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기자
오피니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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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패배한다' 그들의 이유와 전략
■ 나약한 국가, 그러나 두려움 없는 시민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좋은 지도자를 가지지 못했다.
그리고 형편없는 리더십은 많은 경우, 경제 문제로 파국을 맞는다.
첫 침공을 당했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도 그랬다.
독립 후 20년 넘도록 경제발전은 없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3년 당시 미국발 긴축에 대한 긴축발작을 겪으며 상황은 악화 됐다.
극소수는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경기는 침체됐고, 극빈층은 넘쳐났다.
외환보유고는 고갈 직전까지 갔다.
경제사학자 애덤 투즈가 <붕괴>에서 ‘부패한 기회주의자’로 규정한 당시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는 서방과 러시아를 오가며 자금을 지원받아 정권을 유지했다.
야누코비치는 앞에서는 EU 가입을 국민들에게 약속했지만, 2013년 말 은밀히 돌아선다.
EU와의 FTA나 체결 조건, 또 IMF의 원조 자금 지원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자 러시아로 돌아섰다.
러시아가 훨씬 관대한 조건으로 훨씬 많은 돈을 지원한다고 약속하자 하루아침에 러시아 편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지도자를 가졌다.
그러나 동시에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내놓을 준비가 된 시민이 있었다.
시민들은 ‘EU 가입이라는 당초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유로마이단, 2013년 연말부터 2014년 2월까지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100명에 가까운 시민이 숨지는 유혈사태에도 멈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관공서를 점령했다.
이 저항에 직면하자 야누코비치는 2월 22일 수도 키예프를 떠나 야반도주할 수밖에 없었다.
푸틴의 크림 병합은 ‘부패해 야반도주한 대통령’을 상실한 직후에 전격 단행됐다.
■ WP ‘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하나’
워싱턴포스트의 기명 칼럼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런 시민들이 있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잠시 점령하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결국은 패배할 것이다.
편지글 형식의 <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하나?>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WP는 푸틴이 총과 칼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머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투에 승리해 잠시 머물 수는 있으나, 총과 칼을 앞세운 점령의 천문학적 비용을 생각하면 장기 주둔은 불가능하단 얘기다.
시민들이 러시아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푸틴이 ‘사상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인들을 ‘모스크바 크렘린 궁의 의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어야 하는 반쯤은 상상에 불과한 나라 시민’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 인의 분열만 심화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생각이 다르단 얘기다.
그렇게 된 건 2014년 크림 침공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간 러시아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여기던 시민들조차도 이후 푸틴이 내세우는 ‘범 슬라브주의’와 부패, 냉소 사이의 간극을 이후 명확히 인지하게 됐다.
그래서 NATO 가입을 더 갈구하게 됐다.
즉, 속박을 걷어차고 자유의 세계로 나온 사람들은 다시 속박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푸틴이 ‘힘과 공포와 거짓말을 통해서 목적을 관철하려 하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이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좀 더 전략적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탄 이 석학은 전투의 결과에 관해선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경제 제재는 나약한 방법일 뿐’이라는 통념에는 반대한다.
경제학자답게, 장기와 단기(Short-run)의 개념을 가져온다.
단기적으로 재래식 조치 측면에서 푸틴이 취약해 보이진 않지만, 궁극적으로는(Eventually) 거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른단 얘기다.
단,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서방이 제재에 대한 단호한 의지, 그 제재로 인해 치르게 될 대가도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폴 크루그먼은 일단 더는 러시아와 송유관, 가스관 협력을 할 나라는 없을 거라고 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없다.
이 둘은 ‘장기적 약속’의 상징인데 이제 푸틴과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재 가운데 전략적으로 보자면 가장 효과적인 것은 에너지 거래 중단이다.
다만 EU가 천연가스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 전략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하지만 금융제재는 가능하고 또 러시아를 아프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노보크먼과 토마 피케티 등의 경제학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90년대 이후 에너지 수출을 통해 쌓은 막대한 흑자를 해외에 은닉하고 있다고 했다.
2015년을 기준으로 러시아의 부패한 올리가르히들이 해외에 은닉한 재산은 러시아 국가 GDP의 85%에 이른다.
이 해외 은닉자산이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러시아의 취약점이라고 했다.
크루그먼은 서방의 단호한 결단을 촉구하며 콕 집어 영국을 언급한다.
