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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사진=AFP/뉴스1
영국의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 사진 = 연합뉴스
↑ 2018년 6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오른쪽)과 여왕의 손자인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 사진 = 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9일(현지시간) 아침 호주 멜버른에 배포된
신문들의 1면을 차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사회 인종차별 ‘수면 위로’ 해리·마클부부 폭로… 파문 확산
“아들 피부색 우려… 왕족수용 안해”
야당 “왕실에 대한 조사 나서야”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겪으며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폭로하면서 영국 사회의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버밍엄시립대의 마커스 라이더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현대에 최초로 흑인 여성이 영국의 왕실에 들어가 최상층부에서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이번 인터뷰의 의미를 평가했다.
영국 왕실을 대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전날 방송된 마클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보도한 가운데 가디언은 “마클이 던진 ‘수류탄’은 영국 왕실을 흔들었고,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전날 미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왕실이 ‘피부색’을 우려해 아들 아치를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다”면서 “왕가에서의 곤경 때문에 자살 충동을 갖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이날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를 시청한 사람은 미국에서만 1710만명으로, 올해 프라임타임 오락특집물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영국 왕실은 마클의 인종차별 주장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브리핑에서 마클의 인터뷰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여왕과 국가와 영연방을 통합하는 여왕의 역할을 최고로 존경해 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은 왕실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마클이 제기한 인종차별과 정신건강 문제는 매우 심각히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영국에서는 그동안 미국과 달리 인종차별이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번 인터뷰가 “영국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아슬아슬한 인종차별의 긴장을 드러냈다”(NYT)고 평가했다.
영국 여론조사기업 클리어뷰리서치의 케니 이마피든 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에서는 (인종문제에 관한) 역사가 있고, 사회적 논의의 전통이 영국보다 길다”면서 “영국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겉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믿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영국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영국 흑인들의 75%는 백인과 비교해 자신들의 권리가 동등하게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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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서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 SBS 뉴스
마클 인터뷰에 英 ‘왕실폐지론’ 재점화…젊은층은 해리 왕자 부부 편
왕실 현대화’ 기대받던 해리 부부 ‘전근대성’ 폭로
왕실 “심각히 다루겠지만 사적으로” 선 그어
젊은층은 해리 부부에 더 공감 기류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의 인터뷰가 일으킨 파문이 오랫동안 제기되던 ‘영국 왕실폐지론’에 다시 불을 붙인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불화가 공개된 데다 앤 공주가 이혼하고 앤드루 왕자와 세라 퍼거슨이 별거하기 시작한 1992년의 ‘끔찍한 해’가 영국 왕실에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왕실 폐지론’ 다시 나오나
영미 언론은 해리 왕자 부부가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로 왕실에 ‘폭탄(Bombshell)’을 떨궜다고 평가한다.
일반에게 가장 충격은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이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밝힌 점이다.부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왕실의 ‘전근대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미국 CNN방송은 “부부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사건들은 유연성이 결여된 왕실이 21세기를 사는 대다수 보통사람이 겪는 문제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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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낡은 모습은 폐지론에 다시 불을 붙일 전망이다
ABC방송은 “해리 왕자 부부는 한때 왕실 쇄신과 현대화의 해답처럼 여겨졌다”면서 “그런 이들이 왕실로선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를 언급했다”고 짚었다.
왕실 역사학자 케이트 윌리엄스 리딩대 교수는 “해리와 마클은 왕실 현대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슈퍼스타였다”면서 “부부가 왕실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느낀 이유가 왕실이 인종차별과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부부를 지원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 점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 영연방국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만 물러나면 영국 왕을 상징적으로나마 국가수장으로 두는 헌법을 고칠 기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그 자녀들. [로이터]
해리 왕자 부부와 자녀. [게티이미지]
영국 정치인들에게 왕실은 건들기 쉽지 않은 곳이다.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 직후 보리스 존슨 총리는 관련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은 채 “여왕과 국가와 영연방을 통합하는 여왕의 역할을 최고로 존경해왔다”고만 답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총리실 대변인은 9일 존슨 총리가 인터뷰를 시청했다고 확인하면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가 왕실을 공중분해시키고 있다는 잭 골드스미스 상원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총리실은 논평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사안과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영국만큼 영국왕실 문제에 관심을 두는 미국 여론은 대체로 해리 왕자 부부 편인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때 축시를 낭독한 흑인 여성시인 어맨다 고먼을 비롯해 저명인사들이 인종차별 폭로에 주목하며 마클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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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왕실 편…젊은 층은 해리 왕자 부부 편
영국에 본사를 둔 국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영국인 465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보니 ‘여왕과 왕실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자가 36%로, ‘해리 왕자 부부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자(22%)보다 많았다.
