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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4900조 빚 시한폭탄, 韓銀 경고 날렸다

 

 

 

 

 

/그래픽=이철원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사진=뉴스1





사진=연합뉴스



4900조 빚 시한폭탄, 韓銀 경고 날렸다

 

빚투 코스피, 돈몰려 2990 기록.. 영끌 부동산, 대출 눈덩이 급증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잠재된 위험이 올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5일 금융권 신년 인사회 신년사에서 “정책 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돼 있던 리스크(위험)가 올해는 본격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내수 위축 등으로 실물 경제는 식어가는데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다.

저금리로 풀린 막대한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부동산 대출 등으로 늘어가는 가계 부채, 복지 확대를 위해 적자 국채를 찍어내고 있는 정부 부채가 더 지속되기 어려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한은 총재가 진단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2990.57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985.7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3000, 코스닥 1000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새해 증시가 문을 열자마자 4~5일 이틀간 2조6000억원이 넘는 돈을 주식에 쏟아부으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이 총재의 경고는 일부 ‘좀비 기업'의 도산이나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대책 일환으로 이자를 낮추고 원금 상환도 늦춰주고 있지만, 취약한 부분에서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빚으로 지어 올린 누각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증시로 몰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도 상당 부분 빚이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가계·기업·정부 3대 경제 주체가 가진 빚은 4900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가계와 기업의 빚은 각각 경제 규모(GDP)의 101.1%, 110.1%로 전문가들이 과대 부채를 판정하는 임계치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이번 기회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재설정한다는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의 비상한 각오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증시 대기자금만 130조… 한은 “작은 충격에도 시장 크게 흔들릴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잠재된 리스크(위험)’라는 강한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증시로 몰리는 자산 쏠림과 가계 부채 급증 현상에 경고장을 날렸다.
통화 정책의 수장이 연초부터 충격 요법에 가까운 발언을 할 정도로 우리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약한 고리 1. 가계 부채
무엇보다 가계 부채가 턱밑까지 차올랐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에는 부실해진 기업의 부채 위기를 건전한 가계와 정부가 받쳐줬지만, 지금은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 3주체가 모두 여유가 없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기업·정부의 부채 총합은 4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작년 6월 말까지 12년간 145% 증가해 세계 평균 증가 속도(31%)에 비해 5배나 빨리 급증했다.
특히 가계 부채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진원지였던 미국의 당시 수준마저 넘어섰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작년 9월 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은 101.1%였다.

이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경제 위기를 맞았던 2008년 미국(97.4%)보다 높다.
장기 경기 침체인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1990년 말 일본의 GDP 대비 가계 부채는 70% 안팎이었다.
세계경제포럼(WEF) 등 국제기관들은 GDP 대비 가계 부채가 70~90%를 넘어서면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계 부채는 원래도 한국 경제의 우환이었지만, 이번 정부 들어 더욱 빠르게 임계치를 넘어버렸다.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로 빚내 집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들을 중심으로 빚을 더 내 주식시장에 달려드는 과열 양상까지 겹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이 증권사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인 신용융자는 4일 기준 19조3523억원으로, 2019년 말(9조2133억원)에 비해 10조원 넘게 늘었다.
증시에 언제든 투입될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은 68조2873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6조4402억원으로 증시 주변을 맴도는 자금이 130조원을 넘는다.
◇약한 고리 2. 좀비 기업들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들도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기업 부채는 2112조7000억원으로 GDP 대비 110.1%로 올라섰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우리나라 가계·기업 등 민간 부문 빚 위험도를 11년 만에 ‘주의’에서 ‘경보’로 격상했다.

중소기업 중에는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 곳이 절반이 넘는 52.8%에 달한다.
은행들은 정부의 코로나 대책 일환으로 작년 9월 말까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원금 만기와 이자 상환을 연장·유예해줬고, 이 기한을 올 3월 말까지로 한 번 더 미뤄준 상태다.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면 빚 못 갚고 드러눕는 곳이 속출할 수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성장률 급락과 거품 붕괴라는 강한 충격이 발생하면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지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평가)를 해봤다.

올해 성장률이 예상치(3.0%)보다 한참 낮은 0%에 그치는 등 2023년까지 성장률이 1%를 밑돌고 주가가 반 토막 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그 결과,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시장 손실을 제외하고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해 나타나는 신용 손실만 약 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전체 신용 손실 추정액은 67조원으로 계산됐다.
◇”썰물 빠지면 67조원 터진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썰물이 빠져나갈 때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코로나가 불러온 이례적인 초저금리 상황은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
언젠가는 금리가 정상화되고 거품이 꺼지는 시기가 올 텐데, 이때 빚으로 잔치를 벌이던 이들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가계 빚 거품이 터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미국에서는 증시가 2007~2009년간 반 토막(-54%) 났고, 경제성장률은 2009년 -2.5%로 뒷걸음쳤다. 미국 경제를 대표하던 투자은행 3곳이 파산했고, 중산층의 자산은 2007~2010년 3년간 40%가 날아갔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저금리나 대출 만기 연장이 앞으로 계속될 거라 보기 어렵다”면서 “상황이 변하면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가계 부채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심상찮은 '코로나 파산'…V자 반등 못하면 도미노 공포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개인 파산 신청 4만1257명
2년전보다 15.4% 늘어

