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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울지방국세청 입구의 현판.
'중부담 중복지' 정면 돌파하나
.추미애 대표, 법인세·소득세율 인상 제안…
김부겸 장관도 “형편 되는 쪽에서 부담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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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논의의 물꼬가 터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재벌과 슈퍼리치에 대한 법인세·소득세율 인상을 제안하고,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당분간 세율 인상은 없다”던 정부 기조의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하반기 구성될 조세재정개혁특위는 한국사회가 ‘중부담-중복지’로 갈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저임금과 탈핵, 비정규직의 정규직 채용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관심사 모두를 삼킬 초대형
이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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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통상 관계장관회의는 부총리의 모두발언까지만 공개된다.
그러자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기자들이 있어도 괜찮다”며 말을 가로막았다.
그러면서 “재정당국에서 내놓은 재원 조달방안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소득세 최고구간은 조절하겠다고 했고, 법인세율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약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국민들에게 우리 경제 현실을 정확히 알리고 좀 더
나은 복지 등을 하려면 형편이 되는 쪽에서 소득세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해내지도 못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이런 얘기 말고 소득세율 조정 등 증세문제를 갖고 정직하게 얘기하고 국민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며 “표 걱정한다고 증세문제 얘기 안하고 복지는 확대해야 하는, 언제까지나 이 상태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새 정부가 재정운용에 대해 큰 계획을 짜는 시기인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며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민주당이 증세안 먼저 들고간 이유
이날 증세안이 터져나온 것은 전날 발표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후폭풍이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란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70일간의 일을 마치며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페이지짜리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하겠다고 약속한 100대 국정과제가 담겨 있다. 공공 일자리 81만개, 탈핵,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주요 공약이 담겨 있다.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재원은 178조원이다.
문제는 178조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에서 수상한 항목이 발견됐다.
‘세수 자연증가분 60조5000억원’이었다.
대선공약집에는 없던 내용이다. 세수 자연증가분이란 세법을 특별히 안 건드리고 가만둬도 매년 늘어나는 세금을
말한다.
예컨대 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되면 그만큼 세금도 늘어난다.
대선공약집 때도 세수 자연증가분의 존재는 인정했다.
‘연간 10조원가량 세수 자연증가가 예상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세수 자연증가분은 재원방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세수 증가는 경제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경영이 좋지 않거나 부동산경기가 나쁘면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대폭 줄어들어 세수가 감소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60조5000억원이면 국세로 마련하겠다는 77조600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되니 증세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세법 개정으로는 5년간 11조4000억원만 마련하면 됐다.
세법 개정은 비과세·감면 축소와 세율 인상을 통한 증세가 포함된다.
비과세·감면 축소로 절반가량을 마련한다고 감안하면 순수 증세는 5조원밖에 안 된다.
연간기준으로 1조원이다.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국정기획자문위 발표만 보자면 ‘증세 없는 복지’가 맞다”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총 135조원 재원방안에서 증세 몫이 48조원이었는데, 국정자문위 안대로라면 문재인 정부는 178조원 중 11조원이 증세로, 박근혜 정부보다 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이 더불어민주당을 움직였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오전 관계장관회의에서 포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추미애 대표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추
대표는 재벌에 대한 법인세, 슈퍼리치에 대한 소득세 인상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법인세의 경우 과표 2000억원 초과 110여개 기업에 대해 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자고 했다.
소득세의 경우 과표 5억원 초과 소득자에 대해 세율을 현행 40%에서 42%로 올리자고 했다. 이렇게 거두는 세수는
연간 3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통상 증세안은 행정부가 만든다. 증세는 인기 없는 정책이라 여론에 살고 죽는 국회가 먼저 꺼내기는 어렵다.
행정부가 증세안을 만들어오면 국회는 여론을 반영해 이를 수정하는 선에서 통상은 타협한다.
국회가 먼저 증세안을 들고가 행정부에 건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민주당이 증세안을 먼저 들고간 이유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일각에는 양측이 사전에 교감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짜고 역할 분담을 한 게 아니다”라며 “법인세 정상화, 부자 증세는 당의 기본적인 입장
으로 선거과정에서 문재인 후보가 그걸 좀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낸 건데 당 입장에서는 답답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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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증세에 대한 트라우마
노무현 정부를 이어받은 문재인 정부는 증세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다.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도 ‘세금폭탄’ 프레임에 갇히면 단번에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을 옆에서 많이 봤다.
복지를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으로 맞추자던 비전2030이 대표적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세금을) 저도 올려보지 못하고, ‘돈이 이만큼 필요할 것입니다’라고 계산서를 내놓았다가
박살나게 또 맞고 물러난다”고 한탄했다.
경유세 논란이 불거지자 허겁지겁 “증세는 없다”고 덮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만약 민주당의 지원 속에 증세안이 무리없이 통과되면 하반기로 구성되는 조세재정개혁특위의 무게감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증세논의가 터져나올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특위는 세법전문가인 기재부 관료를 제외한 민·관 전문가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 논의를 단순한 재정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사회·경제적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공약으로 최종 채택은 되지 못했지만 대선 당시 캠프 자문교수단에서는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과세 강화,
이자와 배당소득의 종합과세 전환, 고가 주택 매매 시 1가구 1주택자도 양도소득세 과세, 경유·중유·유연탄세 인상,
소액주주의 양도차익 과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등이 국민 개세주의(모든 국민은 적은 금액이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제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조세부담률(명목GDP 대비 총조세 비중)을 21%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2015년 현재는 18.0%다. 3%포인트를 올리려면 매년 45조원가량을 더 걷어야 한다.