‘푸틴에 대한 재정적 압박을 위해선 영국이 나서야 한다.’ 이유는 영국의 금융중심 씨티오브런던은 ‘런던그라드’라고 불릴 정도로 러시아의 은닉자금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일부 동결 조치는 시행했다.)
이 지점에서 크루그먼은 약간의 냉소를 내비치며 영국의 결단이 쉽지는 않다고 언급한다.
그게 이 글의 제목과 관계가 있다. 러시아는 돈세탁을 통해 돈을 서방에 넣어두는데, 서방의 금융에는 러시아의 돈을 세탁해주고 먹고사는 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정치와 경제의 영역에서 너무 강한 제재에는 저항한다.
특히 영국에서 그렇다.
이 같은 금융의 행태를 ‘서방의 부패’라고 부르며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푸틴의 가장 큰 취약점을 공격할 수 있다.
그러면 러시아는 패배한다.
■ 이코노미스트지 “역사는 푸틴의 전쟁을 가혹하게 평가할 것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푸틴이 ‘역사적 사명’이라는 위험한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본다.
지금의 이 갈등은 그런 푸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2014년 크림, 그리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체.
그리고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세계를 위협한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생각하는 전략도 경제 제재다.
우선 금융과 하이테크 산업과 측근 인사들의 자금줄을 죄어야 한다.
또 세계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
오늘의 푸틴이 자유롭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미래의 푸틴은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사명’을 강요할 것이다. 그때 그를 멈추려면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한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저작권자ⓒ KBS(news.kbs.co.kr)
러시아군의 25일 새벽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둘러
보고 있다. 키예프/로이터 연합뉴스
대리정권인가, 장기항전인가…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러, 제공권 장악 뒤 3면에서 우크라군 포위
키예프 장악하고 동부 우크라군 고립 시도
향후 변수는 시가전과 우크라군 항전 여부
우크라 안정화엔 중장기적으로 60만 병력 필요
러시아군이 24일 개전 첫날부터 우크라이나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기갑부대는 수도 키예프 인근까지 육박했다.
‘결사항전’을 외치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인 상태다.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오후 러시아군의 의도에 대해 개전 초 키예프를 신속 점령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참수’(제거)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리 정권을 세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른 서구 정보·군사 당국자들도 러시아군이 키예프에 압도적인 전력을 쏟아 부어 함락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데 동의한다.
벌써, 침공 12시간만에 러시아군 공수특전 병력과 공격용 헬기는 수도 키예프의 25~30㎞ 안에 접근해서 북서 외곽에 자리한 공항을 놓고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관련해 키예프 서부의 고스토멜과 안토노프 공항을 놓고 공방전을 벌여 재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예프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새벽 키예프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여러 발이 떨어져 굉음이 발생했다는 증언이 쏟아진다.
서방의 한 정보 당국자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러시아는 정해진 시간 내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효율적인 불도저 같은 우위를 같고 있다”며 “핵심 변수는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전투를 벌여서 푸틴에게 코피를 흘리게 하느냐이다”고 지적했다.앞으로 며칠 내 전쟁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서 진행될 시가전의 양상이다.
미국 등 서구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키예프를 뭉개 버리기보다는 질식시키기를 원한다”고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즉, 키예프를 포위한 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전력의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포위한 뒤 시가전을 시도하면,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가 꺾일 수 있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에 노출돼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24일 전경. 키예프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 러시아군이 일방적 우세를 보일 것임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예측보다 훨씬 빨리 전황이 기운 것은 두 나라 사이의 압도적인 전력 격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외부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 불가능한 상황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꼽힌다.
그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변수가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취약성’이다.
우크라이나를 거대한 시계로 보면, 러시아는 10시 방향에서 12시를 지나 7시 방향까지 세 방면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벤 베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연구원(전 영국 육군 준장)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우크라이나의 이런 지형적 취약성에 대해 “방어자에게 매우 어려운 입지”라고 말했다.
잭 워틀링 영국 왕립연합연구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는 다방면에서 위협받아서 그 전력이 아주 “옅게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침공군 전력은 19만명에 달하나, 우크라이나의 전체 정규군 병력은 12만5천명이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전을 선포한 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군부대에 미사일 공격과 공습을 가한 뒤 3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국경을 넘어 침공했다.
