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에티오피아 내전] 1년째 이어지는 티그라이 전쟁, 그 시작을 짚어보다

 

 

 

[사진=에티오피아 국기/pixabay]

 

 

 

 

 

 

전현직 에티오피아 군인들이 지난 3일(현지시간) 아디스바바에서 티그라이인민해방

전선(TPLF)에 의해 희생당한 동료 군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아디스바바|AP연합뉴스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반군이 지난 3일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AP연합뉴스

 

 

 

 

에티오피아 내전] 1년째 이어지는 티그라이 전쟁, 그 시작을 짚어보다

 

 

2020년 11월 4일 시작된 내전, 1년째 지속중
백린탄 사용, 민간인 학살 및 성폭력 등 전쟁 범죄 우려도
2019년 노벨 평화상 수상한 총리 아비, 1년 후 전쟁 일으켜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에티오피아 총리 아비가 2020년 11월 4일, 티그리아에 군대를 파견하며 내전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다.

신속한 상황정리가 가능하다며 총리가 장담했던 것과 달리 내전이 길게 이어져오며 민간인의 피해가 심해지는 상황, 더불어 아프리카에 전운이 퍼져 나가고 있다.

에티오피아 내전의 시작과 상황을 되짚어본다.

 

◆ 에티오피아 내전이란?

 

에티오피아 내전은 에티오피아 북부에 위치한 티그라이 지역에서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 사이에서 발발한 전쟁을 이야기한다.

2020년 11월 4일 시작해, 1년 가까이 지속 중이다.

에티오피아 내전의 발발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에티오피아의 역사와 아비 아머드 총리,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에 대하여 이해해야 한다.

 

 

 

 

 

 

 

[사진= 에티오피아 정부군/AP,연합뉴스]

 

 

 

◆ 인민해방전선(TPLF)의 탄생

TPLF는 에티오피아의 정당 중 하나로 티그리냐어명을 번역하면 티그라이 자유인민투쟁이다.

좌파 성향을 띠면서 티그라이인 민족주의 성향이 짙어 정당의 주요 목표는 티그라이인의 권익 향상이다.

 

티그라이는 에티오피아 북부에 위치한 지역의 이름이다. 역사적으로 티그라이어를 사용하는 티그라이인들의 나라인 티그라이 왕국 영토이다.

이 왕국 영토는 19세기에 에티오피아 제국에게 정복되었으며, 이 이후에도 에티오피아의 원주민 암하라인과 티그라이인 사이에는 갈등이 이어졌다.

 

TPLF는 반군조직에서 시작했다.

초기 인원수는 적었으나 금세 성장하여 아프리카 내에서 제일 가는 조직력의 반군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에티오피아 북부에 붉은 색 테두리로 표시된 곳이 티그라이, 에리트레아와

수단과 국경을 접해있다/구글지도]

 

 

 

 

◆ TPLF의 집권

 

반군이던 그들이 어떻게 정당으로 자리잡았을까?

바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면서다.

TPLF는 1989년 쿠데타를 일으켜 인민민주공화국 정권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의 일원으로 새 정권에 참여하여 권력의 중심에 앉게 된다.

그 이후부터 TPLF는 에티오피아 정치를 주도해왔다.

 

그러나 TPLF 역시 강압적인 통치 체재를 유지했다.

새로운 EPRDF 정권 역시 독재로 유명했는데, 1995년부터 2012년까지 17년간 장기집권한 멜레스 제나위가 바로 TPLF 소속이었다.

다시 말해 기존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TPLF가 다시 독재 체제의 중심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TPLF는 부정부패, 인권유린 등으로 악명을 높였으며 국민들에게 극도의 통제를 가하기도 했다.

 

 

 

 

 

 

 

[사진=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EP,연합뉴스]

 

 

 

◆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의 등장

그랬던 에티오피아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노벨 평화상의 수상자이기도 한 아비 아머드 알리이다.

아비 아머드 알리는 에티오피아 남부의 오로모인 출신이다.

 

15살이 되던 해인 1991년 오로모 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하였으며, 2010년에 에티오피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2018년 2월에 오로모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고 그 해 실시된 총선에 승리하여 4월 3일 에티오피아 총리로 취임했다.

 

◆ 독재자 멜레스 네자위의 잔재를 없애 가는 아비 총리

 

아비 총리는 기존과 다른 방향을 보였다.

야당 운동가 수천 명을 석방시켰고, 접근 금지된 인터넷 사이트의 제한을 풀기도 했다.

또한 에리트레아와의 전쟁 문제도 해결하며 전세계에 평화의 상징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동안 에티오피아를 주도해왔던 TPLF와 대척점에 섰으며, 그로 인해 TPLF와 크고 작은 갈등을 겪어 왔다.

 

 

 

 

 

 

 

 

[사진=AP, 연합뉴스]

 

 

 

 

◆ 문제의 시작, 총선 연기

아비 총리와 TPLF가 전면적으로 갈등을 드러낸 계기는 총선연기다.

당초 2020년 8월에 에티오피아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에티오피아 정부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총선을 연기시키자 TPLF가 크게 발발한 것이다.

 

당초 TPLF는 2018년 아비 총리가 집권한 뒤 자신들이 부패 세력으로 내몰렸다며 반발해왔는데, 이 와중 총선이 연기되며 아비 총리의 재임이 연장될 상황에 처하자 더욱 반감이 컸다.

 

◆ TPLF의 단독 지방의회 선거

2020년 9월 9일 TPLF는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의 반대에도 독자적인 지방의회 선거를 치룬다.

5개 정당에서 600명 이상이 입후보하였으며 티그라이 주의회 190석 가운데 152석을 선출하고 나머지 38석은 정당들 사이에 합의 하에 배분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 상원은 이러한 티그라이의 선거 강행을 위헌으로 보았고, 연방정부 역시 티그라이 행정에 대한 재정 지원을 거부했다.

 

 

 

 

 

 

 

[사진=내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와 그 속의 민간인들/AP,연합뉴스]

 

 

 

 

◆11월 4일 연방군 투입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 속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티그라이 지역에 에티오피아 연방군의 투입을 지시했다.

총리는 정상적인 법 집행 메커니즘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비상사태도 선포했다.

더불어 TPLF와 티그라이 지역 여당을 '반란 세력'이라고 부르며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 총리, "분쟁 곧 끝날 것"

총리는 내전에 대한 우려에 대하여 근거가 없다면서 분쟁이 곧 끝날 것이라 말했다.

그는 티그라이 지역에서 행해지는 군사작전이 달성가능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다르게 내전 상황은 오랫동안 유지됐다.

