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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쿠바 '카스트로 시대' 막내린다…라울, 당 총서기직 사임 공식화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 AFP=뉴스1







쿠바 지도자인 라울 카스트로(오른쪽) 공산당 총서기가 2016년 3월 2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양국간 관계 개선에 합의한 뒤 아바나 혁명궁에서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16일 총서기에서 사임해 카스트로 가문의 62년 쿠바통치를 끝냈다.
AP뉴시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총서기 [ACN/AFP=연합뉴스]







박수 받으며 전당대회장 들어선 라울 카스트로 [EPA=연합뉴스]


  쿠바 '카스트로 시대' 막내린다…라울, 당 총서기직 사임 공식화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전당대회 개회사서 사임 의사 확인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 통치 끝…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총서기 오를 예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의 '카스트로 시대'가 60여 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는 16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개막한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 첫날 총서기직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스트로 총서기는 이날 개회사에서 경험 많은 당 충성파들에게 지도부를 넘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살아 있는 한 내 조국과 혁명,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항상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스트로 총서기는 이미 지난 2016년 7차 전당대회에서 "혁명과 사회주의의 깃발을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겠다"며 5년 후 차기 전당대회에서 총서기직을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카스트로 총서기는 누구에게 자리를 물려줄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이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쿠바 혁명 이후인 1960년에 태어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앞서 2018년 카스트로 총서기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은 바 있다.
이로써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0여 년간 이어진 '카스트로 시대'가 저물게 됐다.
쿠바 혁명의 주역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가 2011년까지 공산당을 이끌었고, 이어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자리를 물려받았다.





쿠바 전당대회 개막 [CUBADEBATE.CU/AFP=연합뉴스]


19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선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90) 부서기도 물러날 예정이라, 이른바 '역사적인 세대'로 불리는 쿠바 혁명세대들이 모두 공산당 정치국에서 퇴장하게 된다.
쿠바 혁명 60여 년 만에 지도부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셈이지만 그렇다고 쿠바의 공산당 1당 체제나 사회주의 모델에 당장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영국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노먼 매케이 연구원은 AFP통신에 "카스트로가 통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공산당 스타일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도부 교체와 무관하게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의 쿠바에선 변화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의 금수 조치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권 하에서의 제재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더욱 위기를 맞았다.
주된 소득원이던 관광업이 마비되면서 지난해 경제는 11% 추락했다.
식품 등 생필품 부족도 심해져 국민의 삶의 질도 크게 낮아졌다.







쿠바 아바나 거리 [AFP=연합뉴스]



이러한 상황 속에 쿠바 당국은 올해 이중통화 제도를 폐지하고, 민간에 대한 경제 개방의 폭도 점점 넓혀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 속에 그동안 쿠바에선 좀처럼 들리지 않던 반체제 목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지침 속에서도 최근 쿠바 곳곳에서 소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결국 좋든 싫든 변화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당수에서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변화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는 은퇴 후에 책을 읽고 손주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무대 밖으로 퇴장해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바 전직 외교관인 카를로스 알수가라이는 AFP·로이터통신에 "라울은 계속 중요인사로 남을 것"이라며 "중국 덩샤오핑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후에도 계속 최종 결정권을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쿠바 하바나의 거리 [AFP=연합뉴스]

 

 

 

