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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봇물터진 결혼식, 물가상승에 축의금 부담 커져

 

 

 

 

 

김유민 기자  신랑신부가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사진 = 뉴스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축의금도 인플레?....대면 결혼식은 10만원이 기본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설희(29)씨는 지난 두 달 동안 네 명의 지인으로부터 결혼식 초대를 받았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하객 제한이 있었던 지난 2년 동안 김씨는 지인들의 결혼에 거의 초대를 받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두달 동안 축의금으로 35만원을 썼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식이 올해 한꺼번에 진행되는 듯하다”고 했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잦아들었던 결혼식이 일상회복과 함께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들은 결혼식 초대가 밀려드는 데다가 축의금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얇아지는 지갑에 한숨을 쉰다.

 

31일 호텔·예식장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 결혼식장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1∼2분기 호텔 예식장의 예약률은 대부분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일반 예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토요일 점심 등 ‘황금시간대’는 내년 봄까지 예약이 완료됐다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나온다.

 

결혼을 준비 중인 조아무개(32)씨는 “올해 11∼12월 결혼을 목표로 10곳 가까운 예식장에 전화를 돌려 가능한 예식 날짜와 시간을 물어보니 대부분 저녁시간대 일부만 예약이 비어있었다”고 했다.

코로나19 2년 동안 결혼식을 가지 않고, 축의금만 보내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늘어나는 ‘대면 결혼식’에 많은 이들이 당혹스러워한다.

 

물가상승으로 식대도 인상되면서, 결혼식에 참석할 경우 비대면으로 축의금을 보낼 때보다 돈을 더 넣어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동생 부부가 결혼했다는 권수완(29)씨는 “동생이 27살인데 또래 참석자들이 최소 10만원을 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축의금 기준이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두달 간 매주 결혼식에 초대를 받은 직장인 강지연(29)씨는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제외하고, 나머지 결혼식에는 축의금 5만원만 보냈다.

 

그는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식대도 올랐기 때문에 친하지 않은 지인이라면 그냥 참석하지 않고 5만원을 내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두달 간 60만원을 축의금으로 썼다”고 했다.

 

코로나19로 한때 참석자가 49명으로 제한되며 결혼식 문화도 간소화될 줄 알았으나 다시 큰 규모로 결혼식을 여는 문화가 돌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지난해 결혼한 권수완씨는 “평소 생각대로 양가 부모님만을 보시고 결혼식을 작게 했는데, 직장 상사나 친척들에게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코로나 기간이라며 이해하는 분위기가 있어 좋았다”며 “유튜브로 중계하는 원격 결혼식 등 코로나 시기 동안 재밌는 시도가 많아 보였는데 다시 큰 규모의 결혼식이 많아질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성진(31)씨는 “지인들을 보면 대다수 예식장의 예약 인원이 최소 200∼300명이다.

여전히 대형 결혼식을 선호하는 분위기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축의금만 하루 40만원"…미뤘던 결혼식 쏟아지자 '난감하네'

 

 

 

 

# 권모씨(30)는 21일 하루에만 결혼식에 두 번 참석했다.

그 중 한 명이 친한 친구여서 그날 하루 축의금만 40만 원이 나갔다.

 

권 씨는 "아무래도 거리두기 해제되니까 코로나19를 핑계로 못 간다는 말은 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며 "직장동료 결혼식에 내는 축의금은 얼마 정도 해야 적당한지, 당사자가 안 서운해할지 고민하는 게 다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 문모씨(27)는 이번 달 들어서만 청첩장 4개를 받았다.

문씨는 "거리두기 때는 친한 사람들에게만 골라주던 청첩장이 이제는 친하지 않은 나한테까지 뿌려진다는 느낌"이라며 "직접 가야 하는 결혼식이 많아지면 식대 때문에 금액을 높여야 할 것 같은데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코로나19(COVID-19) 기간 미뤄진 큰 규모의 행사가 재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하객 인원 제한 때문에 미뤄왔던 결혼식이 대거 진행되면서 예식 업계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 사이에서는 달갑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축의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예식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결혼 예식장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30% 상승했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 서울 내 주요 호텔 예식장은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예약 건수뿐 아니라 웨딩홀 수용 규모와 식사 인원이 많이 늘었다"며 "거리두기가 풀린 것이 실감 난다"고 했다.

