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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숙명여고 쌍둥이 변호사 "자매 무죄"…교무부장 억울한 옥살이중?

 

 

 

 

연합뉴스[ 출처: 중앙일보]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숙명여자고등학교 정문으로 학생들이 지나는 모습.
2018.10.15 /사진=뉴스1

 

 

 

 

 

 

 

© News1 DB




 숙명여고 쌍둥이 변호사 "자매 무죄"…교무부장 억울한 옥살이중?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유출한 답안으로 시험을 치러 1심서 유죄를 받은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변호인이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은, 기록을 보고 증거를 검토해보면 무죄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쌍둥이 자매 변호인의 말이 맞다면 교무부장인 아버지 현 모 씨는 현재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변호를 맡고 있는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1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법정 출석과정에서 해프닝이 있었던 모양”이라며 쌍둥이 중 동생이 질문하는 취재진에 가운데 손가락을 펼쳐 손가락욕을 한 사건을 거론했다.

양 변호사는 “변호인으로서 취재차 질문하신 기자분께는 죄송하다”면서 “변호인으로서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이 재판이 끝날 무렵 왜 그랬는지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가 억울하고 한 치의 잘못이 없는 당당한 입장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viewer숙명여고 쌍둥이 동생의 가운뎃손가락. /YTN 유튜브 화면 캡처



 

 

 

 

 

 

 

 

 

 

 

숙명여고 쌍둥이 휴대전화서 발견된 유출 정황 [수서경찰서 제공]

 

 

 

 

그는 "아마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제가 함부로 무죄를 단언하지 않는다는 걸 아실 것이다"라며 "그럼에도 이 사건은 무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유죄로 한다면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라 두려움을 느낀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동안 대략 3,000건 정도 형사변론을 했는데, 사건의 성격, 죄의 양상, 피고인의 특성, 범행방법, 피해정도, 피해자의 특징, 수사정도(수준), 재판의 밀도 등을 비교해보면 하나하나 다 다른 사건이었다"면서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다보니 어느 정도는 사건을 보는 관점, 고집 따위가 생겼고 결과를 예상하면 맞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있지만 대체로 예상이 결론으로 수렴되는 것 같다"며 무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 검찰, 법원 나름대로 열심히 검토하고 판단한 것을 알지만, 이 사건은 몇 가지 선입견, 심각한 오류 몇 가지, 사소한 오해 몇 가지가 결합되면서 결국 사실과 다른 억측과 추정으로 이어졌다"며 "경찰-검찰-1심-2심-3심, 또다시 1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 억측과 추정은 '사법적 사실'로 굳어졌다"고 주장했다.
쌍둥이 변호인 측은 "아버지가 답안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입수하고 유출했는지조차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명백한 증거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개전의 정이 없고 죄질이 불량한 데 비춰볼 때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볍다"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대한민국 입시를 치러본 사람이면, 수험생 자녀를 키워본 사람이면 학부모와 자녀들이 석차 향상 목표에 공들이는 것을 알 것"이라며 "현양 등은 숙명여고 동급생 친구들과 학부모의 19년 피와 땀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양 등은 대한민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 동급생들과 숙명여고 교사들에게 상처를 주고, 공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 추락을 일으켰다"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 성적 투명성에 관한 근본적 불신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양 등은 1년6개월간 5차례 정기고사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진 이 사건 범행의 직접 실행자들이고, 성적상승의 직접 수혜자"라며 "그런데 현양 등은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아무런 반성의 기색이 없다"고 지적했다.

