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이 실제 피해를 비례해 선별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노래방, 학원 운영이 조건부로 허용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당구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른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1.1.16
소득계층별 월 가계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재난지원금의 민낯…세금으로 메워도 소득분배 더 악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저소득층 살림살이에 유독 가혹했다.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혜택은 고소득층도 못지않게 누렸다. 그렇다 보니 소득 격차는 더 나빠졌다.
통계청은 18일 이런 내용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지출은 389만2000원으로 0.1% 줄었다.
가계부 겉모양은 나쁘지 않지만, 뜯어보면 곪았다.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0.5%)ㆍ사업소득(-5.1%)이 전년 동기대비 모두 감소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반면 연금과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25.1%), 실직으로 인한 퇴직수당 등을 포함한 비경상소득(49.1%)은 크게 늘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스로 잡은 물고기(근로소득)가 아니라 나라에서 잡아준 물고기(이전소득) 덕분에 허기를 면했다”며 “정상적인 일자리를 통해 번 수입이 줄어든 이상을 세금으로 메웠다”고 지적했다.
소득상위 20%가 하위 20% 4.72배.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건 저소득층이었다.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1년 새 1.7% 늘어났다.
같은 기간 5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은 1002만원으로 2.7% 증가했다.
소득 격차를 가늠하는 지표인 ‘5분위 배율’은 4.72배로 전년 동기(4.64배) 대비 악화했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세금ㆍ이자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
으로 나눈 것이다.
특히 ‘일자리 참사’ 영향이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1분위 가구 근로소득이 13.2%, 2분위 가구가 5.6% 각각 줄어든 반면 5분위 가구는 1.8% 늘었다
. 그나마 저소득층 소득 감소 폭을 줄인 건 이전소득 덕분이다.
1분위 가구 이전 소득은 73만7000원으로 전체 소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저소득층에게 더 가혹했던 코로나19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3차에 걸쳐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고소득층 주머니도 메웠다.
이전소득 증가 폭이 1분위(16.5%), 2분위(15.9%)보다 3분위(19.7%), 4분위 (45.5%), 5분위(36.3%)에서 더 크게 올랐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가구원 수 평균이 2.43명인데 5분위는 3.46명이라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더 갔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은 공짜가 아니다. 세금ㆍ국민연금ㆍ건강보험료같이 국민이 매달 의무적으로 내는 돈(비소비지출)은 98만 6000원으로 100만원에 육박했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재정을 확대하며 각종 명목으로 떼가는 돈이 늘어나는 추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가피하게 줄어든 소득을 재난지원금으로 메우는 건 정부 역할이지만, 과실을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피해계층에 적절하게 나눠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출을 들여다보면 ‘불황형 흑자’ 그늘이 두드러졌다. 처분가능소득을 100으로 봤을 때 소비지출액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1.7%포인트 하락했다. 지갑을 닫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집콕’ 영향으로 식품ㆍ음료(16.9%),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15.6%) 지출이 늘어난 반면 의류ㆍ신발(-9.2%), 오락ㆍ문화(-18.7%), 교육(-15.2%) 등에선 지출이 줄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참석한 고위당정협의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02.18 leehs@newspim.com
4차 재난지원금 규모는'…당정, 20조 vs 12조 갈등 속 15조 유력
우원식 "추경 규모 늘어나야 하고 더 늘어날 것"
양경숙 "재원 마련 방안 다양, 20조 마련 어렵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두고 여당과 정부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20조원이 필요하다는 여당 주장에 정부는 12조원에서 15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금액 규모는 15조 내외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여당은 '더 넓고 두텁게'란 기조로 적극적인 재난금 규모 늘리기를 더 강하게 밀어붙이려고 한다.
하한선을 20조로 보고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의지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기자와 통화에서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고 하는데 국민의 인내와 고통도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20조를 얘기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주장에 우 의원은 "할 수 있으면 더 해야 한다"며 힘줘 말했다.
