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성동구 지역. 한수빈 기자
6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는 103.6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준전세 거래 확대..전세서 갈아탄 사람 늘었다
올해 5~7월 9376건..1년 전 보다 5% 증가
전세는 3만3000건 → 2만9000건으로 감소
준전세가격도 상승세..전세·월세·준월세 하락과 대조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직장과 아이들 교육 문제로 서울 강남구 이사를 준비하던 A씨는 최근 보증금 4억에 월세 150만원을 주고 준전세 계약을 맺었다.
대출을 받아 전세를 구할까 고민했지만 금리가 이미 많이 오른 탓에 4%대로 잡고 이자 계산을 해봐도 매달 나가는 돈은 큰 차이가 없었다.
A씨는 "월세는 괜히 땅바닥에 돈을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주변에선 말렸지만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며 "월세 물량이 좀 더 다양한데다, 금리 재산정을 감안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서울 임대차 거래 중 아파트 준(準)전세 거래가 늘고 있다.
수억원대 보증금에다 매달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의 월세까지 내는 세입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반면 전세는 꾸준히 감소 추세로 '전세의 월세화', 특히 준전세 시장으로 옮겨가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5~7월 서울 아파트 준전세 거래량은 총 937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8926건)과 비교하면 5% 가량 늘어난 규모다.
반면 전세 거래는 총 3만3469건에서 2만9245건으로 12.6% 감소했다.
7월만 놓고보면 흐름이 더 명확해진다. 7월 준전세 거래는 총 3020건으로, 신고기한이 한 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집계가 덜 끝났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745건) 보다 거래량이 더 늘었다.
반면 전세 거래는 1만1009건에서 9392건으로 줄었다.
거래량이 더 늘어난 것은 월세 전체 거래 중에서도 아파트 준전세가 유일하다.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는 보증금 규모와 월세 비중에 따라 월세(12개월 미만), 준월세(12개월~240개월), 준전세(240개월 초과)로 나뉜다.
월세가 100만원이라면 보증금이 2억4000만원을 넘을 경우 준전세 거래로 분류된다.
이 같은 준전세 거래는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강남3구의 준전세 거래량은 7월 기준 736건으로, 전체의 24%에 해당한다.
준전세 거래 증가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전월세가격지수가 오른 것은 준전세가 유일했다. 주택종합 기준 준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6월 -0.02%에서 7월 0.04%로 상승전환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0.04%에서 -0.11%로 하락폭이 확대됐고, 월세·준월세 역시 마이너스 상승률을 유지했다.
준전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이자 부담도 월세 못지 않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세대출금리는 5%까지 치솟고 있는 반면 전월세 전환율은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의 경우 올 2분기 기준 평균 3.9%로 집계됐다.
오르는 보증금을 대출로 충당해 대출이자를 매달 갚는 것 보다 월세로 돌리는 것이 싸다는 얘기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보유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반긴다.
지금의 현상은 전세 수요가 준전세로 옮겨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5월까지 1만건을 유지하다 6월 들어 9000건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오히려 증가 추세였던 것과 대조되는데, 6월은 전세계약갱신권 청구가 만료된 가구들이 신규 계약을 찾는 시기와도 겹친다.
결국 전세로 살던 이들이 기존 보증금에 월세를 일부 얹혀 준전세로 집을 구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채상욱 포컴마스 대표는 "금리상승으로 전세대출 이자비 지출이 월세 전환료보다 더 높아지면서 나오는 전세 기피와 월세 선호로 봐야 한다"며 "임차인 입장에서는 낮은 주거비로의 합리적 이동"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2.7.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전세가 없네…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등의 시세표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금리 치솟자 “차라리 월세가 이득”…더 멀어지는 내집 마련
전세대출 감당 힘들자 월세 선호
서울 월세 낀 아파트, 전체의 39.9%
전문가, ‘전세의 월세화’ 심화 전망
목돈 저축 어려워져 악순환될 듯
“부동산 몇 군데 둘러보다 그냥 포기하는 거죠.”
오는 11월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김현정씨(39·서울 광진구 화양동)는 내년 아이의 초등학교 배정에 맞춰 인근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다 그만뒀다.
지난 4년 사이 인근 아파트 보증금이 평균 3억원 이상 올랐지만, 김씨가 대출 없이 추가로 마련할 수 있는 돈은 1억원이 전부다.
