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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슈퍼 엔저 속 딜레마 빠진 일본 경제…"서서히 침몰할 것

 

 

 

저작권자 KBS

 

 

 

 

 

 

사진 AFP

 

 

 

 

 

 

 

 

 

 

 

 

 

 

일본은 엔저라는 자국 화폐 가치의 하락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화폐 가치 하락은 생활 물가의 급등을 불러오고, 결국 일본 국민의

생활 수준을 낮추기 때문이다./조선일보DB

 

 

 

 

 

 

슈퍼 엔저 속 딜레마 빠진 일본 경제…"서서히 침몰할 것"

 

 

 
 

최근 일본 엔화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36.6엔 수준까지 하락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가파른 엔저 여파로 국내 소비자 부담이 커지자 일본 내부에서는 '나쁜 엔저'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의 4월 엔화 기준 수입 물가는 43.3% 올랐고, 소비자 물가도 2.1%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8% 대인 미국에 비하면 미약해 보이지만 상황이 다르다.

'잃어버린 30년'간 물가 상승을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본으로선 '슈퍼 엔저'로 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향후에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과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일각에서는 연내 엔화가 달러당 150엔 수준까지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안전자산 엔화의 굴욕?…"금리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 없는 일본 경제의 딜레마"통상 엔화는 글로벌 경제의 위기감이 불거질 때마다 금이나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과 함께 소위 '안전자산'으로 취급돼 매입 수요가 늘고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약 357조 엔 규모에 달하는 해외자산의 각종 배당이나 이자수입 등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약 20조 엔의 탄탄한 소득수지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디폴트 위기, 스태그플레이션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엔화 가치는 기존 상식과는 반대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현재 외환시장에서 급격한 엔화 약세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미국과 일본의 벌어진 금리 차이가 꼽힌다.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 5월 0.5% 포인트 인상에 이어 지난 15일 0.75%을 인상하는 소위 '자이언트 스텝'을 취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오는 7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고 9월에는 빅스텝을 취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일본중앙은행(BOJ)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나 홀로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BOJ는 약 530조 엔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94%가 10년물 국채다. 만약 BOJ가 금리를 올리거나 지정가 오퍼레이션(국채금리 0.25% 초과 시 무제한 매입하는 공개시작 조작)의 금리 상한을 인상할 경우 국채가격 급락으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각종 금융기관들과 외국계 은행들이 보유한 일본 국채까지 평가절하될 경우 일본 금융시장은 순식간에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BOJ가 2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엔화 가치가 급락해도 무제한 국채 매입으로 국채 금리를 0%대로 통제하려는 이유다.

또 금리가 상승할 경우 막대한 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재정도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 일본 정부의 국채 잔액은 최초로 1000조 엔(약 9580조 원)을 넘어섰고,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56%로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정부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지고 그에 따른 재정 지출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엔저를 용인해 온 이유는 수출경쟁력을 확보해 기업 이익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수출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면 투자와 고용도 늘고 소비와 정부의 세수도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이 또한 과거의 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토요타와 같은 대기업은 생산 거점과 연구 시설을 미국 등 해외로 대부분 이전해 엔저로 수출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혜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오히려 일본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내수 비중이 크다.

2019년 기준 일본 GDP 대비 내수(민간 소비+투자) 비중은 80%이지만 수출은 19%에 불과하다.

글로벌 교역에서 일본의 수출 점유율도 1998년 7%에서 2021년 3.4%로 줄었다.

반면 제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은 1998년 10%에서 2020년 24%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결국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유발된 엔저 속에서 경기부양에만 급급했던 BOJ는 금리를 유지하기도 어렵고, 금리를 올리기는 더욱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있다.

 

 

 

 

 

 

 

 

 

 

 

 

 

일본 경제, 구멍난 배처럼 가라앉고 있어일본 엔화의 가치가 이렇게 하락한 것은 금융시장이나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일본 경제와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중첩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 전환 실패로 일본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했다. 1988년 세계 시총 100대 기업 중 53개가 일본 기업이었다.

