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의 유익한 정보

캔커피, 뚜껑 따고 2분 기다려라" 왜?...오해와 진실

 

 

 

[123rf]

 

 

 

 

 

 

 

 

gorgeous@heraldcorp.com

 

 

 

 

 

 

 

 

 

 

 

gorgeous@heraldcorp.com

 

 

 

 

 

 

 

 

gorgeous@heraldcorp.com

 

 

 

 

 

캔커피, 뚜껑 따고 2분 기다려라" 왜?

 

 

 

코로나 19 이후 장기보관으로 수요 높아진 통조림
퓨란 성분, 휘발성 강해 개봉후 2~5분 기다려야
개봉 후에는 빨리 상할 수 있어
밀폐용기로 옮겨 담아 냉장보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간편식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통조림의 진짜 원조는 프랑스 나폴레옹 시대의 ‘병조림’이다. 

나폴레옹이 전쟁시 오래 먹을 수 있는 저장법을 공모한 결과물이었으나, 무거운 통조림은 크게 사용되지 못했으며 이후 영국에서 양철판 통조림이 개발됐다.

 

이렇게 시작된 통조림은 간편성과 장기보관의 장점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후에는 수요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통조림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나 올바르지 못한 보관법은 여전히 널리 퍼져있다.

통조림에 방부제가 들어갔다고 여기거나, 뚜껑을 연 채로 냉장고에 두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통조림 속 퓨란, 휘발성으로 2~5분 기다려야

 

 

 

[123rf]

 

 

 

 

 

 

통조림의 가장 큰 장점은 가히 혁명적으로 유통기한을 늘렸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통조림의 유통기한은 5년이며, 소비기한(보관방법을 준수할 경우 ‘섭취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은 10년(미개봉 기준)이다. 냉동만두의 유통기한이 9개월, 소비기한은 여기서 25일 더해지는 것과 비교하면 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제품이다.

 

이 때문에 통조림에는 방부제가 들어간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장기보관의 비결은 방부제가 아닌, 제조과정의 덕분이다.

 

높은 열로 미생물을 죽이고, 이들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공기를 제거한 후 용기를 밀폐한다.

발암물질에 대한 논란도 있다.

골칫덩이 성분은 바로 퓨란이다.

 

이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잠재적 발암물질 2군(발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성분이다. 그렇다고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퓨란은 당과 아미노산이 열처리를 통해 발생되는 성분으로, 대부분의 가열조리 식품에서 생성이 가능하고, 또 휘발성이 높아서 생성후에는 금방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린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설명이다.

실제로 퓨란은 커피 등의 다른 식품에도 미량이 검출되고 있다.

 

다만 통조림 제품과 탄산음료를 제외한 캔음료, 깡통에 든 분유의 경우에는 밀폐과정에서 상층 부위에 남게 되나, 이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개봉 후 2분에서 5분 정도를 기다리는 것이다.

동국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실험에 따르면 캔커피의 캔을 딴 다음 약 2분 정도 지났을 때 퓨란 함량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모양의 통조림은 ‘위험’

 
 
 

[123rf]

 

 

 

 

 

밀폐된 통조림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통조림 형태가 변형됐다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캔 뚜껑이나 아랫면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은 안에서 부패가스가 가득찼다는 신호이다.

캔 내부에서 식품이 상하게 되면 가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제품을 구입시에는 뚜껑을 연 순간 마치 로켓이 발사되는 만화 장면처럼 곤란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녹이나 찌그러짐 등 외부 모양이 변형된 통조림도 피해야 한다.

통조림에 균열이 생겨 세균이 침범할 수 있으므로 유해물질이 들어가거나 내용물이 상했을 가능성이 높다.

 

 

 

 

 

통조림은 ‘개봉후’가 중요…뚜껑 딴 채로 냉장고 보관 ‘NO’

 
 

[123rf]

 

 

 

 

 

통조림 음식은 쉽게 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못된 기대이다.

보관기간이 긴 것은 ‘개봉 전’까지의 일이며, ‘개봉 후’에는 쉽게 상할 수 있다.

오히려 통조림은 개봉을 한 순간, 다른 식품보다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제품이다.

 

또한 캔의 금속이 부식을 일으켜 변질될 가능성도 있으며, 특히 과일 통조림에 주로 사용되는 주석코팅캔은 주석 성분이 공기와 만날 때 흘러 나올 수 있다.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잘못된 보관법은 통조림 뚜껑을 딴 채로 냉장고에 놔두는 것이다.

이 역시 미생물에 오염이 되기 쉬우므로, 먹고 난 음식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보관한다.

 

 

 

 

 

gorgeous@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캔 음료는 입대고 마시기 전에 흐르는 물에 헹구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캔 음료 마시기 전에 깨끗하게 닦아야 하는 까닭

 
 
 

 

 

알루미늄 캔은 대체가 어려운 식품 용기다. 열과 충격에 강하면서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캔을 따기 전에 입에 닿는 부분은 깨끗하게 닦는 게 좋겠다.

