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61%가 도쿄올림픽을 재차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자고 응답했다는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AFPBBNews=News1
(사진=IOC 홈페이지)
일본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인 국립경기장 전경 <자료사진> © AFP=뉴스1
사진=AFP
코로나發 연기·위원장 사퇴·지진까지…도쿄올림픽 가능할까
'악재' 겹친 도쿄올림픽…
개막 여부 '불투평' 여전'성차별' 발언 JOC 위원장 교체에 지진 악재까지
바람잘날 없는 도쿄올림픽은 ‘저주받은올림픽'.
오는 7월 개막을 앞둔 일본 도쿄하계올림픽을 두고 ‘저주설’이 나돌고 있다. 개막을 6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현재까지도 올림픽 개막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일본의 최대 약점인 ‘지진’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은 준비 과정서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올림픽 경기장 건설비, 대회 엠블럼 표절, 마라톤·경보 경기 분산 개최, 방사성 물질 노출 우려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올림픽 개최 준비에 나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고 결국 올림픽은 연기됐다.
일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올림픽 운영을 책임져야 할 조직위원회 수장은 성차별 발언으로 물러났고, 인간의 능력으로 막을 수 없는 지진 공포가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4일 마스크를 쓴 한 행인이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 로고 앞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 [사진=AF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심각’ 여전···JOC 회장 사임 악재
일본은 코로나19 사태를 개선해 오는 7월 반드시 도쿄올림픽 개최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현재 도쿄 등 전국 10개 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내달 7일까지 연장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긴급사태를 지난 7일까지만 유지하고 모두 해제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긴급사태를 해제할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도쿄올림픽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JOC) 수장까지 교체되는 악재가 겹쳤다.
지난 12일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3일 ‘여성이 많으면 회의가 길어진다’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지 9일 만이다.
올림픽 개막을 5개월가량 앞둔 상황 시점에 조직위원회를 운영해야 한 최고책임자 자리가 공석이 된 것이다.
JOC는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상황에서 대회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판단, 다음 주 모리 위원장 후임자를 찾기 위한 후보자 검토 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후임자 채택에도 각종 잡음이 이어질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리 위원장은 사퇴 전 가와부치 사부로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만나 조직위 수장 자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이는 조직위 정권에 명시된 후임자 지명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직위 정관에 따르면 위원장의 선임·해직 권한은 이사회에 있으므로 위원장은 조직위 이사 중에서 선임해야 한다.
즉 만약 가와부치 전 회장이 JOC 위원장이 되려면 JOC 이사로 먼저 취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혼란을 초래한 모리 본인에 의한 ‘밀실에서의 후계 지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새로운 이사장의 선임은 세계의 눈을 의식해 적정한 절차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 조직위 정관에는 이사장은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고 꼬집었다.
13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의
한 가정집의 가구가 넘어져 넘어져 있다. [사진=교도·연합뉴스]
◆‘지진’ 새로운 변수로···10년 전 악몽 재현 우려↑
모리 위원장 악재가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일본의 최대 약점인 ‘지진 공포’다.
특히 이번 지진은 2011년 일본 전체를 마비시켰던 ‘동일본 대지진’ 10주년을 한 달가량 앞두고 발생해 10년 전 악몽 재현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오후 11시 8분경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 남동쪽 103km 해역(북위 37.3도, 동경 141.8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6강(强)의 진동이 관측되기도 했다. 진도 6강은 기어서 이동해야 할 정도로 진동이 심한 상황을 뜻한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일주일간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지진해일(쓰나미)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일본 열도를 감싼 ‘지진 공포’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 여진의 일종으로 분석되고, 10년 전 재앙이 일어나기 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일본 내 ‘지진 공포’는 점차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동일본 대지진으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을 완벽하게 복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앞서 동일본 대지진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1~4호기는 강진에 따른 전력 공급 중단으로 핵연료가 녹아내려 노심용융(멜트다운)이나 원자로 건물의 수소 폭발 등이 발생해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됐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방재과학기술연구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진원의 위치로 보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간주한다”며 동일본 대지진의 재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 직전인 3월 9일 후쿠시마현에서는 이번 지진과 비슷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후쿠시마현 남동부에 있는 이와키(岩城)시에서 바(bar)를 운영 중인 40대 중반의 일본 여성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지진으로 10년 전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이 발생하자) 몸이 즉각 반응했다.
