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5일 전 반기문 총장을 예방한 전 검찰총장 윤석열 공동사진 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또 어긋난 윤석열의 '타이밍'..'별의 순간' 멀어지나
결정적 순간에 각종 돌발변수..
'오판·부적절 발언' 반복되면서 경쟁력 의구심 커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시계'가 예상보다 더디게 흐르고 있다.
검찰총장에서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여러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고공 지지율 속 화려하게 정치권에 첫 발을 디딘 윤 전 총장은 본격 행보를 시작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양상이다.
오히려 대권에 시동을 걸자마자 떠오른 여러 변수로 지지율 하락세를 마주했다.
특히 결정적 순간을 앞에 두고 오판과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적으로 내놓으면서 윤 전 총장의 정치력과 경쟁력을 둘러싼 의구심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15일 윤 전 총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회동을 가졌다.
그동안 전·현직 유력 정치인들을 잇달아 만나오던 '회동 정치'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이날 만남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같은 시각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는 뜻밖의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의 입당이 당일에야 알려졌기 때문에 윤 전 총장 측도 이를 전혀 알지 못한 채 반 전 총장과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의 행보는 경쟁자의 대형 이벤트 효과를 더욱 상승시킨 모양새가 됐다.
최 전 원장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입당하며 윤 전 총장에 열세이던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야권의 외곽 주자 가운데 첫 번째로 입당하며 직접 판세를 흔들었다.
최 전 원장의 일격에 윤 전 총장의 '입당 저울질'과 '대선 벼락 과외'라는 혹평이 나온 회동 정치에 대한 비판도 커졌다.
특히 반 전 총장이 지난 대선에서 중도하차한 인물이어서 윤 전 총장의 '어긋난 타이밍'에 대한 탄식도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7월15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혼란 거듭하며 '컨벤션 효과' 놓치고 지지율 하락
윤 전 총장이 보폭을 넓히는 이벤트를 할 때마다 돌발 변수는 계속 떠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인터뷰다.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 한 지난달 29일 김씨는 한 매체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고, 여기에서 문제적 발언인 '쥴리'와 '박사 논문' 등 각종 논란이 쏟아져 나왔다.
야권 내에서 먼저 터진 'X파일'의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씨 스스로 그동안 제기돼 온 의혹을 모두 발설해 버린 것이다.
특히 해당 인터뷰가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이 있던 당일에 이뤄졌고, 바로 이튿날 보도를 통해 확산하면서 스포트라이트는 윤 전 총장이 아닌 김씨에게로 향했다.
각종 의혹이 여론과 정치권의 검증 사정권에 들어온 것도 이 때부터다.
며칠 뒤 김씨의 모친이자 윤 전 총장의 장모까지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구속되면서 악재는 계속됐다.
때문에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 선언을 통한 컨벤션 효과를 누려야 할 시기를 놓쳐버렸다.
돌발변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골프채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은 재빨리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위원이 캠프 대변인에서 사퇴할 당시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아무개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7월13일 오후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지난 13일 이 전 위원이 돌연 '여권 인사가 Y(윤석열)를 치라며 회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해당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국정조사를 언급하고 나오면서 판이 커지는 듯 했다.
그러나 해당 폭로와 관련한 추가 정황이나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자 국민의힘도 일단 '거리두기'를 하며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이 전 위원의 폭로가 힘을 잃어가던 시점에 윤 전 총장은 반대로 음모론을 두둔하는 발언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이 전 위원은 믿을만한 사람. 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의 측근이 던진 폭로에 힘을 실었다.
앞서 김건희씨나 장모 등 가족 관련 의혹이나 법정 공방에 대해서는 "법대로 처리"
"(논문 표절 등 의혹은) 대학이 조사할 일"이라거나 "누구든 법이 적용되는 데 공평하고 엄정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펼친 것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다.