비슷한 시기, 현재 살고 있는 빌라 집주인은 전세보증금 3억3000만원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고 싶다며 보증금 3억원에 월세 70만원을 제시했다.
월세 지출이라도 아끼고 싶었던 김씨에게는 이 역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김씨는 “주인 할머니가 재작년에 대출을 받아 인근 신축 오피스텔을 구입했는데 대출이자가 오르면서 당장 매달 돈이 필요해 월세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보증금을 좀 더 드릴 테니 월세를 좀 낮춰달라고 주인에게 부탁해보고, 주변에 좀 더 오래된 빌라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빚 없이 전세로 살다가, 내집 마련을 목표로 했던 김씨는 점점 내집 마련의 길이 멀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 서울 상반기 월세 거래 4만건 돌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급등하는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감당하기 부담스럽고, 집주인 입장에서도 예·적금 이자보다 월세를 받는 게 더 매력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집값 상승과 함께 큰 폭으로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던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6월 서울에서 월세를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4만2087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의 39.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4955건)보다 20.4% 늘었고,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보증금을 조금 끼고 월세를 많이 받는 ‘준월세’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통상 ‘반전세’는 보증금 대비 월세 비중에 따라 ‘준전세’와 ‘준월세’로 구분한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면 ‘준전세’로,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보다 적으면 ‘준월세’로 분류한다.
올해 상반기(1~6월)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준월세(2만2485건) 비중은 21.3%로, 준전세(17.0%)를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17.6%)보다도 준월세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전세에서 월세로, 그중에서도 월세 금액이 더 많은 ‘준월세’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전세자금 최고 금리가 연 5%대를 넘어서면서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낮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임차인으로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택할 수밖에 없고 자발적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A아파트(61㎡)에 거주하는 박모씨(44)는 지난달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옆 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전세를 준월세로 돌렸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대출금을 조기에 갚고 월세를 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월세를 150만원씩이나 내야 하는 건가 싶다가도 매달 은행에 200만원씩 갚아가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었다”면서 “지하철역에 좀 더 가까운 단지로 옮겨서 거주 환경은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아 갭투자가 용이한 지방의 월세 거래량은 이미 지난 4월 이후 전세를 추월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40만4036건으로, 전월(25만8318건) 대비 56.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월세가 59.5%(24만321건)를 차지해 전세 거래량(16만3715건·40.5%)을 크게 앞섰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전세의 월세화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물가 대응을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박씨처럼 추가 전세대출을 일으켜 보증금을 마련하기보다 월세를 더 내는 현상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집주인과 한 번 계약을 맺어 2년 동안 지불금액이 일정한 월세 선택이 훨씬 낫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급여의 소득세율이 낮을수록 전세대출이자 납입분에 대한 연말 소득공제를 받는 것보다 월세로 지출하고 세액공제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월세 빼고, 생활비 빼면…
문제는 전세의 월세화가 확대될수록 내집 마련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세입자가 월세를 선택하면 당장의 전세대출 이자 부담은 덜 수 있지만 월세로 나가는 주거비를 감안하면 목돈을 저축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발표된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3월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18.4다.
중간소득 가구(3분위)가 중간가격 주택(3분위)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도 18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소득 대비 집값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수로,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소득의 절반을 저축한다고 가정하면 약 36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의 중위가격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의 평균 월세는 125만원이다.
매달 월세 125만원을 내면서 소득의 절반 이상을 모아 내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 월세는 상반기(1~6월)에 0.90%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1.03%)에 이어 상승률이 역대 2번째로 높았다.
지난달 수도권 월세는 0.18% 올라 전월(0.17%) 대비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서울은 0.06% 상승했다.
반면 전세가격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의 월세화는 전세금을 대출로 충당하는 사람들이 대출이자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 전세자금 마련 여력이 있는 사람도 월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내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윤수 기자
전세거래 앞지른 월세....월세시대 열리나
# 서울 강서구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A씨는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올해 가을 전세 계약 만기 기간인 4년을 꽉 채운다.
2년 전 급격히 뛴 매매가격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전세 계약을 연장했던 A씨는 올해는 집값이 떨어질 것 같아 선뜻 매매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전셋값도 훌쩍 뛰어 반전세로 돌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서울 양천구에 아파트 한 채를 전세 놓고 있는 임대인 B씨는 곧 다가오는 만기일에 전세를 월세로 돌릴까 생각 중이다.