(온몸이)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며 “건물을 뛰쳐나가는 것이 안전한지 아니면 안에 머무르는 것이 더 안전한지 판단할 수 없어 우왕좌왕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혜인 ajuchi@ajunews.com
도쿄 오다이바 해변공원에 설치돼 있는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 마크. 도쿄=AF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백신 접종' 스가의 승부수, 돌발 변수에 난항
모리 위원장 '여성 비하' 발언에 대내외 역풍
'밀실 지명' 후임 선정 대외 이미지 악화 요인
화이자 백신 도착·의료진 접종 시기 앞당겨
안정적 백신 공급·의료진 확보 등 과제 산적
도쿄올림픽 개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을 난국에서 구할 수 있을까. 지난해 9월 취임한 무파벌·비세습 총리에 대한 기대가 지도력 부재로 인한 실망으로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나마 1월 긴급사태선언 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다소 줄면서 내각 지지율의 급락세는 잠시 멈춰섰다.
긴급사태선언을 1개월(다음달 7일까지) 연장한 배경에는 이달 중순 시작하는 백신 접종과 다음달 10일 올림픽 개최 여부를 결정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있다. 코로나19 수습과 백신 접종, 올림픽 개최 결정 등으로 지지율 반등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지만 올림픽 개최 결정과 백신 접종 시작 전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잇따르고 있다.
'모리 사퇴'로 무파벌 총리 한계 드러내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이 12일 도쿄올림픽조직위 이사 및 평의원 합동 간담
회에서 사의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TOGOC) 회장. 사진=AP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위원회 회장. 로이터 뉴스1
전세계적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 여부조차 안갯속인 도쿄올림픽은 '여성 비하' 발언을 한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 사퇴라는 암초를 만났다. '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말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시대착오적 발언 이후 11일까지 자원봉사자들이 740명이 사퇴했고 이미지 손실을 우려한 국내외 후원사들의 반발까지 거세지면서 12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문제 발언 이후 9일 만이다.
그는 발언 다음날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사과로 문제가 끝났다'는 입장을 밝힌 IOC가 9일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비판 성명을 발표한 계기였다.
모리 위원장에 대한 분위기가 악화하자 뒷짐만 지고 있던 정부와 집권 자민당도 당황했다.
총리 출신이자 당내 최대계파(호소다파) 수장이이었던 모리 위원장에게 사임을 권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 평등을
둘러싼 일본의 이미지는 계속 추락했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사태선언을
1개월 연장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스가 총리는 국회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총리에게 (모리 위원장의 거취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여왔다.
당내 최대 파벌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원로 거취 결정에 눈치를 봐야 하는 무파벌 총리의 한계만 드러낸 꼴이었다.
모리 위원장 사퇴 이후 스가 총리에게도 타격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임 선정을 둘러싼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모리 위원장은 11일 가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郞)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만나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가와부치 전 회장도 이를 수락했다. 가와부치 전 회장의 낙점에 대해 스가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개최도시인 도쿄도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도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가 총리는 "여성이나 젊은 사람이 낫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불명예 퇴임하는 위원장이 후임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밀실 지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마저도 백지화했다.
다음달 이후 올림픽 개최 여부 등에 앞서 대외 이미지 제고를 감안한 총리와 총리관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리가 이번 논란에서도 오락가락한 것은 리더십 부재를 재확인한 계기였다.
더욱이 가와부치 전 회장이 후임으로 거론된 직후 모리 회장보다 1살 더 많은 고령(84세)에다 우익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그는 트위터에 우익성향 월간지인 '하나다(Hanada)', '윌(WiLL)'의 애독자로 밝힌 바 있다.
2019년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대해 "일본인들의 마음을 짓밟는다"고 주장한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 시장을 응원한 적이 있다.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쓴 '반일종족주의'에 대해서도 "한국인 학자가 이런 책을 출간했다는 데 감동했다"며 "(일제 강점기) 당시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전면 부정하기에 충분하다"고 적었다.
