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전경 /쿠키뉴스 DB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제공=뉴스1)
정부가 2025년까지 총 83만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문재인 정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대책에 대한 여야의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유튜브 이미지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25번째 부동산 대책, 33년전 정책과 판박이?.."달라도 너무 달라"
"도심 정비사업, 신도시 처럼 일괄 공급 어려워"
"이번 대책 계획일 뿐, 아직 실현 가능성 미지수"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집값 조정론이 힘을 받고 있다.
33년전 노태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며 주택공급 확대에 따라 주택가격이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망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4일 85만호의 주택공급 계획을 밝힌 이후 4~5년후부터 집값이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집값 조정론의 예시로 나온 것이 1988년 나온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공급과 그 결과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주택백서를 보면 노태우 정부는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년간 200만호의 주택공급에 나섰다.
공급 부족에 따른 주택가격 폭등과 만연한 아파트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비상조치였다. 당시 주택공급으로 형성된 곳이 현재의 일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등 5개 신도시이다.
200만 주택공급이 발표된 다음해(1989년)부터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해 향후 5년간 부동산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1990년 109.3까지 치솟았던 주택가격지수가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1995년 100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출처=주택백서
하지만 전문가들은 2·4 부동산 대책과 과거 200만호 공급정책과는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는 것을 보고 있다.
과거 신도시 개발 중심의 대규모 택지공급과 달리 이번 2·4 부동산 대책은 도심개발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윤지해 연구원은 “과거 공급대책은 폭발적으로 공급이 가능했다.
신도시 개발을 통해 한번에 대규모 공급이 가능했었다”면서 “이번 대책은 30만호가 넘는 물량이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된다. 이해관계자가 워낙 많아 과거와 같은 속도로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가 기존 127만호와 이번에 추가한 83만호의 주택공급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집값 조정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200만호가 넘는 주택의 공급에 회의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과천 유휴부지를 통한 주택공급 등 기존 127만호의 주택공급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로 마련된 추가 공급이 순항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번 대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명지대 권대중 교수는 “83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좋다”면서도 “이는 현재 계획일 뿐으로,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년동안 정부가 계획을 100% 실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거결과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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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0만가구 공급…`벼랑 끝` 부동산 대책 마지막 심판대
25번째 부동산 대책 이르면 4일 발표
서울에만 30만 가구 주택 공급
현 정부 부동산 정책 마지막 심판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제외
서울에만 30만 가구에 달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이르면 오는 4일 발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국회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주택공급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수도권 공급대책에 대한 당정 협의를 거친 뒤 이르면 오는 4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서울 도심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등에 대한 고밀도 개발이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대해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공급 규모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에서만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해 20만~30만 가구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정은 주택법 개정 등을 통해 주민동의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특단의 공급 대책을 예고한 만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급이 부족하다는 국민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각종 의혹과 자질 논란에도 국토부 장관에 임명된 변창흠 장관도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대통령과 주무부처 장관이 확신을 갖고 발표하는 만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마지막 심판대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은 고밀 개발과 공공 주도 방식을 통해 서울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외에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나 4기 신도시 건설 등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들이 떠도는 상황이다.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시장의 기대감이 워낙 높아진 만큼 대책 내용에 따라 실망감도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서울 시내에 남은 공공 유휴부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특단의 공급이 이뤄질 지역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문제는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시장을 오히려 자극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정부가 공공재개발 시범 사업지 8곳을 발표한 이후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지적해온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25번째 부동산 대책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인정하지 않고 시세 차익을 환수한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 없이 이뤄지는 공급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또 다시 반복될 경우 부동산 심리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 정부의 마지막 배수진격인 25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성난 부동산 민심이 가라앉을 지, 오히려 더욱 거세질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4일 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공인중개사가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4년 만에 '실패' 시인…25번째 부동산대책 효과 볼까?
언제 어디에다 짓는지도 몰라… 실효성 의문
개발 가능한 83만가구 합쳐 발표만
“아이디어 수준… 실체없는 대책” 비판
토지 소유주와 협의 등 ‘산넘어 산’
문재인정부 사상 최대 물량인 83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2·4대책)이 4일 발표됐다.
그동안 규제를 통한 수요 억누르기에 집중했던 정부가 뒤늦게라도 ‘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4년 내내 “공급은 충분하다”고 항변하던 정부가 25번째 대책에서 정책 실패를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이번 정책은 방향이 옳지만 한계가 있다. 계획에 포함된 물량 대부분이 관련 지방자치단체·토지 소유주 등과 협의를 거쳐야 가능하다. 지금의 ‘아이디어’ 수준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직접 시행사로 참여하는 공공개발 방식을 도입, 평균 13년 걸리던 사업을 5년 내에 사업을 완수한다는 계획은 주택공급 속도는 높일 수 있지만 ‘관제개발’, ‘사유재산침해’ 등의 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2·4대책에서 공공 재개발·재건축, 역세권 개발 사업, 신규 택지조성 등을 통해 전국에 83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에선 32만3000호가 공급된다. 도심지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지구지정을 하고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이 핵심이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쟁’ 등을 언급하며 금융과 세제, 공급 규제 등을 총망라해 시장을 옥죄었다.
부족한 주택 공급과 넘치는 수요를 인정하지 않고 시장을 투기판으로만 본 것이다.