 

 

 

 

 

 

[사진=EP,연합뉴스]

 

 

 

 

◆ 승리 선언, 불복, 휴전, 교전 반복

처음으로 내전의 끝이 언급된 것은 2020년 12월이다.

당시 정부군이 승리를 선언했지만, 반군은 이에 맞서 항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후에도 내전은 다시 시작됐다.

 

그 이후에도 지난 5월 반군이 지역 주도 메켈레를 점령했을 때, 불리해진 에티오피아 연방정부가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으나 반군이 무시하고 진격하는 등 교착 상태가 지속됐다.

 

지난 7월에는 꽤나 구체적으로 휴전이 시행되는 듯했지만 다시 반군이 진격을 이어 나가며 내전은 계속됐다.

 

◆ 주변 국들 개입 정황도

문제점은 에티오피아의 내전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갈등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에티오피아와 갈등을 겪던 에리트레아군은 이번 내전에서 에티오피아 정부 편에서 내전에 참여하였다.

수단 역시 국경 지대 안정을 명분으로 내전에 개입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치욕적인 노벨 평화상

내전이 오래 지속되며, 또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자 한 때 평화의 상징이던 아비 총리는 인권 탄압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아비 총리는 한 때 이웃 국가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의 화해를 일군 공로로 2019년 노벨평화상을 탔으나 불과 1년만에 티그라이 내전을 일으키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티그라이 전쟁으로 수천 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하는 등 인권탄압, 전쟁범죄 등 대규모 인도주의 위기를 촉발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한편 그는 2021년 7월 총선을 치러 모든 의석을 차지하며 다시 재취임에 성공했다.

이 마저도 뒷말이 많다.

 

치안 불안과 종족 분쟁, 자재 운송 등의 문제로 이번 총선에서 전체 선거구의 5분의 1가량에서 투표가 실시되지 못했고 이들 지역에 걸린 수십 석의 의석이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예정이다.

동시에 그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인물이라는 점도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 해결될 기미 보이지 않는 내전, 고통받는 에티오피아인

내전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9월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민간인에 대한 폭력, 학살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기근으로 굶주른 에티오피아 국민들/AP,연합뉴스]

 

 

 

 

티그라이 현지 의사는 반군이 주민 125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했으며 에티오피아 정부군은 반군지역의 시장에 폭탄을 투하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시켰다.

티그라이에서 대규모의 기근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는데, 에티오피아군은 유엔의 출입 역시 강경하게 막기도 했다.

전기와 통신이 차단돼 주민들은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쓰러져 가지만 정부와 TPLF는 물자 차단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미루고 있을 뿐인다.

 

전쟁범죄에 대한 폭로도 이어진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백린탄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에리트레아군과 티그라이 반군이 티그라이 지역의 에리트레아 난민들에게 약탈, 강간, 살인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진= 내전이 지속될 수록 에티오피아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AP,연합뉴스]

 
 
 
 

이 와중에도 알리 총리는 반군과 싸우기 위해 군에 입대할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며 신병 모집에 나섰다.

총리가 금방 끝날 것이라며 확언하여 시작한 내전에 에티오피아인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지난달 20일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주 메켈레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학살에 보복 학살… 내전 1년 만에 민간인 수천명 희생

 

 

에티오피아에선 무슨 일이…
TPLF 출신 제나위 전 대통령 21년 독재
정치·경제 안정 불구 언론 탄압·인권 유린
2016년 반정부 시위… 연정 파트너가 집권

 


아비 총리 민족갈등 봉합 공로 노벨평화상
노벨상 수상 직후부터 돌변… 독재자 행보
“TPLF가 내란 도모한다” 연방군 투입
수세 몰렸던 TPLF 수도 진격 시간문제



북부지역에서만 피란민 250만명 발생
내전 연루된 모든 진영 주민 학살 악순환
구호품 전달도 막아 40만명 기근 내몰려
양측 적개심 커 이른 시일내 종전 힘들 듯

 

 

2018년. ‘이곳’에선 이웃나라와의 분쟁이 2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2019년. 분쟁 종식을 이끌었던 사람은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 나라 첫 노벨상 수상자였다.


2020년. 노벨상 수상자는 이 나라 북부 지역에 군대를 투입한다.

지역정당이 군을 공격했다는 이유다. 내전의 시작이다.

그리고 올해. 1년 남짓한 내전으로 수천명이 숨졌다.

10만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피 흘리며 죽어가는 민간인의 희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곳’ 에티오피아는 오늘도 내전 중이다.

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에티오피아에선 해묵은 분쟁이 끝났고, 노벨상의 영광이 찾아왔다가 곧바로 내전상태에 빠졌다.

영화라고 한다면 내용이 두서없고 종잡을 수 없는 데다 잔인하기까지 해 시선을 거둘 이야기다.
도대체 에티오피아에 왜 이런 비극이 찾아온 걸까.

 

 

 

 

 

 

지난 5월 6일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에 있는 아이더 레퍼레이션 병원의 계단

창문에 나 있는 총알 구멍. 목격자들에따르면 에티오피아군의 공습이 10월 18일

티그레이 지역의 수도를 강타했다. AP연합뉴스

 

 

◆모든 갈등은 ‘독재’로부터

에티오피아에는 90개도 넘는 부족이 살고 있다.

하지만 인구로 따지면 오로모족과 암하라족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그다음이 티그라이족인데, 3위라고는 해도 차지하는 비중은 6∼7% 정도다.

내전 당사자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은 에티오피아가 군부독재 치하에 있던 1970년대 중반 티그라이의 민병대로 출발했다.

처음엔 그저그런 작은 조직이었지만 군사정권에 맞선 오랜 투쟁 끝에 1991년 군정을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TPLF의 지도자였던 멜레스 제나위는 대통령이 돼 다른 3개 정당과 연정을 꾸렸다.

그중엔 현재 내전의 반대편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는 번영당의 전신 오모로민주당(ODP)도 있다

. 제나위는 그가 숨진 2012년까지 장장 21년 동안 에티오피아를 이끌었는데 이 기간은 에티오피아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장 안정된 시기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한국의 이른바 ‘한강의 기적’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든가 새마을운동을 도입하려 했고, 실제로 임기 마지막 8년 동안은 한 해 10%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안에선 정적 탄압과 언론 통제, 인권 유린 등 장기집권의 연관검색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급기야 그의 사후인 2016년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고, 연정 파트너였던 ODP가 집권당이 돼 당대표인 아비 아머드에게로 권력이 넘어간다.

