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차가워진 귀를 손으로 감싸고 있다. /뉴시스
부산에 또 다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발견
부산항 근로자에게 국내형과 다른 GR그룹 바이러스 검출
해외 입국자에게선 GH 변이 바이러스 검출
해외에서 입국해 부산역 선별진료소에서 감염을 확인한 확진자에게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GH 변이)가 발견됐다. 부산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 영국 입국자 등 모두 2명이다.
부산항 집단 감염의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한 유전자 검사에서도 러시아, 인도 등에서 유행하는 GR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부산시 방역당국은 그동안 확인되지 않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클레이드(clade·계통)가 발견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퍼지면 백신 접종 이후에도 통제가 어려울 수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부산시는 5일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전날 오전 대비 15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누적 확진자는 286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확진자는 전날 오후 3명, 이날 오전 12명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금정구 3명, 동래구 2명, 영도구 1명이다.
나머지 9명은 요양기관 관련 확진자로, 부곡요양병원 환자 1명, 상락정 배산실버빌 요양시설 입소자 1명과 종사자 1명, 굿힐링병원 환자 1명, 안심노인요양시설 입소자 3명과 종사자 1명, 선제검사에서 확진된 요양시설 종사자 1명이다.
◆ 부산항 노동자 5명 중 4명 GR그룹 바이러스…해외유입 추정
부산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감천항 항운노조 집단 감염과 관련된 원인을 찾기 위해 항운노조원 3명과 항만사업장 직원 2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4건은 GR그룹, 1건은 GH그룹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GR 바이러스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은 지난해 8월 선박 수리를 위해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인 페트르원(PETR1)호를 촉발한 지역 사회 감염 이후 처음이다.
GR 바이러스는 부산에서 진행된 GH이나 V그룹 바이러스와 유전자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러시아 선원 등 해외에서 유입됐을 공산이 크다.
GR그룹은 아프리카, 인도,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행한 바이러스 유형이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분류 사례를 통해 우한 교민 등 초창기 발생 바이러스를 S그룹으로, 신천지 대구교회를 비롯해 부산 온천교회 등 1차 유행시기 확진자 바이러스를 V그룹으로 분류했으며 이어 이태원 클럽 이후 유행 상황을 GH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까지 감천항 항운노조 연관 집단 감염 사례는 51명이다.
시 방역당국은 “현재로서는 지역사회 감염인지, 해외유입에 의한 지역사회의 감염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며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선원들의 유전자와 동일한지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 말했다.
◆ 해외입국자에게서 GH 변이 바이러스 검출…지역 전파 우려
최근 지역 전파가 우려되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2439번 외국인 확진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GH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19일 탄자니아에서 출발해 두바이를 경유한 후 입국했으며 부산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이후 부산생활치료센터에 입소, 1인실에서 치료를 받고 지난달 29일 퇴소했다.
시 방역당국은 “접촉자가 없어 지역 내 감염의 우려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산에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보고된 사례는 2439번과 영국에서 입국한 1291번 등 모두 2명이다.
영국 입국자는 지난해 12월14일부터 24일까지 생활치료센터의 1인실에 입소했다가 퇴원했다.
접촉자는 가족 1명으로, 접촉자에 대한 2번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인 경남 시리아인과 접촉한 러시아인 2285번은 현재 유전자 분석이 진행 중이다. 2285번은 지난달 14일 확진 판정을 받고 25일 부산의료원에서 퇴원했다.
이 확진자의 접촉자도 2번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선행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됨에 따라 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국내유입 첫 확인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이 확인됐다. 사진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띄워진 영국행 비행 정보. 2020.12.28연합뉴스
전 세계 퍼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약 4000종
영국 백신담당 차관 밝혀…
“백신들, 영국발 변이 외에도 효과 있을 것”
英저널 “변이 수천개 중 소수, 주목할 변형”
영국 정부의 백신 담당 고위당국자가 “현재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가 4000여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나딤 자하위 백신 담당 정무차관은 이날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와 다른 백신 제조사들이 모든 변이 코로나19에 효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면서 “현재 전 세계에 약 4000종의 변이 바이러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통되는 백신은 영국발 변이뿐만 아니라 다른 변이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증 환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자하위 정무차관은 “전 세계 게놈 시퀀싱(유전자 분석) 산업의 50%가 영국에 있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라면서 “이르면 가을쯤 어떤 바이러스의 도전에도 대응해 다음 백신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든 변이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의학저널(BMJ)은 이미 수천개에 달하는 코로나19 변이가 생성됐으나 이 가운데 소수만이 주목할 만한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변형시키고 있다는 내용을 게재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사진=layritten/gettyimagesbank]
가장 위협적인 코로나 변이 3가지…백신 효과는?