이는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 지역별·상품별 풍선효과 발생, 자산 격차 확대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최근 4년여간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전국 22.1%, 수도권 39.9%, 서울 68.3% 상승했다.
제주를 제외한 15개 시·도에 걸쳐 조정대상지역이 생겼다.
뒤늦은 공급확대 정책마저도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된 83만6000가구는 개발 가능한 가구수를 모두 합친 것에 불과하다. ‘실체가 없는 공급 대책’이라는 말이 나온다. 83만6000호 공급 계획도 ‘부지확보’를 기준으로 했다.
2025년까지 주택 분양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실제 분양으로 이어지려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예상된다.
시장이 단기 공급계획으로 필요성을 제기한 민간 재건축·재개발 등에 대한 규제완화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대책이 정비사업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완화가 아닌 공공정비사업 위주의 인센티브에 선별 집중된 데다가 부동산 및 건설업 공급 특성상 착공과 준공까지 시간적 간극이 불가피해 집값 상승폭을 둔화하는 정도로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관련 법 개정과 국회, 부처, 지자체 간 협의가 순조로울지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오전 당정협의를 열고 올해 상반기 중 이번 주택 공급대책을 위한 모든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공공주택특별법,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 특례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 특별법 등을 손봐야 한다.
나기천·이동수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n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2·4 부동산대책' 살펴보니...정비사업구역 '투기억제 방안' 실효성 의문
전문가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가려낼 수 있나"
"토지거래허가제 한계 분명...제도 보완 제안"
국토교통부가 지난 4일 발표한 '2.4부동산대책'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구분해주십시오(…)이사한 곳이 갑자기 공공 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되면 현금청산 해야하는데, 어떻게 사업구역을 미리 단정하고 이곳을 피해 이사할 수 있나요”.
지난 4일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담긴 ‘공공주도 3080+’ 발표 이후 한 누리꾼이 국토부 누리집에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정확히 구분해달라며 이같이 호소했다.
국토부는 공급 정책 발표와 동시에 4일 이후 사업구역 내에서 신규 주택을 매입한 경우 우선공급권에서 배제될 뿐 아니라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투기 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처라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어 사업예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실거주·실경영 목적이 아닌 부동산 매입을 제한하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어 이와 같은 투기억제 대책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정책을 면밀히 살피고 보완해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투기방지 대책...실수요자 피해볼 수 있어
이번 대책에서 투기수요의 철저한 차단을 위해 개발 이후 우선공급권은 1세대 1주택 공급을 원칙으로 한다.
또 대책 발표일 이후 사업구역에서 기존 부동산을 신규 매입할 경우 우선공급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주택은 현금청산해야 한다.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사업추진 여부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집을 매수했다가 나중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꼼짝없이 쫓겨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장기 거주 목적이 아니라 주택을 매매해 단기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세력을 ‘투기수요’로 판단한다.
대표적인 투기수요 억제책으로 불리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의 경우에도 2년 이상 장기보유한 1가구 1주택자는 투기 수요로 보지 않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다만 현실에서는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의 집에서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도 존재하는데, 정비사업으로 주거품질 향상이 예상되는 지역에 주택을 매수하려는 자를 무작정 투기세력으로 내몰 수 없다는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주택자이면서 향후 집을 장만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좋은 주거 환경이 보장되면서 동시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매입하고 싶어 한다”며 “이처럼 투자 목적도 있겠지만 실거주 목적도 상존하는데 이들을 투기세력으로 볼 수 있느냐”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제 한계 존재해...법과현실 괴리 좁혀야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일부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는 있을 수 없지만 현행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건물’이 아니라 ‘토지’ 거래를 통제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대상 지역은 토지와 건물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토지만 있는 부동산을 거래하는 것과 토지와 건물이 함께 있는 부동산을 거래하는 것은 차이가 커 제도의 허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잠실과 대치동 삼성동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전보다 시세가 3억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주택은 토지에 견줘 거래가 잦은데 일반 주거지에 토지거래허가제를 적용하게 되면 정상적인 거래가 위축되거나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법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는 일이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토지거래허가제의 목적은 토지 투기가 성행할 수 있는 지역에 적용해 투기를 막는 법인데 건물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처럼 개발이 예정된 땅을 사 지분 쪼개기 하는 행위를 억제하려 토지거래허가제가 도입됐는데 이에 대한 지침은 마련돼 있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주택을 허물고 개발한 아파트 단지나 주거지에 적용하게 되면 일부 투기수요를 막을 수는 있더라도 관련 기준이 미비해 제도를 운용할 때 한계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기 수요 억제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완벽하게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는 세력을 차단하고자 한다면 지금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방법밖에 없고 장기 거주하지 않으면 1주택자도 과세해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기를 조장하는 일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의 꼼꼼한 감시도 촉구했다. 이른바 ‘떴다방’처럼 버스를 대여해 매점매석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응하는 조직을 강화하고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는 성명을 통해 “개발정보, 특혜세력을 사전에 알려 투기세력과 건설업자가 토지와 주택을 사재기하려는 투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급 대책을 비판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정부는 새롭게 들어오려는 수요만 막으려고 하는데 기존에 존재하는 투기세력도 상당하다”며 “이번 공급대책에는 집값 안정화에 대한 대안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존 소유주에게는 혜택을 주는 것으로 읽혀 투기를 조장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기 방지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것 자체가 시늉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은정 기자eunjung@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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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정부가 수도권에 61.6만 가구를 공급하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지하철 석촌고분역 인근 저층주거지인 빌라
밀집지역 모습. 뉴스1
부지도 없이 ‘85만 가구 공급쇼크’?… 실체없는 부동산 대책
서울 32만 등 전국 83만 가구
공공주도형 매력도 떨어지고
당장 공급 부족 문제 해결안돼
역대급 물량에도 시장 미지근
치솟은 집값 잡을지는 미지수
정부가 2025년까지 공공이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에 대한 직접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 서울에 32만호,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83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서울 등 수도권에 61만6000호를 새로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기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127만2000호 공급 계획과 합치면 수도권에서만 무려 188만8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각종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코너에 몰린 정부가 '물량 폭탄'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제 주택을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주택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어서 실제 주택 입주까진 6~7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장 치솟은 집값을 잡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공공 재건축과 재개발 대상 지역 주민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정부 목표치보다 공급 물량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공급물량은 연간 전국 주택공급량의 약 2배에 이르고, 서울에 공급될 32만호는 서울시 주택재고의 10%에 달하는 '공급쇼크' 수준"이라며 "막대한 공급 확대로 주택시장이 확고한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책 핵심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정비사업을 직접 시행하고,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 개발사업도 직접 추진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가 전혀 적용되지 않아 시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또 용적률도 서울 역세권에선 700%, 준공업지역에선 500%까지 올리기로 했다.
