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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한국도 아프간 꼴 난다?"...한미동맹 회의론 근거 있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이 1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열린

지휘권 이양식에서 프랭크 매켄지(오른쪽·해병대 대장) 중부사령관에게 부대기를

넘겨주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국외 탈출을

위해 주민들이 담을 넘어 공항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EPA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18일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남의 일이 아니라며

한미동맹을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관계자가 17일

(현지시각) 탈레반 깃발을 세우고 있다. [AFP]

 

 

 

 

 

한국도 아프간 꼴 난다?"...한미동맹 회의론 근거 있나

 

 

 

미군 철수로 촉발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이 보수권을 중심으로 한 '한미동맹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익에 보탬이 되지 않으면 언제든 발을 빼는 미국의 면모가 확인된 만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아프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미국-아프간 관계와 한미동맹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동맹 유지의 기준이 '국익'이라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의 핵심수단 중 하나인 한미동맹의 역할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밝혀왔던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등은) 우리가 아프간에 주둔했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했다.

외부 적의 잠재성을 다루고 우리의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동맹국과 파트너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신성불가침하다"며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며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물론 대만 등 주요 우방국에서 "과연 미국을 믿어도 되느냐"는 회의론이 일자, 설리번 보좌관이 나서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나선 셈이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7일 "아프간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미동맹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박진 의원은 "미국은 여론이 움직이는 나라"라며 "여론에 따라 주한미군이 철수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의 전략적 입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프간 사례를 한국에 대입하는 것에 대해 "논리적 비약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중 포위망 구축이라는 목적을 가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해선 한미동맹의 몸값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익이 없는 곳에서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국익이 쏠려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며 "중국 견제를 위해서도 한미동맹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교수는 "국익에 보탬이 안 된다면 미국은 언제든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도·태평양 전략 집중은 물론 현재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체제는 미국 입장에서도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주한미군이 미국에 전략적 이익을 주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주한미군 철수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는 얘기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의 연설문 작성 담당 보좌관이었던 마크 티센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의 발언이 한미 양국에서 비판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16일 "한국도 미국의 지원 없이 이런(탈레반) 공격을 받는다면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아프간 정부군의 군사력과 한국군의 화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비교를 한 셈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계 6위의 군사력과 10위의 무역대국인 한국과 아프간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험담"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미중 간 첨예한 갈등 속 '줄타기 외교'로 한미동맹 회의론을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보 부처의 한 당국자는 "군사동맹의 골간은 연합훈련"이라며 "최근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둘러싼 논란에서 동맹 관리의 책임이 있는 외교부와 국방부는 사실상 방관만 했다"고 비판했다.

'동맹 관리'를 위한 세심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탈레반 전사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시에서 순찰하고 있다. 2021.08.17.

 

 

 

 

 

 

[로스엔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한 철야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2021.

08.19 007@newspim.com

 

 

 

 

혹시 주한미군도'…아프간 후폭풍에 韓·美전문가도 '와글와글'

 

 

 

미국 조야, 한국과 아프간 다르다 한목소리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언급 중
한국에서도 미국 국익 판단의 가변성 주목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전 세계가 그 파장을 주목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군의 해외 주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과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달리 주한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언론브리핑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가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의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반복해서 밝혔듯이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해왔다"고 답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한국과 유럽 등은) 우리가 오랜 시간 실제 주둔을 유지한 곳이고, 내전도 벌어지지 않았다"며 "우리가 아프간에 주둔했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09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아프가니스탄과 한국 상황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동북아시아의 민주 국가이자

세계 11위 경제 대국인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다르다"며 "한국은 미국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공약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위협했을 때 미 의회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아예 입법화했다"고 설명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도 이 방송에 "한국 상황은 아프가니스탄과 너무 달라 비교 자체가 유용하지 않다"며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비해 미국에 전략적 가치가 한없이 크고 민주주의 동맹인 데다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자유와 조국을 위해 기꺼이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이미 증명했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부대 예포식이 진행되고있다.