이에 축의금을 내야 하는 행사가 몰리면서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기혁씨(31)는 스스로 축의금의 기준을 두고 있다.

서울에서 하는 결혼식에 직접 가는 경우는 10만원, 송금만 하는 경우는 7만원을 낸다.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는 직접 가야 한다는 부담에 지출 비용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임씨는"거리두기 풀리고 벌써 청첩장만 네 장을 받았다"며 "인원 제한 있을 때보다는 눈치가 보여서 직접 결혼식에 더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비혼주의자 홍수하씨(가명·28)는 "돌려받지도 못할 축의금을 너무 자주 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친한 친구는 정말 축하하고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지만 부담스러운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축의금 문화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태명씨(36)는 "장례랑 다르게 결혼 같은 경우 갑작스럽게 닥치는 것이 아니라 신혼부부가 오랜 기간 준비해서 하는 것 아닌가"라며 "결혼하는 부부보다 혼주의 축의금 회수가 우선시되는 축의금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불만의 목소리는 거리두기로 잠들어 들었다가 다시 일상이 회복되자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축의금이 돈을 주고받는 '상호 품앗이'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최근엔 청년들 사이에서 비혼주의가 확산하면서 축의금을 회수할 기회가 없게 되거나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부의금으로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니 불만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누구에게 얼마나 내야 할지를 고민하는 상황이 대부분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대두되는 문제"라며 "우리나라도 축의금 문화나 부조금 문화에 대한 새로운 변화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서울 시내의 한 결혼식장. 사진=연합뉴스

 
 
 

 

 
 

봇물터진 결혼식, 물가상승에 축의금 부담 커져

 
 
 
 

 

 

 

통계청의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인 19만3천건을 기록했으나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결혼식장을 예약하기도 힘든 상황을 급변했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등 서울의 주요 호텔은 일부 날짜와 시간대를 제외하면 내년 4∼5월까지 결혼식장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로 알려졌다.

 

결혼식이 늘면서 청첩장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축의금'을 얼마하는게 적당할 지 고민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결혼식 축의금 5만원을 냈다가 '손절' 당했다는 누리꾼의 사연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글을 쓴 작성자는 전 직장 동료의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결혼식 당일 왕복 4시간 거리를 운전해 가 식사도 하지 않고 답례품만 받아서 돌아왔다.

 

하지만, 결혼식 축의금을 5만원 낸 것을 두고 결혼한 지인이 실망했다는 말을 다른 동료에게 전했다며 당혹해했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축의금을 얼마할 지 정할 때 '당사자와의 친밀도', '경제적 상황', '주변 사람들이 내는 액수'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 액수는 평균 7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5만원'(48%)과 '10만원'(40%)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청첩장을 받았을 때 남성은 48%, 여성은 66%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관계의 애매모호함'과 '경제적 부담'이 이유로 꼽혔다. 

 

결혼식도 늘었지만, 참석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결혼식 하객 인원을 제한했을 때와 달리 제한이 풀리면서 청첩장을 받으면 참석해야 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축의금 지출이 커져 부담스럽다"거나 "별로 안 친한 사이인데 청첩장을 줘 난감하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또 "축의금을 얼마나 내야 하느냐"는 글과 함께 축의금 역시 인플레이션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해 결혼식 비용과 피로연의 밥값도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에 맞게 5만원 내던 축의금을 6만원, 7만원으로 내는 것이 아니다.

5만원 다음이 10만원이다.