쿠바 카스트로 형제 통치시대 저문다…카넬,당 총서기 선출 전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이어 당 총서기도 물러날 듯
통화제도 변경 등으로 쿠바 최악의 경제난…정치권 변화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89) 공산당 총서기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카스트로 형제 통치 시대가 저물고 본격적으로 혁명 후 세대가 쿠바 정계를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쿠바 공산당 제8차 전당대회에서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가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산당 총서기는 쿠바 정치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후임 총서기는 미겔 디아스 카넬(60) 대통령 겸 국가평의회 의장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는 국가수반인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함께 맡다가 지난 2018년 의장직은 카넬 당시 수석부의장에게 넘겼다.
2011년부터 맡아온 총서기직마저 넘기면 사실상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가 정계 전면에서 물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는 1959년 쿠바 혁명 정부를 세운 뒤 47년간 집권한 형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가 2006년 건강상 이유로 국가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나자 임시로 뒤를 이었다. 2008년 공식적으로 의장직에 오른 뒤 사실상 쿠바의 최고 권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dpa 통신은 라울 총서기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쿠바에서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카스트로라는 성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쿠바의 유일한 정당인 공산당의 이번 8차 전당대회 공식 의제는 크게 3가지로, 카스트로 총서기 후임 선정, 2011년 전당대회에서 설정한 경제정책 및 목표 검토, 당 정치적 작업에 대한 분석 등이다.
총서기 교체가 당 간부진의 전면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는 쿠바가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가장 어려운 경제적 위축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열려 주목된다.
쿠바는 2011년 전당대회에서 민간 주도권 강화, 사유재산 확대 방안 등 300여 개의 경제 개혁 과제를 발표하면서 수십 년간의 국영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아직도 대부분의 계획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쿠바는 특히 지난 1월 이중통화 제도를 폐지하고 단일통화제로 돌아간 뒤 몇몇 품목의 물가가 500%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통화제도 변경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충격을 덜기 위해 국영기업 임금과 연금 수령액을 인상하고 최저임금 역시 올렸지만 생필품과 의약품 등의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부 노동자와 비공식 경제 부분에서는 이같은 임금 인상 혜택마저 보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 당시 도입된 제재는 경제적으로 숨통을 트여줄 수 있는 해외로부터의 송금 등에 대한 접근권을 대폭 축소했다.








미겔 디아즈 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AFP=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개혁·개방에 긍정적이며 실용주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카넬 의장이 당 총서기직에 오르더라도 급격한 변화는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바 공산당이 주민들의 삶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부를 위해서만 일하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가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카스트로 총서기가 전환기 동안 어떻게,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카스트로 총서기가 총서기직은 내놓더라도 당 총정치국에서의 역할은 유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싱크탱크 인터-아메리칸 다이얼로그의 마이클 시프터 소장은 이번 총서기 교체가 "단순히 젊은 사람을 그 자리에 선임하는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시스템을 변화하려는 것"이라며 "몇몇 분파에서 그러한 압력이 있지만 이에 대한 저항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0년 만의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전당대회가 지켜보기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pdhis9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쿠바 '혁명의 시대' 62년만에 저무나…8차 당대회 이목 집중

 

 

서방 언론 '변화 가능성' 주목
쿠바 라울 카스트로, 8차 당대회서 퇴임 전망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제1서기가 오는 16일 시작하는 8차 당대회 기간 사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당 독재 체제인 쿠바에서 공산당 제1서기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지위다.

라울 카스트로는, 1959년 쿠바 혁명으로 풀헨시오 바티스타 친미 군사독재정부를 축출한 이후 줄곧 국가 최고 수장 자리를 지켜온 혁명 지도자 고(故)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동생이다. 형 피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등과 혁명을 함께한 동지이기도 하다. 2008년 피델에게서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피델은 이후 2016년 11월 타계했다.


라울은 그러나 2018년 미겔 디아스카넬 현 대통령에게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넘겨주면서 "국가 지도부에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고 발언, 퇴장을 예고한 바 있다.









쿠바 아바나 거리 모습. 고(故)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포스터가 보인다.  
© AFP=뉴스1 자료 사진 

 


서방 외신에서는 쿠바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12일(현지시간) "50년 만에 처음으로 카스트로 성(姓)을 쓰지 않는 지도자가 집권당 수장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쿠바의 마지막 카스트로가 퇴장함으로써 혁명시대가 막을 내린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인터아메리카대화'의 마이클 시프터씨 대표는 마이애미 헤럴드에 "공산당은 10년 전 시작된 경제 개혁의 속도를 가속화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단지 젊은 사람을 앉히는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시스템을 바꾸는
문제"라고 말했다.