올림픽을 5개월 앞둔 가운데 조직위 수장 교체에 따른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교도통신은 "올림픽 개최 여부를 둘러싼 회의론 속에 (이번 사태로) 개최 준비는 더 혼미해졌다"고 전망했다.
주사기 확보 못해 화이자 백신 20% 날릴 판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첫 물량이 12일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했다. 나리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첫 물량(40만회분)이 12일 일본에 도착했다. 당초 14일 도착 예정이었지만 이틀 앞당겼고 후생노동성은 전문부회를 열고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사용 특례승인을 인정하기로 했다. 스가 총리도 이날 밤 취재진에게 "정말 환영할 일이다.
모든 국민들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백신은 일본에서 승인을 받는 첫 코로나19 백신이다.
이르면 17일부터 안전성 조사 목적에 사전동의한 의료종사자(1만명)를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된다. 2월 하순으로 예정됐던 접종 시기를 앞당긴 것도 일본 정부가 백신 확보와 접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본은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한 특수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해 일부 확보 물량을 날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9일 화이자 백신의 병당 접종 횟수를 당초 6회에서 5회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한 병으로 6회를 접종하려면 주가시 끝부분에 남는 백신의 양이 적은 특수 주사기가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당초 화이자로부터 병당 6회 접종을 전제로 7,200만명분(1억4,440만회분)을 공급 받기로 했다.
그러나 주사기 문제로 병당 5회로 줄면서 전체 확보 분량의 20% 정도인 1,200만명분(2,400만회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말 화이자로부터 '병당 6회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새로운 주사기 도입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가와사키=EPA 연합뉴스
백신 도입과 접종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자(3,600만명)에 대한 접종 시기는 당초 3월 하순에서 4월 이후로 다소 늦춰졌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백신 공급과 접종 시기를 가늠하기 점점 어려워진 탓이다.
백신 공급은 정부 몫이지만 접종은 지자체가 주체다.
지자체들은 백신 공급 일정 등 접종 준비에 필요한 정보 공유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장소 확보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2회씩 접종을 진행하기 위해선 접종 기록 등을 일원화해 관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이나 행정 전산망이 통일돼 있지 않아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달 27일 후생노동성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진행된 모의훈련에서도 의료 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코로나19 백신은 두 차례 맞아야 하고 정부 계획대로 3개월 안에 65세 이상 고령자 중 희망자가 절반이라고 가정한 경우에도 매일 약 40만회를 접종해야 한다.
그러나 문진에서 접종까지 3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모의훈련 결과 약 7분이 걸렸는데, 의사가 담당하는 문진 단계에서 시간이 더 걸린 것으로, 이를 단축하기 위해선 충분한 의료 인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도쿄올림픽 정말 취소되나… 日·IOC “포기 못해
한 차례 미뤄진 도쿄올림픽 개막식 일정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2일 공론화된 ‘올림픽 취소 결정’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제히 부인했다.
불 붙은 올림픽 취소론에 맞서 대회 강행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최후의 보루로 고려 중인 ‘무관중 대회’로 개최하더라도 26조원의 손실을 본다는 전망이 나왔다.
예정대로라면 도쿄올림픽은 올해 7월 23일 개막식을 한다.
지난해 3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1년 연기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해가 바뀐 현 시점까지도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데다 일본 내부 코로나19 감염 현황도 세계 최대 국제 대회를 열 만큼 잡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림픽 개최 준비 상황이 순항하느냐의 여부보다 취소 가능성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결정적으로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일 정부가 올해 올림픽 취소를 내부적으로 결론내렸다”고 익명의 일본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취소론에 불이 붙었다.
이를 계기로 그간 금기시하던 올림픽 취소론이 양지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은 일본 정부도 IOC도 올림픽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관중 대회, 2032년 개최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23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경기장 관중 수용 방안에 대해 ‘상한 없음’, ‘50% 감축’, ‘무관객’ 등 3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움직이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이렇게 불완전한 형태를 강행하더라도 경제적 손실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이론경제학)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관중 없이 개최하는 경우 경제적 손실이 약 2조4133억엔(25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을 발표했다.
취소하는 것보다는 손실이 적지만 무관중 개최라는 극약 처방 또한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작년 3월 내놓은 추산에 의하면 취소하는 경우 경제적 손실은 4조5151억엔(약 48조1000억원)이었다.
