 된다. 또 다른 시작을 앞둔 상황에서 짐을 정리하고 춘추관을 떠나려니 새삼스럽게 그간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격동의 시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민심의 파고가 컸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춘추관에 출입하게 됐을 당시 문 대통령은 국민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
그해 봄, 한반도에 강력한 훈풍이 불면서 70%대를 넘겼던 수치에 비하면 떨어지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컸다.
같은 달 평양정상회담으로 국민의 지지를 한껏 끌어올린 문 대통령은 주가 하락 등 경제 악화와 부동산 정책 실패 및 여러 인사 논란, 여당발 악재에 시달렸다. 완만하게 하향곡선을 그렸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9년 5월 취임 2주기 때 40%대까지 주저앉았다.
그해 7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분노했던 국민은 문 대통령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다수의 부정적 보도가 확대됐던 10월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5월 60%대가 넘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따른 고공행진은 '인국공' 논란 등으로 흐름이 꺾였고, 최근에는 30%대까지 떨어졌다. 부정 여론은 갈수록 커져 레임덕 우려마저 나온다.
청와대는 종종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점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되 맡은 일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로 청와대 입장을 갈음해왔지만, 왜 민심이 정부에 등을 돌렸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는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와대 수보회의에서
발언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과 집값 상승으로 인한 주거 불안,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걱정과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누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 논란과 고용 한파, 돌려막기식 인사, 불통에 대한 비판도 크다.
국정의 범위는 매우 넓기 때문에 일정 부분으로만 재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러한 비판 거리로 공정과 정의를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상당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지역과 계층, 세대 간 분열과 갈등의 시대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업종별 형평성도 어긋난다는 말이 많다.
결국 삶은 먹고 사는 문제라는 점에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장 한계에 직면한 국민이 체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신축년 새해를 맞이한 만큼 희망을 품고 싶다.
올해는 잃어버린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고 하루하루 살 맛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국민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문재인 정부는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정부다.
집권 5년 차,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임사를 되새기며 초심을 다져보길 권한다.
부디 반목과 불공정이 없는 사회로 더 발전시키고, 확실한 변화를 이뤄내길 바란다. 춘추관을 떠나며, 문 대통령의 건승을 빈다.

※ 본문의 여론조사는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참조한 것입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누리집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shincombi@tf.co.kr






강원도민일보 정승환 기자]문재인 정부 임기 4년 차,현 정부에 대한 도민들의 민심은 싸늘했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