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故)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의사 가운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강경찰대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1.5.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은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경찰이 손씨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
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고범준 기자
프로파일러' 표창원 "손정민 사망사건, 술에 주목해야"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 손정민씨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표 소장은 지난 18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해 “제3자가 개입됐다면 한강에서 새벽까지 술 마신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라며 “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표 소장은 “술이 야기하는 효과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알코올이 어느 정도 소화 가능한 양 이상으로 섭취되면 대뇌에 올라가 가바수용체란 곳에 알코올 분자가 붙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라든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가 된다.
마치 조증처럼 다양하게 과잉행동이 나오게 되고 감정도 격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뇌가 위축돼 균형이 잘 잡히지 않고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몸에 근육에 대한 조절능력도 상실하게 되고 비틀거리거나 헛디디는 현상, 또 기억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음주가 있었고 음주 상태에서 서로 어떤 행동이 있었는지 이게 관건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2일 새벽시간대 한강공원을 드나든 차량의 출입기록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총 154대의 차량을 추적했다. 그 결과 한강에 입수한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들 7명은 낚시모임으로 한강을 찾게 됐으며 지난달 24일 밤 10시부터 25일 새벽 5시까지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머문 현장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 사건 관련해 “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표 소장은 “과학적인 증거는 CCTV 등 영상장비다. 지금 그것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인데 목격자가 나왔다”며 “유족 측에선 극구 부인한다. 물을 싫어하는 아들이 자발적으로 물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여기서 알코올의 영향이 개입돼 평소 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냐의 의문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 소장은 “그것과 상관이 없다면 아마 이 남성은 손정민씨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목격 진술이 정민씨와 맞닥뜨려질 수 있는지 추가로 확인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친구 A씨가 내놓은 입장문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표 소장은 “A씨 입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입장문일 뿐이고 이걸 하나하나 분석을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피해야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에서 손정민씨가 가장 큰 피해자고 유족 분이 가장 아프다.
의심스러운 정황과 A씨에 대해서 원망도 쏟아내고 그럴 수 있다”며 “하지만 만약 이 사건이 A씨의 의도적 행동이 전혀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면 A씨도 상당히 커다란 피해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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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경찰이 실종 대학생 A(22)씨의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9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민씨 사건 술에 주목"..친구 해명엔 프로파일러 2명 다른 해석
표창원 "의미부여 말아야", 배상훈 "본질 빠졌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며칠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을 두고 프로파일러들은 '술'에 주목했다.
정민씨가 술 영향으로 평소 하지 않을 법한 행동을 했는지, 또 사건 당일 정민씨와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실제로 '블랙아웃'을 겪었는지 여부 등의 중심에 모두 '술'이 있다는 분석이다.
표창원 "술 영향으로 평소 하지 않은 행동 했느냐" 의문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지난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이번 사건은 술에 주목해야 한다"며 "과연 어느 정도 음주가 있었고 음주상태에서 어떤 상호간 행동이 있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표 소장은 또 "술이 야기하는 효과가 여러 가지 있는데 몸 근육 조절능력을 상실해 비틀거리거나 헛디디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며 "기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서 기억나지 않는 일들이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경찰은 정민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40분쯤 한강공원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남성을 봤다'고 제보해 이들을 조사했다.
이와 관해 표 소장은 "유족 측에선 물을 싫어하는 아들이 자발적으로 물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극구 부인한다"며 "여기서 알코올의 영향이 개입돼 평소 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냐의 의문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목격된 남성이 정민씨라고 단정하진 않았다.
표 소장은 "그것과 상관이 없다면 아마 이 남성은 정민씨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목격 진술이 정민씨와 맞닥뜨려질 수 있는지 추가로 확인돼야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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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훈 "경찰, A씨 블랙아웃 가능성 조사했을 것"
경찰 출신 프로파일러 배상훈씨는 친구 A씨를 둘러싼 의혹 역시 술이 관건이라 분석했다.