쿠바 경제는 지난해 11% 역(-) 성장을 보이며 19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정부가 공식 환율을 달러 대비 24페소로 설정하면서 쿠바 페소화는 2400% 평가 절하됐고, 물가가 최대 500%까지 급등하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쿠바 공산당은 이미 2011년 전당대회에서 민간 주도권 강화와 사유재산 확대 방안 등 300여 건의 경제 개혁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는 더디게 진행됐고, 한때 쿠바와 해빙관계를 조성했던 미국 오바마 정부의 정권 교체로 트럼프 시기 각종 수입 금지 강화와 제재에 시달려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라울 카스트로가 당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디아스카넬 정부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1서기가 아니라도 정치국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 취임 이후 달라질 것 같았던 미·쿠바 관계도 아직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호르헤 두아니 플로리다 국제대학 쿠바연구소장은 "바이든 정부가 쿠바에 대해 어떤 결정적 조치를 취해야 할 절박함은 없다.
지금 당장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며 "당 의회가 자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인도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4월은 쿠바가 미국을 상대로 승리했던 피그스만 침공 60주년이기도 하다.
미국 존 F. 케네디 정부는 1961년 4월 15일 피델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쿠바 남부를 침공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국제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당시의 승리로 쿠바는 미국에서 불과 144km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소련의 위성'으로 부상하며, 냉전 시대 미국에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이후 오늘날까지 금수조치와 봉쇄, 고립이라는 대가를 치르며 살게 됐다"고 전했다.


sabi@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2016년 4월 16일(현지시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총서기가 하바나
의회에서 연설하고 이다. 하바나/AP연합뉴스

 

 

 

 

 





쿠바 ‘63년 카스트로 시대’ 저물다

 

라울 카스트로 16일 당대회서
당수로서 직책 내려놓고 퇴임
쿠바 정계 세대교체 마무리 돼
후임으로 디아스카넬 유력 거론


라울 카스트로(89·사진)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가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당 대회에서 당수로서의 직책을 완전히 내려놓는다. 이로써 3년 전 ‘혁명 후 세대’인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이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으로 선출됨과 동시에 예견됐던 ‘카스트로 시대’의 폐막, 그리고 쿠바 정계의 세대교체가 비로소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오는 16∼19일 예정돼 있는 제8차 당 대회에서 퇴임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앞서 2013년 국가평의회 의장으로서의 임기가 연장되던 당시 장기 집권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5년 전 열린 마지막 당 대회에서도 “쿠바의 지도자들은 너무 늙었고, 이들의 임기는 최장 10년까지 제한돼야 한다”며 자신과 같은 연령대의 정치인들이 모두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의 후임으로는 디아스카넬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카스트로는 이미 지난 2018년 4월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디아스카넬에게 통치 권력을 위임했고, 올해까지만 정치적 의미의 최고 권력인 비서직을 맡겠다고 예고했다.
행정 수반인 국가평의회 의장에 이어 공산당 제1비서직에서까지 ‘카스트로’라는 이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혁명 참전 용사에서 혁명이 일어났던 1959년 이후 출생자로의 오랜 세대교체가 마무리되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그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1959년 쿠바 혁명을 이끌었던 ‘혁명 영웅’이다.

피델이 집권한 47년간 만년 2인자에 머물렀지만,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군을 장악하면서 쿠바의 공산주의 체제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델이 지병을 이유로 퇴임한 2006년 임시로 권력을 넘겨받은 그는 2008년 평의회 의장직에 선출되며 최고지도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2010년 8월 라울 정권은 민간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사유재산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300여 건에 달하는 대대적 경제개혁 모델을 도입했지만, 10년이 흐른 현재 쿠바 경제는 소련 붕괴 이후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어 차기 정권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 산업 타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서 부활한 제재에 더해 25년 이상 유지돼 온 ‘이중 화폐제’를 폐지함에 따라 일부 물품의 가격이 500% 이상 급등하는 등 고통스러운 인플레이션이 초래됐다.
쿠바 각지에선 산발적 지위가 벌어지고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공산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쿠바를 62년간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왼쪽)와 동생 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지난 2002년
공식석상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AP



 카스트로 형제 통치 62년만에 종식… 쿠바 ‘자본주의 門’ 열까


동생 라울 카스트로 퇴임 선언, 후임에 ‘혁명후 세대’ 디아스카넬
“라울이 막후통치 가능성 크지만 개혁 추진할 여력 더 커질 것”


