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자유와 연대: 전환기
해법의 모색'(Freedom and Solidarity: Answers to the Watershed Moment)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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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
尹, 차분한 어조로 유엔 무대 성공 데뷔..
김건희 여사, 연설 지켜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11분간 연설하며 '유엔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짙은 남색 넥타이에 태극기 배지를 단 윤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카타르 정상 등에 이어 10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연설은 한국 시간 21일 새벽 1시 51분께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통상 각국 정상에 배정된 연설 시간인 15분보다 4분 짧은 11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유엔총회 첫 연설에서 했던 22분의 절반이었다.
카타르 군주 (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의 연설이 끝난 뒤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쾨뢰지 차바 유엔총회 의장을 향해 목례를 했다. 차바 의장도 고개를 숙이며 화답했다.
연설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차분한 어조로 '자유'와 '연대'의 키워드를 부각했다.
앞서 연단에 오른 일부 정상처럼 큰 손짓이나 제스처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바라보며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했다.
연설 중에는 박수가 7회 나왔다.
윤 대통령이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며 연설을 맺자 각국 정상이 10초가량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는 유엔총회장 특별석에서 윤 대통령 연설을 지켜봤다.
김 여사는 갈색 재킷에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태극기 배지를 달고 있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김 여사와 함께 특별석에 앉았다.
유엔총회장 11번째 줄 한국 대표단 자리에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황준국 주유엔대사 등이 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보냈다. 4층 발코니석에는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 등 우리 관계자들이 연설을 지켜봤다.
윤 대통령 연단과 가까운 두 번째 줄에 위치한 북한 대표부 자리는 비어있었다.
북한의 순서는 일반토의 맨 마지막 날인 오는 26일이다. 지난해처럼 김성 주유엔 대사가 연설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유엔총회 당시 문 대통령이 연설하던 중엔 북한 대표부 2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도 했다.
당시 연설이 끝나고 이들이 손뼉 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한국 대표단 자리에서 대기했다.
통역기를 귀에 끼고 카자흐스탄·카타르 정상의 연설을 지켜보다 말미에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과 잠시 대화를 나누며 미소 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이날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유'(21회)였으며 '유엔' 20회, '국제사회' 13회씩 각각 나왔다.
유엔총회 연설 이후 윤 대통령은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오찬을 가졌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저녁에는 뉴욕에 거주하는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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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세계 정상들 앞에서도 "자유" "자유"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UN)총회 연단에 서서 전 세계 정상들을 향해 "자유"가 지닌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유엔을 중심으로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또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전환기적 위기를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무려 21번이나 "자유"를 외쳤다.
대통령 취임 이후 135일 만에 처음 선 유엔총회 무대의 연설 메시지 핵심도 윤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자유'였다.
여기에 '연대'라는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20일(미국 현지시각) 낮 12시 50분께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10번째 연사로 나서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Freedom and Solidarity: Answers to the Watershed Moment)'이란 제목으로 연설했다. 시간은 약 11분가량 걸렸다.
우선 윤 대통령은 "유엔 헌장은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 수준의 향상을 촉진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며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인류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해서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이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면서 "우리들의 현대사는 이렇게 연대하고 힘을 합쳐 자유를 지키고 문명적 진보를 이룩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메시지의 강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러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번 유엔총회의 주제인 '분수령의 시점'은 우리가 직면한 글로벌 위기의 심각성을 대변함과 동시에 유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출발점은 우리가 그동안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축적해온 국제 규범 체계와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진정한 자유' 위해 유엔 역할 강조
그러면서 유엔의 중요성을 짚었다.
윤 대통령은 "인류가 진정한 자유와 평화에 다가가기 위해서도 유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진정한 자유는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자아를 인간답게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고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류 공동 번영의 발목을 잡는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인류가 더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을 풀어갔다.
구체적으로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로부터의 자유, 문맹으로부터의 자유,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며 "유엔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유네스코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만 이제는 더 폭넓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천 방안으로 "팬데믹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탈탄소라는 지구적 과제를 추진함에 있어, 녹색기술의 선도국가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을 더 많은 국가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히, 디지털 심화 시대에 디지털 격차는 국가 간의 양극화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면서 "디지털 기술 선도국가는 개도국의 디지털 교육과 기술 전수, 투자에 더욱 많은 지원을 해야 하고 유엔은 이를 이끄는 노력을 배가하여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박수치고 있다. 2022.9.2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화두로 삼고 있는 '약자 복지', 즉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책을 전 세계 정상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최근 긴축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을 늘렸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지속 가능한 번영의 기반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에서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시민의 자유와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 위한 기여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
▲진보한 디지털 기술의 공유와 지원, 투자 확대 등을 내놓았다.
