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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세계 1·2위 부자, '마지막 블루오션'에 빠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국민일보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가 미 동부시간
기준 18일 오후 3시55분 화성 표면에 착륙한 뒤 처음으로 찍어 보낸 화성 풍경.
퍼서비어런스의 그림자와 화성 암석들의 모습이 선명하다. 나사 제공·UPI연합뉴스







사진=NASA 캡처, EPA·신화·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크게 보려면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여기를 클릭하세요[출처] - 국민일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25일 오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 추진기관의 연소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사진=김만기 기자

 

 

 

10월 우주로 떠나는 ‘누리호’ 엔진이 불을 뿜었다


75톤 엔진 4개 묶어 100초 연소시험 성공
3월 말 1단 130초 달성하면 발사준비 끝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1단 추진기관 2차 연소시험이 성공해 올해 10월 우주 발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1단 추진기관의 2차 연소시험을 실시한 결과 목표로 한 100초 이상의 연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엔진이 연소되는 동안 발사 때와 같은 자동 발사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면서 추진제가 엔진에 정상적으로 공급되는지, 연소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는지 등 추진기관의 성능과 내구성을 확인했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600∼800㎞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로, 1단에 러시아 발사체를 사용해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와 달리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되고 있다.

 누리호는 애초 이번 달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말 발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8개월 연기됐다.누리호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은 클러스터링 형태로 돼 있어 4기 엔진이 마치 1기의 엔진처럼 점화되고 균일한 추력을 내어야 한다. 항우연은 1단에 대한 연소시험을 3차례에 걸쳐 할 계획으로 지난 1월말 1차 연소시험에서는 30초, 이번 2차 때 100초, 3월말 예정된 3차 때 130초 연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0월 1차 발사될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제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00초 동안의 연소시험이 완활하게 진행돼 1단부 성능과 내구성 등을 비롯해 국내 발사체에 처음 적용되는 클러스터링 기술 확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3월 말 1단부에 대한 최종 시험이 마무리되면 10월 1차 발사하는 누리호의 비행모델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1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에서
누리호 엔진이 전시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1단 로켓 개발 '순항'

항공우주연구원, 25일 1단 로켓 2차 종합연소시험 성공
3월 중 3차 시험 마치면 '가장 어려운' 1단 로켓 개발 마쳐
10월 완전체 조립 후 발사 성공하면 '독자적 우주 발사체' 기술 확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국의 독자적 우주 개발·탐사의 수단이 될 토종 발사체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체 3단의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1단부 엔진의 2차 연소 시험이 성공리에 끝나는 등 마무리 개발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는 2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단 추진 기관의 2차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누리호의 1단 추진 기관은 75t급 액체 엔진 4개가 클러스터링 돼 있어서 4기의 엔진이 마치 1개처럼 동시에 점화되고 균등한 추진력을 내어야 제 궤도로 비행할 수 있는 등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해 우주 발사체 개발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이번 시험은 지난 1월 실시됐던 1차 시험(30초)보다 연장된 100초 동안 실시됐다.
실제 발사 때와 같은 자동 발사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항우연은 시험 결과 추진제가 엔진에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연소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전 과정의 추진기관 성능 및 내구성을 확인했다.
1단 추진기관의 연소시험은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며, 오는 3월 말 약 130초 동안 연소시키는 최종 시험을 통과하면 개발이 완료된다. 1단은 2단과 3단에 비해 엔진 추력이 크고 체계 구조가 복잡해 발사 전에 확보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기술개발 부분으로 꼽혀왔다. 누리호는 75t급 엔진 4기를 묶은 1단, 75t 엔진 1기만으로 구성된 2·3단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오늘 100초간의 연소시험이 원활히 진행됨에 따라 1단부의 성능과 내구성을 비롯해 국내 발사체에 최초 적용되는 기술인 클러스터링 기술 확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1단부의 최종 시험이 3월말에 성공할 경우, 2단부와 3단부에 이어 1단부 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올 10월 예정된 누리호 1차 발사를 위한 비행모델 제작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누리호는 정부가 독자적 우주 개발을 위한 기술 확보 차원에서 제작 중인 중인 첫 토종 우주 발사체다.
총 길이 47.2m, 최대 직격 3.5m의 크기에 200t의 중량을 갖고 있다
. 1.5t급 중형 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저궤도에 띄울 수 있도록 설계 돼 있다.
총 1조9572억원을 들여 2022년 5월까지 2차례의 시험 발사를 통해 우주 발사체 자체 제작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2010년 3월 7t급 액체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8년 11월엔 75t급 액체 엔진의 시험 로켓 발사에 성공하는 등 박차를 가해 왔다.