북쪽에선 벨라루스 접경, 동쪽에선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 세력들의 자칭 공화국 경계, 남쪽으로는 2014년에 강제 합병한 크림 지역을 넘어서 침공했다.
침공이 시작된 뒤 우크라이나의 첫 방어선은 러시아 군의 정밀 미사일 공격으로 폭격 당했다.
핵심 전선은 북쪽 국경에서 수도 키예프까지 불과 100㎞ 떨어진 북쪽 전선이다.
벨라루스에서 국경을 넘어 침공한 러시아군은 전투기, 공수 특전부대, 헬기를 동원해 키예프 인근 주요 공항들을 공략하고 있다.
목적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우크라이나 정권 전복이다.
서구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가 키예프를 며칠 내로 점령하려고 “압도적인 전력”을 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의 초기 작전은 “주요 인구 중심지들을 점령하려는 의도가 확실하다”며 특히 키예프의 정부를 ‘참수’하는 것이 궁극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벽면이 너덜너덜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25일(현지시각) 이곳에 살던 주민이 절규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은 이 공격을 받치기 위해 동부와 남부에서도 동시에 진격해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을 포위하려 시도하는 중으로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은 돈바스 내전 때문에 동부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동시 공격을 벌여 이 전력의 발을 잡아두겠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 가장 치열한 전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심 도시인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벌어지고 있다.전쟁의 양상을 결정한 또다른 요소는 제공권이다.
전쟁이 시작된 직후 지상과 흑해 함대에서 100여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
러시아의 Kh-31P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의 레이더와 통신시설을 공격했다.
또, 러시아 공군의 전투기 75대가 발진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지휘통제 시설, 공군기지, 대규모 병력 주둔지를 공격했다.
유럽의 한 서방 정보 관리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지금 효과적으로 제거됐다”며 “그들은 더 이상 비행하거나 자신들을 보호할 공군력이 없다.
본질적으로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한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전쟁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가르게 될 마지막 변수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부 배후지로 전략적 후퇴를 한 뒤 항전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려면 우크라이나군 주력은 러시아의 포위를 피해 서구와 가까운 서부로 이동한 뒤 러시아의 진공을 저지하며 새 전선을 확보해야 한다.
마이클 코프먼 미 해군분석센터(CNA) 연구원은 “러시아군의 진공에 우리는 놀라서는 안 된다”며 “문제는 우크라이나 군이 저지선을 확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 게릴라전을 막으려면 약 60만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입장에서도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하다.마티유 블레그 영국 채텀하우스의 유라시아프로그램 연구원은 앞으로 “2~4일 동안 상황을 판단하면서 진공, 정지, 탈환이 반복되는 진격-중단 작전이 될 것이다”며 “그 다음은 러시아 군의 사망자가 어느 정도이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전쟁은 최대한 전면적인 접근이나, 단순히 돈바스를 확보하려는 기만전략일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친러 분리독립 세력들의 자칭 공화국이 있는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고 대리정권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인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수렁에 빠질 것인가?
향후 며칠이 고비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사진)과 페트로 포르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 타스 연합뉴스
푸틴은 미쳤다" 소총 든 前대통령..예비군 자원한 의원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이성을 잃고 미쳤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거리에서 미 CNN방송과 현장 연결 인터뷰를 갖고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방위군과 함께 키예프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벌어지는 곳에서 2∼3㎞ 떨어진 지점에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뷰 도중 자동 소총의 하나인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들어 보이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푸틴)를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다뤄야 한다”며 “그는 그냥 미쳤다.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려고 이곳에 온 악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영원히”라며 “푸틴이 얼마나 많은 병사와 미사일, 핵무기를 가졌는지에 상관없이 결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대통령에 오른 포로셴코는 2019년 대선에서 친서방 노선을 표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포로셴코 역시 친서방 인물로 분류되지만, 퇴임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대량의 석탄 판매에 관여했다는 반역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수사 중이던 지난해 12월 자국을 떠나 유럽에 머물렀지만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되자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자진 귀국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된 상태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 곤차렌코 트위터 캡처
CNN은 25일 군 복무 경력이 전혀 없었던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이 예비군으로 자원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곤차렌코 의원은 법률상 예비군도 아니고 방위군에 들어갈 자격이 되지 않지만, 예비군에 지원해 소총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곤차렌코 의원은 “이 법은 평화로운 시기를 상정한 법이지만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갈아입을 옷과 위생용품, 서류, 노트북을 챙겨 자신이 속한 부대 본부로 향했고, 현재 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3살과 16살 난 아이를 두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키예프를 잃을 수는 없다"‥우크라이나 총공세 대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지시간 25일 밤을 앞두고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를 몰아칠 것"이라며 러시아군의 야간 총공세를 예상했다.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예프 관련 특별 알림' 화상 연설에서 "수도를 잃을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적이 우리의 저항을 무너뜨리려고 모든 병력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어디서든 적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 키예프 에워싸고 압박 수위 높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 만인 이날 키예프를 에워싸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령을 내려 민간인과 기간시설을 전시체제로 전환해 러시아의 점령 시도에 저항하고 있다.