다주택자인 B씨는 세금 때문에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는 생각에 전셋집을 매도하고 싶었지만 집은 팔리지도 않고,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어 차라리 용돈처럼 월세를 받을까 고민하고 있다.
처음으로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를 앞질렀다.
그동안 급격히 오른 전셋값과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와, 세 부담은 커지고 집은 팔리지 않는 집주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제 전세 시대는 끝나고 월세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의 비중은 51.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1월 45.6%였던 월세 거래 비중은 계속 증가하면서 지난 4월 처음으로 절반(50.4%)을 넘겼다.
전월세 신고제 도입으로 인해 월세 거래 신고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도 증가세는 가파르다.
'전세의 종말'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라는 개념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결국 모든 임대차 시장은 월세 개념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꾸준히 있었다.
최근 빨라지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는 지난 정부에서 도입했던 임대차3법 등 정책적인 요소에다 양적 완화가 끝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있는 전 세계적 금융 흐름이 겹쳤기 때문이다.
가구 분화와 같은 시대적인 분위기에 이와 같은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임대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세의 종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의 전세 제도는 아직도 '내 집 마련을 위한 징검다리'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현재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는 매물들은 다른 나라처럼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바탕으로 한 '보증부 월세'이기 때문이다.
결국 월세화 흐름을 피하기는 힘들겠지만, 지금의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는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상황에 금리 인상과 부동산 정책 변화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만들어진 상황인 만큼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을 고려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이자 내느니 월세 내는 게 낫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A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올해 7월 전셋값 7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 단지에 들어가려는 세입자가 자기 자본금이 2억원이 있고 5억원을 전세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최대 한도 5억원까지 빌려주는 B은행에서 전세 대출 금리 연 4.93%를 적용해 대출을 받는다면 매달 약 2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이 단지 같은 면적 다른 층은 올해 7월 보증금 2억원, 월세 16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40만원 더 저렴한 셈이다.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계산해도 차이는 없다.
전세로 들어가려던 이 세입자가 이 단지에 자기 자본금 2억원을 활용해 월세로 들어간다고 가정해보자.
올해 5월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전셋값 7억원에 서울의 전월세 전환율 4.8%를 적용해 계산해보면 한 달에 약 200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세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처럼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수록 임차인들은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
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보다는 집주인과 계약한 기간 동안은 정해진 금액을 월세로 내는 것이 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월세화 흐름의 바탕에는 1~2인 가구의 증가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60%를 넘긴 이후 올해 6월 기준으로 64.93%로 높아졌다.
기존 가구에서 떨어져 나오는 1~2인 가구 젊은 층은 대부분 목돈이 들어가는 매매나 전세보다는 보증금을 낮출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 강남권 등 주요 학군이 위치한 지역에서 자녀가 졸업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거주하거나,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고급 주거 서비스를 누리려는 일부 수요자들이다.
실제 올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동양파라곤 전용면적 219㎡는 보증금 2억4000만원, 월세 1050만원에 월세계약을 체결하며 지난달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월세 아파트가 됐다.
용산구 아스테리움용산 전용면적 130㎡도 같은 달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브르넨삼성 전용면적 63㎡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850만원에 올해 5월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3.3㎡당 44만원의 월세를 내는 셈이다.
이들 고가 월세는 일반적인 월세 시장과는 달리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들만의 초고가 월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매매·전세가격은 떨어지는데 월세만 나홀로 상승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보다는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월세가격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홀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월세가격지수(월세·준월세·준전세) 변동률은 올해 6월 0.21%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9월 -0.06%로 하락한 이후 계속 오르고 있는 월세가격은 약 3년째 한 번도 하락세로 돌아선 적이 없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매매·전세시장 하락세와 정반대인 분위기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올해 2월 -0.02%를 기록하며 내림세로 전환한 이후 올해 6월(-0.10%)에는 낙폭을 더 키웠다.
지난해까지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에 더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실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도 같은 기간 -0.04%에서 -0.08%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던 임차인들이 올 여름 임대차 시장에 나오면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금리 인상에 집값까지 떨어지자 전세를 찾는 사람들은 줄었다.
