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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윤석열, 대선길목 '멋진 불쏘시개'일까, '뜨거운 횃불'이 될까?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사진=뉴스1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선길목 '멋진 불쏘시개'일까, '뜨거운 횃불'이 될까?


외부와 타자를 향한 칼춤이 끝나면, 칼끝은 자신과 내면을 향할 것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일보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날이 3월 1일. 이어 3일에 대구시장의 환영 속에 대구고검을 방문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부패완판'이라는 명언(?)을 남긴 뒤, 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한다.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면서…
'캬~ 머찌다!'
이전에는 더 멋졌다. 사람들은 기억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하도록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2016년 12월 28일 오전 긴급체포했다.
그때 윤석열과 그의 파트너 한동훈 검사는 '대기업의 저승사자', '대기업 회계비리와 조세비리 및 공정거래법의 달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SK건설 담합사건을 수사하며 박성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도록 설득해 결국 박 지검장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검찰의 첫 고발요청권 행사였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을 구속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비리 수사에선 법원이 장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조목조목 반박하며 한 검사가 남긴 유명한 어록이 '유전불구속, 무전구속'이다.

1999년 경찰청 정보국장을 수뢰 혐의로 구속했고, 2005년과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구속 여부를 놓고 고심하자 윤대진 특수2부장과 함께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가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했고, 정 회장은 결국 구속됐다.
2007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사건과 C&그룹 사건 등을 수사했으며, LIG그룹 기업어음(CP)에선 구자원 회장 등 일가 3부자를 모두 기소했다.
2012년 말 특수부 검사들이 한상대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이른바 '검란(檢亂)' 사태 때는 선봉에 서기도 했다.
2013년 국정감사 때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외압도 폭로했다.
서울중앙지검장 등 지휘부와 법무부가 이를 막자 상부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자택 압수수색을 하는 등 항명파동을 일으켜 직무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이때 남긴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윤석열 어록의 1호 브랜드가 됐다.





 

연합뉴스

 

 

세간의 감탄사, '캬~ 머찌다!' ...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퇴임한 바로 다음날인 5일, '갑분싸~' 윤석열이 검찰총장에서 '대통령 후보'로 등장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멋있다'는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로 옮겨가는 듯하다.

그의 행보가 상당히 치밀하고 오래 준비된 듯한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는 발언은 '사퇴의 변'이라기 보다 '출마의
변'으로 느껴졌다.
3월 5일 TBS 의뢰로 KSOI가 조사한 윤석열 전 총장의 대권후보 지지율은 32.4%였다. 문화일보 의뢰로 리얼미터가 6~7일 조사한 결과는 28.3%다.
윤석열 대권후보 지지율이 단숨에 30% 내외로 수직상승한 것이다.
사실 작년 여름부터 야권주자 1위로 나선 윤석열이 언제 사퇴할 것인가가 정치권 안팎의 주요 관심사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그의 지지세가 분기탱천憤氣?天해 하늘 모르고 치솟았다.
하지만 추 장관이 퇴임하자 '압박받는 투사'의 이미지는 희석되고 지지율도 하락하는 상황이었다.

이 지점에서 윤석열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옷을 벗을까'하는 게 초미의 관심이었는데,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서 명분을 찾은 것이다.

타이밍은 절묘했다.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1위에 올려놓으며 반응은 뜨거웠다.
갈 곳 몰라하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대정서가 윤석열이라는 블랙홀로 빨려든 모양세다.

'멋진 불쏘시개'로 사라질 것인가! 촛불에 이은 '뜨거운 횃불'로 타오를 것인가?
왜 하필 지금이냐?
즉 왜 3월 초인가?는 '정치일정'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4월7일 서울 부산 광역단체장 재보선을 한달, 2022년 대선까지 12개월 남은 시점이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퇴직후 1년간 검사와 법관의 공직출마를 금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여권에서 본격적인 논의만 시작되었을 뿐, 실제 성안된 법안내용은 없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가 검찰총장직을 던질만큼 절대절명의 시간이었을까?
아니라면, 사퇴의 명분으로 중수청 설치 반대를 끌어왔을까?
물론 여권 핵심에서 중수청 설치를 밀어붙인 것이 윤 총장의 사퇴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여하튼 윤석열 전 총장의 입장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가장 핫플레이스가 4월7일 재보선이고, 이 지점에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태려 할 것이다.
재보선 이후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해, 사퇴의 명분을 극대화하고 그 힘을 배경으로 4.7 재보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검찰주의 파괴와 법치주의 훼손 시도에 사퇴로 맞선 검찰총장, 공정과 정의의 상징적인 인물 윤석열로서의 행보와 발언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LH공사 사태'를 두고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다',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한 경쟁을 믿지 못하면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며 현안 이슈에 대한 평가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 언급의 방향은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강조하는 '검찰주의'에서 공정과 정의의 '헌법주의'로 선회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 분명한 것은 검찰총장 윤석열은 이제 대한민국 정치인이다라는 것.
필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어제와 오늘을 보면서 얼핏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영화 '모래시계'의 피날레 씬이다. 주인공 최민수의 어머니 역, 고 김영애 분. 모래시계의 마지막 장면...
아들 잃은 엄마, 김영애의 연분홍 스카프가 허공에 휘날린다. 하염없이...
정처없이...스크린을 새하얗게 가리며...영화는 끝이 났다.


부산브레이크뉴스

 

 

 

 

 

 

 

▲ 사퇴 사흘만에 모습 드러낸 윤석열 전 총장




LH발 불공정 논란이 ‘집콕’ 윤석열 띄웠다


尹 지지율 37%…이재명·이낙연 10%p 차 따돌려

LH 사태 기점으로 현 정부 반감 尹 향해 쏠려
이슈 삼킨‘LH 블랙홀’에 당혹스러운 與 주자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를 나와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다.
2021.3.7 뉴스1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 여권 후보들을 10%포인트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여당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특히 검찰 시절 ‘공정’ 이미지를 선점한 윤 전 총장이 ‘집콕’(집에 콕 박혀 지낸다는 뜻) 상태에서도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윤 전 총장은 전주 대비 4.8%나 오른 37.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24.2%),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13.3%)과 격차도 컸다.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52.6%) 뿐 아니라 대전·세종·충청(46.7%), 서울(46.1%) 등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도 한 발 앞섰고, 이념 성향 기준으로도 보수와 중도를 모두 품었다.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잠행 모드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다.

