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씨 "대학에 갈 생각 없었다…박근혜-최순실 사이의 일은 모른다" 부인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검찰이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21)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정 씨는 '최순실 게이트' 주요 의혹과 관련해 '어머니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의 일은 모른다'고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어서 결국 최 씨 모녀의 공모 관계를 얼마나 소명하느냐가 정 씨의 구속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러 의혹 가운데 정 씨가 가장 직접 얽힌 것은 청담고 재학 시절 허위로 출석을 인정받거나 봉사활동 실적을 조작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이대 부정입학 혐의(업무방해) 등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 씨 모녀가 일련의 사건에서 불법행위를 함께 꾸몄으며 학교 관계자가 이에 협력해 정 씨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정 씨는 지난달 31일 귀국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한 적이 없다"며
우회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덴마크에서 송환 불복 소송을 하던 중에는 이대 재학 중 대리 시험 의혹에 대해 "어머니가 그런 것을 했다고 쳐도 이를 저한테 얘기하고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주장했다.
정 씨는 일련의 학사비리 혐의에 관해 결국 '어머니가 주도한 일이며 나는 몰랐기 때문에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hkmpooh@yna.co.kr
하지만 정 씨가 특혜를 주기 위한 부정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을 인식했다고 볼 정황도 있다.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 씨는 이대 면접고사 당시 반입이 금지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고사장에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면접 때는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면접위원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말하는 등 스스로 공정성을 해치는 행동을 했다.
부정입학을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 된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이 면접위원에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이
있다고 총장에게 보고했고, 총장이 무조건 뽑으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를 했다는 수사 결과에 비춰보면 최 씨를 통해
양측이 공모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교 재학 중 허위로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는 과정에서는 정 씨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특검 수사에서
파악됐다.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봉사활동 확인서에 정 씨가 직접 서명하고 이를 담임교사에게 제출했다는 것이다.


정 씨는 최 씨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받은 뇌물이 삼성전자 승마단 전지훈련 비용과 삼성전자의 말 구매 대금인 것처럼 가장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정 씨는 '어머니가 사인하라고 해서 했을 뿐이며 나는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특검이 뇌물로 지목한 약 78억원을 삼성전자로부터 송금받은 독일법인 코레스포츠의 지분 소유자였으므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및 최 씨 사이에 이뤄진 '거래'를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산다.
정 씨는 귀국 직후 "어머니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하나도 모른다"며 공모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또 자신은 삼성이 지원하는 승마선수 6명 중의 1명이라고 알고 있었다며 특혜라는 인식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검찰이 최 씨 모녀의 공모 관계를 뒷받침할 근거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혐의 소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 씨의 주장을 뒤집을 관계자 진술이나 정황 증거가 있는지도 주목된다.
대법원 판례는 공모가 주관적인 요소라는 점을 고려해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이나 정황을 통해 이를 증명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정 씨가 수사 당국의 귀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장기간 국외에 체류한 것은 구속 심사 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형사소송법은 죄를 지었다고 의심할만한 타당한 사유와 함께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 구속 요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씨는 "오해를 풀고 해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들어왔다"고 말했고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입국은
전적으로 정유라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며 국외 도피를 하지 않았고 사실상 자진입국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르면 1일 오후 정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경우 서울중앙지법은 2일 정 씨를 심문하고 당일 밤늦게나 3일 오전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2일 새벽에 영장을 청구하면 이후 절차는 하루씩 늦어진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3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검찰에 체포된 채 계류장에서
취재진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檢, 정유라 '구속영장' 검토...정유라의 죄는?
검찰이 '비선실세' 정유라에게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총 세 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위 혐의는 정씨의 체포영장에 기재된 내용이다.
체포영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원에서 발부받아 수사 종료 후 검찰에 넘긴 것이다.
당시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현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혐의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르면 범죄수익을 은닉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검은 최순실씨가 승마지원 프로그램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78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정씨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있지만, 모친과 함께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 등을 은페하는 과정에
적극 가담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정씨는 업무방해 혐의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형법에 따르면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31일 특검은 이대 입시·학사비리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했다.
이 밖에 정씨의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관심이다.
정씨가 체류한 독일 등의 해외에서 최씨 뿐 아니라 정씨 명의의 부동산 등 재산이 상당 수 확인됐다.
정씨가 해외재산 축적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가 밝혀진다면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경법)에 따른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경법상 재산도피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유기징역에, 5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진다.

31일 오후 3시10분쯤 국정농단 사건 주범으로 재판 중인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정씨는 입국 후 탑승게이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잠시 인터뷰를 진행했다.
특히 거침없는 답변 모습에 정씨가 특검수사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사촌언니 장시호씨(38)에 이어 제2의
검찰 '복덩이'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정씨의 사촌언니이자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38)는 특검 수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 규명을
놓고 검찰과 특검이 애를 먹고 있는 부분에 대해 시원시원한 진술을 하며 수사를 도와 복덩이로 불렸다.
장씨는 특검 수사관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도 하고 특검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에게 손편지 등을 건네는 등
남다른 친화력을 보였다.
이날 덴마크에서 체포, 구금된지 149일만에 국내 송환돼 취재진과 만난 정씨 역시 사촌언니 장씨처럼 외향적이고
솔직한 성향을 드러냈다. 정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정씨는 이대 입학부터 출석까지 특혜가 있었는데 입학취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입학취소는 당연히
인정한다"며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학교에 가보고 싶지도 않았다"고 답변했다.
취재진이 "대학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면접에) 승마복 입고 금메달을 걸고 들어갔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임신상태라 승마복이 맞지 않아 입지 않았다"며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갔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 뇌물재판 등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등의 혐의 입증을 뒷받침할만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 측의 특혜지원 의혹에 대해 "'삼성전자 승마단이 승마지원을 하는데 6명 지원하는 중에 (자신이) 1명이다'라고
(어머니가) 말씀을 하셔서 그런 줄로 알았다"고 답했다.
정씨의 답변은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항변논리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과 보모의 입국시기 등 민감한 질문에는 "밝히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또 정씨는 자신의 어머니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정씨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계속해서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진술 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정씨의 답변 태도에 비춰 정씨의 성격과 기질이 사촌언니 장씨와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씨가 밝힌 귀국사유는 사촌언니 장씨와 같이 어린 자녀를 볼수 없는 고통이라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정씨도 장씨와 마찬가지로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함으로써 구속을 면하려는 시도를 할 개연성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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