정부는 누리호를 통해 확보한 독자 발사체 기술을 활용해 향후 달 탐사 궤도선 발사 등 독립적 우주 탐사, 개발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경우 러시아의 기술을 이전 받아 제작돼 '토종 발사체'는 아니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외에도
300곳이 넘는 기업의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 토종 우주발사체 누리호는 300개 기업이 함께 만들고 있다

꿈틀대는 한국 우주 산업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외에도 300곳이 넘는 기업의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전체 총조립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맡고 75t급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했다.
이 기업들은 최근 우주사업 확장을 선언하며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에 참여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누리호 사업을 2026년에는 민간이 발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누리호 1단 2차 종합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브리핑에 참여한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항우연과 1차 계약한 업체가 30곳이고 2차 계약한 기업까지 합하면 300곳 정도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한국형발사체 예산 1조 9527억 원 중 1조 5000여억 원이 산업체에 집행됐다.
누리호의 심장으로 불리는 75t급 엔진 개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총조립을 맡았다. 엔진은 본체 외에도 터보펌프, 연소기 및 가스발생기, 추진기관, 파이로점화기, 계측시스템 등 다양한 구성품으로 이뤄진다.

에스엔에이치, 비츠로테크, 하이록코리아, 네오스펙, 테바코페레이션, 한화, 삼양화학공업, 이앤이 등이 부품 제작에 참여했다.
10월 발사될 누리호를 지탱해 줄 발사대 제작은 현대중공업이 주관했다.
이외에도 유콘시스템, 스페이스솔루션, 넵코어스, 단암시스템즈, 에스앤케이항공 등이 발사체 임무제어시스템과 유도기술,
전자장비 개발 등에 함께 참여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 인증모델(QM)이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조립을
마치고 연소시험을 위해 종합연소시험장으로 이송되는 모습이다. 누리호 개발에는 항우연
외에도 300곳이 넘는 기업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발사체 개발기업의 연구원들은 나로우주센터에 숙식하며 함께 개발을 진행중이다.
나로우주센터에는 내부에 산·연 공동설계센터를 구축해 현재 11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다. 상주하는 인원은 총 54명이다.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은 우주산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3일 위성개발기업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30% 인수하며 우주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을 밝혔다. KAI도 이달 3일 '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우주 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체 중심의 가치사슬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는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산업체의 보유기술과 인력,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총조립 기업을 지원해 기업의 역할을 발사서비수 주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는 2018년 발표한 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서 2026년에는 민간에서 발사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주요기업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톈원 1호 개념도. [CNSA]



중국으로 ‘넘어가는’ 우주 탐사 주도권

 

톈원 1호, 화성 궤도 진입 성공…
美, 中 프로젝트서 제외될 수도


2월 11일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화성 궤도에 진입하며 중국이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떠올랐다.
지구 다음으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큰 화성을 탐구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는 지금 화성 탐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화성 탐사를 발판 삼아 향후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비롯해 우주개발 계획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미국을 위협하며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의 우주 탐사 기술과 향후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톈원 1호’ 화성 궤도 진입


톈원 1호가 촬영한 화성. [CNSA]


‘천상의 진리에 대한 탐구’를 의미하는 고대 중국 시에서 유래한 이름인 톈원 1호는 지난해 7월 23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에서 발사됐다.
화성 궤도선, 착륙선, 태양열 로버(탐사로봇)로 구성됐다. 전체 무게는 5t에 달한다. 


톈원 1호는 7개월간 4억7500만km를 날아가 화성 탐사 궤도에 안착하는 첫 미션을 마쳤다.
중국은 미국, 옛 소련, 유럽, 인도, UAE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톈원 1호가 화성 궤도에 안착하기 하루 전 UAE 우주선 ‘아말’이 화성 궤도에 먼저 진입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도 2월 17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세 나라가 비슷한 시기 화성 탐사에 나선 이유는 지금이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가 5500만km로 가장 짧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화성과 거리가 다시 가까워지는 202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톈원 1호의 임무는 화성의 토양, 지질 구조, 환경, 대기 및 물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톈원 1호가 5월쯤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 남쪽에 로버를 착륙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토피아 평원은 지름 3300km의 거대한 분지로 1976년 NASA의 바이킹 2호가 탐험한 곳이다.

