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P SONG & ROCK

The Smashing Pumpkins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앨범











1

.16






  •  












    정점에서 산화하다

    [Siamese Dream](1993)의 성공 이후, 메인스트림의 관심은 온통 이 시카고 출신의 4인조 밴드에게 쏠려 있었다.

    그것은 비단 [Siamese Dream]이 거둬들인 음악적 성과 뿐만이 아닌, 1994년 4월 5일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Kurt Cobain)과 급격한 방향선회를 이룬 [Vitology](1994)의 펄 잼(Pearl Jam) 이후 대세를 상실한 대중음악계의 간절한 바램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밴드의 수뇌 빌리 코건(Billy Corgan)은 이러한 압박감 속에 6개월간 하루 20시간 이상씩을 스튜디오 작업에

     몰두하며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1995, 이하 [Mellon Collie...])를 완성한다.

    [Mellon Collie...]는 이전 앨범들의 프로듀서였던 부치 빅(Butch Vig)이 아닌 플러드(Flood; 나인 인치 네일스

    (Nine Inch Nails)와 디페시 모드(Depeche Mode), U2 등의 앨범 작업을 했던 프로듀서)의 손을 통해 완성되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미 하나의 '스타일'로 고착되기 시작하던 얼터너티브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스매싱 펌킨스의 목적의식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전세계 1600만장 판매라는 앨범의 거대한 성공과 함께 밴드는 1990년대의 대표적인 '공룡 록 밴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스매싱 펌킨스(정확히는 빌리 코건)는 데뷔 시부터 계속된 그런지와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에 항상, "우리는 단 한번도 그런지 밴드였던 적이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고, [Mellon Collie...] 역시 이러한 그들의 주장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Mellon Collie...]에서 밴드가 택한 음악적 방법론은 헤비메탈과 아트 록, 그리고 주류 팝의 달콤한 사운드이다.

    앨범은 사운드 상에서나 구성 면에 있어 극도의 복잡함을 보이고 있다.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는

     피아노/신디사이저 연주곡인가 하면, "Tonight, Tonight"은 재즈의 연주방식에 기댄, 로큰롤-오케스트라 '자장가'이고, "Jelly Belly"와 "Bodies"는 그런지 다운 튜닝 기타가 사용된 곡이다.


     원-코드(one-code) 송 "Zero"와 "Bullet With Butterfly Wings", "Where Boys Fear To Tread"는 완연한 헤비 메탈

     사운드이며(각각의 곡이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 "Muzzle"에서는 1970년대 스타디움 록 밴드의 향취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듀서 플러드의 인더스트리얼(industrial)적인 성격이 전면에 부각되는 "Fuck You

    (An Ode To No one)"과 "Love", "Tales Of A Scorched Earth", "X.Y.U."등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디스크1의 "Porcelina Of The Vast Oceans"와 디스크 2의 "Thru The Eyes Of Ruby"는 아트록과 헤비 메탈,

     그리고 명징한 팝송의 멜로디 라인이 급변화를 이루는 템포 속에 뒤섞인, 스매싱 펌킨스만의 다층적인 사운드를

     잘 설명하는 곡이다.

    하지만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이러한 로큰롤 사운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Cupid De Locke", "Thirty-Three", "Stumbleine"(그리고 디스크2 후반의 '멜랑콜리 5연작')등은, 음반의 하드 록과 반대편에 위치하는, 잔잔하면서도

     우화적인 분위기를 통해 극단적인 무드의 변화를 유도한다(

    조금은 음반을 산만하게 만드는 듯도 하지만).


     특히 눈여겨볼 곡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하지만 정작 차트에서는 오아시스(Oasis)의 "Wonderwall"에 밀려 1위

    자리를 탈환하지 못했던) "1979"이다.

    하드코어 펑크 밴드 허스커 두(Husker Du)의 "What's Going on"의 메인 기타 리프를 의도적으로 따다 쓴 "1979"은, 

     "What's Going on"의 거친 질감을 배제한 채 속도감만을 취함으로써 유려하고 감상적인 팝송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빌리 코건은 "1979"이 아바(Abba) 같은 1970년대 스웨덴 팝 밴드에 대한 참조라고 했다).


     이는 얼터너티브 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하드코어 펑크를 스매싱 펌킨스가 어떤 식으로 변형/수용 하였는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앨범은 사운드적으로 당시의 그런지와 유사한 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물론 그런지 리프가 사용된 곡이 있지만,

    그것은 음악의 소스일 뿐 결코 메인 메뉴는 아니다).