여기에 3~4년 전 분양 성수기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했던 아파트들이 올해 들어 입주를 시작하면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쌓인 곳은 세입자를 찾지 못해 전셋값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는 지난달 전셋값이 무려 0.76%나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내리고 있는 세종(-1.13%)과 대구(-1.04%)를 제외하면 가장 낙폭이 크다.
수원에서는 올해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2586가구)’과 ‘매교역푸르지오SK뷰(3603가구)’ 등 대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다.
당분간 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매매와 전세 수요가 위축되자 올 하반기 매매·전세가격은 떨어지는 한편, 월세가격은 계속 우상향하는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월세 수요가 늘면서 올해 하반기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학군과 교통 등 거주 여건이 양호한 곳에 따라 지역별로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 종말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전세 거래는 줄고 월세 거래는 눈에띄게 늘면서 ‘이제 전세 시대는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섣불리 전세의 종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현재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고 있는 월세 유형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거래되고 있는 대부분의 월세는 보증금을 끼고 있는 ‘보증부 월세’이지 ‘순수 월세’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준전세와 준월세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는 월세 유형을 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와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구간),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통계도 월세에 보증부 월세와 반전세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늘어난 월세 거래 중에서 보증금이 큰 준전세와 준월세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지금 월세를 찾는 임차인들 중 비자발적으로 월세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적고, 전세 대출 금리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보증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환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보증금 규모가 큰 보증부 월세는 보증금과 다달이 내는 월세의 차액을 조정하는 구조”라며 “전세와 월세 두 가지로 나눠 접근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임대차 시장 구조에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시장에 다중가격이 형성되면서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증가하는 등 전세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전세가 사라지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세에 가까운 준전세보다 월세에 가까운 준월세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월세화가 그만큼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월세 거래를 유형별로 분석해보면, 올해 1월 전체 월세 거래 중 52%를 차지했던 준월세 거래는 지난 6월에는 55%로 증가했다.
이미 준전세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준전세는 45%에서 42%로 줄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준월세는 보증금이 낮기 때문에 다달이 임대료를 많이 내는 구조”라며 “지금은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과도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상황이 변하면 월세로 전환했던 부분 중 일부를 다시 보증금을 높이는 방법으로 시장이 또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실장은 “결국 집값 상승 또는 하락을 전망하면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다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고, 금리가 안정된다면 임차인들이 월세로 전환한 부분을 다시 보증금으로 바꾸길 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전세는 월세와 혼재한 상태로 당분간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며 “그동안 반전세가 늘어나는 형태의 월세화가 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진주기자 ohpearl@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눈앞으로 다가온 ‘월세 시대’...전세대출 부담에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최다’
월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급증해 세입자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세대출 금리 12년 만에 6% 돌파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4만225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3만4956건) 대비 21% 늘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월세 거래는 보증금을 낀 월세와 순수 월세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권 월세 거래가 많았다.
송파구가 397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동구도 2632건 수준이었다. 강북에서는 노원구 월세 거래가 3207건으로 3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 리센츠, 강남구 대치아이파크,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등 주요 아파트 단지들은 전세보다 월세 물량이 더 많을 정도다.
월세 거래가 늘면서 전월세 거래 중 월세를 낀 계약 비중도 증가세다.
지난해 상반기 35.8%에서 올 상반기 39.9%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가 21.3%,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는 17.1%, 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는 1.5%를 차지했다.
월세 가격도 점차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 통합가격지수는 104로 5월(103.7)보다 0.3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1년 6월 월세가격을 기준점인 100으로 놓고 순수 월세, 반전세 등을 합친 가격 변동을 담은 지수다. 수도권 중위 월세가격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90만 원을 기록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올 6월 93만6000원까지 올랐다.
서울도 중위 월세가격이 같은 기간 100만3000원에서 105만 원으로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 중위 월세가격이 225만9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서초구(176만 원), 용산구(175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월세 시대가 도래한 것은 집 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세입자도 월세를 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시중 금리가 뛰면서 전세대출 금리는 어느새 6%를 넘어선 상태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7월17일 기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01~6.21%에 달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입자들이 전세를 선호했지만 전세대출 이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자 최근에는 월세를 택하는 모습이다.