우 의원은 '4차 재난지원금 대상 중 소상공인 범위를 연간 매출 10억까지 올려달라'는 여당의 요구를 기획재정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아 향후 4차 재난지원금 추경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소상공인 범위를 연간 매출 10억까지 올리면 12조 가지고는 부족하다"며 "홍남기 부총리도 지난 기재위에 와서 10억까지 기준을 올리겠다고 얘기했고 그도 조금씩 (여당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기재부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기재부 쪽이 아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한테 '손실보상을 할 수 있는한 최대한 하라'고 얘기했다"며 "이런 걸 봐서는 (금액 측면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 의원은 "재정의 역할과 국가의 역할이 뭔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며 "한 달에 2천만원 손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100만원을 줘봤자 그거는 위로금뿐이지 실제 도움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지원금 규모를 두고 '코끼리 비스켓'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미국의 PPP제도에서 착안한 '선대출 후감면' 제도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손실보상제 관련 제도를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며 "시행령까지 하면 5·6월이 될텐데 그때까지 국민들은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PPP제도 같이 초저금리나 무이자로 융자해주고 손실보상법 시행 후 갚아야 할 비용 중 고정비용은 일부 감면해주는 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액 합의에 대해서는 최대한 끌어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 의원도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20조 이상 만드는 것이 힘들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음주 당정 협의에서 재원 마련 방안을 중심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재원 마련을 위해 "2019년 결산 기준 기금의 여유재원이 230조라 이중에 일부를 끌어다 쓰는 방법이 있고 IMF당시 공적자금으로 지원한 168조 중 회수되지 않은 52조를 기업에 요청해 회수해서 방법이 있다"고 했다.
또 "한국은행이 매년 이익금이 6조 가량 나오는데 그 중 30%를 적립하고 있다"며 "당장 금융위기가 닥칠 위험이 없기 때문에 이익금 적립율을 10%로 낮추는 방안도 있다"고 소개했다.
양 의원은 현재 국가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재원 마련을 위한 기업·개인의 기부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기업이나 민간인들이 기부하는 경우 세제 혜택이 10%"라며 "15%까지 이 비율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앞서 소개한 방안을 두고 "이미 법안은 마련한 상태"라며 "비공식적으로는 (양 의원이 소개한 방안에 대해 )정부 측에서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재원 규모에 대해 "금액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당정 간) 금액 차이가 워낙 나니깐 정부가 늘리긴 늘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당은 지원금 규모를 최대한 늘릴 것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정부는 기존에 주장했던 12조에서 한 발 물러나 재원 규모를 최대한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예정이다.
mine124@newspim.com
18일 점심시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재난지원금으로 버틴 가계 살림…‘K자 형’ 양극화 우려
코로나19 재확산… 4분기 근로·사업소득 감소 역대 최악
통계작성 후 첫 3분기 연속 줄어
저소득층, 재난지원금으로 버텨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모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2차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크게 늘면서 전체 가계소득은 증가했지만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의 소득증가율이 더 높아 분배 지표는 두 분기 연속 악화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는 ‘K자 형’ 양극화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난지원금으로 버틴 가계 살림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농림어가 제외)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은 340만1000원으로 0.5%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고용 한파의 영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소득은 99만4000원으로 5.1% 줄었다.
4분기 기준으로 모두 최대 감소폭이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세 분기 연속 동반 감소했다.
근로·사업소득이 줄었는데도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은 이전소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전소득은 63만6000원으로 25.1% 늘었는데,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2차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공적이전소득이 41만7000원으로 22.7% 늘었다.
추석 연휴가 2019년 3분기에서 지난해에는 4분기로 이동하면서 친지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22만원)도 30.0%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1% 감소했다.
헌금 등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16.1%)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0.3% 줄었다.
소득은 소폭 늘고 비소비지출은 줄면서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417만5000원으로 2.3%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1.7%포인트 하락해 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 흑자액은 126만9000원으로 8.2% 증가했고, 흑자율은 30.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악화하는 분배지표… ‘K자 형’ 양극화 우려
소득 계층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02만6000원으로 2.7% 늘었다.
두 계층의 소득증가율 격차를 벌린 것은 근로소득이다.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59만6000원)은 13.2% 급감한 반면 5분위 가구(721만4000원)는 1.8% 증가했다.
소득 하위 가구 근로자의 일자리가 임시·일용직 등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보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타격이 저소득층에 더 집중됐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로 전년 동기(4.64배) 대비 0.08배포인트 악화했다.
5분위 가구의 가구원수당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보다 4.72배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 5분위 배율은 4.88배로 전년 동기 대비 0.22배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한 것이다.