    그리고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도 스매싱 펌킨스는 과도한 무대 분장과 연일 이어지는 대형 공연을 통해 그런지

     윤리의식과는 근본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운드는 물론이고 태도(attitude)면에서도, 이들은 '얼터너티브' 보다는 '클래식 록'에 가까웠다.


    이런 점은 [Mellon Collie...]가 ("Dawn To Dusk"와 "Twilight To Starlight"라는 부제를 달고 발매된) 컨셉트 앨범의 구성을 가진 음반이란 사실에서 더욱 부각된다.


    빌리 코건은 [Mellon Collie...]가 컨셉트 앨범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방대한 분량을 나누고자 했을 뿐 컨셉트 앨범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고 했지만, 음반은 (정성스레 꾸며진 호화 부클릿과 함께)'록으로 쓴 동화'라 할 만큼, 유아적이면서도 강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Mellon Collie...]의 영국 한정 발매 LP는 두 개의 추가곡("Tonite Reprise", "Infinite Sadness")과 완전히

    새로 짜여진 수록곡 배치를 통해 전혀 다른 각도의 감상을 유도한다.

    이런 점은 'simple is the best'의 그런지 공식과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스매싱 펌킨스만의 독자성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얼터너티브와의 차이점은 결과적으로, 이들 또한 얼터너티브의 일원(이자 태두)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 속에서 피할 수 없는 모순을 드러내게 된다.


    [Mellon Collie...]는 멸종 직전의 로큰롤 '공룡'이 만들어낸 마지막 수작 앨범임과 동시에, 종말을 향해 달려가던

    '얼터너티브' 최후의 명반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이 음반은, 어느 쪽의 대표 주자도 될 수 없었던 밴드의 애매한 위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결국 자신이 "인디 씬에 한 쪽 발만 담그고 있는 유랑민"이라던 빌리 코건의 표현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러한 주류 록 씬 안에서의 '괴리'와 함께 스매싱 펌킨스는 재빠르게 밴드라는 생장 곡선의 내리막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Mellon Collie...]는 밴드와 얼터너티브 씬의 정점을 함께 맞이하며 스스로의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낸 후, 양자

     모두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음반이다.


     이는 록의 다양한 가지 중 하나일 뿐인 얼터너티브가 갖는 태생적 한계(얼터너티브 역시 결국엔 기존 록 체계 안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를 온 몸으로 보여준 것이자, 절대 록 음악의 흐름이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록 음악의 '무한한 다양성(infinite variety)'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


     20030207





    파일:attachment/uploadfile/tspbox.jpg





    1990년대 초반부터 팝 세상은 그런지 혹은 얼터너티브라는 장르의 자장(磁場) 내에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음악보다 화려한 치장에 신경 쓰며 MTV의 노예가 되어버린 팝 메탈의 잔당들을 말끔히 청소하고

    자신만만하게 등장한 커트 코베인의 니르바나가 있었다. 물론 펄 잼도, 앨리스 인 체인스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런지는 바로 자신들이 공격했던 바로 그 대상을 닮아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는 상업주의의 필연적인 귀결이었다.

    때마침 음악적 연료도 고갈됐다.

    커트 코베인의 자살은 당시 그런지의 모든 교착 상태를 단적으로 시사하는일단락이었다.


    커트 코베인이 세상을 뜬 다음 해인 1995년에 발표된 스매싱 펌킨스의 본 앨범은 위기에 봉착한 얼터너티브 록에

    새로운 록의 규범을 제시한 쾌작으로 평가된다.

     먼저 사운드적인 측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단조롭고 단순한 코드 플레이에 기저를 둔 그런지 록과는 달리 스매싱 펌킨스는 복잡하면서도 다채로운 진행을

    선호했다. 프로그레시브와 헤비메탈, 사이키델릭이 섞인 웅장한 곡 작법을 택했고, 안전주의보다는 실험주의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두 장의 CD라는 포맷 역시도 1960년부터 1970년대 사이에 유행하던 고전주의 록 작법의 전형이었다.


    사실 밴드의 시계는 그전부터 동시대를 역류하여 록 로맨티시즘이 창궐하던 과거 어느 즈음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에 걸맞게 본 작에서 보여준 이들의 태도는 다분히 예술적 제스처에 가까웠다. 때문에 앨범의 콘셉트 또한 ‘순간의

     폭발’보다는 ‘건축물로서의 전체’로 구상되어 설계되고 완공되었다.

