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전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광주 동구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제2차 전당대회 호남권
비전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7·3전당대회를 앞두고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신상진·원유철 의원의
집중 포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초·재선의원모임 초청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신상진, 홍준표, 원유철 후보.
<뉴시스>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대선 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좌충
우돌 '아무말대잔치'를 이어가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주장했고,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어차피 민주당에 흡수될 당"이라고 했다.
홍 전 지사는 특히 "어차피 이 정권은 주사파 운동권 정부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면 오래 못 간다고 본다"며 색깔론에 이어 조기탄핵까지 내비쳤다.
그러나 홍 전 지사의 '아무말대잔치'는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고 고소를 유발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홍준표의 아무말대잔치 왜 여기저기서 얻어터질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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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
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새 대표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전 지사는 이날 "이번 대선의 패배는 우리가 자초한 결과"라며 "한국당의 새로운
출발은 혁신"이라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그렇게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도 한 달여 만에 24%의 득표를 올렸는데 그건 홍 전 지사의
개인기와 노이즈 마케팅이 먹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당 대표 경선에서도 '아무말대잔치' 또는 '막말 시즌2'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선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하거나 전교조와 민주노총을 겨냥해서 막말을 쏟아냈고, "부모님 상도 3년이면 탈상하는데 아직도 세월호 배지 달고..."라거나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가 하는 일" 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막말과 네거티브 논란을 자초했다.
홍 전 지사는 대표 출마후에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해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야당인 국민의당을
'민주당에 흡수될 당'으로 또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고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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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홍 전 지사는 이명박 정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고,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도 당선된 유력 정치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처럼 막말을 쏟아내면서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스스로도 "(막말로) 매도하지마라, 가장 전달하기 쉬운 서민의 말로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을 했다.
홍 전 지사의 발언은 시점이나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문을 보면 비장감이 들 정도로 진지하다.
"이번 대선의 패배는 우리가 자초한 결과입니다. 보수는 안일했고 나태했습니다. 영원히 집권할 것처럼 오만했습니다. 변화를 보지 못하고 민심을 읽지 못했습니다. 보수는 비겁했고 무책임했습니다. 한줌도 안되는 기득권에 숨어 자기 살 궁리만 했습니다. 선거 마지막까지도 서로를 헐뜯으며 싸우기에 급급했습니다.
국정이 무너지고 파탄의 지경에 올 때까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진단을 근거로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출발은 혁신입니다. 당을 전면 쇄신하겠습니다. 변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기득권에 급급한 이익집단, 자신의 권력과 안위만 추구하는 웰빙정당, 비전도 대안도 없는
무능한 정당, 이제는 안됩니다"면서 "국민이 인정할 때까지 혁신하고 또 혁신하겠습니다.
쉽게 이루어진 역사는 없습니다. 시련이 없으면 성취도 없습니다. 집권여당의 안이함이 우리를 분열시켰지만 패배의
고통은 다시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할 것입니다"고 앞으로의 대안까지 제시한다.
홍 전 지사는 그러면서 기자간담회에서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라며 홍석현 전 회장의 청와대행을 두고 중앙일보·JTBC 보도가 거래가 있는 것처럼 비판했다. 기사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그렇게하면 여론의 관심을 끌게 되는 건가?
=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고 있지 않나? 홍 전 지사에게 이런 행보가 의도된 것인지를 묻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직접
듣지는 통화는 못했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그게 드러난다.
홍 전 지사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중앙일보와의 갈등을 소개하면서 "대선에서 패배하고 국민들에게 잊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저에 대한 비난기사는 아직 자유 한국당이 살아 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정치인은 부고기사 외에는 자주 언론에 보도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의도된 행보임을 내비친 것이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은 경희대 교수도 "홍 전 지사의 막말은 고쳐야 한다"면서도 "평소의
말이나 연설을 들어보면 탁월한 감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홍 전 지사가 아니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를 잘아는 정치권이나 언론계 인사들도 홍 전 지사의 '막말'은 의도된 발언이라면서 지지층 결집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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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이사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홍 전 지사와 홍석현 전 회장의 갈등 과정을 보면 홍 전 지사는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갈등 증폭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의문을 품게 된다.