그동안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던 무당층이 이번 LH 사태를 기점으로 윤 전 총장 지지를 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등한 건 전적으로 LH 사태 때문”이라며 “정부에 대한 반감이 윤 전 총장을 통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15일 서울 대검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화환을 주최측이 자진철거하고 있다.
2021. 3. 1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0%대로 내려앉았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8~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2.0% 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4%포인트 떨어진 37.7%로 조사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57.4%로 전주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여권 주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LH 사태의 여파로 자신이 당 대표 시절 일궈낸 4차 재난지원금 등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코로나19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뒤 여의도로 돌아가는 시나리오를 구상했지만 LH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지사의 경우 3기 신도시가 경기도 관할 지역이라는 점에서 위기 관리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다만 현직 지사로서 개인 판단에 의한 정치 활동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을 살려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대표적인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완전 상실한 LH는 3기 신도시 사업 주체에서 사실상 배제하고, 해당 지역이 소재한 경기도의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주체가 되는 게 어떨까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수원지검은 지난 3일 검찰이 수사하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가운데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사건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한다고 밝혔다.
2021.03.03. myjs@newsis.com







▲ 윤석열 “LH 투기, 망국 범죄”…대검 ‘부동산 투기 수사협력단’ 가동
연합뉴스

 



윤석열 “LH 투기, 망국 범죄”…대검 ‘부동산 투기 수사협력단’ 가동


대검 ‘LH 신도시 투기 사건’ 수사 지원사격

“검찰 수사 가능 6대 범죄시 직접수사 지휘”
안철수 “신도시 투기, 檢 수사 촉구” 靑 청원
윤석열 “내 편, 네 편 가리지 말고 엄벌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태와 관련, 야권이 검찰 수사를 촉구한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떠난 대검찰청이 15일 투기 수사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검찰 내 수사협력단을 설치하기로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언론에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을 겨냥해 “공정해야 할 게임 룰을 조작한 망국 범죄”라며 엄중 수사를 촉구했었다.


대검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3기 신도시 관할 검찰청 부동산 투기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수사협력단 설치 등 경찰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부동산 투기사범 협력단은 대검 형사부장을 단장으로 형사1과장·범죄수익환수과장 등 과장 3명, 검찰연구관 3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된다.

협력단은 경찰과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지원하는 한편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중요 범죄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지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 기자회견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연립시정,
윤석열 전 검창총장 등에 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1.3.14 연합뉴스


안철수 “윤석열 마음 담아 요청”


앞서 안철수 서울시장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13일 ‘시민’ 안철수로 신도시 투기사건에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안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의 마음을 담아 공직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한다”면서 “여러 번 대통령께 호소하고 요청했지만, 메아리가 없었다”며 직접 국민청원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안 후보는 “윤 전 총장은 이번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해 ‘특권과 반칙으로 공정한 게임 룰을 파괴함으로써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린 사건’ ‘공정한 경쟁은 국가의 근본에 관한 문제’ ‘망국의 범죄’라면서 엄정한 수사와 고강도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합동조사단의 LH 투기 의혹 1차 조사결과, 국토교통부와 청와대에서 투기 의심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신의 한 수’를 찾아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은 ‘LH 투기 의혹 사건’이 아니라 ‘신도시 투기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 사의를 표명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2021.3.4 연합뉴스



윤석열, LH 땅투기에 “게임룰 조작”
“공적 정보 도둑질해 투기 망국 범죄”


윤 전 총장은 지난 10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언론에 “공정해야 할 게임룰이 조작된 것”이라면서 “엄정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특권과 반칙 없이 공정한 룰이 지켜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성실함과 재능만으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청년들에게 이번 LH 투기 사태는 게임룰조차 조작되고 있어서 아예 승산이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이라면서 “이런 일이 드러났을 때, 네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엄벌 되는 걸 만천하에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권 눈치 보지 말고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 묘목 빼곡한 LH 땅투기 의혹 농지
사진은 4일 LH직원들이 사들인 뒤 묘목을 심어 놓은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2021.3.4 뉴스1





▲ 지난 3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입구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 투데이코리아(http://www.todaykorea.co.kr)

 

 

 

 

 

 

 

 


▲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못 잡은 문 대통령

사퇴 명분 줘 반문 구심점으로 만들어
최재형 감사원장도 정치권 진출설
돌아문 대통령의 인사 실패, 정권에 비수로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함께 이동하는 모습. 이 때만 해도 윤 전 총장이 나중에 반문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투신 정당성 논란은 일단 제쳐두자. 윤 전 총장이 지난해 10월 대검 국감 때만 해도 임기를 채우려는 생각은 확고했던 것 같다.
“대통령이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는 취지를 전했다”는 내밀한 말까지 공개하며 “임기를 다하겠다”고 했다.

그런 그가 중도 사퇴를 결심한 것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축출 계획이 본격화하면서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징계안을 결재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떠났다는 것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추ㆍ윤 갈등이 고조되는 시기에 추 전 장관을 경질했다면 상황이 어땠을까. 윤 전 총장으로선 임기를 채우지 않을 명분이 없고 따라서 정계 진출도 쉽지 않았을 거다. 뒤늦게 신년기자회견에서 윤석열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감쌌지만 이미 떠난 마음을 돌려세우기는 어려웠다.
윤 전 총장을 잡을 또 한번의 기회는 있었다. 윤석열과 친분이 두터운 신현수 전 민정수석이 요청한 검찰 인사안을 수용했더라면 사정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대통령의 말과 속마음이 다르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윤 전 총장에게 사퇴의 명분을 던져준 중수청 설치 문제에서도 문 대통령의 판단 미스가 엿보인다.
국회에서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 청와대 비서실장과 여당 원내대표 간에 낯뜨거운 설전을 벌였던 그 장면이다.