정부 지원금 효과를 제거한 시장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사적이전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분기 7.82배로 전년 동기(6.89배)보다 1배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단기 일자리 만들되 직업훈련 등 장기 대책도 마련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 마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다음달 말까지 정부·지자체 직접일자리 90만+α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선 일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가 진정돼야 대면 업종에서도 일자리가 나올 텐데 쉽지 않다”며 “근로소득이 자꾸 떨어지는 상황이므로 공공일자리, 임시직이더라도 일자리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산업, 기업, 일자리 모든 면에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어려운 쪽에 소득지원도 필요하고, 그것으로 안 되니까 공공일자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더라도 비대면 소비가 당분간 진행될 것이고, 고용 구조가 전체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근로소득의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이라며 “정부가 저소득층 일자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단기적인 일자리 마련과 더불어 직업훈련 등 장기적인 측면의 일자리 관련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 산업 생태계에서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돈이 잘 벌리는 쪽에서 창업, 일자리 창출이 잘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김준영 기자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전국 2인 이상 비농림어가 대상). 통계청 제공
재난지원금 뿌려도 뿌려도…소득격차 더 커졌다
코로나19 3차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4분기에 상·하위 소득계층 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면서 2분기 연속 분배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등 피해 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에 나섰음에도 소득 격차는 더 나빠진 것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02만6000원으로 2.7% 늘어 1분위보다 높은 소득 증가율을 기록했다.
두 계층 소득이 모두 증가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소득 분배가 악화된 실상이 드러난다. 일해서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으로 볼 때 최상위인 5분위 가구는 721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반면 최하위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59만6000원으로 13.2% 급감했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4.72배로 전년 동기(4.64배)보다 상승했다.
[전경운 기자 / 양연호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 지출이 줄어들었지만 술·담배 소비는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18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 주류 코너에서 손님이 소주를 꺼내고 있다. [한주형 기자]
팍팍해진 살림…술·담배 소비는 13년만에 최대폭 증가
2020년 4분기 가계동향
사업소득 1년새 5.1% 줄어
통계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
가계소비, 2분기 연속 뒷걸음
오락 -18% 숙박 -11% `뚝 뚝`
집콕관련 식품·음료엔 더 써
주류·담배는 12.5%나 급증
홍남기, SNS에 "마음 무겁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한파와 경제활동 위축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우리나라 가계가 자생적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인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같은 분기 기준 가장 크게 감소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3개 분기(2~4분기) 연속 동반 뒷걸음질했는데 이는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그마나 2차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크게 늘며 전체 가계소득을 떠받쳤지만 소비는 꽁꽁 얼어붙으며 사실상 경제활동이 멈춰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전국 가구(2인 이상)당 월평균 근로소득은 340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전체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사업소득은 같은 기간 99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5.1%나 줄었는데,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라 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자영업 업황 악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다만 작년 4분기 이전소득이 25.1%나 늘면서 근로·사업소득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계소득은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공적연금(국민·공무원연금 등), 기초연금(노령연금 등), 사회수혜금(근로장려금·아동수당) 등 공적이전소득이 22.7% 늘었는데 이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 사회수혜금 증가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작년 4분기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4만명 넘게 감소하며 근로소득이 줄었고, 사업소득도 전반적 업황 부진과 자영업자 감소로 악화했다"면서 "그나마 이전소득이 작년 1월부터 시행된 기초연금 인상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 4차 추가경정예산 영향으로 크게 늘어나며 가계소득 부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소득 증가에 힘입어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실질소득도 지난해 4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문제는 일회성 임시소득이 아닌 지속가능한 소득의 원천이 쪼그라들면서 소비심리가 차갑게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하며 작년 3분기(-1.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항목별 소비지출 동향을 보면 코로나19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오락·문화(-18.7%), 음식·숙박(-11.3%), 의류·신발(-9.2%) 등 대면 서비스업 관련 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학원·보습교육 및 교육 지출 역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코로나19에 따라 `집콕` 관련 품목 소비가 늘며 식료품·비주류음료(16.9%), 가정용품·서비스(15.6%), 보건(8.5%) 등은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월세 등 주거비와 주택 수리비, 연료비 등도 상승하며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5.5% 증가했다.
특히 삶이 팍팍해진 탓에 주류·담배 지출이 월 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뛰었다.
이는 2007년 3분기(31.3%), 2006년 4분기(28.8%) 이후 역대 세 번째 증가폭이다.