수도 키예프 외곽에는 러시아 전차, 보병, 공수부대원들이 침투를 준비하고 있다.
시내에서는 침투한 러시아인 파괴공작원과의 교전 등으로 추정되는 충돌과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폭음이 들리기도 했다.
러시아군 진격에 키예프서 전투태세 갖추는 우크라 방위군 [사진 제공: 연합뉴스]
러시아, 투항 압박 중 ‥"군인 가족들 살해 협박할 수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함락에 나선 러시아가 항복을 거부하는 우크라이나군 가족들에 살해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보에 의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가족들이 항복하지 않을 시 살해하겠다고 위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CNN은 그러나 어떤 이유로 러시아가 이러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믿는지에 대한 질문에 미 국무부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는 키예프를 포위하고 위협할 것이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인권 침해를 자행할 계획을 세웠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도 이와 유사한 우려를 나타냈다.
쿨레바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비인간적으로 보이도록 하고 우크라이나의 비인간적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대규모 `가짜 깃발 작전`(false flag operation)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짜를 믿지 말아달라. 우리는 정당하게 우리 영토를 방어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달리 유치원과 민간인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밖에 미 당국은 러시아가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 이미 많은 수의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러시아가 허위정보전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좌절시키고 항복을 유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항복에 대한 가짜 보고서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허위 정보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첫날 137명이 적군에 대항하다가 사망했으나 항복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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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키예프 함락될 가능성 상당하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투항을 압박하며 총공세를 준비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키예프가 함락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정전협상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으나 저항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방송은 우크라이나의 저항 때문에 러시아의 공세가 예상을 뒤집고 둔화했다고 이날 미국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모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러시아가 예상한 것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이 크다고 우리는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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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 '서방분열' 실패‥나토 문호 계속 개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도 유럽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가입을 위한 문호를 계속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서방을 분열시키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단합되고 결의가 굳건하다"며 "나토는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고 언젠가는 우리의 동맹에 합류를 모색하는 유럽 국가들에 계속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위기를 헤쳐나가면서 우리 동맹에 결의와 힘을 불어넣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이른바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일컬어지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저지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침략을 감행했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각국의 자유 의지에 따른 나토 확장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 내에는 병력을 보내지 않고, 폴란드 등 동유럽 회원국에 병력을 증원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확전을 방지하면서 나토 회원국에 대해 러시아가 무력을 사용할 경우 곧바로 군사적 응징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 대신 미국을 비롯한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스스로 방어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반군 포격전으로 파괴된 주택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미국은 모든 나토 영토를 방어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 5조 집단방어 조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면서 "미국은 모든 나토 영토를 방어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또 "나토 동맹을 지원하고, 유럽에서 우리의 역량을 증대하기 위해 추가 병력 배치를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미군 5천여 명을 동유럽에 이전 배치한 데 이어 전날엔 독일에 7천 명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파병토록 명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대응군이 전투준비태세에 들어가 동유럽에 지상군과 공군, 해군을 추가 배치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국제 평화와 안보의 근간을 위협함에 따라 나토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조국 수호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그에게 미국의 지속적인 경제적, 인도주의적, 안보 지원은 물론 다른 국가들을 결집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구체적인 국방 지원, 반전(反戰) 연합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통화를 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있는 러시아의 공습과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잔인한 전술에 분노를 표했고,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할 것임을 재차 약속했다.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키예프의 국경수비대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군 200명 사살"→"러군 2400명 사망"..격렬 저항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에도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각지에 동시다발 공격을 가하며 진군을 계속했다.