문 대통령이 중수청에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면 윤 전 총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사표를 던지며 ‘대국민 호소’를 하는 진풍경은 없었을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막판에 보인 모습은 사실 그답지 않았다.
언론 인터뷰와 대구 방문, 대검청사 앞 사퇴 발표는 노회한 정치인을 방불케 했다.

퇴임의 변에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거론한 건 출사표나 다름없었고, ‘국민 보호’라는 표현은 제왕적 인식의 발로였다. 그가 진정 뼛속까지 검찰주의자가 맞다면 ‘권력과 맞선 검찰총장’으로 끝까지 임기를 지켰어야 했다.
그렇더라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윤 전 총장을 붙잡는 게 나았다.

“나갈 줄 몰랐다”는 청와대 언급은 전략적 실책을 시인하는 것밖에 안 된다.
“말려봐야 소용없었다”고 할 게 아니라 애초 그런 환경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판단을 그르쳐 공연히 윤 전 총장을 반문(反文)의 가장 강력한 구심점으로 만들어준 것 아닌가.
지금 정치권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정계 진출설도 돌고 있다.
최 원장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변 인사가 정치권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최 원장이 진작부터 여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온 데다, 얼마 전엔 여권 인사로부터 “집 지키라고 했더니 주인 행세한다”는 모욕까지 당했으니 언제 그만둬도 이상하진 않다.

어차피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인 마당에 조기에 그만두고 정치권 진출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윤석열과 최재형이 손을 잡는다면 여권으로선 악몽이나 진배없다.
회고적 투표가 아닌 미래적 선택이어야 할 대선조차 정권심판론에 좌우된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의 그간 고위직 인사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정권의 철학과 가치를 공유해야 할 자리와 코드보다는 업무 수행 능력을 우선해야 할 자리를 구분하지 못했다.

사람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거나 지나치게 신뢰하는 바람에 실망하거나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윤석열, 최재형 사태도 따지고 보면 그래서 빚어졌다.
물러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구의역 김군 발언이 문제됐을 때 걸러냈어야 한다. 문 대통령의 나이브한 용인술이 임기 말 정권에 비수가 되고 있다.


이충재 주필 cjlee@hankookilbo.com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조선일보DB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15일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가운데) 경기도지사와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크게 따돌리고
선두를 기록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망론’ 3가지 조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삶을 어떻게 안배하느냐는 문제다.
때가 되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고 도전하고 그만둘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이다.
주역의 핵심 정신이 그래서 시(時)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능력이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특히 지도자가 되려면 말이다.
능력이나 지혜가 부족한 데도 도모하는 것이 크고 맡는 게 무거우면 예외 없이 본인은 물론 조직이나 나라까지 불행해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디어 때를 만났다.
검찰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는 여권의 움직임에 반발해 총장직을 던진 직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사건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수 야권의 대권주자 부재현상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윤석열 전 총장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서 대망을 이룰 수 있을까.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모두 '논어'에 나오는 내용이다.

 
첫째는 명(命)이다.
'부지명 무이위군자야'(不知命 無以爲君子也)라고 한다다.
시대의 흐름 또는 추세인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되는 제1조건도 시대정신과 비전,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일이다.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 또는 비전, 과제는 무엇일까.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법치와 원칙'이 될 것이라며 윤 전총장의 대선 시간표가 앞당겨졌다고 말했지만 법치와 원칙, 또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란 윤 전총장의 구호가 시대정신이 될 순 없다.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 비전 과제는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심화한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 기본소득과 국가채무의 문제, 유동성 급증과 정책실패에 따른 집값 안정 등이 될 것이다.
여기에다 기술혁신과 4차 산업혁명, 인구절벽과 급격한 고령화 진전에 대한 처방도 필요하다.

대미·대중·대일외교나 북핵 문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윤 전총장은 문재인정권과 싸우는 것 말고 이런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중(中)이다.
'윤집기중'(允執其中), 진실로 중도를 굳게 지키라는 뜻이다.
핵심은 '중도'다.

요임금이 순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하늘의 뜻이 당신에게 있어 임금 자리를 물려주는데 중도의 원칙을 꼭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온 세상이 곤궁해지고 그대에게 준 봉록과 벼슬도 영원히 끊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 중 하나도 통합과 중도가 돼야 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 양극화와 정치적 이념 양극화로 갈라질 대로 갈라진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검찰총장 재직 시 특수부 출신 등 자기 사람만을 챙긴 것이나 '검찰주의자 윤석열'이라는 이미지는 반(反)통합적이고 반중도적이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대망을 이루기 위한 세 번째 조건은 외(畏)다.
윤 전총장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고 거듭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군자유삼외'(君子有三畏), 군자는 천명(天命) 연장자 성현의 말씀 등 3가지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핵심은 외(畏), '두려움'이다.
사람은 자신을 통제할 게 없을 때가 바로 실패의 시작입니다. 무슨 일이든 너무 쉽게 여기면 큰 어려움을 겪는다.

 
윤석열 전 총장은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킨 당사자다.
검찰개혁을 내걸고 취임한 조국 법무장관을 한 달 만에 사퇴시켰고 총장 직무배제에 맞서 추미애 장관까지 꺾었다.
검찰수사권 박탈에 맞서 사표를 던지자마자 대선주자 1위로 올라섰다.

지난 4년 그야말로 두려움도, 거칠 것도 없는 초강성의 행보를 보였다.
세상에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다.
더욱이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고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윤석열 전 총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까지는 외부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기간에 '명' '중' '외' 세 단어를 씹고 또 씹어보길 당부드린다.


박종면 본지대표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윤석열, 올드보이 정치인들과 손잡으면 성공 힘들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4일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이후 그의 지지율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앞지르거나 박빙의 승부를 나타내고 있다.
관심은 그가 이런 지지율 상승 추세를 이어 갈지 여부다.

