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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180만원 받는 공무원입니다..결혼하고 아이 키울 수 있나요?

 

국가공무원 9급 공개 경쟁 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 마련된 고사장으로 응시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2021.4.17 연합뉴스

 

 
 
 



 

▲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오가고 있다.

서울신문 DB

 

 

 

 

 

 

국가직 9급공무원시험의 공개경쟁채용 면접이 시작된 4일 경기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수험생들이 대기장소 입장을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1.8.4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180만원 받는 공무원입니다..결혼하고 아이 키울 수 있나요?"

 

 

“솔직히 답답합니다. 이제 가정도 꾸려야 하고 결혼도 생각은 하고 있는데….”

 

 

1000명이 넘는 독거노인을 담당하는 8급 공무원 A씨는 최근 MBC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월 실수령액이 180만원 정도라며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7년차 공무원 B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6월 급여명세서를 보면 본봉 190여만 원에 수당 등을 합쳐 203만 3790원을 받았다.

 

한 7급 공무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월급 명세서를 올리며 “우리 좀 살려주세요.

최소한 물가 상승률은 맞춰주세요”라며 한탄했다.

직급이 주사보(7급)로 3호봉이라는 이 공무원의 4월분 세전 급여는 각종 수당을 포함해 255만원 정도다.

 

여기서 세금과 4대 보험 등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199만8000여원.

‘입봉’도 아닌 3호봉인데도 손에 쥐는 월급이 200만원이 채 안 된다.

이 공무원의 월급을 본 공기업 직원은 “공무원을 왜 해? 메리트 1도 없는데”라고 타박했고, 이 공무원은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라고 답했다.

 

그러자 대기업 직원은 “그게 꼭 형일 필요는 없다”고 거들었다.

초봉은 5150만원 수준의 민간기업 직원은 “저 정도면 혼자 살아야지”

“맞벌이는 필수겠다.

학원은 못 보내겠네”라고 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하반기 공무원 증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고시촌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9급 1호봉 실수령액 160만원대
최저임금만 못해…공직기피심화

 

정년이 보장돼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한때 100대1을 기록했던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올해 29대1로 떨어졌다. 7급 공무원 경쟁률(42.7대1)도 43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표를 낸 5년 차 이하 공무원은 4년 전의 2배로, 1만명을 넘어섰다.

하급 공무원들이 공직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임금이다.

 

일반직 7·9급 1호봉 기준 세후급여는 각각 월 180만 원, 160만 원 수준이다.

2016년 이후 공무원연금과 공무원연금의 기여율 대비 지급률이 역전되면서 연금도 이제는 인센티브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최저시급을 주 40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91만4440원으로 9급 1~5호봉, 8급 1~3호봉의 월급은 최저임금 기준보다 더 낮다.

급여명세서상으로는 근속기간에 따른 정근수당과 급식비·보조비 등 수당이 더해지기 때문에 세전 총급여 기준 9급 1호봉도 최저임금보다 높지만, 공무원은 연금 기여율이 18%로 국민연금(9%)보다 높아 9급 1호봉의 실수령액은 월 160만 원대에 그치게 된다.

 

고용이 불안정하던 시기 정년 보장과 연금은 공무원의 가장 큰 이점이었지만 부동산과 주식 등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혜택도 무의미해졌다.

힘들게 시험에 합격했지만 박봉에 인센티브 없이 과중한 업무를 떠맡는 상황에서 공무원 기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 인사체계

전반을 개선하는 내용의 ‘공직문화 혁신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인사혁신처 제공

 

 

 

 

 

정부 인사체계 혁신 방안
정작 봉급 체계는 미포함

정부는 지난 17일 ‘115만 공무원’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체계 혁신 방안을 내놨다.

공직 안팎에서 제기되는 쇄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였지만 정작 공무원 이탈을 부추기는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저임금 문제’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면접 평가 항목을 개선하고, 국∙과장 승진 때 거치는 역량평가도 강화하기로 했다. 연차보다는 실력에 따른 발탁∙승진 기회를 늘리기 위해 현재 770여 개 국∙과장급 자리에 한정된 공모대상 직위를 4·5급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승진 평가 때 경력 관련 비중을 줄이고 성과급 지급 때도 동료평가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제도 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다.

원격근무 장소와 시간을 확대하고 자율근무제를 시범 도입하는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부패∙공익신고자 보호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9급 공무원 1호봉 월급(기본급 기준)은 168만 원으로 최저임금인 191만 4440원에도 못 미친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낮은 보수보다는 젊은 공무원들의 근무 의욕을 떨어뜨리는 공직 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대대적 혁신 작업을 마련해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Copyrightsⓒ 서울신문사. 