손가락 욕의 주인공 동생이 이미 공판 과정에서 수사기관을 조롱했음도 짐작케 했다.
검찰은 "동생 또한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고, 수사 과정에서 성인 이상의 지능적인 수법으로 대응했다"며 "현양 등이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거짓말에 반드시 대가가 따르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는 "검사가 말하는 정의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여전히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재학 중이던 2017∼2018년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가 공범인 아버지가 이미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점을 감안해 딸들에겐 실형을 선고하지 않았음에도 반성하지 않는 자매의 행위가 2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경찰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가운데
정문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18.9.5 /사진=뉴스1










서울 수서경찰서가 2018년 11월12일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며 공개한
쌍둥이 딸의 시험지 깨알 메모.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명여고 쌍둥이 "'미술, 오예~100점'은 시험후 채점 증거"


[法ON] 숙명여고 쌍둥이 부정시험 의혹 재판①


‘2017~2018년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던 아버지 현모 씨가 중간ㆍ기말고사 답안지를 유출했고, 중상위권이던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 도움으로 1년 만에 문ㆍ이과 전교 1등이 됐다.’
‘입시 1번지’ 서울 대치동을 뒤흔든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이같이 판단했다.

아버지 현씨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확정지으면서다.
쌍둥이 자매도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총 네 차례 법원의 판단은 세 부녀가 유죄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쌍둥이는 여전히 전혀 다른 얘기를 한다.
‘희대의 부정시험 스캔들’이 아니라 ‘간접 증거만으로 범죄자로 몰린 세 부녀의 이야기’가 진실에 가깝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3부(부장 이관형) 심리로 열린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쌍둥이들은 ‘전부 무죄’를 재차 호소했다. 변호인들은 오는 6월 공판에선 파워포인트(PPT) 자료로 유죄 판단의 근거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고도 했다.
 형사소송 절차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정에서 피고인들의 주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법정 연재물 ‘法ON(법온)’을 통해 숙명여고 쌍둥이들의 항소심을 최대한 충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쌍둥이 자매 1심 판결문과 아버지 현씨의 세 차례 판결, 이번 항소심을 시작하며 쌍둥이들이 법원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상의 주장들을 비교해 사건의 쟁점을 정리했다.

◇‘깨알 정답’은 컨닝페이퍼?


숙명여고 시험문제지 유출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2018년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앞에서 공교육살 리기학부모연합 등 학부모단체 대표 등이 숙명여교 교장과 교사의 성적조작 죄
인정 및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선 1심의 주요 판단 가운데 쌍둥이들이 시험지·수기 메모장에 적어둔 ‘깨알 정답’ 부분을 볼까.
편의상 언니를 A, 동생을 B라고 지칭하겠다.
“A의 2017년도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영어독해와 작문 과목에서 시험지 22번 문제 옆부분에 4줄의 숫자열을, 가정과학 과목 시험에서도 시험지 19번 아랫부분에 3줄의 숫자열을 작고 연한 글씨로 적어두었으며…B의 수기 메모장에는 2018학년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에 관한 정답이 기재 돼 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반장이 실제로 불러준 답과 피고인들이 적은 숫자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오히려 그 부분이 사전에 제출된 정기고사의 모범 답안과 일치하는 점…피고인들이 시험 전에 알게 된 정답을 외워 뒀다가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시험지에 기재했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아버지 현씨의 재판에서도 이 ‘깨알 정답’이 유죄의 근거가 됐다.
“B는 자연계열 문학Ⅰ과목 서술형 문제 3번 ㉮의 답안을 수기 메모장에는 ‘기표를 위한’이라고 적었는데, 반장이 불러준 실제 모범 답안은 ‘순수한 마음으로 기표를 도와주는’이었다” 며 “반장이 불러준 것을 적은 것이 아닌 게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쌍둥이 측은 법원이 간접 증거 중 본인들에 유리한 내용은 배제했다고 반박한다.
“사건이 세간에 알려질 때부터 언론에 자극적인 내용만 보도됐고,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황증거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일례로 A의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지구과학 시험지에는 11~28번까지의 정답만 적혀 있고 1~10번의 답은 적혀있지 않았다.
영어 시험지에는 21, 22번 답은 빼고 나머지만 기재돼 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변호인은 이렇게 주장한다.
“미리 외운 답안을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적었다면 중복하거나 빠뜨리고 적는 게 부자연스럽다.
오히려 반장이 불러주는 답안을 적고, 일부는 (적지 않고) 눈으로 확인했다는 쌍둥이의 해명이 자연스럽다.”