유통 과정에서 각종 오염물이 묻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캔은 비닐에 덮인 채로 유통되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보관 및 진열 과정에서 먼지가 쌓이기 때문이다.

휴지로 닦아보면 까맣게 묻어나오기도 한다.

진열할 때 사람 손에 묻어있던 세균이 옮겨갔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과거 캔 음료의 입에 닿는 부분을 검사했더니 황색포도상구균과 용혈성바실러스균이 검출됐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두 세균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기회감염균이다.

알루미늄 캔이 쥐 오줌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유통 과정에서 쥐가 서식할 수 있는 창고 등에 보관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쥐의 배설물에 노출되면 렙토스피라증에 걸릴 수 있다.

주로 쥐를 숙주로 삼는 렙토피라스균의 체내 잠복기는 10일 정도로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간이나 콩팥 손상, 뇌막염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해외에서 렙토스피라증 감염 사례를 분석했더니 입대고 마신 캔 음료가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캔에 묻은 각종 오염물질은 흐르는 물에 잠시 헹궈주기만 해도 쉽게 제거된다.

휴지나 물티슈 등으로 닦아내면 먼지는 제거할 수 있지만 세균을 완벽히 없애기란 어렵다.

 

이럴 땐 빨대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알루미늄 캔에 입을 대면 침 성분이 알루미늄을 용출시킬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알루미늄 캔 내외부의 에폭시 수지 코팅이 침과의 화학 작용을 막기 때문이다.

 

또 알루미늄은 소변으로 잘 배출되는 금속 중 하나다. 소량이 체내에 흡수됐더라고 대부분은 대사 과정을 통해 배출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상훈 헬스조선기자

 

 

 
 

 

 

 

 

 

 

 

 

 

 

유해 논란’ 인공 감미료, 기준량 맞추면 건강에 이상무
[

 

 

 

천연 성분 활용·인공 합성 등 다양
단맛은 설탕의 최대 600배지만 식품위생법상 칼로리는 ‘0’ 수준
신진대사 교란 주장도 연구 필요

 

 


보조 식품으로 적절한 활용 필요…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말아야

 

 

 

 


설탕의 건강 위해성이 알려지면서 설탕의 대체재로 아스파탐, 스테비아 등 인공 감미료를 활용한 식품과 음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설탕 대신 당도가 훨씬 높은 스테비아를 함유한 토마토나 딸기, 수박이 인기다.

 

청소년 등 사이에선 제로 사이다, 제로 콜라 같은 이른바 ‘무설탕·0칼로리(㎉) 탄산음료’가 선호되고 있다. 모두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일부 인공 감미료의 유해성 논란이 있어온 터라 여전히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칼로리가 정말 제로인지, 먹어도 살이 안 찌는지, 혈당을 높이거나 신체에 다른 해를 주진 않는지 궁금증이 크다.

 

진짜 칼로리 제로?


인공 감미료에는 스테비아(스테비올배당체, 효소처리 스테비아 등)나 글리실리진, 토마틴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 성분을 활용한 것도 있고 사카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네오탐 등 화학적으로 합성한 성분도 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단맛의 정도는 수크랄로스가 설탕 대비 600배, 스테비올 배당체 200~400배, 사카린 300배, 아세설팜칼륨 200배, 아스파탐 200배나 된다.

그렇다면 칼로리는 진짜 제로일까.

 

스테비아,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사카린의 열량은 ‘0'인 게 맞다. 하지만 아스파탐과 토마틴은 4㎉/g로 설탕과 같다.

 

 

 

 

 

 

 

 

 


식품위생법상 100㎖ 당 4㎉를 넘지 않거나 1회 제공량 당 열량이 5㎉ 미만이면 모두 ‘제로 칼로리’로 표시할 수 있다.

즉 아스파탐이나 토마틴 함유 식음료의 경우 제로 칼로리로 표시·홍보되더라도 진정 ‘0칼로리’는 아닌 셈이다.

다이어트 콜라 등 제로 칼로리 제품을 적당히 섭취하면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

진짜 당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대사 교란’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의 섭취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실제 혈당 수치를 높이지는 않지만 뇌가 당분이 들어왔다고 착각해 당분을 먹었을 때처럼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런 일이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오히려 신체 대사의 교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인데, 학계에 논란이 있는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공 감미료가 식욕을 돋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 실제 칼로리가 없다는 사실을 뇌가 인지하고 부족한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몸에 ‘배고프다’는 신호를 더 자주 보낸다는 것이다.

 

다만 인공 감미료는 0칼로리에 가까워 살이 찌진 않는다는 주장인데, 이 역시 학계에 논란이 있어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인공 감미료 자체의 유해성 여부도 관심거리다.