1990년대에도 소니, 히타치, 파나소닉, 후지츠, 닌텐도, 샤프 등의 일본 IT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2022년 현재 세계 시총 100위권 내에 일본 기업은 토요타 한 곳뿐이며 IT 기업 소니는 114위로 밀려났다.

오랫동안 일본 경제를 관찰해 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일본 기업의 의사결정은 오너 중심이 아닌 이사회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반도체 산업만 해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이사회의 만장일치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하려다 보니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가 없고, 산업 전반에 퍼져있는 이러한 거버넌스 문제로 일본 국내 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지연되거나 뒤처져 왔다"고 말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구조의 변화가 일본 경제의 쇠락을 낳고 결국 엔화의 국제적 지위가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분석도 있다.

2021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율은 29.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금 또는 자본소득 등에 의존해 살아가는 고령층의 소비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금리가 인하되고 양적완화가 이뤄져도 일본 고령층은 소비와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 반대로 엔저로 인해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 되면 장래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는 선택을 하게 된다.

물론 일본 경제와 산업이 당장 엔저로 망하거나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 경제는 여전히 세계 3위 수준이며 세계 최대 규모의 대외자산을 지니고 있다. 인구 1억 2000만 명에 1인당 GDP는 4만 달러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경제 전망에 대해 "마치 조그만 구멍이 난 커다란 배와 같다"며 "혁신도 없고 디지털 전환마저 실패한 일본 경제는 당장은 아니지만 서서히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한국에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일본 도쿄 한 지하철역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AP=뉴시스

 

 

 

 

 

日, 韓보다 가난해진다"..10년 전 2배 차이 GDP, 곧 역전될 듯

 

 

 

일본 석학, 경제지 칼럼서 양국 1인당 GDP 분석.."1달러=140엔 되는 순간 역전,

엔저 때문에 시기 빨라져"..

2012년 韓보다 2배 높았는데 '아베노믹스' 10년간 추월

 

 

 

 

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머지않아 한국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년 전 2배 차이가 났던 일본과 한국의 GDP가 역전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노구치 유키오 히토츠바시대학교 명예교수는 일본 경제 잡지 도요게이자이 칼럼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보다 높아진다고 밝혔다.

노구치 교수는 2020년 자국 통화 기준 1인당 GDP에 올 7월 중순 환율을 대입하는 방식으로 한·일 양국을 비교했다.

 

'1달러=1316.35원'을 대입하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1902달러다.

'1달러=139엔'을 대입한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2010달러로 한국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환율이 '1달러=140엔'이 되면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1782달러로 낮아져 한국에 추월 당한다.

 

한국 뿐 아니라 대만과는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노구치 교수는 지적했다.

한국과 대만의 임금 상승률이 일본보다 높아 언제든 역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엔화 가치 하락 때문에 더 빨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1인당 GDP(7만6027달러)와 비교해도 일본은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2020년엔 미국의 60% 수준이었는데 불과 2년 만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속 엔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AFP=뉴스1

 

 

 

 

 

 

한·일 양국의 1인당 GDP 역전 이유로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대적인 양적 완화 경제정책)'로 인한 엔화 가치 폭락을 꼽았다.

아베노믹스가 시작되기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1인당 GDP(4만9145달러)는 한국(2만5457달러)의 약 2배에 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2010년을 기준점(100)으로 삼아 구매력을 추산한 엔화의 실질실효율은 올해 5월 61.77로 집계됐다.

노구치 교수는 "이 수치는 1971년과 거의 같은 수준이며, 엔·달러 환율이 140엔에 도달하면 엔화의 구매력은 196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일 양국의 임금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노구치 교수는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자국 통화 기준 일본의 임금은 444만엔, 한국은 4254만원, 미국은 7만4737달러인데, 달러 환율을 대입하면 한국(3만2316달러)이 일본(3만1714달러)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임금의 경우 수년 전부터 한국이 일본을 웃돌았는데 그 차이가 더 커졌다"며 "일본의 임금은 미국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AFP=뉴스1

 

 

 

 

 

 

 

기업 시가총액을 비교해봐도 일본이 한국에 뒤진다는 점도 짚었다.