그의 지지율 상승은 사퇴 선언과 함께 대선판 진입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일종의 ‘컨벤션 효과(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에 힘입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가 검찰총장 옷을 벗고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된 만큼 상대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을 것이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치인으로서 자질을 시험받을 것이다. 그에 따라 지지율은 언제든 출렁일 수 있다.

지지율 ‘밴드왜건 효과(이길 가능성이 높은 높은 후보에게 유권자의 지지가 쏠리는 현상)’를 낼 것이냐, 그 반대로 갈 것이냐는 온전히 그의 정치 능력과 리더십에 달려 있다.

그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사퇴 전후 큰 차이가 난다.

한국갤럽이 3월 둘째 주(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각각 24%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였다(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이하 자세한 여론 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달 전과 비교해 윤 전 총장이 15%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 지사는 3%포인트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 조사 업체의 3월 2주 차(8~10일)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주 차 9%에서 24%로 껑충 뛰었다.
이 지사는 25%로 1위였지만 2%포인트 떨어졌다.
이 전 대표는 2주 연속 12%에 머물렀다(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사퇴 전후 지지율 큰 차이…이 지사 제치거나 박뱅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3월 6~8일 실시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에서 윤 전 총장 29.0%, 이 지사 24.6%, 이 전 대표가 13.9%를 각각 나타냈다.
지난 2월 조사에 비해 윤 전 총장이 8.7%포인트 올랐고 이 지사는 2.7%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3월 5일 조사(TBS 의뢰, 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에서도 윤 전 총장 32.4%, 이 지사 24.1%, 이 전 대표가 14.9%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2월 26~27일 조사 때에 비해 윤 전 총장은 14.5%포인트 올랐고 이 지사는 4.3%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문화일보 의뢰)의 3월 6~7일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에선 윤 전 총장 28.3%, 이 지사 22.4%, 이 전 대표가 13.8%를 각각 나타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이 지사는 “지지율이라고 하는 게 바람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갈지 모르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말은 진리다. 지지율 1위 주자는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나무 맨 꼭대기 위에 올라선 것과 다를 바 없다. 대세론의 맹점이다.
과거 대선 1년 정도 앞둔 시점에서 지지율 1위 주자들이 ‘언더독(강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약한 후보를 지지해 선거 판세를 바꾸는 것)’ 주자들에게 뒤집힌 사례는 많다.

1997년 ‘무균질’을 내세우면서 15대 대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포기한 박찬종 후보,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아들 병역 비리 의혹 등에 발목을 잡힌 이회창 전 국무총리, 2007년 고건 전 국무총리, 2017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이 그랬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 전 대표가 지지율 30~40%를 넘나들며 대항마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세론을 형성했다. 2020년 8월 대표 경선을 앞두고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7월 둘째 주 조사를 보면 이 전 대표가 24%, 이 지사가 13%, 윤 전 총장이 7%를 각각 얻었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하지만 8월부터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이 지사에게 역전 당하거나 박빙의 구도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와 올해 초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이 지사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불과 6개월 만에 반 토막 난 것이다.

친문(친문재인)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을 지탱해 준 한 축인 중도층이 떨어져 나갔고 지나치게 신중해 자기 색깔을 내지 못한 점 등이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이 지사의 지지율 상승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슈 파이팅을 꼽았다.

과거 경기지사로 대선을 노렸던 이인제·손학규 전 지사가 전국적으로 주목을 끌 만한 이슈를 만들지 못한 반면 이 지사는 기본소득제 등 끊임없는 어젠다로 ‘팬덤’ 지지층 형성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치고 나갔던 이 지사의 지지율도 윤 전 총장의 대선판 등장을 예고하면서 한풀 꺾이고 있다.
물론 이 지사의 지지율은 ‘대세론’을 형성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20년 말과 올해 초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마의 30%’를 뚫지 못했다. 20%대 중·후반 지지율은 조그만 변수에 따라 언제든지 출렁일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위로 올라섰지만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어서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주자로 발돋움한 배경엔 문재인 정권과 맞서면서 ‘반문 정서’에 힘입은 바가 크고 이른바 ‘언더독 이펙트’ 요인도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선 주자로서 본인의 실력을 보여줘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혹독한 대선 주자 자질 검증을 어떻게 거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검사 리더십·정치 리더십 달라…경제 등 식견도 필요

정치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검찰총장으로서 보여준 뚝심과 정치 리더십의 성격은 100% 등치되지는 않는다.
정치 리더십은 훨씬 더 복잡하고 고단수의 영역이다.
검사를 비롯한 부하만을 상대로 ‘나를 따르라’는 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경제와 외교·안보 등에 대한 식견과 통찰력도 필요하다. 권력 수사와 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문재인 정권과의 싸움 수준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비전도 갖춰야 한다.

그가 제3지대에서 대선을 ‘도모’할 가능성이 예상된다는 점은 기회와 위험 요인을 모두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례에서 봤듯이 제3지대에서 대선 도전은 모두 실패한 전철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고 전 총리, 반 전 총장, 윤 전 총장 모두 정치 경험이 없다는 공통점도 있다.

차이점도 있다. 고 전 총리, 반 전 총장 모두 투쟁이 아닌 맡은 직위에 힘입어 제3세력에 얹혀 왔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정부와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투쟁을 통해 스스로 몸값을 높였다.
이런 투쟁을 통해 대선 주자로서의 중요한 요소인 리더십·뚝심·권력 의지를 보여 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권력과 대척점에서 뚝심을 갖고 싸워 스스로 대선 주자의 위치에 올랐다는 점에서 ‘꽃가마’를 타고 온 고 전 총리, 반 전 총장과는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 실패한 제3지대 후보들과 달리 양당 중 하나인 국민의힘과 어떤 식으로든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다만 윤 전 총장 주변에 ‘올드 보이’ 정치인들이 어른거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시대에 맞는 화두를 던져야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윤 전 총장과 정대철·김한길·정동영 전 의원의 접촉설이 나돈다.