비영리단체 등으로 대가 없이 이전하는 지출인 비소비지출은 4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종교시설 운영 중단, 외출·모임 자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눠 구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약계층의 시장소득 여건이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해 작년 12월 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돼 이번 가계동향 발표를 앞두고 걱정이 컸다"며 "예상대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돼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적었다.
[전경운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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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uf@fnnews.com 이진혁 김용훈 기자
이러다 ‘부자 지원금’ 될라…불붙는 재난지원금 형평성 논란
불붙는 재난지원금 형평성 논란
지원 대상ㆍ금액을 ‘폭넓고, 두텁게’ 가져가겠다는 여당ㆍ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있거나, 그간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던 이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게 과연
정당하냐는 것이다.
여당과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 대한 4차 재난지원금 기준을 기존 ‘연 매출 4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연 매출 4억 이하는 전체 소상공인 중 86%, 연 매출 10억 이하는 95% 수준이다.
사실상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 대부분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업종별로 현실성 있는 방역지침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뉴스1]
4차 지원금 대상 매출 '4억→10억 확대
문제는 매출액이라는 기계적인 기준에 따라 지원금을 풀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마다 영업이익률이 천차만별이어서다.
예컨대 대표적인 서민 창업 아이템으로 꼽히는 커피전문점ㆍ치킨전문점ㆍ베이커리의 2018년 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21.6%ㆍ17.6%ㆍ15%(KB금융그룹 조사)로 다르다.
범위를 넓게 봐도 음식ㆍ숙박업은 2016년 기준 11.4%인 반면, 도소매업은 4.2%(국회예산정책처 조사)로 차이가 크다.
상품 경쟁력과 업종ㆍ입지ㆍ상권 등에 따라 매출은 많지만 이익이 작은 곳도 있고, 반대로 매출은 작지만 이익은 많은
경우도 있다.
단순하게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영업이익률이 높아 억대 수입을 얻는 ‘부자’ 자영업자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영업이익률은 낮은데, 지원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조금 초과한 소상공인은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4차 긴급재난지원금 어떻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창업 시점, 종업원 수 등 세부기준도 마찬가지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2019년 11월 이전 창업)대로라면 지난해 신규 창업자에 대한 지급은 어려울 전망이다. 식당ㆍ학원 같은 서비스업은 특성상 종업원 수가 많은데 상시 종업원이 5명이 넘어가면 지원금을 못 받는다.
매출 타격이 심각하더라도 종업원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피해 정도와 상관없이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받고, 기준에 미달하면 전혀 받을 수 없는 식의 ‘절벽’이 있다면 경계에 있는 소상공인의 반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세금 안내는 노점상도 지급 검토
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객관적인 매출 파악이 어려운 점포까지 감안하면 상황은 더 꼬인다.
특히 여당에서 “노점상과 같이 아예 세원ㆍ과세 자료가 없어서 누락된 분들을 포함해야 한다”(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고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불법 노점상이나 미등록 사업자 등은 현금 거래가 대부분이라 코로나19에 따른 인과 관계와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면서 “특히 그간 점포 없이 영업하며 과세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기 때문에, 가게를 임대해서 세금을 꼬박꼬박 내며 장사하던 상인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세버스연대지부 기자회견을 마친 전세버스 노동자들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촉구 메시지를 내걸고 여의대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리 지갑’인 월급쟁이의 불만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급여생활자 중에서도 수입이 줄어든 경우가 적지않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영업자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닌데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자영업과 연관된 영세기업 등 일반 기업의 피해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이들까지 지원한다면 현재 거론되는 수준을 훨씬 웃도는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난지원금이 경제적 근거가 아닌 ‘정치적 셈법’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표면적인 것이고, 그간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던 계층의 ‘표심’(票心)을 얻겠다는 의도 아니겠나”라며 “재난지원금 지급이 4차ㆍ5차 등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라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ㆍ김기환 기자 sohn.y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재난지원금 보편지급 사실상 ‘철회’… 이유는 ‘시기상조’
이낙연‧홍익표, 병행지급 방식에서 확장적 선별로 선회 확정
[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방식을 사실상 확정했다.
