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출시돼 5개월 만에 20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백신 보험'.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백신 보험은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과장광고"라며 제동을 걸었다.
/연합뉴스⋅개별서비스 회사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 시민이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멀쩡하던 20대도 숨져..4차 대유행 확산 속 '백신 불안감' 어쩌나
20대 집배원, 화이자 2차 접종 후 사흘 만에 숨져
18~49세 예약률 약 60%..젊은 층 중심 백신 기피 분위기
전문가 "백신, 질병 예방 사망 사례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최근 건강했던 20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숨지는 등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시작한 18~49세 일반인 백신 접종 예약률은 60% 수준으로, 정부의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는 등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방역 당국과 전문가는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대 집배원 화이자 접종 3일 후 사망. 명확한 사인 및 백신 인과관계 발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집배원의 누나라고 밝힌 청원인은 "남동생은 7월에 건강검진을 받았었고 간 수치가 약간 높게 나온 것 빼면 너무나 건강한 아이였다"라며 "2차 백신 접종 3일 후 사망하니 저희 가족은 '백신이 사망원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성남시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5시께 집배원 A씨가 수정구 태평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쳤으며 이후 근육통과 몸살 증상을 가족에 호소했다.
A씨는 9일 밤 자택에서 잠이 들었고 10일 새벽 출근 시간에 맞춰 어머니가 깨우려 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청원인은 "1차 부검 후 나온 결과는 '사인 불명'이며 질병관리청(질병청)에서 입회하지도 않았다"라며 "진행 상황이나 추후 방안은 질병청에서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조사 진행 중이며, 결과는 1~2달 뒤에 나온다는 것뿐이다.
백신 관련 청원의 비슷한 사례를 보면 (정부는) 인과성 여부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이 시국을 견딜 수 있단 말인가"라며 "현재 젊은 층의 백신접종 예약을 받는 것으로 안다.
명확하고 솔직한 인정으로 불안함과 박탈감을 주지 않는 정부가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보건 당국은 현재 A씨 사망 관련 백신과의 인과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듯한 현상은 최근 발생한 젊은 층의 사망 사고나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젊은 층에선 백신 접종을 우려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혹시나 심한 통증이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위험부담을 안고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 불안하다"라며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때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다. 백신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많아서 아직은 맞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청장년층의 백신 접종 예약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8~49세 10부제 사전 접종 예약률은 60.4%를 기록했다.
주민등록번호의 생년월일 끝자리가 0~7, 9인 예약 대상자 총 1378만9353명 중 832만9607명이 사전예약을 마친 결과다.
생일 끝자리가 '8'인 사람은 19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을 마쳤는데, 이를 포함한 10부제 최종 예약률 역시 60%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70% 예약률엔 미치지 못한 수치다.
정부는 같은 연령대에서 우선순위로 이미 접종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치는 약 70%가 된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다른 연령층 예약률이 70∼80%대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젊은 층의 예약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부민병원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조사에 따르면,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코로나19 기획연구단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적 건강 3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73.9%)은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신 안전성에 관한 질문에는 10명 중 4명(39.3%)만이 안전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백신은 맞겠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크다는 것이다. 결국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당국의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 대응이 동반되어야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기피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단 이득이 더욱 크며,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망 사례 관련 인과성을 밝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라며 "사망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느낄 순 있지만, 이 때문에 접종을 기피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은 질병 예방과 위중증 사망 사례를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선 백신 접종 말곤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당국 역시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때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한 정보공개와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쇼크 올 수 있는데 그냥 백신 맞으라? 아나필락시스 경험자들 '불안'
스무 살 무렵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을 발랐다가 전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면역 과민 반응)를 겪은 김모(26)씨는 최근 'PEG 알레르기 반응 경험이 있으면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질병관리청 지침을 확인하고 질병청 콜센터 1339에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상담원은 해당 지침을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병원에 문의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병원에 물어봤지만 의사 역시 PEG 알레르기가 뭔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아나필락시스 발생 가능성은 극히 적다"며 백신 접종을 권했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김씨는 결국 어렵게 예약한 화이자 백신을 취소했다.
