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충북일보
▲ 25일 저녁 치맥회동을 갖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준선 국민의힘
대표[ 사진= 윤석열 캠프제공] © 로컬투데이
국민의힘 인사들의 '윤석열 캠프행'… '후폭풍' 몰아치나
윤석열, 이학재·박민식·김병민 등 캠프 요직으로 영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캠프 요직에 국민의힘 인사들을 선임했다.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인사들로 당내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직전 당 지도부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약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인사들도 다수 포진됐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교감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캠프로 합류한 국민의힘 인사들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신임 대변인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요 직책 인선을 발표했다.
대선캠프 공식 명칭은 '국민 캠프'로 정했다.
이날 국회 기자회견은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로 꼽히는 권선동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힘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으로 김종인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정강정책개정 특위 위원장으로 당 쇄신에 앞장선 인물이다.
윤 전 총장은 상근정무특보는 이학재 전 의원, 상근정무보좌역으로는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을 선임했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최근 내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상근대외협력특보는 김경진 전 의원을 영입했다.
이미 캠프에서 활동 중인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청년특보로 임명됐다.
김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활동한 바 있다.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광주 북구갑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낙선했다.
종합상황실의 총괄부실장으로는 신지호 전 의원을 선임했다.
신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로 꼽힌다.
기획실장은 박민식 전 의원이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으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에 나선 바 있다.
대변인단에는 김 대변인과 이두아 전 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 전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대변인 출신으로 18대 국회에서 활동했고, 윤 전 대변인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김종인 반대했다면 참여 어려웠을 것"… 사전 교감 시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회관
에서 열린 원회룡 제주지사 지지 현역 국회의원 모임 '희망오름'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건 윤 전 총장뿐 아니라 야권 진영에 있는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주어진 지상명령"이라며 "다함께 손 잡는 일은 국민의힘 내에 있는 여러분께서도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사전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오늘 저녁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만찬 회동이 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 게 정권교체에 한걸음 다가가는 일인지 국민들께 말씀드릴 것"이라며 "이 길에 반드시 선행돼야 할 이 대표와의 소통은 충분히 강화할 것"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앞서 이 대표는 당내 인사들의 당 밖 대선주자 캠프 합류 시 징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와 함께 당내 인사들의 캠프 합류가 화두로 다뤄질 예정이다.
윤 캠프 합류 전 김 전 비대위원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대변인은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소통에 대해선 두 분의 얘기라서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그러나 김 전 위원장과 몸 담으면서 정치 참여했던 많은 분들이 윤 캠프에 참여하게 된 상황을 봤을 때엔 여러 가지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만약 극구 반대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윤 캠프에 참여하기엔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 질문에는 "전적으로 후보 결심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
에 환영하러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구=뉴스1
자해정치" VS "선 넘었다" 윤석열 때문에 갈라지는 국민의힘
윤석열 위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발언에
'윤석열 친구' 당내 중진들 이 대표 공개 비판
입당이냐 독자노선이냐 주도권 싸움 신호탄
'윤석열' 변수로 국민의힘이 쪼개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압박하기 위해 견제 수위를 높여나가자,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이른바 '친윤' 당내 중진들이 '윤석열 흔들기'를 중단하라며 공개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기 입당파'와 '독자 노선파'의 주도권 싸움은 가열될 양상이다.
1라운드: 이준석 "윤석열 위험" VS 尹 "여의도 정치 따로 있냐"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신라
호텔에서 개막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시작은 "윤석열 위험하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잇따른 실언과 지지율 정체 흐름을 두고 "위험하다"고 평했다.
여의도 정치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다가 성공하지 못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소환해 비교하면서다.
'제2의 안철수'가 되기 싫으면 국민의힘으로 조속히 입당하라는 '재촉성 경고'였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냐"고 곧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단 내 갈 길을 가겠다는 투다. 윤 전 총장이 치고 나가자, 바로 윤 전 총장의 '친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충청대망론’으로 윤석열 카드에 불을 지핀 정진석 의원(5선), 죽마고우를 자처하는 검사 친구 권성동 의원(4선), 윤 전 총장과 전화로 '소통' 해왔다고 강조하는 장제원 의원(3선) 등이다.