특히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 이유로 "블랙아웃 돼 기억이 안 난다"는 A씨 주장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배씨는 18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경찰이 변사사건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A씨 '블랙아웃'의 실질적인 가능성에 대해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파일러가 조사대상의 평소 심리 상태를 파악했을 때 '어떤 것에 특별하게 몰입하는 스타일'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술을 마실 때도 집중적으로 많이 마시고, 블랙아웃의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블랙아웃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 입장문…"의미부여 말아야"vs"본질적인 부분 없다"
친구 A씨가 지난 17일 그동안의 의혹에 대해 발표한 입장문에 대허선 두 프로파일러가 다소 결이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우선 표 소장은 "A씨 입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입장문일 뿐이고 이걸 하나하나 분석을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피해야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 정민씨가 가장 큰 피해자고 유족 분이 가장 아프다.
의심스러운 정황에 대해서 A씨에 대해서 원망도 쏟아내고 그럴 수 있다"며 "하지만 만약 이 사건이 A씨의 의도적 행동이 전혀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면 A씨도 상당히 커다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또 "맨 처음에 예를 들어서 있는 그대로 3시38분에 정민씨가 안 보였을 때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같이 찾는다든지, 신발을 그대로 뒀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A씨 가족이 감당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법과학적으로나 또는 경찰수사적으로나 A씨 책임이 아니란 것이 확인된다면 A씨 심리적 정신적 회복을 위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했다.
배씨는 A씨 입장문에 대해 "손씨와 A씨의 친분, A씨의 늦은 조문, (세간에서 제기된 A씨) 친인척의 유력인사 여부 등 부차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해명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배씨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3시47분부터 4시20분 사이에 행동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점이다. 본질적인 부분이 해명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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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경찰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 친구의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2. dahora83@newsis.com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걸려있던 손정민씨를 찾는 현수막
/사진=뉴스1
해군 군사경찰들이 어제(19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 휴대전화를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고(故) 정민씨 실종 당일 오전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입수자의
신원은 확인하지 못했다. /사진=뉴스1
고(故) 손정민씨 아버지 "한강 입수 신원불상자 정민이 아냐"
고(故) 정민씨 아버지 "친구 A씨 입장문 거짓"
관련 문자 메시지와 휴대전화 사용내역 공개
경찰 故 정민씨 실종 당일 신원불상자
입수 제보 사실관계 확인 주력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한강에 입수했다는 신원불상자가 정민씨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故) 정민씨의 사인 등의 수사가 미진한 가운데서다.
고(故) 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고(故) 정민씨 실종 당일 새벽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의 사실관계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 20일 고(故)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의 블로그를 살펴보면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갑자기 나타난 목격자의 존재도 황당하지만 새벽에 옷 입고 수영이라니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故) 정민씨 아버지는 "안 믿고 싶지만 벌어지는 정황들이 또 저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구 A씨 측이 17일 밝힌 입장문이 거짓이라며 관련 문자메시지와 휴대전화 사용 내역도 공개했다.
손씨는 실종 당일 고(故) 정민씨의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 내역도 공개했다.
이 내역에는 당일 오전 1시22분부터 오전 11시5분까지 인터넷 접속과 채팅 등 27건이 기록돼있다.
손씨는 "오전 5시35분까지도 인터넷 접속과 채팅이라고 나온다"며 "이런 내용들이 우리가 모르는 (휴대전화) 백그라운드에서 움직이는 그런 것들인지, 아니면 누가 만져야 가능한 건지 몰라서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고(故) 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실종 당일 새벽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의 사실관계 확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오전 4시40분쯤 반포한강공원에서 물에 들어가 서있는 사람을 보았다는 일행 7명을 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불러 조사했다.
이들 일행은 4월 24일 오후 10시부터 25일 오전 5시까지 한강에서 낚시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낚시를 한 곳은 신원미상의 남성이 입수한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약 80m 떨어진 강변이다.