IOC도 도쿄올림픽 구하기 움직임에 동참했다.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IOC는 백신 접종을 위해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하고 있다.
앤디 앤슨 영국올림픽위원회(BOA) 위원장은 “소규모 국가, 지역의 백신 접종은 중요한 과제다.
일본으로 가는 사람들이 최대한 많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 세계일보 & Segye.com,
지난 1월 도쿄 오다이바 공원에 설치된 올림픽 상징물을 기자들이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정상 개최 막막한 도쿄 올림픽, 대안은 있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취소도, 연기도, 그렇다고 선뜻 무관중 개최를 선언할 수도 없는 2020 도쿄 올림픽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3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합의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올 여름 개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언론은 성화 봉송이 시작되는 3월 25일 안으로 대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1년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의 정상 개최 여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회의적이다. 주간 아사히는 6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올림픽 관련 기사에서 "올 여름 정상 개최는 이미 현실적이지 않다"고 단언했다.
"의료 체제는 매우 부족한 상태라 자택이나 숙박시설 등에서 요양하다 사망하는 감염자도 있다.
7일까지로 예정된 긴급사태 선언 역시 연장될 전망"이라고 말한 주간 아사히는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의료진은 1만 명 정도이며, 대회가 1년 연기됨에 따라 추가로 들어간 경비는 2940억 엔(약 3조 1283억 원)이다.
이런 인력과 돈을 코로나19 대책에 쏟아 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23일과 24일 진행된 아사히 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재연기 혹은 중단을 원하는 목소리가 86%에 달했다.
가미 마사히로 일본 의료 거버넌스 연구소 이사장은 "지난해를 보면 알겠지만, 여름에도 코로나19 유행 가능성이 높다.
올해 (올림픽)개최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라며 "코로나19는 겨울에 유행하고, 여름에도 작은 규모로 유행이 진행된다.
지난해 2차 웨이브는 한여름이었으며 3차 웨이브가 10월부터 일어나 지금 절정에 달했다. 여름에도 소유행이 올 수 있다는 부분을 상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일본이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고집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외국인 관광객의 존재를 들었다.
주간 아사히는 "코로나19가 수습되지 않는다면 방일 외국인의 숫자도 한정된다.
무관중으로 치러질 경우 관광객은 물론 900억 엔의 티켓 수입도 없어져 세금으로 메울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미즈호 종합 연구소 경제 조사부 주임 이코노미스트인 미야지마 타카유키 역시 "2012 런던 올림픽 때 혼잡함과 숙박비 급등 등의 이유로 올림픽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의 숫자는 오히려 줄어든 바 있다.
과거 올림픽 개최국 사례를 보더라도, 올림픽 개최와 외국인 관광객 수에는 큰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렇다고 해서 1년 더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대회를 순차적으로 연기해 2024년에 치르자는 의견 역시 받아 들여지기 어렵다.
당장 2024년은 파리, 2028년은 LA로 결정된 상황이고 특히 파리의 경우 1924 파리 올림픽 이후 1세기 만의 개최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어 순차적 연기를 받아들일 확률은 희박하다.
영국 더 타임스의 보도처럼, 비어있는 2032년으로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그러나 이 역시 남북한 공동개최를 노리는 한국이나 아직 올림픽을 개최한 적 없는 인도 등 경쟁자가 많고 2030 겨울 올림픽 유력 후보지가 삿포로라는 점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평이다.
진퇴양난의 고비에 빠진 도쿄 올림픽의 앞날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도쿄올림픽을 162일 앞둔 날이자 일본의 건국기념일 휴일인 11일 도쿄역 앞의 도쿄
올림픽시계탑 앞에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도쿄올림픽 참가 확답 않는 미국… 애타는 일본
美국무부 “도쿄 대회 아직 남았다” 관망자세 유지
교도통신 “미국 선수단 파견 여부 확답 회피 계속”
日사망자 최다…일부지역 긴급사태 조기해제 보류
미국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여부에 대한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회 개최에 정권의 운명을 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로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 “대회 아직 남았다” 관망 자세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0일(이하 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선수단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참가에 대해 “아직 올림픽 얼마 남아 있다”며 코로나 19 상황을 신중히 주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선수 파견과 관련해서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최종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을 바라지만 선수단이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도 말했다.