B의 경우 2학년 1학기 미술 과목 ‘깨알 답안’은 포스트잇에 적혀 있었는데, 답안 옆에는 “미술~오우 예~100점”이라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다.
변호인은 이 부분 역시 이렇게 주장한다.
“유출 답안을 적어놓은 메모지에 굳이 다시 채점 소감을 기재해놓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반장이 불러준 답을 적어 놓았다가, 자신의 답안과 대조해본 뒤 소감을 적었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

시험 성적이 좋게 나오자 “쌤에게 감사하다고 연락드려라”는 아버지 현씨와 A의 대화도 “사전에 정답을 유출
한 사람들의 반응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변호인들의 주장이다.
쌍둥이 측은 “해당 문자 대화는 검찰이 찾아 법정에 제출하기 전까지는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던 내용”이라고도 했다.

◇정정 전 오답은 우연?


쌍둥이 딸에게 정기고사 시험 답안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
[뉴시스]

 

 

 

 

쌍둥이들이 정정 전 ‘오답’을 적어내 의심을 샀던 부분도 1심 법원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B의 2018년도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자연계열 화학Ⅰ의 ‘서술형 문제 1번 (2)’의 시험 직전 수정이 이뤄지기 전 답안은 ‘10:11’이었다.

해당 답안을 적어낸 건 전교에서 한 명뿐이었는데, 공교롭게도 B였다.
법원이 답안 유출이라고 판단한 결정적 근거가 됐다.

1심은 “해당 문제 출제자인 화학 교사는 특별한 이유없이 단순 오기로 정답을 잘못 기재했다고 진술했다”며 “피고인들이 교내 정기고사에서 정정 전 정답을 쓴 경우가 변호인들 주장에 의하더라도 최소 6건 이상이라 우연으로 보기에는 적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버지 현씨 판결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정정 전 정답 기재 사유를 억지로 맞추는 추상적인 가능성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봤다.
반면 쌍둥이들은 “간단한 서술형 답안을 틀린 적도 있고, 수학 답안의 경우 값은 같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재한 서술형 답도 있었다”며 법원이 쌍둥이들에게 불리한 증거만 주목했다고 반박했다.
“똑같은 답안을 입수하고도 여러 공통 과목에서 A와 B가 적어낸 정답이 다른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도 했다.
직접 푼 게 아니라면 굳이 여러 형태의 정답을 고안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 쌍둥이들은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수학시험의 정답이 정정되자 억울해하면서 “교육청에 알리자”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면 교육청에 이를 알리자는 대화를 감히 어떻게 나눴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급격한 성적 상승은 이례적인가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뉴스핌]



쌍둥이의 1심 판단은 아버지 현씨 판결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변호인들은 숙명여고를 포함한 주변 10여개 여고의 3년간 재학생 성적 상승 사례에 대한 사실조회를 요청했는데, 재판부는 그 결과를 오히려 아버지 현씨의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1년 만에 중상위권에서 전교 2등으로 올라간 사례가 C여고 딱 한 명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적 향상은 ‘매우 이례적’이고, 쌍둥이들의 실제 실력이라기보다 외부 요인이 더해진 덕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쌍둥이들은 자력으로 성적을 끌어올렸다는 주장을 고수한다.

쌍둥이들은 시험 전날까지 예상 문제들을 문자 메시지로 주고받거나,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한 것으로 확인된다.
“답안을 입수했는데 시험에 나오지도 않을 문제를 밤늦게까지 풀며 시간을 허비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변호인들의 주장이다.
또 법정에서 “쌍둥이들이 성적을 낼 실력이 된다”고 증언한 증인들도 있었는데, “실제 실력은 성적에 못 미친다”는 증언들만 채택된 것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복사ㆍ촬영 흔적 없는 유출 사건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스1]