쿠바 카스트로 형제의 ‘혁명 통치’가 62년 만에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16일(현지 시각) 시작된 당 대회에서 퇴임을 선언하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AP와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일당 독재인 쿠바에서 공산당 총서기는 최고 권력의 자리다. 카스트로의 퇴장으로 20세기 중반 중남미를 휩쓸었던 공산·사회주의 혁명 1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59년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가 동생 라울 카스트로와 함께 친미(親美) 바티스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혁명으로 집권한 이래, ‘카스트로’라는 성(姓)이 쿠바 정부와 당의 최고위직에서 모두 사라지는 것은 처음이다.
AP는 “쿠바인들은 카스트로 가문이 국민의 모든 일상을 지배했던 시대가 62년 만에 종료되는 데 대해 흥분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2월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국가평의회에 피델 카스트로(왼쪽·2016년 사망)와
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카스트로의 후임에는 현재 명목상 국가 수반인 미겔 디아스카넬(61) 대통령 겸 국가평의회 의장이 맡게 됐다.
공산당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디아스카넬은 3년 전 카스트로의 후계자로 낙점된 충직한 인물이지만, 혁명 직후인 1960년에 태어난 ‘혁명 후(後) 세대’이며 개혁을 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정한 의미에서 쿠바 정치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카스트로 형제는 마르크스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 등과 손잡고 반미(反美)와 제국주의 해방, 국가 주도 통제 경제를 내세워 집권한 뒤 의료·교육 전면 무상화를 추진했다.
에스파냐 식민지에서 ‘미국 부자들의 놀이터’로까지 전락한 쿠바를 단번에 사회주의 세상으로 탈바꿈시킨 카스트로의 혁명은 전 세계 좌파와 공산주의 세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1962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제재로 쿠바 경제는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소련이 붕괴하면서 쿠바는 더욱 절박한 사지(死地)로 몰렸다.








1959년 쿠바의 친미 독재 정권을 몰아낸 혁명에 성공한 주역인 체 게바라, 라울 카스트로,
피델 카스트로(왼쪽부터)가 함께 수도 아바나로 입성하고 있다. /AFP



이념으로 사회주의 천국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비참하고 배고팠다. 최근 이중통화제 개혁 여파로 물가가 500% 치솟으면서 생필품·의약품 품귀를 빚고 있고, 소련 붕괴 직후처럼 식량 배급 줄이 거리 곳곳에 늘어서고 있다.
젊은 반정부 시위대와 예술가들은 피델 카스트로의 유명한 구호 “조국이 아니면 죽음”을 비꼬아 “거짓말은 그만하라.

조국 그리고 삶”이란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한다.
극심한 경제난에 불투명한 정권 변동기가 겹치면서 현재 쿠바 민심은 폭발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오바마 정부가 해제했던 쿠바 제재를 트럼프 정부가 되살린 데다, 코로나로 쿠바 최대 돈줄인 관광 산업도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카스트로 형제를 두고 “형이 시(詩)라면 동생은 산문”이란 말이 있다.
동생 라울은 형 피델보다는 이념적 치장을 덜 중시하고 현실적인 측면이 강했다는 것이다.
다만 라울 카스트로는 사회주의 경제 체제의 결함은 상당 부분 인정했으나, 스스로 고칠 역량은 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라울은 10여년 전부터 2선 후퇴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하면서 권력을 조금씩 이양했다.
그동안 카스트로 곁에서 묵묵히 후계 수업만 받아온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디아스카넬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로큰롤과 비틀스를 좋아하고, 카스트로 형제가 입던 올리브색 군복이 아닌 흰 전통 셔츠를 입고 다닌다.

특히 그는 쿠바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전면 도입했고, 정부 회의에서 태블릿 PC를 사용하고 트위터를 쓸 정도로 트렌드에 밝다고 한다.
윌리엄 르그란데 아메리칸대 교수는 AP에 “당분간 카스트로가 막후 통치를 할 가능성은 크지만, 디아스카넬이 개혁을 추진할 여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공산당 총서기를 맡아 쿠바를 이끌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지난 2
019년 한 지방을 방문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


실제 디아스카넬은 지난 2월 대부분의 산업에 민간 기업의 활동을 허용하고, 카스트로 정권이 외환 통제를 위해 유지했던 이중통화제(국영기업과 국민이 쓰는 달러 대비 페소 환율을 다르게 하는 것)를 폐지하는 등 부분적 자본주의 개혁에 돌입했다. 쿠바 경제를 투명화해 미국 등 국제사회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2011년 당시 피델(왼쪽)과 라울 카스트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쿠바 최고권력 내려놓는 라울 카스트로…혁명 주역들 무대 뒤로