일부 러시아군 부대는 수도 키예프 외곽까지 진격해 저지하는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군의 화력지원을 받으며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전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협상하기 위한 회담을 추진했으나 회담장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키예프 장악을 위해 진격을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오후 시내서 포성이 들리고 도시 서쪽에선 격렬한 총성이 났다고 목격자들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시 북부에 있는 발전소 인근에서 3∼5분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긴급대응팀이 출동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키예프와 가까워짐에 따라 시내 모든 다리를 보호하고 특별 통제하고 있으며, 시내 전략 시설에 검문소를 설치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과장 없이 말하자면, 키예프의 지금 상황은 위협적”이라고 토로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으로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공항 장악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200명 이상이 사살됐으며 러시아군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날 작전에서 211개 우크라이나 군사인프라가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17개 지휘소와 통신소, 39곳의 레이더 기지, 19대의 대공미사일 등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투기 6대·헬기 1대·드론 5대 등 항공기 12대를 격추했고, 67대의 탱크와 장갑차, 16문의 다연장로켓포 등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 침공 속 장갑차 싣고 이동하는 우크라군 트럭.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군이 21㎞를 진격해 트료흐이즈비욘카 마을을 점령했고,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은 우크라이나 민병대의 방어선을 뚫고 볼노바하시까지 25㎞를 진격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군은 또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수미와 코노톱 등을 봉쇄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고위 국방 당국자는 이날 언론에 우크라이나 전황을 전하면서 “러시아가 예상한 것보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더 크다고 평가한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지휘 및 통제는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전투 과정에서 러시아 군인 2800명이 숨지고, 러시아군 탱크 80대와 장갑차량 516대, 전투기 10대, 헬기 7대도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키예프 장악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예프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키예프 대통령궁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총리, 합참의장, 고위 보좌관 등과 함께 선 채 “모두가 여기에 있다. 군대도 시민도 여기에 있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표시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국가 지도부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으라고 부추겼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협상 시도도 나타났다.
세르게이 니키로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평화와 정전을 놓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그것이 영구적인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회담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반박하고 싶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도 받아들인다”고 했다.
회담의 시간·장소는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사진= AFP
수도 방어' 생각보다 강한 우크라.."러 추진력 잃었다" 해석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함락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키예프는 아직 우크라이나가 통제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강해, 러시아군이 생각만큼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추진력을 일부 상실했다고도 해석했다.
그럼에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새벽 "오늘밤 러시아가 키예프를 크게 공습할 것"이라고 말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자는 러시아 측의 진격 속도가 생각보다 더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은 3곳의 주요 지점에서 진격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추진력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에는 지금까지 미사일 200여발이 발사됐고 공습에 민간인 거주 지역 또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전 상황의 파악이 어려운만큼 정확한 부상자수와 진격 상황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
(로이터=뉴스1) 이동원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푸틴은 미국 뉴욕
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2 (C) 로이터=뉴스1
한편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은 이날 수도 방어 단계에 진입했음을 공지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키예프 북측 테테리프강 교량을 폭파하고, 전략적으로 수도 진입 교량들의 통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아군 사망자가 최소 137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측 사망자수 역시 수백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시민 25명이 러시아 폭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또 지난 48시간 동안 5만명이 피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도 피란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은 주로 여성과 아이들로, 현재 우크라이나 18~60세 전투가능한 남성에게는 동원령이 내려져 출국이 금지돼 있다.
상황이 악화하면 최대 400만명이 접경한 폴란드 등으로 피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AFP
박진영 기자 jy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거리에서
미 CNN방송과 현장 연결 인터뷰를 가졌다. 방송화면 캡처
영원히 버티겠다" 소총 들고 합류한 우크라 前대통령
“푸틴은 미쳤다.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려고 이곳에 온 악일 뿐”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총 하나를 들고 방위군에 합류해 결의를 다졌다.
군 복무 경력이 전혀 없고, 예비군이나 방위군에 들어갈 자격이 되지 않는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도 예비군으로 자원했다.
그는 3살과 16살 난 아이를 두고 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거리에서 미 CNN방송과 현장 연결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방위군과 함께 키예프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벌어지는 곳에서 2∼3㎞ 떨어진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푸틴)를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다뤄야 한다”며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영원히”라고 답했다.