홍영식 대기사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
© 매거진한경, 홍영식 기자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5일 서울 대검찰청 앞 도로 한 쪽에 철거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응원 화환이 모여 있다. 2021.03.15. kkssmm99@newsis.com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고건·반기문과는 다르다 [김세형 칼럼]




 윤석열의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 1위 기세가 날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3월 12일 갤럽 조사에서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 희망은 53%, 현정권 유지는 40%로 나타났다.
이 두 조합을 결합하면 윤석열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별의순간'을 포착한 듯하다.
우리는 과거 대선을 1년 남짓 앞두고 이회창, 고건, 반기문 등의 여러 별들이 떴다가 명멸해가는 걸 지켜봤다.

이번엔 다를까?

윤석열 본인의 입으로 정치판에 나서겠다거나 대선레이스에 뛰어들겠다고 공언한 적은 없다.
말과 행동으로 은유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짧은 퇴임사에 나타난 어휘 구사, 암시를 보면 정치레이스 참여는 공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싱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사퇴 후)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
이 같은 윤석열의 총장 퇴임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신 현역 여당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과 법치 같은 단어들은 정치 참여 의지를 굳혔다는 선언"으로 해석했다.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비판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행동으로 본다.
김종인 위원장이 국내 정치의 장(場)에 소개해 유명해진 별의순간(Sternstunde)은 영어로 하면 star moment쯤 될 것이다.
'결정적 순간'으로 해석되곤 하는데 새 시대정신을 격발하는 역사적 순간을 의미한다.

한 인물이 대통령선거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고 해서 '별의순간'으로 표현한 것은 너무 올려준 것이지만 한국 정치사에서 진보·보수의 역사의 물결을 바꾼다면 그럴 정도의 의미는 있겠다.
나는 김종인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슈테판 츠바이크가 말한 그런 의미로 윤석열을 해석했느냐"고 물은즉, "그렇다. 그런 뜻이다"는 답이 돌아왔다.

윤석열과 대학을 함께 다녔다는 석동현 변호사에게 "원래부터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 꿈을 갖고 있었느냐"고 물어봤다.
석 변호사는 "문재인정부 들어 중앙지검장으로 적폐청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수사를 할 때만 해도 정치에 뜻이 없고 정치는 맞지 않는다는 말도 했었다. 그런데 최근 1년여 상황이 그를 정치적 상황으로 밀어 넣어버린 것"으로 해석했다.

그렇다면 윤석열을 대선판에 불러들인 장본인은 문 대통령인 셈이다.
석 변호사는 "윤석열도 부족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황교안·문재인·이회창·반기문 등의 장점을 다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결단력, 솔직한 성격, 친화력, 언변, 정치감각 등이 그렇다는 것이다.

국정감사장에서 "어느 정권에서 검사로서 일하기 가장 좋았느냐"는 국회의원의 물음에 "이명박 정권이 가장 쿨했다"는 답변에 성격이 일부 드러난다.
정치해설란에 자주 등장하는 김형준, 김민전, 박명호 교수, 그리고 고성국 등 정치해설가들에게 물어보면 그가 청문회나 퇴임사에서 내보인 메시지를 보면 "언어감각이 좋다"고 말한다.

윤석열이 문재인정부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오면서 헌법 파괴를 강조한 것은 폭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헌법 파괴는 검수완박과 중수청 설치 의도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선한 의지로 약자를 보살피고, 없는 계층을 더 잘살게 해주고, 기득권을 적폐로 보고 청산하고 말겠다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나름 추구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한 '신념윤리'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내 편, 네 편으로 나누고, 나는 선, 너는 악으로 갈등을 촉발시켰다.
내 편을 붙들기 위해 운동권, 노조, 환경단체(탈원전) 등의 입김에 휘둘리면서 국민통합의 초심은 완전히 날아갔다.
정치인의 소명의식으로 가장 중요한 책임감, 균형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것은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빈곤함을 말해준다. 자칭 선한 의지가 부익부빈익빈을 가속화시키고 경제 악법들을 쏟아내 "이러다간 나라가 망하는 거 아니냐"는 국민의 위기감을 부채질해 정권교체 여론이 53% 찬성에 이른 것이다.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세력에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안 보이니 문재인 폭정에 꿋꿋하게 반대해온 윤석열이 상징적 인물로 부각된 게 오늘의 상황이다.
윤석열 1등이 유지돼서 정권교체 열망까지 도달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고건·반기문 같은 짝이 나고 말 것인가는 앞으로 본인이 하기에 달렸다.

4월 7일 보궐선거가 끝나면 윤석열도 이제 무대에 올라야 할 것이고 그때부터 숨소리까지 해부될 것이다.
윤석열의 승부는 늦어도 민주당이 차기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올 9월 9일 무렵이면 결판이 날 것이다.
정치해설가들은 '윤석열은 다르다'에 일단 점수를 준다.

우선 고건·반기문은 그전 정부의 폭정이나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선 장면이 없었는데 윤석열은 1년 반 이상 정권에 혈혈단신 정면승부한 혼(魂)을 평가한다.
그런 면에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대들다 잘린 이회창이 당에 뛰어들어 단번에 휘어잡고 대선후보가 된 모델에 비유하는
이도 있다.


만약 이회창이 권위주의의식을 버리고 DJP연합을 막아냈다면 틀림없이 대권을 잡았을 것이다.
그는 권위주의 청산이란 시대정신을 놓쳐서 노무현에게 졌다.

문재인정부는 공정과 정의라는 촛불정신을 스스로 배반하여 자중지란에 빠지고 말았는데 김종인 위원장은 윤석열이 잡아야 할 시대정신은 여전히 '공정'이라고 말한다.

윤석열의 거취는 보궐선거 이전에는 정중동 속에 정치 내공을 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 후에도 한동안은 그런 시간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라는 광야에서 바람과 맞딱뜨려야 하는 시간의 운명은 피할 수 없다.
그는 3가지 시험에서 관문을 훌륭하게 넘어야 별을 딸 것이다.