월세를 내는 것이 전세대출 이자 부담보다 오히려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짙어지면서 서민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전세보증액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전세 대출은 비교적 금리가 낮지만 한도가 2013년 8월 당시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된 이후 9년간 그대로 유지돼 왔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 원을 돌파하는 상황에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10월부터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4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한국은행 ‘빅스텝’으로 대출 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세의 월세화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임대차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전세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 김경민 기자 사진 매경DB]
서울 시내 한 부동산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불안 속 전세 안정…강남 3년여 만에 공급 >수요
KB 전세수급지수 99.9…201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
수요 줄어든 영향…월세로 이동한 수요도 한 몫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강남권 전세수급지수가 3년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와 달리 전세시장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만들어진 '불안한 안정'으로 임대차 시장 전체의 안정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강남권의 전세수급지수는 99.9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대비 1.3포인트 하락해 10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는 2019년 3월18일 99.8을 기록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당시에는 1만 가구 규모인 송파 헬리오시티가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등 공급 물량이 대거 늘어나는 유인이 있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공급이 부족하고, 낮으면 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공급이 더 많다기 보다 그간의 공급 부족 문제가 다소 수그러들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강남의 전세수급지수 추이는 최근 3년여 간 공급이 부족한 상태였다.
2019년 2분기부터 꾸준히 오르더니 2020년 11월9일에는 196.5로 최고치까지 찍었다.
임대차법 개정안이 그해 8월부터 시행되며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가구가 늘었고, 공급 부족으로 전세대란을 겪은 탓이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6월말 118.2까지 하락하더니 7주 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강남권의 전세 물량이 드라마틱하게 늘었다기 보다 전세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물량은 3만~3만2000건 사이에서 한달 째 머무르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여름철은 전통적인 이사 비수기로 매매도, 전세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급하게 전세를 내놔야 하는 집주인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의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5% 감소해 5주 연속 하락세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의 전세 신규계약 실거래가는 최근 10억~13억원 수준으로 작년 말 최고가 15억5000만원 대비 3억~5억원 가량 떨어졌다.
다만 전세가 상대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든 것은 '전세의 월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 보다 준전세나 준월세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를 조금 더 내는 것이 전세 대출이자를 갚는 것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전세 수요가 월세시장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시장 역시 지금의 안정세가 유지될 지는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AD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2021.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지원 디자이너
출처 : 뉴스워커(http://www.newsworker.co.kr)
서울 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지난 6월 26일 서울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외벽에 월세 안내판이 붙어있다. [김호영 기자]
월급 절반 월세로 나갈 판"…240만원→300만원 '껑충', 성동구 33평
월세 110만원 늘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비율 35.0% `역대 최고`
전세보증금 인상분, 월세 전환 움직임 가속화
10월부터 HF 전세대출 보증 한도 4억원으로 상향
올해 들어 월세 100만원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전세자금 대출이자보다 정해진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4만 5085건으로, 이 가운데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량은 1만5788건으로 전체 거래비중의 35.0%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100만원 이상 거래량 1만675건 대비 1년 동안 47.9%나 증가한 수치다.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량은 2017년 7289건에서 2020년 8297건으로 3년 동안 1000여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후 2020년 7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이후 증가속도 빨라지더니 지난해 처음으로 10만건(1만675건)을 돌파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만5788건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1~49만원 거래량은 1만5323건으로 전체의 34.0%의 비율을 차지했다.
월세가격 50~99만원 거래량은 1만3974건(전체 비율의 31.0%), 100~199만원 1만686건(23.7%), 200~299만원 2935건(6.5%), 300~399만원 1230건(2.7%), 400~499만원 442건(1.0%), 500~999만원 421건(0.9%), 1000만원 이상 74건(0.2%) 순으로 집계됐다.
월세가격 100만원 넘는 거래가 급증하면서 월세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17층)는 작년 6월 25일 보증금 1억, 월세 270만원에 신규 계약이 이뤄졌다.
그런데 올해 6월 30일에는 해당 아파트 동일 주택형(11층)이 보증금 1억, 월세 380만원에 신규 계약됐다. 1년 동안 월세가격이 110만원 오른 셈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전용 105.65㎡와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59.25㎡도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월세가 90만원(보증금 1억·월세 260만원→보증금 1억·월세 350만원), 60만원(보증금 1억·월세 240만원→보증금 1억·월세 300만원) 뛰었다.