당시 입수자를 본 목격자는 5명이다. 또 직접 보지 못한 2명은 물 소리와 "아, 어" 등의 소리를 들었다. 이들 일행 중 한 명은 "머리 스타일이나 체격을 봐서 남성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故) 정민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실종 당일 오전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 파이낸셜뉴스,
고 손정민씨와 그의 친구 A씨. JTBC 방송 화면 캡처, 연합뉴스TV
'한강 사망 대학생' 신속한 수사 촉구하는 시민들 /사진=
한강 의대생 모친 "A 어머니, 새벽 전화 백번하고 남을 사이"
연합뉴스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모(22)씨의 부모가 친구 A 씨 측 공식 입장과 관련해 의문을 드러냈다.
18일 월간조선에 따르면 손 씨 부모는 "그때 우리한테 전화만 했어도 정민이는 살 수 있었다"며 속앓이를 했다.
전날 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 씨 측은 "A 씨의 아버지와 고인의 부모는 서로 친분이 없고 어머니끼리 친분이 있기는 하나 다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사이라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 어려운 사이"였다며 한강 공원으로 가면서도 손 씨 부모에게 전화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손 씨 모친은 "아들의 의대 동기 일곱명이 친했고 그 어머니들 중 세 명이 자주 교류했다.
A 씨 어머니가 셋 중의 한명이다. 사건 전 주에도 만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가장 놀라고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그것"이라며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늦은 밤이라고 전화 못 할 사이가 아니다.
실종 후 그 부부가 우리와 만났을 때 (새벽) 3시 30분에 A에게 전화가 왔다는 이야기를 숨겼다.
그때 연락만 했어도 정민이가 살 수 있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손 씨 모친은 A 씨 어머니에 대해 "새벽에도 전화를 백 번은 하고도 남을 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시 반에 A가 집에 왔을 때 자기들이 뛰어갈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면 제게 전화를 하면서 나오는게 정상일 것"이라며 "20~30분 동안 자기들끼리 와서 뭘 했을까.
그 후에 우리에게 전화를 했다는 건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손 씨 부모는 아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만을 알고 싶다고 했다.
A 씨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손 씨 부모는 "(A가)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도 실수를 했다고 이야기하면 끝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손 씨 친구 가족들이 한강 공원에 모여있는 모습. /사진='실화탐사대'
서울 한 사립대학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중이었던 손 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장소인 반포한강공원에서 민간구조사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손 씨의 부친은 A 씨와 관련해 의문을 드러냈고 서울중앙지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친구 A 씨 측은 지난 17일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침묵을 깼다. A 씨와 관련된 수많은 루머 및 의문점에 대한 해명을 위해서였다.
A 씨 변호인은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없으며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이었다고 밝혔다.
흙 묻은 신발을 버린 점과 관련해 "신발은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 씨 어머니가 실종 다음 날 지난달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뒀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고 했다.