이 사건의 특이한 점은 결정적인 물증이 나오지 않았다는 데 있다.
아버지 현씨가 교무실에서 답안을 유출했다면 이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거나, 복사기로 복사한 내용이 있어야 하는 데 그게 발견되지 않았다.
아버지 현씨의 3심 판결문은 물론, 쌍둥이 1심 재판부조차 “간접 증거에 의한 판단”임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은 아버지 현씨의 유죄 판단을 확정지으며 “원심이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간접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쌍둥이 1심 재판부도 “피고인들이 사전 유출로 보이는 여러 행동을 했으며, 아버지 현씨는 출제 서류에 접근했고 아버지 외에 쌍둥이가 답안지를 다른 경로로 입수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아버지 현씨의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문서 파쇄기도 증거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쌍둥이 측은 “50세가 넘은 미술 교사였던 아버지 현씨가 어떤 방법으로 언제 유출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특히 전과목의 서술형 답안을 짧은 시간 외우거나 동료 교사의 눈을 피해 수기로 베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쌍둥이들은 또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중간ㆍ기말고사의 ‘전과목 유출’이 인정됐는데, 답안 유출의 흔적이나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과목들도 포함됐다고 주장한다.
변호인들은 “특정 과목의 유출이 명백히 인정된다면 전과목 유출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법원이 한 셈인데, 이는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한 것이고 위법한 사실 인정”이라는 입장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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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방송화면 캡처




 

 

 

 

숙명여고 쌍둥이 동생의 가운뎃손가락. YTN 방송화면 캡처





 손가락욕' 숙명여고 쌍둥이 변호인, 수사·재판과정 '불공정


쌍둥이 자매 측 변호인 "이들이 무죄라면 이번 사건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기자: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세요?
A양: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동작)
기자: 출석할 때 가운데 손가락 올린 것 맞죠?
A양: 갑자기 달려들어 무례하게 물어보는 걸 직업정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난 14일 숙명여고 시험 정답 유출 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쌍둥이 자매가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했다.
쌍둥이 자매 중 동생 A씨는 재판 전후에 자신을 취재하러 온 취재진에게 분노를 표현했다.
쌍둥이 자매, 항소심서도 무죄 주장…학교서는 이미 퇴학쌍둥이 자매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해 가만히 앉아 말없이 정면을 응시했다.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직업이 없다"고 말했고, 주소를 묻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쌍둥이 자매가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 배경엔 '퇴학'과 '아버지의 실형'이 있다.
숙명여고는 2018년 11월 경찰이 자매와 아버지 C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넘기자 자매의 성적을 '0점' 처리했고,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달 자매를 최종 퇴학시켰다. 현재 최종 학력은 중졸인 상태다.

또 정답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아버지 C씨는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국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대법이 C씨가 딸들을 위해 시험지 답안을 유출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하면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여전히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아버지가 3년의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중인 점, 피고인들이 퇴학처분을 받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 1심부터 일관되게 '무죄' 주장…"정의가 뭔가"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2018.11.12 /사진=뉴스1



쌍둥이들은 재판 공정성에도 불만이 많다. 변호인은 전날 "답안 유출의 증거나 흔적이 없는 채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며 수사와 재판과정이 불공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버지 C씨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쌍둥이 자매는 "시험 답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다른 학부모나 학생에게 모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 측 변호인 또한 지난해 열린 공판에서 "안 한 사실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며 "답안을 사전에 인지한 적이 없고, 이를 이용해 시험 응시한 적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아버지 사건 판결은) 어디까지나 관련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1심에서 쌍둥이 자매에게 장기 3년에 단기 2년을 구형하고 "동생 A양은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고 수사과정에서 성인 이상의 지능적인 수법으로 대응했다"며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거짓말에 반드시 대가가 따르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쌍둥이 자매 측 변호인 "이들이 무죄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쌍둥이 자매 측 변호인들은 이번 '손가락욕' 사건을 '해프닝'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측 주장에)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들어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한 가족이 희생양이 돼 대중들의 분노를 소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호소했다.