2라운드: 尹 친구들 등판 "자해정치" "평론가냐" 이 대표 직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의힘 정진석(왼쪽), 권성동(오른쪽)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문은 장제원 의원이 먼저 열었다.
장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위험하다" 발언에 대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면 다른 후보들은 출마 자체도 하지 못할 지지율이란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자해정치"라며 "윤석열의 가치를 그만 끌어내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질세라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이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정진석 의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정 의원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은 무엇인가.
단 하나를 뽑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면서 "윤석열이 있어서,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고 윤석열 대세론을 강조했다.
재·보궐선거 승리의 공마저 윤석열 전 총장에게 돌린 것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특별대우는커녕 윤 전 총장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당 반응이 썰렁하다.
(이 대표는) 지지율 30%의 윤석열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
(당내 대선주자들의)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라고 '8월 경선버스 정치 출발론'에 목소리를 높여 온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며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치 문답이 아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선택"이라고 적었다.
3라운드: '자강론' 이준석 반격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으란 거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아시안
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자강론'을 주창해온 이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윤석열을 위한 꽃가마는 없다"며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면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 의원의 글을 링크하며 "저 이준석,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국민들이 주역이었던 승리"였다고 되받았다.
권성동 의원도 뒤늦게 참전해 '이준석 때리기' 협공에 나섰다.
권 의원은 SNS에서 "요즘 당대표의 발언을 보면 극히 우려스럽다"며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부화뇌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원 대다수가 오로지 서울시장 선거 승리가 정권교체를 위해 절실했기 때문에,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했던 것임에도, 이를 들어 지금 정국에서 반박하는 것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끝나지 않는 설전...이준석, 중진들 향해 "선 넘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설전은 계속됐다.
이 대표는 중진들의 비판에 "윤 전 총장의 장모 의혹에 대해 디펜스해준 게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며 억울해했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야권 대선판을 이끌어가려고 애쓰는 본인의 노력을 몰라주는 데 대한 서운함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긴급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대구 연설에서 탄핵의 강을 넘자고 제가 연설했던 것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도대체 일희일비하면서 간극을 벌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떻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오세훈 시장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승리를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씀하시나.
그건 너무 선을 넘었다"고 중진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보궐)선거 때도 보면 단순히 지지율 추이나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서 안철수 후보라는 당외 후보에게 부화뇌동한 분들도 있었다.
그분들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내에 있는 중진 의원들은 정중동의 자세로 가셔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서울시 구로구 서울 간호사 협회를 방문해
간호사들과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위기의 윤석열, 국민의힘 인사 대거 영입…이준석은 ‘불쾌
국민캠프’로 공식 명칭 확정
이학재·박민식·신지호·김경진 합류
대변인에 이두아·윤희석·김병민
이준석 “중립인 양 했다면 상도덕 땅에 떨어진 것”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대선 캠프 이름을 ‘국민 캠프’로 확정하고 대선 캠프를 재정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3선 출신인 이학재 전 의원, 재선 출신 박민식 전 의원, 초선 신지호·김경진 전 의원 등 전직 의원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했고, 대변인단에는 이두아 전 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쪽 캠프에 자리를 잡으면서,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하는 ‘야권 빅텐트’ 구상에 다시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모아 국민의 상식이 통용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국민의 선거캠프’를 만들고자 한다”며 공식 명칭을 ‘국민캠프’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친윤(석열)계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주요 인선도 이날 확정됐다. 이학재 전 의원은 상근 정무특보로, 김경진 전 의원은 상근 대외협력특보로 활동하게 된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만 3차례 역임한 전력이 있으나, 박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비박(근혜)계로 돌아선 뒤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다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구갑에서 당선됐고, 이후 민주평화당 의원으로 활동하다가 무소속으로 의원 생활을 마쳤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김병민 국민의힘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대변인 합류를 밝히고 있다. 왼쪽은 최지현 부대변인. 공동취재사진
실무를 책임지는 캠프 상황실의 총괄부실장은 신지호 전 의원이, 기획실장은 박민식 전 의원이 맡게 됐다. 두 사람은 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또 상근 정무보좌역에는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이, 청년 특보에는 시사 평론가 장예찬씨가 발탁됐다.
