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정보업체 컴파운드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찍은 뒤 80% 넘게 추락한 적은 이제까지 4차례 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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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비트코인, 바닥은 언제? 역대 4차례 '폭락' 돌아보니
[암호화폐 광풍]비트코인 80% 넘는 급락 역대 '4차례'
"탐욕과 공포가 교차하는 인간 본성의 결과물"
비트코인의 12년 역사는 비상과 추락으로 아로새겨졌다. 탐욕과 공포라는 인간 본성의 피할 수 없는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의 시세를 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6만4802달러로 최고가를 찍어 2018년 12월 저점(3122달러) 대비 1976% 상승했다. 하지만 불과 35일만인 이달 19일 3만202달러로 밀려나 53% 폭락했다.
투자정보업체 컴파운드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한 뒤 80% 넘게 폭락한 적은 이제까지 4차례 있었다. 가깝게는 2018년 12월에 1년 전 고점과 비교해 84%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2017년 후반 암호화폐 열풍 속에 2만달러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바 있다.
2015년 1월에는 이전 고점 대비 85% 폭락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비트코인이 ‘폰지사기’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3년 11월 비트코인이 7개월만에 338% 급등하자 언론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엔비시>(CNBC)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과 비교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90% 이상 폭락한 기록도 있다. 2011년 11월에는 다섯달만에 94% 폭락했다.
그해 6월 비트코인이 2800% 상승하자 영국의 <옵서버>는 ‘버블 뒤에 누가 있나’라는 분석기사를 썼다. 비트코인 시세가 1달러에 못미쳐 지금의 도지코인 수준이던 2010년에는 24일만에 94% 급락한 적이 있다.
주식 등 다른 자산들도 거품 붕괴는 피할 수 없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자산가격은 평균 10년에 걸쳐 700% 이상 상승한 이후 무너졌다.
1989년 12월 일본의 닛케이 지수가 고점 대비 63.2% 떨어졌고 1990년 2월 대만 증시는 74.8% 급락했다.
2000년 3월에는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77.9%, 한국의 코스닥지수가 88.6% 폭락했다.
금도 1970년대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진행된 이후 70% 넘게 떨어졌다.
얼마나 떨어지고 언제까지 지속돼야 거품이었는지 알 수 있는 공식은 없다.
다만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과 다른 점은 급락 이후 대부분 3년 안에 이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는데 있다. 고점 회복에 가장 오래 걸린 기간은 3년 3개월(2013년 11월~2017년 2월)이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의 최고점(5048.6)을 회복하기까지 5년이 넘게 걸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듭된 추락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빠르게 복원된다면 거품이라고만 보기 힘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과 의사에서 투자의 대가로 변신한 윌리엄 번스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버블들은 인간 본성의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웃보다 더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사실보다 서사를 더 믿어 주변 사람들의 투자를 흉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자 블로그 ‘웰스오브코먼센스’도 비트코인을 “비이성적 과열과 같은 인간의 본성에 베팅하는 콜옵션(살 권리)”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암호화폐 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돈을 모두 잃을 각오를 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하겠다면 전체 자산의 1~2%로 제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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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 면하려다 1년치 연봉 다 날렸다..2030 '패닉'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내집 마련에 나서고, 빚을 내서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빚투)에 뛰어든 2030들이 위험에 빠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로 금리는 치솟는데 암호화폐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기성세대와의 격차를 한번에 메우려는 조급증이 2030세대 스스로를 부채 증가와 투자 실패의 악순환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30세대의 부채(금융권 대출 등) 잔액은 440조원으로 2019년 말보다 65조2000억원(1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에 증가폭도 역대 최대다. 청년층 부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세대의 부채 증가율(7.9%)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청년층이 지난해 다른 세대에 비해 빚을 더 늘린 것은 다른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262.2%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치솟았다. 20대의 LTI는 147.8%로 23.8%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연령층의 LTI 증가폭(11.6%포인트)을 크게 웃돈다.