 

 

 

 

 

 

 

박종대 기자

 

 

 

 

 

차관보 연봉 1억2000만원… 9급 월급은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33만원 많아

 

 

 

[활력잃은 공직사회] [下] 공무원 급여체계 개편 필요성
“성과급 중심으로 보수 늘려서 민간기업 수준 경쟁문화 만들어야
민간출신 인재 영입에도 유리”

 

 

 

 

공직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급여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장급 이상 고위직의 경우 성과급을 중심으로 보수를 늘려서 민간 기업 수준의 경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성과급 형태의 직무급을 높이는 방식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더 나은 대우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단순히 근속 연수가 올라간다고 돈을 더 주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문화를 바꿀 수 없다”며 “급여 체계를 개편해야 민간 출신의 유능한 인사들을 공직 사회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했다.

 

경제 부처의 한 간부는 “사명감과 보람도 문제지만, 급여도 젊은 직원들이 떠나는 중요한 이유”라고 했다.

차관보(1급)의 기본급은 720만원 정도라 연봉으로 따지면 8600만원쯤 된다.

성과에 따라 많게는 2000만원쯤 되는 성과급과 각종 수당을 합치면 1억~1억2000만원쯤 된다.

나라 살림과 주요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지만, 대형 증권사 사장 연봉(7억~8억원)의 20%에도 못 미친다.

하위직의 경우 9급 공무원 월급은 하루 8시간씩 일하는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33만원 많은 수준이다.

인사혁신처의 ‘2022년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초임(1호봉) 월 기본급은 세전 168만6500원이다.

 

여기에 급식비, 기본 시간외수당(9만1600원) 등 각종 수당(55만5250원)을 더한 월 급여액은 224만1750원, 연봉으로는 2690만원이다.

최저임금(시간당 9160원)을 받는 근로자의 월급은 191만4400원, 연봉은 2297만원이다.

9급 공무원이 월 33만원, 연 393만원 많다.

 

7급 1호봉 연봉은 각종 수당을 합쳐 약 3048만원이다. 5급은 4081만원 정도다.

지난 5년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018년 2.6%, 2019년 1.8%, 2020년 2.9%, 2021년 0.9%, 2022년 1.4% 수준이다.

인사혁신처 ‘민관 보수 수준 실태 조사’를 보면, 공무원 보수의 민간임금접근율(매년 6월 보수 기준 민간임금을 100으로 보고 공무원 보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산출)은 작년 기준 87.6%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조선일보 DB

 

 

 

 황지윤 기자

 

 

 

 

 

 

공무원 임금 7%인상 촉구 및 인력 확충' 기자회견에 나선 전국공무원노조 2030청년위원회

/ 사진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공무원 감축' 기조에 반발 확산…"9급 공무원 월급통장 사망

 

 

 

공무원 볼품없는 직업으로 전락"
"이 정도 월급주면서 툭 하면 비상"
"하위직에서는 들고 일어나자는 얘기도"

 

 

 

현 정부 공무원 정원 감축과 임금 동결 기조에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2030 청년 공무원들은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벌였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오는 10일 대규모 집회에 나설 계획이다.

 

"9급 1호봉 급여 168만 6500원"

 

 

 

 

공무원 임금 7%인상 촉구 및 인력 확충' 기자회견에 나선 전국공무원노조 2030청년위원회

/ 사진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임금 7%인상 촉구 및 인력 확충' 기자회견에 나섰다.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을 구호로 외친 김거성 서울시청지부 청년위원장은 "공무원이 되면 미래가 보장된다는 옆집 선배의 사탕발림에 속아서 3년을 죽자 살자 공부해서 합격했더니 집안의 큰경사라고 좋아하시는 부모님께 9급 1호봉 급여가 168만 6500원이라고 차마 말을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부의 1%대 공무원 급여 인상 방침을 꼬집으면서 "2023년도 공무원 급여를 1% 인상한다고 하면 1만 6850원, 짜장면 두그릇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청년공무원들에게 집 사고, 결혼해서, 출산장려하는 코메디같은 나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시청 자유게시판에는 '어떻게 5년 만에 공무원 직업이 쓰레기가 될 수 있죠'라는 게시글이 조회수 10189를 넘어섰고, 댓글이 104개나 달려있다"면서 "아니 어떻게 공무원이 볼품없는 직업으로 전락했나?