출발은 좋았다. 아비 총리는 ODP를 중심으로 기존 연정 파트너를 통합(TPLF는 스스로 거부해 제외)해 당명을 번영당으로 바꾼 뒤 민족갈등 봉합에 나선다.

수천명의 정치범을 석방했고 억압적인 보안법을 개정했으며 이웃과의 갈등 해소에도 팔을 걷었다. 대표적인 게 에리트레아와의 종전선언이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는 수십년 동안 유혈 국경분쟁을 벌였는데 국경을 확정짓고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공로로 2019년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직후부터 그의 태도가 표변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차단, 언론인과 시위대 체포, 시민 무단 구금 등 독재자의 행보를 걷더니 지난해 11월2일 티그라이 지역 집권당으로 물러난 TPLF가 내란을 도모하고 있다며 연방군을 투입했다.

여기에 에리트레아군까지 끌어들이자 국제사회에선 “2018년 종전선언이 결국 TPLF 섬멸을 위한 밑작업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혹마저 품게 됐다.

 

 

 

 

 

 

지난 6월 에티오피아의 티그레이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피해 탈출한 사람들이

한 중학교에서 납작빵인 인제라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내전 초 맥을 못 추던 TPLF는 점차 반격에 나섰다.

지난 6월 티그라이 지역에서 연방군을 몰아내더니 지난달엔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주요 관문도시 두 곳을 손에 넣는다.

이제 수도까지 진격하는 건 시간문제다.

◆학살에 보복 학살… 기근에 내몰린 국민들

내전에 희생되는 건 결국 무고한 민간인이다. 에티오피아의 참상은 내전 1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유엔과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잘 드러난다.

보고서는 분쟁 당사자 모두 ‘극단적 잔악’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지난 6월 말까지의 상황을 담은 보고서에 따르면 8개월간 민간인 수천명이 숨지고 티그라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에서 피란민 250만명이 발생했다.

민간인 사망자 통계는 집계 기관에 따라 편차가 크다.

 

적게는 2000여명에서 많게는 10만명으로 헤아리는데, 티그라이 전쟁 보도로 유명한 뉴스사이트 티갓이 내전 발발 첫 3개월 동안 집계한 이름이 확인된 희생자만 1124명에 이른다.

유엔 보고서를 보면,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티그라이 출신에 대한 임의구금이 행해지고 티그라이 측은 티그라이 서부를 침범한 인접 암하라 출신 지역민들을 구금하고 고문했다.

티그라이의 악숨에서는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손잡은 에리트레아 군인이 민간인 100명을 학살했다.

 

내전에 연루된 모든 진영이 주민을 학살하고 보복으로 또다시 학살에 나섰다.

주민들은 내전을 피해 달아나다가, 반대편을 돕는다는 의심을 사서, 혹은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희생됐다.

 

 

 

 

 

 

 

지난 14일 에티오피아 출신 한 여성이 이스라엘 예루살렘 총리공관 앞에서 에티오피아에

남아 있는 친족을 이스라엘로 데려오라고 요구하는 시위 도중 자신의 친인척 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여성과 소녀는 물론이고 소년에 대한 집단 성폭행도 벌어졌다.
티그라이 지역은 봉쇄돼 국제사회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는데, 분쟁 당사자 모두가 원조를 가로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티그라이에선 40만명이 기근에 내몰렸다.

유엔 등 국제기구 직원마저 납치되는 일이 잦아지자 미 대사관은 이달 초 모든 미국민에게 가능한 한 빨리 에티오피아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아프리카의 뿔(동아프리카) 지역 미 특사인 제프리 펠트먼은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10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10년 동안 추방한 유엔 직원보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하루에 추방한 유엔 직원이 더 많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평화

인구 1억1700만명, 국토 면적 110만㎢의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는 두 번째로 많고 아프리카의 뿔 정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5월 10일 한 여인이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의 메켈레에 있는 아이더

레퍼런스 병원에서 튜브를 이용해 영양실조 상태의 아기에게 음식을 주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사회의 중재에 이달 초부터 내전 당사자들이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전해졌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은 없다.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에게 품은 적개심이 너무 커 이른 시일 내 평화가 찾아오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내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에티오피아 사태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던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은 내전 당사자를 직접 겨냥하는 대신 주변부 통제에 들어갔다

 

. AP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정부군에 가담한 에리트레아 방위군과 에리트레아의 유일한 합법 정당인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한 인민전선’(PFDJ)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재무부는 그러면서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확실한 진전이 없을 시 에티오피아 정부와 티그라이 반군도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에티오피아 내 에리트레아의 존재는 적대행위 중단에 장애물이 되고, 에티오피아 통합을 위협한다”며 “즉각 철수하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역사가 제라르 프뤼니에는 프랑스24 인터뷰에서 “미국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에티오피아에 거는 기대는 미미하다.

에티오피아가 중국이나 이란 같은 우선순위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더는 아비 총리를 신뢰하지 않으며 또 다른 동맹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에티오피아가 꾸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지지도, 비난도 없는 그들만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의 늪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뜻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연합뉴스

 

 

 

 

 

 

 

[사진=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REUTERS,연합뉴스]

 

 

 

 

[에티오피아 내전] 노벨평화상 수상자에서 전범 의혹까지, 아비 아머드 총리

 
 
 

20년 간의 에리트레아와의 국경 분쟁 종결 이끌며 노벨 평화상 수상
1년 뒤 민족 분열 갈등 일으켜, 티그라이 지역 공습
1만 명 넘는 전쟁 사망자, UN 지원 거부, 전쟁범죄 논란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2019년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와의 분쟁 종결을 이끌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가 내전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지 1년이 흘렀다.

티그라이인들에 대한 인권 탄압, 전쟁 범죄를 멈추지 않고 전쟁을 이끄는 그에게 국제사회는 등을 돌렸다. 

아비 총리의 정치 입문부터 노벨평화상 수상, 그리고 티그라이 전쟁까지 다뤄본다.

 

◆ 아비 총리 이전의 에티오피아의 상황

에티오피아는 나라 안팎으로 혼란이 가득한 나라였다.

20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에리트레아와 국경 문제를 두고 전쟁을 치렀다.

무려 10만 명 이상이 사망한 대규모 전쟁이었다.

그 이후로도 소규모 국지전이 종종 일어났다.

 

 

 

 
 

오래 이어오던 독재 정치를 끝내고, 새 헌법을 지정해 의원내각제와 연방제 국가가 되었으나 크고 작은 잡음들이 이어졌다.