한순간에 2배로 껑충 뛰다보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류근석 기자wemakenews@naver.com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결혼식장 상담과 행사용 의류 구매가 증가세를 보이던

지난 4월 19일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웨딩드레스 판매점에 드레스들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10만원 내고도 밥 먹기 미안하다" 축의금에 등골 휘는 MZ들

 

 

 

 

 

“지난 몇 달은 축의금 내느라 허덕인 기억밖에 없어요.

결혼식 가려고 부모님께 돈을 빌릴 정도였으니까요.”

 

사회초년생 장모(26)씨는 지난 석 달 사이 축의금으로만 80만원을 썼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며 격주에 한 번꼴로 결혼식에 갔기 때문이다.

장씨는 “물밀 듯이 밀려드는 결혼식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월급은 많지도 않은데 물가는 올랐고, 생활비 쓰기도 빡빡한데 축의금까지 내는 게 너무 힘들다”면서다.

고물가로 생활비가 증가한 사회초년생들이 ‘축하’의 의미를 담는 축의금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가 물러나자 결혼식은 느는데, 지갑 사정은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물가 상승은 기존에 내던 축의금 액수가 초라해 보인다는 점이다.

‘축의금 인플레이션’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10만원이 기본…등골 휜다”

 

주로 20~30대인 사회초년생들은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결혼 소식을 반기기만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요새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내 코인은 마이너스 70%가 됐다.

 

그런데 결혼식은 많아져 축의금 내느라 등골이 휜다”며 “청첩장을 받으면 축하한다는 말보다 ‘또 돈 나가겠구나’ 걱정부터 든다”고 했다.

직장인 조모(27)씨는 “축의금 인플레이션이 심해져서 요새는 10만원이 기본이다”며 “결혼식을 다녀오면 잔고가 훅훅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모(33)씨는 “생활비를 아끼려고 커피도 안 먹지만, 결혼식은 관혼상제인데 안 갈 수가 없다”며 “결혼식도 밥값, 꽃값 같은 비용이 늘었을 텐데 10만원을 내도 친구한테 민폐일까 미안한 마음에 걱정된다”고 했다.

축의금 부담에 계좌로 돈만 보내고 예식은 참석하지 않는 ‘결혼식 노쇼(no-show‧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것)’도 생겼다.

20대 직장인 최모씨는 “적당히 아는 사이면 5만원만 계좌로 보내고 만다.

결혼식장에 가서 밥을 먹으면 최소 10만원은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토로했다.

 

신랑‧신부도 걱정…“관계 깨지기도”


청첩장을 전달하는 2030 신랑‧신부도 하객들의 반응을 안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신부 박모(27)씨는 “청첩장을 주는 게 돈을 달라는 것처럼 비칠까 봐 걱정된다.

예식장 밥값만 7만원이 넘어서 축의금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는데 난감하다”고 했다.

 

얼마 전 결혼한 성모(27)씨는 “결혼 자체가 고통이다.

어쨌든 내 잔칫날인데 마음껏 쓰지도 초대하지도 못하는 게 맘이 안 좋았다”며 “축의금 문제로 친구 관계가 어그러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결혼식 비용 또한 증가할 거라는 게 예식업계의 예상이다.

서울 시내 한 예식장 관계자는 “호텔을 제외한 일반 예식장의 식사 비용은 대부분 4만~7만 원대로 형성돼있지만, 고물가의 영향으로 식대 같은 비용이 지금보다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연하던 축의금도 고물가로 부담돼”


전문가는 축의금을 둘러싼 2030세대의 고민은 고물가로 일어난 변화라고 짚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고물가 시대에는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사회에 나간 지 얼마 안 된 청년세대도 마찬가지”라며 “여력이 없으니까 축의금을 내는 것도 부담스럽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결혼식 참석이 부담이 되는 때가 왔지만, 상호 간의 보상이자 사회 평판을 관리할 수 있는 축의금 문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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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미뤄뒀던 결혼식 등 대규모 행사가 많아지는 분위기지만

축의금을 부담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축의금? 안 내고 싶어요"…관례와 '거리두는' MZ세대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에…