눈앞으로 다가온 '월세 시대'
월세 시대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최근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급증해 세입자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4만225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3만4956건) 대비 21% 늘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월세 거래는 보증금을 낀 월세와 순수 월세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권 월세 거래가 많았다. 송파구가 397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동구도 2632건 수준이었다. 강북에서는 노원구 월세 거래가 3207건으로 3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 리센츠, 강남구 대치아이파크,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등 주요 아파트 단지들은 전세보다 월세 물량이 더 많을 정도다.
월세 거래가 늘면서 전월세 거래 중 월세를 낀 계약 비율도 증가세다.
작년 상반기 35.8%에서 올 상반기 39.9%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가 21.3%,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는 17.1%, 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는 1.5%를 차지했다.
월세 가격도 점차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6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월세 통합가격지수는 104로 5월(103.7)보다 0.3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1년 6월 월세가격을 기준점인 100으로 놓고 순수 월세, 반전세 등을 합친 가격 변동을 담은 지수다.
수도권 중위 월세가격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90만원을 기록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올 6월 93만6000원까지 올랐다.
서울도 중위 월세가격이 같은 기간 100만3000원에서 105만 원으로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 중위 월세가격이 225만9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서초구(176만 원), 용산구(175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월세 시대 도래는 집 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세입자도 월세를 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시중 금리가 뛰면서 전세대출 금리는 어느새 6%를 넘어선 상태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7월17일 기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01~6.21%에 달한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과거에는 세입자들이 전세를 선호했지만 전세대출 이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자 최근에는 월세를 택하는 모습"이라며 "월세를 내는 것이 전세대출 이자 부담보다 오히려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진단했다.
대출 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세의 월세화 흐름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임대차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전세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짙어지면서 서민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전세보증액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전세 대출은 비교적 금리가 낮지만 한도가 2013년 8월 당시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9년 동안 그대로 유지돼 왔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원을 돌파하는 상황에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10월부터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4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주택 모습. 문재원 기자
계약갱신청구권, ‘전세의 월세화’ 억제효과 있어
계약갱신청구권이 전세의 월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대료 증액 상한을 5%로 제한함으로써 추가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지 않고도 기존 계약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표한 ‘전월세시장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종합주택유형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1월 최고점을 달성한 후 보합세에 접어든 반면, 월세 관련 가격지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난 6월 최고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올해 1~6월 전세가격지수 전월대비 변동률 평균은 0.01%에 그친 반면, 월세 관련 가격지수 변동률은 0.11%(준전세)~0.18%(월세)로 월세로 월세가격지수의 변동률 평균이 전세가격지수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전세자금대출 이자부담을 느끼는 세입자들이 추가전세대출을 받기 보다는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향이 커지면서 월세가격지수 변동률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연구원은 “저금리 이후 계속되는 금리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면서 전세의 월세화와 이로인한 전세가격 보합 및 월세가격 상승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만 1월, 4월, 5월, 7월까지 총 4번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기준금리는 2.25%까지 오른 상태다.
향후 2~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전세비중이 월세비중보다 높았으나 올해 들어 최근 3개월인 4~6월 연속 월세비중이 전세비중보다 높았다.
지난 4월 월세비중은 50.1%로 처음으로 전세를 추월했으
며, 5월 57.8%, 6월 50.2% 석달 연속 월세비중이 전세비중보다 높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21년 6월~올 5월까지 국토부 실거래데이터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임대차계약 5만6084건을 조사한 결과, 재계약 시점에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경우는 97.7%가 이전계약과 동일한 계약형태를 유지한 반면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90.4%만 기존 계약형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로 계약형태를 전환한 비율도 갱신요구권을 사용했을 때는 2.2%에 불과했지만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7.8%로 높아졌다.
연구원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쓸 경우 임대료의 증액 상한을 5% 이내로 제한한 ‘전월세상한제’로 전세보증금 인상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 이자부담으로 인한 전세임차인의 월세전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8월 전세대란 우려와 달리 전월세상한제 및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류인하 기자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붙은 월세 안내문 모습.