     「Bullet With Butterfly Wings」, 「Zero」, 「Tonight, Tonight」, 「1979」 등 좋은 싱글들이 담긴 본 작을

     반드시 통으로 감상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예술지향적 실험에 비평가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타임」지의 크리스토퍼 존 팔리(Christopher John Farley)는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음악적 야심을

     이 한 장의 음반으로 구체화하였다”는 평가와 함께 이 앨범을 1995년의 넘버원 레코드로 주저 없이 꼽았다.


    그뿐 아니라 「롤링 스톤」지의 짐 드로거티스(Jim DeRogatis)는 ‘핑크 플로이드의 명반 『The Wall』에 준하는

     역작이 탄생했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평단의 격찬과 더불어 시장에서의 반응도 뜨거워 미국 내에서만 900만 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명반 앞에서는 평단과

    팬이 때로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예시했던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의 각본을 구상한 밴드 마에스트로 빌리 코건의 통제력은 빛을 발한다.

    음악 전문 기자 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e)은 빌리 코건의 음악성에 주목하고 “그는 자신의 음악적인 뿌리가

    세대를 위한 높은 예술적 성취로 분출될 수 있음을 믿었던, 얼터너티브 펑크 시대  1인이다”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실제로 이 앨범은 클래식 록으로부터 깊게 영향받은 리더 빌리 코건의 오랜 구상이 화룡점정을 찍은 작품이었다.


    뮤지션인 아버지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음악적 뿌리는 미니멀리즘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한 편의

     에픽을 방불케 하는 대작 「Porcelina Of The Vast Oceans」 같은 곡들이 그런 맥락에 위치한다.

    팬들은 의외로 여기에 감격하고 감동했다.


    그런지의 작은 우주를 벗어버린 밴드가 거대한 ‘뉴 코스모스’를 창조하는 모멘트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얼터너티브가 이룩한 신화임과 동시에 음악적인 유언장이기도 했다. 그 뒤에는 일렉트로니카

    (electronica, 팝 · 락 · 힙합 등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전자기술로 믹스하는 음악 장르)라는 또 다른 신종 괴물이

    바톤 터치할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90년대 록을 대표하는 앨범 중 하나. 짧은 기간에 이 많은 곡을 만들어내고 노래한 빌리 코건의 능력이 놀랍다.

    이 팀의 공연을 한국과 일본 두 곳에서 보았는데 같은 팀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물론 한국에서의 공연이

     월등히 좋았는데 이런 좋은 공연을 만든 한국 관객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파일:attachment/uploadfile/band315.jpg<img class='wiki-image' alt='파일: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였던 빌리 코건은 19살 때 고딕 락밴드 더 마크드와 함께 그의 고향이었던 시카고를 떠나

     플로리다의 피터스버그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밴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해체되었고, 그 뒤 코건은 시카고로 돌아와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일하는 동안 그는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를 만났는데, 둘은 곧 친해져 더 큐어뉴 오더에 영향을 받은 곡을 쓰기

    시작했다.

     1988년 코건은 베이시스트 디아시 레츠키를 만나게 된다.

    레츠키가 베이시스트란 사실을 안 코건은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주며 밴드 가입을 요구했고, 머지않아 레츠키가

     밴드에 들어오게 되었다. 레츠키와 이하는 후에 짧은 로맨스를 가졌다.


    1988년 7월 9일 스매싱 펌킨스는 폴리쉬 바 시카고21에서 첫 번째 공연을 열었다.

    코건과 이하, 그리고 드럼머신만이 이 공연에 참가했다. 1988년10월 10일 아발론 나이트클럽에서 밴드는 처음으로

    3명이서 공연을 개최했다.


     이 공연 뒤에 카바렛 메트로의 오너 조 사나한은 드럼머신을 진짜 드러머로 바꾼다는 조건 하에 그들과 계약한다.

    후에 코건의 친구의 추천으로 재즈드러머 지미 체임벌린이 들어온다.

     그는 락에 대에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들과 맞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빌


    리 코건은 그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큐어 따위의 슬픈 락에 심취해 있었어.

     두세번의 연습후에 난 그의 연주에 깃들어 있는 힘을 깨닫게 됐지.


     그건 우리를 연주에 더 열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는데 그 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야

    .1988년 10월 5일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밴드는 카바렛 메트로에서 첫 번째 공연을 열었다.