2021.07.02. photo@newsis.com

 

 

 

 

 

하지만 미국 일각에서는 주한미군도 영원히 주둔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는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에서 미국의 신뢰성과 정치적 의지에 대한 도전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상황도 가정해 봐야 한다"며 "한국군은 아프간 정부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뛰어나지만 북한은 적어도 한국이 미군의 공백을 기꺼이 받아들일지 알아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방송에서 "만약 한국이 미국을 지원하는데 관심이 없고 (쌍방이 아닌) 한쪽의 동맹관계를 갖겠다고 하거나 방위비 분담금 지불을 거절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거절한다면 미국의 입장에선 한국은 덜 중요한 동맹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해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폴 라캐머라(오른쪽부터)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주한미군사령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 사령관

겸주한미군 사령관,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자리하고 있다.

2021.07.02. photo@newsis.com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9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국제정치적 함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더 이상 미국이 외국의 내분에 미군을 끝없이 파병하는 것은 국내적으로 수용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이어 "그런 점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미국 국익 판단의 가변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바이든식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할 수 있겠다"며 "이는 한국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게도 동맹으로서의 책임과 역할, 그리고 군사주권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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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성과 아이들, 탈레반 피해 공항으로 가족으로 보이는 여성 2명과 아이

2명이 1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활주로 위에 앉아있다.

 카불=AFP

 

 

 

 

바이든, 우방 비판에도 ‘국익 우선 동맹’

 

 

아프간 철군 관련 대국민 연설서
“국익 없는 미군주둔 반복 안해, 철군 후회 없어… 확고히 유지”
‘21세기 새 위협’ 中-러시아 거론… 철군 지지여론 69%→49% ‘뚝’
獨 “아프간 민주국가 건설 실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무장 반군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는 중에도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미군 주둔을 계속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16일(현지 시간) 천명했다.

 

앞으로 중국, 러시아 같은 21세기의 위협 대응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외교 정책 방침도 분명히 했다. 국익을 바탕으로 외교 전략의 큰 줄기를 재조정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방향성은 향후 한미동맹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나의 (철군)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며 이를 확고히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제 과거가 아닌 21세기 새 위협과 전 세계 다른 지역의 대테러 업무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거론하며 “우리의 진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가 아프간에 자금과 자원, 관심을 무한정 쏟아붓는 것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 1월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고 외치는 등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너뜨린 동맹 복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그동안 수차례 강조해 왔다.

그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통해 ‘국익에 기반한 동맹’을 일종의 대외 정책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행동에 나서기 전 미국에 도움이 되는 동맹인지, 미국이 위험과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켜줄 가치가 있는 동맹인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프간 철군으로 빚어진 수도 카불 등 현지의 극심한 혼란으로 국내외의 거센 후폭풍과 함께 동맹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해 있는 유럽의 주요 동맹국들은 미국이 충분한 협의 없이 철군을 밀어붙였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 “우리는 아프간 내 민주국가 건설에 실패했다”며 “철군 결정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믿은 많은 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쓰라린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동맹들의 불만까지 감수하며 철군을 밀어붙였다.

아프간 철군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나빠졌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3∼16일 유권자 19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철군을 지지했다.

 

올해 4월 같은 조사 때의 69%에서 20%포인트나 줄었다.

철군 반대는 37%로 4월의 16%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바이든, 동맹에 ‘책임 공유’ 강조… 獨메르켈은 “쓰라린 결정” 비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한 뒤 연단을 떠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의 안보 문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고 외교안보의 초점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기는 외교 전략을 추진해 왔다. 특히 전방위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견제에 집중하고 있다.

부족과 종교 갈등으로 내전 가능성이 상존하는 중동 지역에 발목이 잡히면 전선(戰線)이 분산될 수 있다.