홍 전 지사는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하면서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끌고 들어갔다.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비난한 것이다.
홍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홍 전 지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홍 전 지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전 지사는 그러자 20일 페이스북에 "요즘 대선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면서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중앙일보 그룹을 다시 겨냥했다.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이 22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이라며 검찰에 고소하자 '유감'이라며 '무서운 언론권력'이라고 다시 공격했다.
홍 전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오늘 홍석현회장측에서 저를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 했다는 말을 들었다.
비판을 봉쇄할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면서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로서는 메이저 언론사와의 송사가 부담스럽겠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 다툴수혹 홍 전 지사에게 유리해 지는 건가?
= 홍 전 지사는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싸울 것이다.
싸우면 싸울수록 홍 전 지사의 인지도는 높아질 것이다. 당 대표가 된 뒤에도 야당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갈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홍 전 지사의 이런 막말 파동이 먹혀들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친이도 친박도 아닌 홍 전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고, 당 대표 경선에서도 친박계가 아닌 비주류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전하면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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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 그렇다. 홍 전 지사는 "현재 다당제 구조가 양당제로 바뀔 것"이라면서 "어차피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흡수될 것"이라면서 "지방선거 전에 이 구도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의 이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점쟁이인가?
그렇게 점치면 따귀밖에 안 맞는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에게 '따귀'를 언급한 이유를 물으니까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흡수된다는 말은 실례되는 말이다.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면서 "그래서 당원들이 그 소리 들으면 따귀나 맞는 점쟁이가 될 것이라고 그랬다. 점괘도
틀렸고"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말이 안 된다.
(당 대표)당선될 궁리나 할 것이지 무슨 정치평론가라고"라면서 "(홍 전 지사는)막말을 말릴 수 없는 사람인데 막말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고 범위가 금도가 있지 아무말이나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를 했다.
홍 전 지사와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검찰 선후배로 박 비대위원장이 대선배이고 홍 전 지사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가 박주선'이라고 할 정도로 잘아는 사이다.
▶ 홍 전 지사의 막말, 왜 여기저기서 얻어터지는 것이냐?
= 첫 번째는 선을 넘어 섰기 때문이다. 홍 전 지사가 '아무말대잔치'를 통해 여론의 관심을 끌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보는건 사실이지만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과연 온당한가 하는 문제는 별개다.
홍 전 지사가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로 규정하고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는데 이는 대선불복으로 비쳐 질 수 있다.
대선에 출마해 24%의 지지로 2위를 차지한 후보자가 새정부 출범 2달도 안 됐는데 '탄핵'을 언급 하는 게 옳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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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도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 의원은 "반
드시 우리 당을 잘 개혁해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성공하고 총선 승리하고 다음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까지 지금 안 갈 것 같다.
그렇죠?"라면서, "여러분, (문재인 정부가) 오래 못 갈 것 같다.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는 걸 방치한 자유한국당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안됐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두 번째는 당장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 때문이다.
홍 전 지사가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24%의 득표를 했고 당 대표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건 사실이겠지만 좌충우돌 막말이 때로는 득이 아니라 독이 되기도 한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따귀' 발언으로 넘어갔지만 중앙일보그룹에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미디어네트워크 핵심관계자는 "책임있는 정치인이면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 하고, 근거없는 발언을 했으면
응당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말고 식 비방이나 폭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와 정치 문화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당당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자신의 중앙일보에 대한 언급을 '1인 미디어 시대에 개인의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막말이 지지층을 넓히는 데는 한계로 작용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 번째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일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막말로 재미를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폭풍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바른 정당의 하태경 의원은 홍 전 지사를 겨냥해 "홍준표 전 지사 아직 술이 덜 깼네요.
매일 주사(酒邪) 발언 연속입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 의원은 "자유한국당 쇄신이 잘 될 것이라 국민도 믿지 않고 하느님도 믿지 않고, 심지어 홍준표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 "홍준표의 막가파 노선으로 보수 재건은 불가능하고,깽판정치를 일삼는 자유한국당때문에 국회만
개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특히 "자유한국당은 제삿날 받아놓은 영구불임정당일 뿐"이라고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홍 전 지사가 "우리 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인 바른정당은 우리가 당 쇄신만 잘 하면 상당수 의원들이 복귀를
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한 역공인 셈이다.