야권이 발을 뺄 때 윤 전 총장이 참전했다는 점에서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이후 여권 공작설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공개적으로 음모론에 힘을 실은 윤 전 총장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이 보이던 화법과도 괴리가 있어 결국 그의 '다급함'만 부각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 전 위원은 폭로 나흘 째인 현재까지도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이 전 위원을 두둔했던 윤 전 총장 입장만 궁색해진 셈이다.
윤 전 총장이 적기에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기는 커녕 실기를 거듭하는 사이 공고했던 지지율 30%대는 20%대로 추락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尹, 초창기 지지도만 갖고 착각하면 안 돼"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을 언급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의 윤 전 총장 행보를 회의적으로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의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에 대해 "5월 중순쯤 자기 입장을 표명하고 비전을 제시했어햐 하는데 그걸 전혀 하지 못했다"며 '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창기 지지도 하나만 갖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쪽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그걸 전혀 하질 못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을 많이 소비해버리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다른 형태로 움직인다면 지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서포트해 줄 수 있는 팀을 빨리 구성해야 된다. 몇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캠프 구성이) 제대로 안 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시사저널 이혜영 기자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을 찾아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
하고 있다. 2021.07.15. photo@newsis.com
대세론 흔들리는 윤석열, 정치권 안팎 '동네북' 신세
지지율 급락세에 여야와 장외에서 '윤석열 때리기'
이준석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점 많아"
김종인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시간만 소비"
윤여준 "알려진 사람만 만나고 준비가 안 돼 있어"
【서울=뉴시스】남상훈 기자 = 야권 대선주자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보름만에 ‘동네북’ 신세가 됐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면서 ‘대장주’로 각광받던 윤 전 총장은 ‘반문재인 정서’에 기댄 보수 행보와 장모 유죄와 부인의 박사 논문 논란 등 처가 의혹에 대한 검증으로 지지율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국민의힘과 당 밖의 거물급 인사들이 앞다퉈 윤 전 총장에 몰려가던 분위기는 잦아들고 여권은 물론 야권 안팎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화천=뉴시스] 김경목 기자 = 14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국민문화체육센터 5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소멸위기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7.14. photo31@newsis.com
자강론을 주창하며 ‘우량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영입에 성공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입당을 주저하는 윤 전 총장을 평가절하하며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16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본인의 인기가 매우 높아 어딜가나 환영받는다. 그래서 지지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텐데, 그것을 파악하게 되면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 비판에 가세했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CBS 라디오에 나와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쪽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그걸 전혀 하질 못했다”면서 “그러는 동안 시간을 많이 소비해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현재의 그런 식이 아니고, 조금 다른 형태로 움직이면 지지도를 향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뭐가 이 사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짓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를 서포트할 팀을 빨리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준비가 안 된 대선주자라고 일갈했다.
윤 전 장관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적 발언이) 본인의 평소 생각인지 선거 전략인지 모르겠다. 다만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으려면 우선 중도를 공략해야 한다. (최근 행보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를 잡으면 중도층이 가나. 중도를 잡아야 보수가 간다. 대선 출마 선언을 보니 자기 위치를 잘 설정했다.
그런데 이후 일정을 보면 메시지가 없다”면서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알려진 사람을 만나고 다닌다.
이분이 준비가 안 돼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를 전혀 안 하던 신인이다. 정치적 기반도 거의 없다.
그나마 있는 정치적 기반은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전 장관이 마련해준 거다”라고 혹평했다.
윤 전 총장과 악연이 있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 처가 의혹 등 도덕성 문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문 정권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위선 정권의 심판을 위해서는 야권 후보자의 어떤 덕목이 가장 쟁점이 되며 변수가 될 것이냐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야권 대선후보자의 덕목으로 ▲국정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단호한 결기와 추진력 ▲치열한 검증공세를 자연스레 이겨낼 공·사 생활 양면에서 당당한 도덕성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입체적·통합적인 정치철학 정립 등이다.