쌍둥이 자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정 출석과정에서 해프닝이 있었던 모양"이라며 "변호인으로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재판이 끝날 무렵 왜 그랬는지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볼 생각"
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몇 가지 선입견, 심각한 오류와 사소한 오해가 결합하며 결국 사실과 다른 억측과 추정으로 이어졌다"며 "만약 이들이 무죄라면 오늘 일어난 사건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숙명여고 답안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 14일, 재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중 동생이 취재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연합뉴스⋅셔터스톡⋅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손가락 욕' 숙명여고 쌍둥이…무죄 주장하러 갔다가,
오히려 모욕죄 처벌 가능성 만들었다

 


항소심 1차 공판 가면서 취재진에게 손가락 욕 한 '숙명여고' 쌍둥이 동생

변호인 "흥분해서 그런 것, 해프닝으로 이해해달라"
⋯하지만, 모욕죄인데요?
'숙명여고 답안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 항소심이 시작됐다.
두 자매는 앞선 1심에서 숙명여고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 하지만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즉각 항소했고,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그런데 이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재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중 동생이 취재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것이다. 재판이 끝난 뒤 재차 손가락 욕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직접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쌍둥이 동생은 "진짜 토악질이 나온다. 진짜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난다"면서 "다들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쌍둥이 측 변호인은 "너무 흥분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숙명여고 쌍둥이 동생의 가운데 손가락 욕은 정말 단순 해프닝일 뿐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 법원은 이러한 행동은 엄연한 모욕죄라고 판시하고 있었다.
말로 하는 욕설만 모욕죄? 가운데 손가락만 들어도 모욕죄 된 판례 셋
쌍둥이 측 변호인은 15일 새벽 SNS를 통해 "취재차 질문한 기자분께 변호인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자 개인에 대한 욕은 아니었음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히며 한 번 더 해명에 나섰다.
그런데 왜 "기자 개인에 대한 욕은 아니었다"고 콕 집어 사과했을까? 일각에서는 향후 쌍둥이 동생에게 적용될 수도 있는 모욕죄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제스처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4일 재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중 동생이 취재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모습. /YTN 캡처

 

 

 

우선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①공연성과 ②특정성을 갖춰야 한다.
쌍둥이 자매의 재판 출석을 지켜보던 많은 취재진이 자리해 있었고(①), 가운데 손가락 욕을 당한 대상도 명확했다(②).
해당 기자는 취재진을 대표해 마이크를 들고 쌍둥이 자매에게 다가가 "혐의를 부인하느냐"고 질문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 개인에게 욕설한 점이 인정되면 모욕죄 성립이 한층 더 가까워진다.
남은 건 가운데 손가락만으로도 모욕적인 표현이 인정되는지인데, 이 역시 가능했다. 육성으로 욕설을 하지 않았더라도 모욕 혐의가 인정돼 형사처벌을 받은 판례들이 존재했다.
지난해 10월, 대구지법은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의 가게를 찾은 손님이 종업원에게 반말과 삿대질을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화를 낸 손님에게 화로 되받은 대가는 모욕죄 처벌이었다.
지난해 4월 대전지법은 차량 창문을 내리고 가운데 손가락 욕을 들어 보인 B씨에게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선고한 벌금액은 적었지만, 엄연한 모욕죄에 해당했다.
단순히 벌금에 그치지 않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도 있었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10월과 집유 2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C씨는 식당에서 행패를 부리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가운데 손가락 욕을 했다가 입건됐다.
당시 법원은 C씨가 내뱉은 욕설뿐 아니라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모욕한 혐의 역시 범죄사실로 명시했다.
우리 대법원은 "모욕죄는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된다"며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거나 구체적ㆍ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성립하는 범죄"라고 판시하고 있다(2016도9674).
우리 법원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쌍둥이 동생이 들어 올린 가운데 손가락이 그녀의 범죄 혐의를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숙명여고 쌍둥이 현씨 자매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
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4.14 dlsgur9757@newspim.com










연합뉴스












숙명여자고등학교 (사진=YTN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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