김 전 비대위원은 “‘윤석열의 국민캠프’에는 국민의힘 구성원도 있고, 과거 국민의당에 몸을 담았던 인사도, 또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인사도 있다”며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공간을 크게 열어두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합류한 인사들 가운데 윤 전 대변인, 함 전 부총장, 김 전 비대위원 등은 모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 소속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비대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극구 반대했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윤 전 총장 캠프에 참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실상 김 전 위원장의 동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윤 전 총장이 전직 의원과 전·현직 당직자를 대거 영입하며 정무·공보 기능을 강화한 것은 지지율 하락세를 저지하기 위한 방책이지만, 지난 19일 ‘이준석 지도부’가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당 소속 대선주자 캠프 활동만 허용했던 터라, 당적을 둔 인사들의 윤 전 총장 캠프 합류는 당내 분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들이 ‘지도부의 당 밖 주자 캠프 활동 금지’ 권고와 관련해 묻자 “정권교체를 위해 다 같이 손잡고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것은 지금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 진영에 있는 후보에게 주어진 지상 명령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내에 있는 여러분들께서도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전 총장 캠프에 소속된 인사들이 인선 발표 직전 종합편성채널에 나란히 출연해 정치 평론을 한 것을 언급하고 “특정 캠프에 소속되었던 인사들이 중립적인 양 방송을 했던 것이라면 상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며 “오늘 선임되신 분들이 언제부터 캠프 일을 했는지 업계에서는 이미 다 알려져 있었으니 각자 양심의 가책은 느끼셨으면 한다”고 직격했다.
당 차원에서 방송사에 중립·객관성을 지키도록 요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 쪽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쪽은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윤 캠프 합류에 대해 우리와 협의한 일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CBS 김현정의 뉴스쇼
치맥 회동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야권 대선 예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 25일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만나 맥주잔을 부딪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또 만난 이준석·캠프엔 국민의힘 일색…윤석열, 입당 초읽기
윤 “정권교체 위해 결단”…이 “오늘부터 시너지 서로 고려”
이학재·박민식 전 의원 등 캠프 인사 90%가 국민의힘 출신
권성동 ‘입당 촉구 연판장’ 검토…8월 경선 합류 가능성 높여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치맥 회동’을 하고, 국민의힘 인사 중심의 캠프 인선을 발표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연판장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도층 확보를 명분으로 입당을 미뤄온 윤 전 총장이 8월 내 입당을 마무리 짓고 국민의힘 경선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1시간30여분간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6일 비공개 상견례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를 주제로 발간된 책을 가져와 이 대표에게 사인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에게 “2012년 (박근혜) 비대위에 들어갔을 때, 그때부터 눈여겨봤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 사람은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초대해 ‘번개 저녁’을 하려다가 ‘거리 순회’로 바꿨으나 수도권에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한 조치 때문에 취소했다.
회동을 마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상황을 ‘대동소이’라고 표현했다. 양측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국민들께서 불안하지 않게 제가 해드려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방향성에 대한 당원분들의 많은 우려는 사라졌을 것”이라며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가 고민하고 있다.
오늘부터 저희가 고려해야 할 세 글자는 시너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입당했을 때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만남은 이준석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기 편한 그림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의 현역 당협위원장 등과 전직 의원 등이 대거 포함된 캠프 인사도 공개했다.
캠프의 공식 명칭을 ‘국민 캠프’로 정했다.
지난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이 캠프 대변인으로,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이 상근 정무보좌역으로 합류했다.
이학재 전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등이 각각 상근 정무특보와 기획실장으로 참여했다.