김 의원이 제시한 덕목은 ‘처가 리스크’에 대한 검증 공세에 발목을 잡힌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도 보인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07.07.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nsh21@newsis.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물론’ 내세우는 윤석열···왜 입당하지 않을까
윤 전 총장 측이 말하는 이유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소위 ‘선물’이 준비될 때까지는 입당을 미루겠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는 입당을 당장 하지 않는다고 여러번 얘기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냥 입당을 하면 뭐하느냐. 선물을 들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측이 말하는 ‘선물’이란 중도층을 의미한다.
단순한 입당으론 양측 모두에게 도움되지 않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당적으로 얻을 수 없는 중도층 지지까지 확보해 국민의힘에 들어가겠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입당 시기는 선물이 준비되는 시기다.
이 관계자는 중도층 확보는 곧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길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윤 전 총장의 입당은 대선 전에는 반드시 이뤄질 거란 의미기도 하다.
선물의 수신자는 정해져 있는 셈이다.
실제로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는 무소속 대선 후보로 끝까지 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다수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소속 후보가 가지는 대선 비용 마련 한계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입당의 명분과 실리가 모두 충족될 때까지 입당 시점은 미뤄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의 ‘입당 밀당’ 이면에는 ‘누가 야권의 주인이 될 것이냐’를 두고 벌어지는 헤게모니 싸움도 자리잡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선물론’은 결국 정권교체의 중심이 윤 전 총장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에 국민의힘이 ‘경선 버스’ 출발 전에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요구하는 것은 주도권을 국민의힘이 쥐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윤 전 총장이 경선 과정을 거쳐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가 원하는 건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지, 윤석열의 대선 승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두고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 머물러 있는 현 상황을 비판하면서 입당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지금은 본인의 인기가 매우 높아 어딜가나 환영받는다.
그래서 지지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텐데, 그것을 파악하게 되면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메시지가 불분명하다고 꼬집은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정치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윤 전 총장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결국 변수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지율 추이에 따라 그의 입당 여부는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하락하고 중도층 이탈 현상이 이어진다면, 윤 전 총장은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채 반 강제적으로 입당을 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반등하고 중도층 이탈을 막는다면, 윤 전 총장은 입당 지연전도 속도전도 원하는대로 펼치면서 당의 ‘헤게모니’도 쥘 수 있게 된다.
박순봉 유설희 기자
야권 대선주자로 나선 윤석열 전검찰총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지지율 하락세 윤석열, ‘전언정치’ 소통 방식 바꾼다
원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언정치’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 비공개 행보 뒤에 ‘사후 보도자료’를 내는 방식을 자제하고 일정 전체의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를 검토하는 등 언론 소통 방식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를 뒤집으려는 전략 중 하나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통화에서 “비공개 일정을 진행한 뒤 사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백브리핑’(공식 행사나 브리핑이 종료된 후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질의응답)을 통해 기자들이 질문할 기회가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상대방이 공개를 원치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공개하자고 설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국면에서 대국민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 방법 중에서 온라인을 통해 행보를 공개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기자들만 대상으로 공개할지,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할지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2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오찬을 진행한지 이틀 뒤인 지난 14일 이 같은 행보를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2일 오전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오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재단을 방문했는데 이 일정 역시 사후 보도자료로 배포됐다.