곳곳 '일상회복' 기지개
대규모 결혼식·돌잔치도 증가
비혼·딩크족 "못 받는 돈인데…

 

 

축의금 전하는 행사 부담"
전문가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 축의금 선택…

기존 관행과는 다른 모습"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 엔데믹(풍토병)을 시대로 접어들며 사회 곳곳에선 일상회복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간 취소하거나 미뤄뒀던 가족 행사도 재개되면서 예식 등 관련 업계도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초대받는 입장에선 '애먼 돈'을 써야해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비혼이나 딩크족(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선 아예 결혼식·돌잔치 등에 축의금을 내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곳곳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집단 감염 우려로 실시됐던 재택근무가 해제되는가 하면 입국 시 유전자증폭검사(PCR) 외에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 확인이 인정되면서 해외여행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되면서 결혼식·돌잔치 등 축의금을 전달해야하는 행사도 재개되는 분위기다.

 

실제 올 1분기 호텔 예식장 예약률은 전년 대비 20~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웨스틴조선호텔 등 서울의 주요 호텔 예식은 연말까지 대부분 마감됐고, 일부 날짜와 시간대를 제외하면 내년 4~5월까지 웨딩홀 예약도 급증했다. 행사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적모임 인원제한이 사라지면서 가족끼리 조촐하게 보내던 결혼식, 돌잔치 등의 대규모 모임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축의금을 내야하는 행사가 몰리면서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비혼, 딩크족 등 다양한 삶의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돌려받지 못할 축의금을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혼주의자인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결혼은 축하할 일이지만 주변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결혼 축의금부터 시작해 신혼 집들이 선물, 출산하면 아이 선물에 돌잔치까지 생각하면 달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한 돌잔치 전문점 관계자들이 홀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딩크족 입장에선 지인의 돌잔치가 부담이다. 딩크족을 지향하는 A씨(31)는 "첫째는 주변에서 돌잔치 한다고 부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부담스럽다"며 "나는 어차피 애를 낳지 않을 거라서 아이 돌잔치에 초대할 일이 없다.

그렇다고 돌잔치에 안 가자니 지인과 사이가 멀어질 것 같고, 돈만 내자니 돌려받을 것도 아닌데 아깝다. 비혼식처럼 딩크식이라도 올려서 돈을 회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전에 축의금은 지인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동시에 돈을 주고받는 품앗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아이를 낳을 계획은 물론 결혼할 의지조차 없는 사람들이 늘면서 축의금을 회수할 기회가 없게 되자 청첩장이나 초대장을 일종의 고지서처럼 대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 결혼을 앞둔 신부를 위해 지인들이 모여 축하하는 파티인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행으로 번지며 주변인들의 부담들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직장인 B씨(30)는 "친구들이 챙기자고 해서 결혼하는 친구의 브라이덜 샤워를 한 적이 있다"며 "유행이라고 해서 떠밀려 하긴 했는데, 내 차례가 돌아올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 5명이서 돈을 모았는데도 호텔 빌리고, 케익 맞추고, 와인이나 풍선같은 소품 사고, 옷도 하얀색으로 맞추느라 돈이 꽤 들었다"며 "앞으로도 돈이 계속 들어갈 텐데 부담이 크다.

그냥 (친구한테) 해준 건 그냥 잊고 앞으로는 브라이덜 샤워 모임에서 빠질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미뤄뒀던 결혼식 등 대규모 행사가 많아지는 분위기지만

축의금을 부담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주변인 잔치에 대한 부담이 커지다 보니 아예 축의금을 내지 않겠다는 사람도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혼이니까 축의금 안 내겠다는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갑론을박의 소재가 됐다.