사카린의 경우 1970년대 캐나다에서 쥐실험 결과 방광에 종양을 유발하는 걸로 나와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하지만 1995년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재평가 결과 실험 오류이며 사카린은 인체에 암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크랄로스도 일부 동물실험에서 발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2017년 EFSA 검증결과 발암의 어떤 근거도 나오지 않은 걸로 밝혀졌다.

아세설팜칼륨은 황을 포함하고 있어 알레르기 유발 우려가 제기됐으나 2009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아황산염과 구조가 달라 안전하다고 보고됐다.

아스파탐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대사증후군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사람 대상 다수 연구에서 아스파탐의 섭취 여부에 따른 장내 미생물 균총 변화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파탐은 소장에서 아미노산과 소량의 메탄올로 소화되기 때문에 아스파탐이 장내 미생물이 있는 대장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분해된 메탄올은 과일·채소 등 식품을 통해 일상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고 몸에서 빠르게 대사돼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몸에 쌓여서 해를 주지 않는다.

 

다만 ‘페닐케톤뇨증’이라는 선천성 대사질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아스파탐은 섭취 시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과 아스파트산으로 분해되는데, 페닐케톤뇨증은 바로 페닐알라닌 분해 효소가 결핍돼 혈중 페닐알라닌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2019년 스테비올 배당체의 4가지 제조방식에 대해서도 안전성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스테비오는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속이 메스껍고 더부룩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또 과량 섭취 시 콩팥과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연구도 있다.

허용 기준에 맞게 먹어야


전문가들은 일부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허가 기준에 맞게 먹으면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고 말한다.

 

식약처가 정한 ‘몸무게 당 일일 섭취 허용량(ADI)’은 사카린의 경우 하루 5㎎/㎏, 수크랄로스는 15㎎/㎏, 아세설팜칼륨은 15㎎/㎏, 아스파탐은 40㎎/㎏, 스테비올배당체는 4㎎/㎏이다.

 

ADI 도달에 필요한 섭취량을 식품군별로 보면 과자(50g)는 60봉지, 제로 사이다(250㎖)는 33캔, 캔커피(240㎖)는 107캔, 다이어트 콜라(250㎖)는 56캔, 어묵(100g)은 24봉지에 해당된다.

즉 이 정도로 많이 먹어도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은미 강북삼성병원 수석 영양사는 “인공 감미료를 보조적으로 적절히 사용하는 것(가끔 달게 먹고 싶을 때 등)은 문제 없으나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중에서 접하는 인공 감미료 제품 상당수는 단독 성분이 아니라 덱스트린 등 여러 성분이 혼합돼 있어 단독 성분 자체 열량 및 감미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아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단맛의 섭취 총량을 줄이지 않고 좀 덜 위험해 보이는 단맛으로 옮겨간다면 전자담배로 옮겨 탄 흡연자가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같이 하게 되는 것처럼 단맛을 찾는 습관이 남아 있어서 인공 감미료가 든 단 음식과 함께 건강하지 않은 식품을 같이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제로 콜라를 먹으면서는 현미밥 보다 치킨 생각이 더 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조태용 연구관은 “요즘 인터넷에서 인공 감미료 관련 편향되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이슈화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 국민 전체 섭취 수준은 ADI 대비 0.1~1.4%로 매우 낮게 관리되고 있고 사용 기준 내에서 섭취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대상그룹이 출시하는 MSG ‘미원’과 천연 조미료(왼쪽).

 

 

 

 

 

조미료(MSG)에 대한 편견과 진실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

 

 

 

 

 

  저녁 시간 때 TV를 틀면 어김없이 익숙한 얼굴이 나온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탤런트 김혜자씨가 쇠고기 다시다(CJ제일제당)를 손에 든 채 국물을 한 숟가락 입에 떠 넣는다.
  채널을 돌리면 이번엔 탤런트 고두심씨가 쇠고기 감치미(대상)를 손에 들고 “조금만 신경 쓰면, 제대로 맛이 나죠”라며 웃는다.
 
  이제는 TV에서 자취를 감춘 조미료 광고들이다. TV에서 사라진 대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미원 굿즈(상품)’가 유행이다.

 

빨간색 그릇에 ‘미원’이라는 두 글자가 선명한 로고가 티셔츠, 양말, 모자, 무릎 담요에 새겨져 판매되고 있다.

대상그룹이 MZ세대를 겨냥해 미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MSG 알레르기보다 땅콩 알레르기가 훨씬 많아

 


 

 

 

2020년 10월에 있었던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가 주최한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 기념 기자회견’ 모습. MSG는 화학조미료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사진=뉴시스

 

 

 

 

 

 

 

  조미료(MSG)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다. 한때 우리 밥상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MSG는 1990년대 초반에 유무해(有無害) 논란에 휩싸이며 이슈가 됐다.