이 같은 사후 보도자료 배포는 일방적인 소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행보가 끝난 직후 이른바 백브리핑 자리에서 기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상대방이 공개를 원치 않아서 비공개로 진행한 뒤 사후에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야권 대선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윤 전 총장의 언론 소통 방식을 에둘러 비판했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지난 15일 최 전 원장의 국민의당 입당환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위 ‘전언정치’에 대해서 (국민들이)굉장히 싫어하시는데, 최 전 원장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식을 원한다”며 “(최 전 원장 캠프에서는)대변인을 내세워 소통하지 않고 최 전 원장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이 언론 소통 방식에 변화를 꾀하는 것은 최근 지지도 하락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2036명을 대상으로 7월2주차(7월 12일~13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27.8%, 이재명 경지지사 26.4%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같은 기관 직전 조사인 6월4주차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4.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검찰총장직 사퇴 직후 지난 3월 30% 지지율로 올라섰으나 2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분주’ 김동연 ‘꿈틀’ 윤석열 ‘움찔’…범야권 대선후보 3인 3색
최재형 입당 이튿날 바로 ‘제헌절 메시지’
윤석열도 곧 메시지 “제헌절 광주 방문”
최재형 품은 이준석 “윤석열, 미숙” 압박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이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등판이 임박하면서 대선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1강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리면서 유동성이 더 커졌다.
최 전 원장은 입당 이튿날인 16일 곧바로 ‘제헌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최 전 원장은 “그동안 통치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밖에서 행사된 경우가 많다.
헌법에 규정된 제청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않았고 국가의 정책수립이나 집행과정에서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권한을 넘어선 인사개입도 많았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이 제헌절을 맞아 ‘헌법 정신’을 거듭 강조한 것은, 현 정부의 행태를 ‘탈법적’이라고 규정하면서 자신에게 따라붙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 ‘반헌법적 행보’라는 비판을 피해가려는 속내로 읽힌다. 최 전 원장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당분간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도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 출간을 계기로 몸풀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출간 기념회는 열지 않지만 본인의 비전과 사회 이슈를 던지며 접점을 늘려가려는 계획이다.
김 전 부총리는 저서에서 “대통령제를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꿔 국회의원과 임기를 맞추자”는 개헌론을 주장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대선 영입인사 1호’ 최 전 원장을 받게 된 국민의힘엔 윤 전 총장에 대해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국민의힘이 유력한 대선주자 한 분에게서 어쨌든 대선 경선의 플랫폼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굉장히 크다”며 “(윤 전 총장이) 밖에서 있는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쓸 수 있느냐가 대선 행보에 중요한데, 저는 사실 방법이 많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공개된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윤 전 총장과 관련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인기가 높아 어딜 가나 환영받지만 사람들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킹메이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전 총장과 한층 더 거리를 두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5월 중순쯤 자기 입장을 표명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쪽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며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밖에서 조금 다른 형태로 움직이면 지금보다는 지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빨리 자기를 서포트해 줄 수 있는 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경선 버스엔) 탈 사람은 내가 보기엔 끝난 것 같은데”라며 “윤 전 총장은 지금 상황으로 가면 버스를 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은 제헌절 당일 광주를 찾으며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시도할 계획이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제헌절 메시지’를 내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피로써 지킨 열사들에 대한 참배로 제헌절의 헌법수호 메시지를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의 메시지가 나온 지 한 시간여 지난 시점에 나온 윤 전 총장의 메시지를 ‘최-윤 경쟁 구도’가 이미 시작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윤 전 총장은 광주 5·18 민주 묘지에 참배한 뒤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후 광주시 북구 인공지능사관학교 방문, 충장로 일대에서 시민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광주 방문 취지에 대해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피로써 지켜낸 헌법수호 항거”라며 “5·18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로 국민 통합과 미래의 번영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원문보기:
여·야 대권주자 지지도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기자단
대세론 흔들리는 이재명-윤석열, 그들의 3중고는?
여·야 지지도 1위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략·정책·인사 등에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출마 공식선언 이후 전략적 방향을 잘못 택해 수정하는가 하면, 정책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2위 후보인 이낙연 전 당 대표와의 격차가 줄었고, 윤 전 총장은 중도층 이탈과 함께 전체 지지도가 하락세를 맞으면서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의 ‘방어’, 윤석열의 ‘전언’ 전략 실패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방어적인 자세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하다보니 ‘이재명다움’을 잃고, 사생활 문제 등 상대 후보들의 거센 공격에 ‘바지 발언’ 등 실언까지 나온 것으로 본다.