윤 전 총장 캠프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공개된 캠프 인사의 90%가 국민의힘 사람들”이라며 “입당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입당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 입당 촉구’ 연판장을 의원들에게 돌리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캠프 구성에 국민의힘 인사를 대거 포함시키는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과 정진석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과 만나 입당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의 ‘입당 명분’을 만들어주는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중도층 확보라는 스스로의 명분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주 120시간 발언’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돌파구로 입당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연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것도 윤 전 총장으로선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전 총장 입당 시기를 두고 “정확히는 올해 8월이냐 내년 2월이냐의 문제고 내년 2월까지 단일화로 티격태격하면 선거 치를 것도 없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전 총장은 경선 버스 떠나기 전에는 반드시 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8월 입당, 11월 단일화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순봉·유설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앞줄 오른쪽)와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이른바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마친 뒤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갈등 봉합?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윤석열 “지켜봐 달라”·
이준석 “너무 죄지 않겠다
지난 6일 이어 25일 두번째 회동
“같이할 일 많다” 이준석에 윤석열 “걱정 마라.
정권교체 하겠다” 화답
입당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5일 저녁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에서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했다.
회동 후 손을 맞잡고 건대맛의거리를 걷다 시민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두 사람의 공개 발언에서도 갈등을 봉합한 것처럼 보였다.
먼저 이 대표는 회동 후 불콰해진 얼굴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라며 며 ”이 네글자를 가지고 우리가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오늘의 만남 의의를 잘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고 앞으로 정권 교체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저희가 같이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가 지난달 29일 국민께 정치를 하겠다고 하고 한달이 지났는데, 이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그 길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민께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려야 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갖고 지켜봐 달라 말씀드렸고, 우리 대표도 흔쾌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대표와 자주 뵙고 소통하며 많이 배우려고 한다”며 “오늘 저한테 굉장히 많은 걸 전수해주셨고 앞으로 많은 지도를 받겠다”고 ‘정치 후배’다운 태도를 보였다.
‘입당이 기정사실인가’라는 물음에는 “걱정하지 마라”며 “정권교체 하겠다”고 즉답을 피하는 대신 주먹을 들어올려 보여 주변 지지자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그걸 너무 죄지 말라는 게 오늘의 교훈”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최근의 신경전에 대해서는 “며칠 간의 긴장 관계에 우려가 있었겠지만 기우에 가깝다”며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 고민하고 있다”고 진화했다.
아울러 “오늘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며 “지지자, 당원이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가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라고 확신한 순간부터 저희가 고려해야 하는 세글자는 ‘시너지’”라며 “윤 전 총장을 돕는 분과 당원 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합의점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윤 전 총장의 방향성에 대해선 아무도 의심 안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신뢰도 드러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며 “여의도 정치에 숙달된 분과 거리 있는 분이 여의도 아닌 곳에 캠프를 차리려고 하는데, 그런 모델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고 국민의힘 입당을 압박한 바 있다.
나아가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곧바로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느냐”라고 반박했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발표된 윤 전 총장의 이른바 ‘국민 캠프’ 인선에 국민의힘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데 대해 “어쨌든 국민의힘과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많이 들어 있어 윤 전 총장의 방향성에 대한 당원의 우려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두 사람은 대화하는 장면이 다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옆 간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1시간30분가량 회동했는데, 회동 장소는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500㏄ 맥주 3잔을, 윤 전 총장은 500㏄ 맥주 5잔을 각각 마셨다.
회동 중 윤 전 총장과 서범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원샷’ 대결을 하기도 했는데, 주량이 센 것으로 알려진 윤 전 총장이 이겼다고 한다.
앞서 둘은 지난 6일 첫회동을 가진 바 있는데, 당시 윤 전 총장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앞 상가로 이 대표를 불러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당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입당과 관련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2.28민주의거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왼쪽)·정진석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6.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ickim@news1.kr
이준석 만나고 김종인계 모으고 국민의힘과 거리 좁히는 윤석열
이대표와 입당시기 조율 관심
이학재·박민식 등도 캠프 합류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찬회동을 가졌다.
지난 6일 비공개로 가진 상견례 이후 두 번째 만남으로, 연일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공개 압박하던 이 대표의 제안으로 만남이 성사됐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로 위기를 맞은 윤 전 총장이 이날 이 대표와 직접 회동하는 한편, 캠프에 '김종인의 사람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대거 투입하는 등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는 풀이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의 한 치킨집에서 이 대표와 만났다.