2010년을 전후해 MSG의 안전성을 주장해온 학자들과 식품업계 덕분에 화학조미료라는 인식에서 벗어났지만, 10년이 지나도 ‘MSG가 몸에 나쁠 것’이라는 편견이 여전하다.

 

식품 전문가들은 “MSG의 안전성은 입증된 지 오래다”라고 하지만, 부정적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MSG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 ‘여기 식당은 MSG를 쏟아부은 것 같다’ ‘MSG를 넣은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 얘기는 여전하다.
 
  감칠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과 함께 기본적인 맛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요리할 때 단맛이 필요하면 설탕이나 당을 첨가하고, 짠맛이 필요하면 소금이나 간장을 넣듯이 감칠맛이 필요할 때 MSG를 사용한다.

 

MSG는 1908년 일본의 화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다시마에서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대중화됐다.
  MSG의 정확한 이름은 ‘L-글루탐산나트륨’이며, 글루탐산은 20가지 아미노산 중 하나인데, 이에 나트륨을 붙인 무색 또는 백색의 물질로 물에 잘 녹는다.

 

MSG는 물에 녹으면 글루탐산과 나트륨으로 분리된다.

일본의 화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가 ‘맛있다(일본어 우마이)’와 ‘맛(미)’을 조합해 ‘우마미’라는 이름을 붙이고 대량 생산한 ‘아지노모토’가 시초다.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논란은 1968년 미국에서 생겼다.

미국의 한 의사는 ‘MSG가 들어간 중화요리가 가슴 압박감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

중화요리 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식품업계는 ‘MSG 유해성’ 논쟁의 시발점을 이 사건으로 꼽는데 결국 근거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결론 났다.

 

이후에는 ‘MSG가 다수에게 알레르기나 아토피 반응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 역시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소문에 불과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희귀하게 MSG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 정도 비율의 알레르기 반응은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물에서 나타난다”며 “오히려 복숭아나 땅콩 등에 민감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합성해 만든 것 아냐

 

 

 

 

 

1993년 당시 럭키(현 LG생활건강)는 신제품 맛그린 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MSG를 유해한 화학조미료로 몰아세웠다.

사진= 대상그룹 제공

 

 

 

 

 


 
  우리나라에서 ‘MSG=유해’의 공식이 생겨난 것은 1993년 12월에 ㈜럭키(오늘날 LG생활건강)가 조미료 ‘맛그린’을 시판하면서부터다.

‘맛그린’은 기존에 판매 중이던 ‘다시다’(CJ제일제당), ‘미원’(대상) 등 조미료에 ‘유해성 논란이 있는 MSG가 다량 함유돼 있다’고 강조하며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맛그린’은 “타사 제품에는 유해성 논란이 있는 MSG가 0~100% 들어 있다”라며 ‘화학조미료 MSG 이제 그만’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맛그린’은 아미노산계인 MSG와 달리 핵산계 물질을 넣은 제품이었다.

 

논란은 커졌고, LG는 MSG의 유해성을 입증하지 못해 1993년 12월에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LG는 그 여파로 식품사업부를 접었다.

하지만 ‘MSG는 몸에 나쁘다’는 인식만은 남게 됐다.
 
  한 식품학자는 “MSG가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은 오래전에 입증됐고, 더는 이에 관한 연구도 하지 않는다”며 입을 열었다.
 
  “MSG는 화학물질이 아니라 미생물 발효 과정을 거치는 발효 조미료다.

MSG의 성분인 글루탐산은 사탕수수에서 얻은 원당(原糖·정제되지 않은 설탕)을 미생물로 발효시킨 것에서 얻어진다.

 

여기에 물에 잘 녹는 나트륨을 첨가해 글루탐산과 나트륨으로 구성된 것이 MSG다.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는다.

MSG의 발효 과정은 고추장, 된장과 같은 전통 발효 식품과 다르지 않다.”


 
  원료인 글루탐산에서 비롯된 오해가 아닐까.
 
  “글루탐산은 20가지 단백질 구성 아미노산 중 하나다.

곡류 단백질에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식물성 단백질에 많이 있는 아미노산으로 글루타민을 산으로 산수 분해해 얻는 물질이다.

 

MSG에 대한 오해 중에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합성해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지배적인데, 다시마를 끓여야 얻을 수 있는 물질을 화학적으로 연구해 대량 생산하는 것일 뿐이다.

 

일본의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다시마에서 추출해 시작된 것일 뿐, 글루탐산은 다시마 외에 표고버섯, 멸치, 조개, 가쓰오부시 등에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심지어 사람의 모유에도 들어 있는 안전한 물질이다.”
 
 
  글루탐산은 모유에 들어 있는 성분
 
  ‘MSG=글루탐산’이라고 알려지자, 이번에는 ‘글루탐산’이라는 아미노산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글루탐산은 단백질 구성 요소의 하나일 뿐이다.

