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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한국 의료비 가장 적게 쓰며, 암사망률은 최저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내 한 대학병원의 암 수술 장면./조선일보 DB

 

 

 

 

 

 

 
 

[연합뉴스TV 제공]

 

 
 

 



한국 의료비 가장 적게 쓰며, 암사망률은 최저

 

 

美 예일대, 선진 22국 비교‘협·조’ 잘되는 한국,

암과의 전쟁서 성과




한국이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암 치료 분야만큼은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예일대 의대와 바사 칼리지 연구진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덴마크, 스웨덴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소득이 높은 22개 국가 의료비와 암 치료비, 암 사망률 등을 비교 분석(2019년 기준)해 지난 27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헬스포럼 최신 호에 실었다.

 

우선 한국은 암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암 사망률에 있어 한국은 10만명당 75.5명으로 22국 중 최저였다.

조사 대상국 전체 평균은 91.4명. 일본이 81.5명으로 2위, 호주와 스위스,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이 80명대였으며, 덴마크가 113.7명으로 가장 안 좋았다.

 

미국은 86.3명이었다. 1인당 총의료비도 한국이 298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미국(1253만원), 스위스(1102만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였다.

다만 총의료비 중 암 치료에 쓰는 비율(9.6%)은 한국이 가장 높았지만 총의료비가 적어 암 치료에 쓰는 비용은 여전히 낮았다.

 

2019년 1인당 암 치료비(해당 국가 총 암 치료비를 인구 수로 나눈 것)로 29만원을 썼는데 이는 전체 조사 대상 22국 중 8위였다.

이때 암 치료비는 국가와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을 모두 합친 것이다.

비율로 따져 2위는 일본(7.5%)이고, 가장 낮은 나라는 스웨덴(3.7%)이었다.

 

 

 

 

 

 

 

 

 

 

 

 

 

 

당초 이 연구는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전체 암 치료비로 2000억달러 넘게 쓰이자, 사용한 금액만큼 실제 환자들이 건강상 혜택을 입었는지 확인하고자 시작됐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은 암 연구와 치료를 포함한 건강관리에 유럽 등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돈을 썼다.

2000년 1조9000억달러에서 2019년 3조8000억달러로 약 2배로 상승했다.

 

암 생존자 중 12~62%는 치료비를 대느라 빚을 졌다고 보고됐을 만큼 환자들은 암 치료비에 부담을 느꼈다.

그런데 연구 결과, 미국인은 암 치료비로 한국인보다 1인당 2배 많은 67만원을 쓰고 있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다른 나라들이 암 치료에 쓰는 1인당 평균 비용은 34만원으로 미국의 절반에 불과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흡연율이 낮다. 연구진이 암 사망 가장 큰 위험 요소인 흡연 요인을 보정해 암 사망률을 다시 비교하니 이번엔 9국보다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흡연율 보정 사망률에서도 10만명당 50.1명으로 최저였다.

 

일본(55.8명)과 스위스(57.4명)가 뒤를 이었고, 덴마크(85.7명)와 네덜란드(85.6명)가 각각 1·2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암 종류별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으나 5년 생존율이 99% 이상이고 위험도도 낮아 국가별 암 사망률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돈은 가장 적게 쓰면서 암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게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①건강검진 활성화로

②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고

③의료비가 저렴하며

④의료 수준이 높고

⑤의료 접근성이 좋아 1차 진료부터 전문의에게 받을 수 있는 점을 꼽았다.

 

한국은 특히 중증 질환, 즉, 한번 걸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 진료를 잘하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임석아 서울대암병원 종양내과센터장은 “전 국민 의료보험으로 의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으면서 치료비가 낮고 국가 조기 암 검진과 건강검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위암·대장암·유방암 등 흔히 발생하는 암을 조기 발견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실제 우리나라 의료 수가는 미국의 10분의 1 이하인 데다

 

수술은 외과, 항암 표적 치료제는 종양내과,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종양학과가 맡는 등 각 분야가 협진해 전문적으로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환자가 원하는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미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안 돼 있어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치료를 못 받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은 신약 임상 시험을 가장 활발하게 잘하는 도시 중 하나로, 임상 시험에 쓰는 신약은 환자들이 복용하더라도 비용을 임상 시험 주최 측에서 부담하므로 비용 산정은 안 되지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주요 암 생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가장 높고 뇌졸중 진료 수준도 탁월하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 위암 진단의 기본인 위 내시경을 할 줄 아는 의사, 에크모(인공심폐기) 등 복잡한 고가 장비를 척척 쓰는 의사가 많아 해외에서도 한국 의술을 배우러 올 정도”라고 했다.