이러면서 국민들에게 시민들에게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하라는게 말이 되는가?"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따위 돈 받으면서 왜 정치인들이나 윗사람 눈치 보고 일 해야되나?

이 정도 월급주면서 수방, 폭염, 폭설, 태풍, 감염병 툭 하면 비상걸고"라며 "이제는 청년 공무원이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구조를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2030청년위원장은 "공무원이 되면 적당한 월급을 받고 때가 되면 승진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노후에 연금도 받을 생각에 든든했다"면서 "공무원이 되고 나니 현실은 달랐다. 제 월급은 기여금, 세금 40여만 원을 공제하면 최저임금 수준인 200만 원 정도다.

여기에 식비, 교통비, 월세, 학자금 대출 등을 갚고 나면 제 통장에 남아있는 것은 사실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무원 월급은 작년에 0.9%, 올해는 1.4% 올랐다"면서 "사실 물가가 오른 걸 생각하면 월급이 오히려 4.7% 줄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직의 경우 9급에서 8급 승진에 5년 이상, 8급에서 7급 승진에 7년 이상이 평균적으로 걸린다면서, 심지어 최근에는 9급에서 8급 승진 적체로 8급 대우수당을 받는 일까지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하다"며 "연애도 결혼도 사치인 것 같고 내 집 마련은 더더욱 어렵다.

더 이상 미래를 설계할 수도 없고,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막대한 업무량, 악성민원 등으로 공직에 들어온 청년 공무원들이 자살, 과로사로 공직을 떠나가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가 그렇게 고생하며 일해 온 청년공무원들의 월급까지 사실상 삭감하고 인력을 감축한다니, 현실이 참담하고 암울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인력 감축을 중단하고 임금 7%를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은 일만하다 죽어라'…벼랑 끝 내몰아"

 

 

 

↑ '공무원 임금 7%인상 촉구 및 인력 확충' 기자회견에 나선 전국공무원노조

2030청년위원회 / 사진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이런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삼각지역 인근에서 '임금인상 쟁취, 인력감축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벌일 예정이다.
참석 예정 인원은 2천여 명으로 전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함께 주관한다.

 

노조는 "윤석열 정부가 경제위기에 따른 국가재정 절감과 고통 분담을 내세우며 공무원보수위원회를 파행으로 몰아가 1%대 임금인상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정부는 매년 1%씩 5년 동안 5%의 공무원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은 일만하다 죽어라'고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국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행태"라며 "8월 중순 경 기획재정부가 2023년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어 대통령실과 기재부를 압박하기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중배 전공노 대변인은 "인력 감축은 실제로 진단을 하고 필요한 만큼 한다면 이해가 되는데 일괄적으로 수치를 정해 추진하려 한다"면서 "현장 인력은 일에 치여 계속 그만두는데 현장을 너무나 무시하는 처사"라고 현 정부 공무원 감축 기조를 비판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입직 5년 미만 공무원이 매년 수천 명씩 공직을 떠나는데, 새 인력 충원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아 결원이 상시 발생하는 상황이다.

결국 현직 공무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으로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무원이 35명, 과로사가 130여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7급 공무원 1호봉이면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면서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은 평균 5% 이상 올랐는데 공무원 임금은 오르지 않으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봉 대비 과로에 시달리는 하위직에서는 다 들고 일어나자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공공부문 임금은 계속 줄이고 업무는 과중되고, 연금은 줄면서 청년 공무원들은 공직에서 계속 이탈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저녁에 아르바이트라도 하게 겸직금지 규정을 풀어달라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예전처럼 공무원 쥐어짜면 지지율 올라간다고 보나 본데 그런 시대 끝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7급 공무원 시험에는 785명 선발에 3만 3527명이 지원해 평균 4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979년 이후 최저치다.

접수 인원은 지난해보다 5420명 감소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의 월급 명세서를 올린 한 7급 공무원의 글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최저시급 9,160원의 월 209시간 환산 금액 191만 4,44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9급과 8급 공무원은 호봉이 낮으면 월급이 최저임금보다 적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지난 1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하늬중학교에 마련된 제43시험장에서 수험생이

2022년도 지방공무원 9급 공채 임용 필기시험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화상

 

 

 

 

 
 

공무원 성취감 떨어져" 낮은 급여에 회식 강요까지…떠나는 MZ 공무원들

 

 

 

 

 

[파이낸셜뉴스] "몇년씩 준비하기엔 가성비 떨어지는 시험이죠."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주민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모씨(28)는 자신의 공무원 생활을 이 같이 표현했다.