    1989년, 스매싱 펌프킨은 몇몇 시카고 얼터너티브 록밴드가 참여한 편집된 앨범 "Light Into Dark"로 레코드에

    첫 번째 모습을 드러냈다.


     1990년 로컬 시카고 라벨 리미티드 포텐셜에서 그들은 첫 번째 레코드이자 리미티드 에디션 싱글인 《I Am one》을 발표했다. 이 싱글은 매진되었고 그들은 Caroline Records에 사인을 한 뒤 서브 팝(Sub Pop)레코드에서 또 다른

    싱글인 《Tristessa》를 공개한다.


    1991년에는 프로듀서 벗치 비그와 위스콘신주의 메디슨의 스마트 스튜디오에서 20,000달러를 위해 데뷔앨범인

    《Gish》를 발매했다.

     그가 원하던 것을 얻기 위해 코건은 드럼을 제외한 모든 악기를 연주해 밴드에 긴장감을 주었다.


    이들의 음악은 헤비메탈 기타, 사이키델릭, 드림 팝이 융화되어 제인스 애딕션(Jane's Addiction, 얼터너티브 록 밴드)과 자주 비교되었다.

     Gish모던 록 라디오에서 녹화방송으로 나가곤 했던 싱글 《Rhinoceros》과 함께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991년 10월 캐롤라인 레코드사에서 《Lull EP》의 발표 후에 밴드는 캐롤라인 레코드사와 제휴 중인 버진 레코드사에 사인했다.

     밴드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제인스 애딕션", "건즈 앤 로지스" 등과 함께 오프닝을 같이하기도 하는 등 투어를 하며 지속적으로 앨범을 홍보했다.


     투어 동안 이하와 레츠키는 복잡한 이별을 했으며 체임벌린은 마약과 술에 중독되었고, 코건은 그가 살던 곳의

     주차장에서 새 앨범을 위한 곡을 쓰며[6]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1991년, 스매싱 펌킨스는 Gish를 통해 미국 가요계에 등장하였고, 그 작품을 통해서 스매싱 펌킨스만의 감수성 풍부한 얼터너티브 록의 세계로하여금 여러 팬들을 매료시켰다.

    밴드의 특이한 구조 (아시아인 및 여성멤버의 합류 등등) 에서 비롯된 스매싱 펌킨스 스타일의 독특한 얼터너티브

    록음악은, 1집 Gish보다 그 다음 작품의 모습은 어떨지 더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스매싱 펌킨스는 이런 기대를 역시 저버리지 않았다. 1992년 12월부터1993년 봄 즈음까지 진행된 스매싱 펌킨스의

     2집 녹음 기간은, 아마 스매싱 펌킨스라는 밴드의 미래가 좌우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을 것이다.

    왜냐면 2집 Siamese Dream은 바로 세상에 눈을 뜨자마자 히트 앨범의 대열에 올라섰고, 그럴수록 스매싱 펌킨스의

    유명세는 미국을 넘어 세계 각지로 뻗어나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빌리 코건의 천재적인작사, 작곡 능력 뿐만 아니라, 미국 얼터너티브 록 프로듀서계에 있어서 제왕이나 다름없는 버치 빅 (Butch Vig, 본명 브라이언 데이비드 비거슨) 이 지난 1집에 이어 또다시 스매싱 펌킨스의 앨범을 맡으며 전체적으로 조율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매싱 펌킨스의 2집 Siamese Dream은 익히 알려진 바대로,빌리 코건의 '독단적인 행동' 이 그대로 묻어나는 작품만은 틀림없다.
    그는 앨범의 컨셉트, 각 트랙, 거기다가 매니지먼트까지 총괄하면서2집을 온통 자신의 색깔로 물들였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Siamese Dream은 온전히 빌리 코건의 머릿속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해도과언이 아닐테다.


    이런 사유 때문에 스매싱 펌킨스 멤버들은 점점서로를 못 믿고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나중에 가서는 뿔뿔이

     흩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록그룹 R.E.M. 의 베이시스트 마이크 밀스가 Soma의 피아노를 맡아주면서 음악 작업에 한 몫했고, 빌리 코건을

    위시한 스매싱 펌킨스 멤버들, 그리고 그들의 소속사인 앤디 거션/레이먼드 커퍼 (Andy Gershon/Raymond Coffer)

    가 똘똘 뭉쳐 2집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장소는 미국 조지아 주 마리에타에 있는 어느 녹음 스튜디오. 비록 빌리 코건이 독단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자신의 음악관을2집에 모두 쏟아부어서, 그만의 생각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생각을지울 수 없지만, 그의 뒤에서 많은 이들이

    도와줬기에 이런 명작이나오지 않았을까.