영국 내 여론은 일단 왕실에 더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다만 18~24세 젊은 응답자에선 해리 왕자 부부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자가 48%로, 여왕과 왕실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자 15%보다 확연히 많았다. ‘아무에게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1%였다.
25~49세는 ‘아무에게도 공감하지 않는다’가 32%로 최다였고, 해리 왕자 부부에 공감한다는 쪽(28%)이 여왕과 왕실 쪽(24%)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델타폴의 조 트와이먼 국장은 “젊은 층에서 마클 지지도는 (마클보다) 훨씬 전통적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지지도와 비슷해 더 나이가 든 사람들이 마클을 싫어하는 점과 대비된다”면서 “왕실이 여성권이나 정신건강에 대해선 완고하게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는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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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등 젊은 층이 심각히 여기는 문제에 왕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왕실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폐지론이 더 크게 불거질 수 있다.
왕실은 9일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가 방송되고 40시간 만에 내놓은 첫 입장을 통해 “사안이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라면서도 “가족 내부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여왕이 ‘기억은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인지 측면에서 전부 동의할 수 없음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 등은 ‘사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한 부분을 들어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한 인종차별 주장에 ‘선을 그으려’
시도했다고 짚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간 마클이 지난 2017년 11월27일 런던 켄싱턴궁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런던/ AFP
영국, 해리 왕자 부인 메간 ‘갑질’ 조사…왕실 내홍 점입가경
영국 왕실, ‘메간의 왕실 직원 괴롭힘’ 의혹 조사
‘왕실 가족으로서 역할 포기 이후 알력 다툼’ 분석
메간의 ‘오프라쇼 방영’ 앞두고 흠집내기 주장도
말 많고 탈 많은 영국 왕실이 또다시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3일(현지시각) 해리 왕자의 부인 메간 마클이 왕실 직원을 괴롭혔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왕실 구성원으로서 공식 역할을 포기한 결정을 내린 해리 왕자 부부를 둘러싼 영국 왕실 내부의 알력과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버킹엄은 이날 성명을 내어 메간이 왕실에 소속된 개인 비서 2명을 수 차례나 모욕하고 쫓아냈다는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보도에 “매우 우려한다”며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버킹엄은 “이에 따라 우리의 인사팀이 그 기사에 서술된 상황을 들여다 볼 것”이라며 “그만둔 직원을 포함해 당시 관련된 직원들을 초청해 실상을 파악하는데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버킹엄은 또 “왕실 가정은 업무 규칙에서 존엄을 지키고, 일터에서 괴롭힘이나 협박을 용인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더 타임스>는 메간 부부가 거처하는 서섹스 궁의 공보비서였던 제이슨 노프가 지난 2018년 10월 메간의 괴롭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노프는 메간의 행동으로 개인 비서 2명이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노프는 현재 해리의 형이자 찰스 왕세자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손과 그 부인 케이트 미들턴의 자선단체인 로열재단의 간부다.
해리 부부의 변호사들은 “버킹엄이 메간의 행동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를 퍼뜨리는데 노프의 주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신문에 밝혔다.
이번 사태는 해리 왕자 부부가 지난해 왕실 가족으로서 공식 역할을 그만두겠다고 결정한 이후 분출한 왕실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해리 왕자와 윌리엄 왕세손 사이의 균열을 반영하는데, 형제는 공동으로 운용하던 공보팀 등 직원들을 분리하기도 했다.
노프는 윌리엄과 해리 모두를 위한 공보업무를 수행하다가, 메간의 스캔들을 제보한 이후인 2019년부터는 윌리엄 부부 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
노프는 메간의 스캔들을 당시 윌리엄 왕세손의 개인비서였던 사이먼 케이스 현 내각장관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프는 그 문제를 왕실의 인사팀장과도 상의했고, 그 인사팀장이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고 동의했음에도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이날 버킹엄의 성명이 “극히 이례적인 성명”이라며, 곧 방영될 메간의 언론 회견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메간은 최근 자신들의 문제를 두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회견을 했고, 해당 내용이 오는 8일 방영된다.