여당인 EPRDF가 여러 번의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자 부정선거 의혹이 일고, 시위가 발생했지만 정부는 강경하게 진압했다.

 

수 천명 넘게 기자와 정치범을 잡아 가두는 일도 흔했다.

독재 정치가 끝나고 연방제 국가였지만 티그라이 민족주의를 우선으로 내세우는 TPLF의 멜레스 제나위가 20년 가까이 총리를 독차지했다.

그의 집권은 2012년 사망하며 끝이 났다.

 

◆ 정치 입문

아비 아머드는 1991년 오로모 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10년에 에티오피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2018년 2월에 오로모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리고 그 해 3월에 실시된 에티오피아 총선에 승리하며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에티오피아에서 그는 오모로인이다.

 

동시에 부인은 암하라인이며, 부친은 무슬림, 모친은 정교회 신자, 자신은 개신교이다.

이런 다민족, 다종교적 특징은 민족과 종교 갈등으로 얼룩진 에티오피아에 통합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를 일으켰다.

 

한편, 에티오피아는 오로모인, 암하라인, 소말리인, 티그리아인 등으로 구성된 나라다.

이 중 어느 한 민족도 과반을 넘기지 못한다.

그러기에 여러 민족 갈등들이 발생하곤 했다.

 

 

 

 

 

 

[사진= 아비 총리/AFP,연합뉴스]

 
 
 
 

◆ 노벨평화상 수상

아비 총리는 기존 EPRDF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우선 야당과 언론에 가했던 탄압을 없애 갔다.

야당 운동가 수천 명을 석방했고, 접근 금지된 인터넷 사이트의 제한을 풀었다. 추방된 인사들의 귀국을 허용했고 언론 자유지수가 40위 넘게 상승했다.

 

큰 업적은 에리트레아와의 국경 분쟁을 끝낸 것이다.

무려 20년 넘게 단절되었던 국가의 교류가 이루어진 셈이다.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나라로, 국경 확정문제로 인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2018년 11월 에티오피아는 공식적으로 에리트레아의 독립을 완전 승인했으며, 에리트레아 간의 국경선을 확정하며 전쟁을 종결했다.

 

또한 수백만명의 난민 문제를 공조를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간 전쟁을 종결에 기여한 공적으로 아비 총리는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한국과의 인연

 

국내에서도 2019년 노벨평화상으로 오른 그의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아비 총리는 한국을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무려 아프리카가 처음으로 방한한 것이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아비 총리는 SNS에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사진=폐허가 된 거리/AP,연합뉴스]

 
 

 

◆ TPLF와의 갈등

그러나 아비 총리는 민족 분열 해결이라는 과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키기 시작했다.

아비 총리가 취임한 후 그 동안 권력 중심에 있던 TPLF등은 밀려나기 시작했다.

불만이 쌓인 티그라이인들은 공공연히 연방 명령을 무시하면서 갈등이 쌓이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갈등의 시작은 총선 연기 결정이었다. 당초 2020년 8월에 에티오피아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에티오피아 정부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총선을 연기시키자 TPLF가 크게 발발한 것이다.

당초 TPLF는 2018년 아비 총리가 집권한 뒤 자신들이 부패 세력으로 내몰렸다며 반발해왔는데, 이 와중 총선이 연기되며 아비 총리의 재임이 연장될 상황에 처하자 더욱 반감이 컸다.

 

이에 TPLF가 독자적인 지방의회 선거를 치르자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위헌으로 판단해 공습을 가하기 시작한다.

 

 

 

 

 

 

 

 

[사진=티그라이 전쟁 반대 시위에 참여하 시민/AFP, 연합뉴스]

 
 
 

◆ 티그라이 전쟁

 

지난 2020년 11월 4일,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가 티그라이 지역에 에티오피아 연방군의 투입을 지시하며 전쟁은 시작됐다.

더불어 TPLF와 티그라이 지역 여당을 '반란 세력'이라고 부르며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하여 그는 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일축했다.

 

금방 끝날 것이라던 '군사작전'은 수단과 에리트레아 등 주변국들도 참가하는 전쟁으로 번졌고,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쟁 중 발생한 여러 범죄가 밝혀지기도 했다.

노벨평화상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사진=연합군/AP,연합뉴스]

 
 

 

 
 

◆ 논란의 전쟁범죄

에티오피아 연방군의 기선 제압에 TPLF는 3개월도 못돼 티그라이 주요 도시에서 모두 탈주하고 주민들은 서남쪽 수단으로 피난 가야 했다.

 

당시 연방군은 같은 티그라이족이면서 사이가 좋지 않는 에리트레아 군을 티그라이 소탕전에 불러들여 집단 살해와 집단 강간의 반인륜 전쟁범죄를 부추기고 함께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아비 총리는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았지만 곧 승리를 손에 넣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TPLF가 티그라이 주도 메켈레에 진격해 연방군과 에리트레아 군을 타도하면서 아비 총리가 코너에 몰리게 됐다.

이후 티그라이 군대는 티그라이뿐 아니라 이웃 암하라를 점령하면서 남진해 수도를 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티그라이 군 역시 연방군은 물론 민간인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여성들을 강간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UN 보고서에 의하면 티그라이군과 연방군 모두 전쟁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기근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이 굶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어 전쟁을 조속히 종결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에티오피아 문제에 관하여 논의 중인 UN/REUTERS,연합뉴스]

 
 
 

◆ UN, 국제사회와 등지는 그

UN은 티그라이 전쟁에 희생되는 민간인을 돕고자 했지만 연방군은 협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UN 관계자들을 추방하기도 했다.

UN이 에티오피아 정부가 내전으로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를 차단한 뒤 수십만 명이 기근에 직면했다고 유엔이 경고하자 관계자를 추방조치한 것이다.

 

실제로 에티오피아는 지역 인구 500만 명의 티그라이로 가는 구호물자를 차단했다.

그 외에도 분쟁지역 접근 자체를 막는 등 에티오피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거부하고 방해하며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사진=아비 총리/REUTERS,연합뉴스]

 
 

 

 

◆ 연임 성공했지만 싸늘한 반응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 10월 임기를 새로 시작했다.

그가 이끄는 번영당은 지난 6월 선거에서 압승했다.

그는 새 정부 구성 후 여러 정당들과 거국적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티그라이 지역정당(TPLF)도 참가할지는 불분명하다.

 

그는 수만 명의 하객 앞에서 국제사회와의 우정보다는 '에티오피아의 명예'를 강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사진=전쟁 발발 1년되는 날 티그라이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시민들

/AFP,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분쟁으로 얼룩진 에티오피아를 이끌 새 지도자로 평가받았던 아비 총리는 이제 노벨평화상의 수치로 불린다.