     

     

     

     

     

     


    1. Cherub Rock

     

    지미 체임벌린의 리드미컬한 드럼 연주가 인트로를 장식하고, 점점베이스 기타 및 일렉트릭 기타가 시동을 걸면서

     한바탕 얼터너티브록의 향연으로 빠져든다. 한번 들으면 계속 잊을 수 없는 빌리 코건의 기타 리프가 특징적이고,

    멜로디마다 스타카토가 들어가서, 리듬감 넘치는 멜로디를 자랑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빌리 코건의 기괴한 보컬 또한 훌륭하다.

     

     

     


    2. Quiet

     

    일렉트릭 기타의 노이즈가 한껏 귀를 자극하고, 이어 등장하는 공격적인 기타 리프가 부담스럽게 들려질 정도이다.

     빠르게 뒤쫓아오는듯한 지미 체임벌린의 드럼 연주를 기반으로 해서, 빌리 코건의 신비스러운 보컬과 인상깊은 기타 리프가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으로스피디한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지점에서는 마치 비틀즈의

     A Day In The Life같은, 몽환적인 사운드가 귀를 흠뻑 적신다.

     

     


    3. Today

     

    스매싱 펌킨스의 수퍼 히트곡을 꼽으라 한다면, 주저없이 이 곡이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다.

    그만큼 스매싱 펌킨스 2집 Siamese Dream앨범의 심장이자 주축이다. 스매싱 펌킨스 초기 시절에 등장한, 얼터너티브 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 역작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얼터너티브 록 특유의 강력한 기타 리프를 밑에 깔고,

     더해서 도중에잠시 쉬었다 가는 특징도 놓치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보통 얼터너티브 록 넘버와 다를 바 없는데, 이 곡이 스매싱 펌킨스를 대표하는 트랙이라는 증거는 바로

     '서정성' 에 있다.

    예민한 감수성을 마구 자극하는 인트로 부분의 나긋나긋한 멜로디, 거기에 한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매혹적인 곡 전개 방식은 왜 스매싱 펌킨스가 얼터너티브 록의신세계를 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말 그대로 얼터너티브 록에'아름다움' 을 입힌 수작 중의 수작이다.

     

     

     


    4. Hummer

     

    괴기한 전자 사운드가 앞부분을 장식하고, 이어서 서정적이면서도 강력한 기타 리프와 드럼 연주가 한없이 밀려온다.


    빌리 코건은 안정적인 음색으로 가사를 읊고, 제임스 이하와 디아시가 들려주는 속도감있는 베이스 기타 연주가

     훌륭하다. 곡의 구조는 점점 후반부로 갈수록 격앙되는 경향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치닿는 부분에서는 섬세하면서도 리듬감 느껴지는 베이스 기타 튕기는 소리를 자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클라이막스는 비교적 얌전하게 마무리지으면서,알수없는 전자 사운드로 끝마무리를 짓는다.

     

     

     
    5. Rocket

     

    많은 얼터너티브 록 팬들이 열광하는, 스매싱 펌킨스가 내놓은 역작중의 하나이다.

    얼터너티브 록 특유의 질질 끄는 전체적인 스타일에빌리 코건의 신비로운 음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여기서 빌리 코건의 환상적인 리드 기타를 들을 수 있는데, 비교적 스피디한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일렉트릭 기타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매끈한 연주를 들려준다.


     유유자적히 흘러가는 구조에서 중간 부분에 잠시 화끈하게 밀어붙이기도 하는데, 완급 조절이 굉장이 훌륭한

    트랙이라고해야할 것이다.

    끝부분에는 마치 무언가가 폭발하는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6. Disarm

     

    역시 스매싱 펌킨스의 히트곡 대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기리의 곡으로써, 몽환적이면서도 특이한 뮤직비디오가 잘 알려져있는 트랙이다.


    감정의 극대화를 유도시키는 스트링 사운드가 쉴새없이 빌리 코건의 격앙된 보컬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한쪽 귀에서 찰랑찰랑거리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 또한 끝까지 그 레이스를 지키면서 근성을 자랑한다.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이는 슬로우 록 넘버.