지난 가을 이후 우려가 될 만한 코로나19 변이체들이 지속적으로 등장,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 가장 위협적인 변이들이 일어나고 있다. 변이 자체는 생명체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대부분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형태로 일어난다.
하지만 변이를 일으키는 ‘유전적 오류’가 지속으로 발생하다보면, 개중 ‘독한 녀석’들이 등장하게 된다. 전파력이 세거나, 치명률을 높이는 변이들이다.
더 심각하면 감염 이력 혹은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숙주의 면역능력까지 뚫고 침범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우려가 되는 변이체는 크게 3가지 정도가 있다. 첫 발생 지역을 따 별칭을 부르는데, 영국 변이체, 남아공 변이체, 브라질 변이체 등이 있다.
◆ 영국 변이체 ‘B.1.1.7’= 코로나19 등장 이후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우려를 표한 변이체인 ‘B.1.1.7’은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12월 중순부터는 영국 내에서 이 바이러스가 우세하게 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전 세계 73개국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변이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56~70%까지 센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 연구에서 전염력은 세지만 특별히 더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서 영국 정부는 B.1.1.7 감염자들이 기존 코로나 감염자들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점을 공식 발표했다.
치명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B.1.1.7 감염자는 기존 코로나 감염자보다 바이러스 입자를 많이 배출하는데, 이로 인해 B.1.1.7 감염자가 슈퍼전파자가 될 경우 바이러스 취약층의 감염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단, 세계보건기구(WHO)와 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변이체가 사망률을 높이는지 확인하려면 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B.1.1.7는 17개의 염기서열 변이가 일어났는데, 이 중 스파이크 단백질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고 감염력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2개의 변이가 가장 우려된다.
다행히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백신 제약사들은 백신이 B.1.1.7에도 효과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 남아공 변이체 ‘B.1.351’=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해 10월 처음 발견된 이 변이체는 영국 변이체보다 위협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B.1.351는 영국 변이체와 동일한 변이를 보이기도 하고 영국 변이체에 없는 변이도 확인되는데, 후자의 일부는 항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식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형태로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현재 31개국에서 B.1.351이 확인되고 있는데,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센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1월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발표된 예비 연구에 의하면, 이 바이러스는 백신이 우리 몸에 구축한 방어 체계를 부분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백스와 얀센은 자사의 백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B.1.351에서 효과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노바백스 백신은 89%의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남아공 변이체만 따로 떼 살폈을 땐 49% 효과성에 그쳤다. 얀센 백신도 평균 66%의 효과를 보이지만, 남아공 변이체에는 57%의 효과성을 보였다.
모더나는 백신이 남아공 변이체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모더나의 예비 연구에 의하면 B.1.351는 기존보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생성을 6분의1로 줄였다.
◆ 브라질 변이체 ‘P.1’=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체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아마존 지역 감염 사례의 42%가 해당 변이체에 의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변이체는 감염력이 기존보다 50% 세고, 남아공 변이체에서 우려되는 세 가지 스파이크 변이들이 확인된다.
이로 인해 남아공 변이체와 마찬가지로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아마존 주의 주도인 마나우스에서는 주민의 무려 4분의3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P.1이 발견된 이후 특히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들도 브라질 변이체에 재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9개국에서 이 변이체가 확인되고 있다.
[사진=JV_LJS/gettyimagesbank]
◆ 변이체를 무력화하기 위한 백신 부스터= 영국 변이체는 백신의 효과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남아공 변이체의 등장 이후 흐름이 달라졌다.
코로나19 변이체가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브라질 변이체도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백신 개발 업체들은 코로나19 변이체들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백신의 효과를 촉진하는 ‘부스터’다.
화이자의 알버트 불라 CEO는 지난주 부스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화이자와 공동 연구 중인 바이오앤텍은 앞으로 6주 안에 새로운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더나도 백신에 부스터를 추가한 임상시험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B.1.351을 무력화하는 맞춤형 부스터도 시험할 것으로 전했다.