종전 주민 4분의 3 동의 규정도 바꿔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하면 바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이번 공급대책 83만6000호 가운데 57만3000호 가량은 도심 내 신규 사업으로, 26만3000호는 신규 공공택지 지정으로 확보키로 했다. 신규 택지는 서울 인근이나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기존 3기 신도시 인접 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 1만3000호를 비롯해 5대 광역시 등 지역에도 2025년까지 22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사업을 통해 확보하는 주택물량의 70~80%는 공공분양, 나머지는 환매조건부·토지임대부·지분적립형 등 공공자가주택과 공공임대로 공급한다.
특히 앞으로 공급하는 공공분양 주택의 일반공급 물량은 기존 15%에서 50%로 늘어나고, 이 가운데 30%는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정하기로 했다. 기존 공공분양이 특별공급 85%로 지나치게 신혼부부나 젊은 층 위주이고, 30~50대 중산층에게는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는 불만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발표 일을 기점으로 추후 사업추진 예정 구역에 토지나 주택 등을 구입할 경우, 주택 우선 공급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부동산 매입도 제한키로 했다.
우선 공급권은 1세대 1주택이 원칙이며, 소유권이전등기 전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4일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 본 도심 아파트 일대. 뉴스1
한발 늦은 대신 물량 공세?…"언제, 얼마나 완성될지는 알 수 없어
시장·전문가 반응
文정부 수요 억제서 방향 틀어
예상치보다 많은 양 쏟아내
공급확대 시그널엔 높은 평가
“대책 너무 늦게 나와” 지적도
재건축단지 참여 전제로 계산
제시한 수치에 상당 부분 허수
실제 소유주 사업 참여 변수도
문재인정부가 2025년까지 서울 도심에 32만여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4일 내놨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대적인 공급확대 시그널을 보낸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책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2·4 대책에서 제시한 공급 물량이 실제 공급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에 내놓았어야 할 대책이 너무 뒤늦게 나왔다는 지적이 많다.
◆한발 늦은 대신 물량 공세로 승부
정부가 4일 발표한 공급대책의 공식명칭은 ‘공공주도 3080 플러스(+)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이다.
3080 플러스는 서울 30만가구, 전국 80만가구를 훌쩍 넘는 획기적인 공급물량이 담겼다는 뜻이다.
앞서 발표한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급대책 127만2000가구에 이번 추가대책의 수도권 물량 61만6000가구를 합치면 모두 188만8000가구에 이른다. 과거 노태우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200만가구 공급계획과 맞먹는 수치다.
문재인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줄곧 수요 억제에 방점이 찍힌 부동산 대책을 펼쳐왔다.
여권 관계자가 한목소리로 “주택공급은 이미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18년 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주택자금 대출을 조이고 세제를 강화하는 등 투기 근절방안에 무게를 둔 정책 기조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례적인 초저금리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급격한 가구 분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공급 확대 총력전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이 계속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이번에는 아예 시장의 기대치보다 훨씬 많은 주택 물량을 쏟아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역세권 등 고밀개발에 공공주도 방식 도입
정부는 그간 서울 도심에 새로 주택을 공급할 부지를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절박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을 고민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이번 공급대책의 핵심은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에서 공공기관이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다. 이 방식으로 서울 11만7000가구를 포함해 모두 19만6000가구의 주택을 신규 공급한다.
관련법이 개정되면, 정부가 지구를 지정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땅을 확보해 개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법적 상한의 최대 140%까지 용적률을 높여주고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각종 도시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용적률 인센티브에 따른 기부채납 비율은 당초 알려졌던 50%보다 훨씬 낮은 15% 수준으로 정해졌다.
지방자치단체·주민·세입자 등 각 구성원 간 입장차로 지연됐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이라는 새로운 방식도 도입된다.