NASA 화성 탐사선의 하이라이즈(HiRISE: 고해상도 과학실험) 카메라 수석 조사관 알프레드 맥윈은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유토피아 평원은 진흙으로 덮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대에 깊은 지하수가 존재했을 개연성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화성 지상에 착륙할 로버는 3개월간 화성의 토양과 암석, 대기를 분석한다. 이때 채취한 토양 샘플을 2030년까지 지구로 가져오면 생명체 흔적을 조사하게 된다. 이 로버는 2003년부터 화성 탐사를 실시한 NASA 탐사로봇 오퍼튜니티와 흡사한 형태로 아직 이름이 없어 중국에서 이름 후보들을 두고 공개 투표 중이다.

무게는 약 240kg이며 바퀴 6개로 이동한다. 접이식 태양 전지판으로 전력을 수급하며, 위로 올라온 기둥에는 사진을 찍고 탐색하는 카메라가 달려 있다. 광물을 분석하고 얼음을 찾는 도구도 탑재돼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 도구는 100m 깊이 지질층을 감지하는 지상 관통 레이더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 또한 얼음 퇴적물을 찾기 위해 화성 지각의 지하층을 스캔하는 비슷한 도구를 갖고 있다.
이번 로버는 장비를 이용해 화산의 지질학적 진화 과정을 밝혀내고, 고대에 바다가 존재했는지 여부를 연구한다.
CNSA에 따르면 로버의 수명은 90일이다. 


265~1만2000km 고도의 극 타원 궤도를 운행하는 톈원 1호는 궤도선도 카메라 2대와 지표면 레이더, 광물 분광계, 자력계, 이온 및 중성자 분석기, 에너지 입자 분석기 등 7가지 과학 장비를 사용해 연구한다.
대기 특성을 관찰하고 사진 촬영을 통해 표면 구조도 조사할 계획이다.
착륙선과 탐사선을 발사한 후에도 2년(화성 시간으로는 1년)간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치열한 경쟁 펼쳐지는 붉은 행성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 [NASA]



화성은 태양계 8개 행성 중 지구와 가장 가깝고도 유사하다
. 비교적 따뜻하고 습한 행성이었으나 오랜 시간 변화를 겪으며 영하 80도의 사막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과학자가 화성을 외계생명체의 존재와 태양계 기원, 인간 거주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찾을 행성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화성 표면에서 탐사를 수행하는 두 번째 국가로 올라선다. 옛 소련은 화성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이후 화성 탐사 주도권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2011년 러시아와 함께 화성 탐사선 ‘잉훠(螢火) 1호’를 쏘아 올렸으나 지구 궤도를 벗어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이번 화성 임무의 성공은 시진핑 체제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2045년까지 우주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와 관련해 톈원 1호는 그 출발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의 또 다른 우주개발 계획은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이다.
중국은 이를 위한 기술 개발 및 건설 작업에 점진적으로 착수하고 있다.
장케지안 CNSA 국장은 성명을 통해 “인류의 우주 탐사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과 손잡을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톈원 1호는 중국 프로젝트인데도 여러 국가가 지원했다.
유럽의 참여가 특히 눈에 띈다. 프랑스 천체물리학 및 행성 연구 연구소(IRAP)는 레이저 분광계 개발에 기여했으며,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는 기술 협업을 통해 데이터 품질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는 톈원 1호의 자력계 개발을 도왔다. 


미국은 UAE의 화성 탐사선을 도운 반면, 톈원 1호에 대한 지원은 일절 없었다. 수많은 국제 우주 탐사선에 대한 추적 및 통신 기술을 제공하는 NASA의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는 톈원 1호의 화성 항해를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은 의회 승인 없는 중국 우주 탐사프로그램에 대한 양자 협력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자체 추적 안테나와 유럽우주국(ESA) 글로벌 지상국 네트워크를 조합해 사용 중이다. 