동시에 UN의 지원을 거부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위기에 처했다.

그 스스로도 이를 인지한듯 국제사회와의 우정을 포기하고 에티오피아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말하며 전쟁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타락과 동시에 내전은 여전히 지속되고 고통받는 민간인도 증가하고 있다.

 

 

 

 전유진 기자 youandjean@naver.com

 

 

 

 

 

 

 

[로마=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집전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내전 및 전망

 

 

 

 

- 티그라이 내전 1주년 맞아 확산세로 국가 비상사태 선포 등 정정 불안 확대 -

- 내전, 코로나, 서구의 경제 제재 예상 등 2022년 경제 전망 어두움 -

 

티그라이 내전의 배경

 

에티오피아는 다종족, 다언어 국가로 느슨한 연방 체제를 유지해 인종 간, 지역 간 갈등의 불씨는 상존해왔다. 

 

1991년 Derg 공산정권 축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후, 티그라이 기반 TPLF(Tigray People’s Liberation Front,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 세력은 30년 가까이 권위 정권과 결탁해 개발 혜택을 일부만 독점적으로 향유해 왔다.


그러나 2018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발생으로 사임한 전 하일레마리암 총리에 이어 2018년 4월 취임한 오로모족 출신 아비 총리는 TPLF에 대해 과거 압제에 대해 책임을 묻고 티그라이 출신 인사를 연방 주요 보직에서 해임하는 등 중앙 정치 무대에서 배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티그라이는 2020년 9월 자체 총선 실시 등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고 이에 맞서 연방정부는 해당 선거에 대해 위헌 선언, 티그라이주 예산 삭감 등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참고로 티그라이 지역의 인구는 약 570만 명으로 에티오피아 총 인구의 약 5.5%에 불과한 소수 민족으로, 주도는 아디스아바바 북쪽으로 780km 떨어진 Mekelle이다.

자체 언어인 Tigrinya(티그린냐)를 쓰고 종교는 Orthodox Christian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내 전체 경제 비중은 8% 정도로 추정된다.

 

 

 

 

 

 

 

 

 

▲ 부서진 탱크
지난해 11월 발발한 에티오피아 내전이 심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티그라이 내전 관련 현황

 

공식적으로는 2020.11.4. 새벽 TPLF 세력이 연방군 기지를 습격, 연방군이 이에 응대함으로써 내전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연방정부군은 대대적 반격을 통해 티그라이 주도인 메켈레를 2020.11.28. 장악했다. 

 

그러나 TPLF는 TDF(Tigray Defense Forces, 티그라이방위군)을 조직하고 산악전 등 게릴라전으로 전환해 인접 암하라주, 아파르주 및 에리트리아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교전을 지속했다.

한편, 2021년 5월 연방정부는 OLA(Oromo Liberation Army, 오로미아 해방군)와 함께 TPLF를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지정하였다.

 

TDF는 2021.6.28. Mekelle를 탈환하는데 성공하였고 이와 동시에 아비 총리는 일방적인 종전을 선언했으나 TPLF는 이를 조롱하며 교전을 지속했다.

아비 총리의 일방적인 종전 선언은 메켈레를 뺏긴데 대한 체면 유지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2021년 10월 들어 연방군은 TDF 장악 지역에 대해 공군기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습을 개시했으나 2021년 11월 들어 TDF는 OLA와 동맹을 맺고 오히려 남침을 개시, 아디스아바바 진격을 선언하는 등 정부군에 전황이 불리하게 전개되었다.

 

반정부 연맹에는 TDF, OLA 등 총 9개 세력이 참가하여 아비 총리 정권 타도를 목표로 선언하였다.

이에 정부는 11월 2일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아디스아바바 시내 티그라이족을 다수 체포, 구금하고 불법 무기와 외화를 압수 수색하고 있다.

 

 

 

 

 

 

▲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 내전이 장기화되며 이 지역에선 민간인 학살, 인종 청소, 조직적 성폭력 등

국제법상 반인도적 범죄로 간주되는 사건들이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주요 이슈

 

(인권침해) 티그라이 내전으로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수천 명이 사망, 수백만 실향민 발생, 수십만 인구가 기아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그 외에도 다수가 인종 청소 등 학살, 성폭행 등에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나 국제 기구의 인도적 지원도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되어 '21년 11월 발표된 UN 및 에티오피아인권청 합동 실태 조사 결과는 에티오피아정부군, TPLF 등 전쟁의 모든 당사자에 책임 있는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특히 반인도적 전쟁 범죄 행위의 존재도 확인돼 추후에라도 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분쟁) 티그라이의 오랜 숙원인 에리트리아군은 비공식적으로 티그라이주 침공에 참여하여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티오피아와 GERD(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 그랜드르네상스댐)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는 이집트, 수단은 비밀리에 TDF를 지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에티오피아는 이집트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무슬림형제단을 두둔하는 터키로부터 최근 드론공격기를 구입하고 러시아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등 시리아 내전에서와 같이 복잡한 대리 국제 분쟁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 제재) 2021.9.17.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에티오피아 북부 인권위기와 관련된 기관 및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였고 구체적 대상, 내용, 시기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무관세 수출 혜택을 주는 AGOA는 '2022년 1월 1일까지 상황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단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한 상태로 2022년에는 AGOA의 중단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여진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2020년 기준 미국으로 5억2500만 달러를 수출하였고 이 중 AGOA 혜택을 받아 수출된 비중은 2억3800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45% 수준이다.

섹터별로 혜택의 비중이 다른 바, 의복 섬유 부문은 대미 수출액 2억2700만 달러 중 2억2200만 달러가 AGOA 혜택을 받아 수출되어 그 비중은 98%에 이른다.

 

신발의 경우에도 대미 수출 1200만 달러 중 92%인 1100만 달러가 AGOA 하에서 수출된 바 있다.

농산품의 대미 수출액 1억5300만 달러 중 AGOA 혜택 하에서 수출된 금액은 200만 달러에 불과하다. AGOA 혜택이 중단되는 경우에 에티오피아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하는 경공업 분야 내 섬유, 의복, 신발 등의 산업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EU 역시 티그라이의 인도적 위기에 대해 EBA(Everything But Arms) 중단을 포함한 다양한 제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BA는 EU가 최빈개발도상국의 EU 수출품에 대해 무기를 제외한 7200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 무쿼터 혜택을 주는 것이다.