조합을 꾸릴 필요 없이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 공공기관이 부지를 확보하고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서 과거 평균 13년 걸리던 정비사업이 앞으로는 5년 내에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만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등도 모두 면제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에서 정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집값 안정될까… 정비사업 참여율이 관건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확대 시그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세를 기대하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수치 자체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사업 참여를 전제로 계산한 것이어서 상당 부분 허수가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제시하며 화끈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많은 공급 물량에 비해서 정작 실효성이 떨어져서 언제, 얼마나 완성될지는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용적률을 완화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토지 소유주가 수익성을 따져보고 사업을 결정하는 데까지는 변수가 많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보다는 정부가 주도하는 물량의 비중이 높다”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직 공공주택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짓는 주택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것과 달리 민간 건설사는 프리미엄 아파트 등 시장의 수요를 겨냥해 공간구조와 인테리어, 단지 조경 등에 공을 들이면서 젊은층의 선호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책 발표에 따라 개발 기대감이 커져 서울 등 전국이 개발 호재 대상이 됐다”며 “이로 인해 집값이 더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정부가 서울 등 대도시의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추진 내용을 담은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한
4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사무실 매물정보 게시판이 텅 비어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공공 주도 개발’ 사유재산 침해 우려 목소리 [2·4 부동산 대책]
정부 주택시장 과열 차단안 마련
신규 매입자엔 우선 공급권 제외
거래량 상승 지역엔 사업지 배제
사업 추진 주민 동의 기준 낮춰
반대 의견 묵살 가능성 높아져
참여연대·경실련 “투기판 조장”
정부가 4일 내놓은 2·4 공급대책에는 기존 역세권과 주거지 등을 개발하는 공공주도정비사업과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은 물론, 26만가구의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도시급 대규모 공급계획이 공개된 만큼 앞으로 전국에서 부동산 개발 붐이 일어나 주택시장을 더욱 과열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강력한 투기수요 차단 방안을 마련했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의 경우 기존 부동산에 대한 신규 매입계약을 체결한 경우 주택이나 상가의 우선공급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개발 사업을 염두에 두고 땅이나 집을 사도 개발에 따른 신규 주택을 받지 못하고 현금 청산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부동산의 분할이나 분리소유 등 권리 변동을 한 사례도 우선공급권을 받을 수 없다. 우선공급권은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전매 제한 기간이 설정된다.
정부는 향후 신규 공공택지가 발표된 뒤 과열현상이 발생하면 즉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에 맞춰 관련 제도도 한층 강화된다. 현행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허가대상 면적은 주거 180㎡, 상업 200㎡, 공업 660㎡ 등 기준면적의 10%까지만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
주거지역의 경우 18㎡ 이하인 소형 오피스텔 등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피해갈 수 있었는데, 정부는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10% 기준을 더욱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거래 가격이나 거래량이 예전보다 10~20% 상승하는 곳은 아예 사업지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동산불법행위대응반을 20~30명 규모의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으로 확대 개편하고, 불법행위 의심 지역에 대해서는 실거래 기획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공공 주도의 개발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사유재산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주민 동의 기준을 낮추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부 주민의 반대 의견이 묵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도 이번 대책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전세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을 대대적으로 투기시장화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경실련도 “서울 도시 주거 환경을 파괴하고 투기를 조장하는 역대급 투기 조장 토건 개발대책이 나왔다”며 “공급물량에 임대주택 비중은 작고 분양가격도 적정한지 불명확해 서민 주거 안정은커녕 집값을 더 올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세준·권구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4일 남한산성에서 바라 본 서울 일대. 정부는 서울 등
대도시의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연합뉴스
25번째 부동산 대책에... 정의당 “투기·토건세력 환영할 조치
정부와 여당의 ‘2·4 부동산 특별 대책’과 관련해 야권에선 “국토부의 25번째 헛발질”(국민의힘 하태경), “투기·토건 세력이 환영할 조치”(정의당)라며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4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집값안정화 대책도 아니고, 주택공급 시간표도 아니고, 앞으로 4년 동안 땅 구하러 다니겠다는 계획서만 내놓은 것”이라며 “국토부의 25번째 헛발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요구는 단 하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후 폭등한 집값을 안정화시키라는 것”이라며 “오늘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는 어떻게 집값이 안정화될 거라는 말이 단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주도 3080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는데, 2025년까지 전국 80만호 서울 30만호 지을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부 남은 임기 1년간 버티기 계획일 뿐”이라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부 공급을 늘리라고 한 것은 우리가 요구한 바”라면서도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너무 뒤늦게 실기한 정책으로 보고 있다”고 혹평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오로지 공공 관제공급의 ‘패스트트랙’만 시원하게 뚫고, 민간시장에는 바리케이드를 더 높이 세웠다”며 “이제 와서 아무리 관제공급을 늘린다 한들 각종 규제를 풀지 않는다면 주택시장 안정화는 요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조은희 “‘부동산이념'이 아니라 ‘부동산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도저히 이것이 안 되는 정부”라며 “지난 4년간 수요와 공급의 논리를 무시하고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켰다”면서 이날 정책도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집값을 잡겠다며 처방전을 제시했지만 도리어 투기, 토건세력의 호재가 돼 집값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 수석대변인은 “잘못된 주택 공급 정책은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되고,결국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을 과거 뉴타운 전문가였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압도적 물량 공급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 부여 등을 하겠다는 점은 누가 봐도 투기·토건 세력이 환영할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명성 기자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3. photo@newsis.com
野 "25번째 부동산 대책, 튼튼한 사다리 대신 동아줄 꼬은 것"
나경원 "야당의 공약과 정책 베끼는 수준"
조은희 "공공 주도 민간협력? 번지수 틀렸다"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은 4일 공공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을 통해 서울 32만호 등 전국에 총 83만6000호를 공급하는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부동산이념'이 아니라 '부동산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공공이 아닌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지금 문재인 정권은 역대급 부동산 재앙을 일으켰던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부동산 대란을 촉발한 부동산 징벌세금과 각종 규제를 그대로 놔둔 채 공급 조절을 얘기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선거용 눈속임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아 비대위원은 "오늘 대책에 보면 획기적인 규제완화, 절차 간소화, 이익공유, 그동안 정책과는 다르게 슬로건이 있다. 마치 선거 공약같다. 국토부가 서울시 재보궐선거 선거대책본부로 전락한 것 같다"며 "주택공급정책이 아니고 사실상 '주택공급폭탄'이다. 국토부 말대로 한다면 서울은 온 도시가 집으로 덮일 것 같다.