법인은 879개, 1년새 14.3%↑
전문가들 "빚 급증, 올해 더 나빠질 것"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되는 특정 시점에 법인 파산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의 기업 지원 대책도 '월 단위'로 정밀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백신 보급 시기가 빨라야 올해 2~3월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자금 풀기가 중단되고 융자 회수 절차가 시작될 경우 파산신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법인뿐 아니라 개인 파산신청도 급증하면서 총체적 도미노 파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전국 법인ㆍ개인 파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파산을 신청한 개인은 4만1257명으로, 2년 전보다 15.4%나 늘었다.
법원이 파산신청을 받아들이는 인용률도 89.2%에 달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인과 개인이 파산신청을 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인용과 그 외 기각ㆍ취하ㆍ기타 등으로 처리한다. 10명 가운데 9명의 신청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올해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 문제는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이를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정책자금을 풀고, 기존 융자 회수와 세금 납부 기한을 미뤄준 상황에서도 이 같은 파산신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개인과 법인의 전례없는 규모의 빚더미 위에 앉아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2020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민간 부문의 가계ㆍ기업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11.2%로 집계됐다.

특히 가계부채가 3분기 말 1682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나 늘었다.
가계 빚은 빠르게 불었지만 처분가능소득은 1년 동안 0.4%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71.3%로 높아졌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법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법인 파산신청 내용을 보면 1월부터 10월까지 총 879개 법인이 파산신청을 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3%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만 봐도 빚 규모는 8000만원을 넘어선다.
통계청ㆍ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당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4억4543만원의 자산을 보유했고, 평균 부채는 8256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당 부채는 1년 전(7910만원)보다 4.4% 늘어난 것으로 작년 증가율(3.2%)을 웃돌았다.









◆V자 반등 없다면 도미노 우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활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올해는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사실상 경기 추이가 'V자 반등'의 가파른 회복 곡선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역시 연내 돈 풀기와 각종 자금 회수 연장의 출구 전략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차 재확산 이후에도 대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많이 쌓인 상황"이라며 "음식점ㆍ여행업 등에서 시작한 파산이 제조업과 공급업체로 이어지면서 파산 업종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위해 가능한 개인 파산은 미뤄두고 기업 쪽 부도를 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인 파산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며 "현재 버티는 법인ㆍ개인도 상황이 양호해서가 아니라, 숨이 넘어가는 것만 겨우 막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에도 기업과 개인의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았는데, 그것보다 더 안 좋아진 것은 실물경제가 그만큼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파산하면 자체 소득이 없어지기 때문에 경기가 더 어려워지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봉규 문앤김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우려한 것과 달리 지난해 파산신청이 많지 않았던 것은 정부의 돈 풀기와 자금 회수 압박을 완화한 덕분"이라며 "그러나 문제는 올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악화하던 건설업뿐 아니라 각종 대면 서비스 업종까지 어려워지면서 올해 파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파산 이후 회생을 선택하는 경우가 줄어드는 추세가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이제는 월별 법인과 개인의 파산신청 현황과 추이를 살펴 적절하고 구체적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특히 법인에게 압박이 될 수 있는 각종 규제나 정책 도입 시기를 조율하거나 최소한 현장 분위기를 듣고 함께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세종 =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facebook twitter share




 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 등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부채유형별 가구당 보유액 [한국은행 제공]





▲ 연령대별 가구당 부채 보유액 [한국은행 제공]

 

 

 

 

▲ 연령별 금융부채 보유 가구 비율 및 가구당 보유액 [한국은행 제공]

 

 

돈 벌어서 빚 못 갚아… 가구부채 평균 8000만원 돌파

 

일 해서 버는 근로소득 증가율이 0%대로 줄면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하는 처분가능소득은 약 2.3배 늘어 소득 보다 빚 증가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윰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의 평균 소득은 5924만원으로 2018년 5828만원보다 96만원(1.7%) 증가에 그쳤다. 이는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소득 증가율이다.

2018년 가계 평균 소득증가율은 2.1%, 2017년 4.1%를 기록했다.
조사방식이 바뀌기 전인 2016년에는 2.8%의 소득증가율을 나타냈으며 2015년 2.4%, 2014년 2.4%, 2013년 4.0%, 2012년 5.8%를 각각 기록했다.