이씨는 대학 졸업 이후 2년 동안의 준비 끝에 9급 공무원에 붙었지만 다시금 취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씨는 "어떻게든 일을 피하려는 선배 공무원 때문에 후배들이 업무 과다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고 계속 일할 순 없다"고 토로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

한때 상대적으로 적은 업무량, 연금, 안정성 등으로 수많은 공시족들을 양산했으나 그 매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무원에 입직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공직사회의 수직적 조직문화에 염증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안정을 중시하던 직업관이 변화하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대 최저


2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42.7대1이다.

올해 경쟁률은 1979년(23.5대1) 이후 최저다.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시 올해 29.2대1을 기록해 1992년(19.3대1) 이후 처음 30대1 이하로 내려갔다.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본 실제 응시자를 기준으로도 올해 2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01년(19.7대1) 이후 최저 수준이다.

12년 전인 2010년만 해도 7급 공무원 115.4대1, 9급 공무원 61.6대1을 기록한 바 있다.

공무원은 취업 준비생에게 인기를 잃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으로 대기업(21.6%)이 꼽혔다.

국가기관(21.0%)은 공기업(21.5%)에 이어 3위였다.

 

지난 2009년에는 국가기관(28.6%)이 공기업(17.6%)와 대기업(17.1%)을 제치고 1위였다.

상대적으로 박봉이었지만 연금 혜택을 누렸던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인기 자체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다.

MZ세대 공무원들의 낮은 만족도도 공무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본지가 만난 공무원들은 △급여 △조직문화 △업무강도 등을 이유로 인기가 낮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의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8급 공무원 한모씨(28)는 "공직의 가장 큰 문제는 부서를 옮길 경우 인수인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전임자가 저질러놓은 실수를 고치느라 1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5급 사무관인 김모씨(34)는 "부처 특성상 일이 바쁠때는 새벽에 퇴근하기 일쑤"라며 "자긍심 없이 야근을 하니 퇴사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년보장과 연금 역시 MZ세대에게는 '환상'이다.

 

경기도의 한 시청에서 근무하는 박모씨(28)는 "우리가 내는 연금은 선배 세대 연금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구질구질하게 정년까지 가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공무원 연금은 2016년부터 개편되기 시작해 현재 본인 기여금을 9%로 2%p 상향했고 지급률은 1.7%로 0.2%p 하향했다.

■MZ세대 선호 변화


선배 공무원과의 문화 차이도 공무원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20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 주니어(1980~2000년대생) 1810명과 시니어(1960~1970년대생) 1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생활 키워드에 대해 주니어들은 '일한 만큼 보상', '자유로움'을 꼽은 데 반해 시니어들은 '성취감', '소속감'을 제시했다.

 

'회식의 의미'에 대해서도 주니어들은 '여가시간 침해'라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시니어들은 '소통의 기회'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인사처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 하락 요인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며 "다양하게 거론되는 요인들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들의 선호 차이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고용 안정이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현재의 젊은 세대는 소득 등으로 선호가 바뀌고 있다"며 "전통적인 관료 조직에서 젊은이들의 보람이나 창의성을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시대에 맞춰 계속 변화하고 있다"며 "현재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노량진 공무원시험 학원 광고. 김창길기자

 

 

 

 

 

 

공무원 그만두니 행복하다”... 군산시 MZ세대 조기 퇴직 ‘비상’

MZ세대 군산시 임용 경쟁률은 하락하고 조기 퇴직자는 늘어
퇴직 사유, 연봉 대비 많은 업무 및 악성민원에 따른 스트레스
8급 1호봉 기본급 월 약 172만원... 최저임금 196만원보다 못해

 

 

“나는 행복하다. 공무원 그만두니...”

군산시를 퇴직한 MZ세대 공무원이 SNS(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다.

최근 군산시 지방공무원 임용 경쟁률은 하락하는 반면 MZ세대들의 퇴직률은 높아지고 있어 고충 상담소 마련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MZ세대의 높은 퇴직률은 낮은 연봉 대비 많은 업무량 및 강도에 더해 갈수록 심해지는 악성 민원(폭언 등) 등에 따른 것으로, 스스로를 ‘공노비’라 할 정도의 자괴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에 따르면 군산시 지방공무원 경쟁률은 2020년 20.3 대 1에서 2022년 9.2 대 1(일반 행정직 응시 인원 기준)로 크게 줄었다. 