그는 “푸틴이 얼마나 많은 병사와 미사일, 핵무기를 가졌는지에 상관 없이 결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대통령에 오른 포로셴코는 2019년 대선에서 친서방 노선을 표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포로셴코 역시 친서방 인물로 분류되지만, 퇴임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대량의 석탄 판매에 관여했다는 반역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포로셴코는 수사 중이던 지난해 12월 자국을 떠나 유럽에 머물렀지만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되자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자진 귀국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된 상태다.
친러 반군 통제 지역에서 피란 열차 오르는 우크라 어린이 - 23일(현지시간) 친(親)
러시아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마키이우카에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이 어린이를 열차에 태우고 있다. 2022.2.24 마키이우카 로이터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Copyrightsⓒ 서울신문사.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트위터 캡쳐
동맹 없는 설움”… 미국이 우크라이나 파병 주저하는 이유는 [박수찬의 軍]
충격과 공포, 불안과 분노가 24일 우크라이나를 가득 채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전차를 앞세운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정면충돌 국면으로 확대되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포함한 서방 측은 러시아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과 공격헬기, 전투기를 비롯한 첨단 무기와 고도로 훈련된 병력에 전차, 보병전투차를 더한 대대전투단(BTG)을 앞세운 러시아군의 공격에도 미국과 서방 세계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냉전 이후 거듭된 미국의 전쟁이 남긴 ‘악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법적 구속력 없는 ‘우방’ 한계…‘출구전략’ 문제도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규탄하면서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서방 국가들이 강력한 제재를 단행하고, 무기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지하철 역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부터 피신한
시민들이 누워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안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 군대가 없으며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계획은 없다”며 “동유럽 회원국 주둔군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규탄하며 추가 제재 계획을 밝혔으나 군사 옵션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다자 또는 양자 관계의 안보 동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과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일본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는 강제력을 지닌 법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는 않았다. 북대서양조약 제5조에서 회원국에 대한 무력행사를 전체 가입국들을 겨냥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한다는 ‘집단안보’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하게 하는 인계철선(폭탄과 연결되어 적이 건드리면 폭발하도록 설치한 가느다란 철사)이 전혀 없는 셈이다.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서 있다. AP연합뉴스
법적 강제력이 없다고 해도 미국과 서방 측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하자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교육하려고 파견한 소규모 병력을 철수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지상군 파병에 대해 “테이블에 없다”며 군사 옵션을 배제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군사옵션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기만 해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억지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같은 태도는 미국과 러시아의 충돌에 따른 위험과 미군의 현실, 출구전략 설정의 어려움에 원인이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강국이다.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견제에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두고 러시아와 충돌하면 핵무기 사용을 동반한 대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추락한 군용기 잔해를 살피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군은 냉전 종식 이후 세계 각지의 분쟁에 개입하고 전쟁을 치렀다.
특히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은 수천명이 전사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모했다.
종전 직후 어떤 시점에 철군할 것인가를 다룰 ‘출구전략’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전쟁을 벌인 대가였다.
출구전략을 갖추지 않은 채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 매달렸던 대가는 컸다.
미 브라운대 왓슨 연구소가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이후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 참가했던 미군 가운데 3만177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같은 기간 전사자 7057명보다 4배 많다.
그만큼 휴유증이 심각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아프간에서 철군한 것도 거듭되는 희생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 컸다.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북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겨우 빠져나온 미국으로서는 명확한 출구전략 없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옵션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소총과 급조폭발물로 무장한 탈레반보다 훨씬 고도로 훈련되고 첨단 장비도 갖춘 러시아군과의 충돌은 미군을 ‘우크라이나 수렁’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총을 쏘기 시작하면 세계대전”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믿을 수 있는 것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직후 양성해온 군대와 국민 항전 의지 뿐인 셈이다.
러시아의 침공을 앞둔 20일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소총 사격술을 익히고 있다.
AP연합뉴스
◆국가간 합의도 언제든 휴지 조각…‘자주국방’ 필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국내에서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군사동맹을 확보하지 못한 채 러시아의 침공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동맹 없는 나라의 설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법적 구속력이 강한 방위조약을 맺지 못했다.
대신 1994년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이 남긴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미국과 영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약속한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양해각서’가 있다.