소득증가율이 낮게 나타난 것은 근로소득 증가율이 0.3%에 그치고 사업소득이 1년 전보다 2.2%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비중도 각각 0.9%포인트, 0.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공적이전소득은 387만원에서 457만원으로 18.3% 증가해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
기초연금 인상과 근로장려세제 확대 등으로 이전소득이 늘었기 때문이다.


저소득 가구 비중은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소득 구간별 분포를 보면 전체 가구의 24.5%는 연평균 소득이 1000만~3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1000만원 미만도 7.8%에 달했다. 1억원 이상 가구의 비율은 15.8%를 기록했다.
3월 기준 가구당 평균부채는 825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7910만원)보다 4.4% 급증했다.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605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했고 임대보증금은 2207만원으로 2.4% 늘었다.

부채 비중은 금융부채 73.3%, 임대보증금 26.7%로 전년대비 금융부채의 비중이 0.5%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 하위 20%)와 2분위(하위 40%)는 전년보다 부채가 각각 8.8%, 8.6% 증가했다.
3분위(3.0%), 4분위(1.4%), 5분위(5.3%)는 이보다 낮아 소득이 낮은 가계를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40대가 1억1327만원, 5대가 9915만원, 39세 이하가 9117만원 등의 순으로 부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부채 보유액 증가율은 39세 이하가 12.2%로 가장 높았다.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8.5%로 집계됐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6.2%포인트 올라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남의 namy85@mt.co.kr  |  머니S 금융팀 .






안정적인 주거를 꿈꾸는 30대 청년이 월급을 모아선 살 수 없는 수준으로 껑충 뛰어버린
동네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독자 제공



 취업문 뚫으니 내집 마련 '미션 임파서블'... "포기하는 게 마음 편해"


"요즘 서울에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없잖아요. 저 정년까지 10억원 모을 수 있을까요.
모아도 그때는 더 올라 있지 않을까요."
3년차 직장인 김정원(가명·31)씨의 머릿 속엔 요즘 집 걱정이 가득하다.
대학 졸업 후 학사장교를 거쳐 힘들게 직장을 얻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셋방살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

아끼고 아껴가며 한 달에 180만원 정도를 모으지만, 이 속도로 모아 봐야 40대가 돼서 서울이나 주요 신도시 아파트를 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목돈 마련하는 사이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아 대출이라도 왕창 받아 아파트를 사보려고도 했지만,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있다는 소식에 보고 있던 부동산 앱을 미련 없이 닫아 버렸다.
"내 집? 전·월세 감당도 힘들어"




살 집을 찾던 한 20대 청년이 부동산 앞을 기웃거리며 시세를 알아보고 있다.
오지혜 기자




취직이라는 좁은 문을 뚫은 청년들 앞에는 보금자리 마련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다. 
내 집 마련은 아예 포기 상태고, 전셋집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20대 후반 직장인 최모씨는 회사 일로 정신이 없을 때 자취방 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와 울며 겨자먹기로 재계약을 택했다.

최씨는 "월세 부담이 커 전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사정에 맞는 전셋집을 찾으려면 직장에서 너무 멀리 이동해야 했다"며 "계약 만료일은 다가오는데 발품 팔 시간이 부족해 결국 월세 재계약을 하고 말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력으로 집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지자, 부모 품에서 가능하면 오래 살면서 주거 독립을 미루려는 청년들이 늘었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9월 성인남녀 4,068명을 상대로 캥거루족(부모에게 생계 등을 의존하는 젊은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70.9%가 부모에게 가장 많이 의지하는 부분을 '주거'로 꼽았다.
직장인 한모(26)씨에게도 캥거루족 생활은 경제적이고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는 "부모님 집을 나가 자취방을 구해 봤자 지금보다 더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며 "가능하면 부모님 집에서 오래 살고 싶은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봉상승 비웃는 집값 상승률에 불안
'미쳤다'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부동산 가격을 보면, 청년들의 주거 불안은 당장의 걱정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직장생활을 하며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한국부동산원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9세 미만 2인 가구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간(평균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5년으로 조사됐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월급 절반을 저축해도 30년이 걸리는 셈이다. PIR은 2017년 6월 조사에선 11년이었지만
금세 4년이나 늘었다.







20대 청년이 값이 껑충 뛴 아파트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오지혜 기자

 

 

 

부모님 찬스(증여 혹은 대여)를 쓰지 않으면 도무지 집 살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라, 내 집 마련 자체를 애당초 포기한 청년들도 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직장인 박모(28)씨는 "로또나 주식으로 한 방에 큰돈을 벌지 않는 이상 내 집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집을 소유한다는 욕심 자체를 내려놓는 편이 더 마음 편하다"고 했다.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연봉을 모아 집을 사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 가격 상승률이 연봉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다"며 "공급량까지 줄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집 사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주거 불안은 만혼 혹은 비혼으로 이어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두지 않으려는 현상에도 주거 문제가 큰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불안감에 영끌 했는데... 이자도 만만찮다
불안감을 견디다 못해 '있는 돈 없는 돈'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영끌 대출'로 집을 사는 청년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가구 부채는 평균 1억82만원으로, 2019년보다 13.1%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불안감을 느낀 30대가 대거 패닉바잉(향후 가격 상승 및 물량 감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무작정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집을 구매해 안정감은 찾았을지 몰라도, 이자 부담이란 또 다른 짐을 떠안았다.