 

EU에 따르면 2019년 에티오피아의 대EU 수출액은 7억7000만 유로로, 이 중 약 35%에 해당되는 2억7300만 유로가 EBA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되었고 실제 EBA의 혜택을 누려서 수입된 금액은 2억6300만 유로로, EBA 혜택 비율은 96%로 매우 높았다.

따라서, 만약 AGOA에 이어 EBA 혜택 마저 중단된다면, 에티오피아로서는 크나 큰 타격이 될 것이다.

 

2020년 기준 에티오피아의 상품 수출액은 27억6000만 달러로, EBA와 AGOA 혜택을 받아 수출된 비중은 약 20% 가까이로 추정되는데 전문가 인터뷰에 따르면 AGOA와 EBA의 혜택 중단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태로, 혜택 중단 시 새로운 대체 시장을 개발해야 하나 에티오피아로서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이라는 양대 시장을 잃게 되어 매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이나 유럽의 제재 실현 시 IMF, WB 및 서구 위주의 채권자 대상 대외 채무 조정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대외 자금 조달 능력 저하, FDI 감소 등에 의해 외화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내전이 장기화되며 이 지역에선 민간인 학살, 인종 청소, 조직적 성폭력 등

국제법상 반인도적 범죄로 간주되는 사건들이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망

 

(시나리오1)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현재와 같이 정부군과 반군 간에 팽팽하게 균형을 이뤄 1진 1퇴가 되풀이되며, 현재와 같은 내전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이다.

 

반군이 수도를 점령하지 못하더라도 내륙 국가인 에티오피아의 지부티-아디스아바바의 수출입 수송로, 보급로를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고 호시탐탐 수도 점령을 노릴 것이기에 이 경우 아디스아바바 시내의 혼란이나 교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일정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반군은 북동부에 위치한 전략적 물류 요충지인 밀레를 노리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또한 에티오피아로서는 가뜩이나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전으로 무기 구입 등 군비에 소중한 외화를 낭비하게 되고 FDI 감소 등에 따라 향후 주재국의 외화 부족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쟁 지역 인근 지방에서 진행 중인 각종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등도 중단이나 지연이 불가피하다.  

물론 불안정한 힘의 균형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으며, 어떤 특정 이벤트를 계기로 균형이 무너지고 시나리오2나 시나리오3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시나리오2) 정부군이 반군을 격파해 대다수 지역에서 반군을 몰아내고 주요 도시 및 지역을 수복하는 시나리오이나 현재의 정부군이 반군 대비 압도적 군사력을 갖추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기에,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티그라이 반군을 주요 지역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하더라도 반군은 다시 주특기인 산악에 숨어 게릴라전, 테러 등을 지속하고 재기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기에 특히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수 밖에는 없다. 

 

(시나리오3) 시나리오2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반군이 아디스아바바까지 진입에 성공, 현 정권을 축출하고 임시 정권 수립 등 정권 교체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어떤 형태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지는 불명확하나 정권 교체에 가장 큰 공을 세운 TPLF가 중심이 되어 TPLF 입맛에 맞는 임시과도정부가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비 총리 집권 이전의 티그라이족이 집권하던 시기로 돌아가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티그라이족의 박해 혹은 홀대를 받아 온 오로모족이나 암하라족, 소말리아 족 등에게 받들여질 가능성은 낮고 결국 다시 종족 기반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된다.

 
(시나리오4) 미국이나 서방, UN, AU 등의 중재 등에 힘입어 정부군과 반군 간에 평화적 협상 타결을 볼 가능성이나 반군은 아비 총리 정권 축출을 통한 정권 교체를 공언하고 있고 정부는 반군을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하고 있는 등 상호 상대방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바깥에서의 시각과는 달리 이를 내전으로 보지 않고 법집행을 위한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부도 테러리스트 그룹과 공개적으로 협상을 하는 전례는 없으므로, 에티오피아 정부로서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TPLF에게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서 에티오피아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할 것을 요구 중이나 TPLF로서는 해당 정부가 자신들을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지정하였기에, 에티오피아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를 부정하는 모순에 빠지게 되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협상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아비 총리는 민주 선거에 의해 선출되었음을 이유로 정권을 양보할 이유가 없으며, 내정 간섭을 이유로 UN 외교관을 추방한 전례 등 대내외 강경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 

 

결국 서로 상대방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는 어렵고 내전이 평화적으로 종식된다면 티그라이는 에리트레아와 같이 에티오피아에서 분리 독립 수순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독립 혹은 자치를 요구하고 있는 다른 종족이나 지역을 자극하여 연방 체제가 무너지게 되어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현재는 시나리오 1에 가까운 양 세력간 불안정한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는 상태로, 어느 시나리오를 따르든 단기적으로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물론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은 에티오피아 정부와 TPLF 양당사자가 빠른 시일 내에 어느 정도 서로 타협해 전쟁을 평화적으로 종식시키는 것이나 이는 양측 간 미묘한 세력 균형이 이루어져 있는 기간 동안만 가능하여, 기회의 창은 금방 닫힐 것으로 보이고 만약 세력 균형이 무너질 경우 우세한 세력은 평화적 타결보다는 무력에 호소할 가능성이 높아서, 평화적 해결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여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분간 내전이 안정화 되기까지는 아디스아바바를 벗어난 지방 출장은 삼가야 하며, 아디스아바바 시내에서도 전황에 따라 생필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거나 통금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현지인을 만날 때에는 주재국의 내전이나 티그라이의 인도적 위기 등 주재국에서 외교적 정치적 인종적으로 민감해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이나 의견 피력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

 

주재국은 이미 UN 외교관 7명을 내정 간섭으로 추방한 바 있으며, 미국의 AGOA 혜택 중단 논의 등에 대해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유의해야한다.

에티오피아가 내전을 극복하고 평화적으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어 다시 이전과 같은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안정화와 번영의 길을 걷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2021-11-17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무역관 조은범

 

자료: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아디스아바바=AP/뉴시스] 티그라이 내전 발발 1주년인 3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에티오피아 전·현직 군인들과 시민들이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에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며 촛불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1.04.

 

 

 

 

에티오피아 내전으로 국민전체가 위기에 몰려

 
 

 

 

디카를로 정치담당 부사무총장 8일 경고
"티그라이내전 격화, 아프리카 인근지역까지 재난"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유엔의 로즈말 디카를로 정치문제담당 부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내전으로 이 나라와 모든 국민들이 미래의 심각한 위기와 불확실성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디카를로 부총장은 "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지역의 여러 해에 걸친 분쟁이 이제는 거의 재앙 수준에 이르렀다. 