버킹엄의 성명 발표 전, 메간의 한 측근은 “이 회견의 신뢰성을 해치려고 메간의 혐의가 때맞춰 발표” 됐음을 내비쳤다.해리 부부의 한 대변인은 “오도되고 해로운 역정보에 기초한 계산된 비방운동”이라며 “우리는 서섹스 공작 부부(해리 왕자 부부)를 불명예스럽게 묘사하는 것에 실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메간과 공작이 최근 몇년 동안 자신들의 경험을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얘기할 즈음에, 공작 부부의 신뢰를 해치려는 몇 년간에 걸친 왜곡된 비난이 영국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둘째 아들인 해리와 미국 영화배우 출신인 메간은 지난 2018년 결혼을 전후해, 영국 등 서방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해리 왕자가 자유분방한 생활태도를 보여온 데다, 메간이 흑인 혼혈 미국인이어서 영국 왕실로서는 파격적인 결합이었기 때문이다. 부부는 결혼 이후 왕실과의 불편함을 전하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다가, 지난해 왕실 가족으로서의 공식 역할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 결정이 언론과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가정을 지키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아버지 조지6세로부터 물려받아 소유하고 있는 잉글랜드
노퍽 주의 샌드링엄 캐슬/위키피디아
해리 왕자가 “돈줄 끊었다” 불평... 英왕실의 재산 규모는
영국의 해리 왕자(36)가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영국 왕실에 반기(反旗)를 들면서 제기한 이슈 중 하나는 ‘돈 문제’였다.
그는 “내 가족은 금전적으로 나와 절연(cut off)했다”며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었으면 미국으로 이주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 찰스 왕세자(72)로부터의 지원도 완전히 끊겼다고 했다.
해리 왕자에게 ‘돈줄’을 끊은 영국 왕실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여왕 개인 재산은 영국 내 372위이지만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작년 5월에 집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인 재산은 3억5000만 파운드(약 5545억원). 재작년보다도 2000만 파운드가 줄어, 영국 부자 순위 372위에 그쳤다.
그러나 실제 왕실에 속한 재산은 이보다 훨씬 많다.
영국 왕은 로열 애스코트 경마장과 런던 중심부의 땅, 잉글랜드·웨일스·노던 아일랜드 해변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왕실 재산을 관리하는 독립기관인 ‘크라운 에스테이트(Crown Estate)가 이 부동산에 대해 수익사업을 하는데, 작년에는 모두 3억4500만 파운드의 수익을 냈다.
이 돈은 모두 국고로 귀속되며, 이 중 25%에 해당하는 수익금이 매년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으로 영국 왕실에
지급된다.
왕실 멤버의 여행 경비와 궁에 속한 수백 명 직원의 월급 등이 여기서 나간다. 영국 왕실은 작년에 8240만 파운드(약1320억원)의 교부금을 받았다. 여왕이 사는 버킹엄 궁의 지속적인 보수 비용도 여기서 나온다.
◇찰스 왕세자의 개인 돈주머니인 ‘콘월(Cornwall) 공국’
왕실 교부금에도, 여왕과 아들인 찰스 왕세자는 각각 ‘랭카스터 공국(duchy)’과 ‘콘월 공국’에 속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찰스 왕세자의 영지인 콘월 공국에선 각종 유기농 식품과 포도주, 농산품을 ‘더치 오리지널스( Duchy Originals)’라는 고가(高價)의 브랜드로 판매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두 공국의 자산가치는 16억 파운드이며, 작년에만 4700만 파운드의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 수익금은 모두 여왕과 왕세자가 사적으로 쓴다.
여왕은 또 처분할 수 없는 왕실 소유의 여러 궁과는 달리, 아버지 조지 6세로부터 스코틀랜드의 발모럴 성과 잉글랜드 노퍽주의 샌드링엄 성을 물려받아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왕실의 공식 임무를 포기하기 전까지 매년 250만 파운드(약 40억원)를 지급했지만 이후 중단했다.