형 피델 그늘에서 벗어나 쿠바 지휘…10년 만에 총서기직서 물러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가 16일(현지시간) 총서기직 사임 의사를 공식화하며, 62년간 이어진 카스트로 형제 통치시대의 마감을 알렸다.
형 피델 카스트로(1926∼2016)에게 총서기직을 물려받은 지 10년 만이다.
라울 카스트로는 사실 오랫동안 다섯 살 위 형 피델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쿠바혁명 과정에서도, 이후
혁명정권에서도 2인자였다.
그는 1931년 쿠바 동부에서 스페인계 아버지와 쿠바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곱 남매 중 라울이 넷째였다.

일찌감치 사회주의 이념에 빠졌던 그는 쿠바 혁명의 시작이었던 1953년 7월 26일 몬카다 병영 습격사건을 형과 함께 감행했다.
자살 공격에 가까웠던 무모한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후 풀헨시오 바티스타 독재정권으로부터 13년형을 선고받고 이중 22개월을 복역했다.
이후 멕시코로 건너간 라울 카스트로는 그곳에서 체 게바라(1928∼1967)를 만나 그를 형 피델에게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쿠바 혁명 당시 사령관으로 여러 전투를 지휘한 라울은 1959년 친미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혁명정부가 들어선 후 국방장관, 국가평의회 부의장, 공산당 부서기(제2서기) 등을 맡아 50년 가까이 형을 보좌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97년 일흔을 넘긴 후 라울을 후계자로 승인했고, 2006년 피델의 건강이 악화하자 라울이 사실상 통치권자 역할을 했다.
이어 2008년 라울 카스트로가 형에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에 공식 선출됐고, 2011년엔 쿠바 최고권력인 공산당 총서기 자리까지 물려받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피델 카스트로에 가려있긴 했으나 라울 카스트로는 형보다 더 정통파 공산주의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쿠바를 지휘하기 시작한 이후엔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했고, 공산당 일당 체제와 사회주의 모델을 고수하면서도 경제 개혁·개방을 꾀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정권 시절의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이룬 것도 라울 카스트로였다.





2016년 아바나에서 만난 카스트로(왼쪽)와 오바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같은 외교적 성과 속에 라울의 '조용한 리더십'은 쿠바 국민의 호평을 받았고, 금세 형 피델의 이름을 지워갔다.
그러나 고령인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도 오래 1인자 자리에 머물 수는 없었다.
그는 2016년 공산당 전당대회 당시 다음 전당대회에서 더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내줄 것임을 시사했고, 5년 후인 지금 약속대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16년 세상을 떠난 형 피델 카스트로를 포함해 쿠바 혁명의 주역들은 모두 무대 밖으로 퇴장하게 됐다.
쿠바 혁명 이후 태어난 미겔 디아스카넬(60) 쿠바 대통령이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오는 19일 공식적으로 카스트로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로 형제를 떠나보내는 쿠바는 지금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권이 들어선 후 미국과의 관계는 다시 경색됐으며, 더딘 경제개혁 속에 쿠바의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위기에 위기를 더했다.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을 라울 카스트로는 이날 "살아 있는 한 내 조국과 혁명,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발을 등자에 디딘 채 항상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피델 이어 라울도 ‘카스트로 시대‘ 저물어…막후에서 덩샤오핑처럼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이어지는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총서기 역할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라울 카스트로가 지난 2011년 4월 19일 총서기 역할을 물려준 형 피델 카스트로의 손을 들어올리며 국제사회주의자의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쿠바의 ‘카스트로 시대’가 60여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개막한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 첫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난 2016년 7차 전당대회에서 “혁명과 사회주의의 깃발을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겠다”며 5년 후 차기 전당대회에서 총서기직을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카스트로 총서기는 누구에게 자리를 물려줄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이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쿠바 혁명 이후인 1960년에 태어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앞서 2018년 카스트로 총서기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로써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0여년 이어진 ‘카스트로 시대’가 저물게 됐다.
쿠바 혁명의 주역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년)가 2011년까지 공산당을 이끌었고, 이어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자리를 물려받았다.


