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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ONG & ROCK

Franz Ferdinand - Take M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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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nz Ferdinand - Take Me Out

     

     

     


    Take Me Out




    So If you're lonely, you know

    I'm here waiting for you

    그래서 만약 네가 만약 외롭다면,
    내가 너를 위해 여기에 있다는 걸 알아둬

    I'm just a cross-hair
    난 그냥 cross-hair야
    I'm just a shot away from you
    난 그저 네게서 떠나온 총알이야

    And if you leave here,
     you leave me broken shattered, I lie
    그리고 만약 네가 여기서 떠난다면
    넌 나를 부서뜨리고 남겨두는 거야

    I'm just a cross-hair
    난 그냥 cross-hair야
    I'm just a shot, then we can die
    난 그저 네게서 떠나온 총알이야, 우리가 죽을 수도 있는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난 알아, 너와 함께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say don't you know
    난 말하지, 넌 모른다고

    You say you don't know
    너도 말하지, 너도 모른다고
    I say... take me out
    내가 말하지, 날 데려가라고
     
    I say you don't show
    난 말하지, 넌 보여주지 않는다고
    Don't move, time is slow
    움직이지 마, 시간은 느리니까

    I say... take me out
    난 말하지, 날 데려가 달라고
     I say you don't know
    난 말하지, 넌 모른다고

    You say you don't know
    너도 말하지, 너도 모른다고
    I say... take me out
    난 말하지, 날 데려가라고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너와 함께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say don't you know
    난 말하지, 넌 모른다고
    You say you don't know
    너도 말하지, 너도 모른다고

    I say... take me out
    난 말하지, 날 데려가라고
     If I move, this could die
    만약 내가 움직이면, 죽을 수도 있어 

    If eyes move this can die
    만약 눈이 움직이면 죽을 수도 있어
    Come on... Take me out
    제발 날 데려가 줘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I know I won't be leaving here With you
    나는 알아, 내가 너와 함께 여길 떠나지 않을 거란 걸





     









     






    흔히 (한국에서만) 회자되는 "프란츠 퍼디난드는 스트록스에 대한 영국의 대답"이라는 말에는 몇가지 중대한 오류가

      있다. 하나, 프란츠 퍼디난드는 영국밴드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밴드이다.

     둘, 프란츠가 스트록스의 영향을 아예 안 받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생각해보자.


    21세기의 어떤 밴드에 그런 말을 쉽게 갖다 붙일 수 있겠는가?), 프란츠는 스트록스와 구별되는 분명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 밝혔듯이, 프란츠 퍼디난드는 이 데뷔앨범을 통해 "여자들이 춤출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프란츠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이 셀프타이틀 앨범의 모든 트랙은  맞춰서 춤출 수 있을만한 그루브를 담고 있다.

    지금의 프란츠 퍼디난드를 만들어 준 곡이자,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히트한 최초의 인디락 트랙이자,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다는 바로 그 기타리프("딩디리리디리디딩")을 담고 있는 곡인 'Take Me Out'을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리믹스했다는 사실은 그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친 밴드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프란츠 퍼디난드도 단순히 음악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문화적 

     요소들의 집합체이다.


     음악 스타일, 스타일리쉬한 기타리프, 밴드의 패션, 앨범 커버, 명확한 섹슈얼리티의 구분을 흐리게 만드는 가사

    ('Michael'), 댄서블한 리듬, 스코틀랜드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패키지로 프란츠 퍼디난드를 구성하는 것이다.

    'Take Me Out', 'The Dark Side Of The Martinee', 'This Fire'같은 곡들이 전부 그렇지만, 특히 'Come on Home'을 들어보면 프란츠 퍼디난드가 얼마나 멋진 기타리프를 뽑아낼 수 있는지와 명확한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에 감탄하게 된다.
     
    프란츠 퍼디난드가 인디계에 끼친 영향력도 막강하다. 이 앨범은 처음으로 인디락을 클럽의 댄스플로어로 옮겨 왔을 뿐만 아니라, 인디레이블(도미노)에 소속된 인디밴드로서 35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려 인디-메인스트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메이져레이블의 A&R직원들의 발길을 인디 클럽으로 돌려놓음으로써 후에 많은 인디밴드들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인디계의 역사가 'B.F.(Before Franz Ferdinand)'와 'A.F.