당시 A 씨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변호인은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집에 돌아간 것에 대해 "왜 고인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이를 사용한 기억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MBC '실화탐사대'
故손정민 父 "친구 A씨 의심하는 것 아니다"
故손정민 부친, 친구 A씨 측 입장문 언급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손정민씨와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부친 손현씨가 "친구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8일 손현씨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친구 A씨 측이 낸 입장문을 놓고 "큰 의미를 두지않는다"면서 "(입장문을 낸 이유가) 의혹을 더 제기하지 말아달라고 내놓은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발견된 장소는) 일반 사람도 들어가기 힘들고, 얕아서 누워있어도 물에 떠내려가지는 않는다"며 "친구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니까 어떻게 (아들이) 들어갔는지 알려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MBC '실화탐사대'
앞서 전날 故손정민씨의 모친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씨의 모친은 17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아들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와 A씨 가족의 친분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모친은 "(손정민씨가) A씨와 2019년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친하게 지냈다"면서 "A씨의 어머니외 사건 전 주에도 만났다"며 자주 교류했던 사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A씨의 어머니가 손정민씨를 찾기 위해 한강까지 가면서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모친은 "가장 놀라고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그거다"라며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늦은 밤이라고 전화 못 할 사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3시 반에 아이 전화를 받았으면 저에게 전화를 백 번은 하고도 남을 사이다"라면서 "너무 이상하다. 그것도 실종 후 그 부부가 우리와 만났을 때는 (새벽)3시37분에 A씨가 전화했단 얘기를 숨겼어요. 그때 연락만 해줬어도 정민이가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친은 "A씨가 진심으로 사죄하면 용서하겠느냐"는 질문에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부검까지 해야 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곁에 있던 부친 손현씨도 "아들이 쓰러져 있는 그 사진을 보고 용서할 수 있는 부모가 있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오후 고(故)손정민씨 실종 사건 당일 한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제보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MBC '실화탐사대'
©(주) 데일리안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파일러, 고 손정민 친구 입장문 "핵심적인 부분 기억 안 난다…아쉬워
[아이뉴스24 조경이 기자] 배상훈 프로파일러가 고 손정민씨의 친구 A씨 측 입장문에 대해 아쉬운 부분을 언급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17일 방송된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A씨의 입장문과 관련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3시 47분, 48분부터 4시 20분 사이에 그것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것”이라며 “그러니까 핵심적인 부분은 기억이 안 난다,
그러고 나머지 부차적인 부분은 다 어느 정도 해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가지 억측들, 낭설들,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을 주안점에 뒀고, 그런데 정작 본질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사실 저는 그 부분이 아쉽긴 하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또한 “제 경험상 이미 결론은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왜냐하면 수사라는 것이 완전히 백지에다가 쓰는 것이 아니라 수사선에 A,B,C,D를 놓고 거기에 따라서 다가간다”며 “결론은 나왔지만 발표의 방식이라든가, 또는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A씨는 사건 발생 3주 만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관련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다.
법률대리인 정병원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건 경위에 대해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A군 및 A군의 가족은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A군이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A군 및 A군의 가족, 담당 변호사들도 목격자와 CCTV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최대한 확보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A씨가 손씨가 실종된 당시 신었던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해선 "신발은 낡았고 신발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군의 어머니가 실종 다음날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두었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됐다"면서 "당시 A군의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하였기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었다"고 해명했다.
손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A군은 고인의 휴대폰을 왜 소지하고 있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더불어 고인의 휴대폰을 사용한 기억도 없다"며 "이에 대하여는 고인의 휴대폰 포렌식 등 사용내역을 확인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이 기자(rookeroo@inews24.com)
경찰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 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故손정민 사건, 후폭풍 만만치 않을 것...휘말리면 안돼"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강 실종 대학생 사망 사건’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자신과 김윤희 전 프로파일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커뮤니티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사건 관련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18년 8월 시작해 구독자 36.8만 명을 ‘사건의뢰’는 김 위원과 김 전 프로파일러가 과거나 현재 화제가 된 강력사건 또는 미제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상이 주된 콘텐츠다.