빚을 낸 대가는 커져만 가고 있다. 국내 금리의 기준격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8월 연 0.8%를 밑돌다가 최근엔 연 1.1%대로 상승했다.
암호화폐 투자로 손실에 빠진 청년층은 최근 대거 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14일 개당 8148만원까지 올랐다가 21일 4900만원 수준으로 40%가량 추락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은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많은 청년이 빚을 내 투자해 신용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뛰고, '빚투' 코인은 급등락
'빚폭탄' 안고 잠 못드는 2030
“‘돈 복사기’에서 ‘돈 삭제기’가 됐어요.”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인 ‘블라인드’와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비트코인 값이 급락한 이달 19일부터 손실 인증글이 쏟아졌다.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수천만원의 신용대출을 내서 암호화폐를 사들인 젊은 층이 고통을 쏟아내고 있다. ‘
암호화폐 대장’인 비트코인 값이 폭락하자 1년 연봉을 은행에 갖다 바치게 됐다는 하소연도 올라왔다.
수억원대 손실을 봤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으며 한 유명 암호화폐 투자자는 30억~40억원대 손실을 봤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440조원 빚더미를 바탕으로 암호화폐 등을 사들인 2030세대의 신용 위험도 그만큼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만큼 청년층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시장, 돈 복사기에서 돈 세단기로”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1일 오후 3시 현재 개당 4848만4000원으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5.97%(307만6000원) 하락했다.
하지만 올 4월 14일 기록한 빗썸 역대 최고가(8148만7000원)에 비하면 6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출렁거림의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4200만원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면서 이 시장의 ‘큰손’인 2030세대가 휘청거리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암호화폐 앱 이용자(MAU)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59%에 달했다.
2030세대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암호화폐 거래금액도 천문학적으로 불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으로 암호화폐 거래액은 31조원, 주간 거래소 방문자는 580만 명에 이른다. 국내 투자자의 국내외 주식 거래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씨(36)는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등 박탈감이 커지면서 암호화폐에 발을 디디는 또래가 많아졌다”며 “하지만 올 3월 이후 시장에 뛰어든 친구들은 대부분 큰 폭의 마이너스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체 직원 김모씨(38)는 “암호화폐 시장은 밤낮없이 돌아가고 변동 폭도 커서 카지노 같다”며 “주식투자와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재미있어 직장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2030세대 차입금 부실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 변동성 확대로 빚어진 청년층의 금융사고가 금융회사 부실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자 오르는데…2030에 대출 권하는 정부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타는 것도 2030세대의 신용위험을 키우는 배경이 됐다.
2030세대 등이 조달한 대출상품 상당수가 변동금리를 적용받고 있어 앞으로 시장금리 오름세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주요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 기준)는 연 2.57~3.62%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말(연 1.99~3.51%)보다 0.11~0.58%포인트 뛰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코픽스 연동, 신규 기준)도 연 2.55~3.90%로 지난해 7월 말(연 2.25~3.96%)보다 최저금리가 0.3%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의 선행 지표로 통하는 국고채 금리도 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103%로 올해 1월 4일(연 0.954%)과 비교하면 0.149%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뛰는 만큼 대출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청년층 대출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 청년층에 적용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암호화폐는 내재가치보다 가격 상승 기대에 의존해 가격이 뛰었다”며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가격 상승 기대가 꺾이면 2017~2018년처럼 암호화폐 가치가 급락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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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억이 하루 사이 4억 됐다"..코인 폭락장 '디파이의 배신
"시드머니 3억원을 39억원으로 불렸다가 다시 4억원이 됐다."