아나필락시스 경험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정보 부족과 미흡한 현장 대처에 불안해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우리 몸이 특정 물질(항원)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급작스러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백신 접종 과정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경험자들은 이상 반응 발생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할지, 유사시 접종 현장에 어떤 대책이 마련돼 있는지 궁금해하지만 당국은 이런 우려를 속 시원히 해소해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백신 금기' 알레르기 숙지 안 돼
18일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아나필락시스 경험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부작용인데도, 방역당국과 의료진이 아나필락시스에 대해 잘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날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아나필락시스 의심 증상을 보였다고 신고한 사례는 656건이고, 이 중 166건은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됐다.
아나필락시스는 단순한 두드러기를 넘어 호흡 곤란, 혈압 감소, 쇼크 등 심각한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 사망 사례(7건) 가운데 아나필락시스로 숨진 경우는 아직 없다.
방역당국도 이를 우려해 특정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했던 사람은 관련 백신을 맞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질병청 지침에는 △PEG 알레르기 반응 경험자는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을 피하고 △폴리소르베이트 80(식품 등에 쓰이는 유화제) 알레르기 반응 경험자는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 접종을 피하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런 '접종 금기' 지침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는 "아나필락시스 경험이 있다고 하면 다른 백신을 안내해주거나 대기를 권할 줄 알았지, 이렇게 정보가 부족할 줄은 몰랐다"고 황당해했다.
"증상 발현 시 119·응급실 무용지물"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이면 '즉시 119를 불러 가까운 병원을 찾으라'고 당부하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는 경험담도 나온다.
교사 최모(27)씨는 이달 초 모더나 백신을 맞고 병원 권고대로 30분쯤 대기하며 몸에 이상이 있는지 살피고 귀가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자마자 목 안쪽이 급격히 붓는 느낌과 함께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아나필락시스로 추정되는 증상을 겪었다.
놀란 최씨는 바로 119를 불렀지만 "의식 있는 환자는 병원에 스스로 가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백신을 놔준 종합병원의 응급실을 찾아갔지만, 일반 응급환자로 분류돼 3시간 이상을 대기해야만 했다.
병원에선 "백신 아나필락시스 반응인 듯하니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권유했고, 최씨는 증상이 나타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알레르기 반응 완화제를 처방받을 수 있었다.
최씨와 병원 모두 '알레르기 반응에 대비해 접종 후 일정 시간 병원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당국 권고를 따랐지만, 막상 일이 터지자 접종자가 의존할 수 있는 조치는 없었던 셈이다.
최씨는 "백신 접종 후 증상이 늦게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해 부작용 환자를 전담할 의료진과 병실이 마련돼 있었다면 안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포심에 결국 2차 접종을 포기했다.
접종 후 최소 30분 대기… 사전검사도 방법
이달 초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20대 여성 A씨도 2차 접종을 앞두고 불안감이 크다.
수년 전 심각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겪었지만, 어떤 물질이 그런 반응을 일으켰는지 알지 못하는 탓이다.
A씨는 "외식업 종사자여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1차 접종을 했는데, 행여 2차 접종 때 그 끔찍한 증상이 재현될까봐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이 아나필락시스 대응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 시기가 임박했다면 사전 검사를 통해 아나필락시스 발생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자 수백 명이 증상을 겪은 만큼 아나필락시스가 드물다고만 보긴 어렵다"며 "최근 여러 대학병원에서 아나필락시스 유발 물질에 대한 피부 반응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병원에서 충분히 대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아나필락시스는 대부분 접종 후 15분쯤 지나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보다 오래 병원에 머물면서 이상 반응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 후 30분 정도는 병원에 대기해야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즉시 의료진의 처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살피기 위해 모니터링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
자신이 맞을 백신 종류도 모르고…일정 자주 바뀌어 불안감 커지고
60∼74세 등 820만명 2차접종
mRNA계열 백신 접종간격 6주로
지난 5∼6월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60∼74세 고령층과 취약시설 종사자, 항공 승무원, 보건의료인, 사회필수인력 등 약 820만명에 대한 2차 접종이 시작된다.