주거복지, 주거사다리 정책 같은 정말 실질적인 정책들이 폭탄같은 물량에 눌렸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 "오늘 25번째 대책은 튼튼한 사다리를 세우는 대신 위로 오르는 동아줄을 꼬기 시작한 것"이라며 "오로지 공공 관제공급의 패스트트랙만 시원하게 뚫었다. 민간 시장에는 바리케이드를 치우지 않고 더 높이 세웠다"고 혹평했다.
배 대변인은 "민간이 지니는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나오게 만드는 것이 빨리 사다리를 세우는 첩경이다.
이번 정책에서는 그런 민간이 주택 공급에 참여하는 정책은 빠졌다. 전세대책도 없다"며 "이제와서 아무리 관제 공급을 늘린다 한들 시장의 물길을 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지 않는다면 주택시장 안정화는 요원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부동산 때리기'에 가세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4년 가까이 야당과 전문가들이 그토록 공급확대를 주장할 때는 듣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야당의 공약과 정책을 베끼는 수준으로 휙 돌아섰다"며 "공급확대를 기본으로 하는 용적률 규제 완화와 종 상향, 역세권 고밀도 개발, 재개발·재건축 절차 간소화 등은 하나도 빠짐없이 저와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요구"라고 썼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2.04. photo@newsis.com
나 전 의원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태세 전환'이 참 야속하다.정부여당이 뒤늦게 주택 공급확대 속도전을 한다"며 "병주고 약주는 부동산 정책에 국민은 더 화가 난다"고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공공주도 민간협력 패스트트랙에 대해 "번지수가 틀렸다"며 "민간주도 공공협력으로 주택공급을 활성화해야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혁신방안이라고 해도, 주택 공급에 '이념'이 앞서면 또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부동산정치라는 이념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24차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왜 부동산시장에서 반영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인식이 없다"며 "시장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시장을 인정하고 시장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이념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수진영 잠룡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공공 주도 주택공급에 대해 "아직도 운동권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며 "국민수요의 일부만을 충족시킬 뿐 오히려 닭장같은 건물이 나올 것이며, 심지어 난개발로 숨 막히는 도시로 바뀔 우려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원 지사는 "공공은 서민의 주거복지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민간을 활용하여 시장안정과 주거복지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선진국 대부분의 접근방법"이라며 "지금까지 문제를 일으키고도 반성도 없는 채로 공공만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독선과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사진=안세진 기자
野, 2·4 부동산대책에 “1년 남은 정권의 5년 뒤 대책” 혹평
관제 방식에 수도권 집중... 민간 시장 장벽 높이는 규제도 문제"
정의당도 “투기-토건 세력에게 호재... MB 뉴타운 떠오른다” 우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결국 25번째 (부동산)대책은 걷어찼던 사다리를 튼튼히 다시 세우는 대신 위로 오르는 동아줄을 꼬기 시작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4일 주택공급 방안을 핵심으로 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자 나온 국민의힘 논평이다. 배준영 대변인은 정부 발표 후 “25번째 대책은 당연히 사다리를 속히 세우는 정책이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4년간 24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집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의 꿈’으로 향하는 사다리를 집값, 전월세값 폭등으로 치워버리고도 당장 필요한 단단하고 넓은 사다리가 아닌 4년 이상 지속될 주택공급의 ‘절벽’을 확인시켜줬다는 비난이다.
이와 관련 배 대변인은 “주택 공급도 사실상 2025년 너머로 넘겼다. 무슨 ‘미래지향’ 정부인가. 5년 뒤 대책 말고 지금 대책을 내놓으라”면서 “오늘 대책을 보니, 법 만들고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최소 4년 이상은 부동산 공급절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질타 섞인 우려를 표했다.
심지어 “민간이 지니는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나오게 만드는 것이 빨리 사다리를 세우는 첩경이다.