A씨가 20일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사연이다. 암
호화폐 투자자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날은 암호화폐 시장의 '검은 수요일'인 지난 19일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소유한 코인을 담보로 코인 가치의 85%에 해당하는 대출을 일으켜 재투자를 했다. 담보로 맡긴 코인의 가격이 오르면 담보 비율이 낮아지면서 돈을 더 빌릴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가격이 폭락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청산을 막기 위해 담보 코인을 추가로 불입하려 했지만 접속 장애로 이조차 여의치 않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담보로 맡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가격이 떨어지며 담보 가치가 하락(담보비율이 높아지자)하자 강제매매를 당한 것이다. 코인 담보 대출은 담보 대비 일정 비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코인(담보)값이 떨어지면 맡겨 둔 코인을 모두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담보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강제 매매를 당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신용 거래와 비슷하다.
뉴스1
레버리지 투자를 뒷받침한 건 '디파이(Defi)'다. '디파이'는 '탈중앙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암호화폐를 이용한 예금·대출·송금·투자 등 모든 금융 활동을 의미한다.
디파이를 통하면 암호화폐를 사고팔며 시세차익을 얻는 수준에서 나아가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거나 예금으로 맡기고 이자를 받는 등 기존 금융기관에서 했던 대부분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다만 담보로 암호화폐를 맡기고 이자와 대출금도 암호화폐로 받는다.
디파이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자금도 몰려든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부터 최근까지 디파이 시장의 규모는 150억 달러(약 16조9000억원)에서 650억 달러(약 73조3000억원)로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19일 기준 전 세계 디파이 시장에 예치된 자산은 총 731억3000만 달러(약 82조5000억원)로 1년 전(9억5200만 달러)보다 76배가 늘었다.
10~20%에 이르는 높은 수익률도 디파이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지만 디파이 시장의 주류는 대출 관련 사업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A씨처럼 디파이 대출을 통해 재투자에 나선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19일 88조원이었던 디파이예치금은 조정을 거치며 다음날 66조원으로 내려앉았다.
[디파이펄스캡처]
실제로 '검은 수요일'이던 지난 19일 코인 값이 폭락하자 암호화폐 담보 대출에서 거액의 반대매매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대출 발생에 대비해 거래 시스템이 차주의 암호화폐를 강제로 청산한 영향이다.
디파이 정보 사이트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19일 780억 달러(88조원)였던 디파이 예치금(TVL)은 '검은 수요일'로 불리는 조정을 거치며 지난 20일 590억 달러(66조원)로 내려앉았다.
하룻밤 사이 코스피 18위인 KB금융지주 시가총액(약 23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날 중국 당국은 암호화폐의 결제와 거래·투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암호화폐를 신규로 발행하거나 파생상품 거래를 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여파로 19일 오전 4만3000달러(4846만원) 선에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같은 날 오후 10시 3만1000달러(3493만원)로 약 30% 폭락했다.
폭락 장에서 더 큰 손실을 입은 건 레버리지(빚) 투자자다.
자기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일반 투자자라면 값이 내려가도 버틸 수 있지만, 빚을 일으켜 투자한 경우 담보 가치 하락으로 강제매매(청산)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대출업체 ‘넥소’의 안토니트렌체프 대표이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검은 수요일에) 조정폭이 컸던 이유는 빚을 내 암호화폐에 투자한 레버리지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코인 대출을 일으켜 투자하기 시작하면 단순히 원화로 암호화폐를 사서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차익을 얻는 일반적 투자와는 차원이 다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는 강제 청산을 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폭락 장에 자주 발생하는 접속 장애로 담보 코인을 추가 불입하지 못하는 등 투자자 의지와 무관한 기술적 문제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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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코로나 유동성' 끝났나?…암호화폐·증시 패닉 '요동'
암호화폐, 중국발 리스크 등에 3개월 전 가격으로
美 연준, 유동성 축소 시사…'혼돈의 시장' 전망
국제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 모두 '유동성 축소'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20일 오전 기준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한 때 3만1000달러까지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버티겠다는 트윗을 올리자 오후 들어 4만 달러 선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암호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이라 이마저도 선방하고 있을 뿐 다른 암호화폐는 폭락장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물론이고 리플과 에이다, 도지코인 등은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는 모습이다.