그는 “아시다시피 진상 파악을 위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성 허위사실이 난무하고 있다”며 “그 내용의 실체를 따라가 보면 애초부터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쓴 소설이고 미확인 사실을 추정으로 판단한 것들”이라며 “거기에 경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데 전직 경찰로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그 문제는 결국 경찰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고 언젠가는 그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에 불과한 것”이라며 “의혹에 뒷받침되는 근거가 나와야 비로소 팩트가 되고 사건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손 군의 가족 입장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은 당연한 것”이라며 “들어보면 일반인의 상식적인 판단을 넘어선 일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그는 “제기하는 의혹 외에 확인도 안 된 말을 섞어서 유포하는 제 3자의 행위는 잘못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제가 우려하는 점은 바로 이 지점”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현혹되어 기정사실인 양 누군가를 비난하고 욕하는 것은 진짜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늘 말씀드렸지만 명백히 살인사건임에도 증거가 부족해 무죄가 선고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아무리 의심이 가도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으면 무죄가 되는 경우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손 군의 부검에서 사인이 익사가 아니면 볼 것도 없이 타살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았다. 부검에서 제가 기대한 것은 혹시 다툼의 흔적이 있지 않을까? 등 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물론 경찰에서도 당연히 했겠지만) 친구의 몸에 다툰 흔적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다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안타깝게도 그런 발표가 없는 걸로 보아서 손 군과 손 군의 친구 몸에서는 사안을 판단할만한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어 “물론 갑자기 물로 밀치는 경우가 있었다면 다를 것”이라며 “그러나 늘 말씀드렸듯이 살해라면 그 동기가 존재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경찰에서는 만에 하나 타살로 판단된다면 그 동기가 되는 것들을 이미 수집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기소가 가능하니까”라며 “수사에 게으름을 피운다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 구독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 경지에 있으셔서 아시겠지만 (블랙박스를 확인해야 할) 154대의 차량이 전부 CCTV로 번호판 해독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점의 형태로 보여서 이 경우, 일단 차종을 파악하고 그 차의 동선을 확대하며 동일한 차종을 찾아 번호판을 도출하고 차적조회를 해서 소유자를 특정, 일일이 연락해서 그 시간대 그곳을 지난 이유를 묻고 협조를 받아서 조사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점 형태의 차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사진=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커뮤니티)
특히 김 연구위원은 외압 의혹과 관련해 “서초 경찰이 외압을 받고 (그런 배경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면 저부터 그냥 있지 않겠다”며 “이건 경찰 조직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안을 조작하려고 한다면 경찰 전체를 전부 매수해야 하는데 경찰 조직원 전체가 썩어 문드러져 있겠는가?”라며 “결국은 해결은 일부 유튜버들이 하는 게 아니고 경찰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버닝썬 관련 경찰들이 하고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2년 전 ‘버닝썬 사태’ 당시 지휘 책임을 지고 대기발령 조치 됐던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이 손 씨 실종 당시 함께 있던 친구 A씨의 아버지라는 루머를 꼬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도 당사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연구위원은 “법적인 처벌과 도덕적 책임도 구분해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비난 가능성과 범인인 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사안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어떤 형태로건 결론은 날 것이고 그래도 납득이 안된다면 제3의 기관을 통해서 재검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거가 사라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어떤 증거를 말씀하시는지 궁금하다. 저는 그것은 기우라고 본다. 일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에 빠진 유튜버들이 근거도 없이 비난을 위해서 생산한 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 사건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 폭풍에 휘말리면 안 된다”며 “제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사실을 왜곡하겠는가? 그래서 지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의혹 제기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미워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그분들이 잘못된 게 아닐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손 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근거 없는 의혹들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유튜버와 누리꾼은 손 씨 실종 당시 함께 있던 친구와 그 가족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진상규명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김 연구위원과 같은 전문가들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경고했다.
박짛ㅔ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해군 군사경찰들이 고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
전화를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수색하고 있다.(사진=뉴스1)
손정민 사건 '방구석 코난' 논란 배경은
유족에 대한 공감이 '음모론'과 '신상털기'로 변질
경찰 보다 '의혹' 믿는 여론…신뢰도 하락과 확증편향
'손정민 영혼 나왔다' 무책임한 주장 부채질 하는 유튜버들
음모론과 싸우는 경찰 "수사 제발 믿어달라"
한강 대학생 실종 사망사건을 두고 각종 음모론과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화 속 탐정 캐릭터에 빗댄 '방구석 코난'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유족에 대한 공감대와 지지, 명백한 수사는 필요하지만 이를 넘어 난무하는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사건의 본질과 진실 규명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유튜버들은 명확한 근거 없이 이번 사안을 '돈벌이'에 악용하고 있기도 하다.