먼저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 중이며,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 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이라며 "아울러 대한민국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이라는 인류 공동과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글로벌펀드에 대한 기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해서도 대한민국은 Green ODA(녹색 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도울 것이며 혁신적 녹색기술을 모든 인류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자정부 디지털 기술을 개도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이전하고 공유해 왔다"면서 "대한민국은 지금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런 후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와 행정 서비스, 그리고 복지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대한 시도"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고 지원과 교육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직면 위기, 자유란 보편적 가치 공유하고 확고한 연대로 해결"
연설 후반부에서 '자유와 연대'를 다시 꺼낸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인 국제 규범 체계가 과연 유용한 것인지에 관하여 현재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이 위기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확고한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그러므로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유엔의 시스템과 그동안 보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온 규범 체계가 더욱 강력하게 지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규범 체계에 등을 돌리고 이탈하게 된다면 국제사회는 블록화되고 그 위기와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과 원인에 대해서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국제사회가 그 해결을 위해 역할을 분담하고 힘을 합치는 노력들이 더욱 강력하게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이러한 전환기적 위기의 해결책으로서, 세계 시민과 국제사회의 리더 여러분들에게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에 대한 확신에 찬 지지를 다시 한번 호소한다"면서 "돌이켜 보면 유엔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UN군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이러한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조연설을 맺었다. 윤 대통령은 박수를 받으며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3분께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처버 커러쉬(Csaba Kőrösi) 유엔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인사를 전했으며, 올해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의 헌신과 노력에 경의를 표했다.
유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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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왼쪽 두번째)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윤 대통령, 유엔 데뷔 무대.. 김건희 여사 특별석에, 북한 대표부는 빈자리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11분간 기조연설을 하며 유엔 데뷔 무대를 치렀다.
짙은 남색 넥타이를 매고 태극기 배지를 가슴에 단 윤 대통령은 연설이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전부터 자리에 앉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건희 여사도 갈색 재킷에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유엔총회장 특별석에서 윤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12시51분에 연단에 섰다.
연설이 시작되고 윤 대통령은 21번에 걸쳐 ‘자유’를 외치며 “국제사회가 연대해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15분간의 연설 시간이 주어졌지만 윤 대통령은 11분간을 할애했다.
연설 중간중간 쏟아진 박수는 7차례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 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김건희 여사도 1층 특별석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등과 함께 앉아 윤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각국 정상들의 배우자들은 유엔총회 연설 자리에 함께하는 게 관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유엔총회 자리를 찾았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치며 힘을 보탰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연설 차례가 오기 전에는 마련된 회의장 자리에 앉아 연설 중인 다른 나라 정상들을 경청하거나, 박수를 치며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중간 중간 옆에 앉은 박진 외교부장관 등과 원고를 검토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에 앞서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유엔총회에는 북한 대표부 자리는 비어있었다.
북한은 일반토의 맨 마지막 날인 26일 김성 주유엔 대사가 연설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 직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총리와 잇따라 조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두 손을 맞잡고 “지난 번 서울에서의 환대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트러스 영국 총리와도 인사를 나눴다.
이 부대변인은 “트러스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이어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반갑다.
내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 =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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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1연합뉴스
윤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내용을 '10음절'로 줄이면?
대통령실, '자유'만 무려 21번 외친 첫 유엔 등판에 큰 의미 부여..
"약자복지의 글로벌 버전"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전 세계 정상들 앞에서 선보인 유엔총회 기조연설의 내용을 "약자복지의 글로벌 버전"이란 '10개 음절'로 요약해 자평했다.
윤 대통령과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각) 오전 순방 동행기지단과 만난 자리에서 "아마, 오늘 (윤 대통령의) 이 연설을 뭐라고 10개의 음절 안에 줄일 수 있을까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이건 아무리 봐도 '약자 복지의 글로벌 비전이'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윤석열 대통령, 세계 정상들 앞에서도 "자유" "자유").
이어 "대통령이 그동안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들 곁에 정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라고 밝힌 바 있었다"면서 "갈림길에 선 유엔이 지금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그 약소국 곁에 있어야 하고, 그 역할을 오늘 윤 대통령이 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기조연설문) 2페이지에도 서술이 됐지만 지금 국제사회가 직면한 위기, 즉 힘에 의한 현상 변경,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이라고 하는 그 공포를 공교롭게 겪었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라면서 "그 대한민국이 1953년 전쟁 직후에 저희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67불 정도 됐을 거다. 그런데 이제는 3만 불이 넘는 (1인당) GDP규모로 전 세계의 12위 국가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유엔의 역할에 주목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 혼자 하기에는 유엔의 역할이 컸다.
자유를 위해 연대를 해 줬다"면서 "이번에 순방 길에 방문하는 국가가 영국, 캐나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맞이할 수 있는 미국이다.