통신은 “도쿄올림픽을 둘러싸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을지 과학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미국은 올 여름 (대회) 개최나 선수단 파견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미국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슈퍼볼) 하프타임에 진행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에 대해 “일본 총리와 전화를 했다.
그(일본 총리)는 대회를 안전하게 개최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개최 가능한지 어떤지 과학에 기반에 판단해야 한다.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도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공개석상에 언급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지난달 28일 첫 전화회담을 했으나 양국 발표에서 대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일본 정부 바람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을 중시하고 있어서 대회 개최에 관해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분석됐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선수단의 대회 출전에 관한 질문에 “우리 계획과 관련해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만 말했다.
◆日 긴급사태 조기해제 놓고 고심 중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현재 도쿄 등 10개 지역에 발령 중인 긴급사태 선언의 조기 해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10일 오전에만 해도 다음달 7일까지 발령 중인 긴급사태선언을 아이치(愛知)현, 기후(岐阜)현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조 해제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오후 분위가 일변했다.
아사히신문 등은 이날 일본 정부가 일부 지역에 대한 긴급사태선언 조기해제를 일단 주중에는 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개정 코로나19 특별조치법이 시행되는 13일 감염 폭증 세가 둔화한 도쿄 등 일부 지역에 대해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될 것이라는 매체 보도가 계속됐다.
의료기관의 병상 핍박 상황이 해소되지 않자 결국 일부 지역 긴급사태 조기해제 방침을 보류한 것이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은 “정부 내에서는 긴급사태 조기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강력한 대책을 계속해 상황을 보다 개선하는 것으로 방침을 전환했다”며 “모든 지역에 대해 긴급사태선언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 집계에 따르면 10일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1886명으로 나흘째 1000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최다인 121명을 기록해 누적 사망자는 6739명으로 늘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슈퍼볼 경기 시작에 앞서 관중들에게 화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
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돌아왔다"라고 선언하고 이어
"외교가 돌아왔다"라며 "이는 우리 외교 정책의 중심"이라고 밝혔다. 2021.02.05.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올해 도쿄 올림픽 로고 옆을 지나고 있다.AP뉴시스
美바이든 "도쿄올림픽 개최, 과학에 근거해야
"우리는 과학에 근거한 정권"
"日스가 총리, 개최 위해 열심"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지난달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8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안전히 개최할 수 있는지는 과학에 근거해 판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최를 바란다면서도 개최가 가능할지는 "아직 모른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아울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얘기했다면서 "그(스가 총리)는 안전히 개최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림픽) 한 번을 위해 4년 간 노력했는데 갑자기 그 기회를 잃는 일은 상상해달라"며 올림픽 개최를 바라는 선수들의 마음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과학에 근거한 정권이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과학에 근거해 올림픽 개최를 판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둘러싸고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지난달 20일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약 30분 간 전화 회담을 가졌다. 스가 총리는 올림픽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해 7월 열리기로 했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로 1년 연기됐다.
그러나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지 않자 취소론이 부상하고 있다.
일본 내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NHK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총 86%가 도쿄올림픽을 연기, 혹은 취소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철회'·'표절'·'연기'·'사퇴'..도쿄올림픽 진짜 저주받았나?
"도쿄올림픽, 진짜로 저주받은 걸까요?"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 발언으로 결국 사퇴했다.
이를 두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2일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올림픽 저주설'을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해 3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저주받은 도쿄올림픽' 언급을 거의 1년 만에 재소환한 것이다.
당시 아소 부총리는 국회에서 "194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삿포로 동계올림픽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고, 80년 모스크바올림픽도 당시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서방국가들이 대거 참가하지 않았다"고 논란을 불렀다.
다시 40년이 흘러 갑작스레 터진 '코로나19 팬더믹'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악담으로 치부됐던 도쿄올림픽 저주설, 진짜 '설'(說)로만 끝날까.
2013년 8월 당시 다케다 스네카즈 JOC 회장, 이노세 나오키 도쿄도지사, 아베 신조 총리,
모리 요시로 유치위 평의회장(왼쪽부터)이 선전을 외치고 있다. <출처=마이니치신문>
" width="640" /> ■ '유치 4인방' 모두 퇴장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건 2013년 9월이다.