 

스위스 식품학자인 T. 자코메티 박사의 〈자연식품 내 글루탐산 함유〉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모유에는 약 20종의 아미노산 중 MSG를 구성하는 글루탐산이 약 50%로 가장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모유 수유를 하던 신생아가 우유를 잘 먹지 않으려는 습성은 신생아의 혀가 글루탐산을 감지해 자기 몸에 더 적합한 것을 구분해내기 때문이다.
 
  출산 직후 인간의 모유에는 글루탐산이 100mL당 12.88mg이 들어 있고, 출산 2개월 후 인간의 모유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은 4.2mg/100mL로 감소하지만, 출산 2개월 후 우유에 함유된 0.64mg/100mL의 글루탐산보다 약 6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하루에 480g의 모유를 섭취하는 3kg의 유아의 경우 약 20.6mg/kg의 글루탐산을 섭취하는 셈이다. MSG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인간의 모유와 자연의 식품에 들어 있고 자연의 글루탐산과 인공의 글루탐산이 같기 때문에, MSG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몸의 이상반응을 느낀다는 주장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얘기다.
 
 
 음식 없이 3g의 MSG를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는 불가능
 
  식품학자들의 연구 때문인지, 요즘에는 MSG의 유해성을 꼬집는 학자들이 드물다.

하지만 자칭 식품 연구가라는 일부의 사람은 여전히 MSG의 유해성을 주장한다.

그들의 논리는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학자 중 상당수가 식품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해가 없다는 식(式)으로 결론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다국적 기업이 돈을 쏟아부은 결과’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 말은 과학을 무시한다는 것이 아니라, 돈을 쏟아부어서 과학적 결과를 산출했다는 의미다”라며 “화합물의 안전, 위해가 밝혀지지 않았고 MSG에 관한 논쟁은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장을 지낸 오상석 이화여대 식품공학 전공 명예교수는 기자의 이메일에 ‘미국 FDA 자료를 인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며 자료를 보내왔다.

2012년 11월에 미 FDA는 이렇게 발표했다.


 
  MSG는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가?
 
  FDA는 식품에 MSG를 첨가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간주한다

. 많은 사람이 자신이 MSG에 민감한 것으로 말하지만, MSG를 먹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이 일관적으로 말하는 바이다.


 
  MSG와 관련된 부작용 보고를 받았는가?
 
  FDA는 수년에 걸쳐 MSG가 함유된 식품을 섭취 후 두통,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는 사례에 대해 보고받았다.

그러나 MSG가 영향을 일으켰는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FDA는 미국 실험생물학협회(FASEB)에 안전성 조사를 요청했다.

 

FASEB 보고서는 MSG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음식 없이 3g 이상의 MSG를 섭취하는 일부 민감한 개인에게서 두통, 무감각, 홍조, 따끔거림, 졸음과 같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가벼운 증상을 확인했다.

 

그러나 MSG가 첨가된 식품의 일반적인 1회분에는 0.5g 미만의 MSG가 포함돼 있다.

한 번에 음식 없이 3g 이상의 MSG를 섭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MSG가 위를 보호하고, 나트륨 섭취를 줄인다는 보고도 나와
 
  식품학자들은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종결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미국뿐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0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내린 최종 결론도 마찬가지다.

 

FAO/WHO 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 1987년 230여 건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1978년과 1980년도에 미 FDA 역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 실험에서 MSG로 인한 독성 효과가 없음을 확인했다.

세계 먹을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최근 10년 이내에는 오히려 MSG가 인체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국제아미노산과학연구회(ICAAS)는 2017년 한국 식품과학회 국제 심포지엄에서 〈위장에서의 식이 섭취 MSG의 생리학적 기능성〉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MSG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에 의한 위 손상으로부터 위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벽을 둘러싼 점막 표면에 기생하는 균으로, 위궤양, 위암, 십이지장궤양 등 각종 소화기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ICAA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MSG는 위의 효과적인 단백질 분해·흡수를 위해 위 점액 분비를 촉진한다. 이 점액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해 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MSG를 사용하면,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식약처는 2010년 ‘알기 쉬운 L-글루탐산나트륨에 관한 Q&A’를 통해 MSG를 소금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전체 나트륨 섭취를 20~40%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고, 2013년 재확인한 바 있다.
 
  미국 국립연구원도 2010년,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소금 대신 MSG를 먼저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2017년 미국의 식품영양학자 스티븐 위덜리 박사는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탕으로 MSG와 건강한 식습관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MSG가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위덜리 박사는 미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식생활을 위해 MSG를 자주 사용하는데,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MSG를 약간 첨가하면 채소 요리를 맛있게 먹는다.