     

     

     


    7. Soma

     

    처음에는 잔잔한 연주로 시작하면서 그것이 중반부까지 계속 이어진다.

    마치 듣고 있노라면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처럼 특징적인 부분 없이 계속 같은 사운드만 듣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전체적인멜로디는 상당히 감수성 풍부하고, 조직력이 강하다.


    이제 후반기로넘어가면서 스매싱 펌킨스 본연의 모습이 드러난다.

    한바탕 하드록의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막 하드록 잔치를 벌일려고 할 때, 빌리 코건이 들려주는 기타 솔로가 압권이며, 끝부분으로 달릴 때에는 다시 처음

    부분처럼 고요한 사운드로 일관한다.

     

     

     


    8. Geek U.S.A.

     

    헤드 뱅어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스매싱 펌킨스가 들려주는 과격한 록의 무대다.

     빌리 코건의 보컬은 참 희한하게도 조용조용한 트랙에서는어떻게 사람이 그런 음색을 낼 수 있을까 궁금할 정도로

     몽환적이지만,이렇게 과격한 록 넘버에서는 마치 화가 잔뜩 난 사람처럼 보컬이 상당히 격앙되어있다.


     바로 그런 빌리 코건의 다양한 음색이 강력한 하드록넘버와 만나 훌륭한 조합을 이루었다.

     

     

     


    9. Mayonaise

     

    스매싱 펌킨스의 팬들 중 오히려 2집에서 Today보다도, 이 Mayonaise를 앨범 내 최고의 곡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고요하게 시작했다가감동적인 일렉트릭 기타와 리드미컬한 드럼 연주가 합세하여 귀를 자극하고, 멜로디가 느껴지는

     기타 리프를 밑에 깔고 빌리 코건이 마치바람에다가 자신의 보컬을 내던지듯이 청자의 귀에 차차 스며든다.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를 얻었을 때의 상쾌함', 그리고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허무함' 을

    동시에 이 곡에서 느낄 수 있다.

    Today와 비교했을 때 전혀 꿇리지 않은 절묘한 곡 전개가 특징적이다.

     

     


    10. Spaceboy

     

    정감있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인트로를 장식하고, 뒤를 이어 빌리코건의 힘없는 보컬이 들려온다. 마치 레드 제플린의 Physical Graffiti의 두 번째 CD를 듣는듯한 약간의 허무함이 지속되고, 곧바로 음악은 스트링 사운드가 입혀진

     서정적인 노래로 변하고 만다.


    아름답게 울려퍼지는 현악단의 연주는 잠시 옛 생각에 잠기게 할만큼 유려하다.

     이 곡은 후반부에서 잠시 멈추다가, 알수없는 샘플링 사운드가클라이막스를 구성한다.

     

     

     


    11. Silverfuck

     

    이 곡은 2집 Siamese Dream에서 가장 긴 러닝 타임을 자랑하는 곡이며, 스매싱 펌킨스가 2007년 새로운 멤버들을

    꾸리고 새출발을 할때에도 라이브 공연에서 애용되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스매싱 펌킨스는 이 곡을 중요한 라이브에서 빼놓지 않고 연주했으며, 심지어 이 곡이 만들어진 시기는 1991년으로써, 스매싱 펌킨스 초기 역사에 이정표를 세우는 넘버이기도 하다. 첫 부분에서는 빌리 코건의 격앙된 보컬과 함께 헤비한 얼터너티브 록의 행진으로 이어지다가, 중간 부분에서는 알수없는 컴퓨터 사운드와 함께 빌리 코건이 징그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무시무시한 보컬로 노래를 부른다.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어, 중간 부분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어두컴컴한 터널 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를 듣는 것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희한하고도 이상한 사운드의 향연이 멈추질 않는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잠시 모든 악기를 멈추고 끝을 맺는가 싶더니만, 다시 헤비한 얼터너티브 록의 행진이 아까에 이어 계속

     이어진다.


     특히 이 곡은 클라이막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비틀즈의 A Day In The Life를 듣는 것처럼 마지막 부분에서 모든 것이 종료되고 사라지는듯한 허무한 사운드로 장식했다.

     

     


    12. Sweet Sweet

     

    겨우 1분 38초밖에 되지 않지만, 그 속에는 자연친화적이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모두 집결되어있다. 마치 크랜베리스를 떠올리는듯한징징거리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 속에서 빌리 코건이 배킹 보컬과 함께 다정하게 노래를 부른다.