전문직 종사자 김모(32)씨는 지난해 9월 7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했다.
안 입고, 안 먹어가며 열심히 모은 1억원에, 주택담보대출로 4억 9,000만원, 신용대출 1억 1,000여만원으로 집값을 충당했다.
매월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170여만원이다.

결국 김씨는 출산을 포기했다.
그는 "원리금 상환을 오랜 기간 계속해야 하는데 아이가 생기면 교육비 등으로 지출하는 부분이 지나치게 커지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직장생활하며 모은 6억원에 신용대출, 담보대출을 모아 15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30대 후반 직장인 서모씨는 원리금 상환(월 300만원)에 쪼들려야 하지만, 마음의 큰 짐은 덜었다고 했다.
서씨는 "당장은 고생해도, 이사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되고, 삶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취업과 주거라는 '미션 임파서블'을 연달아 수행해야 하는 자신들을 '저주받은 세대'로 칭했다.
자신들을 이런 상황으로 내몬 사회, 부동산 자산을 선점한 선배 세대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김정원씨는 "나를 비롯한 이 시대 청년들의 욕심은 소박하다"며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집 한 채만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지금의 불안감은 물론 앞으로 박탈감까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가구당 부채 8200만원… 30대 빚 증가율, 40·50대의 두배

 

 

2020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영끌’ 대출로 내집마련 30대
부채 13% 늘어 1억원 돌파

순자산 증가폭도 가장 높아
29세 이하는 자산 ↓·빚만 ↑
취약층 공적이전소득 ‘최대’

29세 이하 젊은 청년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재산은 더 줄고, 빚은 더 늘었다.
연령대별로 30대는 빚이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순자산 증가폭도 가장 컸다.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는 8000만원을 넘어섰고, 저소득 계층은 정부의 정책에 의존해 생활고를 면하는 모습이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이런 내용이 담긴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30대 순자산·부채 큰 폭 증가
이번 조사 결과는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평균 부채는 8256만원으로 1년 전의 7910만원보다 4.4% 늘어났다.
지난해 증가율(3.2%)을 웃돈다.
부채 중 금융부채가 6050만원, 임대보증금은 2207만원이다.
금융부채는 담보대출 4743만원, 신용대출 868만원, 카드대출 71만원 등이다.
통계청 임경은 복지통계과장은 “담보대출 증가율 자체(3.5%)는 예년에 비해 높지 않지만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57.5%)이 높았다”며 “부동산 가격이나 전월세 보증금이 증가한 측면과 연동해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부채가 가장 많은 세대는 40대이지만 증가율은 30대가 가장 컸다. 30대는 전년보다 13.1% 증가한 1억82만원, 29세 이하는 8.8% 증가한 3479만원이었고 이어 50대 6.4%(9915만원), 40대 6.0%(1억1327만원), 60세 이상 1.1%(5279만원) 증가했다. 30대의 부채 증가율이 50대나 40대의 2배가 넘는다.
30대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는 비율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30대의 순자산은 2억5385만원으로 전년보다 7% 늘었다.
40대는 3% 증가한 3억7359만원, 50대는 2.4% 증가한 4억987만원, 60세 이상은 1.7% 늘어난 3억7422만원이었다.
29세 이하는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7.1% 감소한 7241만원을 기록했다.

 

 

 

 

 

 

◆소득 분배 지표 개선됐지만… 저소득층 빚 여전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 지니계수가 0.339로 전년의 0.345에서 개선됐으며, 상대적 빈곤율도 16.7에서 16.3으로 줄면서 “정책에 따른 분배 개선효과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니계수는 빈부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하면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지표 변화에도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와 그 윗단계인 2분위의 경제상황이 개선됐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소득분위별 평균 부채를 보면 상위 20%인 5분위가 1억8645만원이었고, 이어 4분위 9975만원, 3분위 6851만원, 2분위 4056만원, 1분위 1752만원이다. 부채 증가율로만 따지면 1분위(8.8%)와 2분위(8.6%)가 5분위(5.3%), 4분위(1.4%), 3분위(3.0%)보다 월등히 높다.
기재부는 보도 참고자료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 등 영향으로 소득1·2분위 부채와 신용대출(10.5%)·카드대출(22.7%) 증가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소득 분배 관련 지표 개선에는 저소득층 가구 소득이 크게 늘어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지원하는 ‘공적이전소득’이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가계 자체의 일관된 소득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득(1155만원)은 전년보다 4.6% 늘어 평균 증가율(1.7%)을 크게 웃돌았지만, 이들 가구 소득 중 공적이전소득이 가장 큰 비중(42.8%)을 차지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소득(1억3903만원)은 1.1%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는 81.5%였다.
예상 은퇴연령은 68.1세이지만, 올해 3월 말 가구주가 실제 은퇴한 가구(18.5%)의 실제 은퇴연령은 63.0세로 나타났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지난 15일 영업을 앞둔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에 셔터가 내려져있다. 연합뉴스 제공