그간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인사들과 소통을 늘리면서도 입당에는 거리를 두고 독자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그가 대권행보를 본격화 한 후 장모·처 관련 의혹과 잇단 말실수에 대한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30%를 유지하던 지지율이 최근 10%후반으로 급락한 상태다.
여기에 경쟁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감사원장직 사퇴 17일 만인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는 등 '속전속결'의 정치행보를 보여 윤 전 총장이 긴장감을 놓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으로선 입당 결심 여부 등을 밝히는 시기가 늦춰질 수록 주목도를 빼앗기거나 '범야권 통합' 요구에 직면하는 등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이날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입당 여부나 시기가 구체화 될 것인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학재·박민식·이두아 등 전직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대거 합류하기로 하면서 캠프는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나섰다.
캠프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 추가 인선과 '국민캠프'라는 공식 명칭을 발표했다.
추가 영입 인사는 △캠프 상근 정무특보에 이학재 전 국민의힘 의원 △상근정무보좌역에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상근 대외협력특보에 김경진 전 무소속 의원 △청년특보에 장예찬 시사평론가 △캠프 상황실 총괄부실장에 신지호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국회의원 △기획실장에는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캠프 대변인은 이두아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 전 비대위원이 맡는다.
부대변인은 최지현 부대변인이 그대로 수행한다.
김병민·윤희석 대변인과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활약했던 인사들이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김 전 위원장이 극구반대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과의 사전교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연합뉴스
대선 레이스 시작했는데 ‘빨간불’ 만난 국민의힘
장제원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되는 것 같아”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선뜻 입당하기 어려워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국민의힘 ‘대선버스’가 벌써부터 빨간불을 만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당 밖 주자들 지지율은 떨어지고, 당내 주자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탓이다. 결국 이준석 리스크 때문에 야권 빅텐트 실현 가능성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지난 12일~16일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영·호남에서 두루 하락했다.
지난주 대비 대구·경북에서 8.2%p, 부산·울산·경남에서 4.6%p 내렸다.
여권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도 5.9%p가 빠졌다.
집토끼 단속은 물론 산토끼 공략도 실패했다.
중도층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p 내려앉았다.
보수층에서도 0.7%p 떨어졌다.
이대녀(20대 여성) 표심도 빼앗겼다. 민주당 지지율은 여성(4.9%p), 20대(7.2%p) 층에서 상승했다.
당내 주자도 지지부진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은 5.6%에 그쳤다.
홍준표 의원은 4.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은 1%였다.
당내 모든 대권주자들이 5% 이하의 지지율에 갇혔다.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한 셈이다.
이런 결과는 ‘이준석 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 주축인 국민의힘 대표가 마땅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더십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역풍을 맞았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후보 시절 강조한 ‘자강론’도 실현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취임하며 “(당내 주자들의) 영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해법은 없었다.
현실적 대안이 보이지 않자 이 대표는 당내 후보들에게 각자도생을 바라는 형국이다.
대선주자 경선관리에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외부주자들도 포섭하지 못했다.
공들여서 영입한 최 전 원장도 ‘반사체’라는 평을 깨지 못하고 있다.
대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행보가 아마추어에 가깝다는 비판 탓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 전 원장이) 정치를 현시점에서 왜 참여했는지 분명하게 얘기한 게 없다”며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일반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을 향한 반발이 나왔다.
변화를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며 “이 대표는 더 이상 야권 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 정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직격했다.
결국 제1야당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외연 확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 외부주자 영입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전략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 대표가 미숙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점은 중진급 정치인들도 예상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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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단장 성일종(왼쪽)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당 실무단장인
권은희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소 140억 날린다..'무소속 윤석열' 불가 이유
2012년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를 공식 선언하자 정치권은 술렁였다.
당시 야권에선 이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한 것이기 때문에 막판 지지층 결집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에선 대선이 사실상 보수와 진보의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는 데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이때 불거진 게 이른바 ‘먹튀’ 논란이다. 당시 이 후보는 대선 후보 등록을 했기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통진당에 선거보조금 27억34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중도 사퇴를 하며 결과적으로 후보를 내지 않은 셈이 되자 새누리당은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 후보가 사퇴를 공식화하기 전부터 박근혜 당시 후보가 직접 나서 “처음부터 (대선에) 끝까지 나갈 생각도 없으면서 27억을 받고, 이게 국회에서 한참 논란이 됐던 ‘먹튀법’에 해당이 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통진당은 “법대로 할 것”이라며 27억원 반환을 거부했다.