이 가운데 50세 이상은 1차와 마찬가지로 AZ 백신을 맞고, 50세 미만은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인해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한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2차 접종이 끝나면 접종 완료자 비율은 30%로 올라가게 된다.
또 이달 16일 이후 mRNA 계열의 화이자·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이 예약된 1156만명의 1·2차 접종 간격이 기존 3∼4주에서 5∼6주로 조정되면서 당사자들에게 새 일정이 문자로 개별 안내된다.
추진단은 2차 접종 예약일이 추석 연휴인 경우 접종일을 5일씩 앞당겨 접종 간격이 6주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접종기관의 예약 가능 인원 초과 등으로 접종 간격이 6주를 초과한 175만명에 대해서는 2차 접종 예약일을 6주가 되도록 일괄 조정했다.
한편 40대 이하에 대한 백신접종 예약이 이번 주 시작된 가운데 12일 오후부터는 18∼49세 국민 가운데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끝자리가 ‘2’인 사람이 예약할 수 있다.
18∼49세 중 생일 끝자리가 ‘2’인 사람은 이날 오후 8시부터 13일 오후 6시까지 접종 예약을 할 수 있다.
예약은 코로나19 사전예약시스템에서 이뤄지고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친 뒤 원하는 접종 일자, 접종 기관을 선택하면 된다.
네이버, 카카오, PASS 등을 통해 예약 전 간편인증서를 미리 받아두면 예약 당일 곧바로 인증을 진행할 수 있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40대 이하의 접종 예약은 현재 ‘10부제’로 진행되고 있다.
정해진 날짜에 예약하지 못한 대상자에게는 19∼21일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21일 오후 8시부터는 18∼49세 전체가 추가로 예약할 수 있다.
또 22일부터 내달 18일까지는 10부제 예약 미참여자를 포함해 모든 대상자가 예약을 신규로 하거나 기존 예약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18∼49세 가운데 기접종자와 지방자치단체 자율접종 대상자 등을 제외하고 10부제를 통해 접종 예약을 하는 사람은 총 1576만4481명이다.
이들은 이달 26일부터 내달 30일까지 화이자, 모더나 등으로 1차 접종을 하고 6주 뒤 2차 접종을 받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수급 상황이 불안정하다보니 내가 맞을 백신 종류도 확실하지 않고 접종 일정도 자꾸 바뀌면서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백신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알려야 불안감도 사라지면서 접종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이날
부터 18~4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생일 끝자리와 동일한
날짜에만 예약이 가능, 이날은 9·19·29일 생일인 사람이 예약할 수 있다. 뉴시스
18~49세 백신예약 시작...커지는 불안감 속 "그래도 맞아야"
부작용 걱정되지만 델타변이 감염 무서워"
전문가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 더 많아
[파이낸셜뉴스] 지난 9일부터 18~49세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가운데 신청 대상자들은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백신을 맞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다,
사회적 활동으로 인한 감염 노출이 큰 만큼 백신에 대한 이득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불안하지만 효과가 있으니"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18~49세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시작된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됐다.
10부제 도입에 따라 주민등록번호상 생년월일 기준으로 예약 날짜를 특정했다.
하루 예약자 190만명 이하로 분산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9일 생년월일이 9일로 끝나는 9·19·29일 생일인 141만5000명 중 절반가량인 70만2000명이 예약을 마쳤다.