이 지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저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이제는 도를 넘어서는 공격은 제가 제어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본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힌 셈이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전략은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변인을 내세우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전언정치’라는 혹평을 받았다.
지난달 18일 이동훈 당시 대변인이 ‘국민의힘 입당’ 뜻을 밝혔다가 두시간 뒤 입장을 번복하는 등 문제도 발생했다. 비공개로 일정을 소화하고 며칠 뒤 ‘사후 보도자료’만 내는 형식도 일방적 소통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 측은 논란이 일자 일정 전체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등 본인이 직접 나서는 언론 소통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불충분한 정책 설명’과 ‘낮은 정책 이해도'
성남시·경기도정을 경험하며 이 지사가 시행하거나 주장한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정책들은 예비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이 “주거용과 투기용 주택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수차례 묻자 “말꼬리 잡지 말라”며 반박하는 등 정책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그간 부족했던 정책 설명을 향후 비대면 간담회를 자주 열어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정책이나 국정운영 구상을 제시하지 않고 ‘반문재인’ 구호만 외치고 있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선언문에도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공정’ ‘상식’ ‘법치’ 등을 언급했지만 정작 정책 구상은 흐릿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는 “세금은 경제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경제활동은 위축되기 때문에, 걷어서 나눠줄 거면 안 걷는 게 좋다”고 말했다가 “상식을 모른다”는 비판도 들었다.
‘정책 이해도가 낮다’는 비판을 벗어나야할 대선주자로서의 정책과 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사난’은 양측 공통 고민거리
이 지사는 캠프를 이루는 경기도·국회 측 인사들의 융합을 과제로 안고 있다.
캠프 구성과 조직 정비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늦어지면서 예비경선 전략에도 혼선이 있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하다는 국회의원들의 수는 점차 늘려가고 있지만, 이 지사와 ‘여의도’ 접점이 많지 않아 캠프 내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할지가 아직 의문으로 남아있다.
윤 전 총장 역시 첫 공식 참모인 이동훈 전 대변인이 금품 수수 사건에 휘말리는 등 인사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 이 전 대변인이 선임 10일만에 사퇴했고, 이후 그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받았다는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이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야권측의 유능한 참모들을 얼마나 확보해 화합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윤승민 유설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영환 전 의원이 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에게 독화살 날아들어, 지키는게 개혁"…
`이재명 저격수` 김영환 캠프 합류
"국힘 내부도 흔들기…플랜B라니 다들 제정신 아니다"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16일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인사가 윤 전 총장 캠프에 공식 합류한 것은 김 전 의원이 처음이다.
김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오늘 이마빌딩으로 출근한다. 윤석열이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다.
그에게 독화살이 날아들고 있다.
지금은 윤석열을 지키는 것이 개혁"이라고 썼다. 이마빌딩은 윤 전 총장 캠프가 꾸려진 서울 광화문 소재 빌딩이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아무런 직책도, 자리도 필요 없다.
그곳에 가서 궂은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겠다"며 "저의 양심과 이성이 제게 내린 명령"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의 내부 견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또다른 SNS 글에서 "야권 내부에서도 윤석열 흔들기가 진행되고 있고, 이것은 공멸로 가는 내부교란"이라며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버리고 B플랜이라니 다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 당시 경쟁자였던 이재명 현 경기지사를 겨냥해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해 고발당한 전력이 있어 주목된다.