일본시총 1위인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39위(2110억달러)인데 비해 한국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5위(2991억달러)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노구치 교수는 이같은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의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에 달렸다고 봤다. 그는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해 금리 상승을 인정하면 엔저가 멈추고, 엔고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일본, GDP·임금·구매력 모두 한국에 역전" 日석학 직격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 기고
"日, 韓보다 못사는 나라될수도..엔저가 가속"
"아베노믹스 탓..금리상승·엔고 인정 필요"

 

 

 

 

[파이낸셜뉴스] 일본이 한국보다 가난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본 경제학자로부터 나왔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엔화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산업의 경쟁력 하락 현상까지 겹쳐 '한일 경제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24일 일본 경제잡지 '도요게이자이(동양경제)'에 기고한 글을 통해 "급격한 엔화 약세가 진행된 결과 일본 1인당 GDP(국내총생산)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의 절반 이하가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노구치 교수는 "2020년 1인당 GDP(IMF 데이터 기준)를 최근 환율로 환산할 때 한국의 GDP는 3만1902달러"라며 "일본은 1달러를 140엔으로 계산하면 3만1782달러로 한국보다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미국 1인당 GDP는 7만6027달러로 일본은 미국의 40% 수준이다.

노구치 교수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아베노믹스'를 꼽았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시작되기 전인 2012년 숫자를 보면 일본 1인당 GDP는 미국과 같은 정도였고 한국의 약 2배였다"며 "아베노믹스의 10년동안 가난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평균임금 역전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OECD 데이터를 비교해 "2021년 일본의 임금은 444만엔과 한국 4254만원, 미국 7만4737달러"라며 "이를 최근 환율로 환산하면 일본이 3만1714달러, 한국 3만2316달러"라고 썼다.

수년전부터 한국이 일본의 임금 수준을 앞질렀는데 엔저 때문에 그 차이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을 마스크를 쓴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2022.07.05. /사진=뉴시스

 
 
 
 
 


기업 시가총액도 뒤쳐지고 있다고 봤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의 톱인 도요타 자동차는 세계 39위로 2110억 달러"라며 "반면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는 세계 11위로 4339억 달러, 한국의 삼성전자는 세계 25위에서 2991억 달러"라고 분석했다.


노구치 교수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해 금리 상승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엔저가 더욱 진행돼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향후 반년 정도의 경제정책이 일본의 장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아베는 가도 ‘아베노믹스’ 유산은 남는다…일본 경제 막대한 영향 지속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불의의 총격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가 남긴 ‘아베노믹스’ 유산은 계속해서 일본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좋든 나쁘든 아베의 대담한 성장 프로그램인 아베노믹스의 복잡한 여파가 시장과 경제에 계속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는 2012년 말 2기 집권을 하자마자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와 유연한 재정 지출, 생산성 향상 등 성장성 회복을 위한 구조적 개혁 등 ‘3개의 화살’로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제에 직면했다.

제조업은 엔화 가치 강세로 고통받고 있었고 디플레이션은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아베는 일본은행(BOJ)의 전면적인 개편을 진두지휘해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게 했다. 엔화 가치는 폭락했고 제조업은 안정을 찾았으며 디플레이션은 사실상 종식됐다.

아베가 집권하는 동안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밖에 아베노믹스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블룸버그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급증하고 주주수익이 증가하고 더 많은 여성과 노인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것을 꼽았다.

일본의 2.6% 실업률은 선진국 대부분이 꿈에도 그리던 수치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아베노믹스의 그림자도 그만큼 짙다. 일본은 엔저가 너무 지나쳐 미국 달러당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가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여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은 256%로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2위다.

저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공격적인 국채 매입으로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50.4%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시장 기능을 약화하는 왜곡이 계속되고 있다.