공교롭게도 미국과 영국, 캐나다 세 개나라가 공히 이름도 모르고, 단 한 번 만난 적 없는 한국 국민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했던 3대 국가다, 한국전쟁 때"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유엔 등판에 "대한민국 모습 증거할 연설" 의미 부여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에 대해 언급했다.
나아가 이번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그 자체가 "유엔의 과거와 현재로서의 대한민국 모습을 증거할 연설"이라고 자평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 고통의 굴곡진 세월을 끊어낸 데 대한 그 기억을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오늘, 공유를 받는 나라에서 공유를 하는 나라로,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유엔에 자신있게 책임있는 국가로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쩌면 자유와 책임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라며 "지금 강대국과 약소국이 갈등을 하고 있고,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는 국가와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나라들의 갈림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의 본연의 모습, 지난 70년 전 우리가 그 자유와 연대의 손길로 이제 ODA(공적개발원조) 공여를 늘릴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선포하게 된 그 계기를 모델로 삼아줄 것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달라진 우리의 위상을 강조했다.
그는 덧붙여 "유엔의 과거이자 유엔의 현재로서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증거할 오늘 연설이 될 것"이라며 "그래서 여기에 복합적으로 자유가 언급됐던 것"이라고 배경 설명을 했다.
그리고는 "협의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사실 빈곤으로부터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라며 "그러나 이제는 그 자유의 영역이 기후위기, 에너지 위기, 그리고 디지털 격차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용기 있게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국가로서의 오늘 공여 외교, 기여 외교라고 하는 것을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유'는 21번 외쳤지만, '북한'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1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1시 50분께(현지시각 20일 낮 12시 50분)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10번째 연사로 나서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Freedom and Solidarity: Answers to the Watershed Moment)"이란 제목으로 전 세계 정상들 앞에서 11분가량 연설했다.
"자유"란 단어를 무려 21번 외쳤지만, '북한'이란 단어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기조연설에 '북한'이란 단어와 대북 메시지가 빠진 것과 관련해 "이미 대북 메시지는 '담대한 구상' 발표에 더 이상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문제라든지 인권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윤 대통령이 언급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어떤 간접적인 메시지, 이런 것들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유에 바탕을 둔 국제사회의 연대라는 그런 거시적 메시지도 보기에 따라서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담대한 구상은 8월 15일에 발표할 때 비단 북한만 들으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었고 국제사회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일종의 비핵화에 대한 원칙이자 프로포즈였다"면서 "이번 연설에 담긴 핵 위협, 대량살상 무기 위협으로부터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그런 문제 의식 하에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안전도 지키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한다는 뜻은 담겼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이다.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
(Freedom and Solidarity: Answers to the Watershed Moment)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처버 커러쉬(Csaba Kőrösi) 총회 의장님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의장님의 리더십 하에 이번 제77차 유엔총회가 더 나은 세계를 향해 회원국들의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특히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님의 헌신과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유엔 헌장은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 수준의 향상을 촉진할 것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인류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해서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이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그 자유를 지켜야 합니다.
우리들의 현대사는 이렇게 연대하고 힘을 합쳐 자유를 지키고 문명적 진보를 이룩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이번 유엔총회의 주제인 '분수령의 시점'은 우리가 직면한 글로벌 위기의 심각성을 대변함과 동시에 유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출발점은 우리가 그동안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축적해온 국제 규범 체계와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고 연대하는 것입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인류가 진정한 자유와 평화에 다가가기 위해서도 유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자아를 인간답게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고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류 공동 번영의 발목을 잡는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인류가 더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로부터의 자유, 문맹으로부터의 자유,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유엔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유네스코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만 이제는 더 폭넓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팬데믹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탈탄소라는 지구적 과제를 추진함에 있어, 녹색기술의 선도국가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을 더 많은 국가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심화 시대에 디지털 격차는 국가 간의 양극화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기술 선도국가는 개도국의 디지털 교육과 기술 전수, 투자에 더욱 많은 지원을 해야 하고 유엔은 이를 이끄는 노력을 배가하여야 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대한민국은 최근 긴축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ODA 예산을 늘렸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지속 가능한 번영의 기반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에서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시민의 자유와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 중이며,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입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이라는 인류 공동과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글로벌펀드에 대한 기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하였습니다.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해서도 대한민국은 Green ODA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도울 것이며 혁신적 녹색기술을 모든 인류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자정부 디지털 기술을 개도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이전하고 공유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와 행정 서비스, 그리고 복지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대한 시도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고 지원과 교육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인 국제 규범 체계가 과연 유용한 것인지에 관하여 지금 현재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이 위기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확고한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유엔의 시스템과 그동안 보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온 규범 체계가 더욱 강력하게 지지되어야 합니다.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규범 체계에 등을 돌리고 이탈하게 된다면 국제사회는 블록화되고 그 위기와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입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과 원인에 대해서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국제사회가 그 해결을 위해 역할을 분담하고 힘을 합치는 노력들이 더욱 강력하게 실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전환기적 위기의 해결책으로서, 세계 시민과 국제사회의 리더 여러분들에게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에 대한 확신에 찬 지지를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돌이켜 보면 UN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UN군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UN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UN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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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월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
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 거듭 해명에도 윤석열 대통령 영국 여왕 조문 취소 논란 확산
윤석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하러 갔다가 못한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두고 여러 의문이 나온다.