이러한 먹튀 논란은 결과적으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당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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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당시 통진당 선거보조금 27억 ‘먹튀’ 논란
최근 정치권에선 이러한 먹튀 논란이 내년 3·9 대선 때도 10년 만에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범야권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채 야권 후보 단일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윤 전 총장과 입당 논의를 위한 ‘치맥 회동’을 한 뒤 “대동소이(大同小異)”라고 말하는 등 최근 윤 전 총장의 입당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입당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입당 압박은 커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8월이냐 11월이냐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솔직해져야 한다”며 “정확히는 8월이냐 내년 2월이냐다”라고 썼다.
윤 전 총장이 8월에 입당하지 않으면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11월이 아니라 대선 후보를 등록하는 내년 2월까지 단일화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아름다운 단일화요? 대선 단일화는 지는 쪽이 수백억의 자금 부담을 끌어안고 사라져야 되는 단일화”라며 “마지막까지 이기기 위한 모든 수가 동원될 것”이라고 적었다.
결국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는 돈 문제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2012년 12월 10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가운데) 통합진보당 후보가 대선 TV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실제 정치권에서 대선은 ‘쩐(錢)의 전쟁’으로 통한다.
정치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무소속 신분으로 대선 완주를 할 수 없다고 보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돈 문제다.
천문학적인 돈을 소속 정당 없이 충당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지난달 29일 확정한 내년 대선의 후보 1인당 선거비용제한액은 513억900만원이다.
그 중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규모는 최대 10%다.
정치자금법은 대선 후보 후원회와 대선 경선 후보 후원회가 각각 선거 비용 제한액의 5%까지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선거 비용 상한선을 고려하면 경선과 본선에서 각각 25억6545만원의 후원금을 거둘 수 있다.
정당 후보와 달리 무소속 후보는 경선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이마저도 정당 후보의 절반밖에 모금할 수 없다.
후원금을 뺀 나머지는 금융권에서 빌리거나 국민을 상대로 정치자금 펀드를 모집해야 한다.
이걸 문제 없이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후보 단일화에서 파생되는 가장 큰 문제는 단일화에서 지는 쪽은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선거비용은 15% 이상 득표하면 전액 보전되고, 10~15% 득표하면 절반이 보전된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에서 패한 경우에는 한 푼도 되돌려받지 못한다.
후보 단일화를 조기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협상이 길어질수록 잃어버리는 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실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면 11월은 커녕 내년 3·9 대선 후보 등록 직전까지도 신경전이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돼도 지는 쪽은 한 푼도 보전 못 받아
정당 입장에서는 선거보조금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 때 각 정당에 지급된 선거보조금 총액은 각각 421억원과 451억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내년 대선 때는 대략 450억원 안팎의 선거보조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총액이 450억원이라고 할때 국민의힘 몫은 대략 14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후보 등록 전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되고 무소속 후보가 입당을 거부한 채 야권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은 이 돈을 받지 못한다. 후보 등록 후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돈은 받을 수 있지만 2012년의 먹튀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
이중보전받는 선거보조금 못받으면 국민의힘은 최소 140억원 손해
또 하나 중요한 대목이 선거보조금의 이중보전 제도다.
현행법은 각 정당이 국고에서 받은 선거보조금으로 대선 비용을 충당한 뒤 이를 다시 국고에서 되돌려 받을 때 포함시키는 걸 금지하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 선거보조금을 140억원을 받아 대선 후보를 위해 쓴 뒤 그 후보가 15% 이상 득표하면 정당이 140억원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나랏돈이 정당 재산으로 쌓이는 이른바 ‘선거 재테크’다.
국회가 외면하고 있지만 선관위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이중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쨌든 제도의 옳고 그름을 떠나 만일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면 이 돈은 고스란히 포기해야 한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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