중국의 우주 탐사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영향력도 확대됨에 따라 향후 우주개발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관계가 변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패멀라 멀로이 전 NASA 우주비행사는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우주 탐사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한 전략”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이끄는 우주 질서에서 제외될 위험에 임박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277호 (p52~53)
이종림 과학 전문 기자






버진갤럭틱 우주여행선 내부/사진=버진갤럭틱

 

 

 

 

 

 

국제우주정거장에 연결된 액시엄스페이스 모듈 (사진=엑시엄스페이스)

 

 

 

 

 

 

이번에 우주로 떠나는 마이클 로페즈-알레그리아, 마크 패시, 래리 코너, 에이탄
스티베 (사진=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세계 1·2위 부자, '마지막 블루오션'에 빠졌다


[MT리포트-우주창업시대②]우주서 돈버는 '뉴스페이스' 시대..
기술·시장 선점이 관건

[편집자주] “바다가 아니라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경이 21세기를 살았다면 하늘 저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우주여행, 우주셔틀, 우주통신, 우주청소 등 허황하게 들리던 우주산업이 하나 둘 현실화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런 획기적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로켓벤처들이다.
본격 도래한 ‘우주창업시대’를 조망하고 우리의 당면과제와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지난 15일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전용 위성 60기를 팰컨9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고도 500~1200km) 인공위성 인터넷 통신사업이다.
2020년대 중반까지 약 1만2,000개에 달하는 통신용 마이크로샛(400kg 미니위성)을 발사해 지구 전역을 아우르는 1Gbps(초당 기가비트)급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가동되면 높은 산이나 사막, 바다에서도 끊김 없는 인터넷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다른 나라로 출장·여행을 갈 때 로밍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통신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본격 시작되면 연간 수익이 300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페이스X 펠컨9/사진=스페이스X

 

 

 


바야흐로 우주에서 돈을 버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전까지는 미국과 소련 간 체제 경쟁의 전장이었지만 소련의 붕괴, 미국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등 정부 주도의 우주사업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면서 ‘올드 스페이스’(Old space)로 밀려났다.
이 틈을 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블루오리진의 제프 베조스라는 두 천재 CEO(최고경영자)가 재사용 로켓 기술을 앞세워 우주여행·화물운송 등 우주사업을 다각도로 펼치며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 젖혔다.







◇마지막 블루오션 ‘우주’를 잡아라=두 회사가 전매특허처럼 보유한 로켓 재활용 기술은 우주산업의 제1원칙인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우주 발사체는 한번 쏘아 올리는데 드는 비용이 약 10억 달러(1조1000억원) 이상 든다. 발사비의 90%를 차지하는 발사체를 다시 쓸 수 있게 되면서 획기적인 비용 절감을 이뤘다.
업계는 민간 우주시대로 전환케 한 결정적 기술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년 내 우주왕복선 궤도 운송비용이 킬로그램
(kg)당 500달러(약 55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kg당 2만 달러(2200만원)에 달한다.
이밖에 위성 부품의 소형화·표준화 등도 우주산업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블루오리진 뉴셰퍼드 우주캡슐 발사 장면/사진=블루오리진

 

 


이 같은 기술 진보로 인터넷통신뿐 아니라 화물 운송, 자원 채굴, 지형·환경 데이터 확보 등 잠재력 있는 우주사업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빠른 투자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우주여행’이 각광받는다.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는 온라인으로 우주여행상품 예약을 받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약 3억원에 지구 대기 끝인 카르만 선까지 다녀오는 여행상품을 내놨다.
이르면 오는 4월 첫 여행에 나설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2023년을 목표로 ‘달 여행패키지’를 내놨다

버진갤럭틱은 올해 상공 100㎞ 정도까지 올라가는 우주 관광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저스틴 비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상품 예약자 명단에 올라있다.




타이거/사진=현대차


◇우주산업 투자도 봇물...ETF까지 등장=우주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자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글로벌 우주분야 투자회사인 미국 ‘스페이스 엔젤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2020년 3분기까지 1128개의 우주기업이 총 누적액 1660억 달러(185조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안형준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주기업에 대한 총 투자액은 130억원, 최근 16년간(2005~2020년) 누적투자액은 433억원 규모다.
금융투자상품도 속속 등장한다.