다만 여기엔 ‘한국 보건 의료 체계의 역설’도 깔려 있다. 박 교수는 “한국에선 암에 걸리면 사는 곳과 상관없이 수도권 5대 대형 병원으로 몰려간다는 특징이 있다”며 “우리나라 한 해 위암 환자는 평균 3만명 정도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서울 지역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

 

그중 한 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는 환자는 한 해 1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환자를 많이 보면 의료진의 실력은 높아진다’는 기본 원리가 여기서도 작동한다는 얘기다.

 

대형 병원 환자 쏠림 현상은 분명 해결해야 할 폐단이지만 적어도 암 같은 중증 질환에서는 탁월한 진료 성과를 도출해내기 때문에 환자들을 서울 대형 병원으로 못 가게 막기보다는 지방 병원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비 부담 때문에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특히 고정수입이 없는 노인들은 병원비를 충당하려고 식비와 의료비, 공공요금 등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병원비 무서워 아파도 참는 美 사람들..의료 최악 '천조국'의 현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갔는데 체온을 체크하더니 100달러(약 13만원)를 내라고 했다",

"두통이 심해서 병원 응급실에서 링거 맞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고 돌아왔는데 며칠 뒤 1만2000달러(1550만원)가 청구됐다",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고 1박2일 만에 퇴원했는데 병원비 청구서에 5만달러(6500만원)가 찍혀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의 의료비에 얽힌 사연들이 심심찮게 전해진다.

전 국민이 국민건강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한 한국에선 다소 믿기 어려운 내용 들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 같은 에피소드는 허구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한 미국인 여성이 자연분만으로 출산, 1박 2일 만에 퇴원한 뒤 5만달러가 넘는

의료비를 청구받았다는 사연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고정수입 없는 노인들 "병원비 모으려고 덜 쓴다"

65세 이상 미국인 상당수가 자신이나 가족이 아플 때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을 아끼려고 처방약을 거르는 일도 많았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선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고 참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고정 수입이 없는 노인들은 값비싼 병원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리서치 전문업체 갤럽과 노인관리 비영리단체인 웨스트 헬스의 공동조사 결과를 인용해 65세 이상 상당수 노인들이 중요한 의료 서비스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12%는 "자신이나 가족이 아플 때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노인들의 11%는 현금을 아끼기 위해 처방받은 약을 제때 먹지 않고 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 상당수가 의료비를 충당하려고 필수 지출을 줄였다.

응답자의 9%는 식비를 아꼈고, 6%는 공공요금 지출을 줄였다.

소비를 가장 많이 줄인 품목은 의류(19%)였다.

 

미국의 54세 이상 인구는 2022년 현재 5200만명에서 2034년 77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어서 의료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봤다.

 

 

 

 

 

 

 

 

 

감염 증상이 심각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비용이 부담돼 병원에 가지 못한

미국인들이 많다. 사진은 뉴욕의 한 코로나 검사장./ⓒAFP=뉴스1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바이러스의 기세가 강력했을 당시 수많은 미국인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앓다가 사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미국 전역 응급실 방문건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42% 감소했다는 통계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일부러 진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많아 응급실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0년 3월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병원에 입원해 62일간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70세 남성에게 112만2501달러(14억4700만원)가 청구됐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미국인들의 '병원비 공포'가 극에 달했다.

 

 

 

세계서 의료비 가장 비싼 美…의료복지 최강 韓

 

 

 

 

실제 미국의 의료비는 전 세계 가장 비싼 수준이다.

미 예일대 의대와 바사 칼리지 연구진이 2021년 9월~2022년 3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22개 국가의 의료비(2019년 기준)를 분석했더니 미국의 국민 1인당 의료비가 1만945달러(1401만원)로 가장 높았다.