해리 왕자의 불만은 이 돈에 대한 것이다.
찰스 왕세자가 자신의 랭카스터 공국에서 나오는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더치 오리저널스'.
◇해리 왕자 부부, 넷플릭스와 1억 파운드 넘는 제작물 계약
그렇다고 해리 왕자가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리·마클 부부는 작년 9월 동영상 스트리밍사인 넷플릭스와 도큐멘터리·영화·어린이 프로그램 등 수년 간 제작하
는 계약을 맺었다.
자세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국 언론은 1억 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도했다.
작년 8월, 해리-마클 부부가 산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 소재 저택.
작년 8월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몬테시토에 수영장과 테니스코트가 딸린 1736 m²(525 평) 면적의 고급 주택을 1470만 달러(약1668억원)에 샀다. 해리 왕자는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로부터 700만 파운드를 받은 것을 비롯해 약 1000만 파운드를 물려받았고, 아내 마클도 영화에서 번 돈 약 300만 파운드(40억원)를 부부 재산에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민 선임기자
공식석상을 나오며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윌리엄 왕세손.
/가디언 캡처
해리왕자 형, 윌리엄 왕세손 “왕실은 인종차별주의자 아니다
영국 해리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이 "왕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11일(현지 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은 아내인 케이트 미들턴과 런던 동부의 스트랫포드 지역 학교에 방문했다가 "왕가는 인종차별주의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윌리엄은 "우리 가족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며 "동생 해리왕자와 아직까지 서로 대화한 적은 없으나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윌리엄-케이트 부부는 케이트 왕세손빈이 2018년에 초등학교에 도입한 학교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중등학교에 확대 도입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공식 행사에 참여했다.
왕실 고위 인사가 공식 석상에서 이처럼 사적인 문제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앞서 해리-마클 부부는 지난 7일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문제’를 폭로했다. 특히 "둘 사이에서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아들의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마클의 주장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해리-마클 부부는 아들의 피부색을 문제삼은 이들이 누구인지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해명 요구가 커지자 인터뷰 약 40시간 뒤인 지난 9일 영국 왕실은 앨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왕실은 3문장 분량의 성명에서 "인종 관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해리-마클 부부가 언급한 문제들을) 가족들이 사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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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과 8일(현지시간)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방영된 해리 왕자(왼쪽)와 부인 매건
마클(가운데)의 인터뷰 장면.로이터뉴스1
영국 왕실의 해리 왕자(오른쪽)와 부인 메건이 19일(현지시각) 왕족의 임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으로 영원히 복귀하지 않기로 했다. 런던/AP 연합뉴스
해리 왕자 부부가 밝힌 영국 떠난 진짜 이유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방영돼 큰 파문을 일으킨 영국 해리 왕자 부부가 영국을 떠난 이유가 언론의 인종편파적인 보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BBC방송은 이날 방영되지 않은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는 영국의 타블로이드 매체들이 편파적이며 통제와 공포감이 넘치는 독성 환경을 조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부부가 영국을 떠난 이유가 인종차별 때문이냐 묻자 해리 왕자는 “그것이 큰 이유”라고 답했으며 측근이 “미디어와 대립했다가는 인생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해줬다”고 말해 영국 언론을 피하려 했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매건 마클 왕자비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영국 언론은 “미국의 무법 서부시대를 연상케 한다”며 그러나 영국 왕실이 거짓 보도로부터 자신과 남편을 지켜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7일 미국 CBS방송을 통해 방영된 인터뷰는 총 녹화 분량인 3시간반 중 두시간만 편집해 나갔다.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 부부는 정신건강과 인종 문제, 언론과의 관계, 왕실 등에 대해 털어놨다.
인터뷰 방영후 영국 언론 단체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구체적인 증거없이 언론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미방영 내용 중 해리 왕자는 지난 1월 조모인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샌드링엄을 방문하려 했으나 여왕 비서가 바쁘다는 이유로 갑자기 일방적으로 취소시켰던 점을 공개했다.