암호화폐의 약세는 코로나19 이후 이례적으로 시장에 풀려있는 자금이 서서히 제거될 것이라는 공포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언급을 인용, "시장에 암호화폐의 기반인 엄청난 유동성이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지배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2017년 비트코인 랠리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으로 끝났듯 이번 비트코인 랠리도 미국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울러 이 같은 공포심에 기름을 부은 것은 중국의 암호화폐 단속 선언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암호화폐는 물론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도 불법이라며 적발될 경우,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국은 이미 큰 손이다. 투자 규모만 수십억 위안에 달하는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만 수십 개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규제할 시 투자 금액은 물론이고, 자국 내 채굴 시장까지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는 것이다.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는 암호화폐 시장만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국제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침 이날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축소(테이퍼링)를 향후 논의하자는 의견이 지난달 있었다는 의사록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연준이 공개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최근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그 속도가 빨라지면 적정한 시점에 자산매입을 축소할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겼다. FOMC 의사록에서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에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164.62포인트(0.48%) 내렸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도 12.15포인트(0.29%) 하락했다. 우리 증시 역시 20일 기준으로 코스피가 10.77포인트 빠졌다.
다우 증시는 이달 첫 주 고점을 찍은 뒤 등락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 코스피도 이달 초 역대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한 뒤 계속된 하락장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유동성 축소가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
CNBC는 이번 암호화폐 폭락장이 '절호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본 유입과 장기적으로 다시 상승할 것을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기 회복이 차츰 가속도를 붙고 있는 만큼 각 정부가 당장 유동성을 축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2%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 10년 내 소비자물가지수가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는 만큼 유동성 축소 및 금리 인상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sanghwi@news1.kr
암호화폐, `차이나 쇼크`에 패닉셀...5000억달러 증발
아슬아슬 줄타기를 이어가던 암호화폐가 대폭락장을 맞이했다. 지난 5월 19일 대장주 비트코인이 전날 대비 25% 급락하는 등 대부분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약 565조원) 가까이 증발하는 ‘검은 수요일’이 연출됐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3만1600달러까지 폭락했다. 전날인 5월 18일 종가가 4만3500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7% 넘게 떨어진 셈이다.
지난 4월 기록한 전고점(약 6만4000달러)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비트코인뿐 아니다. 시총 2위 이더리움 하락세는 더 가팔랐다. 전날 35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추락하며 한때 -57.1%라는 기록적인 감소율을 보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지하는 암호화폐로 유명한 도지코인 역시 같은 기간 0.51달러에서 0.24달러까지 떨어졌다.
‘검은 수요일’이 연출된 배경에는 중국 금융당국의 암호화폐 단속 움직임이 자리한다. 중국인터넷금융협회와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지급결제협회는 지난 5월 18일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는 통화당국이 발행하지 않는 가상상품이다. 시중에 유통되거나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선포했다.
은행이나 온라인결제업체 등이 고객에게 직간접적으로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중국이 암호화폐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이미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신규 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했고 2019년 중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코인 웹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사이트를 차단한 바 있다.
유독 이번 성명에 시장이 요동친 이유는 ‘고강도 규제가 다른 국가로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닐 윌슨 마켓닷컴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선례를 따를 수 있다. 서양 규제당국은 그동안 비트코인에 상당히 관대했지만 이런 태도가 곧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여러 악재가 겹쳤다. 미국 엔비디아는 최근 ‘앞으로 선보이는 그래픽카드 신제품에 채굴 기능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폭락이 기관 움직임에서 비롯됐다는 관측도 있다.