김 전 의원은 경기 안산상록을에서 4선을 역임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2016년 민주당 탈당 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있다가 지난해 총선 전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사진=연합뉴스
남자 박근혜"·"자리 먹튀"…與, 윤석열·최재형에 맹공
與, 윤석열·최재형에 연이은 공세
이준석 "최재형에 압박준 건 與"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남자 박근혜"·"자리 먹튀" 등의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벼락공부로 안 된다"·"남자 박근혜"…尹 일갈
오늘(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발언에 대해 "외교적 관점이 빈약하다"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지난번엔 후쿠시마 원전수를 갖고 일본의 입장을 대변해서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는 중국이 사드 철회를 주장하려면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며 "박근혜 정부와 우리 정부가 사드는 오로지 북핵을 겨냥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얘기)해 오고 있는데, 대통령 된다는 사람이 중국 레이더와 관련됐다고 자백한 발언은 상당히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라는 건 국가의 운명이 달린 건데 운전면허 시험 보듯이 벼락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 사진=연합뉴스
김용민 최고위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검찰의 잘못을 덮기 위해 배당권 등을 남용했고 수사 감찰을 방해한 형사 처벌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정수석의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으로 기소한 검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윤 전 총장의 감찰 방해와 수사 무마는 지상 최대의 극악무도한 중범죄"라고 일갈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세금을 걷어서 나눠줄 거면 안 걷는 게 좋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겨냥해 "남자 박근혜란 말도 있더라"라며 "어차피 숨을 뱉을 텐데 왜 숨을 쉬십니까"라고 지적했다.
"최로남불"·"목불인견"…국힘 입당 최재형도 맹공
↑ (왼쪽부터)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장 사퇴 17일 만인 어제(15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 전 원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사직 17일 만에 입당한 것은 사표 잉크도 마르기 전"이라며 "우사인 볼트도 울고 갈 정도의 속도다. 가벼워도 너무 가벼운 행보"라고 혹평했다.
이어 "헌법 유린 행위에 대한 국민 심판이 있을 것"이라면서 "권력 기관 수장들이 자리 먹튀, 인지도 먹튀를 하며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서 엘리트 관료들의 특권 의식이 정말 목불인견의 수준"이라고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감사원의 근간인 독립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리는 반헌법적 행위"라며 "무슨 명분으로 대선후보로 나서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함량 미달이다"라고 일갈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정치적 사익에 눈이 멀어서 직을 이용해 정치적 중립을 차버린 최 전 원장은 금도도, 책임도, 비전도 없는 3무(無) 최로남불"이라며 "최재형, 윤석열 두 분의 쇼 때문에 사정기관인 감사원과 검찰은 철새 도래지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한편, 여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례를 언급하며 "민주당은 경찰 공무원을 지내다 마무리 짓지 않고 들어간 분도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전 원장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압박을 주고 정치적 공격을 감행한 집단이 어딘지 국민은 안다"며 여권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을 방문,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재명 "윤석열 국가관 우려…국가 책무 전혀 인지 못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이슈에 '세금을 걷어서 나눠줄거면 일반적으로 안 걷는게 제일 좋다'고 밝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화장실 가야 하는데, 굳이 밥 먹을 필요가 있냐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전 총장님의 국가관이 우려스럽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가지도자가 되려고 나선 분이 국가의 책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기업이나 개인에게 세금을 더 걷으면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의 기능이 국방과 치안에 한정됐던 '낡은 국가관'에 머물러 있음을 스스로 부지불식간에 고백했다"며 "역사는 후퇴도 하지만 끊임없이 변화 발전을 하며 진보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 세계는 현 경제시스템의 문제점인 심각한 빈부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세금'과 '복지'란 무게추를 만들었다"며 "세금과 복지를 통해 공동체는 지속한 경제체제를 유지한다. 2차 분배로 양극화 해소와 불평등을 막는 것이 국가의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금과 복지란 무게추가 없으면, 부자는 더 부자로 살고,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살게 된다"며 "얼마 전 출마 선언 때 강조한 공정의 실체가 이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은 야경국가가 아니라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며 "왜 국가가 존재하고, 우리 시대의 지도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부터 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금 복지는 보편적이라기 보단 지급 대상을 특정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세금은 경제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인데, 비용이 많아지면 경제 활동은 위축되기 마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걷어서 나눠줄 거면 안 걷는 게 좋다"며 "다만, 의료서비스나 교육서비스, 노인 요양 서비스 같은 경우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전국민적으로 확대를 하면 새 산업이 창출될 수 있다.