이번 정책에서는 그런 민간이 주택공급에 참여하는 정책은 빠졌다. 전세대책도 없다”면서 민간에서의 공급참여를 여전히 배제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의 민간주도 공급을 활성화할 규제는 오히려 높아졌으며, 공공주도 공급 또한 수도권에 집중돼 국가균형발전을 추구해온 정부여당의 과거 발언이 말 뿐이었다는 질타도 이어갔다. 실제 국토부는 이날 발표에서 총 83만6000호 중 31%가량인 26만3000호를 수도권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중 또 31%가량인 8만3000호는 서울에 짓기로 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공공주도3080+ 대도
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를 두고 정의당도 날을 세웠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번 25번째 부동산 대책은 MB 뉴타운을 떠올리게 하는 주택공급대책”이라며 “집값 잡겠다며 처방전을 제시했지만 도리어 투기. 토건세력의 호재가 되어 집값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이어 “서울 역세권 개발을 골자로 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MB 뉴타운을 떠올리게 합니다.
도시 생태계 균형과 지속 가능한 서울이 아니라 난개발의 서울이 될까 우려된다”면서 “과거 정부의 실패한 주택정책은 흔적을 지워야지 되살리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주도 주택공급 활성화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다른 측면에서 우려를 표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압도적 물량공급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 부여하겠다는 점은 누가 봐도 투기. 토건 세력이 환영할 조치다.
또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미부과, 재건축 2년 의무거주 면제 등 투기 촉매제가 곳곳에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추가 대책마련을 위한 의견도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달랐다. 배 대변인은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양도소득세 완화 등 세재개편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공급정책에 대해 협의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반면 정 수석대변인은 “저렴한 주택과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대책 마련과 무엇보다 부동산 불로소득 투기 억제를 위한 보유세 강화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이고 일관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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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4일 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공인중개사가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4 부동산 대책, 실효성 의문이나 향후 보완될 것…긍정적" -신한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정부가 발표한 2.4 부동산 공급 정책에 대해 당장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은 들지만 향후 보완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다만 정비사업 관련 계획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건설대형주의 단기적 조정이 예상된다고도 내다봤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이번 공급 대책의 실효 측면에서 일부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이 전환된 상황에서 첫 대책의 부족한 점은 향후 추가적인 발표를 통해 보완될 여지가 크고,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제외한 방안들은 세부안이 발표되면 충분히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2.4 부동산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장관 교체 이후 첫 부동산 정책으로 공공이 중심이 되어 향후 5년간 전국 83만호의 신규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급 계획 내용은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19.6만호 (서울 11.7만호, 수도권 3.0만호, 지방광역시 4.9만호) △기존 재개발, 재건축의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13.6만호(서울 9.3만호, 수도권 2.1만호,지방광역시 2.2만호)
△ 신규 공공택지 지정 26.3만호(수도권 18.0만호, 지방광역시 8.3만호)였다.
그외 소규모 정비사업(11.0만호), 도시재생(3.0만호), 단기 공급(10.1만호) 등도 있었다.
서울은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계획의 65%)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는 신규 공공택지 지정(각각 61%, 38%)을 중심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토지소유자에 추가적인 수익 보장, 특수상황 토지소유자 맞춤 지원, 빠른 사업 진행(5년이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미적용, 용적률 상향, 기부채납 축소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김 연구원은 “이번 정책으로 정부의 공급 확대 의지를 확인했고, 신규 공급 계획의 규모가 컸다는 점, 주택 부족에 우려에 따른 가격 상승을 의식해 빠른 공급을 강조했다는 점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및 2년 거주 의무 미적용 등 시장의 불만을 일부 반영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세부 시행안이 전무했고, 민간 정비사업 개선안은 없었다는 점, 빠른 개발 계획의 실행 가능성 의문이라는 점과 정비사업 개발이익을 공유로 전환하면서 사업성이 높은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유인책이 부족했다는 점은 한계”라고 짚었다.
하지만 건설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이 전환된 상황에서 첫 대책의 부족한 점은 향후 추가적인 발표를 통해 보완될 여지가 크고,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제외한 방안들은 세부안이 발표되면 충분히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또한 정부의 이번 계획의 구체적 안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건설사들은 최근 2년간과 올해 분양 확대를 통해 수년 간 증익 구간에 돌입했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형건설주의 주가는 당분간 지지부진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대형사가 강점을 보이는 정비사업 관련 계획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대형주 중심의 단기적인 조정이 예상된다”면서도 “늘어나는 공급 물량과 추가적인 정책 기대감으로 건설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4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sbs뉴스 유튜브 영상캡쳐
25번째 부동산대책 유감
택지 확보에만 3~5년 주택공급 빨라야 6~8년 이후에나
[여의도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종인 경제학박사] 한 달 넘게 연기만 피우던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마침내 모습을 내밀었다.
지난 4일 정부와 공기업이 주도해서 5년 내 수도권에 61만 가구, 전국에 83만 가구의 주택 부지를 공급하겠다는 것이 대책의 요지다.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이란 거창한 작명까지 내세웠다.
언론을 통한 홍보성 자화자찬이 점입가경이다. 여당의 원내대표직을 가진 인사는 “부동산 안정화의 종합판”이라 했고, 정책의 책임자인 장관과 부총리는 공급수준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어”서 가히 “공급쇼크 수준”이라 자평했다.