첫째는 이명박·박근혜 적폐청산 과정에서 피해를 본 극우세력과의 화해다. 김재원 전 의원처럼 "윤석열을 안고 가자"는 주장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파열음이 날 것이다.
아예 세력이 갈려 나가는 분파현상도 나올 수 있다. 이 첫 관문에서 대미지를 입지 않아야 한다.

둘째는 본인 외의 집안 관련 송사(訟事)랄지 제반 문제들이 깔끔하게 정리돼야 할 것이다.

윤석열 청문회 때 그의 아내 검증팀에 소속됐던 야당 의원은 "서울대 MBA과정 출석부까지 뒤져봤는데 별게 없었다"고 말한다.
이 두 가지 시험에서 작은 돌부리에라도 걸리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마지막 관문은 정치세력에 합류하는 과정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제3지대에서 성공한 전례가 없다"고 했듯이 밖에서 뛰다가 반기문처럼 비용문제가 걸림들이 돼 뜻을 접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바로 '국힘에 뛰어들어라'라는 주문도 있다. 한편으론 보궐선거에서 안철수가 이기면 그와 합류하여 새 당을 만들어 국민의힘, 민주당 내 비문세력 등까지 빅뱅으로 뒤흔들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도 전개된다.
이런 과정에서 김무성·홍준표 등도 모종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소문도 그럴듯하게 포장돼 돌기 시작했다.
아무튼 6월이 될지, 7월이 될지 모르지만 이때부터 본게임은 시작된다.

노무현의 친구 김정길 전 행안부 장관은 윤석열은 이번에는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같은 인물을 당선시키는 킹메이커가 되고 차차기를 노려라는 충고를 했다.
이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를 구해봤더니 "윤석열 본인의 서바이벌 게임도 어려운 판에 한가한 이야기"라며 "정치는 본인의 지지율이 곧 권력인데 두 사람은 대중에게 어필하는 정도가 한참 모자란다"고 잘라 버렸다.

윤석열을 포함하여 오세훈·안철수·원희룡·유시민·홍준표, 혹은 김동연, 그 누구라도 단일화를 위한 경선과 검증작업을 거쳐 최종 승자 1명을 가려야 한다.
지난 대선에선 홍준표·안철수·김문수 등 보수세력이 총 52%를 얻고도 보수 분열로 41%를 얻은 문재인에게 패하고 말았다.
차기 대선에선 보수진영도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배신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

이전 선거에서 안철수는 "내가 MB 아바타냐"는 한마디로 큰 내상을 입었다.
윤석열도 경쟁자들과의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처럼 상대방들을 쓰러뜨리고 사다리 최고봉에 올라야 한다.
결국은 국가운영 비전에 대한 실력, 지지세력 구축, 팬덤화할 수 있는 카리스마 등이 중요하다.
윤석열은 이 세 번째 어려운 관문을 넘어야 비로소 “이회창·반기문과 다르다”고 큰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책사로 이름을 날린 윤여준 전 장관은 "평생 특수검사라는 경력이 조금은 걱정스럽다. 외골수는 민주주의사회에 안 맞는다. 단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필자도 윤 전 장관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는 아버지(윤기중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영향으로 경제, 금융 분야도 교양을 쌓았다고는 한다.
(정운찬 전 총리는 법대생 윤석열이 자신의 화폐금융론을 수강했다고 최근 필자에게 말해줬다.
청문회 땐 밀턴 프리드먼의 고전 '선택할 자유'를 애독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 관련 분야에는 전문가이겠지만 경제·금융·환경·외교 등은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보궐선거 후 대선바람은 광풍처럼 몰아닥칠 것이다.
관훈클럽, 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같은 언론기관들은 어서 윤석열이 출연하라고 성화가 대단할 것이다.
국정운영에 관한 식견을 인정사정없이 물을 것이며 좌파언론들은 흠집을 잡으려고 예리한 레이저광선을 쏘아댈 것이다.

일부 좌파언론은 벌써부터 전문관료 출신은 정치에 진출해선 안 된다며 그 근거로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의 한 대목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 책 번역본의 34~35페이지를 보면 '현직'일 때의 논리를 잘못 읽은 것으로 윤석열처럼 퇴임 후 정치에 뛰어드는 것은 하등 문제될 게 없다.

윈스턴 처칠은 국방장관, 프랑스 마크롱은 경제장관 하다가 정치에 뛰어들어 정상에 오른 인물들이다. 베버는 심지어 언론인도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썼는데 처칠, 현재 총리인 보리스 존슨, 브라질의 룰라 등은 모두 저널리스트 출신이다.
고건·반기문·황교안 등 전형적인 관료만 했던 인물들은 맷집이 약하단 말을 들었다.
그것은 곧 권력의지를 말한다.

베버는 '직업인으로서 정치'라는 고전의 마지막 단락에서 정치인의 진정한 자질은 '권력의지'라고 강조했다.
"정치란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이다.
온간 어려움과 좌절을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어떤 난관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정치적 소명의식의 소유자"라고 썼다.


사시 9수(修)라는 보통 사람에겐 비정상으로 보이는 경력은 3단계 이상 시험을 치러야 할 현재의 윤석열에겐 쓸모 있는 뚝심으로 보인다.
윤석열이 대선후보 1등을 지키면 더욱더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이 들어올 것이다.
심지어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선거로 한 번도 평가받은 경력이 없다는 경험 부족에 대한 시비도 붙을 것이다.

결국은 본인이 대응하기 달렸다. 한국에서 승자가 독식하는 단임 5년 대통령제는 지나치게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점에서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은 국방·외교 등에 치중하고 내치는 총리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이원정부제 국가 운용 포부를 선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김세형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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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1.3.4/사진제공=뉴스1

 

더큰2번" 안철수 "소통중" 오세훈…'尹 러브콜'도 경쟁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차기 '대선주자 1위'로 올라선 영향이다.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3월 차기 대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윤 전 총장의 '연대'를 강조해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安, "윤석열의 마음"에서 "더 큰 2번"까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좀 더 '구애'에 적극적이다. 안 후보는 지난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가 돼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야권 전체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윤 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으로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공언했다.