백신 접종 신청대상자들은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면서도 백신 접종으로 인한 효과가 분명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33)는 "주변 지인들이 화이자를 많이 맞았는데, 팔만 아프고 별 부작용 없이 지나갔다고 해서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들을 보면 심각한 부작용이 많아서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이모씨(32)는 "회사에서 전면 재택을 하지 않아 일주일에 며칠은 회사에 나가 붐비는 식당에서 밥도 먹어야 한다"며 "신청해 맞을 수 있는 데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회사 눈치가 보일 것 같아 반드시 맞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30)는 "델타 변이 감염된 사람이 병원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쓴 글을 봤는데, 그걸 보면서 백신을 꼭 맞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각보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고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어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감수할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 유행, 접종해야"
프랑스 유학 생활 중 방학기간에 한국에 들어왔다는 김모씨(27)는 "프랑스는 백신을 맞지 않으면 공공장소 출입이 불가능해 이번에 기회가 돼 맞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모든 연령대에서 동일하지는 않지만, 백신 접종이 일상생활 중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많은 연령층으로 지적되는 젊은층은 불가피하게 회사에 가고 만남을 가질 수밖에 없는 등 일상적으로 감염 위험에 노출돼있다"며 "젊은층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는 하지만, 보건학적 이득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접종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기본적으로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손해보다 크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상반응 대응에 있어서도 기존에 많은 논란이 있긴 했지만,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가급적이면 접종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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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전예약 및 접종기간 안내. 2021.08.05. 박효상 기자
백신 맞긴 맞아야 하는데..." 접종 꺼리는 2030
18~49세 예약률 60.2%…정부 목표 70%보다 낮아
2030 "잇단 사망사고에 접종 간격 연장까지…못 믿겠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이달 9일부터 18~49세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는 부작용 우려로 백신 예약을 망설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쿠키뉴스와 만난 30대 주부 이모씨는 "지난 11일에 백신 예약을 하기는 했는데 맞으러 가야할지, 미룰지 고민이다"며 "주변에서 백신 접종을 맞고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진 사람들도 있고, 백신 접종 이후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30대 직장인 임모씨도 백신 접종 예약을 했지만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로 개발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접종 후 드물게 젊은층 일부에서 심근염, 심낭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임씨는 "16일 오후8시부터 접종 예약이 가능했지만 계속 고민을 하다 다음날인 이날 오전 접종 예약을 했다"면서 "(부작용이) 겁이 나긴 하지만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접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린 두 자녀를 둔 20대 주부 김모씨도 부작용 우려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회필수인력인 김모씨의 배우자도 우선 접종 대상자였으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mRNA 백신 접종 간격이 6주로 연장된 것을 보고 불안해서 예약을 안했다.
다음 순번에 예약해야 할지 고민된다"
"개인 위생과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버텨볼 생각" "예약해뒀는데 취소할 지 고민 중이다"
"접종 순서가 다가오니 더 겁난다" 등 누리꾼의 의견들이 이어졌다.
최근 백신을 맞은 젊은층의 잇단 사망사고는 이같은 분위기를 부추겼다.
20대 우체국 집배원 A씨는 경기 성남시에서 지난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사흘 만인 10일 숨졌다.
앞서 지난 5일에는 경기 시흥시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30대 여성 B씨가 숨져 질병관리청 등 당국이 인과성 여부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6일에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심근염으로 숨진 20대 군인 남성이 접종 인과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백신을 접종받은 뒤 동료 군인들에게 가슴 통증과 컨디션 저하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반응 신고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4~15일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1726건으로 집계됐다.
백신 종류별로는 화이자 1322건, 아스트라제네카(AZ) 315건, 모더나 89건이다.
18~49세 대상 예방접종 사전예약률은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층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18~49세 예방접종 사전예약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10부제 방식으로 시작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18~49세 10부제 예방접종 대상자 920만4647명 중 554만3059명이 사전예약을 완료해 예약률 60.2%를 기록했다.