제약사들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코로나19 변이체에 대해서도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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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코로나 변이 등장에 고개드는 항체치료제 무용론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가 등장하면서 항체 치료제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항체 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바이러스 증식을 촉진하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일(현지 시각) “과학자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에서 나타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에 항체 치료제가 실패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 완치자의 중화 항체를 인공적으로 개발해 대량 생산한다.
중화 항체는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과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맞으면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끝낼 ‘게임체인저’라고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항체 치료제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항체 치료제가 오히려 증식 도울 가능성
하지만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항체 치료제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릴리와 리제네론, GSK의 항체 치료제는 모두 한 가지 이상 변이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GSK 항체 치료제는 영국 켄트에서 발생한 변이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릴리 역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항체가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항체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센터장은 2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주최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 온라인 토론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돼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질 경우, 기존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중화 항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와 애매하게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항체 때문에 오히려 감염력이 강해지는 부작용인 ‘항체 의존 감염 증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방 센터장은 “항체 치료제는 중증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면역반응으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도 공격받기 때문에 항체 치료제를 투여할 경우 원치 않았던 면역반응이 생겨 오히려 중증을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셀트리온
◇변이에 대응해 새로 개발하는데 몇 달 걸릴 수도
모더나·화이자 등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은 변이가 발생해도 몇 주안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만들어진 백신 플랫폼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만 바꿔 끼우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항체 치료제 개발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항체 치료제는 새롭게 바뀐 구조에 맞는 중화 항체를 찾아 다시 치료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규제 기관으로부터 새로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릴리는 “변이에 대응하는 항체 치료제를 만드는 데 기존에 걸렸던 6개월보다 더 빠를 수 있지만, 생산 수준을 확장하는 데 여전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항체 치료제는 만들기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보다는 부유한 나라들이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항체 치료제 가격은 수백~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항체 치료제는 중증환자가 아닌 경증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코로나를 종식할 게임체인저가 되기 어렵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다.
유지한 기자
2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운송과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한 모의훈련이 실시돼 백신수송 지원 군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AFPBNews)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로이터=연합뉴스]
美파우치 "코로나 변이 막으려면 접종 신속히" 백신별 변이 예방효과는?
미국에서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백신 접종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변이가 확산하기 전 집단면역을 형성해 바이러스 감염 고리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영국ㆍ남아공발에 이어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최악의 경우 (백신) 효과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우치 소장 “변이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AP=연합뉴스
CNN방송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브리핑에서 “확산하는 새로운 변이들에 맞서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빠르고 신속하게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학에서는 바이러스가 복제되지 않으면 변이를 만들 수 없다고 알려져있다”며 “만약 백신을 접종해 바이러스가 복제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면 변이가 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31개 주에서 3종의 변이가 확인됐다.
감염자는 모두 437명이다. 톰 프리든 전 CDC 국장 역시 “앞으로 시간이 생명”이라며 코로나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더 빨리 진척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이 심하면 기존 백신 작동하지 않을수도”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해외 입국자에게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이 백신 속도전을 주문하는 배경에는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메릴랜드 기반의 제약사 노바백스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영국에서 89.3%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반면 10명 중 8~9명꼴로 변이가 발견되고 있는 남아공에선 효과가 49.4~60%까지 떨어졌다.
남아공 지원자 4422명 중 에이즈(HIV) 감염자의 예방 효과가 49%, 그렇지 않은 지원자가 60%의 효능을 보였다.
또 다른 미국 제약회사 얀센(존슨앤존슨)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백신 임상 3상 결과에서도 남아공발 변이에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을 진행한 8개 국가에서 평균 66%의 예방 효과를 보인 데 반해 남아공에서는 57%의 효과를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효과가 50%를 넘어서면 유효한 것으로 본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이전에 임상시험을 마친 화이자와 모더나는 아직 관련 데이터가 없다.
이들은 새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해 2분기 중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 한국에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도 아직 남아공 변이에 얼만큼 효과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 변이 바이러스 감염 34건
2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부처합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전유통
모의훈련에서 관계자들이 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상황이 이렇자 변이가 속속 발견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백신 접종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을 지키려면 불이 커지기 전에 끄는 게 최선이다.