모리 위원장은 당시 올림픽 유치위원회 평의회장이었다.
도쿄올림픽이 불과 5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설화(舌禍)로 갑작스레 물러나게 되면서 이제 도쿄올림픽 '유치 4인방' 모두 역사의 뒷무대로 사라지게 됐다.
앞서 이노세 나오키(猪瀬直樹) 도쿄도지사는 의료법인 '도쿠슈카이'(徳洲会) 그룹으로부터 5천만 엔을 받은 문제로 올림픽 유치 불과 3개월 뒤인 2013년 12월 사퇴했다.
재선이 당연해 보였던 다케다 스네카즈(竹田恒和) JOC 회장 역시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IOC 아프리카 출신 위원들을 '검은돈'으로 매수했다는 혐의로 프랑스 사법당국 수사를 받았고, 2019년 1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취소 위기에 몰리자 '1년 연기'를 관철시켰다
. 총리 임기와 맞물린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올해 9월 안에 올림픽을 다시 치른 뒤 이를 발판 삼아 집권 연장을 모색할 계산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결국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탓에 지난해 8월 총리직에서 중도 하차했다.
만약 올해 7월 도쿄올림픽이 개최된다면 '유치 4인방' 모두 권좌 바깥에서 대회를 관전할 처지로 전락한 셈입다.
이라크 여성 건축가 지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왼쪽)과 2019년
완공된 신 국립경기장.
■ 경기장 설계안 '백지화'
'도쿄올림픽 저주설'에는 역사가 있다.
모리 위원장 사퇴 이전부터 도쿄올림픽 준비 과정은 숱은 논란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유치전을 위해 2011년 11월, 주 경기장이 될 새로운 국립경기장 디자인(안)으로 이라크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2016년 별세)의 디자인을 선정했다.
하디드는 우주선 모양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건축 거장(2016년 별세)이다.
일본은 이를 통해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자국의 첨단 건축기술로만 지을 수 있는 우주선 모양의 주 경기장을 선보이겠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큰소리를 쳤다.
문제는 건설비였다.
리모델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혈세 낭비 논란'이 고조되자, 아베 총리는 하디드의 디자인을 전면 백지화하고, 재공모를 거쳤다.
총 공사비 2천651억 엔(약 2조 8천억 원)을 1천550억 엔(약 1조 6천억 원) 밑으로 줄이는 게 목표였다.
새 국립경기장은 약 36개월 공사를 거쳐 2019년 11월 완공됐다.
총 공사비로 1천569억 엔(약 1조7천억 원)이 들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 유치 전후 과정에서 한 약속을 깨고 만든 이 경기장에선 개·폐막식과 육상, 축구 등의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벨기에 그래픽 디자이너 올리비에 데비가 제작한 극장 로고(왼쪽)와 이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결국 폐기 조치된 도쿄올림픽 공식 엠블럼(오른쪽)
■ 대회 엠블럼, 표절 논란 후 '폐기'
주 경기장뿐만 아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2015년 7월, 일본의 유명 아트 디렉터 사노 겐지로(佐野硏二郞)가 제출한 작품을 대회 공식 엠블럼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터졌다.
벨기에의 그래픽 디자이너 올리비에 데비가 2년 전 제작한 벨기에 극장 로고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노는 "타인의 아이디어를 훔친 일이 전혀 없다"며 표절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그가 앞서 디자인인 음료 업체 산토리의 경품용 토트백 문양이 해외 디자이너의 작품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도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조직위는 그해 9월, 공식 엠블럼을 또 '백지화'하고 철회했다.
이후 미쓰이(三井)부동산과 일본항공 등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일본 기업 21개사는 엠블럼 관련 홍보물을 수정·철거하는 소동을 벌였다.
과도한 지출 논란이 불거진 주 경기장 디자인이 백지화된 데 이어 도쿄올림픽을 상징하는 핵심 사업들이 잇달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일이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우승 선수들에게 수여될 메달. 왼쪽부터 은, 금, 동메달.
<출처=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width="640" /> ■ 전통·전례 깬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의 우여곡절은 이 밖에도 많다.