 

반면 지난 3년간 퇴직한 MZ세대는 30명이며, 이 가운데 2020년 임용돼 불과 2년 만에 조기 퇴직한 공무원은 14명으로 나타났다. 

퇴직 사유는 적은 급여에 따른 타 기관 및 사기업 시험, 개인 사업, 업무 스트레스가 대부분이다. 

실제 2022년 기준 군산시 9급 1호봉의 급여는 207만 3100원(기본급 168만 6500원+각종 수당 포함), 8급 1호봉은 211만 5220원(기본급 172만 300원+각종 수당 포함)이다. 

 

기본급만 놓고 보면 최저임금 196만 9920원(1일 8시간 월 22일, 주휴수당 및 월차 포함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악성 민원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퇴직, 또는 전출 신청을 하는 하위직 공무원도 상당하다. 

국가기관이나 광역단체 공무원보다 상대적으로 민원인을 많이 상대하는 지자체 공무원, 그중에서도 하위직 공무원들의 고충은 더 심하며 이 때문에 퇴직을 고민하거나 본청 근무보다는 민원이 적은 읍면동 전출 희망자가 많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기류는 군산시뿐만 아니라 전국 공직사회에서도 나타난다.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 앱(전국 익명토론방)을 보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지방직 사표 내고 왔어요.

 

더 있으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급여가 적어 타기관 시험 보러 갑니다”,

“공무원 급여 이게 현실인가요”.

“지방직인데 청년 일자리로 온 아르바이트 보다 급여가 적어 일할 맛이 안 난다”,

“미래가 안 보이니 신규는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등의 글이 대부분이다. 

 

군산시 9급 공무원 김 모씨는 “수년간 열심히 공부해 공직 사회에 어렵게 들어왔지만, 밖에서 볼 때와 현실은 너무 다르다”면서 “쥐꼬리 월급에 여기저기 동원되고, 가장 힘든 것은 사소한 일에도 폭언부터 일삼는 악성 민원인 대응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라는 이유로 조직에서도 악성 민원에 적극 보호해주지 않는다.

스스로를 방어해야 하지만 그럴 수도 없다”며 “이런 처우에 내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든다”고 호소했다. 

 

송 철 군산시 공무원노조위원장은 “MZ세대 조기 퇴직자들은 한결 같이 급여 대비 업무 과중 및 악성 민원에 따른 고충을 토로 하고 있다”면서 “공무원들, 특히 MZ세대의 고충을 상담 치유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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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시달리고 얻는 건 박봉뿐…이러니 MZ는 공무원 떠난다

 

 

 

과거급제로 관직에 올라 벼슬하는 걸 뜻하는 입신양명은 예부터 우리나라 청년과 그 부모의 오랜 꿈이었다.

『구운몽』주인공 양소유처럼.

 

최고 엘리트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가 경영하는 관료가 되었다.

1960~70년대 정부 주도로 경제성장을 하던 시절엔 이를 주도한 엘리트 관료의 프라이드가 최고조였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최근 국회는 가상자산 관련 업무를 하던 공무원들의 업계(코인거래소) 이직이 잦자 4급 이상이었던 취업심사 대상을 5급 이하로 강화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사실 공무원의 이직 러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기획재정부 등 이른바 핵심 부처 에이스들이 민간기업으로 옮기는 일이 잦아졌다.

중견뿐 아니라 신참급 공무원 이직도 늘고 있다.

 

지난해 퇴직 공무원 수는 4만5000명이었는데 5년 차 이하가 25%(1만1500명)였다.

4년 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확 꺾인 공무원 열풍

 

이직이 보편화한 대퇴사 시대이니 그저 공무원도 예외가 아닌 걸까.

하지만 100대 1을 넘어서던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올해 29대 1로, 또 7급 공무원 경쟁률(42.7대 1) 역시 43년 만의 최저를 기록한 걸 보면 공직사회의 인재 영입과 유지에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 조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젊은' 공무원의 이직이 두드러진다는 게 문제다.

지난 3월 한국행정연구원이 MZ세대 공무원의 이직 의사를 물었더니 20대 6~7급 공무원은 44.6%, 8~9급은 43.6%가 이직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민간기업 직원들의 이직 의향 비율보다 훨씬 높다.

보장된 정년에 연금까지 누리는 철밥통 직장이라 한때 취업 1순위로 꼽혔던 공무원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중앙일보 기획 콘텐트 '밀실'(밀레니엄 실험실)에 등장한 30대 퇴직 공무원. 공무원 조직의

경직성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젊은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밀실 동영상 캡처]

 

 

 

 

 

 

공무원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대략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성장기회의 결핍.