또 마클은 자신이 왕가 어느 일원보다도 언론으로부터 부당하게 취급받았으며 자신의 친부모를 추적하려해 이를 막는데 모든 수단을 써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영국에서 하루 늦게 ITV를 통해 방영됐으며 소셜미디어에서는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국을 갈라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침 왕자 부부가 지난 2019년 5월에 태어난 아들 아치를 안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으나 버킹엄궁은 아무런 논평을 내지 않는 등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 윈프리는 큰 파장을 일으킨 부부의 아들의 피부색을 “우려”했다는 왕가 일원은 해리 왕자의 조부모는 아니라고 뒤늦게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 특히 마클이 결혼 후 한때 자살할 생각까지 했다는 등 정신적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용기에 대해 지지가 늘고 있는 반면 영국 우익성향 인물들은 왕실을 비판한 해리 왕자 부부의 영국 국적과 왕실 직위를 박탈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출신인 마클은 영국 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하루전 미국에서 방영된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매건 마클의 인터뷰
방영을 보도한 영국 일간지들이 런던의 한 상점에 진열돼있다.AP뉴시스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 후 세계 여론 분열
해리 왕자 부부의 TV 인터뷰가 방영된후 영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해리 왕자와 부인인 미국 출신 매건 마클의 사전에 녹화된 인터뷰는 지난 7일과 8일(현지시간)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방영돼 주목을 받았다.
영국 언론 중 데일리 미러는 이번 인터뷰로 영국 왕실이 지난 1936년 에드워드 8세가 미국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스스로 왕에서 물러난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는 지난 8일자 전면에 “그들은 무슨 일을 저질렀는가?”라는 제목과 함께 “영국 왕가의 심장을 무자비하게 찔렀다”라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인터뷰가 “매우 거칠고 계산된 행동”이라며 “더 나은 세계를 위해 한걸음씩 연민을 추구한다”는 해리 왕자의 평소 정신과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 가디언은 부부의 발언 내용은 영국 사회의 문제를 지적한 충격적인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매일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과거 노예와 제국주의가 부인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사회에는 스스로 돌이켜 볼 줄 모르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서양 건너 미국 언론들은 매건 마클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해리 왕자가 그동안 자유롭게 인종문제를 언급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 인종차별 철폐에 전념할 것이라며 영국 왕가에도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해리 왕자 부부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매건 마클과 왕실 모두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마클이 1450만달러(약 166억원)를 받고 모테시토에 7에이커(2.8ha) 규모의 저택에 거주하면서 넷플릭스와도 대형 계약을 맺고 있는 공인이 정신 치료를 왜 받지 못했냐는 식으로 비꼬았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엔은 전면에 “전쟁이 선포됐다”며 이번 사태로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호감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후계자들이 쓸 왕관이 무거워지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엄마의 비극 피하고 싶었다, 해리가 여왕에게 한 '뼈아픈 복수
1997년 9월 6일 다이애나 스펜서의 장례식. 다이애나의 동생 찰스 스펜서 경과 당시 12세였던 해리 왕자, 다이애나의 전 남편인 찰스 왕세자가 나란히 서있다. [BBC]
1997년 9월 6일. 12살 난 해리 왕자가 분노한 표정으로 어머니의 관을 따라간다. 36세에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장례식 장면이다.
이 모습은 모든 영국인들에게 일종의 부채감을 남겼다고 한다.
이후 해리 왕자가 왕실의 '악동'으로 숱한 염문설을 뿌리고 대마초 흡연에, 누드파티, 나치 코스튬 등 온갖 소동을 일으켜도 "얼마나 상처가 컸으면"이라며 동정론이 나왔던 이유다.
2018년 6월 해리 왕자 부부와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버킹엄궁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그런 해리 왕자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나이인 36세가 되던 해, 왕실을 떠나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월 선언했고 4월이 되자 부인 메건 마클과 캐나다로 떠났다. 갑작스런 독립 선언에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7일 미국 CBS에서 방영한 부인 마클과의 폭로성 인터뷰로 말 그대로 왕실에 '폭탄'(Bombshell)'을 떨궜다. 25년 전 다이애나의 BBC 인터뷰에 비견되는 장면이다.
해리는 왜 그랬을까.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로이터=연합뉴스]
해리 왕자의 정식 이름은 헨리 찰스 알버트 데이비드 윈저(Henry Charles Albert David Windsor). 서섹스 공작이다. 왕실과 절연하면서 전하라는 호칭으로 불리지는 않는다.