○ 중국에 화력 집중, 국내 지지층 의식 해석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역설해 온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저버리고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인권을 외면한다는 비난 속에서도 가차 없이 철군을 강행한 것은 이런 밑그림에 따른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인 2월 중동에서 활동하던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시켰고, 아프간 철군뿐 아니라 이라크에서도 주둔 미군의 규모를 최소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를 강화하고 인권을 앞세우며 제재 및 경제 규제 등으로 중국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중동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의 시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부터 지속됐으나 정치권의 강한 반발과 우려 등 때문에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아프간 전쟁의 종식을 공식 선언하며 주둔 미군 규모를 대폭 줄였으나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테러 대응 명목으로 다시 미군을 추가 파병해야 했다.

‘신고립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아프간 철군을 밀어붙였고, 당시 시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했던 시점(8월 31일)보다 더 빠른 5월 1일이었다.

 

 

 

○ 나토 등 비판에도 ‘동맹의 책임 공유’ 강조

 

 

 

美 수송기로 아프간 탈출 15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카타르로

향하는 미군 C-17 수송기에 수백 명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이 비행기의 탑승

정원은 200명이지만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3배가

넘는 640명이 탔다. 트위터

 

 

 


아프간 철군 결정이 외교안보 전략 외에 국내의 정치적 요인을 감안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공화당과의 결전이 벌어질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철군을 지지하는 국내 지지층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전통적으로 반전(反戰) 기류가 강한 게 사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으로 빚어진 아프간 내 대혼란으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독일 차기 총리가 유력시되는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건립 이후 겪은 가장 큰 재앙”이라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가 (아프간에서) 본 비극은 군과 시민 리더십의 붕괴”라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의 (철군) 결정이 비판받을 것을 알지만 이 결정을 다른 대통령에게 넘기느니 차라리 그 비판을 모두 감내하겠다”며 “(철군 과정이) 어렵고 엉망이고 불완전하지만 대통령으로서 나의 철군 공약을 지켰다”고 말했다.

나토 등 동맹의 비판에도 철군 결정을 뒤집을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나 반군 진압, 중앙집권적 민주주의 건설이 아닌 테러 대응이고 우리는 임무에 성공했다”고 했다.

9·11테러 주범인 테러단체 알카에다를 진압했고, 그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게 벌써 10년 전이라는 것이다.

 

“아프간 군대가 스스로를 위해 싸울 생각이 없는데 그 나라의 내전을 막겠다며 우리의 딸과 아들들을 전장으로 내보내는 일을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그는 “(그렇게 해 왔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이 아니고 미국인이 원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이 스스로 지킬 의지가 없는 곳에서는 돈과 인력을 들여 싸우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동맹에도 ‘책임 공유’를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본 가치관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가 한국에 동맹 역할을 강조하며 중국 견제 전선 동참을 압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사태 관련 브리핑서 탈레반이 미국 민간인의 아프간 출국을 위해

카불의 공항까 지 안전 통행을 약속했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아프간 철수 후폭풍에…'흔들리는 동맹' 관리 나선 美

 

 

 

백악관 "韓, 아프간 상황과 달라 미군 감축 의향 없어"
전문가들 "文정부, '아프간 교훈' 읽어낼 수 있어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전격 결정하면서 동맹국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미 정부는 '흔들리는 동맹' 우려에 대한 관리에 나섰다.

더힐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아프간 미군 철수가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의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반복해서 밝혔듯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한 한국과 유럽 등은 "우리가 오랜 시간 실제 주둔을 유지한 곳이고 내전도 벌어지지 않았다"며 "우리가 아프간에 주둔했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했다.

권력층의 부패, 그리고 군의 무능함으로 사실상 자멸한 아프간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미군 철군 결정과 관련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의 희생은 더 이상 안 된다"며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기점으로 동맹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철수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미국은 발 빠르게 '억측'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에 대해 동맹국들이 가지고 있는 의구심을 해소하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걸 막는 작업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프간 사례는 한국뿐만 아니라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방위공약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철회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1975년 남베트남 패망 때도 미국이 얼마만큼 동맹을 방어할 수 있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고 했다.