24차례의 정책실패 뒤의 대책이니만큼 작금의 집값급등과 전월세 대란, 주택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려니 기대를 갖고 들여다봤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25번째의 헛발질로 보이니 필자의 총기가 흐려진 것일까?
대책의 요지는 비교적 명료하다. 향후 5년 내 ‘공급쇼크 수준’의 주택 ‘부지’를 공급하고,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고 절차를 간소화해서 속도감을 높이고, 공공주도 추진으로 얻는 개발 이익을 세입자와 영세상인 등과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순서대로 필자의 의견을 정리해 본다.
기존의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로 정책의 방향을 선회한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니 기한 내 물량 공급을 약속한 것이 아니라 향후 4년간 ‘택지를 확보해보겠다’로 읽힌다. 구체적 시점과 지역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우수입지를 발굴하여”, “LH, SH등에 제안하고”, “국토부 등의 검토를 거쳐”, “토지주 등이 동의하면”과 같은 그저 막연한 ‘미래형 가정’이 대부분이다.
확정된 주택사업의 경우에도 착수하여 준공, 입주하는데 3년이 넘게 걸리는데, 택지를 확보하는데 3~5년이 걸리면 아무리 빨라도 6~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규제를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서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대책도 환영할만하다.
부동산문제를 염려하는 전문가들이 늘 주장하는 방향이다.
연이은 헛발질 뒤라 많이 아쉽지만 지금에라도 시장에 기반을 둔 규제완화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마저도 민간을 배척한 반쪽짜리 규제완화라 실현 가능성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90% 이상의 주택이 민간에서 공급되고 있는 현실에서 공공부문에서 83만호의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공공주도 사업 추진을 위한 단기간의 막대한 예산의 뒷받침 없이는 추진자체가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계획”에 머무르는 아무말잔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서 민간 배제에 따른 공공부문 특혜시비 논란과 형평성, 적법성 문제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개발이익을 공공부문과 공유하겠다는 대책 역시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세입자와 영세상인, 생활 인프라 확충과 주거여건 개선에 사용하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개인의 재산권 행사와의 상충을 피할 수 없다.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개발이익의 지나친 환수 내지 공유는 토지주 등의 재산권 침해 등 이해당사자간 갈등 유발로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개발이익의 사유화 억제’라는 이념적 목표를 앞세워 추진하는 사업의 지속성은 시장에서 담보되기 어렵다.
이번 대책에서도 24차례의 실패한 대책의 원인에 대한 진정한 인지와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역대 최고수준의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전 정부의 과실을 자신의 성과로 포장하고, 작금의 주택문제의 원인을 “유례없는 초저금리”와 “급격한 가구 수 증가” 탓만 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까지 국민에게 유감을 표시하고 사과까지 했는데 말이다.
특히나 서울 등 도심의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는 그대로 유지한 체 공공주도 택지공급 계획만 나열한 것은 앞서 강조한 막대한 예산 소요와 당사자 간 갈등 문제뿐 아니라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환경의 불확실성 등의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전임 서울시장의 경직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그대로 둔 채 개발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신임 국토부장관의 이념이 이번 대책에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재차 강조하지만 민간의 적극적 참여 없이는 약속한 물량의 공급이 실현되기 어렵다.
덧붙여, 집값의 안정과 전월세난 해소를 위한 공급대책의 한 축인 거래활성화 대책이 없다는 점도 상당히 아쉽다.
시장에서의 주택수급 문제는 신축물량에 더해 기존 주택의 거래 활성화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시장 원리임에도 이번 대책에서도 이를 무시하고 신축물량, 그것도 택지 확보 계획만 강조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주택정책이 기존의 강력한 수요억제에서 공급을 늘리기로 부분적으로나마 전환된 측면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책의 현실화 여부에 따라 주택시장 안정화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다. 스무 번 넘게 속고 실망해 온 국민들이 이번에도 희망을 가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피니언타임스 opiniontimes@opiniontimes.co.kr
4일 정부가 수도권에 61.6만 가구를 공급하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지하철 석촌고분역 인근 저층주거지인 빌라
밀집지역 모습. 2021.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부 2·4 부동산대책 지방은 없었다" 대전지역 반응 싸늘
5대 광역도시 구체적 계획 빠져…“수도권 위한 정책” 한목소리
"용적률 상향 등 행정절차 진행만 수년 걸려 실효성 의문" 지적
정부가 4일 발표한 25번째 부동산 대책과 관련, 지방인 대전의 반응은 싸늘하다.
수도권 위주의 정책인 데다 구체적인 세부계획 없이 공급 총량만 발표한 ‘알맹이 없는 대책’이란 목소리다.
정부는 이날 2025년까지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서울 32만호, 인천·경기 29만호, 5대 광역도시 22만호 등 83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은 전체 주택공급 물량 83만호 중 73.5%(61만호)가 수도권에 몰린 데다 22만호를 공급하겠다는 5대 광역도시의 물량 역시 구체적이지 않아 시큰둥한 반응이다.