JP모건은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서 돈을 회수해 금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암호화폐 전망은 엇갈린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끝났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조정이 왔을 뿐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암호화폐 낙관론자인 빌 밀러 밀러밸류파트너스 창업자는 “이번 조정이 주식 시장에서 발생했다면 큰 사고였겠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매우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돈나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 역시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연말 가격이 5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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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AP,뉴시스
美도 암호화폐 밀어내기…'거래신고제'·'디지털달러' 꺼냈다
중국에 이어 미국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규제를 본격화한다. '디지털 달러' 준비도 진전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앞으로 1만달러(약 113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의 경우 국세청(IRS) 신고가 의무화된다고 발표했다.
이날 재무부는 조세강화 계획안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히고, "가상자산은 이미 탈세 등 다양한 불법활동에 이용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과 거래에 대한 단속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새 규제로 인한 신고 대상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암호화폐를 받는 결제서비스 계좌, 1만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허용한 사업자 등도 포함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많은 분석가들이 정부가 곧 암호화폐에 보다 적극적 규제를 할 수 있다고 예상해왔다"면서도 "규제가 강화되면 이미 가격 하락을 겪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분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2월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행사에서 "비트코인이 종종 불법금융에 사용된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재무부의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올 여름 디지털 달러 도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비디오 메시지를 올려 "금융기술(핀테크)의 빠른 발전과 이에 따른 혜택을 강조하면서도 사용자들과 전반적 금융시스템에 잠재적으로 위험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가 발전할수록 규제와 감독의 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디지털 통화에 따른 이익과 위험 등 디지털 결제에 대한 생각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논문을 오는 여름 출간한다"고 전했다.
연준은 이 논문이 특히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달러가 나온다면 민간이 만든 암호화폐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한편 최근 중국도 자국 내 가상자산 거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전날인 19일 CNBC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 등 3곳의 협회는 18일 공동성명에서 은행과 온라인 지급결제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암호화폐와 관련한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이 투기적 거래로 만연해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날 미국 재무부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3만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해, 한국시간 21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지난 24시간 대비 12.66%오른 4만100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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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보자"…암호화폐 스테이킹 '꿈틀'
코빗, 이더리움2.0 스테이킹 열풍에 4회차 서비스 진행
거래소, 당장 수익 창출은 목적 아냐…"잠재 고객 확보"
전 세계 암호화폐 스테이킹 규모는 1465억달러 수준
ⓒ픽사베이올해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스테이킹 서비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스테이킹은 보유 암호화폐를 프로젝트 재단 등에 예치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검증에 참여함으로써 일정 기간 이자를 암호화폐로 받는 것을 말한다.
단순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한다.개인 투자자가 직접 스테이킹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이더리움 2.0스테이킹 서비스 4회 차를 진행 중이다.
회차별 스테이킹 규모는 지난달 1차(640ETH)를 시작으로 △2차(960 ETH) △3차(1280 ETH) △4차(1920ETH) 등으로 확대됐다. 예상 연 보상율은 7.2%이며 최소 신청수량은 0.01ETH부터다.
현재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으로 작업증명(PoW : Proof-of-Work) 방식을 따르는 기존 이더리움(ETH1)과 향후 비콘체인으로 업그레이드된 이후 적용되는 지분증명(PoW : Proof-of-Stake) 방식의 이더리움 2.0(ETH2)으로 구분된다.