참고로 현재 미군은 본토와 미국령 외에도 한국·일본·독일·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50여개에 주둔기지를 두고 있다. 이와 동시에 170여개 국가와 함께 매년 군사훈련을 실시해왔다.


우리의 경우 작년까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이 실제 이뤄질지 여부를 계속 주시해 왔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말 약 3만6000명 규모의 주독미군 가운데 1만2000명을 감축해 미국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려한 우려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즉각 해소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했고, 4월에는 트럼프의 주독미군 감축 계획을 백지화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시작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U-2S 고고도정찰기가 착륙하고 있다.

 2021.8.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그러다 이번 아프간 사태로 다시 일각에서 주한미군 철수 우려가 나온다.

특히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10일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동시에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하며 북한의 핵무기 같은 비대칭 전력이 제거되지 않은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명분으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일련의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정부가 일명 '아프간 교훈'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과거 동맹관을 가지고 바라보면 안 된다.

 

미국이 이전같이 동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을 해줄 능력과 의지도 없다"며 "이에 우리로서는 동맹 네트워크 차원에서 동맹국들 간 능동적인 관계가 필요하고 높아진 국격 등에 따른 책임과 비용을 감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국내 일부에서 '주한미군은 절대 안 떠난다'며 주한미군의 가치를 약간 낮게 보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가 유의해야 할 부분은 주한미군 주둔 여건은 미국의 국익 중 하나"라며 "한국이 떠나라고 한다거나 반미(反美)가 강해지면 동맹도 약해질 수 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떠난다면 아프간처럼 안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환기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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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밖에 모인 아프간인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탈레반 총격 받은 아프가니스탄 시위대

(잘랄라바드 A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가운데

18일(현지시간) 동부 낭가르하르주의 주도인 잘랄라바드에서 한 남성이 아프간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아프간 마지막 탈출구' 위험천만한 공항 가는 길

 

 

탈레반, 검문소 설치하고 순찰…서류 검사 뒤 돌려보내

군중통제 한다며 채찍질에 총격…어린이도 다쳐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고립된 섬'과 같다.

공항은 미군이 통제하지만, 공항까지 길은 모두 탈레반이 장악했다.

 

카불 전반적으론 고요함이 유지되고 있지만,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몰린 공항 주변은 혼돈 속이라고 18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전했다.

심지어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날 미국민 등을 위한 탈출기가 운항 중임을 알리면서 "공항까지 길의 안전을 미정부가 보장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각국 대사관이 있던 '그린존'에서 공항까지 이어지는 도로 등에 검문소들을 설치하고 순찰하며 아프간인들이 공항에 가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의 여권을 가진 이들은 통과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이 자신들이 발표한 성명이나 미정부에 약속한 바와 달리 아프간을 떠나려는 아프간인들이 공항에 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보도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카불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이 검문소에서 서류를 검사하고 일부를 공항에 가지 못하게 되돌려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탈레반 조직원들이 한 공항 출입문 앞 콘크리트 도로 분리대에 올라서 군중들에게 "이 출입문은 폐쇄됐고 외국인과 서류가 있는 사람만 통과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방해'를 어떻게든 피한 사람들은 공항에 인접한 도로에 운집해 공항에 들어가 비행기를 타고 아프간을 떠날 기회만 노리고 있다.

성공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일말의 희망을 품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출국 기다리는

서방 협력 아프간인들. [EPA=연합뉴스]

 

 

 

 

 

탈레반은 '질서유지'를 명목으로 이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

현지에 있는 CNN방송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는 이날 방송에서 "탈레반이 군중 통제를 맡았는데 그 방식이 다른 곳과 매우 다르다"라면서 "채찍으로 때리거나 공중 또는 사람을 겨냥해 총을 쐈다"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마커스 얌 기자는 트위터로 "탈레반 조직원들이 아프간을 떠나고자 공항 인근 도로에서 기다리는 아프간인 수천 명을 통제하고자 총격을 가하고 채찍과 막대기 등을 사용했다"라고 전했다.