라울은 1931년 6월 3일 가난한 사탕수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하바나의 예수교 학교에서 공부했다.
하바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공산당 청년 그룹과 어울렸다. 1953년 형 피델을 도와 풀젠시오 바티스타 장군을 축출하기 위해 몬카다 군대 참호를 공격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는데 실패한 뒤 1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1955년 사면을 받고 멕시코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아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를 만나 형 피델에게 소개해줬다.


라울은 쿠바인들이 7월 26일 혁명운동이라 부르는 피델의 망명자들과 함께 그랜마 호에 올라 1956년 12월 쿠바로 돌아와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에서 게릴라 전투를 벌여 끝내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키고 피델이 총리에, 라울이 혁명군 사령관을 맡았다. 라울은 1965년 새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2서기로 올라섰다.

피델은 1서기로 같은 해부터 2011년까지 일한 뒤 동생에게 물려줬다.
피델은 2016년 11월 병사했고, 동생 라울은 산티아고 드 쿠바에 있는 산타 이피게니아 공동묘지에 있는 형의
묘에 유골을 뿌렸다.


19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전당대회에선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90) 부서기도 물러날 예정이라 혁명세대들이 모두 공산당 정치국에서 퇴장하게 된다.
다만 쿠바의 공산당 1당 체제나 사회주의 모델에 당장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 1959년 쿠바혁명 첫 해 하바나에서 라울 카스트로(왼쪽부터) 안토니오 누네스 히메네즈,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후안 알메이다, 라미로 발데스 등.

게티이미지 자료사진


영국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노먼 매케이 연구원은 AFP 통신에 “카스트로가 통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공산당 스타일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의 금수 조치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제재 강화와 코로나19가 겹쳐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주된 소득원이던 관광산업이 마비되면서 지난해 경제는 11% 추락했다.
식품 등 생필품 부족도 심해져 국민의 삶의 질도 크게 낮아졌다.

쿠바 당국은 올해 이중통화 제도를 폐지하고, 민간에 대한 경제 개방의 폭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좀처럼 들리지 않던 체제 비판이나 반대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지침 속에서도 최근 쿠바 곳곳에서 소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당수에서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변화는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는 은퇴 후에 책을 읽고 손주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무대 밖으로 퇴장해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바 전직 외교관인 카를로스 알수가라이는 AFP·로이터 통신에 “라울은 계속 중요인사로 남을 것”이라며 “중국 덩샤오핑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후에도 계속 최종 결정권을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쿠바 ‘카스트로’ 시대 저무나…당 총서기도 후계자에 넘길 듯


 피델 카스트로 동생 라울, 총서기 물러날 듯” 전망


쿠바에서 50여년 만에 카스트로 형제의 통치 시대가 저물고 혁명 1세대 이후 세대가 쿠바를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쿠바를 이끌어왔던 동생 라울 카스트로(89)가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제 8차 공산당 대회에서 총서기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후임 총서기는 미겔 디아스 카넬(60) 대통령 겸 국가평의회 의장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라울 카스트로는 2006년 형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가 건강상의 이유로 정계에서 물러난 뒤 최고의 권력자로 군림해 왔다. 2018년 국가수반인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카넬 당시 수석 부의장에게 넘긴 뒤 지금까지 공산당 총서기직만 맡아왔다.
공산당 총서기는 쿠바 최고의 실권자 구실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페아>는 라울 총서기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1959년 쿠바 혁명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카스트로’ 성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쿠바 공산당의 8차 전당대회는 쿠바의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다.

공산당 총서기 교체를 계기로 혁명 이후 세대들이 본격 실권을 인수할 경우 쿠바를 어떻게 끌고 갈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라울 카스트로가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쿠바 아바나 거리의 2020년 12월 29일 모습. © 로이터=뉴스1 
경제난' 쿠바, 망명자까지 껴안는다…바이든 정부 '해빙' 기대감
재외국민 기업인 겨냥한 소규모 사업 다수 구성한 13.5조 규모 포트폴리오 마련
쿠바 정부가 외국인은 물론 고국을 등지고 떠난 망명자까지 해외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선다. 오바마 정부 시절 제재 완화로 맞았던 미국과의 관계 '해빙' 분위기가 바이든 정부 취임으로 재연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봉쇄와 제재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쿠바 경제가 활력을 찾을지 주목된다.