이번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은 비콘체인 네트워크에 검증인으로 기여해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받는 것을 뜻한다.코빗 관계자는 "처음 스테이킹 서비스를 준비할 때 회차를 목표로 정해놓지는 않았다"며 "생각보다 열기가 뜨거워 현재 4차 스테이킹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는 거래소는 코빗뿐만이 아니다. 현재 빗썸 역시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코인원의 경우 '코인원 플러스'를 통해 현재 클레이튼과 코스모스아톰, 테조스 등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거래소들의 경우 현재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당장의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장기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보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거래소 한 관계자는 "스테이킹 서비스는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수수료 같은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의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 내 스테이킹 열풍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향후 투자자들의 스테이킹 참여와 거래소들의 대행 서비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스테이킹리워드닷컴'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암호화폐 스테이킹 규모는 1465억달러(약 166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매출액 163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 교수는 "스테이킹은 암호화폐 폭락 리스크를 제외하면 암호화폐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스테이킹은 아주 유용한 수단임을 깨달으면서 참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테이킹은 분산금융 관점에서 암호화폐가 안전자산임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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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짓누르는 '4중고'...증시·원자재 시장까지 흔드나
암호화폐 채굴까지 틀어막는 중국
EU도 "비트코인=튤립버블" 투자 경고
美 긴축 시사에 위험자산 비트코인 타격
머스크 '코인 보유' 트윗에도 급등세 없어
암호화폐 시장이 ‘4중고'에 짓눌리고 있다. 가열되고 있는 가격 거품 논란, 오락가락 행보에 따른 일론 머스크 팬덤 약화에 중국 규제가 3중고였다면 19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나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가뜩이나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꼽힌 암호화폐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악재다.
실제 암호화폐를 대표하는 비트코인은 이날 3만 2,000달러선 아래로 추락했다.
20일에는 낙폭을 조금 만회하면서 4만 달러 안팎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데 악재에 겹겹이 싸여 가파른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가 무너지는 징후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증시·원자재 등 위험 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잿빛 전망의 배경에는 주요 국가들이 규제 칼날을 빼들고 있는 게 첫손에 꼽힌다.
중국의 경우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암호화폐를 체제 도전으로 여기고 있다.
20일에는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8%가 이뤄지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암호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 사실상 채굴 행위 자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중국은 전날 금융기관은 물론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 지불 서비스 제공 업체를 상대로 암호화폐와 관련한 모든 거래 및 투자를 불허한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 시장에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대형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유럽연합(EU)도 암호화폐 열풍을 17세기 ‘튤립 버블’에 비유하며 시장에 경각심을 주입하고 있다.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매우 약한 펀더멘털을 갖고 있으며 변동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ECB 금융안정보고서도 암호화폐를 “매우 위험하고 투기적”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투자 심리의 급랭을 유인해 암호화폐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일단 연준은 테이퍼링과 관련해 구체적인 타임 스케줄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가파른 경제 회복 속에 연준의 첫 언급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미 기관투자가를 필두로 비트코인 대신 금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19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은 “기관들이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 돈을 찾아 금을 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은 한때 1,877달러 선에서 거래돼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전날보다 더 올랐다.
비트코인의 흐름과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이제는 ‘머스크 효과’도 미미하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테슬라는 ‘다이아몬드 손’을 가지고 있다”고 올렸다.
다이아몬드 손은 자신이 가진 자산의 가격이 하락해도 다시 오를 때까지 버텨 수익을 내는 투자자를 의미하는 은어로 사실상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잠잠했다.
머스크 타도를 주장하는 코인 ‘스톱일론’까지 나온 상황에서 머스크 CEO가 다시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팬데믹 이후 테슬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 사이클과 부상과 더불어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았고 이에 비트코인 가격과 기술혁신 관련 주가들이 동반 상승하는 동조화 현상이 강했다”며 “하지만 암호화폐 역시 위험 자산이라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가격 하락에 따른 패닉 현상이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던 원자재 시장도 흔들릴 수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암호화폐 급락 여파로 최근까지 급등에 대한 차익 실현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여전히 비트코인의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연구원은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에 불과해 증시 등과 달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전염력이 낮고, 암호화폐와 연관된 기업 수도 극히 일부”라며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진정되면 일부 자금이 위험 자산 시장으로 재유입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의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은 현재 조정 국면에 있다”며 “결국 50만 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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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비트코인 가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태기 칼럼] 암호화폐 열풍과 무능한 정부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비트코인이나 도지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의 오락가락하는 말 한마디에 가격이 폭등하고 폭락한다. 가격 변동성을 최대한 이용하는 투기의 일반적인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암호 화폐 열풍으로 거래 규모가 국내외 주식 거래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 1주간 암호 화폐 거래에 나선 사람의 숫자는 600만 명에 가깝고, 이중 20대가 제일 많고 다음은 30대로 2030세대가 2/3 정도 된다. 암호 화폐의 국내 가격은 해외보다 높아 8% 정도의 '김치 프리미엄'이 있다.