MSG가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가능케 해 건강한 식생활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케팅의 함정
 
  대상그룹은 “‘MSG 무첨가’라는 마케팅의 함정에 빠져 오랜 시간 오해를 받아왔다”고 했다.
 
  “MSG를 첨가하지 않은 식품은 MSG와 같은 수준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 핵산이나 효모 추출물, 식물이나 동물성 추출물 등 많은 복합적인 조미 소재들을 사용한다.

 

즉 MSG 하나가 빠진 자리를 채우기 위해 수많은 첨가물이 대신 들어가는 꼴이다.

현재까지는 어떠한 조미 소재도 한 종류만을 사용해서는 MSG의 감칠맛을 낼 수 없다.

그래서 이것저것 더 많은 종류의 조미 소재를 융복합해서 MSG의 감칠맛에 가깝게 하는 것이다.

 

이들 융복합 조미 소재들이 들어간 ‘MSG 무첨가’와 단순한 ‘MSG 첨가’ 중, 맛과 경제성, 그리고 안전성 측면에서 어떠한 쪽이 나은지 소비자들은 보다 합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MSG 무첨가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환상은 MSG는 건강에 나쁜 것이라는 근거 없는 괴소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MSG는 발효를 통해 얻어낸 글루탐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안전한 물질로서 다른 복합적인 맛의 조미 소재와 달리 음식의 본연의 맛에 감칠맛만을 더해주기 때문에 현존하는 어떤 조미 소재보다도 탁월한 조미 소재이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수요량도 가장 많은 조미 소재다.”
 
  2018년 1월 1일부터는 MSG의 정식 표기가 ‘화학적 합성품’에서 ‘향미증진제’로 변경됐다.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전부 개정고시(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16-32호)’는 식품첨가물 표기에서 ‘화학적 합성품’과 ‘천연첨가물’의 구분을 없애고, 식품첨가물의 분류체계를 품목별 용도에 맞게 명시하도록 규정했다.

 

식품첨가물을 감미료, 발색제, 산화방지제, 향미증진제 등 31개 용도로 분류하고 품목별로 주 용도를 명시해 식품첨가물 사용 목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MSG의 주성분인 ‘L-글루탐산나트륨’은 그 용도가 ‘향미증진제’로 분류된다.

향미증진제란 식품의 맛 또는 향미를 증진시키는 식품첨가물을 말한다.

 

이에 앞서 식약처는 2016년 4월, 위 개정고시 안을 행정 예고한 바 있다.

식약처는 “국제조화를 위해 식품첨가물의 분류체계를 합성, 천연 구분 없이 품목별 주 용도를 명시해 사용 목적을 명확히 하도록 개편한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산 아지노모토’가 탄생하기까지
 
  사실 MSG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우리 입맛을 지배했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조미료 ‘아지노모토’는 전략적으로 한국인의 서민 음식인 냉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당시 평양냉면 협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대부분의 냉면 가게가 아지노모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들은 따로 육수를 내지 않아도 맛을 내는 새로운 문물인 아지노모토를 신기해했고, 아지노모토가 내는 신비로운 맛에 열광했다.
 
  이후 대부분의 요리에 아지노모토를 사용하면서 소비가 급증했고, 일본은 노골적으로 가격을 올리며 비싼 가격에 아지노모토를 팔았다.

그렇게 한국인의 입맛은 일본의 아지노모토에 길들었다.

 

그러던 중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이 패망하면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았고, 일본 제품의 수입은 일절 금지됐다. 이미 조미료 맛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은 아지노모토 얻기에 혈안이 됐고, 밀수나 편법 등을 통해 아지노모토를 구하기 시작했다.

‘쌀보다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아지노모토의 인기는 여전했다.
 
  MSG의 대표 명사인 ‘미원’을 만든 대상그룹이 이때 나섰다.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임대홍 회장은 해방 후에도 일본 조미료가 우리 민족의 식탁을 점령하는 데 분노했다.

 

수소문 끝에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의 성분이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국산 조미료 제조 가능성을 확신했다.

이후 조미료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1955년 조미료 제조기술을 익히기 위해 일본행을 결심했다.
 
  당시 일본의 이케다 박사가 개발한 조미료 제조방법과 제조공정은 1급 비밀이었다.

그만큼 기술을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임대홍 회장은 오사카의 조미료 공장에 취업해 매일 조금씩 어깨너머로 조미료 제조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긴 시간 동안 고군분투한 끝에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MSG 제조공정의 기초를 터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온 임대홍 회장은 일본에서 터득한 조미료 제조기술의 기초를 토대로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제조공법 개발에 몰두했다.

개발할 때는 한 번 실험실에 들어가면 꼬박 100일 넘게 실험실에서 살았다.

그렇게 끝없는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새로운 조미료 제조공법 개발에 성공했다.