2019년 뉴스페이스를 테마로 한 ETF(상장지수펀드)가 처음 출시된데 이어 글로벌 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우주 탐사기업에 투자하는 ETF 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는 오는 2040년 우주산업 시장이 1조 달러(1110조원)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주’=우주에서 미래 동력을 얻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한화·한국항공우주(KAI)는 최근 ‘뉴스페이스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며 우주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도 뛰어들 채비를 서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유튜브에 달·화성 탐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동로봇 ‘타이거’를 최초로 공개하며 우주에 대한 원대한 꿈을 살짝 드러냈다.
한글과컴퓨터그룹 우주·드론 전문 계열사인 한컴인스페이스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 위성 지상국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우주 쓰레기 청소선 상상도/자료=ESA


우주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최근 삼성벤처투자 등 국내 대표 VC들이 소형로켓을 개발하는 페리지항공우주, 이노스페이스에 각각 100억원, 80억원을 투자했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올 상반기 50㎏급 소형 위성을 실어 나를 8.8m 소형 발사체 ‘블루 웨일’의 고고도 시험 발사를 앞뒀다.
이노스페이스는 연료는 고체, 산화제는 액체를 쓰는 ‘하이브리드 추진체’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뉴 스페이스를 통해 발사체·위성 등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인 우주산업의 영역이 바이오, 의료장비 등 일반 산업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박소영 기자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2/25/2021022501239.html

 

 

 

 

 

 

 

 viewer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사진제공=EPA 연합뉴스

 

 

 


지구 최고 부자는 왜 우주로 눈을 돌렸나



■책꽂이-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제프 베조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아폴로 11호' 달 착륙 지켜보며
5살때부터 꿈 키워온 베이조스
아마존 초기부터 우주사업 준비
"유한한 지구 보호 위해 우주 간다"
발명·방황 삶의 중요 가치 꼽아
직원에 전한 경영 철학도 소개



얼마 전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혁신 기업을 세우고, 이끌어 온 그의 다음 행보는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우주여행다. 베이조스는 앞으로 자신이 세운 항공우주회사 블루 오리진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그가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오른 아마존을 떠나 우주로 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책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은 베이조스가 쓴 자서전이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아마존과 블루 오리진의 설립 이야기 등 우리가 몰랐던 베이조스의 과거와 미래를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독창적인 생각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그가 그리는 미래는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베이조스의 최종 목적지는 처음부터 우주였다. 그가 처음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5살 때, 가족들과 함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지켜보면서다. “거실 TV로 그 장면을 봤던 게 기억납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대단히 흥분하셨던 것도요. 이린 아이들은 그런 종류의 흥분을 민감하게 포착합니다.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아는 거죠, 그것이 제 열정의 원천이 됐습니다.”


베이조스가 TV 시리즈 ‘스타 트렉’을 한편도 빠짐없이 기억하는 광팬이 된 것도 우주에 대한 이런 흥분감 때문이었다.
10살이던 1974년 휴스턴의 초등학교 컴퓨터실 단말기로 ‘스타 트렉’ 게임을 하며 놀곤 했던 베이조스는 고등학교 때 졸업생 대표로 나선 자리에서 처음으로 우주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다.

연단에 선 그는 어떻게 다른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고, 우주 호텔을 지으며, 제조업을 옮길 다른 장소를 물색해서 우리의 연약한 행성을 지킬 것인가 하는 내용으로 연설을 이어갔고,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납시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책은 아마존이 그의 이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닷컴이 본격 가동된 지 5년 만인 2000년 베이조스는 시애틀 인근에 작은 회사를 세웠고, 인류가 담청색 행성에서 유래했다는 의미를 담아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블루 오리진은 민간 우주관광에 나설 재활용 로켓 ‘뉴 셰퍼드’과 ‘뉴 글렌’ 발사에 이어 2019년 달 착륙선 '블루문'을 통해 2024년까지 달에 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viewer지난 2019년 5월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블루 오리진의 달착륙선
‘블루문’ 공개 행사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AP 연합뉴스




지구는 유한하며 따라서 에너지 사용량의 급격한 증가로 조만간 지구가 가진 자원은 한계에 이르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구가 지금과 같은 추세의 인구와 에너지 사용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날이 한 세기 내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가 우주로 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베이조스는 2019년 워싱턴 D.C에서 열린 블루 오리진의 달착륙선 블루문 공개 행사에서 “일반적인 ‘플랜 B’ 주장, 즉 지구 환경이 파괴되어가니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우주로 가려 합니다.
때문에 이 회사의 이름도 블루 오리진, 즉 우리가 비롯된 푸른 행성을 뜻하는 것입니다” 라고 밝혔다.