가구소득 1년새 100만원 ‘찔끔’ 늘어날 동안 부채 350만원 ‘쑥’


2020 가계금융복지조사] 평균자산 4.5억, 전년비 3.1%↑
부동산 담보대출 등 증가, 부채 증가폭 실질소득 웃돌아
금융부채 보유 가구 10곳 중 6~7곳 “원리금 상환 부담”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가구 평균소득이 1년새 100만원 가량 늘어나는 동안 부채는 350만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가세보다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금융부채 상환이 부담스럽다는 가구가 늘면서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상황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로 주식이 크게 떨어지자 반등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주식 직접투자 비중은 크게 늘었다.


대출 받아 주택 구입·전월세 보증금 비용 충당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4억4543만원으로 3.1%(1352만원·전년대비) 증가했다.
가구당 부채는 4.4%(346만원) 늘어난 8256만원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3억6287만원으로 2.9%(1006만원)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가구 소득은 5924만원으로 1.7%(96만원) 늘었다.
소득에서 비처분소득을 뺀 처분가능소득(4818만원)은 1.9%(89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 소득은 1년간 100만원도 늘어나지 못한 반면 부채 증가폭은 3배 이상 컸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담보대출에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나타나고 부동산 가격이나 전월세 보증금 증가와도 연동했다”며 “부채를 빌리는 이유 조사에서도 주택 구입이나 전월세 보증금 목적이라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 분석했다.

순자산 보유액을 보면 1억원 미만이 3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1억~2억원 미만 17.4%, 2억~3억원 미만 12.7% 등 순이다. 순자산이 10억원 이상 가구는 7.2%로 0.4%포인트 늘었다.
마이너스(-) 1억원 미만인 가구도 0.1%포인트 늘어난 0.3%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50대 가구 순자산이 평균 4억987만원,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가 4억456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1000만~2000만원 미만이 15.2%로 가장 많았으며 전체 50.9%가 4000만원 미만에 머물렀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저축액·전월세 보증금 등 금융자산은 1억570만원으로 0.9% 하락했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4.3% 증가했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2분위의 자산이 7.3% 증가한 반면 3분위(1.7%), 4분위(1.1%)는 평균(3.1%) 증가폭을 밑돌았다.

가구소득이 증가하거나 여유자금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운용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가구주의 47.1%는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를 꼽았다. 이는 1년 전보다 0.3%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부동산 구입(24.0%)은 0.5%포인트 줄어든 반면 부채 상환(23.0%)은 0.4%포인트 늘었다.
부동산 열풍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잇단 대출 규제 등을 실시하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요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산 투자 시 선호하는 운용방법은 예금이 89.5%로 가장 많았지만 2.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주식은 6.2%로 1.8%포인트 올랐으며 이중 주식 직접투자 선호 비중이 4.5%로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통계청의 조사 시기는 동학개미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3~4월로 주식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 보유가구 6.7% “상환 불가능할 것”


가구의 부채 유형별로 보면 금융부채(6040만원)가 5.1%, 임대보증금(2207만원) 2.4% 각각 증가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 63.7%로 0.2%포인트 줄었다.
부채 보유가구 중앙값은 6000만원으로 8.1% 증가했고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앙값은 9.6% 늘어난 5500만원이다.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보유가구 중앙값은 각각 8000만원, 2000만원이다.

부채 보유액 구간별로는 1000만~3000만원 미만이 17.2%로 가장 많고 1000만원 미만이 16.4%로 뒤를 이었다.
3억원 이상 가구는 10.4%로 0.5%포인트 늘었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1752만원)가 8.8%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4분위(9975만원)는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가구주가 40대인 가구가 1억1327만원, 자영업자인 가구가 1억179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 57.7%로 평균 부채는 1억484만원, 소득 6835만원이다.
자산은 4억8834만원을 보유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29.7%는 1년 전보다 부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감소한 가구는 44.7%로 이중 89.2%는 소득으로 상환했다. 지난 1년 중 원금 상환이나 이자 지급 납부기일을 넘겼다는 가구 비중은 10.7%로 1.3%포인트 늘었다.
납부 기일을 경과한 이유로는 소득 감소가 5.7%포인트 증가한 33.1%로 가장 많았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원리금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67.6%(매우 부담 20.6%, 약간 부담 47.0%)로 1.1%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가구는 전체 6.7%로 0.6%포인트 늘었고 대출 기한 내 갚을 수 있다는 가구는 73.4%로 2.3%포인트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금융부채 보유가구가 체감하는 상환부담은 소폭 확대했다”며 “취약계층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면서 가계 부채 리스크 관리 노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뉴스1