    (After Franz Ferdinand)'로 나누어진다고 하는 것도 결코 허풍이 아니다.

     AF4년인 지금, 얼마나 많은 밴드들이 그 혜택을 보고 있는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들었다.

    사람 뼈로 만든 퍼커션을 쓰고 천장에 마이크를 달아보기도 하는 등, 뭔가 다른 소리를 뽑아보고자 했던 프란츠

    퍼디난드의 눈물겨운 노력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었다.


     좀 더 댄서블한 전자음악의 느낌을 주기 위해 걸스 얼라우드(Girl Aloud)의 히트 싱글들을 뽑아낸 것으로 유명한

    프로듀싱 팀 제노매니아(Xenomania)까지 끌어들이며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끝내 씨에스에스(CSS), 핫 칩(Hot Chip)을 거친 댄 캐리(Dan Carey)로 프로듀서를 변경하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레 신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는 없을 듯하다.


    사실 생각보다 전위적인 시도가 많이 목격되지는 않지만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또 훨씬 노련한 솜씨로 곡들을

     요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다른 뭔가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조금만 참을성 있게 앨범을 감상하다 보면 녹록지

     않은 이들의 솜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신보를 즐겁게 감상하기 위한 포인트는 대략 세 가지다.


    첫 번째 포인트는 이전과 달라진 사운드의 질감이다. 이들의 1, 2집이 조금 건조하긴 하지만 상당히 경쾌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3집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축축한 공기가 저류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앨범의 첫 포문을 여는 'Ulysses'부터가 그렇다. 개러지와 포스트 펑크가 적당한 비율로 뒤섞여 있는 이 곡은 늦은 밤 소도시의 뒷골목 풍경처럼 을씨년스럽게 입김을 토해낸다.

    자극적인 키보드 리프가 인상적인 'Twilight omens'도 음습하고 위태로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적당히 덧칠해진 비장미는 이상하게 상승하는 느낌을 주며 곡을 아주 신비스럽게 포장한다. 'Ulysses'나

    'Twilight omens'의 어둡고 축축한 음들은 비호감이 아니라 곡에 오묘한 상승감을 주며 오히려 호감으로 작용한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할 것은 전체적으로 곡들이 어두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의 장기인 급격한 템포의 전환, 난폭한

    코러스가 가져다주는 카타르시스 또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Take me out'의 그 드라마틱한 템포 전환과 난폭함에 열광했던 이들이라면 환영할만한 일이다.


     내성적인 피아노 인트로와 매끄러운 크루닝으로 시작, 갑자기 엄청난 출력으로 피치를 올리는 'Bite hard'는 물론이요, 불량한 베이스라인 그리고 흡사 정신병자를 연상시키는 알렉스 카프라노스의 보컬연기가 어우러진 'What she came

     for'의 난폭한 코러스는 우리가 예전부터 알고 있던 프란츠 퍼디난드 모습 그대로 듣는 이를 쥐락펴락 한다.


    이 두 곡도 훌륭하지만 하이라이트는 'Lucid dream'이다.

     차가운 금속성 노이즈가 둔탁하게 귀를 때리는 가운데 4분 50초경부터 펼쳐지는 신시사이저의 웅장한 드라마 앞에서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써커스적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변화무쌍함과 의외성이야말로 팬들의 프란츠 퍼디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 번째로 눈여겨 볼 사항은 앞의 두 가지 요소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매력이다. 그 매력이란 바로 능글맞음이다.

     옛 음악의 유산들을 주저하지 않고 자기 식으로 요리하고 있는 것이 그 능글맞음의 핵심이다.

    약간 헐렁하게 들리지만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Send him away'는 킹크스(Kinks)의 성기고 까끌까끌한 소리를

     말끔하게 매만진 것처럼 들린다.