2014년과 2015년 돈바스 지역 무력충돌 해소를 위해 체결된 ‘민스크 협정’도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각서와 협정은 힘의 논리에 의해 얼마든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과거부터 러시아와 한 몸이었고, 오늘날의 러시아는 구소련이 만든 나라”라며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부정하다시피 했다.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한국이 무력공격의 위협을 받으면 미국은 원조를 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2만8500명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상징하면서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발전소가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AP 통신
하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던 병력을 철수한 것처럼 주한미군 현상 유지 여부나 유사시 증원전력 파견은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가간 정치 관계가 군사력으로 결정되는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미국의 안전보장 약속이 얼마나 믿을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독자적인 안보태세 강화의 필요성을 높인다.
실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한 폴란드는 군 병력을 현재의 두 배인 3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며, 라트비아도 미국에서 무기를 구매하려 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동방의 핵 대국’을 자처하는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미사일방어체계를 계속 발전시켜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군사력으로 흔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갖춘 기계화부대, 전시 체제를 뒷받침할 동원전력 강화, 국민의 단결을 이끌어낼 정치적 리더십 등도 시급한 과제다.
과거에는 동맹과 자주국방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과 독자적인 안보태세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러시아군의 진군에 대비해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제는 다르다. 자체적인 군사력과 동맹 체제를 함께 발전시키지 않으면, 언제든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직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나라가 어떤 역경을 겪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린 홀로 나라를 지키고 있다.
누가 우리와 함께 러시아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탄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민들이 “전쟁은 없다”는 손팻말을 들고 우크라이나 공격 반대
시위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애정과 증오 사이
통상 한-일 관계를 가리켜, 가깝고도 먼 관계라고 한다.
그러나 애증이 교차하는 이웃 국가들의 관계로 말하자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도 더하면 더했지 못할 건 없는 것 같다.
두 나라를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라고 규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장은 너무 나간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제쳐놓더라도, 국경을 맞댄 두 나라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실제 두 나라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섞여 살고 있다.
두 나라에 모두 친척들을 두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서로 왕래가 잦고, 우크라이나에서 공용어는 우크라이나어이지만 러시아어도 널리 통용된다고 한다.
국내에 영화로도 소개되어 널리 알려진 소설 <타라스 불바>(대장 부리바)의 작자인 니콜라이 고골과 소설 <거장과 마르가리타> 등을 남긴 미하일 불가코프는 우크라이나 출신이면서 러시아어로 작품 활동을 하며 문명을 떨쳤다.
정치권에서도 레닌과 함께 볼셰비키 혁명을 주도한 초대 소비에트 의장 레프 트로츠키와 60, 70년대 소련 최고 권력자였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전 공산당 서기장이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어로 대중연설을 하지만, 애초 러시아어로 코미디언 재능을 발휘해 옛 소련 전역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두 나라 사이의 관계에는 어두운 그늘도 드리워 있다. 1932~33년 이오시프 스탈린 치하에서 우크라이나인 몇백만명이 기아로 숨진 참혹한 ‘홀로도모르’(기아 학살)가 벌어졌다.
우크라이나는 기름진 흑토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어 유럽의 곡창으로 유명했지만, 당시 스탈린의 억압적인 집단농장화 추진과 탄압, 가혹한 수탈에 흉작이 겹쳐, 당시 3천만 인구 중 몇백만명이 굶어 죽었다.
이런 사실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널리 알려졌으며, 이를 ‘집단학살’(제노사이드) 범죄로 규정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근래 들어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시위로 친러 정권이 무너진 걸 빌미로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것도, 두 나라 사이를 벌리는 원심력의 요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한때 집권까지 했던 친러 정치세력이 2014년 이후 급격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게다가 크림반도 병합은 엄연한 약속 위반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미국과 영국, 러시아와 ‘부다페스트 각서’를 체결해, 소련에서 물려받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800기를 모두 러시아로 넘기고, 그 대가로 주권과 영토를 보장받았다.
한반도 맥락에서 보면, 이런 약속 위반은 북핵 문제 해결에 악영향을 끼친다.
핵 폐기와 안전보장의 맞교환 방식은 한·미가 제시하는 북핵 해법의 원형이다.
이런 해법은 안전보장 약속이 지켜질 것이란 믿음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과의 관계가 늘 좋을 순 없다.
그늘진 관계도 종종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깝고도 먼 관계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의 희생을 강요한다면, 그건 다른 얘기일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했다.
과거 러시아를 위해 활동했던 우크라이나 출신 인사들은 이를 보며 어떤 마음일까.
박병수 국제부 선임기자 suh@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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