정부의 예상 예약률인 추석 전 7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고령층에서 나타난 80% 예약률보다 낮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청장년층의 적극적인 백신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예방접종은 코로나19 4차 유행을 이겨내고 델타 바이러스 확산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국민들에 10부제 예약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어 "18~49세 연령층의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 신고율은 0.71% 수준이고,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과 두통, 어지러움 등이 97.5%로 대부분"이라며 "이상반응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 본인과 주변의 안전을 위해 예약된 일정에 꼭 예방접종을 받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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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아사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백신 맞아도 되는거냐"…의사들도 반대한 AZ '3040 접종'에 시민들 불안
의협 "AZ 잔여백신 30∼40대 접종 재허용에 심각한 우려"
30·40대 "얼마 전까지는 AZ 백신 접종 안 된다더니…"
방역당국 "AZ 잔여백신 접종자·예약자 많은 상황"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연령을 잔여 백신에 한해 '30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정작 접종 대상자가 된 30·40대는 AZ 접종을 여전히 꺼리는 모습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이 접종 허가 연령 변경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자 시민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현재 AZ 잔여백신을 접종하거나 예약한 30·40대가 적지 않다며 "접종에 도움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AZ 백신 접종과 관련해 절대적 기준에서의 접종 권고 연령과 희망자에 한해 접종 기회 부여 연령 차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추진단)에서 지난 11일 발표된 '주간코로나19 예방접종후 이상반응 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50세 미만에서 AZ 2차 예방접종은 타 백신에 비해 예방적 효과 대비 백신 관련 이상 사건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희망자라고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고려되기에는 위험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 학술지 란셋(Lancet)을 인용해 "55세 이하에서 AZ와 화이자 백신 모두에서 전신성 부작용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나, AZ 백신에서 접종률 대비 부작용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잠재적 위험성이 더욱 높은 50세 미만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 필요성 논의가 아직은 더 필요하다"고 했다.
휴대전화 카카오톡(왼쪽), 네이버 앱에 서울 지역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추진단은 지난 13일 AZ 잔여백신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30~40대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문제로 지난 7월 접종 연령을 50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하는 데다 AZ 잔여 백신 폐기량이 늘면서 희망자에 한해 30대 이상 접종을 허용한 것이다.
다만 방역당국이 잔여백신 지침을 번복하면서 접종을 꺼리는 3040세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가 AZ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을 상향 조정했던 이유가 '안정성'이었던 만큼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접종 대상 기준이 이렇게 계속 바뀔 수 있는 거냐.
AZ 백신이 남는 이유가 백신 부작용을 두려워하는 이들 때문 아니냐.
그런데 백신 남는다고 무턱대고 30·40세대에게 접종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라며 "국민의 생명이 달린 일인데 대상 기준을 너무 번복한다.
이런 식이면 내가 잔여백신을 맞을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백신 부작용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50대 미만 AZ 백신은 혈전증 위험 때문에 (접종) 안될 건데, 백신이 남으니 급하게 소비하려고 50대 미만도 접종하려 한다"라며 "국민 상대로 실험하는 건가 싶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 역시 "불과 며칠 전만 해도 AZ 맞으면 위험하다고 못 맞게 하더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정말 국민의 건강이 우선이라면 접종하고 싶다고 해도 정부가 말려야 하는 거 아니냐",
"정부 방침에 의료 전문가들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데 우리는 그냥 맞아야 하는 거냐. 정말 큰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다른 나라에서도 AZ 백신 부작용인 혈전증 등이 젊은층에게 더욱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병원 연구진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AZ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혈전 증후군은 매우 드물지만 나타나면 사망 위험이 높고,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옥스퍼드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동 개발한 곳이다.
관련해 영국 보건당국은 백신공동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지난 5월부터 AZ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40세 이상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반면 AZ 백신 접종을 이미 마쳤다는 일부 30·40대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맘카페를 통해 "AZ 백신 맞고 왔다.
하도 말이 많아서 조금만 더 기다렸다 화이자 맞을지 고민했지만, 아기를 위해 빨리 맞기로 결심하고 접종했다"며 "우려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접종 날 백신 맞은 부위를 중심으로 경미한 근육통이 있었지만, 다음날 바로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AZ 잔여백신에 대한 접종자나 예약자가 이미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을 통해 "49세 이하는 기본적으로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도록 예약을 진행 중이다.
단, 잔여백신을 이용해 빨리 접종하길 원하는 경우 30세 이상도 AZ 백신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건수가 많아지고 있고, 이미 접종자나 예약자도 많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잔여백신 폐기량은 줄고, 접종대상자를 찾아서 접종하는 데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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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부터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백신 부작용과 돌파감염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사진=헬스조선DB
얀센 백신 50만회 접종이 반갑지 않은 이유
오는 23일부터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지난 6월 예비군, 민방위 대원과 군 관련 종사자·가족 접종 후 두 달여 만으로, 당시와 비교하면 접종 대상도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접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전히 부작용, 돌파감염 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접종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조사·설명과 함께 접종 계획과 여러 가지 변수에 따른 대응책들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정부 40만명분 공급… 재소자·국제 항해 선원 등 접종
1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교정시설 입소자 ▲요양병원·요양시설 미접종자 ▲국제항해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얀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1회 접종하는 얀센 백신의 장점을 활용해, 긴박하게 접종이 필요하거나 2차접종이 어려운 대상군에 대해서도 지자체 자율접종을 실시한다.