 

1956년 1월 31일, 임대홍 회장은 부산 동대신동에 부지 200평 내외 건평 150평 규모의 조그만 조미료 공장을 세우고 국내 최초의 조미료 회사인 ‘동아화성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순수 국내자본과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조미료 ‘미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으며 대상그룹(현 대상그룹)의 시작이었다.

 


 
 
  김지미·황정순 등 당대 최고 배우들이 미원 들고 광고
 

 

 

 

1960년대 미원 선물세트. 미원은 명절이나 기념일에 귀한 분들에게 드리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사진=대상그룹 제공

 

 

 

 

 

 

 

 

  미원은 아지노모토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워주면서 한국인의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조미료 공장이 부산에 세워졌다는 소문이 나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공장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초기 생산량은 한 달에 5톤 정도였으나,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석부(돌로 만든 초기 제조설비)’를 개발하면서 한 달 생산량은 150톤까지 늘어났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소문으로 인해 당시 가정집에서는 미원을 사용하지 않는 집이 거의 없었다.

많은 주부에게 ‘맛의 비밀’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1960년대 이후 미원은 당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들을 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1968년 당시 인기 절정의 영화배우였던 김지미와 광고 전속모델 계약을 맺고 국내 최고 모델료 기록을 세웠다.
 
  그 뒤를 이어 배우 황정순이 중년 주부의 모습으로 등장, 평화로운 가정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미원의 광고 모델을 거쳐갔다.

미원이 독보적인 인기를 끌던 1963년,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CJ제일제당의 ‘미풍’인데, 영업사원들 간의 경쟁 못지않게 사은품 경쟁도 치열했다.
 
  미풍이 무채칼, 고무장갑을 사은품으로 구성한 미풍 김장 세트를 출시하면 미원은 고급 비치볼, 미원병 등을 선물로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진행했고, 미풍이 고급 스웨터를 경품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하면 미원은 금반지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당시 미원과 미풍의 경품 응모 엽서로 인해 우체국이 큰돈을 벌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이 둘의 사은품 경쟁 과열은 결국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상공부에서 제재하기에 이르렀는데, 결과적으로는 여심을 공략한 미원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미원은 1960~1970년대 최고 인기 선물 아이템이기도 했다.

 

미원선물세트의 시초는 1962년 미원 1kg들이 금색 캔을 상자처럼 포장해 선물한 것이 호평을 받은 것에서 비롯됐다.
 
  고급스러운 황금빛 캔에 그 귀한 미원이 1kg이나 들어 있으니 누가 받아도 기뻐할 만한 선물이었을 터다. 여기에 힘입어 신선로의 고전적인 느낌과 연결 지어, 경복궁의 경회루, 비원의 정자 등을 유화로 그려 넣어 상자를 디자인한 것이 최초의 미원 선물 상자가 됐다.

 

이후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고정 판지를 완성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세 가지 미원선물세트가 나오게 됐다. 해를 거듭하면서 선물세트는 제작 수량이 점차 늘면서 하나의 계절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디자인과 안의 내용물도 다양해져 볼륨 있는 세트로 발전해나갔다.

 

하지만 MSG는 1990년대 초반에 LG생활건강으로 인해 유해성 논란이 시작됐고, 2012년에 ‘MSG를 사용하지 않는 착한 식당’을 앞세운 TV 프로그램으로 인해 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미원맛소금팝콘’ ‘미원라면’
 

 

 

 

 

대상그룹은 2020년 2월, ‘이밥차’와 함께 미원 레시피북 《미원식당》 책자를 발간

했다(사진 왼쪽).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모델을 맡아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했다. 사진=대상그룹 제공

 

 

 

 

 

 

 

  음식을 조리할 때 조미료를 첨가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그런데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미원은 매출액이 2021년 10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직접 산 금액이 4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

마케팅’으로 피해를 봤던 대상그룹의 미원은 최근 또 다른 ‘마케팅’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14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패키지를 선보였고, 홍대에 ‘밥집 미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미원은 GS25 편의점과 손잡고 미원맛소금의 상품 디자인과 재료를 결합한 ‘미원맛소금팝콘’ ‘미원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미원의 마케팅 행보는 패션의 영역까지 진출했다.

젊은 층에서 인기 있는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를 통해 양말(3종), 버킷햇(2종), 스웨트 셔츠(2종), 무릎 담요(2종) 등 4가지로 구성된 미원 굿즈를 내놓기도 했다.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쓴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에는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다.

인식의 싸움이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MSG에 여전히 점철된 이미지가 바로 이 구절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캔햄과 참치캔의 유통기한은 왜 다를까

 

 

 

 

[食스토리]통조림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방부제 없어도 안 열면 10년 먹을 수 있어
개봉 이후엔 다른 식품보다 빨리 먹어야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대학생 시절 유통기한이 2년 정도 지난 참치캔을 먹은 적이 있다.

