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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Prokofiev, Piano Concerto No.3, Op.26

Prokofiev, Piano Concerto No.3, Op.26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Sergei Sergeevich Prokofiev

1891-1953

Martha Argerich piano

Charles Dutoit cond.

NHK Symphony Orchestra

London, August 29, 2001

 

20세기는 러시아 작곡가들에게 유난히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다.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자신의 조국을 떠나 제3의 나라로 떠나는 음악가들도 많았고, 러시아에서 혁명의 소용돌이를 살아낸 음악가들도 있었다. 그 어떤 선택을 하든지 타국에서나 고국에서나 겪어야 하는 문제들은 경중을 가릴 수 없이 힘든 것이었다. 프로코피에프 역시 이런 힘든 시기에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음악가였기에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미 러시아에서 인정받는 작곡가였던 스트라빈스키나 라흐마니노프는 미국으로 거취를 옮겼고, 쇼스타코비치는 러시아에 남아 음악 활동을 하는 등 각기 다른 선택을 했다. 프로코피에프의 선택은 조금 특이하다. 1912년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초연이 성공한 후 러시아에서의 음악적 기반을 뒤로 하고 러시아를 떠난다. 미국과 파리 등지에서 활동하던 중 1931년에 러시아로 다시 귀환하는 선택을 한다. 당시 스탈린은 망명한 많은 음악가들의 귀국을 권유했고,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프로코피에프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다시 조국으로 돌아갔다.

 

프로코피예프는 6살에 체스를 배워 음악과 함께 일생 동안 열중했으며 실력은 세계 챔피언과 맞겨룰 정도였다고 하네요.


작곡자의 음악적 특징

프로코피에프의 작품들에 나타난 그의 음악적 성향은 동시대 작곡가들과는 분명히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세기 음악의 방향을 바꾸어놓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친 쇤베르크의 12선법과 스트라빈스키의 원시적 대담함 등의 혁명적인 특징을 나타내진 않지만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평범치 않은 화성법을 통한 음악적 모더니즘을 시작했다는 면에서 프로코피에프 역시 독창적인 음악가라 할 수 있다.


그의 음악적 특징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의 음악은 단순함의 미학을 기초로 한다. 또한 이런 단순함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선율의 풍부함 때문이며, 이것은 대체적으로 선율적 요소가 최소화되는 경향이 있는 다른 현대음악과 구별된다. 또한 명확하고 운동력 있는 리듬의 표현은 그의 음악을 매우 활발하게 하는 요소이며 그의 음악적 성향을 대표하는 중요한 것이다. 프로코피에프 자신도 이런 음악적 특징들을 인정했고, 더 명확하게 다섯 가지 요점으로 자신의 음악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 고전주의에서 출발한 형식의 보존과 변형 : 규칙적이고 구조적인 프레이즈, 명확성

- 새로운 화성언어를 통한 혁신적 발상 : 불협화음의 사용 많음, 잦은 박자 변환, 넓은 음역 등

- 토카타적 전개 방법 : 끊임없는 리듬의 움직임, 피아노의 타악기적 처리

- 선율적 요소 : 서정성과 서정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

- 유머와 해학을 바탕으로 한 풍자적 요소


피아노 협주곡 3번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현대 작품의 다채로운 표현 기법이 곳곳에 펼쳐진 곡이다. 이러한 표현 기법이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점이 프로코피에프 음악의 핵심이며, 그를 현대음악의 한 획을 긋는 작곡가로 평가받게 한다.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작곡된 시기는 보통 1917년부터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그가 선율을 스케치하고 구상을 한 시점은 1911년으로 1921년 완성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처음 구상했을 때는 ‘거대한 비르투오소 협주곡’을 작곡할 계획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러나 1악장의 주제와 2악장의 변주에 이어지는 3악장은 본래 현악4중주로 작곡했던 악구를 사용하면서 협주곡 3번의 규모는 상당히 확장되었으며 그의 표현대로 “완전히 온음계적인” 곡으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1920년대 초부터 일어난 신고전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나 전체적인 구성이 고전적 협주곡에 기초하고 있었던 만큼 이미 시대의 사조에서 한 발 앞섰으며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대위적인 기법을 기반에 두고 있었던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20세기 음악어법을 사용하면서도 러시아의 국민성이 잘 드러나는 생명력 넘치는 도입부가 될 것이다. 이 러시아적 양식은 고전적 특징, 복잡한 화성 진행, 현대 음악어법과 함께 이 협주곡의 다양성을 확립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한다.