     'Live alone'은 옛 음악의 향취가 더욱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별다른 가공 없이 80년대 뉴웨이브 사운드를 그대로

     재연한다. 블론디(Blondie)의 'Call me'나 'Atomic'만큼 탄력적인 디스코 리듬의 뉴웨이브 사운드가 귀에 참 잘 감긴다. 프란츠 퍼디난드식 능글맞음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좋은 순간이 많은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약점은 'Take me out'이나 'Do you want' 같은 킬링 싱글이 없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좋지만 소위 듣자마자 '꽂히는' 싱글이 없다. 비슷한 느낌이지만 'No you girls'와

     'Turn it on'이 'Take me out', 'Do you want to'의 짜릿했던 순간을 이어주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앨범미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만족스럽지만 싱글의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이번 앨범은 후크송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외면을 당할 공산이 크다.

     그런 우려가 만약 현실이 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전작에 비해 현저하게 감퇴된 댄스 그루브 탓일 것이다.











    Ich heiße super fantastisch


    변화의 조짐은 2~3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화이트 스트라이프스(The White Stripes)와 스트록스(The Strokes) 등이 주도한 록의 새로운 물결에 대해 매체에서는 네오 거라지 록 또는 거라지 록 리바이벌이라는 명칭을 붙여줬다.


     비록 주류 무대에서는 아직도 링킨 파크(Linkin Park)나 콜드 플레이(Cold Play) 등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저변의 움직임은 확실히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이제 록의 대세는 신조류 쪽으로 거의 기울어 가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점점 더 다양해져 가는 신진 그룹들의 음악세계에 거라지 록이라는 스타일 범주가 너무나 비좁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에서 매체와 평단에서는 록의 새로운 조류를 아우르기 위한 또 하나의 명칭을 고안해냈다.


    이름하여 뉴 록 레볼루션(The New Rock Revolution)이다. 과거 뉴 웨이브나 얼터너티브 록 등과 마찬가지로 이 말도 음악적인 면에서 그리 적절한 용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현상에 대한 감지적 개념으로서 어느 정도 그 유용성을 인정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뉴 록 레볼루션의 음악적 본질은 한마디로 업템포의 로큰롤이다. 인터폴(Interpol)과 같은 예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화이트 스트라이프스를 필두로 한 1960년대파나 스트록스를 위시한 1970년대파 대부분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다. 이러한 조류는 2000년대의 젊은이들이 1990년대적 감성인 우울에 거리를 두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뉴 메탈의 공격적인 분노와 포스트 브릿 팝의 나른한 무기력은 실상 우울의 정서가 지닌 동전의 양면에 불과하다.

    현재 록 씬에서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라디오헤드(Radiohead)가 뉴 메탈의 원형인 그런지로 시작해서 포스트 브릿 팝의 선구자로 변신해간 사실은 이 점에서 너무나도 상징적이다.


    ‘너도 싫고 나도 싫고 세상도 싫다’는 1990년대식 자기 고립은 2000년대에 들어 ‘우리 함께 놀아보자’는 개방성과

    포용성에 자리를 내준다.

     ‘로큰롤에서 롤이 빠지면서 음악이 영 재미없어졌다’는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의 말처럼 뉴 록 레볼루션

    그룹들은 록에 결부된 위선과 심각성을 폐기하고 로큰롤 본연의 신명을 복원하는데 주력한다.







     






    Franz Ferdinand


    스코틀랜드 출신의 4인조 그룹 프란즈 퍼디난드(Franz Ferdinand)는 2004년 영국 록 씬의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하나다.

    음악적인 면에서 이들은 스트록스, 인터폴, 핫 핫 힛(Hot Hot Heat), 랩처(The Rapture) 등과 함께 뉴 록 레볼루션의

     1970년대파로 분류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현지의 평가 역시 ‘스트록스에 대한 영국의 응답’ 또는 ‘스코틀랜드의 인터폴’ 등으로 집약된다.

     그러나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의 펑크/포스트 펑크에 영향 받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들과 다른 밴드들 사이의 특별한 연관은 발견되지 않는다.


    단적으로 말해서 이들은 스트록스처럼 귀엽지도 않고 인터폴처럼 쿨하지도 않다. 이안 커티스(Ian Curtis)나 데이빗

     번(David Byrne)의 젊은 날을 연상케 하는 이들의 생김새는 ‘독특하다는 표현에 가장 잘 들어 맞는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프란즈 퍼디난드는 스트록스나 인터폴에 비해 훨씬 박력있고 화끈하면서도 아트스쿨적 감각이

    깃든 음악을 들려준다.