더욱이 정부가 이번 부동산 대책을 수립하면서 대전 등 해당 지자체와는 전혀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수도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지방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시는 지난달 초 올 한 해 3만 4000호를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3년까지 6만 3000호의 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돕겠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대전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재개발지역의 아파트 건립 추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아파트 분양을 위한 용지 확보가 과연 용이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용적률 상향조정과 토지매입·보상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령 개정 등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데만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날 발표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2025년까지 실현 가능할지 회의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낮추고 총부채상환비율을 적용토록 하는 등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젊은층과 서민들에겐 내 집마련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볼멘소리와 함께 아파트 분양이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이같은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어려워 이날 발표한 정부의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은 이들에게 별 도움되지 않을 것이란 여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치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무수히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방의 여론을 수렴한 사례는 단 한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지방으로선 알맹이 없는 대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도 “정부의 이번 부동산 정책 역시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수도권을 위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며 “5대 도시의 주택 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계획 등이 빠져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bws966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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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짜리 아닌가요” 선거에 흔들리는 부동산 대책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1년짜리 대책, 당장 서울시장 선거에 따라 추진될지 말지 모르는 정책” 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을 4일 발표한 직후 한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나온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전국에 83만 호의 주택을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 같은 대규모 주택공급 들고 나온 것은 주택 공급을 확대해 주택의 시장 가격을 낮추려는 목적과 함께 ‘패닉 바잉’으로 대표되는 매수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직후 나온 사람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었다.
특히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3월 대선을 두고 2·4 대책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 컸다.
일단 이번 대책에 뼈대를 이루고 있는 서울 도심 개발의 경우 서울시의 협조가 없을 경우 추진 자체가 어렵다.
그렇지만 현재 서울시장 후보들을 보면 여당이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야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내년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국민의 힘은 분양가 상한제 및 임대차 3 법 등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는 방향부터 달라 기존 부동산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이번 대책을 마련한 변창흠 장관도 야당이 승리할 경우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1년 후에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실제 추진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 후 서울 시내의 뉴타운 사업을 전면 중단시킨 사례를 볼 때 현재 ‘1년짜리 정책’, ‘선거용 정책’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바 아니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이 선거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되면서 부동산 정책이 너무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논리와 장기적인 주택공급 프로세스는 사라지고 당장 투표권자가 요구하는 바를 만족시키기 위한 땜질식 처방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민이 원하는 주택이 꾸준히 공급될 때 비로소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피력한다.
주택도 하나의 상품이다. 상품의 공급이 불규칙하면 가격 또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주택을 정치 논리가 아닌 시장 논리에 따라 공급하고, 이를 위한 장기 주택공급 계획을 마련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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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 사람들 집 뺏길 일만 남았네요"..2·4대책 호재냐, 악재냐
대책 발표 후 온라인커뮤니티 중심으로 공공개발에 대한 뜨거운 관심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서울 사람들은 이제 집 뺏길 일만 남았네요."
서울 역세권 등을 공공개발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2·4대책이 발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반응이다.
조합원이 시공사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기존 개발방식이 아닌 주민들이 공기업에 토지 등을 일임한 뒤 우선분양권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공공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2·4대책이 호재냐, 악재냐는 것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6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지난 4일 발표된 2·4대책 관련 글들이 쏟아졌다.
공공개발이 무엇이냐는 단순한 관심의 글에서부터 이게 과연 나에게 호재냐, 악재냐를 회원들 서로 자문을 구하는
글까지 다양했다.
앞서 정부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총 83만6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역세권 등 개발 후보지역의 주민들이 토지를 일임하면 공기업이 개발을 주도하는 공공개발이다.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커뮤니티 회원 A씨는 "역세권 350미터 안에 용적률 상향해 준다고 발표가 났는데 서울 역세권 빌라 1채 소유시 호재인가요, 악재인가요"라고 글을 올렸다.
서울 재건축 매물이나 역세권 소형 재개발에는 호재가 맞다는 반응과 일각에서는 같은 구역내 집을 여러채 보유한 소유주의 경우 악재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공공개발이 될 경우 지분 쪼개기 등의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우선공급권이 1세대에 1개만 부여되기 때문이다.
대책 발표 후 집값 영향을 걱정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B씨는 "대책 발표 전 어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뜻의 줄임말)해서 집을 샀는데 85만호를 짓는다고 하니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이다"고 밝혔다. C씨는 "수도권 구축 영끌했는데 망한건가요"라고 걱정의 글을 올렸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것은 재산권 침해 논란을 불러온 '현금청산' 부분이다.
앞서 정부는 이번 공급대책에 따른 투기를 막기 위해 대책 발표 후 개발 후보지 주택을 매입할 경우 우선공급권을 부여하지 않고 매입주택에 대해서는 현금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개발을 위해 주택이나 토지를 현물선납할 경우 우선공급권을 부여하고 이에 반대할 경우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분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D씨는 이에 "3분의 2 동의만 받으면 LH가 땅 가져가서 아파트 꽂는다는 것이다. 반대한 3분의 1 주민은 명도소송 후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며 "버티면 경찰동원해 강제퇴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커뮤니티 회원 E씨는 "현금청산은 말 같지도 않은 내용이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 발표 후 개발 후보지에 대한 주택매입을 사실상 차단함에 따라 매물잠김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반응과 지금이라도 주택을 팔아야 하는지, 버텨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금(대책발표) 시점부터 (역세권)빌라 사면 청산 대상이 된다"며 "빌라쪽 재개발을 기대하는 수요가 안들어올 수 있어 거래가 막힐 수 있다.
가뜩이나 선호하지 않는 지역인데 재산권 제한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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