그의 왕실에 대한 반감, '이방인' 의식의 근원은 어머니 다이애나다.
BBC 인터뷰에서 당시 다이애나는 "나는 왕세자의 외떨어진 아내였다. 나는 골칫덩이였다"며 화려함 속에 감춰진 왕실 생활의 속살을 드러냈다.
그런 환경에서도 다이애나는 두 아들인 윌리엄과 해리에게 넘치는 사랑을 줬다고 한다.
다이애나의 사진 한장은 지금으로 치면 수백만 원을 호가했다. 두 왕자도 피해갈 수 없었다.
다이애나가 동영상을 찍고 있는 파파라치를 직접 찾아가 "애들을 보호해 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은 지금도 다큐멘터리 속에 남아있다.
1991년 해리 왕자(7), 윌리엄 왕자(9)가 다이애나비와 함께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AP=연합뉴스]
두 왕자와 함께 디즈니랜드를 방문해 다른 사람들과 섞여 줄을 서고, 놀이기구를 탄 일화도 유명하다.
평범한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했던 왕실 사람들과 달리 다이애나는 두 왕자가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교육했다.
해리는 그런 어머니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다이애나에게 교통사고가 나기 직전)파리에서 걸려온 어머니의 전화를 받지 못한 게 평생 한"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 2016년에는 해리 왕자가 디즈니랜드를 방문해 어머니와 탔던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국 매체들은 해리가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6년 해리 왕자가 23년 전 어머니와 함께 방문했던 미국 디즈니랜드를 다시 방문해
어머니와 함께 탔던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019년 부인 마클과 생후 4개월 된 아들 아치와 함께 첫 외국 여행을 떠났을 때도 22년 전 다이애나가 걸었던 흔적을 되밟았다. 1997년 다이애나가 대인지뢰 사용을 반대하며 걸었던 아프리카 앙골라의 지뢰밭 길이다.
해리는 '왕실 이단아'의 비극적 운명이 부인 마클에게서 재연될까 늘 두려워했다고 한다.
계속해서 왕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아버지 찰스 왕세자는 자신의 전화를 피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형인 윌리엄 왕자도 마찬가지다. 인터뷰에서 그는 "그(윌리엄)를 아주 사랑하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2019년 아프리카 앙골라의 대인지뢰밭을 걷고 있는 해리 왕자. 오른쪽 사진은 다이애나
스펜서가 1997년 아프리카 앙골라이 대인지뢰밭을 걷는 모습. [AFP=연합뉴스]
해리가 마클에게 다이애나를 투영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마클의 결혼 반지도 다이애나의 것을 자신이 다시 디자인해 선물했다. 영국 언론도 마클을 자주 다이애나와 비교했다.
배우 출신으로 이미 '셀럽'인데다 자선활동에 관심이 많고 패션 감각이 특출 나다는 게 공통점이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부인이 영국 언론의 공격, 왕실의 냉대를 받을 때도 해리는 전적인 마클 편이었다.
다이애나는 출산 직후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한 채 왕자를 안고 카메라 앞에 섰지만, 마클은 이를 거부해 비난을 받았다. 해리는 마클을 지지했다.
다아애나 부부가 1984년 9월 16일 런던의 패딩턴에있는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하루 전에
태어난 해리왕자를 안고 있다.[AP=연합뉴스]
마클 역시 파파라치와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에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될 때 해리는 치를 떨었다.
"서서히 죽어가는 어머니를 보는 것 같다"면서다.
가장 많은 파파라치를 몰고 다닌 21세기 첫 '셀럽' 다이애나는 파파라치로부터 도망치다 사망했다.
해리는 마클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자 "어머니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왕실 엑소더스'를 결정했다.
英 왕실에 흐르는 '이단의 피'
영국 왕실에서 전통과 관례에 반기를 들고, 금지된 사람에 목숨을 걸었던 건 해리만이 아니다.
윌리스 심프슨 부인과 윈저공(에드워드8세)
가장 앞서 거론되는 인물은 해리의 증조할아버지인 조지 6세의 친형, 에드워드 8세다.
에드워드 8세는 독신 상태로 즉위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왕위를 포기했다.
미국 출신의 이혼한 여성 윌리스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다.