환자들이 일단 생기지 않도록 해 유행을 꺾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변이가 심해지면 현재의 백신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워 백신도 그것에 맞게 다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1일 기준 7건의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7명 가운데 4명은 영국, 2명은 브라질, 1명은 남아공발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총 34명으로 늘어났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달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영국발 변이와 관련해 감염력을 평균 50% 높인다는 얘기가 이미 있는데 치명률까지도 30% 정도 높게 나타난 상황으로 매우 두렵다”며 “치료제와 백신도 도전에 직면해 있다. 최악의 경우 효과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6만 명대를 지속하는
가운데 28일(현지시간) 상파울루의 한 지하철역이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1.28 ⓒ 연합뉴스
브라질 마을 초토화한, '급이 다른' 코로나 변이
[한소정의 이슈s] 전문가들 "기존 변이보다 위험"...
초국가적 백신 분배 필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았던 전 세계는 2021년 새해 벽두부터 전파력이 강해졌다는 여러 변이들에 대한 소식으로 뜨겁다.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B.1.1.7)는 처음 유행한 코로나19 보다 전염력이 더 강하다고 전해지면서 여러 국가들이 영국과의 국경을 봉쇄했다.
이어 나타난 남아프리카 변이(B.1.351)도 영국형 변이와 다르지만 주요 돌연변이들이 유사하고 전염력 역시 높다고 알려졌다. 각국은 방역 수위를 높여왔지만 변이들은 이미 빠르게 세계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코로나 백신, 변이에도 일부 효과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회사들은 빠르게 변이에 대한 효과를 검증해 보고하고 있다.
최근의 보고들을 종합하면 대체로 이전 코로나19에 대한 효능보다는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보호 효과를 일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의 경우, 영국형 변이와 남아프리카형 변이에서 문제가 되는 "변형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하는 레트로바이러스를 만들었다. 이를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항체로 시험했는데, 이 항체들이 두 변이 모두를 '중성화(바이러스가 세포에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을 막는 것)'시켰다고 보고했다.
다만, 남아프리카형 변이의 경우 기존에 비해 여섯 배 높은 수준이 필요했다.
이는 남아프리카형 변이에 대해 백신의 효율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는 "남아프리카의 상황을 보면 이 변이가 재감염률도 높아 보인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영국형 변이보다 남아프리카형 변이가 실제로 더 우려되는 특징들을 갖고 있는 셈이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효능에 대한 다른 연구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네이처>지에 리뷰 중인 한 연구는 이 두 백신을 접종한 20명의 혈청으로 시험한 결과, 남아프리카형 변이에 대한 효력은 이전보다 6~9배 낮아졌다고 결론내렸다.
코로나19 감염된 적이 있는 22명의 사람들의 항체로 같은 시험을 했을 때도 보호 효과가 이전보다 11~33배 낮아졌다. 또 다른 연구는 남아프리카의 연구진들이 이번 변이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 있는 여섯 명의 사람들에게 항체를 채취해 문제가 되는 남아프리카형 변이에 대해 시험을 한 것이다.
이 경우에도 바이러스를 중성화 시키는 효과가 6~200배까지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소식은 우울하게 들리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mRNA 백신들은 항체 생성률이 높은 만큼 이 효율이 낮아지는 것이 실제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소의 바이러스 학자 트레보 베드포드(Trevor Bedford)는 면역력은 이진법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웰컴 트러스트의 제레미 파라(Jeremy Farrar) 역시 같은 말을 한다. "(면역력은) 갑자기 켜졌다 꺼지는 식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물론, 면역력이 조금 더 빨리 떨어진다거나 하는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보호'가 완전 무효화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
으로 보는 것이다.
백신 개발 분야에서는 이들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 모더나는 두 가지 추가 전략을 내놓고 이들에 대한 1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개발된 백신을 3차 접종하는 것과 남아프리카형 변이를 모델로 mRNA를 조금 수정한 백신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화이자에서도 변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급이 다른' 브라질형 변이
그런데 최근 브라질에서 보고된 변이(P.1 또는 B.1.1.248, 이하 '브라질형 변이')는 앞서 보고된 변이들보다 더 우려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브라질은 코로나 확진자가 늘 많긴 했지만, 최근 늘어난 확진자와 사망자로 펜데믹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누적 확진자 수로는 미국과 인도에 이어 전 세계 3위, 누적 사망자수로는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특히 브라질 북부 열대우림에 위치한 마나우스(Manaus)에 관심이 쏠린다.