 

 

 

 文대통령의 지나친 경제 낙관…"한국 경제 평가 역대 최고"



새해 첫 국무회의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2021년 될 것…
올해 코로나 조기 극복, 이르면 다음달 접종 시작" 언급도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와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역대 최고'라고 언급하는 등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해 세계 경제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희망을 만들어 왔다"며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할 전망이고, 수출 반등세도 이어져 12월 수출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스템반도체, 친환경 차, 바이오 헬스 등 3대 신산업 분야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로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확대되어 미래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며 "주가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주가 3,000시대를 바라보는 등 우리 경제와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 또한 역대 최고"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위상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대될 만큼 높아졌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방역과 경제의 동반 성공으로 세계의 모범을 만들고, 한국의 우수한 문화 역량이 세계의 자긍심이 되며, K-브랜드가 세계적 브랜드가 되고 있는 것은 위기 속에서 국민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내고 있는 위대한 업적"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를 선도국가 도약의 해로 만들자"는 말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민생 경제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불안한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도 매우 시급한 과제"라면서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정부는 이 고통의 무게를 함께 나누는 것에 최고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타격이 가장 크다. 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을 다음 주부터 지급하는 등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복지 확대와 사회안전망 강화로 국민의 삶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돌봄 격차, 교육 격차 등 코로나로 인해 뚜렷하게 드러난 격차 해소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했다.

임시직과 일용직 특수고용직 등 취약계층의 고용 안전망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취업이 어려워진 청년층에 대한 지원확대와 함께 투기 수요 차단과 주택공급 확대, 임차인 보호 강화의 기조 아래 주거 안정에도 힘을 쓰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코로나를 반드시 조기에 극복하여 잃어버린 국민의 일상을 되찾겠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다음 달부터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식약처의 허가 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새해 처음으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영향으로 2020년 12월 16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동진 연합뉴스 기자

 

 

[2021 경제전망] 역성장 한국경제… 큰 폭 반등 기대

 

한국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0년 3분기부터 세계 교역량이 살아나면서 반등했다. 2021년엔 회복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코로나 충격에 ‘휘청’… 3분기부터 회복세
  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으로 후퇴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대내외 수요가 급격히 위축,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부진했던 탓이다.
  다행히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하면서 3분기엔 2.1%로 반등했다.
주요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완화하고 경제활동이 차츰 재개되면서 수출길이 뚫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4.4% 급감, 2000년 통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한 8월에도 1.0% 감소했다.

  내수 부진은 고용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6천 명 줄면서 2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10월에도 42만1천 명 감소했다.
  4분기에도 3차 대유행으로 경기전망이 어두워지면서 22년 만의 역성장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실질 GDP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의 역성장은 1980년(-1.6%), 1998년(-5.1%) 단 두 차례다.







OECD, 한국 성장률 2.8% 예상… 세계 5위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1년 12월 1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한국 GDP 성장률을 -1.1%로 수정 전망했다. 지난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1.0%에서 0.1%포인트 낮춘 수치다.
 그런데도 여전히 OECD 37개국 중 1위, 주요 20개국(G20) 중 중국에 이어 2위다.
OECD는 “한국은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회원국 중 2020년 GDP 위축이 가장 작은 국가”라고 평가했다.
  2021년 성장률은 2.8%로 예상했다.
OECD는 지난 6월과 8월, 9월 모두 3.1%로 전망했으나 이번에 0.3%포인트 내렸다.
2021년에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GDP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과 노르웨이, 터키, 리투아니아, 스웨덴 등 5개국뿐이라고 OECD는 전망했다.
  2022년엔 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 회원국 중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수준을 가장 큰 폭으로 웃돌았다. OECD는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으나 일자리는 감소했다”며 “백신 출시 영향으로 서비스 부문이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고용도 서서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OECD도 우리의 강력한 방역조치,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기대응에 적절했다고 평가했다”며 “한국판 뉴딜을 통한 디지털·그린 투자도 향후 우리 경제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경제의 회복이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해외 IB 9곳이 2021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평균 3.3%로 예측했다.
정부 전망 3.2%… 내수·수출 동반 개선
  정부는 2021년 실질 GDP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내수와 수출이 함께 개선되리란 기대가 근거다.
민간소비가 2020년 4.4% 뒷걸음치겠지만 2021년엔 3.1% 증가한다고 봤다. 같은 기간 수출은 6.2% 감소한 뒤 8.6% 증가하고, 수입은 7.5% 줄었다가 9.3% 반등한다고 관측했다.
  2021년 취업자는 15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하는 가운데 정부의 일자리 지원정책이 뒷받침된다는 전제에서다. 하지만 체감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소비와 고용의 개선속도가 경기회복세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부가 과감한 돈 풀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전망은 국내외 주요 기관보다 낙관적인 편이다. 정부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한국은행(3.0%)보다도 높고, 한국개발연구원(KDI) 3.1%, 국제통화기금(IMF) 2.9%, OECD 2.8%도 웃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2021년 여름까지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연 3.2%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한다면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차지연 연합뉴스 경제부 기자 charge@yna.co.kr
2020.12.21<저작권자(C) 연합뉴스 동북아센터 월간 마이더스, 