전국민 보편지급과 맞춤형 선별지급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에서 확장적이지만 선별지급으로 범위를 축소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8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관련해 “경기진작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는 이유를 들어 앞선 2‧3차 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선별지급’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다만 지원 대상을 확대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 대표는 “맞춤형 지원을 이번엔 빠른 시일 내에 하되 넓고 두텁게 해야 한다고 정부에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2차, 3차 지원 대상이 됐던 분들께라도 더 두터운 지원이 있어야 하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분들도 지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선별지급에 힘을 실었다.
그는 “멀쩡한 가게 문을 닫아놓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와 민주당은 오직 국민 삶에만 시선 맞추고 4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을 위해 민생을 보호하고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홍 정책위의장은 선거를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표심을 얻기 위함이라며 비난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홍 의장은 “코로나19 고용위기는 IMF 버금가는 위기”라며 “와닿지 않는다면 주호영 원내대표가 우리 주변의 이웃을 떠올려보시고 만나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해계층 맞춤형 지원을 위한 재난지원금을 선거용이라고 비판하는 자가당착에 혼란을 느낀다”며 “야당은 소모적 정쟁은 내려놓고 치열한 토론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 좋은 정치로 국민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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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출처 : SBS 뉴스
이낙연 "전국민 재난지원금 논의 적절치 않은 시점"
선별지원 규모 '며칠 내 나온다' 가덕도특별법
'與 원안 반영될 것' 강조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코로나19 전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경기진작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적절치 않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는 18일 민주당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코로나19 시기가 좋지 않다"며 "그 때문에 맞춤형 지원을 빠른 시일 내에 하되 넓고 두텁게 해야 한다고 정부에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는 "2차, 3차 지원 대상이 됐던 분들께라도 더 두터운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당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분들도 포함시켜 지원대상으로 해야 한다.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14일 당정청 회의에서 매우 강력하게 정부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 자리에 싸울 준비를 하고 간다는 이야기를 드렸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피해 자영업 및 소상공인 선별지원과 전국민 대상 지원을 모두 고려했으나 일단 피해계층 선별지원으로 후퇴했다. 이를 위한 추경 규모를 두고도 민주당이 20조원 이상,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낙연 대표에 따르면 지난 14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도 민주당과 기재부간 상당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그 결과는 며칠 내 드러날 것"이라며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 규모 윤곽이 조만간 드러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궐선거 관련 2월 국회 주요 쟁점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선 "법안 처리를 위한 막바지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포함해 우리 당 원안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 중이다.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는 "특별법 통과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고 신공항 이후 부산경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부울경 미래비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할 당내 특위를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쿠키뉴스 DB
재난지원금이 집값 올린다" 유튜브發 상승론...전문가들 “자의적 해석
재난지원금에 시중 유동성 증가, 집값 자극할 것"
"재난지원금 다수 소액 지급, 부동산 진입 어렵다"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4차 재난지원금이 1~4차 지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논의되면서 각종 규제에 눌려있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유튜브 등을 통한 개인방송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부동산 불패’, ‘폭등’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집값 상승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이 집값과 무관하지 않지만 재난지원금이 집값 상승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그동안 1~3차 재난지원금으로 총 31조4000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5월 1차로 14조3000억원, 9월 7조8000억원, 올해 1월 9조3000억원 등 1차를 제외하고 모두 피해업종을 대상으로 선별지원했다.
4차 재난지원금은 10~20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재정 안전성을 위해 10조원 초반대를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최소 20조원은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을 3월중 지급하겠다는 목표다.
“넘처나는 돈, 부동산 가격 뛰지 않을 수 없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이들은 시중에 넘쳐나는 돈에 자산가격이 뛰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먼저 통화정책 측면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가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고 있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볼 때 한동안 기준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0.6%를 기록하며 네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5.7%까지 치솟아 기준금리가 올라갈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558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경을 통해 4차 재난지원금, 이후 5차 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더불어 50조원 규모의 토지보상금 역시 부동산은 물론 증시 등 자산가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각종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는 것을 막고 있지만 돈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수익이 발생하는 곳으로 흘러가게 돼있다”며 “국내에서 돈이 흘러갈 곳은 부동산과 증시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집값 영향 없다, 자의적 해석”
재난지원금과 부동산 가격을 두고 전문가들은 유동성만 가지고 집값 상승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라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유동성뿐만 아니라 정부의 각종 규제와 대책, 수급 물량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재난지원금의 특성상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유동성도 하나의 변수이기는 하다.