 

작성자는 글에 결혼식에는 참석하지만, 돌려받을 수 없는 축의금은 내지 않겠다는 비혼주의자 친구가 고민이라는 사연을 담았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지금은 비혼일지라도 인생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나"라며 "축하하러 간 자리고, 밥도 먹고 오는데 자신이 비혼주의자라고 돈을 안 낸다는 건 너무 계산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비혼과 달리 기혼은 경조사가 줄줄이 있다"며 "축의금은 주면 고맙고 안 주면 그렇구나 하면 될 일이다.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는 거고, 시간과 교통비를 들여 축하 인사도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라고 반박했다.

이 게시글에는 총 364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이외에도 각종 SNS를 통해 공유되며 논쟁에 불이 붙었다.

 

상대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축의금을 관행대로 내야한다는 시각과, 사회가 변화한 만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전문가는 전통적인 유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관혼상제 시 축의금이나 부조금을 내는 문화가 있다"며 "이러한 돈은 나중에 갚아야 하거나, 혹은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저축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 문화 유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인간 관계 성격에 따라 아예 축의금을 내지 않거나 돈 대신 다른 선물을 하는 사람도 생겨나는 추세다. 이어지던 관행과 다른 모습이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사진 이미지 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만원 내고 손절 당해"…결혼식 축의금 얼마 해야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결혼식장 예약률이 치솟는 등 예식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예식업계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호텔 예식장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호텔 예식장은 연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


오는 7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강 모(32)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날짜를 확정하는 걸로도 골머리를 앓았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돼 한결 마음이 편해진 상태"라며 "청첩장을 주는 것도 눈치가 덜 보이게 됐다. 돌아오는 주말에 잡은 모임을 통해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 기간 결혼을 준비했던 예비부부들은 마음껏 하객들을 부를 수 있어 한시름 덜게 됐지만, 결혼식 초대가 밀려드는 이들은 축의금 걱정으로 마냥 웃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2주간 청첩장만 3개를 받았다는 직장인 한 모(36) 씨는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결혼식이 일제히 많아진 기분이다.

 

대체로 참석도 해야 하는 분위기"라며 "축하하는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축의금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보통 5만원, 많게는 10만원 이상씩 내는데 횟수가 잦아지니 누구에게 얼마를 내야 할지를 이전보다 더 고민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300명(남녀 각각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 52.7%, 여성 64%가 결혼식 청첩장을 받는다고 모두 참석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결혼식 참석을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는 남녀 모두 '상대와의 친밀도'를 1위로 꼽았다.

이 밖에도 '나의 시간적 여유', '나의 경제적 상황', '상대가 내 경조사를 챙겼는지 여부' 등이 있었다.


축의금 액수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사자와의 친밀도'였다.

이어 '나의 경제적 상황', '주변 사람들이 내는 액수' 순이었다.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 액수는 평균 7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5만원'(48%)과 '10만원'(40%)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청첩장을 받았을 때 남성은 48%, 여성은 66%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도 '관계의 애매모호함'에 이어 2위로 '경제적 부담'이 꼽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차로 왕복 4시간에 달하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의금으로 5만원을 냈다가 당사자로부터 '실망했다'는 반응을 들어 황당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쓴이는 "이전 회사 동료의 결혼식이었다.

현재는 둘 다 퇴사한 상태로, 당사자는 재취업에 성공했고 난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갑자기 집들이한다고 부른 자리에서 청첩장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청첩장을 받은 이후 딱히 연락이 없었지만, 결혼식 당일 왕복 4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갔고, 밥때가 애매해 답례품을 받아 갔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동료로부터 '왜 5만원을 했냐.

 

그 언니가 실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같이 일할 때 종종 커피도 사고 많이 챙겨줬는데 배신할 줄 몰랐다더라. 이게 정말 배신인 거냐"며 당혹스러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5만원 내고 인생 경험했다 생각해야 할 듯", "거기까지 가 준 게 어디냐", "축하하는 마음보다 돈이 우선인 축의금 문화 개선되어야 한다", "난 결혼식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던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도쿄에서 웨딩사진 촬영 중인 한 커플. AFP=연합뉴스

 

 

 

 

 


사진 고웨딩스팟 예비사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