2백만여 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이 도시는 이미 지난해 4월부터 감염 파도를 겪으며 사망자가 많이 나왔던 곳이다. 지난해 일부 과학자들은 이곳이 '집단면역'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지난 1월 15일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 논문은 마나우스 시민들의 항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4월엔 도시 전체의 4.8%가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는데 6월에는 52.5%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실제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감지해내지 못하는 '가음성률'을 고려하면 지난 6월까지 전체 도시의 2/3에 달하는 시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것이라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11월에는 이 수치가 76퍼센트로 집계되었다.
이 수치는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치로 종종 이야기하던 70-75퍼센트에 달한다.
실제로 마나우스에서는 이후 점차 새로운 감염자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방역이 풀리면서 도시 전체가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겨울엔 코로나19 확산세도 주춤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다시 확산을 시작했고, 걷잡을 수 없게 증가한 것이다. 현재는 병원마다 산소가 부족해 산소 치료를 하면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악몽 같은 감염 폭발을 경험했던 마나우스지만, 사망자들이 쏟아지면서 급하게 공동묘지를 파내 시체들을 묻는 등 이번 상황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전하고 있다.
마나우스 폭발적 재감염 왜?
▲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 아마조나스주의 주도인 마나우스에서 18일(현지시간) 원주민
위토토 부족 출신의 반다 오르테가(중앙) 간호사가 중국 시노백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접종 확인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르테가 간호사는
아마조나스주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다. 2020.1.18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현재의 마나우스 상황을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사람들에게서 재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애틀랜틱> 2월 1일자는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감염되었던 집단에서 이런 수준의 감염 폭발이 새로 시작된 원인에 대한 두 가지 분석을 소개했다.
첫째는, 코로나19에 감염될 때 몸 안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면역력의 강도와 지속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른 질병에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도 시간이 감에 따라 약해진다. 최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영국의 의료 종사자들에게서 첫 6개월간은 재감염률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고 보고 했다.
이번 마나우스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폭발도 지난 감염 파도로부터 대략 8개월 이후에 일어났다.
따라서,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사람들 대부분이 면역력을 잃은 상황에서 감염력 높은 변이가 높은 확산세로 퍼져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이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것이다. 이미 여러 위험성을 가진 변이들이 보고되었지만, 브라질형 변이는 전염력이 더 강해졌을 뿐 아니라, 자연적으로든 백신을 이용해서든 우리가 코로나19에 대해 형성했던 항체를 피해 갈 수 있는 돌연변이까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미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재감염시키게 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변이는 '재감염' 뿐 아니라 재감염된 사람들이 '중증'으로 이어지게 하는 문제까지 안고 있는 것이 된다.
브라질형 변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백신들의 효과가 어떤지 연구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마나우스에서의 감염 폭발이 정말 브라질형 변이가 코로나19 항체를 무효화시켰기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더 검증을 해봐야 한다.
팬데믹 탈출하려면 초국가적 노력해야
브라질형 변이가 아니더라도 위험한 돌연변이가 또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해결책은 빠른 시간 안에 전 세계 인구에게 백신 접종을 시키는 것이겠지만, 백신의 제조 및 공급과 관련한 물리적 제약이나 부유한 나라들과의 백신 구매 경쟁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가난한 나라들을 보면 그것은 요원해 보인다.
최근 보고된 위험성 코로나19 변이들이 바이러스 재생산이 빨랐던 나라들에서 나타났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전 세계가 힘을 합해 코로나19 확산을 낮추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국가별로 이루어지는 엄격한 방역과 백신 수급만으로는 안된다. 초국가적으로 백신의 효과적인 분배 방식을 논의
하는 일이 시급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브라질, 가짜 코로나 백신 퇴치 캠페인 포스터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으로 가짜 백신이 유통되면서 정부가 캠페인과 함께 단속에 나섰다. [브라질 정부]
브라질, 코로나 백신 접종 200만명…전체 인구의 1% 수준브라질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지금까지
전체 인구의 1% 수준인 200만여 명에 대해 접종이 이뤄졌다. [브라질 글로부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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