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특검 '靑민정 캐비닛 문건' 이어 '정무수석실 자료'도 분석


발견 문건 대통령기록관 이관(서울=연합뉴스) 14일 오후 청와대 관계자들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한 300여 건의 자료를 청와대 민원실에서
대통령기록관 관계자에게 이관하고 있다.

2017.7.14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발견된 문건들에 이어 정무수석실에서 나온 자료들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분석에 착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17일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실 문건 사본을 전달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미처 정리 못해? 고의로 흘린 것?..의문 커지는 뭉텅이 문서


'출처' 싸고 논란.. 靑 "주말쯤 전수조사 분석 결과 발표"



청와대는 18일까지 경내 사무실의 사물함·책상·캐비닛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발견된 이전 정부 청와대 문건에

대한 조사 및 분석 결과를 이번 주말쯤 발표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된 문건 분량이 많아 (정리 및 분석에)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청와대 문건이 어떻게 뭉치째 발견될 수 있을까. 2014년 말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문서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특수용지만 사용했고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한 지난해 9월 이후에는 문서 파쇄기를 26대나 추가 구입했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는데, 어떤 연유로 아직도 경내에 지난 정부 문서가

 남아 있느냐는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그런 자료가 남아 있을 리가 없다”며 문건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과거 정부 문서가 발견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사각지대론’이다.










14일 오후 청와대 관계자들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한 300여 건의

자료를 청와대 민원실에서 대통령기록관 관계자에게 이관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박수현 대변인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지원 방안을 검토한 내용을 포함한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문건,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 등 민정비서실 공간을 재배치하던

과정에서 전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문건 300여 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법정 향하는 박근혜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18일 라디오에 나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문건 중) 2015년 5월 이후 작성된 것은 없었던 점으로 미뤄 그 이후에는 해당 캐비닛을 사용하거나 관리한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라며 “이후엔 쓰지 않는 캐비닛이 돼서 사무실 뒤쪽으로 밀려나고 관심 대상에서 멀어졌을 것”
이라고 추정했다.

캐비닛 책임자가 보직이동 등 이유로 민정수석실에서 떠나면서 따로 보관하고 있던 서류를 미처 정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공무원 A씨도 통화에서 “나 역시 안 쓰던 캐비닛을 열었다가 이명박정부 때
 문서를 발견한 적이 있다”며 “상주 근무자가 없는 공간에도 캐비닛이 많아 곳곳이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직제상 정원만 500명에 육박하는데, 인원이 한꺼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전·현 정권 인사들이 일시 동거하는 가운데 순차적으로 교체되는 점도 사각지대론을 뒷받침한다.

A씨는 “인선 작업이나 사무실 공간 구획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의 것일 수도 있는 캐비닛을 일부러 뒤지지는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필적 고의론’을 제기한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라디오에서 “국정농단에 직접 개입했던 고위직은 철저한 증거인멸을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말단 행정요원들은 본인들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행위이기 때문에 문서 사본이 생산되고, 돌려보는 과정에서 미처

파기하지 못한 문서들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지 않는 ‘늘공’(늘 공무원이라는 뜻으로 직업공무원 지칭)들이 윗선의 파기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직무유기·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외에는 문건에 담긴 자세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예술인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등에 관한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의 ‘적법하지 않은 지시사항’이 다수
 포함된 문건 사본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만큼 법정다툼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은 청와대 문건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전임 정부의 대통령

기록물에 대해서는 이관을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임의로 특검에 자료를 주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처분”

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금 발견된 문건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다”라며 “범죄 단서로 보이는 내용이

 많아 공익적 목적으로 수사를 위해 원본이 아닌 사본을 검찰에 넘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사라진 검색대 청와대 직원들이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여민2관 3층

계단 입구에 있는 문서 검색대를 철거하고 있다.


 이 검색대에는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용한

 특수용지를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 있다.


기존엔 민정수석실로 통하는 계단 두 곳 중 한 곳은 막아두고 한 곳은

‘계단 가림막’과 검색대를 설치해 놓았다.

 가림막은 종이 한 장 빠져나갈 수 없도록 꼼꼼히 막아둔 것이 특징이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정부 민정수석실이 2014년 11월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지시에 따라

모든 문건 작성 시 ‘특수용지’를 사용하고 해당 용지를 감지하는 검색대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8일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민정수석실로 향하는 계단에 있던 검색대를 철거하는 50초가량의 영상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수상한 장비 철거작전’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청와대는 게시글에서 “일반 검색대와 비슷하지만 계단 가림막을 통해 종이 한 장 빠져나갈 수 없도록 꼼꼼히 막아둔 것이 특징. 검색대 옆에는 커다란 철제 장비가 놓여 있었다”며 “알고 보니, ‘특수 용지’를 감지하는 센서라고 한다”고

 전했다.


 특수용지는 일반 용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색이 약간 어둡고 검색대를 통과하면 경고음이 울리는 ‘특별한 종이’라는 것이 청와대 설명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비선 실세` 문건이 유출된 뒤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특수용지`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전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쓰던 용지(왼쪽)와 현재 민정수석실이 쓰는 용지.

청와대는 이전 민정수석실에서 쓰던 용지가 더 어둡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청와대는 이어 “저 장비가 설치된 사연이 또 있더라. 최순실씨 남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 정윤회씨가 ‘비선 실세’라는 문건이 유출된 뒤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지시했다고 한다”며 “뭔가 외부로 흘러나가면 안 되는
불법적 기밀이 많았던 것일까. 당시 민정수석실에는 검사 외 일반 직원들은 출입도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돌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이 검색대와 계단 가림막이 ‘권위와 불통의 상징’이라는 판단에 따라 철거를 지시했고, 지난달 29일

철거가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는 또 조 수석이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구현하는 민정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 실천을 보좌하는 민정 △권력기관에 엄격하게, 국민에 온화하게 다가가는 민정 △법률과 절차를 준수하는 민정 등의

 ‘민정수석실 운영원칙’을 새로 만들었다고도 전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청와대가 전임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문서 사본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하자, 자유한국당이 반발하고 나섰다”면서

 “국정농단의 실체에 대한 진실규명이 없이는 적폐청산도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국정농단의 실체에 대한 진실규명이 없이는 적폐청산도 있을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의 자성과 진실규명에 대한 협조를 다시 한 번 촉구 드린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