현재 충북 청주와 경남 함양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도서지역 거주자 ▲필수목적 해외 출국자(유학생, 해외건설노동자 등) ▲발달장애인 보호자 ▲거리 노숙자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지자체 자체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또한 국적 외항상선, 원양어선, 해외취업선에 승선하는 30세 이상 선원에게 오는 23일부터 얀센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접종에 사용되는 얀센 백신은 미국 정부가 양국 코로나19 대응 협력 강화 차원에서 공급한 물량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도착한 직계약 얀센 백신 10만회분과 미국 정부가 공급하는 40만회분을 합쳐 총 50만회분을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얀센 백신 불안감 여전… “접종 장담 못해”
국내 얀센 백신 접종은 이미 지난 6월 한 차례 진행됐다.
당시에도 미국 정부가 동맹국 백신 분야 공조 강화 차원에서 얀센 백신 101만2800회분을 제공했으며,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을 접종했다.
이때만 해도 얀센 백신 접종은 ‘열기’에 가까운 호응을 얻었다.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남성을 비롯한 접종 대상자들이 사전 예약에 몰려들었고, 예약 시작 후 약 18시간 만에 90만회분 모든 물량이 예약됐다. 예상보다 일찍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상황에서 1회 접종의 편이성과 백신 접종 인센티브, 약 60% 수준의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 등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백신 효과·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남는 백신’을 받아왔다는 부정적인 여론 또한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당시에도 비슷한 기류가 있었으나, 접종 후 부작용·돌파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동일한 종류(바이러스벡터 백신)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우려 또한 확산되면서 전보다 얀센 백신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얀센 백신의 접종 후 돌파 감염 비율은 0.082%(10만명 중 82명)로, 아스트라제네카(0.046%), 화이자(0.015%) 백신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원활한 백신 신청·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접종자 수를 채우더라도, 얀센 백신이 아니면 당장 접종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남의사회 마상혁 감염대책위원장은 “얀센 백신의 경우 돌파감염이 가장 많음에도 뚜렷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우려로 인해 얀센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시에는 백신 인센티브가 많아서 얀센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지금은 인센티브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또한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얀센 백신 역시 부작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큰 만큼, 실제 접종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시로 바뀌는 계획, 불신 자초… 구체적 조사·설명 선행해야”
전문가들은 불규칙하고 불분명한 백신 접종 정책 역시 얀센 백신 접종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접종 계획과 추후 변수에 따른 대응책을 수립해야 하지만,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한 채 물량 공급 일정과 부작용 등에 따라 계속해서 접종 계획을 바꾸며 불신을 자초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부는 최근 갑작스러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 확대와 모더나 백신 수급 차질에 따른 접종 간격 변경 등으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우주 교수는 “접종간격과 교차접종 등 접종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부작용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한 후 사실을 알리고 보상하는 등 안전망을 갖춰야 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없다보니 불안감이 더욱 커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백신을 안심하고 접종하기 위해서는 보다 자세하고 충분한 조사·설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상혁 위원장은 “자율적으로 백신을 접종받도록 하기 전에 구체적인 장점, 단점, 돌파감염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수립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 같은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안심시킨 뒤 백신 접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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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가운데 10일 오전 대구 북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예약은 잘 되는데 백신이 없다니..." 대구서도 백신 불안감 여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 '먹통 현상'은 완화됐으나 모더나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18~49세 대상 예방접종 예약이 시작된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70만1천824명이 예약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끝자리 기준으로 예약을 하는 '10부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생년월일이 9로 끝나는 대상자 가운데 절반 수준인 49.6%가 예약을 한 셈이다.