전교조와 민노총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이미 지난 5월에 명예
훼손과 업무방해,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4월 25일 열린 TV대선 토론에서는 전교조와 민노총을 향해 '대한민국의 가장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와 유세 등을 통해 '전교조와 강성귀족노조를 척결하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홍 전 지사의 막말에 대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치인은 세 치 혀가 모든 문제를 일으킨다, 잘못하면
세 치 혀가 사람의 마음을 벨 수도 있다"며 정제된 언어를 주문하기도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대선 때 막말을 쏟아내면서 주목을 받았고 지지세력 결집으로 24%나 득표했지만 이런
구태정치로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지사 스스로 "정치보다는 정책이 강한 야당, 비판보다는 대안이 우선인 야당을 만들겠다. 한발 먼저 서민을
챙기고 한발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선언하고도 막말만 쏟아낸다면 자신의 진단대로 자유한국당은 설 땅이
없을 지도 모른다.
[CBS노컷뉴스 권영철 선임기자] bamboo4@cbs.co.kr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김현동 기자]
마치 권투나 레슬링을 보는 듯하다.
한쪽은 치고 빠지고, 한쪽은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끈질긴 공격과 방어를 보여주는 행태가 게임이나 스포츠를 연상케 한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정치권에서 아슬아슬한 싸움을 먼저 걸고 언론은 이를 되받아치는 양상이 자주 눈에 띈다.
전형적인 '노이즈마케팅'(Noise marketing : 각종 이슈를 요란스럽게 치장해 구설에 오르도록 하거나, 화젯거리를
만들어 유권자들의 이목을 현혹해 인지도를 늘리는 기법)을 정치에 그대로 옮겨 놓은 형국이다.
이에 언론이 딱 걸려든 모습이다.
홍준표 입 vs. <중앙일보> 지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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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발단은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입에서 시작됐다. 홍 전 지사가 지난 18일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부메랑'이 됐다.
그는 "지금 언론이 정상이 아니다"고 운을 뗀 뒤 특정 언론사를 겨냥해 거침없이 쓴 소리를 쏟아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보니 신문과 방송을 (문재인 정권에)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 자리 겨우 얻는 그런 언론도 있더라"고 작심한 듯 내뱉었다.
<중앙일보>와 JTBC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쯤은 참석한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신문과 방송', '조카 구속', '청와대 특보'라는 키워드 속엔 특정 언론사를 지칭하는 것 외에도 다분히 감정까지
섞여 있음이 읽힌다.
곧바로 <중앙일보>가 포문을 열었다.
연이틀 사설에서 특정 정치인을 거론하며 거센 비판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기사와 특집을 합하면 연 사흘째
공격을 퍼부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막말 정치인'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정치인 '홍준표' 이름을 제목과 본문에서
연거푸 거론하며 따가운 비판과 함께 도의적·법적 책임을 따져 물었다.
신문은 홍 전 지사 기자간담회 다음 날인 19일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2면과 10면 그리고 사설에서 관련 내용을 큼직한 의제로 다뤘다.
다음날인 20일에도 8면과 사설에서 같은 의제를 보도했다.
21일에는 한판(8면)을 할애해 홍 전 지사를 비판했다.
법적 대응을 불사할 뜻도 내비쳤다. <중앙일보>는 19일 자 사설 '홍준표의 무책임한 막말정치 어디까지 가는가'를 통해 홍 전 지사의 발언을 '극단적 발언',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극언'이라고 꼬집으며 "홍 전 지사는 교묘하게 주어를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서 신문, 방송, 조카 구속, 특보라는 표현의 공통분모는 딱 하나밖에 없다. 바로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홍석현 전 회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홍 전 지사는 근거 없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중앙일보>와 홍 전 회장의 명예를 명백히 난도질했다"며 "어떤
정치인이라도 타인의 명예를 난도질할 면죄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정곡을 찔렀다.