암호 화폐에 대한 수요가 늘어 수상한 '잡 코인'까지 쏟아져 120개 가까이 된다. 암호 화폐를 사는 돈의 상당 부분은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사이에 암호 화폐의 90%는 가격이 하락했고, 30%는 가격 하락 폭이 40%를 넘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을 것이다.
암호 화폐는 디지털 신기술이 만든 새로운 투자 자산 중의 하나다.
20대 암호 화폐 투자자가 유달리 많은 이유는 온라인과 앱을 통해 일을 처리하는 디지털 세계에 익숙한데다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거래할 수 있고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 고위험이 따르는 투기적 수요가 크다. 투기는 자산의 가치보다 심리적인 요인이 중요하다. 암호 화폐 투자 대열에 빠지면 자신만 손해 본다는 두려움(FOMO: Fear of Missing Out)이 작용한다.
하지만 투자 심리 변화가 변화하면 가격이 일거에 급락하고, 결국 가격이 자산의 내재 가치보다 훨씬 높은 버블은 사라진다. 이런 점을 모르고 끝물에 투자하는 사람은 암호 화폐의 희생자가 된다.
이미 일론 머스크를 사칭한 사기와 가짜 암호 화폐에 이용당하거나, 암호 화폐를 미끼로 한 범죄로 목숨을 끊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치관의 혼란과 정부의 방관이다. 암호 화폐에 투자한다고 일할 시간을 뺐기고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스킬을 쌓지 못해 근로소득도 위태로워진다.
암호 화폐 자산이 대폭락하면 금융시장도 불안해진다.
암호 화폐는 말이 화폐지 정부가 보증해주지 않는다.
또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글로벌 문제이고, 기술 변화에 따른 새로운 거래방식의 문제다.
그런데도 정부는 몸 사리고 눈치 보기에 급급해 이런 사실을 말하기조차 꺼려한다. 암호 화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실종되었고 부처에 따라 엇갈린 말만 했다.
암호 화폐도 주식처럼 투자의 투명성을 보장해야한다는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제안은 무시했다.
암호 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 없고 투자자 보호도 할 수 없다면서 암호 화폐로 버는 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겠다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여 혼란을 더 키웠다.
정부는 종합적인 암호 화폐정책을 책임지고 내놓아야 한다. 중국은 공산주의답게 암호 화폐와 법정 화폐의 교환을 금지하고 중개서비스와 파생상품의 거래를 처벌한다. 일본은 암호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지만 소득에다 암호 화폐로 번 돈까지 합쳐 55%의 세율로 종합과세를 함으로써 혼란을 막았다.
암호 화폐에 대한 제도적 처방과 함께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도 내놓아야 한다. 20대의 암호 화폐 투자 열풍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정책이 20대의 꿈을 앗아갔다.
비정상적인 부동산정책으로 20대는 집 장만의 꿈이 멀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실거래가지수를 보면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는 75% 폭등했다.
비정상적인 노동정책으로 20대는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
지난 4년간 청년 고용은 악화되어 체감 실업률이 통계 작성이후 최고치인 27%로 치솟았다.
20대의 암호 화폐 열풍은 자산소득뿐 아니라 근로소득에서의 소외에 기인하는바가 크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지난 8년간(2012-2020)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35% 증가했는데, 20대만 유일하게 부채가 171% 폭증하면서 순자산이 6% 감소했고, 전체 평균의 28%수준에서 20%로 추락했다.
지난 8년 간 전체 평균 고용률은 0.5% 포인트 상승했지만 20대만 2.5% 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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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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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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