이 곳의 전투로 에티오피아 국가와 국민들,  더 넓게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 전체의 안보와 안정이 심각한 불안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유엔 안보리 브리핑에서 말했다.

최근 며칠 동안 티그라이 반군은 수도 아디스 아밥를 향해 남진하면서 오로모 해방군과 합동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말 그대로 "사생결단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 밖에도 오로미아지역등 다른 지역에서도 역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디카를로 부총장은 보고 했다.
  "에티오피아의 위기는  앞으로 몇 주일내에 더욱 악화할 것이다.

 

인구 1억1000만명의 이 나라는 90여개의 민족들과 80여가지 언어가 공존하고 있으며 이번 전투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에티오피아의 현재 상태는 더욱 심각한 전쟁과 안보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가고 그는 말했다.

이 같은 전쟁과 폭력의 확산은 점점 더 널리 악영향을 미쳐, 결국 아프리카 서남부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현재 에티오피아 북부는 약 700만명이 인도주의적 구호가 필요한 상황이며 티그라이에서는 500만명에 대한 식량원조가 필요하다. 

 

이곳의 약 40만명은 이미 기아상태에 있어 끊임없이 현금, 연료, 식량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티그라이에 대한 공습으로 이 곳 주도 메켈레에는 10월 18이 이후 구호품 트럭들이 전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호소했다.   
 
유엔 창설 멤버이기도 한 에티오피아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유엔의 지원이 필요하며 , 에티오피아 국민들도 너무 늦기전에 한 발 양보해서 단합된 힘으로 국가의 미래를 건설해 달라고 디카를로 부총장은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도 최근 내전 발발 1주년을 맞은 에티오피아의 인도적 위기를 비판하며 내전 종식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AP통신등 외신들에 따르면 교황은 7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집전하며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수 많은 희생자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한 에티오피아 내전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7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시내에서 정부군이 소총에 국기를 꽂아 행진

하고 있다. 아디스아바바=AP 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연방군이 3일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티그라이

반군과의 분쟁에 대한 다큐를 시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크게보기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지난 6월 16일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에티오피아 내전 종식 한 가닥 희망?… "작은 기회의 창

 

 

 

지난 1년간 총구를 겨눠 온 에티오피아 정부와 반군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사이 반목을 끝내는 ‘작은 기회’가 마련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국제사회가 분주하게 평화 중재 노력을 기울이면서, 양측이 ‘대화 필요’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만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내전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비치고 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한편, 아직 ‘내전 종식’이라는 종착점을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양측 사이에 여전히 서로를 향한 증오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데다, 갈등의 불씨를 키울 ‘마이웨이’ 행보마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정치·경제협력체 아프리카연합(AU)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에티오피아 내전을 끝낼 수 있는 발판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AU 동아프리카지역(아프리카의 뿔) 평화협상 고위대표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수도·현 정부를 가리키는 말)와 북쪽(TPLF를 지칭한 표현) 지도자를 각각 만났고, 둘 모두 대화를 통한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오바산조 대표의 언급은 유혈 사태를 벌이는 양측이 화해할 여지가 남아 있고, 실제 협상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이것(정부와 반군 동의)은 우리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나 이 창은 매우 작고 시간이 짧다”고도 덧붙였다.

사태 해결을 위한 시간이 많이 있지는 않은 만큼 국제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뜻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에티오피아 내전 종식을 위해) 작은 창이 열리고 있다고 믿는다”고 힘을 보탰다.

제프리 펠트만 미국 동아프리카 특사는 이날 오후 오바산조 대표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3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내전 발발 1주년' 행사에서 한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아디스 아바바=EPA 연합뉴스

 

 

 

 

에티오피아 내전은 30년간 중앙정계를 주름잡던 옛 집권 정당 TPLF 측과, 2018년 집권한 아비 아머드 현 총리 간 권력다툼이 지속된 끝에 결국 지난해 11월 3일 시작됐다.

1년이 넘도록 좀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최근엔 갈등이 한층 더 격화한 상태다.

TPLF는 동맹군과 함께 수도 아디스아바바 코앞까지 진격했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수도로 진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도 반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티그라이 지역으로 가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구호물품 통로까지 차단했고, 이달 2일에는 6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민들에게 ‘무기를 들라’며 전쟁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양측이 대화는커녕 군사력만 키우는 ‘치킨 게임’을 벌이는 동안,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티그라이 지역에서만 민간인 수천 명이 숨졌다.

 

피란민 신세로 전락한 이들은 250만 명이 넘는다.

외신들은 정부군과 반군 사망자까지 합칠 경우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하는데, 정부가 해당 지역의 통행을 차단해 희생자 집계마저 쉽지 않다.

 

40만 명은 기근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처지다.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회와 유엔은 지난 3일 ‘정부와 반군 양측 모두 민간인 집단 학살과 성범죄 등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극단적 잔학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로선 비록 희미하지만, 국제사회의 중재 속에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열린 건 유의미한 진전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지난 5월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서 한 여성이 영양실조

에 걸린 아기를 안고 있다. 티그라이=AP 연합뉴스

 

 

 

 

다만 평화를 꿈꾸기엔 이르다. 유엔도 낙관을 경계한다.

타예 앗스케 셀라시 암데 유엔주재 에티오피아 대사는 “대화와 정치적 해결을 향한 우리의 길은 간단하거나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유엔은 양측의 증오와 혐오 정도가 1년 전보다 더 커진 점을 우려한다.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 정무평화구축국(DPPA) 사무차장은 이날 안보리 브리핑에서, 현재보다 더 큰 내전으로 확전할 위험과 관련해 “너무나 실제적”이라고 경고했다.

화해 가능성은 불투명한데, 갈등에 불을 붙일 요인도 아직 산적해 있다.

 

이날 유엔은 에티오피아 군부가 수도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 최소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테러 작전에 가담했다는 이유지만, 전원 티그라이인들이라는 점에서 보복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사회의 진화 노력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에티오피아 정부는 그들을 왜 구금했는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미 긴장 상태인 유엔과 에티오피아 정부 간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사진 출처,GETTY IMAGES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

 

 


민간인 학살, 인종 청소, 조직적 성폭력 등 국제법상 인도범죄로 간주되는 사건들이 빈번히 보고된다

지난해 11월 발발한 에티오피아 내전이 심화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내전이 장기화되며 이 지역에선 민간인 학살, 인종 청소, 조직적 성폭력 등 국제법상 반인도적 범죄로 간주되는 사건들이 빈번히 보고된다.