 

스위스(1232만원), 노르웨이(983만원), 룩셈부르크(789만원), 덴마크(767만원), 아이슬란드(755만원) 등이 미국 다음으로 의료비가 비싼 국가들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조사대상 22개국 가운데 국민 1인당 의료비가 333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는 미국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외에는 스페인(346만원), 이탈리아(373만원), 뉴질랜드(496만원), 영국(551만원), 일본(567만원) 등의 의료비 부담이 낮았다.

한국에서 거주 중인 한 미국 기업 주재원은 아이가 아파서 집 근처 소아과를 방문했다가 매우 특별한 의료서비스를 경험을 했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무섭다고 소리치는 아이를 달래려고 사탕을 주고, 태블릿PC로 영상을 틀어주기에 얼마나 많은 비용을 청구할까 의심했는데 서비스 비용은 전혀 없었다"며 "미국에선 많은 병원들이 감정노동 등 황당한 명목을 붙여 의료비를 과잉 청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상당수 병원들이 황당한 명목으로 의료비를 과잉청구하는 것

으로 알려졌다. 사진 왼쪽은 한 여성이 종양 제거 수술을 할 때 간단한

임신 테스트를 받았는데 병원에서 '여성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1900달러를

청구한 의료비 내역. 오른쪽은 의사와 상담 중 눈물을 흘린 환자에게 '감정

행동 평가' 명목으로 40달러를 청구한 내역서. /사진=트위터 캡처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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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하루 입원에 6000만원?”…美산모의 기막힌 청구서

 

 

 

 

여성,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루 입원에 5만816달러 부과
보험사측, 입원비 대부분 부담…해당 여성, 250달러만 부담
해당 여성 “보험 가입 안했다면 하루 입원만으로 거액 내야”
각국 누리꾼들, 대부분 ‘어이없다’·‘美 제도 문제 많다’ 지적

 

 

 

 

 

최근 미국에서 출산한 한 여성이 병원으로부터 값비싼 입원비 청구서를 받은 사실이 인터넷에 올라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산모는 병원에 1박 2일 입원했는데, 입원비가 무려 5만 달러(약 6000만 원)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섀넌 메이어라는 여성은 최근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병원에서 받은 입원비 청구서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총액으로 기재된 숫자가 5만 816달러(약 6049만 원)나 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성이 보험을 들어놨다는 것이다.

보험회사 측이 입원비 대부분을 부담해 여성이 실제로 내는 금액은 250달러(약 29만 원)다.

만일 여성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하루 입원만으로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내야 했다. 

섀넌은 보험으로 병원비 대부분을 지원받았지만 이렇게까지 비싼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산모가 산부인과에서 자연분만을 할 경우 사흘 정도는 입원을 하지만, 미국은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면 통상 다음날 퇴원한다. 하지만 짧은 입원 기간에 비해 병원비는 미국이 훨씬 비싸다. 

 

여성이 영상 형태로 올린 게시물은 지금까지 89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많은 누리꾼은 미국의 값비싼 의료비에 충격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직면할 문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우리 아이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한 달간 있었는데 병원비가 무려 30만 달러(약 3억 5700만 원)였다.

나도 모르게 청구서를 버렸다”면서 “날 ‘빌 게이츠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섀넌처럼 미국에서 출산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영상을 보고 나서 이 나라(미국)를 떠나고 싶어졌다”라고 비난했다. 

댓글을 단 핀란드 누리꾼은 “핀란드 기준으론 250달러를 내는 것 역시 어이없을 뿐”이라며 “우리나라 같으면 병원을 고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누리꾼은 “우리나라는 출산하면 축하 의미로 돈을 받는다”라고 밝혔고, 호주 누리꾼은 “병원에 4주간 입원했고 태어난 아이도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9주간, 그 후에도 신생아실에 4주간 있었지만 모두 무료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자연분만으로 애를 낳는 산모의 입원비는 적게는 몇십만 원, 많게는 백여 만원 정도다.

다만 첫 애는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금으로 60만 원, 다자녀는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지원금은 내년부터 각각 100만 원과 140만 원까지 늘어난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임산부에게 20만 원 정도를 추가 지원하는 곳도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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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