◇유족에 대한 응원과 공감…음모론과 신상털기로 변질
"희망에 찬 22살의 아들이 꼭 이렇게 되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지난달 28일, 한강에서 실종된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절절한 블로그 글은 많은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경찰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런 세상을 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손정민 씨 아버지가 지난달 29일 김승모 기자에게 실종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이틀 뒤인 30일 오후 정민씨는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손현씨는 장례식장에서 '아들이 숨진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의심스런 정황들을 밝혔다.
△친구 A씨가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렸다는 점 △A씨가 경찰 최면수사에 변호사를 대동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머무는 한강에서 벌어진 실종 사망 사건,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겹치며 국민적 관심이 폭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CCTV 영상을 검토하거나 사건을 자체적으로 분석한 뒤 각종 조언과 제보 등을 내놨다. 사인을 정확히 밝혀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유족에 대한 응원과 공감, 사건에 대한 관심이 각종 음모론과 신상털기로 점차 변질되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타살', '살인' 등을 기정사실화 하는 한편, CCTV의 흐릿한 영상을 자체 분석해 '손정민이 뒤에서 주사기에 찔렸다', '남성들이 손씨를 들어 물에 빠트렸다' 등의 주장을 폈다.
'단순 실족사로 발표하면 국민봉기가 일어날 줄 알아라', '이쯤되면 친구가 자수해라'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친구 A씨의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 혹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라거나, 외삼촌이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라는 루머도 확산했다.
A씨의 어머니가 대형 로펌의 변호사라는 설도 돌았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살인범'으로, A씨의 가족은 '살인마의 가족'으로 불렸다.
A씨 아버지가 근무하는 병원 홈페이지는 별점 테러와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 문을 닫았다.
A씨 사진과 이름은 무분별하게 인터넷에 노출됐다.
무분별한 음모론과 의혹 제기 속에 '방구석 코난(방구석과 명탐정 코난의 합성어), '명탐정 빙의' 등의 용어도 빈번히 오르내렸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故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경찰 수사 못 믿어'…왜?
이러한 음모론과 의혹 제기 배경으로 '경찰의 수사가 미흡하고, 믿을 수 없다'는 이유 등이 뒤따랐다. 경찰이 역할을 못하니 시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실종부터 현재까지 경찰 수사는 끊임 없이 진행됐다.
오히려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력을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토로도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달 28일 손씨 실종 당시 경찰은 인근 CCTV 분석과 헬기·드론 등을 통한 수상 수색을 벌였다. 사망 이후에는 강력팀 7개, 기동대, 한강순찰대 등을 동원해 목격자 16명과 당시 한강을 출입한 차량 154대, CCTV 조사, 휴대폰 수색 등을 병행했다.
참고인 신분인 A씨는 2회 최면수사와 프로파일러 면담 조사 등 6차례나 경찰 조사에 협조했다. A씨의 부모도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임의 제출해 포렌식을 거쳤다.
경찰이 이렇게 수사를 하는데도 음모론이 횡행하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성 부족, 수사 상황 공표 변화, 가십에 기반한 확증 편향 등을 들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가 많이 하락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히 진실을 얘기해주겠지'라는 인식도 낮아진 것"이라며 "경찰의 경우 이용구 사건, 정인이 사건 등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학습을 한 것이 반영된듯 하다"고 밝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예전에 수사를 할 때는 국민들이 관심이 많은 것에 대해선 발표를 자주 했는데, 이제는 피의사실 공표 등으로 거의 하지 않는 추세"라며 "손씨 발견도 민간 자원봉사자가 찾는 등, 경찰이 대체 뭐하고 있는 것이냐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설 교수는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관심이 잘못 적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수사 발표는 잘 이뤄지지 않아도 범인에 대해서는 정말로 수사 결과를 놓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를 범인으로 몰고 가거나, 확증편향 등 오류에 빠질 수 있는데 권위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18일 '손정민 영혼? 스타벅스 가방? 논란'이란 제목으로 업로드된 영상. 신튜브 신혜식
유튜브 영상 캡처
◇'손정민 영혼이 나왔다' 음모론 부채질하는 유튜버들
건강한 여론의 장이 무너지면 음모론은 더욱 창궐하기 마련하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일부 유튜버들의 근거 없는 과도한 주장이 여과 없이 퍼지기도 했다.