    바운싱감 넘치는 경쾌한 로큰롤에 조이 디비전(Joy Division), 폴(The Fall), 갱 오브 포(Gang Of Four), 큐어

    (The Cure), 디스코 등의 양념으로 맛을 낸 이들의 사운드는 한편으로 대단히 친숙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참조를 위해 언급된 그룹들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프란즈 퍼디난드 음악의 초점은 리듬과 리프에 있다

    (“Take Me Out”의 강렬한 리듬과 “40′”의 필살 리프를 들어보라). 그렇다고 이들의 멜로디가 전혀 보잘 것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멜로디 위주의 팝 음악을 하는 동료들(스트록스 등)과 비교할 때 좀 다른 종류의 선율을 들려준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멜로디는 기본적으로 리듬감을 살리는데 봉사하는 도구로서 기능한다.

    때문에 이들의 노래는 따라 부르기 보다는 먼저 몸을 들썩이게 만든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결코 춤 추기에 친절한

    음악이 아니다.


    3~4분 여의 짧은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곡의 구조는 춤을 위한 리듬의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이들의 음악은 마치 서로 다른 2~3곡을 모아 한 곡으로 편집한 듯한 느낌을 준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전혀 이질적인 요소들의 조합과 병치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이 결코 어색하거나 작위적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절화되고 파편화된 요소들을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포섭하는 능력은 이들이 지닌 음악적 재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프란즈 퍼디난드가 이 앨범을 만드는 방식은 2002년에 발표된 코럴(The Coral)의 데뷔 앨범과도 어느 정도 유사한

    면이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아는 음악은 몽땅 다 집어넣어 보자’는 접근법이다.


    차이가 있다면 코럴이 1960년대 음악을 주된 소재로 사용한 반면 프란즈 퍼디난드는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의 음악을 재료로 쓰고 있다는 점 정도다.

    사실 프란즈 퍼디난드와 유사한 사운드를 들려준 그룹은 전에도 많았고 지금도 적지 않다. 일례로 2003년 한 때 바람을 일으켰던 브리티쉬 시 파워(British Sea Power)도 기본적으로는 프란즈 퍼디난드와 동일한 계열의 음악을 연주한

    그룹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프란즈 퍼디난드 수준의 결과물에 이르지 못했고 그들이 일으킨 바람은 결국 찻잔 속의 돌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프란즈 퍼디난드의 데뷔 앨범은 코럴의 데뷔 앨범과 함께 2000년대에 발표된 예외적인 작품의 하나로 기억될 만하다. 무엇보다도 이 앨범은 하나하나의 수록곡이 이들의 말처럼 ‘super fantastisch’하다. 디스코를 적극적으로 포섭한

     “Auf Achse”와 “Come on Home”, 로버트 스미쓰(Robert Smith)가 폴의 백업을 받아 노래하는 듯한 “Cheating

    On You”, 그리고 멋진 데뷔 싱글 “Darts Of Pleasure” 등 여기에 수록된 11곡은 추천곡 선정을 지극히 어렵게 할 만큼 다들 뛰어나다.


    2004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앨범을 올해의 앨범 후보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Darts Of Pleasure”와 “Take Me Out”이라는 멋진 싱글들을 통해 이들의 능력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 정도 퀄리티의 음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앨범으로서 [Franz Ferdinand]의 최대 강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도 쇠퇴하지 않고 유지되는 강력한 에너지다.

     일반적으로 평판이 좋다는 앨범들도 대개 전반부의 힘을 지탱하지 못하고 중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앨범은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더 힘을 낸다.


     그래서 앨범을 다 듣고 나면 만족감보다는 오히려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감정이 최고조에 오른 상태에서 미처

    수습할 여유도 없이 음반이 끝나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듣는 수 밖에 없다.

    그러고 나면?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이 앨범의 중독성은 실로 엄청나다.


     20040209 | 이기웅 keewlee@hotmail.com











    프란츠 퍼디난드 안에는 록의 줄기가 다양하게 뻗어 있다.

     포스트 펑크 록, 개러지 록, 댄스 록 등 음악 지식인들이 쌓아 올린 정의 위로 그들은 유유히 걷는다.