 

아베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일본은 올해 초 물가상승률이 일본은행 목표인 2%를 넘었지만, 이는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엔저와 에너지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잘못된 인플레이션’이라고 꼬집었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아베가 대담하게 경제정책을 변화시킨 것을 높이 평가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아베노믹스는 거시경제 전략을 보다 공격적이고 성공적으로 프로그래밍한 것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선진국 정책 입안자들이 아베노믹스 유산을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도 “아베는 디플레이션에 맞서 전통적인 재정과 통화정책을 깨뜨릴 의향을 보였던 혁신적인 경제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일각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40엔을 넘으면 선진국 중 유일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일본이 긴축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일본이 엔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 저금리를 유지하는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전략을 포기하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유출돼 일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엔저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 이번 사태가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와 다카시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의 사망이 기시다 후미오 현 일본 정권 경제정책의 대폭적인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아베노믹스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자민당 내에 여전히 있다.

기시다 정권 자체도 지출 확대 등 유연한 재정정책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준호 기자

 

 

 

 

 

로이터 뉴스

 

 

 

 

 

 

한국 수출액이 일본 앞질렀다…'엔저' 일본의 굴욕

 

 

 

 

일본의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일본은행(BOJ)의 '나홀로 금융완화' 기조에 엔화 가치가 급락한 여파다.

수출액만 보면 달러 기준으로 같은 기간 한국이 더 많았다.

21일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무역수지(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금액)는 7조9241억엔(약 75조231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집계상 비교 가능한 1979년 이후 역대 최대 무역적자다. 이전 최대 기록은 지난 2014년 상반기의 7조6281억엔이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사상 초유의 엔저 현상으로 상반기 수입액이 처음으로 50조엔을 넘어선 가운데 수출 규모가 중국의 경기둔화 여파로 엔화 가치 하락에도 시장 기대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이 이번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 됐다.

올 상반기 일본의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9% 늘어난 53조8619억엔(약 509조1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15.2% 증가한 45조9378억엔이다.(일본은 엔화로 발표) 이를 현재 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3322억2020만 달러로 한국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 3504억5500만달러(약 458조3951억원)보다 적다.

수입 품목별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각각 2배 증가했고, 석탄 수입은 3배 이상이 늘었다. 특히 원유의 수입가는 1㎘당 7만5501엔으로 상반기 기준 가장 높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설명했다. 수출에서는 철강과 전자부품의 출하량이 늘었다.

 

하지만 전체 출하량은 중국 도시 봉쇄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2%가 줄어 역대급 엔저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무역적자가 가장 컸다.

닛케이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에 대중 수출 규모가 13.4% 줄었다"며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2조4625억엔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7번째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무역수지도 1조1569억엔 적자였다.

반면 미국과 아시아(중국 제외) 무역에서는 각각 2조8950억엔, 1조8606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6월 단일 무역수지도 월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838억엔의 적자를 기록,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나타냈다.

엔화 가치 약세 여파로 6월 수출과 수입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4%, 46.1% 증가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수입액은 월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조엔을 넘어서며 4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수입액 중 원조유 수입 규모는 1조1598억엔으로 15개월 연속 증가세다.

미쓰비시 UFJ의 고바야시 신이치로 리서치·컨설팅 조사 수석 연구원은 "수출도 늘고 있지만, 수입 증가액에 상대적으로 컸다"며 "수출과 수입이 모두 엔저에 의해 늘어나면서 무역적자가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무역적자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고, 일본은행의 계속된 금융완화 기조로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안정을 위한 각국의 통화긴축 행보에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엔화 가치 약세를 통한 수출 급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역대급 고(高)물가로 세계 각국에 경기침체 공포가 커져 눈에 띄는 수출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닛케이는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지면 7월 이후에도 무역적자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본은행이 이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의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함에 따라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3월 초 115엔대에서 최근 138엔대까지 올라 엔화 가치가 1998년 하반기 이후 2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폐 환율과 가치는 반대로 움직인다.




 

 

 

 

방성훈 기자

 

 

 

 

 

 

 

한 시민이 일본은행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신화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