악기의 편성은 독주 피아노, 2대의 플루트, 2대의 오보에, 클라리넷, 2대의 바순, 2대의 트럼펫, 3대의 트럼본, 큰북, 팀파니, 캐스터네츠, 탬버린, 심벌즈, 현악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주시간은 약 30분 정도이다.  

 

Martha Argerich piano

Claudio Abbado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1. Andante - Allegro

2. Andantino

3. Allegro ma non troppo

Paik Kun Woo piano

Lorin Maazel cond.

New York Philharmonic

1. Andante - Allegro

2. Andantino

3. Allegro ma non troppo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간판 레퍼토리입니다. 1991년 낙소스 레이블로 폴란드 국립방송교향악단과 전곡을 녹음해 디아파종 금상을 수상한 출세작이기도 하며 2003년 프로코피예프 서거 50주년을 맞아 서울시향과 이듬해인 2004에는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과 전곡을 협연하였습니다. 협주곡 3번은 특히 인연이 깊은 곡입니다.

 

악장별 분석

1악장 : 안단테 - 알레그로

클라리넷 독주로 연주되는 서주를 시작으로 플루트와 바이올린의 이중주로 진행되는데 이 두 악기는 유니즌으로 연주된다. 제1주제는 다소 지나치게 빨리 지나가버리는 선율과 모티브마다 조성이 변화하는 점 때문에 조성감이 분명치 않다. 그럼에도 선율이 분명하게 들리는 것은 유니즌을 통한 선율 강조 기법 때문이다. 각 악기군이 서로 전투처럼 대립하며 클라이맥스를 형성하다 이어지는 제2주제에서 현악기의 피치카토 반주 위에 조용한 오보에 독주가 등장하며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격정적인 제시부와 대조되는 서정적인 발전부가 진행되는 것은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어지는 재현부에서는 제시부의 모든 요소들이 응축되어 더욱 화려하게 진행되다 끝맺는다.


2악장 : 안단티노

변주곡 형식인 2악장의 테마의 구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연주하는 1부분과 바이올린이 주제를 담당하며 현이 주를 이루는 2부분, 다시 1부분으로 돌아오는 총 3부분의 구성인데, 선율의 변화뿐만 아니라 악기의 사용으로도 구조를 느낄 수 있도록 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제1변주는 도입 부분에서 화려한 피아노의 글리산도 음형을 앞세워 시작하며, 목관이 주제를 마지막에서 받기 전까지는 오롯이 피아노가 주제를 화성적으로 다루며 진행한다. 제2변주는 화려한 장식적 변주로 이루어지지만 제3변주에서 다소 정적이며 단호한 분위기로 변한다. 이때 솔로는 12/8박자를, 오케스트라는 4/4박자를 사용하며 주제의 리듬을 변형해서 연주한다. 제4변주는 호른과 바이올린, 오보에가 주제를 받아가는 과정에서 모티브가 마치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듯 연주되는 것이 판타지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5변주에서 다시 템포가 빨라지며 클라이맥스로 치닫다가 갑자기 잦아들면서 p의 악상으로 돌아간다. 피아노의 8분음표 단위의 반주 위에 오케스트라가 다시 테마의 선율을 노래하며 2악장을 마무리한다.


3악장 :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다섯 부분 론도로 A-B-A’-C-A”-Coda의 형태를 갖고 있다. 현악4중주곡을 염두에 두고 스케치해 두었던 소재를 사용한 3악장은 전체적으로 현악기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중간에 나오는 쓸쓸한 느낌을 주는 조용한 부분(C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통틀어 돌진하는 인상을 주는 빠른 패시지들이 주를 이루며 작은 음량으로 표현되는 부분마저도 스타카토나 삼연음, 악센트 등을 통한 극적인 표현을 빼놓지 않는다.

 

이 해설은 신재민님이 2011.06.23 포향시향 제112회 정기연주회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 협연을 앞두고 다음카페 ‘시향사모’ http://cafe.daum.net.ilovepopo 회원들을 위해 지난해 6월 8일자로 올린 설명문을 포털에서 받아 전재한 것입니다. 신재민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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