    뉴 밀레니엄의 요란한 도래 뒤에 남겨진 록 필드의 무기력감은 이 밴드의 흥겨운 총성으로 반전을 맞이했고 지금,

    쏟아져 나오는 동류 그룹들과 함께 록의 '락(樂)'을 퍼내고 있다.

    귀를 열면 즐거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시작된 프란츠 퍼디난드는 4인조의 기본 골격을 갖추고 있다.

    2001년 알렉스 카프라노스(Alex Kapranos, 보컬)와 밥 하디(Bob Hardy, 베이스)의 결의, 이어진 닉 맥카씨(Nick

    McCarthy, 기타), 폴 톰슨(Paul Thomson, 드럼)과의 만남으로 밴드는 최초의 일보를 내민다.


    인디 레이블인 도미노(Domino)와 계약을 맺은 것은 2003년, 이와 함께 그들의 명함도 이 시기부터 프란츠 퍼디난드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1914년 사라예보가 겨눈 총구에 유명을 달리했던 오스트리아 황태자 프란츠 퍼디난드, 그것이 도화선이 된 세계 제1차 대전처럼, 그들도 자신들의 음악을 통해 세상을 뒤집고 싶었다.


    그리하여 세상에 나온 EP < Darts Of Pleasure >(2003)는 이들을 향한 영국의 열기를 서서히 지피기 시작하며,

     이듬해인 2004년 발표된 대망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 Franz Ferdinand >는 그 광열을 폭발로 몰고 간다.

    여느 댄스 넘버보다도 더 신이 나는 'Take me out'을 필두로 하여 'The dark of the matinee', 'This fire' 등이 수록된 이 음반으로 프란츠 퍼디난드는 유망주의 단계를 넘어 트렌드의 리더로서 특급 승진한다.


    리듬에 숨겨진 재치와 발랄함, 명쾌한 기타 사운드에 로맨스와 액션을 오가는 알렉스의 조화로운 보컬까지, 모든

     요소들은 기분 좋게 대중들을 포위하고 만다.

    평단의 반응도 성과 이상. < NME >, < LA 타임즈 > 등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들의 등장에 군침 흘리며 호의를

    보내게 되고, 연말에 열린 각종 시상식에서도 그룹의 이름은 눈코 뜰 새 없이 오르내리게 된다.


    2004년 머큐리 뮤직 프라이즈(Mercury Music Prize) 올해 최고의 음반, 2005년 브릿 어워드(Brit Award) 영국 그룹

    (British Group)과 영국 록 공연(British Rock Act) 부문 수상 등의 낭보는 앨범 < Franz Ferdinand > 흥행에 대한

     명백한 증명서이기도 하다.


    각종 축제 및 공연 활동에 동분서주한 2004년을 마감하고 첫 앨범 활동에 쉼표를 그린 밴드는 2005년 가을, 부지런히 진행된 두 번째 앨범 < You Could Have It So Much Better >를 들고 재차 무대 위로 나선다.


    첫 싱글로 낙점된 'Do you want to', 그룹 펄프(Pulp)의 애틋한 감성을 닮은 'Walk away', 통기타와 피아노를 곁에

     두고 참한 결을 보이는 'Eleanor put your boots on'과 'Fade together' 등 작품은 '파티 중 휴식'에 일정 부분을

    할애한다. 일변 묵직해진 앨범의 느낌은 일부 팬들에게는 '기대 이하'로 작용되기도 하지만 그룹의 음악은 여전히

    거부할 수 없는 호연(浩然)을 지켜내고 있다 .

    소녀들을 춤추게 만들고 싶다는 프란츠 퍼디난드의 열망은 결국 전국 남녀노소를 숨 가쁘게 하고 있다. '개러지' 촌에 사는 한 펑크 밴드의 영리한 댄스 음악, 여기서 우러나는 청춘의 치열은 그 흑백 열기를 다한다.

    그런지 록(Grunge Rock) 이후 늘어지기만 하던 록의 전기는 이들 네 남자와 함께 또 한 번 탄력을 받는 것인가.

    그들은 준엄한 기로 위에 기분 좋게 누워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