윤 전 총장과 이야기가 된 것이냐는 질문에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님이나 저나 같은 시대적인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안 후보는 13일에도 'LH 투기 의혹'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윤 전 총장의 마음을 담아 공직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한다"고 썼다.

그는 또 "'살아있는 권력'에도 공정한 칼날을 들이댔던 윤 전 총장이 퇴임하자마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 안 된다"며 "그렇지 않다면 윤 전 총장이 걱정했던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 예언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국민청원 글에 윤 전 총장의 이름만 다섯번 언급했다.


吳 , 이에 질세라 "尹과 소통 시작됐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3.15/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역시 안 후보와 윤 전 총장의 '연대'를 경계하면서, 스스로도 '러브콜'을 보냈다..
오 후보는 15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만약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권주자(윤 전 총장)가 결합하게 되면 내년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르는 최악의 대통령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윤 전 총장과의 '소통창구'를 강조했다. 오 후보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과)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서울시장) 단일화 이후에 얼마든지 서로 만나볼 수도 있고 협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오 후보는 "앞으로 (윤 전 총장과) 뜻을 모아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며 "간접적인 형태지만 이미 소통이 시작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다툰 '윤석열 모시기'에 "윤석열 아바타냐", "득보다 실 많아"윤 전 총장을 향한 야권 후보의 연이은 '손짓'에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를 향해 "윤 전 총장의 마음을 담아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 했는데, 제2의 BBK, MB 아바타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하는가"라며 "아무리 맘이 급하다고 '윤석열 팔이'에 나섰다는 게 안쓰럽기까지 했다"며 비꼬았다.
15일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세일즈'도 품위 있게 하면 좋겠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구애가 대답 없는 메아리로 끝나면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고 썼다.

12일 홍문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금 정치권에 들어와 있지도 않은데 오세훈, 안철수 시장 후보들이 자기 유리한 쪽으로 말한다"며 "사실상 유권자가 보기엔 시장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5일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세일즈'도 품위 있게 하면 좋겠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구애가 대답 없는 메아리로 끝나면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고 썼다.

12일 홍문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금 정치권에 들어와 있지도 않은데 오세훈, 안철수 시장 후보들이 자기 유리한 쪽으로 말한다"며 "사실상 유권자가 보기엔 시장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훈 편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집권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입법 추진에 반발하며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내려놨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모습.출처 : 여성경제신문(http://www.womaneconomy.kr)

 

 

 

 

 

 

▲  서울중앙지검[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사와 정


대선 1년 전 변수로 부상 윤석열
검찰총장 출신 첫 도전 가능성에
능력·자질 검증의 쉽잖은 관문과
대안 부족 야권의 기대감 엇갈려

 

 

차기 대선(3월 9일)이 1년 남짓이다. 새로이 등장한 변수는 ‘27년 평생 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가장 최근인 한국갤럽 조사(9~11일)에 따르면 차기 정치지도자로서의 선호도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동률 1위(24%)고, 이낙연 전 총리(11%)가 뒤를 이었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호감도는 이재명(46%), 윤석열(40%), 이낙연(31%) 순이다. 갤럽 조사 기준으로 사퇴 뒤 선호도가 15% 상승한 윤 전 총장의 거취가 시중의 화제가 된 국면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윤석열의 선호도는 현 정권 소속의 총장에서 물러나, 선을 그으면서 이젠 우리 사람이라 여긴 보수층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정권 인기가 갈수록 약화되고 야권의 유력 주자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혼자 정권에 반기(反旗)를 들어온 데 호응한 반사효과의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의 지지도가 계속 유지되기에 1년이란 정치의 시간은 너무 길다”고 관측했다.

 
한국 정치에선 대선 1년여 전 예외없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김영삼 정권의 박찬종·이회창, 김대중 정부의 노무현, 노무현 후반의 고건, 이명박 시대의 안철수, 박근혜 말의 반기문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정상의 지지도를 그대로 유지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유일하게 집권에 성공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때 40%를 넘던 지지도가 10% 밑으로 추락하는 부침(浮沈) 끝에 정몽준과의 단일화로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야 당시 정치 경력 14년에 5공 청문회 스타 출신이라 다크호스라 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보수 진영으로 보면 이명박·박근혜 시절 권력의 ‘질서 관리’에만 신경 써 인물을 키워놓지 못한 업보를 고스란히 안은 경우다.

 
법조인 출신이야 뉴스가 아니겠지만 윤 전 총장이 대선 가도에 뛰어든다면 검사들의 수장인 검찰총장 출신의 첫 도전을 목격하게 된다. ‘검사’와 ‘정치’의 업(業)은 실상 얼음과 숯불의,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적 관계일 수 있다.

정의감, 공명심을 밑천 삼아 철야로 조사실에서 짜장면 시켜 가며 인간관계와 타협을 절연한 채 ‘과거’의 사실만을 있는 그대로 뒤지는 건 검사의 본업. 반면에 소시지·어묵 만들 듯 모든 연줄, 인맥, 창조적 상상력을 끌어모아 타협과 조정으로 ‘미래’의 그림을 만들어내야 하는 게 정치의 본령이다.
‘정치 검사’란 형용모순의 단어가 모욕이 돼 온 까닭이다.

 
눈을 돌려 보면 일본은 35대 총리(1939년) 히라누마 기이치로가 검사총장·법무대신을 지냈을 뿐, 현 레이와 시대에까지 검사 출신 총리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현 중의원(정원 465명)에도 20명의 변호사 출신 중 검사 출신은 단 2명뿐. 일본 정치 전문가들은 “도쿄지검 특수부의 1976년 다나카 전 수상 구속 이후 검찰과 정치권이 기본적인 대립 관계를 유지해 온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정치 명망가 출신으로 관료·비서·사업가·기자·시의원 등을 거쳐 일찍 정계에 진출한 다선 중심 내각제 충원 구조의 특성이기도 하다. 미국 대통령도 바이든·오바마 등 변호사 출신은 다수이지만 검사 출신은 잠깐 동안 뉴욕·아칸소주 검찰총장을 지낸 마틴 밴 뷰런(8대), 빌 클린턴(42대) 등을 빼곤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변호사로 다양한 사회현장 경력과 네트워크를 쌓고 젊은 나이부터 주·연방 하원에서 정상에의 꿈을 다져온 경우가 다수다.