카티아 알론소 쿠바 통상대외투자부(MINCEX) 비즈니스국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총 120억 달러(약 13조5888억 원) 규모의 503개 대외협력사업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며 "사업 기회는 전 세계 기업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엔지니어링, 에너지 사업부터 1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 프로젝트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예년과 다른 점은 재외국민 투자 유치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알론소 국장은 "쌀, 오렌지, 아보카도 등 농업부터 어업, 경공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여는 소규모 프로젝트들은 해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쿠바인에게 맞춤형"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쿠바 기업인들의 일반적인 자금 여력을 감안해 소규모 사업을 많이 준비했다는 취지다.


쿠바는 다른 중미·카리브 지역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해외로 떠난 이민자들이 가족과 친지를 위해 송금하는 돈이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왔다. 그럼에도 지난 수십 년간 쿠바에 재외국민이 투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한 일로 인식돼왔다.

재외국민의 쿠바 투자가 법으로 금지된 건 아니었지만, 개방국가로 이주한 재외국민 기업인의 투자는 쿠바의 사회주의 모델과 어우러지기 어렵다는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쿠바 재외국민 상당수가 미국에 살고 있고, 난민으로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 이들이 많다 보니 미국의 제재도 재외국민의 쿠바 투자에 제약이 됐다.


살던 곳을 떠난 쿠바인들의 고국 투자는 쿠바에서도, 외국에서도 늘 민감한 주제였다.
그러나 알론소 국장은 "쿠바 재외국민의 고국 투자는 불가하다는 말이 많았는데, 사실 재외국민 투자는 우리나라에서 한번도 법적으로 금지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16년 3월 21일
(현지시간) 아바나의 혁명궁전에서 열린 정상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오랜기간 적대적 관계였던 양국이 ‘새 시대’를 열기위해 공동노력
하기로 했다.©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쿠바 정부가 해외자본, 특히 해외에 사는 쿠바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과의 해빙기를 맞아 경제 개방 노력을 가속화한 바 있다.
현재 재외국민 투자를 보호하는 구체적인 법률도 2014년 마련된 것이다.

2016년에는 사울 베렌탈이란 이름의 기업가가 쿠바 농지에 안성맞춤인 소형 트랙터 공장을 들여와 설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는데, 결국 중단됐다.

이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섰고 쿠바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면서 그 어떤 투자도 촉진되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인의 쿠바 국영 호텔 숙박 금지나 럼주·시가 수입 제한 등 금수조치를 강화하고, 퇴임을 열흘 앞둔 올해 1월 11일 쿠바를 기어이 다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린 바 있다.

바이든 정부 들어 다시 제재가 완화되고 양국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게 이번 움직임의 중요한 배경이다.
바이든 정부는 취임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1월 28일 전임 정부의 대 쿠바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 특히 쿠바계 미국인들은 쿠바에서 자유를 알리는 최고의 홍보대사"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사는 재외국민의 쿠바 투자를 미국 정부도 우호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쿠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상대적으로 잘 통제하고 있지만,
관광 감소로 경제 상황이 악화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사진은 2020년 6월 22일
쿠바 거리 모습. © AFP=뉴스1 



쿠바는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쿠바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1% 감소해 경제개방 초기이던 19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쿠바는 1990년대 구소련 붕괴 이후 경제를 개방한 바 있다.
다만 쿠바의 법·제도 가운데에는 아직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기에 매력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많이 있다.
사업 계약을 할 때 국영 에이전시를 껴야 하는 '간접계약' 제도가 그 예다. 부동산을 사거나 지을 때도 어려움이 많다는 애로가 제기된다.


이에 쿠바 정부도 지난해부터 해외자본 투자사업 진행 절차를 일원화할 '싱글 윈도우'를 설치해 개설하는 등 행정절차에서 관료주의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통상대외투자부는 홈페이지에 투자 요건과 절차를 설명한 가이드를 올려놓고, △안전하고 투명한 법적 틀 △잘 갖춰진 항만·도로·철도·통신 인프라 환경 △풍부한 자연자원 △지리적 장점 △교육·사회안전망·국민건강 지표가 양호한 점 등을 홍보하고 있다.