얌 기자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엔 머리에 피를 흘리는 여성이 도로에 쓰러져 있고 그 옆으로 역시 피칠갑이 된 소년이 남성에게 들려있는 모습이 담겼다.

탈레반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관계자에 따르면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지난 15일 공항 안팎에서 최소 12명이 총에 맞거나 압사해 숨졌다.

 

앞서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공항 내 탈레반 지도자를 인용해 공항에서 총격이나 압사로 숨진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공항 안이나 밖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탈레반이 밝힌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활주로를 가운데에 두고 북쪽은 군기지이고 남쪽을 민간이 사용한다.

민간구역 출입문은 3개로 그 중 여객터미널 정면 주 출입문이 가장 혼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자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공항에 몰려와 활주로와 주기장에까지 들어오면서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촬영된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위성사진.

[플래닛랩스/AP=연합뉴스]jylee24@yna.co.kr

 

 

 

 

 

 

17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카불의 프랑스 대사관

밖에서 출국하려는 아프간인들이 앉아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나는 한국에 갇힐 것..당장 먹을 음식 필요" 아프간인들의 절규

 

 

 

미국과 고국으로부터 버림받아..아프간 외면 말아달라"
최대 1만여명 아프간인들 한국 거주중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금준혁 기자,노선웅 기자 = "저는 미국과 고국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고국에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본국에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도 두렵습니다"

 

한국에 5년째 거주 중인 A씨(20대)는 1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탈레반이 수도를 함락한 현실에 무력감을 내비쳤다.

A씨는 "아프간 대통령은 자국을 탈출했다. 나는 미군에게 버림받았고, 무시당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겁에 질리고 무섭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는 더 이상 군대도, 헌법을 수호할 경찰도 없다"고 한탄하며 "내가 여권을 잃어버리면 나는 한국에 갇힐 것"이라고 했다.

 

귀국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체제가 붕괴됐다.

이전 아프간 정부의 여권을 갖고 있는데, 이제 제도가 무너져 여권이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이 여권을 갖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A씨는 "아직까지는 SNS를 통해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만 인터넷이 얼마나 오랫동안 열려 있을지 모른다"며 "앞으로 인터넷이 닫힌다면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국제전화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A씨는 아프간에 있는 여동생의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동생 2명은 당초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선정돼 이달 말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가면서 물거품이 됐다.

 

A씨는 미리 사둔 비행키 티켓으로 여동생을 일단 파키스탄으로 보내려했지만, 카불 공항 입구를 탈레반이 막고 있어 진입하지 못했다. 항공편도 15분 전에 취소됐다고 한다.

현재 카불 공항은 민간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여동생은 시간이 갈수록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 공부하고 싶지만 한국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내 커리어도 모두 끝날 것이라며,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여동생의 상황을 전달했다.

 

실제로 아프간 내에서는 여성을 중심으로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6~2001년 탈레반 정권 당시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거나 남성 동반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정책을 폈다.

 

아프간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번에 장악한 탈레반은 자신들은 다르며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믿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교육을 금지한 탈레반이 들어서며 여성이나 소수민족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광기가 번질까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한국에 5년째 거주 중인 B씨(35)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B씨는 "부모님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남동생은 동부 닝가르하르주에 있다.

다 탈레반이 장악한 곳"이라며 "다행히 어제 통화를 하긴 했지만 상황이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을 한국 등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며 "한국에 있는 아프간 대사관이 문을 닫아 아프간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고 싶어도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B씨는 "아프간인들 모두가 본국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불행하다"라고 재차 말했다.

 

B씨는 "2014년 단기 체류 비자로 들어왔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 비자 기간이 만료됐다. 난민 인정이 되지 않아 사실상 불법 체류자"라며 "부디 아프간 난민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나는 지금 일자리와 음식, 돈이 없다"며 "일을 구하고 싶고 당장 먹을 음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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