팬데믹 터널 뚫고…"2분기 경제 급반등" [2021 한국경제 대진단]



국책·민간연구원 전문가 설문

67% "작년보다 상황 좋아질것"
절반이상은 성장률 2~4% 전망
"코로나여파 최소 반년은 계속"


국내 경제전문가 열에 일곱이 2021년 신축년 한국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
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올해 2·4분기(4~6월) 중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봤고, 지난해 역성장에서 탈피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4%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들은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코로나19가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전문가 절반은 올해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파이낸셜뉴스가 2021년 새해를 맞아 실시한 '2021년 한국경제 전망 설문'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지난해 세계경제는 코로나19로 골 깊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2020년 미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이후 첫 하강 곡선을 그렸고, 주요국 중에선 중국만 플러스(2%)를 겨우 유지해 체면치레했다.

그러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이들 경제전문가의 31.5%(29명)가 4~6% 성장하면서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내놓은 2021년 성장률 전망치(5.2%)와 유사하다.

다만 지난해 전 세계를 괴롭혔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여전했다. 전문가의 88%(81명)가 세계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가장 큰 변수로 '코로나19 백신 개발·보급'을 꼽았다. 또 코로나19가 적어도 6~12개월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55.4%(51명)였다.

2020년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도 25%(23명), 2022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10.9%(10명)나 됐다. 반면 6개월 내 코로나 이슈가 소멸될 것이란 응답은 8.7%(8명)뿐이었다.

그러나 2021년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선 낙관적 전망이 더 많았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 한국도 역성장(-1.1%)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선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7.4%(62명)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악화할 것'이란 응답은 7.6%(7명)에 불과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55.4%(51명)가 '2~4%', 22.8%(21명)가 '0~2%'라고 답했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2021년 성장률 전망치 3.2%와 가장 유사하다.

한국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이들 전문가는 '코로나 확산이 진정됨에 따라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출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내놓았다.

또 '2020년 성장률 급감에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 '지속성 있는 정부정책' '세계 수요의 완만한 회복과 대기업 중심의 투자 개선' 등을 꼽았다.
다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늘어난 부채와 누적된 부실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는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올해 주택전망 관련, 전체 응답자 가운데 43명(46.7%)은 올해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경제 도약을 위한 시급한 과제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은 자영업, 중소기업 육성책' 등 내수부양책과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성장산업,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완화'에 대한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한편 이번 설문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뿐 아니라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포스코경영연구원, KDB미래전략연구소, KB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기관 소속 경제전문가 92명이 참여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차기태의 경제편편)급증 가계부채 해결방안 찾아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안팎을 오르내리는 데다 변종까지 출현했다고 하니 조기종식 전망은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새해에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에서 백신이 접종된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보고는 싶다.
그렇지만 효과를 거두려면 아직도 갈길이 멀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상황이 여전히 암울하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특히 크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계대출은 급증하고 있으니 몹시 걱정된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금융권 가계대출은 103조원 늘어났다.
은행권에서만 94조원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2019년 같은 기간중 늘어난 규모(48조4000억원)의 2배를 크게 웃돈다.