북부에서만 적어도 40만 명이 기근에 처했고, 필수 의약품의 80%가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200만 명 이상이 피난을 떠났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야당 측인 티그라이 주민에 인도적 원조가 도달하지 못하도록 식량 지원 등을 고의로 차단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했다.

지구 반대편 에티오피아 갈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시한폭탄과 같은 에티오피아

 

사진 출처,REUTERS

 

 

티그라이를 둘러싼 분쟁으로 수단으로 이동하는 난민도 늘고 있다

티오피아 내 자행되고 있는 반인도적 범죄가 끔찍하다는 사실 외에도 우리가 에티오피아 갈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많다.

80개 종족과 인구 1억1000만 명이 사는 에티오피아의 갈등은 곧 아프리카 지역 전체의 갈등과도 같다.

일각에서는 분쟁이 에티오피아의 붕괴로 이어진다면 이미 불안정한 이웃 국가들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내륙국인 에티오피아는 6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그중에는 세계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나라들인 남수단, 소말리아, 그리고 수단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에티오피아가 붕괴하고 수백만 명이 사람들이 탈출한다면, 이웃 국가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에티오피아는 이미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국경 지역에서 분쟁을 겪고 있으며, 장기화할 경우 이웃 국가들까지 참전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에티오피아군은 소말리아에서 아프리카연합군, 유엔군 등과 함께 이슬람 무장 단체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본국의 분쟁으로 철수한다면 남아있는 연합군이 작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에티오피아 분쟁 논의를 위해 케냐에 방문하고 있는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순방 직전 에티오피아 분쟁이 에티오피아 국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프리카 넘어 세계적인 분쟁 될 수도

 

사진 출처,GETTY IMAGES

 

미국과 에티오피아의 관계 또한 경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티오피아 내 분쟁이 주변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도 분석한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은 터키가 에티오피아에 군용 무인기를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미 터키와 이집트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이집트가 나일강 거대 댐을 두고 에티오피아와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는 나일강의 주요 지류인 블루나일에 2011년부터 르네상스 댐을 건설해왔으며, 이집트는 수자원 확보를 이유로 이를 꾸준히 반대해왔다.

에티오피아는 또 중국과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매입하기도 했는데, 국사전문 언론 오릭스는 중국 무기가 아랍에미리트발 항공편을 통해 에티오피아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에티오피아의 관계 또한 경색되고 있다.

미국은 오랜 기간 에티오피아를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여겨왔다.

에티오피아는 미국의 숙원인 소말리아 내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를 소탕하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워줬을 뿐만 아니라, 이라크 전쟁 동안에는 자국 영공을 미국에 내주기도 했다.

미국 역시 2016년부터 2020년 사이 42억달러(4조6900억원)의 원조를 제공하는 등 에티오피아에 재정적 지원을 이어왔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 몇 되지 않는 미국의 "동맹국"이었고, 안정적인 정권은 이러한 관계는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정권이 흔들리고, 식량안보가 악화하며, 반인도적 범죄 등이 보고되자 미국마저 에티오피아에 외교적 압력을 더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동아프리카 특사 제프리 펠트먼은 에티오피아 정부를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비유하며 그들의 정책이 대량 기아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역시 에티오피아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7월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분쟁의 정치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등과 관련한 한국기업이 에티오피아에 진출해 있고, 대규모 재원이 투입된 ODA(국제개발원조) 사업들도 진행 중이어서 에티오피아의 정세 안정은 한국으로서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분쟁은 어떻게 시작됐나?

에티오피아는 80여 개 종족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다.

지금까지는 주별 자치권을 허용해 종족 간 평화로운 공존을 도모하였으나, 권력 배분과 주 경계 등의 사안에서 종족 간 이해관계가 충돌해 왔다.

최근에는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며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오로모족과 27%를 차지하는 암하라족, 그리고 6%를 차지하는 티그라이족 간의 마찰이 두드려졌다.

특히 27년 가까이 실권을 장악한 티그라이족 정당 TPLF가 지방정부를 강력하게 통제하자 다른 종족들의 불만이 커졌다.

그런 와중 아비 아흐메드(Abyi Ahmed) 총리가 2018년 오로모족의 지지에 힘입어 정권을 탈환하자 갈등이 심화했다.

티그라이족은 아비 통치 집권 이후 자신들이 중앙 정치에서 소외됐다고 주장했으며, 2020년 총선을 재기의 발판으로 생각했으나 선거가 지연되자 불만을 폭력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어 교전 및 민간인 학살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해결될 수 있을까?

 

 

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

 

 

 

유엔은 에티오피아에서 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긴급한 식량 구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변국과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에티오피아 사태는 해결될 수 있을까?

현재 아프리카연합 등 평화 회담을 주도하는 중재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화와 정치적 해결을 요구하는 질문에 대한 타예 앗스케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유엔대사의 답변은 이들이 직면할 어려움을 보여준다.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유엔대사는 대화에 대한 요구를 존중한다면서도 TPLF를 "범죄집단"이라고 묘사했다.

최근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이자 현 아프리카연합 특사는 "어떤 개입을 시도하기엔 시간이 없다"며 중재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티보르 나기 미국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양측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방법은 미국, 중국, 터키 등 관련국과 함께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비 총리가 미국과 중국의 공통적인 요구를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기 차관보는 전쟁을 종식한 후 원조를 전달하고, 점진적으로 정치적 선택지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티그이에 대한 5가지 사실

 

 

사진 출처,GETTY IMAGES


 

 

에티오피아의 북부 티그레이 주의 악숨 지역은 성경 속 시바 여왕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졌다

1. 로마 제국, 페르시아 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고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문명 중 하나로 기록된 악숨 왕국이 바로 이곳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었다.

2. 악숨의 유적지는 현재 유엔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이곳 유적지에는 서기 1세기에서 13세기 사이 지어진 오벨리스크, 성, 왕릉, 그리고 언약궤가 보관됐다고 알려진 교회가 있다.

3. 티그라이 지역 주민은 대부분 에티오피아 정교회 기독교인이다.

이 지역의 기독교 뿌리는 1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 티그라이 지역 주요 언어는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셈계의 언어 티그리냐어(Tigrinya)다.

5. 티그라이 지역 주요 농작물은 참깨다. 미국과 중국 등 많은 국가에 수출된다.

 

 

 

 

 

 

7일(현지시각)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친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아비 아머드 총리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티그라이( 에티오피아)= AP/뉴시스]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지역의 굶주린 어린이와 노인

들이 올해 7월 19일 유엔 구호요원들의 진찰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