그는 책에서 아마존을 어떻게 설립하고 성공시켰는지, 경영의 핵심 원칙과 철학이 무엇인지도 이야기한다.
베이조스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발명과 방황이었다. 어린 시절 그는 스스로를 발명가라고 말했다.
시멘트를 채운 타이어로 자동 출입구 폐쇄기를, 쿠킹호일과 우산으로 태양열 조리기를, 베이킹 팬으로 동생들을 놀라게 할 경보기를 만들기도 한 그는 아마존을 경영하면서도 늘 발명의 힘을 강조했다.

그의 삶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방황이었다. 방황은 그저 닥치는 대로 아무것이나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발명과 방황에 대한 그의 이 같은 생각은 아마존을 떠나며 직원들에게 남긴 편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발명하세요.
그리고 아이디어가 처음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세요. 방황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호기심이 여러분의 나침반이 되도록 하세요. 항상 첫날로 남을 수 있게 하세요”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서문을 쓴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베이조스를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혁신가로 평가했다. 그는 베이조스가 가진 인문학·기술·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이 우리 시대에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혁신가로 만든 배경이라고 분석하며 “베이조스의 인생 스토리와 글을 살펴보면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지 엿볼 수 있다”고 전한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체험기] 기다림의 우주, '스타 시티즌'

 


때로는, 긴 세월만이 깊은 맛과 향기를 더한다.
숙성 년수에 따라 가격대가 급격하게 치솟는 위스키가 그렇고, 쿱쿱함 속 산미가 일품인 묵은지가 그렇다. 요리사 임지호 선생님이 10년 묵은 어된장을 꺼낼 때, 시청자들은 '10년이나 묵혔으면 도대체 얼마나 깊은 맛이 날까?'하고 궁금해한다.
하지만, 요리니까 통하는 말이다. 하나의 게임이 10년째 개발 중이란 말을 들으면 게이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도대체 뭘 어쩌고 있길래 10년째 게임이 안 나오지?"

2011년 기획 시작, 2012년 펀딩, 2013년 첫 알파 테스트. 그리고 2021년인 지금 아직도 알파 테스트. '스타 시티즌'의 상황이다. 10년이면, 웬만한 게임은 기획 단계부터 황혼기를 맞이하기까지 모자람이 없는 시간이다.
그 긴 시간을 스타 시티즌은 기대작으로 지내 왔다.
오죽하면, 테스트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조차도 게임의 출시가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고 말할까.


그럼에도 스타 시티즌이 기대작의 반열에서 내려오지 않는 이유는 개발사인 '클라우드 임페리움 게임즈'의 대표인 '크리스 로버츠'의 원대한 기획이 게이머들에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를 배경으로, 매스 이펙트의 미시적 세계와 이브 온라인의 거시적 세계를 통합하겠다는 포부. 말 그대로 '찐 우주'를 만들겠다는 그의 주장은 게이머들에게 신뢰도와 상관 없이 너무나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구매와는 사뭇 다른, '후원' 버튼에 마우스를 올리며 생각했다. '지금쯤이면 그래도 확인은 가능하지 않을까?
' 몇 년 전부터 확인차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지만, 괜시리 실망할까봐 누르지 못했었다.
그래도 지금은 꽤 할만한 게임이 되었겠지. 70GB의 베이스 파일을 모두 다운로드받고, 게임 시작을 눌렀다.
그리고, 침대에서 눈을 떴다.






게임명: 스타 시티즌(Star Citizen)
장르: 오픈월드, 시뮬레이터, 스페이스 오페라
출시일 : 미정(후원자 한정 알파 테스트 진행)개발 : Cloud Imperium Games
플랫폼: PC



하드 투 런, 쏘 머치 하드 투 마스터



낯선 천장이다.

침대에서 꿈틀대다가 겨우 키를 알아내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을 기웃거리니 온갖 오브젝트에 상호작용이 뜬다.
접이식 변기도 한 번 펼쳐 보고, 서랍도 열고 닫아 보고 어찌어찌 방 안을 벗어났는데, 이제부터 뭘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창 밖으론 아직 어두운 스탠턴 항성계의 일면이 보였다.

점등하는 건물의 불빛,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우주 공항의 네온 사인. 그 땐 몰랐다. 뭐라도 하려면 그 멀리 있는 우주 공항까지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한 시간. 우주 한켠에 내동댕이쳐져 뭐라도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어찌어찌 메뉴를 뒤져 배달 임무를 수주하고, 공항으로 오는 셔틀 열차를 겨우 찾아내 공항에 도착하기까지가 45분, 그리고 이륙 절차를 배우는 과정이 10분.