특히 11월 한 달 동안 은행에서만 무려 13조6000억원이나 새로운 대출이 일어나 사상최대 기록을 세웠다. 
폭발적인 증가의 주된 이유는 집을 사기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주식시장 활황세에 편승한 '빚투(빚내 투자)' 열풍까지 보태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자료를 보면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0월 6조8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11월에도 6조2천억원 불어났다. 11월까지 집행된 주택담보대출은 62조원에 이르러 2017년 37조8000억원과 2018년 45조7000억원을 훨씬 웃돈다.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이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제 정말로 새삼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가계부채가 전체 경제 규모를 넘어설 만큼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1%로 계산됐다. 전년동기에 비해 7.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처음 보는 일이다. 
3분기말 현재 가계부채는 규모는 168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늘어난 반면 명목 GDP는 0.4% 늘어나는데 그친 결과다.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일 것이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1분기에도 97.9%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나라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코 자랑이라고 할 수 없는 1위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불명예 1위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급증함에 따라 빚을 갚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위험도 아울러 커진다.
부동산투기가 진정되지 않고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면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도 저하될 것이 예상된다.
아직은 가계소득대비 상환능력을 의미하는 소득대비원리금상환비율(DSR)이 35.7%여서 크게 나쁜 것은 아닌 듯하다. 
그렇지만 그런 총량지표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
상환능력이 의심스러운 한계차주가 관건이다. 현재 DSR 70% 초과 차주가 전체 부채의 40.1%를 차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벌어들인 소득의 70% 이상을 원리금 갚는 데 쓴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가구의  비율이 더 늘어난다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이는 곧 은행 등 금융사의 대출부실 급증으로 이어진다.
나아가서 은행의 국내외 신인도 역시 추락하게 된다.  
게다가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재무상황도 역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은 지난해 11월까지 88조5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대기업도 같은 기간 24조5천억원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의 증가폭이 압도적으로 크다.
중소기업 대출은 2019년 한 해 동안 47조3000억원 증가에 그쳤는데 2020년에는 눈사태처럼 불어난 셈이다. 이 개인사업자 대출이 45조7000억원으로 절반 넘게 차지한다. 
올해 일어난 코로나19 사태의 타격이 중소기업, 특히 자영업자들에게 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만약 가계대출에 이어 중소기업의 대출마저 상환하기 어려워진다면 말 그대로 설상가상의 상황이 빚어지게 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희망사항일 뿐,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따라서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혹시라도 길어지더라도 버텨낼 수 있도록 대비를 잘해두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대출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연말을앞두고 신용대출을 막는 등 갑자기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소득이 낮은 계층의 일자리 등 안정된 소득기반 마련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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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 KAIST 경영대 교수 >


 [시론] 한국 경제에 절실히 필요한 것들


기업에 대한 인식과 제도 선진화
시장 자유 통해 성장엔진 재점화
그 과실로 복지확대 선순환 절실


새해에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여건은 여전히 어렵겠다.
우선, 팬데믹 탈출 및 경기 회복 여부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규제 입법은 되레 크게 늘고 있다. 게다가 올해와 내년은 선거의 해다. 경제정책은 단기적이고 정치적으로 편향될 소지가 크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경제 변화의 조류를 가속화할 것이다.

첫째, 두뇌경제의 가속화다. 21세기 들어 디지털 시대를 시작으로 기술 및 사업모델의 혁신을 가져오는 두뇌역량이 경쟁력과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는 두뇌자본주의가 심화될 것이다.
전통적인 자본주의에서의 자본은 점차 두뇌역량의 실현 수단으로 밀려나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다.
국가와 기업은 치열해지는 기술 경쟁에 직면하고 과학기술과 창의적 인적 자본 및 첨단기술 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둘째, 각종 격차의 가속화와 큰 정부에 대한 의존의 가속화다.
두뇌경제가 진전되면서 경제주체들의 두뇌역량 차이로 경제적 격차가 확대되고 코로나 팬데믹은 이를 증폭할 것이다.
나아가 경제적 격차는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경제적 격차를 확대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런 격차의 심화는 포퓰리즘을 부추겨 재정 지원과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통한 격차 완화와 정치적 지지를 추구할
유인을 높인다.
셋째, 인구구조 변화의 가속화다. 코로나 팬데믹과 격차 확대 및 두뇌경제의 진전은 출산율 하락을 가속화할 것이다.
예상보다 빠른 저출산·고령화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성장잠재력을 낮추고 재정 부담은 빠르게 늘린다.
특히 저성장에 따른 일자리 위축과 세수의 감소는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복지 확대는 물론 그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이런 경제 변화의 조류는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첫째, 식어가는 성장엔진의 재점화가 절실하다.
성장지상주의라는 비난에서 벗어나 성장을 위한 제도 개혁과 성장 과실의 활용을 통해 경제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성장은 그 자체로 최고의 일자리 복지이며, 경기 진작을 통해 내수와 자영업을 활성화하고, 세수를 늘려 사회안전망을 강화한다. 성장은 일석삼조의 복지수단인 것이다. 성장은 출산율에도 긍정적이다.

둘째,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인식 전환 없이는 투자와 창업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가 정신의 발휘는 이들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제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 우선, 현재 수준에서 규제 입법을 동결하고, 기존 규제들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해 최소한 동등한 경쟁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형 뉴딜 등 정부주도형 선별적 정책사업보다는 보편적 제도개혁으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셋째, 두뇌경제시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교육개혁이 절실하다.
공교육 투자 확대와 대학의 자율화, 수월성 교육기회의 확대, 창의성 위주의 교육 혁신, 언제든지 기술과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학습사회로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

수월성을 추구하는 교육기회의 제공을 통해 사회이동성을 높이고 평준화 교육에 따른 사회계층의 고착화를 완화해야 한다.
또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량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새해는 경제개발기의 낡은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경제 변화의 조류에 빠르게 대응하는 ‘전환의 해’가 됐으면 한다.

성장과 복지를 상충관계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와 정부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시장에 자유를 불어넣어 성장엔진을 재점화하고 그 과실로 복지를 확대하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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