올림픽 개최 도시 도쿄도(東京都)의 불볕더위 때문에 마라톤과 경보 경기는 홋카이도 삿포로(札幌)에서 분산 개최된다.
남자 마라톤 선수들은 8월 8일 아침 7시에 삿포로 거리를 달린 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돌아와 오후 8시 폐막식 직전에 메달 시상식을 갖게 됩니다. 근대 올림픽 124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긴 하죠. 만약 고육지책으로 도쿄올림픽이 아예 관중 없이, '무관중'으로 치러질 경우 이 역시 사상 최초의 일이 된다.
전통을 중시하는 근대올림픽 역사에서 도쿄올림픽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예외'를 인정받아 왔다.
도쿄올림픽이 '숱한 논란과 시련을 극복한 대회'로 기록될지, 아니면 '저주론에 시달리다 결국 무산된 대회'로 기록될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지난해엔 성화 봉송 시작 이틀 전인 3월 24일 연기가 발표됐다.
올해 성화 봉송은 3월 25일 후쿠시마(福島)에서 시작한다.
이를 앞두고 3월 10~12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137회 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저주론'의 결말도 함께 확인될 듯하다.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지난 2013년 9월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20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등이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올림픽 유치 '거물 4인방' 모두 중도 퇴진
日도쿄올림픽 개최 불안감 증폭
8년 전 올림픽 유치 주역 모두 퇴장
아베 전 총리, 이노세 전 도쿄도지사
다케다 전 회장, 모리 요시로 회장
'40년 주기설' 주목...1940년, 1980년, 2020년
【도쿄=조은효 특파원】 "저주받은 올림픽인가."도쿄올림픽 유치의 '주역'이었던 일본 정계·스포츠계 거물 4인방이 하나같이 모두 중도 하차하면서, 일본 올림픽위원회(JOC)내에서 이런 푸념이 나오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7월 23일 개막 예정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마이니치신문은 '저주받은 것인가. 도쿄올림픽 유치 4인방 떠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 멸시' 발언으로 사의를 표명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83)을 끝으로 8년 전, 지난 2013년 9월 도쿄올림픽 유치 당시 주역이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66), 도쿄도지사였던 이노세 나오키(74), 다케다 쓰네카즈 일본 올림픽위원회 (JOC) 전 회장(73) 등 4인방이 모두 무대에서 퇴장했다고 보도했다.
모리 회장은 "여성이 많으면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는 성차별 발언으로 6년 넘게 이끌어 온 조직위 수장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가장 먼저 사임한 사람은 이노세 전 도쿄도지사다. 한 의료법인으로부터 5000만엔(약 5억2800만원)을 받은 게 발각되면서 올림픽 유치 3개월 뒤인 2013년 12월 지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JOC 다케다 쓰네카즈 전 회장은 당초 재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으나, 프랑스 사법 당국으로부터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가 포착되면서 2019년 6월 퇴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건강상의 이유로 임기(당초 올해 9월까지)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했다.
JOC 관계자는 이 매체에 "역시, 도쿄올림픽이 저주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어두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 앞에서 한 남성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해 관련 배너를 들고 있다. AP뉴시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조직위 회장이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AP뉴시스
이미 한 번 1년 연기했으나, 여전히 코로나19로 올림픽 개최 자체가 불확실한데다 도쿄올림픽과 관련된 거물 정치인들이 중도 낙마하자, 이런 불안감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저주받은 올림픽"이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일본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올림픽이 40년 마다 문제가 생겨왔다"며 도쿄올림픽을 놓고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말해 눈총을 산 바 있다.
이른바 '40년 주기설'을 거론한 것인데, 과거 1940년 도쿄하계올림픽, 삿포로동계올림픽이 전쟁으로 무산됐으며,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의 대회 보이콧으로 반쪽짜리로 진행됐던 것을 예로 든 것이다.
지난해 11월 16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으로부터 올림픽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한편,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다음주 새 수장 선임 과정에 돌입한다.
모리 회장이 여성에 대한 차별적 발언으로 인해 퇴진한 터라 남녀평등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스포츠 선수 출신의 여성 정치인인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정부 올림픽 담당상(장관)이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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