다 먹고 나서야 유통기한을 발견했다. "큰일났다"는 생각과 함께 배가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응급실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했다.

비상시 절 데리고 병원에 가달라고 친구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은 평안했다.

유통기한이 1주일 가량 지난 과일 주스를 먹었을 때와 달리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보다 더 극단적인 사례도 많다

. 100년 지난 통조림을 먹어본 '용자'가 멀쩡하다는 기사는 꽤 자주 볼 수 있다.

통조림과 비슷하게 밀폐된 공간에 보관됐던 식품이 수천 년 동안 형태를 유지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그럼에도 통조림에는 이런저런 말이 붙었다.

 

누군가는 통조림을 방부제 덩어리라고 생각한다.

제조 과정에서 영양이 파괴됐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캔에서 유해물질이 잔뜩 나온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과연 진실일까.

참치 통조림의 고수 동원에게 물었다.

먼저 통조림에는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기한인 소비기한은 10년 이상이 보장된다.

 

이는 제조 과정 덕분이다.

통조림은 용기에 내용물을 담고, 공기를 제거한 후 뚜껑을 덮어 밀봉해 만들어진다.

멸균 과정도 거친다.

 

균이 아예 없는 식품이 공기와 접촉하지도 않게 되는 셈이다.

방부제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캔햄과 참치캔의 유통기한은 다르다.

캔햄은 3년이지만, 참치캔은 7년 정도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캔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참치캔의 몸통 부분은 철, 뚜껑은 알루미늄이다.

캔햄은 몸통과 뚜껑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철은 알루미늄에 비해 충격에 강하고 공기를 덜 투과시킨다.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변질되지도 않고, 내용물의 상태도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통조림 캔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말은 절반만 사실이다.

유해물질이 어느 정도 나오는 것은 일단 맞다.

 

통조림 캔 내부는 부식 방지를 위해 '에폭시수지'로 코팅된다.

이 에폭시수지에서 환경호르몬의 한 종류인 '비스페놀A'가 나온다.

다만 그 양이 매우 적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통조림의 비스페놀A 함량 기준을 0.6ppm으로 설정했다.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통조림 대부분이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통조림 내용물에서 나오는 '퓨란'이 암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종종 볼 수 있다.

 

퓨란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열처리하면 생기는 물질이다.

발암물질이지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는' 수준인 2군B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퓨란과 같은 군에는 스마트폰·커피가 포함돼 있다.

 

심지어 '항암 식품'으로 알려진 김치까지도요. 통조림을 먹고 암에 걸렸다는 보고도 아직 없다.

퓨란에 대한 걱정이 '기우'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영양소 파괴도 우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준이다.

통조림은 열처리 공정을 거친다.

 

비타민과 같이 열에 민감한 영양소는 어느 정도 손실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손실량은 우리가 직접 요리할 때와 비슷하다.

게다가 영양소 손실이 적다는 연구도 있다.

 

2013년 미국 오리건대 연구팀에 따르면 통조림 복숭아와 천연 복숭아의 영양 성분에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비타민C나 엽산은 통조림 복숭아에 더 많은 경우도 있었다.

 

 

 

 

 

 

 

 

 통조림은 우리 생각보다 더 안전합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개봉한 통조림'의 유통기한은 어떨까

. 더 오래된 통조림의 내용물이 더 빨리 상하지는 않았다.

밀봉돼 있던 기간 동안 변질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니까.

 

이후 보관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개봉한 통조림은 오히려 천연 식품보다 빨리 상할 수 있다.

캔의 금속이 부식을 일으키며 변질될 수 있고, 방부제도 없으니까.

이를 예방하려면 내용물을 별도의 밀폐용기에 옮겨 보관해야 한다.

 

되도록 빨리 먹어야 한다.

무적의 식품 보관 방법인 통조림에게도 약점은 있다.

캔이 부풀어오른 통조림은 폐기해야 한다.

내용물이 부식되며 발생한 가스가 차 있을 수 있다.

 

이런 통조림을 섣불리 연다면 로켓처럼 날아갈지도 모른다.

유튜브에서 이런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캔이 찌그러져 있는 통조림도 위험하다.

충격을 받으면서 용접에 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간으로 세균이 침투했다면 내용물이 서서히 상하고 있을 수 있다.

통조림은 우리 생각보다 더 안전하다.

통조림을 둘러싼 오해 중 상당수는 "그럴 수도 있다" 정도다.

어떤 면에서는 '공포 마케팅'에 가까워 보인다는 생각도 든다.

 

통조림은 지금도 더 안전해지고 있다.

뚜껑을 날카롭지 않게 만들어 따다가 다칠 위험을 낮춘 제품도 많다.

이런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편안하게 먹고 싶은 통조림을 먹으면 된다.

과한 걱정이 오히려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조미료들.

이성희 (푸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