겨우겨우 격납고에 배를 꺼내 엔진을 켜고 이륙준비까지가 10분, 이륙관제 없이 날았다가 천장에 머리통을 박고 추락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데 5분. 그렇게 청운의 꿈을 안고 날아간 우주에서, 난 내 비행기에 화물칸이 구현되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하고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익숙해지면 딱히 어렵지 않지만, 익숙해지기까지가 너무나 어렵다. 글로는 단 한 문장임에도 굉장히 프로세스가 많았다.
콕핏을 열고, 엔진 시동을 켜고, 실수로 사출 버튼을 누를뻔하다 식은땀을 흘리고, 콕핏을 닫고 잠그고, 대기권 돌파에 퀀텀드라이브에... 그나마 SF를 좋아해 웬만한 설정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어서 다행이지, 아마 문외한이었다면 지금도
해메고 있을 거다.





 

 

 

 

 

 

 

 

 

 



▲ 함선 부르고 격납고 찾고... 할 게 많다.

물론, 이 어려움을 스타 시티즌의 단점이라 할 수는 없다. 게임을 못 할 정도로 어렵다면 문제가 되지만, 스타 시티즌의 경우는 어렵다기보단 디테일을 갖추다 보니 복잡한 것에 가까우니까. '레드데드리뎀션2'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스타 시티즌은 조금 더 심하다.

양손에 짐을 가득 지고 배로 향하는 와중, 누군가 총으로 내 배의 콕핏 잠금장치를 따고 배를 훔쳐가는걸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세상에 어떤 게임이 잠금장치를 부수고 차를 훔쳐가나. 모르면 당하는 거다.

'이브 온라인'에서 맛본것 같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막막함. 핵심 정보라도 더 알아내려고 커뮤니티를 뒤져 보았는데, 웬만한 정보글들도 초심자에겐 논문 수준이다.
한편으론 '요즘 너무 쉽고 편한 게임만 해서 방만해졌나'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우당탕탕 첫 배달을 끝내고 나니, 약간 자신이 붙었다.

다음 미션을 수주하고 다시 배에 올랐다.
처음과 달리 이젠 여유가 좀 있다. 느긋하게 의자에 등을 기대고, 카메라를 살짝 돌려 보았다.







▲ 우주 지도 다루는데도 한참 걸렸다.(사실 지금도 잘 모른다)

'이것이 우주다' 희망편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세계의 일부라도 한 눈에 담을 때, 내가 너무나 초라하고 작게 느껴지는 기분. UI에 집중하던 시선을 잠시 뒤로 빼 창 밖을 바라보자 우주가 눈에 들어왔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거다.

면과 지평선으로만 보이던 행성이 거대한 구형으로 눈에 들어오고, 반대로 동그랗게만 보이던 행성이 너무나 거대한 무언가로 눈 앞에 화할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거대한 세계를 바라보면서 내가 마치 미물이 된 것 같다는 기분에서 쾌감을 느끼는 미물가즘. 복잡함과 어려움을 지나쳐 여유를 갖게 되자 비로소 이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만 표현하긴 부족하다. 스타 시티즌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행성들이 존재하며, 각 행성의 지표까지 구현되어 있다. 식생이나 자연 현상, 문명까지는 아직이지만, 둘러보기에 부족함은 없다.
스타 시티즌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를 꼽으라면 우주 그 자체를 말할 이들이 적지 않을 거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퍽 많이 플레이했지만, 이만큼 막연하면서도 장엄한 감정을 일으키는 광경은 드물었다.







▲ 그냥 이렇게만 봐도 가슴이 뛰는데

 

 

 

 

 

▲ 아무 곳에나 착륙도 할 수 있다.(너무 추워서 얼어죽을뻔)


이 '우주 감성'만으로도 스타 시티즌을 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본격적인 '게임'으로서의 뭔가를 바라기엔 분명 부족한 지금이지만, 유로 트럭이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처럼 멍하니 창 밖을 보며 힐링하는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에게는 전혀
모자람이 없다.

기름 지린내의 틈바구니에서 싸구려 배양육 핫도그를 팔 것 같은 우주 정거장부터, 영하의 눈폭풍이 몰아치는 행성, 건물로 뒤덮인 도시 행성에 이르기까지, 스타 시티즌의 세계는 아직 덜 만들어졌을지언정 '우주'를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정확히 원하는 것을 안겨준다.