유동성이 실물자산에 유입되면 주택시장을 자극하기는 한다”면서도 “정부의 규제가 존재하고, 서울 도심 회귀현상이나 입주물량, 전세가격 등 부동산 시장에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유동성만으로 집값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은 실제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지급되는 것으로 다수를 대상으로 소액으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도 동일한 맥락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토지보상금과 재난지원금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지보상금의 경우 개인에게 목돈이 지급돼 부동산 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용이하지만 개인에게 소액으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기는 어렵다”며 “재난지원금에 따른 집값 상승 주장은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상황을 놓고 나온 맞춤형 주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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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학길 칼럼] 재난지원금, 부가세환급과 연계하자
지난 1월말 현재 코로나19 감염자 수 통계(www.worldometer.info)를 보면 전세계 누적감염자수는 1억30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2670만명), 인도(1070만명), 브라질(927만명) 순이다.
감염자수를 인구로 나눈 감염률 통계를 보면 전세계 평균은 0.1%이고, 미국(8%), 스페인(6.1%), 영국(5.6%) 순이다.
사망자수를 감염자수로 나눈 치사율을 보면 전세계 평균은 2.2%이고, 프랑스(2.4%), 브라질(2.4%), 러시아(1.9%), 미국(1.7%) 순이다.
이를 살펴보는 이유는 무엇이 이와 같은 광범위한 국별 격차를 낳게 했는지에 대한 요인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의 통계로부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발견한다.
첫째, 각 국의 코로나 감염율 통계를 보면 미국과 유럽 각국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감염률은 1인당 국민소득에 거의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아시아국가의 감염률 통계는 반대로 1인당 소득에 거의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중국의 감염률(0.01%)은 예외적인 경우로 보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통계 자체를 믿을 수 없다고 하고 있지만, 인구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한지역 중심으로 발발한 코로나가 타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한 정책의 결과이기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 감염률 통계는 그 사회의 여러 사회·경제적 사회간접자본이나 업무환경이나 생활관습을 지표를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콜롬비아 대학교의 샤인크만(Scheinkman) 교수는 만일 미국이 보편적 건강관리시스템(universal health care system)을 가지고 있었으면 감염비율이나 치사율을 훨씬 더 낮출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둘째,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미국에 이어 유럽 각국들이 주요 아시아 각국보다 훨씬 높은 감염률과 치사율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영국이나 이탈리아의 높은 감염률과 치사율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지 난감하기만 하다.
결국 미국의 경우와 같이 보편화되지 못한 건강보험제도 때문에 감염테스트 자체를 꺼리게 되고 양성반응이 나오더라도 입원하여 치료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셋째, 방역성공의 모범국가로 평가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감염률은 일본(0.30%)이 한국(0.15%) 보다 두배가량 높지만 치사율은 한국(1.8%)이 일본 (1.4%) 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지난번 제3차 코로나 확산의 시점에서 한국의 경우 치사율이 폭증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각국 정부는 면역보급의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 경쟁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들을 앞서고 있다. 선·후진국간에 나타난 '디지털 양분화'(digital divide) 현상처럼 '면역 양분화'(vaccination divide)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선방해왔다는 방역정책의 홍보에만 매달리지 말고 실효성 있는 신속한 면역보급에 주력해야 한다. 인기영합적인 긴급재난지원 정책보다는 신속한 면역보급과 통계적 검증에 기초한 거리두기 정책과 실효성 있는 북유럽식 부분통제정책(partial lock-down policy)을 실시해야 한다.
최근 일부 자영업자들이 업종별 영업시간 규제조치에 항의하면서 업소별 크기에 따라 좌석 수를 제한하는 조치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정부도 너무 획일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보다 신축적인 제한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발적 제한조치'를 위반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일종의 지원금 연계 제한조치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금 거론되고 있는 제4차 재난지원금의 경우는 제3차 재난지원금과는 차별화되는 부가가치세 연계형 재난지원금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재난지원금은 2019년도 부가가치세 납부에 대한 일부 환급(partial refund)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말하자면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액수의 세금환급을 해주는 재난지원금 제도의 인센티브 제도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부가가치세 신고조차 못한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기본적 재난지원금의 지급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재난지원금액의 차등화를 최근의 부가가치세 신고액에 연계하는 제도는 검토되기 시작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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