둘째, 구성원 간의 건강한 관계의 결핍.

셋째, 워라밸의 결핍. 넷째, 낮은 보상 말이다.

 

사실 이 네 요인은 최근 한 대기업의 조직원들이 '직장에서 행복을 좌우한다'며 언급한 요소를 열거한 것이다.

하나씩 알아보자.

 

첫째, 성장기회다.

요즘 직장인은 일터에서도 성장을 중시한다.

단순한 승진이 아니라 전문성을 장착해 노동시장에서 몸값을 올리는 걸 뜻한다.

이 조직이 내 몸값을 올려줄 수 있느냐, 다시 말해 내가 훌쩍 성장한 미래를 그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몸값 상승을 위해서는 직무역량 및 전문성 강화가 필수다.

그런데 공무원 업무 대부분은 민간기업과 달리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규제와 허가 등과 관련한 것들이다.

 

일을 되게 하기보다 안 되게 하는 업무를 하다 보면 밖에선 값어치가 없는 업무 능력만 키우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심지어 순환근무제 탓에 전문성을 높이기도 어렵습니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채워지기보다 비어간다는 느낌을 받겠다.

 

 

 

 

 

2021년 말 기준

 

 

 

 

몸값 못 올리는 조직 

 

도전적 업무기회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요즘 적잖은 기업은 의사결정과 실행 권한을 일치시켜서 신속한 제품(혹은 서비스) 출시 등 업무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무원은 일을 빠르게 하는 것보다 나중에 문제 발생 소지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또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개인이 성과나 역량을 뽐낼 여지가 적다.

둘째, 조직구성원 간의 건강한 관계, 즉 자율성이다.

 

공무원 조직의 특징인 연공서열에 따른 상명하복,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 아래서는 조직 논리를 앞세워 개인의 자율을 희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최적의 업무성과를 낼 수 있는 근무형태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만족하기 어렵다.

 

구성원 간의 관계도 문제다.

저성과자를 솎아내기 어려워 연공서열로 승진과 보상을 하다 보니 업무 능력은 떨어지고 말 안 통하는 꼰대 상사가 민간기업보다 많다.

 

이런 꼰대 팀장은 요즘 민간기업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공무원 조직에선 열심히 일하기보다 사고 안 치고 시간만 때우려는 동료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실력 있는 상사와 동료를 최고의 복지로 여기는 민간기업과 사뭇 다른 상황이다.

 

셋째, 워라밸리다.

과거 공무원이 인기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칼퇴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마저 여의치 않다.

특히 일을 잘하는 에이스일수록 업무량 자체가 많다.

 

경기침체 와중에 정부부채가 크게 늘고 공공기관 부실도 심각하기에 공공기관은 증원은커녕 현상유지도 어렵다.

공무원 수 자체는 많지만 저성과자를 퇴출할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 일부에게 업무가 몰려 과로로 급사하는 세종시 공무원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일이 몰려도 제대로 된 혜택과 보상을 받는다면 모를까 그것도 없다.

 

 

 

 

 

 

 

 

 

 

 

 

일 몰려도 보상 없어 동기부여 안돼

 

넷째, 보상 문제다.

최근 한 7급 공무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월급 명세서를 올렸다.

7급 3호봉의 월 세전 급여는 각종 수당을 포함해 255만원, 세금과 4대 보험료 등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199만 8000원이었다.

 

올해 최저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과 비슷하다.

반면 카카오·네이버·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4대 은행 등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흔하다.

 

후했던 공무원 연금도 지금의 연금적자 폭이나 향후 개혁 요구에 비춰볼 때 MZ 세대 공무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성과급조차 미미하다.

 

인재 유지에 사활을 걸며 파격적인 보상과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민간기업과 대조적이다.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가 재임 시절 인재영입을 위해 공무원 연봉을 파격적으로 인상한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제 대학 시절엔 뛰어난 인재들이 공무원이 되려고 행정고시를 많이 준비했다.

하지만 지금 제가 가르치는 서울대 경영대 학생들 눈엔 5급 사무관은 더 이상 판·검사나 대형 로펌 변호사, 공인회계사와 동급이 아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멸사봉공의 사명감으로 공직에 몸을 던지는 최고의 인재란 지금은 판타지에 가깝다. 현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 관련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인 연공주의 혁파와 성과 보상제도의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서울시청./ 손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