추진단은 원활한 백신 예약을 위해 국내 대기업에 도움을 요청해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10부제 도입으로 예약자를 분산했다.
하지만 이달 중 도입 예정이었던 모더나 백신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이로 인해 접종 일정이 조정되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권모(57·대구 중구)씨는 지난 3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치고, 오는 31일 2차 접종을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다음 달로 미뤄졌다.
권씨는 모더나 백신 접종이 수급 문제로 인해 미뤄진다는 소식을 듣고도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백신 관련 안내를 보내주던 '국민비서 구삐'의 알림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씨는 '쿠브(COOV·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통해 백신 일정을 확인해보라는 딸의 말에 앱을 설치하고서야 자신의 접종일도 예정보다 2주 미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원래 1차 접종도 모더나 백신을 맞기로 돼 있었지만, 갑작스레 화이자 백신으로 바뀌었다"며 "백신 수급이 힘들다고 하니 어떡하겠냐만은 정상 생활로의 복귀가 2주 더 연장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라고 했다.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자인 황모(56)씨도 걱정이다. 황씨 역시 오는 24일 2차 접종할 예정이었지만, 다음 달 7일로 일정이 연기됐다.
황씨는 "백신의 효과가 있을지 걱정이다.
모더나 백신의 접종 간격 권고 기준은 4주이지 않냐"며 "이대로라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이날 대구의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선 "'4주'에서 '6주'로 띄워 맞아도 효과가 있을까" "백신을 맞는 것에만 의의를 둬야 하는 걸까.
(백신 접종 간격 차이의) 효능이 똑같은지 알 수도 없는데 마음대로 6주라니 억울한 느낌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9월에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조정된 백신 일정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면 나라에서 책임지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2차 접종 일이 6주를 초과한 대상자는 6주 이내로 조정할 수 있도록 예방접종시스템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코로나·백신 불안감 악용…얄팍한 상술 기승
백신보험·영양주사·살균소독제 등 다양
정부 단속 비웃듯…진화하는 꼼수·변칙
"허위·과장 걸러내는 소비자 지혜 필요"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서울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정원(34·가명)씨는 지난달 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에서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 무료보험'에 선뜻 가입했다.
8~9월중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부작용을 걱정하던 찰나에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100만원을 공짜로 보상해준다는 이벤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제공한 대가였음을 뒤늦게 알고서는 후회 막심이다.
한씨는 "코로나19로 손님이 많이 줄어 어려운 와중에 '무료'라는 문구에 속아 별 생각없이 이벤트에 참여한 것 같다.
이제 와서 철회할 수는 없더라. 개인정보가 원치 않은 곳에 쓰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A씨(31)는 최근 마스크의 오랜 시간 착용으로 예민해진 피부를 피부과에 갔다가 상담실장으로부터 백신 접종 후 근육통과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는 영양주사를 맞아볼 것을 추천 받았다.
접종 전에 영양주사로 면역력을 끌어올려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면 접종 후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는 말은 그럴싸하게 들렸다.
하지만 1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쓰기엔 부담이 돼 피부 치료만 받고 귀가했다.
A씨는 "인터넷을 찾아보면 영양주사가 마치 백신 부작용 예방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개하는 글과 영상이 넘쳐나더라. 의학적 근거가 있었다면 정부가 이미 권고했지 않겠냐"면서 "얄팍한 장삿속 같다"고 전했다.
# 유치원생 자녀를 둔 B씨(42)는 지난해5월께 코로나19 살균 효과를 거짓 광고한 업체들이 적발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있다.
행여나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귀가 후 손 소독은 물론 집 안 곳곳 가재도구까지 살균제로 소독을 해왔던 터였다.
다행히 B씨가 사용해오던 제품은 해당되지 않았지만 그 이후론 살균소독제를 구입할 때마다 '위해상품 판매차단시스템'(http://upss.gs1kr.org)에 접속해 보게 됐다. B씨는 "당시 '마스크용 소독제'를 팔고 있어 아이 마스크에 뿌려주려다 교체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구매하진 않았는데 일반생활용품용 소독제를 허위 표시했었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더라.