▲ 착륙 전 높은 곳에서 바라본 도시를







▲ 같은 높이에서 바라볼 때의 느낌은 참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이런 배경만이 스타 시티즌의 전부는 아니다. 알파 빌드인 지금도 온갖 SF 영화에 나온 장면들을 게임 상에서 직접 연출할 수 있다. 우주 유영을 통해 멈춰 있는 함선에 침투한다던가 거대 함선 내부에서 백병전을 벌이고 적대 함선을 탈취하는가 하면,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보던 소형 전투기들의 도그파이트까지 가능하다.

아직 알파 단계인만큼 이 모든 구석이 완벽하게 시스템화되어있진 않지만 어쨌든 가능한 건 사실이다.

정리하면, 스타 시티즌은 게이머가 게임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상상하는 그대로의 게임이다.
우주를 위한, 우주에 의한, 우주 게임. 알파 단계에서도, 적어도 그것 하나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 '우주 갬성' 하나만으로도 먹어주는 게임

 

충분한 잠재력, 머나먼 갈 길


▲ 정거장 내부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다.


여기서, 논점을 살짝 바꿔 보자. 스페이스 오페라 SF 미디어로서 스타 시티즌이 훌륭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렇다고 말하겠다. 하지만, 게임으로서 스타 시티즌이 훌륭하냐 묻는다면, 고개를 한 번쯤은 내젓게 된다. 앞서 몇 번이나 언급한 대목이지만, 스타 시티즌은 아직 게임으로서는 한참 멀었다.
오죽하면, 스타 시티즌을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는 후원 유저들조차 "아직은 게임이라고 하긴 어렵다"라고 말할까.


게임 내 각종 시스템은 그냥 '있는 수준'이다. 채굴을 통해 광석을 채집하고, 이를 정제해 파는 과정까지는 구현되어 있지만 이 광석을 통해 뭔가 할 수 있는건 딱히 없다.
그렇다고 경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우주 테러리스트 진압이나 현상금 사냥도 두어번은 재미있지만, 그 이후는 반복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볼 때마다 멋지지만, 지금으로선 감성이 최고의 장점이다.


분명 단점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아직 덜 만든 거니까.
게임을 하다 보면 곳곳에 '아 나중에 이런 콘텐츠가 여기 추가되겠구나'싶은 부분이 계속 눈에 띄고, 언젠가 그 부분들이 실제로 구현된다면 정말 대단한, 어쩌면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을 게임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다.


문제는, 이게 언제 될 지 알수가 없다는 거다.
이미 8년차에 돌입한 알파 테스트에서도, 콘텐츠 수가 적당하단 느낌은 받을 수 없었고, 콘텐츠의 사이클 또한 윤곽만 겨우 잡힌 수준이다.

크리스 로버츠의 포부는 이해가 되지만, 그 계획이 모두 실체화되려면 얼마나 걸릴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본인도 모를 거다.







▲ 분명 좋을 테지만, 출시는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


정리하면, 스타 시티즌은 알파 버전인 지금으로서도 충분히 해볼 만 한 게임이고, 우주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상당한 뽕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게임의 개발자와 게임을 즐기는 이들 모두 아직 상용화는 멀고 먼 일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오죽하면 커뮤니티에서는 스타 시티즌의 완성보다 실제로 우주 시대가 열리는게 더 빠를 지도 모른다고 할까.


온라인상에 가끔 올라오는 잘생겼지만 뚱뚱한 인물을 두고 네티즌들은 '긁지 않은 당첨 복권'이라고들 한다. 언젠가 살을 빼면 분명 잘생겼을 사람들한테 붙는 표현이다. 스타 시티즌도 비슷하다. 차이라면, 긁고 싶은데 너무 멀리 있어서 손이 닿지 않는 복권이랄까. 게임을 즐기는 모두가 완성되면 대단한 게임이 될 것이란 주장에 공감한다.
그게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을 뿐이지.


그러니, 결국 답은 기다림 뿐이다. 혼자 하게 될지, 아들과 함께 하게 될지, 혹은 손자와 함께 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스타 시티즌의 게이머들이 그 어떤 게이머보다도 느긋하고 기다림에 강하다는 사실이 말이다.
















 

정재훈 기자
Laff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