그러면서 "홍 전 지사는 자신의 망언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 출신의 정치인답게 자신의 발언에
법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사흘 걸쳐 홍준표 비판한 <중앙>

▲ 지난 19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홍준표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입장
ⓒ <중앙일보> 지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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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같은 날 2면에 실은 '홍준표 전 지사 발언에 대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에서도 "홍석현 전 회장은 2017년 3월 18일 <중앙일보>·JTBC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양사의 경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발언 철회와 공개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20일 자 '홍준표, 막말에 발뺌 말고 떳떳하게 책임져라'란 제목의 사설에서도 재차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그의(홍 전 지사) 막말이 <중앙일보>, JTBC,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했음은 초등학생 정도의 독해력만 갖춰도 다 안다"면서 "그런데도 '<중앙일보>나 JTBC에 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우기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어와 목적어를 감추거나 비겁하게 발뺌하기보다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막말을 취소하고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홍 전 지사의 막말 파문을 특집으로 다뤘다.
홍 전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반말'을 일삼는가 하면, '놈'이라는 말까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 대선과정의 전력을
문제 삼으며 "대선 패배 후 한 달 조금 더 지나 중앙정치 무대로 돌아온 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다음날인 21일에도 8면 전면을 할애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중앙일보>의 이러한 심각성과는 달리 홍 전 지사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린 제주에서 보란 듯이 할 말을 다했다.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또는 SNS상에서 당사자가 어떻게 대응하건 간에 자신의 이미지와 의사를 열심히 관리하며
전달했다.
최후의 승부는 과연 어떻게 될까?



홍준표 "대선 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 누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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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상외다.
온갖 여유는 홍 전 지사가 다 부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다음날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자 "<중앙일보>나 JTBC에 대한 내용은 한 마디도 없다"면서
"사주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오히려 즐기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20일에는 더욱 논란을 확대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홍 전 지사는 "요즘 대선 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며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한국당이 살아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일단 자신이 뜻한 바대로 목적은 달성했다는 투로 읽힌다.
홍 전 지사가 대선 기간인 지난 4월 4일 JTBC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에게 보였던 무성의한 인터뷰 태도가 떠오른다.
그는 당시 손 앵커의 질문에 엉뚱하게 답변하면서 '작가가 써 준 것을 그대로 읽지 말라', '손 박사' 등의 표현을 썼고, "답변을 안 하겠다"는 등의 반말투를 보이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손가락에 꼽히는 대선 후보자였으며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아무런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언론사를 겨냥해 막말했을 리 없다. <중앙일보>와 JTBC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있었거나, 누군가를 대신해 한층 더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작심한 듯한 최근 발언과 대선 후보 시절의 어처구니없는 인터뷰 응대는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홍 전 지사는 논란이
퍼지자 자신이 언급한 내용은 특정 언론사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며 얼버무렸지만, 행간을 살펴보면 특정 언론사에
대한 고의적 감정표현임이 명약관화하게 녹아있다.
왜 하필 <중앙일보>·JTBC를 걸고 가려는 걸까?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지난 4월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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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세력, 그중에서도 특히 친박세력과 주요 당원들은 아직도 JTBC가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나 다름없는 태블릿PC 문제를 보도함으로써 정권을 야당에 바쳤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당의 지지를 받아 대선 후보로 출마한 홍 전 지사가 JTBC 보도부문사장인 손 앵커를 대놓고 생방송 도중
비아냥거리고, 홍석현 전 회장을 빗대어 '언론을 정권에 바친' 인물처럼 묘사해 주장한 것은 충분히 전략적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지만 멀쩡한 신문과 방송을 두고 '정권에 바쳤다'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더구나 손 앵커가 이끄는 JTBC <뉴스룸>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게 평가받아 시청률이 타 방송사에 비해 높은 상태를 유지해 왔다. 권력의 편파성 시비가 끊이질 않는 공영방송들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정권에 갖다 바쳤다'고 표현했으니 해당 언론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 일이겠는가.
오죽했으면 법적인 대응까지 들고 나섰을까.
홍 전 지사의 '막말' 전략은 그의 '전력' 때문에 부메랑이 돼 오히려 역효과가 날 공산이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본인은 '한국당이 살아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효과'로 분석하고 있으니 얼마나 시각차가
큰지 알 수 있다.
한국당의 노이즈마케팅 정치는 홍 전 지사뿐만이 아니다. 이철우 의원 또한 그에 버금가는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홍 전 지사에 이어 선수로 자청한 듯하다.