왕세자 시절 사교적인 성격과 풍부한 교양으로 '왕관의 무게'를 능히 견딜 만한 인물이라 평가받은 그였다.
사랑을 이룬 대신 왕실의 일원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개인적 소망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평생 왕실 주위를 맴돌았다.두 번째 인물은 해리의 이모할머니 마거릿 공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동생인 마거릿 공주도 16세 연상의 이혼한 남성인 피터 타운센드를 사랑했다.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평생 방황하는 모습을 본 엘리자베스 2세는 처음 두 사람의 사랑에 열린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성공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태도를 바꿨다.
"영국과 영연방 교회의 수장으로서"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동생 마거릿 공주.
마거릿 공주는 이후 사진작가 안토니 암스트롱존스와 결혼하기도 했지만 평생 언니인 여왕의 그늘에 갇혀 방황했다.
마거릿 공주도 에드워드 8세처럼 의미 있는 역할을 맡길 원했다.
하지만 "나눠줄 역할이 없다"는 엘리자베스 2세의 결정에 후반기까지 인생을 무료히 여겼다.
다이애나비 역시 윈저 왕가의 '금지된 사랑'의 희생자였다.
해리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앞선 사례들을 보며 적합한 결혼 상대를 찾아 귀족 출신의 다이애나와 결혼했다.
하지만 찰스와 연인 카밀라 파커 볼스는 각각 결혼한 상태로 관계를 이어갔다.
다이애나가 이혼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셋이 함께 있으니) 북적거리는 결혼 생활이었다"고 말한 이유다.
다이애나비와 해리 왕자, 윌리엄 왕자, 찰스 윈저 왕세자.[AFP=연합뉴스]
아들 해리도 미국 출신의 이혼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해리는 가문에 흐르는 상처의 덕을 봤다. 시대가 바뀐 탓도 있지만 그간 모든 스캔들을 지켜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들의 결혼을 축복했다.
그렇다고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인종 차이라는, 왕실 기준의 '핸디캡'이 하나 더 있었던 것이다. 마클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유색인종인 탓에 왕실 내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해리는 어떻게 될까
1996년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 BBC와 인터뷰 중인 다이애나 스펜서.[BBC]
왕실에 결정적 '반기'를 든 해리 왕자의 향후 어떤 행로를 겪게 될까. 앞서의 '이단아'들처럼 왕실의 그늘에 짓눌려 평생 방황하는 삶을 살게 될까.
해리에게는 나름대로 계산기를 두드린 뒤 결행한 흔적이 보인다.
BBC에 따르면 2014년 해리가 서른 살이 되던 해 다이애나가 남긴 신탁기금의 가치는 약 1000만 파운드(약 158억)였다. 인터뷰에서 "왕실에 남은 어머니의 재산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해리 부부는 왕실 교부금으로부터 독립한다고 밝혔지만 아버지로부터 얻은 재산은 포기하지 않을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와 수년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1억 달러를 웃돌 것이란 게 영국 언론의 관측이다.
처음 거주지로 캐나다를 택한 것도 무작정 반기를 든 건 아니라는 징표다.
캐나다는 엘리자베스2세를 군주로 삼는 동군연합 영연방이다.
이곳의 군주제 지지자들은 해리를 엘리자베스2세 사후의 왕으로 옹립하자는 주장을 10년 전부터 했다.
캐나다 내에서 군주제를 반대하고 공화제를 택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자 이런 여론을 불식시키는 방법으로 당시 왕위 계승 서열 3위였던 해리를 모셔오자고 주장한 것이다.
인터뷰 이후 여론도 해리 부부에게 우호적이다.
인종차별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폭로하면서 미국은 물론 왕실에 우호적이던 영국 언론마저 쪼개진 상태다.
CNN은 "인터뷰에서 드러난 사건들은 왕실이 21세기를 사는 대다수 보통사람이 겪는 문제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후폭풍이 어떻게 번질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해리로선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에게 가장 '뼈아픈 복수'를 한 듯하다. 장례에조차 일주일 가까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어머니를 냉대했던 할머니다.
해리는 그런 할머니가 25살 시절부터 94세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지켜온 '왕실'과 '군주제'를 흔들어 놓았다.
■ ※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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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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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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