'신튜브 신혜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신혜식씨는 지난 18일 '손정민 영혼? 스타벅스 가방?
논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손정민군의 영혼이 한 방송사 뉴스 영상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가 봐도 사람의 모습이다"며 "얼마나 억울했으면 저렇게 나타났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6만회를 돌파했으며, '원한에 사무친 얼굴이다', '살인자 OO는 절대로 온전한 정신으로 살지 못할 것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웅기자LIVE' 채널을 운영하는 김웅씨는 한 영상에서 "골든건은 리그오브레전드라는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용어였다"며 "동석자 A와 중고생 3명이 손정민씨 한명에게 린치를 가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49만을 돌파했다.
이밖에 '손정민 피살', '손정민군 한강으로 옮기는 추정 영상 발견', 손정민군이 제 꿈에 나타났습니다' 등의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손씨와 친구의 '골든건' 음성에서 '아저씨'라는 음성이 나왔다며 제3의 인물에 대한 추측도 나왔다.
아버지 손현씨조차 아저씨 음성이나 제3의 인물 등장에 대해 "당연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튜브 영상에는 대부분 '후원 계좌'가 찍혀 있었다.
설동훈 교수는 "유튜브가 일종의 유사 언론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는데 케이스를 따져봐야겠지만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서, 돈벌이를 하기 위해서 그랬다면 심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튜브가 방송의 형태로 나오면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이 사실로 인식될 수 있는 위험성이 충분히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문제다. 언론사 역시 자극적인 클릭 수 유도로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도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속한 수사 촉구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음모론과 싸우는 경찰 "수사 제발 믿어달라"
경찰은 사건 수사와 동시에 각종 음모론 해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갖가지 설이 난무했던 '골든건'은 힙합 가수 이름이며, 사건 당일 CCTV에 포착된 다른 남성 3명은 실종 사건과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윤곽을 밝히는 데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경찰은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4시 40분쯤,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입수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불상의 남성이 누구인지 수사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아울러 친구 A씨 역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참고인 신분일 뿐이다. A씨 측은 최근 세간에 퍼진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를 믿고 지켜봐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어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며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kul@cbs.co.kr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9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공간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1.5.19/뉴스1
손정민 친구 수상해" 방구석 탐정들…이런 경우엔 처벌될 수도[팩트체크]
신상털기에 허위루머…변호사들 "국민 관심 큰 사건들
일단락 된 후 대량 고소 많아"
한강 대학생 실종 사망사건을 두고 친구 A씨와 A씨 부모를 비난하는 온라인 게시물과 포털뉴스 댓글이 멈추지 않고 있다. A씨를 '살인범'으로 단정하면서 손정민씨 죽음에 책임을 묻는 이들도 있다.
이중 일부는 A씨의 사진과 실명을 그대로 온라인에 노출하고 있다.