정책 목표를 명확히 한 뒤 지급 대상을 특정해 집중 지원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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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중앙포토
안철수엔 “입당하라”던 김종인, 윤석열엔 “나라면 버스 안타”
야권의 대선 판도가 요동치면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훈수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을 이끌 때와 달리 야권 대선 주자의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김 전 위원장이 내심 그리고 있는 대선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경선 버스’로 불리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가 윤석열 전 총장이어도 그 버스를 타려고 노력을 안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조심조심하게 지금과 달리 해나갈 것 같으면 다소 지지도도 오를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버스 탈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당하게 되면 ‘원 오브 뎀(one of them·여럿 중 하나)’이 되기 때문이란 이유다.
김종인, 윤석열이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안 탈 걸로 전망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날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선택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최재형씨가 (국민의힘에) 들어갔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최재형씨를 위해서 뭘 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정당이라는 것은 항상 밖에 근사한 사람이 있으면 욕심이 나는데, 일단 데려오고 나면 그 다음에는 책임을 지는 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당원 신분으로 입당한 최 전 원장에게 국민의힘은 전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입당식을 열어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정당의 생리상 꽃가마는 전날 행사로 끝났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자주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윤 전 총장이) 캠프 중심으로 행보를 해도 큰 문제가 없다”며 “11월에 (여론조사 방식으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입당이 늦어질수록 윤 전 총장에게는 1초마다 손해”라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는 상반된 의견이었다.
비대위원장을 그만둔 뒤 지난 4월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국민의힘 입당에 반대 뜻을 표하기도 했다.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왼쪽)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오종택 기자
이러한 김 전 위원장의 입장은 국민의힘 수장으로서 4·7 재·보궐선거를 이끌 때와는 사뭇 다르다.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과 대립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시 국민의힘의 입당 뒤 경선 참여 요구를 거절하며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서울에서 7연패(정확히는 8연패)를 했다”며 입당의 역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 안 대표와 만났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안 대표) 본인이 당선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 없다고 나한테 솔직히 이야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안 대표의 입당을 압박하며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설사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단일화 경쟁에서 졌더라도 안 대표가 국민의당(기호 4번)이 아닌 국민의힘(기호 2번) 간판을 달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서울시장 선거 때는 안철수에 강하게 입당 요구
이처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일 때와 아닐 때의 입장이 달라진 데 대해 김 전 위원장에게 직접 물었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나.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인이어서 지지율이 올라간 것도 아니고 어느 당에 있어서 올라간 것도 아니지 않느냐.
자기의 가치를 갖고 지지율이 올라갔는데, 당에 들어간다고 해서 지지율이 올라갈 게 있겠느냐.
입당하면 여러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섞일 것 아니냐.
그럼 자기 가치가 상당히 애매모호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거다.”
비대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국민의힘 자강론’을 얘기하지 않았나.
“지금도 국민의힘 자체는 계속해서 자강론을 이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입장이 아니라 윤석열 전 총장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입당이 도움이 안 된다는 건가.
“그렇다.”
야권에선 김 전 위원장의 최근 입장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인 이유가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이들을 규합하는 데 본인이 역할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김 전 위원장은 정권 교체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야권 전체의 판을 키우는 걸 가장 유효한 전략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편에선 “김 전 위원장이 특정한 목표를 갖고 말하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품평을 하는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란 추론도 있다.
김종인-윤석열 회동설 나오지만 둘 다 “만난 적 없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이 이미 만났고, 협력을 위한 방식을 나름 논의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비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바꿔 말하면 김 전 위원장 자신을 통해 그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러브콜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실제 만났는지에 대해선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 모두 “만난 적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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