‘좀더 일찍 출발했어야 하지 않느냐’, ‘사전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느냐’,
‘현지에서 걸어서라도 왜 못 갔느냐’는 등의 의문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차관 등의 설명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오전 9시에 출발해 오후 3시30분에 현지에 도착했다.
김은혜 대통령 홍보수석은 19일 오후 브리핑에서 “비행기가 저희가 일정을 조정하면서 더 일찍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던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어제 이른 오후까지 도착했던
정상은 조문을 할 수 있었”다며 “런던의 여러 복합한 상황으로 인해서 어제 이른 오후 이후 즉, 오후 2~3시에 도착한 정상은 오늘로 ‘조문록’ 작성이 안내 됐다”고 밝혔다.
3시30분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조문 대신 조문록 작성을 안내 받았다는 설명이다.
현지에 좀 더 일찍 도착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밤(런던 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조문 논란 관련해서 한국에서 ‘조금 더 일찍 출발했어야 하지 않았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물론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오전 9시에 출발했다. 오전 7시에 출발할 수도 있고 새벽에 출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왕실과 충분한 협의속에서 조율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왕실 입장에서는 모두가 다 일찍 온다면 그것 또한 낭패일 것”이라며 “(여러 국가 정상에게) 시간을 다 분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영국으로 이동 중 기내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어떻게 그걸 지각을 하고 의전 실수라고 그럴 수 있겠느냐”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왕실에서 여러 국가들과 협의하면서 일정을 조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도 조문을 못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내에서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출발할 때부터 도착 이후 여건에 따라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냐’는 이어진 질의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국 왕실에서 사전에 그렇게 저희에게 말을 한 것”이라며 “그렇게 일정을 조율을 해 놨지만, 어떻게 상황이 변동될지 모르고, 현지 여건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거기도 ‘충분히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 양해를 처음부터 전달해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양해는 언제 있었는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전날 사전 점검회의를 했는데 그때도 그런 얘기가 있었다”며 “마지막까지 ‘왕실에서도 모든 상황들이 정확히 통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양해가 있었다’는 얘기가 사전 점검회의에서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20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도 이 같은 의문이 계속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러면 한 두 시간이라도 일찍 출발했다면 이런 문제가 안 생겼을 텐데 왜 미리 예측을 못했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런 문제를 영국 왕실과 충분히 사전적으로 협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걸어가서 했고, 일본 왕은 리셉션을 마친 후 조문했다고 하는데, 윤 대통령은 왜 융통성이 없는 거냐’고 묻자 “그 모든 것은 영국 왕실과 협의를 해서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이 “9시에 서울공항에 떠났는데, 일요일 아침 일찍 호송받고 아크로비스타 관저에서 서울공항까지 가는데 10분밖에 안 걸린다”며 “빡빡한 일정인데 8시까지 주무시고 천천히 나왔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느긋하게 행사를 잡는 것을 좋다고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조현동 외교부 차관은 “정상이 런던에 도착하는 항공일정은 1시간 일찍 가고 싶다고 가는 그런 상황 아니었”다며 “너무 많은 정상이 동시에 런던에 도착하기 때문에서 영국 측에서 다 슬롯을 배정해서 도착하도록 사전에 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것조차도 계산에 고려해 넣지 못한 게 우리 외교부의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현동 외교부차관을
상대로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 취소 논란과 관련해 런던 도심 지도를 제시하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한편, 도착해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왜 걸어서라도 못 갔느냐는 의문도 나왔다.
김의겸 의원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갔다가 웨스트민스터(참배장소)에 들른 뒤 버킹엄(리셉션장소)으로 가려 했는데, 세 군데가 반경 1km 밖에 안되는 가까운 거리”라며 “웨스트민스터에서 버킹엄까지 1.2km(0.8마일)이고 도보로 16분 거리인데, 가서 예정대로 10분 참배하고, 20분 넉넉하게 걸어가도 6시에 리셉션에 도착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조현동 차관은 “현장 상황이 사전에 협의하고 계획한 것보다 막상 많은 정상이 도착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장 상황은 도보로 16분 걸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조현호 기자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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