    바람에 휘날리는 평야가 떠오르는, 그리고 따스한 햇볕과 자연이 떠오르는 굉장히 자연친화적인 트랙이다.

     

     


    13. Luna

     

    빌리 코건은 Siamese Dream 앨범의 마지막을 이렇게 따스한 기운이느껴지는 아름다운 선율의 슬로우 록 넘버로 장식했다.

    레드 제플린의Rain Song을 듣는 것처럼, 이 곡은 나긋나긋하게, 그리고 그 안에서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는 조용한

    멜로디가 한없이 이어진다.


    빌리 코건이 만들어내는 감수성 풍부하면서도 서정적인 '옅은 보컬' 이 이 곡에서 절정에 치닿고 있는데, 앞서 들었던 이와 비슷한 유의 곡들과 상당히 닮은 점이 많아서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스매싱 펌킨스표 슬로우록 사운드의

    수작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앨범에 대한 평가


    : 영국의 록음악 잡지 케랑 (Kerrang) 은 스매싱 펌킨스의 2집 Siamese Dream에 굉장히 후한 점수를 줬으며,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는 10위 기록, 영국에서는 무려 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파생된 싱글곡 Cherub Rock, Today, Disarm, Rocket은 모두 상위권 혹은 중상위권에서

     랭크되어 괴력을 과시했다.

     그만큼 대중들은 스매싱 펌킨스의 음악성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이 앨범을 통해 스매싱 펌킨스는 점점 몸을 불려나가기 시작했고, 얼터너티브 록에 있어서 너바나 (Nirvana) 와 양대

     산맥을 구축할 수 있게되었다.

     물론 커트 코베인이 이끄는 희대의 록밴드 너바나와 비교했을 때, 스매싱 펌킨스가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매싱펌킨스는 너바나의 주도적인 지배 아래에서 그들만의 두터운 팬층을공략했으며, 얼터너티브 록에

    '미학' 을 주입하는 시도로 많은 찬사를받았다.


    결과론적으로 너바나에게 패했지만, 스매싱 펌킨스의 Siamese Dream만큼은 얼터너티브 록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사람들에 기억될 것이다.










     




    시카고 출신의 얼터너티브 밴드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가 지난 해 말엽에 발매한 세 번째 정규 앨범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각각 Dawn to dust 와 Twilight to starlight 라는 부제를 달고-리더인 빌리 코건은 부제를 붙인 것은 수록곡의 구분을 위한 선택이었을 뿐 이 작품이 절대로 컨셉트 앨범이 아님을 언급한 바 있다-발매된 이 더블 앨범은 28곡에 달하는

     방대한 수록곡과 새로운 프로듀서의 기용-전작의 프로듀서로서 현재 가비지(Garbage)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부치 빅(Butch Vig)에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와 디페시 모드(Depeche Mode), 그리고 U2의

     Zooropa 앨범을 탄생시킨 플러드(Flood)와 앨런 모울더(Alan Moulder)로-에 따른 음악적 노선의 약간의 수정,

     그리고 더블 앨범이 지니기 힘든 탄탄한 짜임새와 뛰어난 완성도 등 확실히 밴드의 경력에 일격을 가할 만한 그런

     작품이었다.
    1988년, 빌리 코건(Billy Corgan:보컬, 기타)과 일본계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James Iha)를 주축으로 다시 렛스키(D'Arcy Wretsky, 베이스)와 지미 챔벌린(Jimmy Chamberlin, 드럼)의 라인업으로 결성된 밴드 스매싱 펌킨스가

    현재까지 발매한 앨범은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를 포함하여 Gish('91)와 Siamese Dream('93) 등

     세 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그들의 미발표 곡들만을 모아 선보인 Pisces iscariot('94) 등 총 4장이다.


    비정규 컴필레이션 앨범이었다고는 하지만 정규 앨범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은 Pisces iscariot와 마찬가지로

     그 사연만큼이나 구구 절절한 앨범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를 국내 라이선스만으로는 접할 수 없다는 현실은 그들의 소속사인 EMI와 Siamese Dream 이후 국내에 두터운 층을 형성한 그들의 지지자들 모두에게 너무도

    가혹하며 커다란 손실을 안겨 주었다.