알론소 국장은 "심지어 중국 같은 나라도 해외에 거주하는 본토인들이 고향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쿠바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외국인투자법에서도 반드시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 쿠바에는 40개국 출신 280개 외국 기업이 사업을 하고 있다.


sabi@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스트롱맨

 



  스트롱맨(strongman) 시대가 저문다

 

환심 사기 정치에 나라 재정 거덜
의회는 거수기 전락, 법치 무너져

 

 

 

스트롱맨(strongman) 시대가 저문다. 쿠바의 카스트로가 사망한 지 오래고 지난해 일본의 아베가 신병으로 사임한 데 이어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한 트럼프도 새해 들어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아직껏 에도르안의 터키, 푸틴의 러시아, 시진핑의 중국, 투테르테의 필리핀 등 비민주적 국가는 물론이고 민주체제를 갖춘 나라에도 스트롱맨은 존재한다. 푸틴 대통령은 현대판 러시아 차르로서 20년 넘게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두 번에 걸쳐 대통령을 연임한 뒤 3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측근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스스로 실세총리를 맡은 뒤에 다시 대통령이 됐다.
북한 3대 세습은 왕조시대가 아니고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bossism (보스 1인 체제의 독재) 통치다.

 
이처럼 스트롱맨은 독재자나 철권통치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물론 스트롱맨의 일차적인 뜻은 힘센 사람, 즉 장사(壯士)를 가리킨다. TV 프로그램에 천하장사를 뽑는 UK Strongest Man이란 게 있다.
전국에서 가장 힘센 선수들이 출전하여 2.5t 자동차 잡아끌기, 무거운 돌 들고 멀리 가기, 자동차 두 대를 양손으로 잡아 버티기 등을 겨루는 장사선발대회다.

여기서 스트롱맨이 협박(threats), 힘(force), 폭력(violence)을 행사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독재자를 칭하게 됐다.

군부 쿠데타 세력이든 선출된 권력이든 견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은 모두 독재다. 독재 통치 십계명을 살펴보자.
 
첫째, 국민을 가축이나 노예로 삼고 있다. 한때 국민을 개, 돼지라고 부른 공무원이 있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가재, 붕어, 개구리다. 감사원장을 향해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집 지키라고 했더니 자기가 주인 행세를 한다고 질책했다.
 
둘째, 경제를 사유화한다. 나라 재정은 거덜이 나든 말든 환심 사기 위해 돈 뿌리는 데 열심이다.
언젠가 청와대 대변인은 곳간에 양식을 쌓아 두면 썩는다고 했던가! 지난 2월 19일 대통령은 코로나가 진정되면 ‘으쌰으쌰’ 하라고 국민 사기 진작 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당선되면 전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10만원씩 주겠다고 했다. 국고를 쌈짓돈 쓰듯 한다.

 
셋째, 의회는 거수기가 되어 통법부(通法部)로 전락한다. 사법부도 독립된 부(府)가 아니라 행정부 소속의 부(部)처럼 된다.
넷째, 사법과 경찰은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다. 지금 정부의 검찰과 사법 개혁 역시 이들을 권력의 시녀로 삼겠다는 저의가 드러났다.
 
다섯째, 언론을 관제화한다. 가짜 뉴스를 바로잡는다는 미명하에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린다.
여섯째, 교육은 국민에게 왜곡된 국가관을 주입시킨다.
일곱째,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여 정권의 입맛에 맞는 어용학자를 양성한다.
그 밖에 정보를 통제해서 불리한 내용은 철저히 숨기고, 군대는 사병화하고 (혹은 약화시키고), 문화적 통제를 강화한다.
 
이렇게 법치와 국가 운영시스템이 무너지면 국가는 막장에 다다른다. 합법을 가장한 독재를 연성(軟性)파시즘이라고 부른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제 1서기. [알자지라 제공]
출처 : 열린뉴스통신(http://www.onews.tv)







라울 카스트로. (사진=NBC 뉴스 영상 캡처)
출처 : 뉴스웍스(http://www.newswor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