인체에 치명적인데 아이한테 뿌려줬을 뻔 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불쾌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와 백신 접종의 불안감을 노린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관계 당국은 현재 코로나19와 백신 접종에 관한 가짜뉴스와 변칙 행위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와 함께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진화하는 형국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엄포를 놓은 백신 보험이 대표적 사례다. 이 보험은 백신 접종에 따른 근육통, 두통, 혈전 등의 부작용에 따른 손해를 보장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만 보장한다.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정된 사례는 전체 예방접종 건수의 0.0006%에 불과하다.
이 보험은 지난달 16일 기준 보험사 13곳이 팔고 있고 체결된 계약은 약 20만 건이다. 불안 심리를 악용한 과도한 마케팅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에 편승해 영양주사를 과대 광고하는 병의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그만큼 만연해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살균소독제 판매 사이트의 불법 판매 행위 역시 소비자가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크고 부작용이 극히 적어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불안을 덜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하는 행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이성적인 정보를 거르는 국민들의 지혜도 필요하다"며 허위·과장 광고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발견 시 관계당국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불안감 키우는 백신 정책
물량 제때 확보 못하고 오락가락…
국민 불신 자초
“원래 3주 뒤에 2차 백신 접종을 하기로 돼 있었어요.
그런데 황당하게 갑자기 5주 뒤로 바뀐 거예요.”
지난주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교사들은 2학기 개학 전에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모두 마친다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접종간격이 3주로 가장 빠른 화이자 백신이 배정됐다.
하지만 느닷없이 2차 접종이 5주 뒤로 변경되면서 개학 뒤에나 2차 접종을 하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이런 내용을 학교 소식통인 동료 교사에게서 전해 들어 알게 됐고 학교 측이나 교육부에서 사전에 아무런 통보가 없었단다.
그는 2차 접종이 미뤄지면서 여전한 불안감 속에서 아이들을 마주하는 상황이 됐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전면등교를 밀어붙일 모양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7일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도 밀집도 3분의 2 총량이 유지된다면 오전·오후반으로 분리한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전면 등교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반인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50대는 예약일정이 1주 미뤄지더니 모더나가 화이자로 바뀌고 2차 접종도 3주에서 4주로, 다시 6주 뒤로 연기됐다.
지난 16일 화이자로 1차 접종한 지인은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추석연휴에 고향을 찾으려 했는데 2차 접종이 연휴 뒤로 미뤄졌다.
권고안은 3주인데 6주는 너무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접종간격을 6주로 연장하면서 ‘한시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권고안인 화이자 3주와 모더나 4주를 지키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접종간격이 엿가락처럼 늘어나자 정부가 백신이 턱없이 모자라는데도 추석연휴 전 1차 접종률 목표인 70%를 달성하려고 무리하게 ‘백신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낀 세대’인 60∼74세 고령층 중 일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6월 초까지였던 예약기간을 놓쳐 백신을 맞지 못한 60∼74세 약 127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예약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하지만 사전예약률은 17일 기준 23.1%에 머문다.
지인은 “75세부터 화이자인데 어머니는 74세여서 지난 5월 아스트라제네카(AZ)가 배정됐다.
부작용이 우려돼 아예 예약을 안 했는데 이번에도 AZ를 배정하니 어머니가 절대 안 맞겠다며 버티고 있다.
50대도 화이자를 맞는데 60∼74세만 AZ를 배정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어머니를 위해 수시로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하며 잔여 화이자 백신을 찾아 헤맨단다.
AZ는 더 심각하다. 혈전증 등 안전성 논란으로 접종대상 기준을 30대에서 50대로 올렸다가 기피현상으로 폐기처분되는 AZ가 속출하자 지난 13일 기준을 다시 30대로 낮췄다.
문제는 정부가 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서 우리 사회가 정상화되는 시기가 더욱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다.
미국은 백신 접종을 마친 전 국민을 대상으로 8개월 후 부스터샷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화이자, 모더나와 일본 전체인구가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1억7000만회분을 확보하는 추가 공급계약을 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는 정부의 백신확보 정책 실패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뒤집어써야 한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최현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만 55∼59세(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대상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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