    물론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앨범의 한국 발매를 가로막은 주범은 심의 제도였고 그 동조범이 바로 스매싱 펌킨스 자신이었다.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앨범에 수록된 두 곡 Fuck you(an ode

    to no one)와 X.y.u.에 던져진 국내 심의 의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결국 금지곡이라는 판정의 망치를 휘두르게

     되었고 온갖 공을 들여 만든 자신들의 작품이 가위질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불끈한 밴드 멤버들이 두 곡을

     잘라 버리느니 차라리 한국 발매를 거부하겠다고 맞받아 치며 이 앨범의 운명은 급기야 종국으로 치닫게 되었다.


    Astro-creep:2000의 11곡의 수록곡 중 2곡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곡이 금지곡 판정을 받았지만 문제된 부분을

     모조리 수정한 클린 버전으로 라이선스화에 성공한 화이트 좀비(White Zombie)와, 그들과는 대조적인 자세로

     일관한 스매싱 펌킨스에게서 진정한 뮤지션이 갖추어야 할 두 가지 면모 모두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컬

    하지만 사건의 전말이야 어떻든, 또 그들의 선택이 어찌되었든, 더블 앨범은 장사가 안된다는 불문율을 깨고 현재

    미국에서만 6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이 작품을 바라보며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 할 국내 팬들에게

     그들은 결국 피할 수 없는 '끝없는 슬픔'을 안겨 준 것이다.

    특유의 치밀함이 돋보이는 미니 앨범(?)


    하지만 최근 이 앨범에서 싱글로커트되었던 1979 와 Zero(부클릿 한 쪽 면의 미성년자 관람 불가 격의 누드 사진때문에 국내 발매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 싱글은 아마도 밴드 멤버들로부터 이 부분의 삭제를 양보 받는데 성공한 것 같다),

    그리고 Tonight, tonight이 국내 심의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며 매니어들을 끝없는 슬픔 에서 구제할 만한 어느 정도의 입지를 만들어 주고 있다. 확실히.


    싱글이라고는 하지만 6-7곡의 수록곡을 갖춘, 거의 미니 앨범에 맞먹을 만한 형태로 발매되는 이 작품들은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를 위해 준비해 두었지만 사정상 제외될 수밖에 없었던 그 나머지 대상들을 자양분으로 탄생한 것들로 이들 각 싱글과 동화될 만한 트랙들로 드라마틱한 전개를 이룬 부분은 밴드의 치밀함이 매설되어 있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간간이 플러드식 해석이 엿보이는 1979 에는 최근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에 Take me dawn과 Farewell and goodnight을 제공하며 빌리 코건과 함께 스매싱 펌킨스의 새로운 사운드 제조자로 나선 제임스 이하가 다시의 남편인 케리 브라운(Kerry Brown)과 함께 프로듀스한 The boy와 Believer로 그 독창력의 빛을 발하고 있으며 클래식적인 색감과 광대한 스케일이 두드러지는 Tonight, tonight에는 그들의 사이키델릭한 태도와는 180도 대조를 이룬 조용하고 가녀린 선율의 어쿠스틱 발라드 곡들만이 안배되어 있다.


    또한 시종일관 농도 짙은 퍼즈 톤의 기타 리프를 당겨대는 Zero에는 God과 Mouths of babes 등 한 차례 일격을

    가할 만한 트랙들이 단단히 서슬을 세우고 있는데 특히 23분에 이르는 인스트루멘틀 곡인 Pastichio medley는

    그 제명에서 이미 듣는 이의 짐작을 허락했다 하더라도 가능한 모든 기재를 이용하여 온갖 재주를 다한 혼란성과

     일종의 조화감은 스매싱 펌킨스이기에 가능한 발상인 것이다.


    지난 7월 17일, 스매싱 펌킨스는 돌연 그들의 드러머인 지미 챔벌린의 해고를 통보해 왔다. 밴드의 친구들과 팬들에게는 정말로 미안한 결정이지만 지난 9년 동안 약물과 알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밴드의 존립을 위협해 왔던 그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만은 없었다는 해명이 뒤를 따르며 말이다.


    현재 최고의 상종가를 기록하며 그 존재의 투명성을 입증하기에 성공한 스매싱 펌킨스에게 분명 이것은 건너뛸 수 없는 씁쓸한 선택임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Gish에서 Siamese Dream으로, 그리고 또 다시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로 거듭나기에

    성공하고 자신들이 도전한 것에 대한 명백한 보상을 성취해 낼 수 있었기에 스매싱 펌킨스의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gmv 1996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