노이즈마케팅 전략, '가차저널리즘'에 쉽게 빠져들 수도

▲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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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19일 제주 퍼시픽 호텔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일정 중 "대통령 선거까지는 안 갈 것 같다. (
문재인 대통령이) 오래 못 갈 것 같다"고 작심한 듯 발언했다.
'문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거나 중도 사퇴할 가능성'을뜻하는 것이니 언론에는 얼마나 따끈따끈한 의제 거리인가.
그는 한 단계 높은 문 대통령을 걸고 갔다.
정권 출범 후 높은 지지율로 적폐청산에 탄력을 받고 있는 정권에 비수를 들이대기로 작정한 태세다.
지난 박근혜 정권 재임 기간 중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한 수권정당이었음에도, 반성은커녕 촛불시민혁명으로 출범한
정권이 이제 막 첫발을 떼고 있는 순간 탄핵을 운운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그러나 이 또한 전형적인 노이즈마케팅 정치로 볼 수 있다.
정치인이 막말로 '노이즈'를 조성해 지지층의 결집과 호기심을 부추기는 기법이다.
주로 언론을 통해 여론전으로 활용하는 정치기법인데, 탄핵정국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한국당이 주로 이 정치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앞의 두 정치인(홍준표·이철우) 사례는 그 본보기다.
그러나 바로 이런 점을 노리고 파고드는 전략이 자칫 언론을 가차저널리즘(Gotcha journalism, 정치인의 실수나
해프닝을 꼬투리 삼아 집중적으로 반복해 기사화하는 보도행태)으로 쉽게 몰고 갈 수 있는 함정이다.
정치권의 노이즈마케팅 전략이 언론을 가차저널리즘의 형국으로 휘말리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일명 '꼬투리저널리즘'이라고도 부르는 가차저널리즘이 '딱 걸렸어'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정 정치인이나 저명인사의 사소한 말실수나 당황해하는 행동 등을 사안의 맥락과 관계없이 흥미 위주로 집중 보도
하는 나쁜 형태의 저널리즘을 일컫는다.
최근 막말로 자신의 이미지와 당의 정체성을 자주 언론에 부각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노이즈마케팅 기법과 일맥상통
한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언론이 정치인들의 노이즈마케팅 전략에 쉽게 흥분할 경우 영락없이 가차저널리즘에 휘말릴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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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화제를 몰고다니는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인 후보 시절부터 정제되지 않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대략 이런 식이었다.
그런가 하면 폭스 뉴스의 여성 앵커가 자신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삼자,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녀의 다른 어딘가에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형편없는 젠더 감수성을
이뿐만이 아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정치인에게 자칫 치명적이 될 수 있는 막말이 외려 트럼프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율 상승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의 막말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꽉 막힌 현실로부터의 탈출이 절실한 대중은 자신들의 불만을 대리해 줄 강력한 지도자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의 경우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대북 압박을 위해 송유관을 끊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향해 "TK에서는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공세를 펴는 것도, 좌파를 공격하며 연일 강성 귀조노조를 걸고 넘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강성 우파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홍 후보의 노력은 거침없는 막말로 이어지고 있다. 그가 원래부터 그런 인식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도록 조작하는 여론조사기관은 도둑놈 새끼들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에서 겁이 날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지랄을 다한다", "집권하면 SBS 8시뉴스를 없애 버리겠다", "(SBS)사장, 본부장 다 목을 잘라야 한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의 대통령은 김정은이 되는 것이다",
믿기 힘든 언어폭력이 대권후보의 입을 통해서 마구 양산되고 있다. 홍 후보의 발언들은 상대를 향한 비방과 모욕은
흥미로운 사실은 트럼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홍 후보 역시 거듭되는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보수진영이 승리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야권으로의 정권교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 유권자의 표심이 누구에게, 그리고 얼마나 집중되는지가 이번 선거의
"저는 제 성질대로 산다.
이번 대선에 임하는 홍 후보의 마음가짐이 이 표현 속에 오롯이 녹아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보수의 품격'이라는 말도 있다. 지난달 7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홍 후보에게 보여달라고 주문했던 바로 그 '품격'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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