한강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실종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관련 제보를 활발하게 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음모론에서 비롯된 부적절한 신상털기와 친구 A씨 가족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이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일부 네티즌들은 A씨에 의한 타살을 기정사실화 하기까지 한다. 친구 A씨의 아버지나 외삼촌이 대형로펌 변호사라거나 경찰 고위 간부라는 등의 그럴듯한 루머도 사건 초기에 온라인에 떠돌았으나 모두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
세월호 등 '국민적 이슈' 사건, 마무리된 뒤에 대량 명예훼손 고소전으로 번지는 경우 많아
과거 전국적 이슈로 논란이 된 사건이 일단락 되고 시간이 흐른 뒤엔, 대량의 명예훼손·모욕죄 고소사건으로 비화한 사례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사건과 종교단체 관련 보도 및 악플 등이다.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크던 때, 여론과 분위기에 휩쓸려 악플을 쓰거나 별생각없이 올린 블로그 글에 대해 나중에 형사고소가 제기된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엔 친구 A씨와 부모의 신상이 이미 온라인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사건이 일단락된 뒤 A씨 측에선 신상이 온라인에 노출된 부분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실명과 관련 정보를 포털사 등에 삭제 요청을 해야할 필요가 있고 그 과정에서 형사적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을 한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에 처해진다.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일부 경우엔 최근에 명예훼손죄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현재 손정민 군의 친구인 A씨에 대한 비난 댓글은 모욕죄 내지 명예훼손으로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혹여 A씨가 손군의 사망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나중에 수사·재판으로 확정되더라도 그 책임이 '살인죄'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 네티즌들이 A씨를 '살인자'라고 비난한 댓글들은 허위사실로 처벌대상이 될 수 있고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친구 A씨의 실명을 직접 거론한 경우는 물론이고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어도 그 표현상 친구 A씨를 특정해 지목하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2007헌마461, 2004다35199)
다시말해 손정민씨 사건에선 친구 A씨 실명을 쓰지 않더라도 A씨를 익명으로라도 지목해 살인범으로 몰거나 허위사실로 비난하는 경우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근거없는 '허위'라면 더 센 처벌, '사실'이라도 명예훼손성 악플이면 처벌대상김 변호사에 따르면 실제 '살인범'으로 복역 중인 사형수에 대해 "성폭행도 했다"는 입증이 되지 않는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가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3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해야했던 사례도 있다.
경기지역에서 초등학생을 납치살해했던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던 B씨에 대해 지역 언론사가 "전화방 도우미를 살해해 암매장했고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형수 B씨는 '성폭행했다'는 부분을 문제삼아 "허위사실을 보도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교도소에서 직접 제기했다.
법원은 B씨의 성폭행 범죄는 수사과정에서 입증된 부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언론사의 보도가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을 일부 인정했다.
나중에 A씨에 대해 혐의를 단정한 악플이나 게시물 내용이 '일부'는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처벌도 가능하다.
이 경우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임을 주장해 볼 순 있지만, 대부분의 악플과 게시물이 공익적 목적이 인정받긴 어렵단 점에서 처벌대상을 면하긴 쉽지 않다.
온라인 명예훼손죄, 피해 큰 만큼 형량 무거워
악플이나 블로그 악성 게시물로 이뤄지는 온라인에서의 명예훼손 범죄는 형량이 무겁다.
일반 명예훼손죄는 진실한 사실로 명예를 훼손할 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거짓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할 경우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반면 온라인에서 게시글이나 포털 뉴스 댓글로 명예훼손을 할 경우엔 사실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 사실을 적는 경우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엄하게 처벌한다.
온라인에서의 명예훼손을 일반 명예훼손보다 강하게 처벌하는 것은 인터넷의 특성인 시공간 무제한성과 신속한 전파성으로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단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악플로 욕설 쓸 경우 '모욕죄'도 해당…손해배상 청구 당할 수도
명예훼손죄는 피해자 자신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검사가 기소를 할 수는 있다.
따라서 언론 보도 등으로 논란이 된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신상정보를 무심코 유포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처벌될 수 있다. 최초 유포자 뿐 아니라 2차 유포자에 해당되더라도 처벌 대상이다.
친구 A씨의 실명 등을 거론하며 욕설을 쓴 경우엔 모욕죄도 문제될 수 있다.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되려면 '공연성, 특정성, 모욕적 표현' 3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바꿔 말하면 온라인 댓글 등으로 A씨 실명을 거론하며 욕설을 쓴 경우는 요건이 모두 충족돼 모욕죄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A씨가 명예훼손과 모욕행위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8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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