 
한국의 경우 법조인 전체의 국회 진출은 20대 51명(17%), 현 21대 43명(14%)으로 일상화되고 있고, 검사 출신만 보면 20대 18명(6%), 21대 15명(5%) 수준. 인구 대비 법조인 비율(0.06%)에 비하면 초과 대표된 양상이기도 하다.
“대화·타협으로 풀 쟁점들이 결국 극한 대치와 소송으로 치닫는 정치의 사법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와 “법 만드는 곳에 법률가의 확대란 바람직하다”는 양론이 맞서 왔다.

 
업 간의 속성, 안팎의 흐름으로만 보면 평생 검사 출신의 정치 대업이란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듯싶다.
무엇보다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되는 시대정신이 매우 복잡다기하다. 반으로 쪼개진 나라를 부디 통합해야 한다.
미·중 갈등, 손도 못댄 북한 비핵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조정될 세계 경제를 헤쳐나갈 외교·경제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정의’와 ‘법치’만으론 쉽지 않은 과제일 수 있겠다.

 
4선 출신의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사람 자체는 담백하다.
정치적 감각도 있어는 보인다.
호감도(40%)도 높지만 박근혜·문재인의 전·현직 권력 양쪽에 칼을 휘둘러 비호감도 역시 47%인 걸 눈여겨보라. 인기와 출마 선언 이후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보수 정당엔 없는 그만의 브랜드인 정의·공정 이미지를 잘 관리하면 20~30대가 호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의 수든 정권 교체의 지렛대 변수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서히 대선 정국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분명한 한 가지 진실은 대선까지의 1년 동안 무슨 일이 생길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나라의 지도자 복(福)만을 기대할 따름이다.

 
최훈 편집인

[출처: 중앙일보] [최훈 칼럼] 




지난 11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소 조형물을
이용해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 독려 캠페인을 하고 있다./김동환 기자


[김대중 칼럼] 4·7 선거는 그냥 보궐선거가 아니다



단지 市長이 아니라 대통령이 걸린 선거 야당이 지면 재기 불능
吳·安 단일화서 진 후보 승자의 선거본부장 맡고 윤석열, 野 승리 응원 나서야

잔여 임기 1년 남짓한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4월 7일)가 이렇게 뜨거울 수가 없다.
아니, 이렇게 중요할 수가 없다. 단순히 시장(市長)이 걸린 선거가 아니라 다음 대통령이 걸린 선거이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의 전초전이자 민심(民心)의 심판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선거다. 전임 민주당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국민의힘이 유리한 선거여야 한다. 그럼에도 여기서 지면 야당은 재기 불능이다.
야당의 승패는 서너 가지 면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 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 즉 오세훈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필수적이다.

3자 대결에서도 야당이 이긴다는 주장이나 조사 결과는 기망적이다.
양측은 이번 주 안으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확언한 만큼 단일화 자체가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단일화로 손 털고 끝낼 수 없는 일이다. 단일화에서 진 사람은 반드시 승자의 선거본부장을 맡아야 한다.

그리고 전 지역을 돌며 단일화된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거기서 온 국민은 야권의 공정함과 성실함을 본다. 그것이야말로 지금 문재인 좌파 정권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둘째, 국민의힘은 야권을 대동 단합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당내 분파는 물론 외곽 세력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친이·비박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서 2019년 12월에 창립한 국민통합연대를 주목한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 시민단체 대표자 연설 회의에 이재오 주호영 김문수 홍준표 등이 참석, “독재 정권에 맞서는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총선 때 공천 잘못으로 당 밖으로 나간 사람들을 복귀시켜야 하고, 문 정권의 이념과 노선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전(前) 정계·관계·문화계 시민사회 원로 인사들을 야당의 전열에 흡수해야 한다. 이들과의 연대의식을 국민에게 어필함으로써 진정한 보수의 반성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을 계기로 변모해야 한다.

폐쇄적이고 소극적으로 당을 운용하지 말고 외연을 넓혀 문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포섭하는 폭과 아량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야권의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응원이다.
그는 당분간 나서지 않으면서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보궐선거까지는 3주의 시간이 있다.

그리고 이번 보궐선거가 야당의 사활이 걸리다시피 한 중대하고 절박한 선거이니만큼 자신이 앞으로 딛고 일어설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야당의 4·7 승리에 일조하는 것 역시 일의 당연한 순서다.
어쩌면 윤석열이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신고식을 치러야 한다면 이번 선거가 적절하고 당연한 기회일 수도 있다.
끝으로 국민의힘은 누가 단일 후보가 되든 서울·부산의 보궐선거 체제로 당의 기능을 전환하고 총력을 경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가 야당에 있어 그저 단순한 여느 시장 선거라는 인상을 국민에게 준다면 유권자들도 응당 그에 따라 선거의 의미를 품격 절하할 것이고 그러면 야당은 크게 불리한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민의힘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문 정권의 정치 폭정(暴政)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 나라를 안보 불모지로 몰고 가고 있는 좌파의 방향에 불안해하는 사람, 이러다가 이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탄식하는 국민들의 절망감을 읽는다면 국민의힘은 이번 4·7 선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문 정권의 좌(左)편향에 공포심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보수우파 진영의 단합이다.
보수 진영은 박근혜의 탄핵과 정권 피탈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고 분열됐고 또 원한을 쌓았다.
하지만 이 상처와 원한은 나라가 망하는 길 앞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는 대명제 앞에서 보수가 단합하지 않는다면 그 보수는 가치도, 존재 의미도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대권 주자들도, ‘태극기 사람’들도, 친박·친이 세력도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정을 접어야 한다.

이번 4·7 보궐선거는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꽃다발 든 윤석열 前 검찰총장

출처 : 서울일보(http://www.seoul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