2022.08.01.livertrent@newsis.com
계약갱신권 한 번 썼는데…전월세·대출이자 상승에 '난감'
서울 아파트 전세, 2년 전보다 약 2억 뛰어
금리인상에 대출이자 부담…가파른 월세화
수요 늘며 월세가 상승…주거비 부담 가중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올해 들어 신규 전셋값이 하향 안정화하고 있지만 한 번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고 새로 전세계약을 하는 이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신규 계약 시세대로 전셋값을 올려주려면 수 억원을 올려줘야 하는데,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가 비싸져 주거비가 큰 폭으로 오르는 실정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보증부월세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요가 늘다 보니 월세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8일 KB부동산의 월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이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이 도입되기 전인 2020년 7월 4억9922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1억7866만원(35.7%)이나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 전세는 지난 5월 기존 계약가인 8억원에서 상한 5%를 올려 8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전월 신규계약은 10억7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 더 비싸게 거래됐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1가 신금호두산위브 전용 84㎡도 지난 6월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전세계약이 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5월 신규건은 7억7000만원으로 격차가 2억2000만원 벌어졌다.
7월 평균은 전월(6억7792만원)에 비해 소폭 하락한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이는 일부 세입자들이 전세대출이자 대신 보증부월세를 선호하면서 신규 전세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임대차거래 중 월세 비중은 51.6%였다.
전년 동월 42.0%와 비교하면 9.7%포인트, 5년 평균(41.4%) 대비 10.2%포인트나 뛴 수치다.
보증금 규모가 큰 '준전세'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R114가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간의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했더니 올해 5월까지 신규 계약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중 보증금이 2년치 월세보다 큰 '준전세' 비중은 39.7%로, 지난해 6~12월 45.1%보다 5.4%포인트 낮아졌다.
보증금이 1년치 월세 이하인 순수월세는 4.4%에서 5.2%로 0.8%포인트, 보증금이 월세 1~2년인 준월세는 50.6%에서 55.1%로 4.5%포인트씩 높아졌다.
월세 가격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1.2% 올랐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인 4.1%(한국부동산원 기준)를 적용한 환산보증금이 5억9470만원에서 6억189만원으로 오른 것을 감안한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금을 낮추고 월 임대료를 높인 월세거래의 비중이 커졌는데, 월세가격 상승과 맞물려 세입자 가구의 주거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8월 이후 갱신권이 만료되는 세입자들이 순차적으로 신규임차 수요로 편입되면 월세화가 빨라지고,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연합뉴스
월세시대 도래…반전세·준월세·준전세 차이점은? [집피지기]
올해 4월부터 석달째 '월세'가 '전세' 추월
월세유형 다양화…준월세, 준전세 등 늘어
월세,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계약
준월세 '12~240개월' 준전세 '240개월치 초과'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최근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거나, 월세 계약을 맺는 가구가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커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는데 보유세 부담 등으로 월세를 받고자 하는 임대인과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세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임대차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였지만 2월 48.8%, 3월 49.5%로 점차 커지더니 4월에는 50.1%로 처음으로 전세거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5월에는 57.8%로 비중이 더 커졌고, 지난달에도 50.26%로 월세 거래가 더 많았다.
그런데 최근 임대차 시장과 관련한 보도를 보다 보면 다소 헷갈리는 용어들이 나온다.
바로 다양한 월세 계약 유형에 대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전세'나 '월세' 개념이 세분화되면서 준월세, 준전세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우선 우리에게 익숙한 '전세'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주거문화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통상 매매가의 50~60% 수준의 보증금을 주고 계약한 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전세금을 100% 돌려받고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월세'는 보증금과 별도로 매달 월세를 지급하는데 보증금이 커질수록 '월세', '준월세', '준전세'로 나뉜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를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면 보증금이 1년치 월세(360만원)보다 적기 때문에 이는 '월세'로 볼 수 있다.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를 말하고,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임대차 계약을 말한다.
또 월세를 포함한 준월세, 준전세를 '반전세'로 부르기도 한다.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은 전세를 '반전세'로 전환하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7792만원이다.
그런데 최근 주요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 상단이 연 5% 선을 넘어서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
보증금 6억원짜리 아파트를 전세로 얻기 위해 3억원을 대출(2년 만기, 연 5.0%) 받았다면 월 이자 부담액만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런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 전환율'은 서울이 지난 4월 기준 4.2%로 현재 전세대출 금리 상단보다 낮다.
이같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거주하는 비용보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더 커지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임대차 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21일 전월세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주거비용 부담이 커진 임차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월세 세액공제율을 최대 12%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고, 전세 및 월세 보증금 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연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월세 원리금 수준에 해당하는 부분만큼 세금 부담을 낮춰 간접적으로 원리금을 지원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의 월세화 등 특이동향이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놓을 정부의 대책도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이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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