문재인 캠프에서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캠프 당시에는 국민 개세주의를 바탕으로 과세
형평성과 조세정의를 높일 다양한 제안들이 많이 나왔다”며 “시기와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하느냐가 문제이지
중부담-중복지를 위해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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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원내대표(앞줄 왼쪽)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증세 확대, 야당에 호기일까?..보수 진영의 계산법
자칫 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는 초(超)부자 증세에 반대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인데, 동시에
정부가 공약 실행을 위해 추가적인 증세에 나설 경우 '세금폭탄' 비판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초고소득자 증세'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100대 공약과 그에 필요한 예산 178조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초고소득자를 상대로 증세를 해봤자 연간 3조 8천억원 정도가 걷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필요 예산인 178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 방식' 자체를 문제 삼고, 초고소득자 증세는 충분한 세수 확보 방안이 아닐뿐더러 적절한 방안도 아니라는 논리다.
한국당은 이같은 논리를 당 차원에서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오전 정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데 이어 오후에는 정태옥 원내대변인도 "먼저 공약 구조조정부터 하라"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한국당은 부유층의 근로소득세 증세에는 반대하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정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고소득자 증세에는 긍정적 측면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에서도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결국 '착한 증세', '명예 증세' 등의 네이밍으로 조세 정의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조세 정의 자체에 반대하기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178조원을 당장에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반대 논리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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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통화에서 "조세 정의에 반대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이 내야한다는 식의 조세 정의에는 반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그러나 문제는
문 대통령의 비현실적인 공약과 그에 따른 일방적인 재원 소요"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두 보수 야당이 일련의 증세 논란에서 원천 반대는 하지 않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 과제'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결국 이번 증세가 초고소득자에 멈추지 않고 중산층, 나아가 서민 증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있다.
만일 서민 증세로 이어지면 지지 여론이 줄어들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몰아세우기가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당초 연소득 5억원 이상 초고소득자에 한해 증세를 하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은 연소득 3억원 이상과 5억원 이하
소득자에 대한 과표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증세 대상이 확대되는 형국이다.
특히 한국당의 경우 겉으로는 반대하지만 속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집중 겨냥, 도미노 증세로 인한 여론의 역풍을
기대하는 눈치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도 증세 때문에 실패했다. 두고 봐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증세 찬성 85.6%로 조사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당장에 여론은 크게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했다. 도미노 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깔려 있다.
[CBS노컷뉴스 강혜인 기자] ccbb@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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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순이익 10대 기업, 법인세 부담 이미 10% 늘었다
실적 좋아져 1분기 순익 18조원
법인세도 작년보다 4903억 더내야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못 웃어
"법인세수 늘리려면 세율 인상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개선이 우선"
올해 1월 2000대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를 7개월 만에 2500선 가까이로 끌어올린 동력은 기업 실적이다.
24일 코스피는 2451.53으로 올라섰다. 8일째(거래일 기준) 이어지는 신기록 경신이다.
증권가의 분석은 하나같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기업 실적”(한화투자증권), “실적 서프라이즈로 코스피 2500 가시권.”(대신증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기준 순이익(법인세 비용 차감 후)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SK하이닉스, 3위는
SK다.
이어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SK이노베이션, LG전자,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이 수익을 많이 낸 기업 ‘
톱 10’에 들었다.
이들 10대 기업이 올 1분기에만 올린 순익은 17조703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대비 30.8% 급증했다.
10대 기업이 부담해야 할 법인세 비용 합계는 올 1분기 5조45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4조9620억원과 비교해 9.9% 증가했다. 현행 법인세 세율(최고세율 22%)을 적용해 낸 수치다.
이 숫자는 각 기업이 내야 할 법인세액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계제도팀장은 “상장사의 사업보고서상 법인세 비용은 세무 조정을 거치지 않은 회계상 수치”라며 “각종 세제 감면과 기간 조정을 고려하면 개별 기업이 실제 납부해야 할 법인세는 회계상 법인세 비용보다
줄 수도 늘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추세를 볼 수 있다. 당정이 최근 발표한 법인세율 인상 계획(최고세율 22→25%)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이미 10대 기업이 부담해야 할 법인세 비용이 올 들어 10% 수준으로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3개월치만 따진 법인세 비용이 이 정도다.
주요 기업이 최근 잇따라 내놓은 2분기 잠정 실적과 하반기 업황을 보면 ‘어닝 서프라이즈’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간만의 호실적에도 순익 10대 기업은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법인세 상승 부담 때문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수를 늘리고 싶다면 국내 기업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법인세율 인상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이 이제야 수익을 내기 시작했는데 급격한 법인세율
조정이 기업에 충격을 안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해야겠다면 매년 1%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리든지, 아니면 다른 투자 관련 비과세 감면 폐지 속도를 늦추든지 해서 기업에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숙·이새누리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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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내각’ 첫 국무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셈이 됐다.
성과와 실적으로 평가받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처음으로 모든
국무위원들이 문재인 정부 인사로 채워지고, ‘18부·5처·17청’으로 개편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가결·공포돼 새 정부 출범 76일 만에 본격적인 문재인 정부 시작을 알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물 들어올 때 배 띄운다..정부 '증세 속도전'
ㆍ노무현 정부 반면교사 삼아 지지율 높은 집권 초 추진
ㆍ제안·타깃 촘촘히 설정, 야당 ‘세금 폭탄 프레임’ 돌파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 ‘증세 정국’을 돌파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강력한 개혁 추진기인 집권 초,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중심으로 타깃을 좁혀 증세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집권 4년차에 ‘보편적 증세’ 담론으로 당시 야당의 ‘세금폭탄’ 공격을 받고 주저앉았던 12년 전 노무현 정부의 사례를
꼼꼼히 되짚어,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재인 정부의 증세 드라이브는 제안 주체·타깃·프레임 설정에서 노무현 정부와 차이가 있다.
우선 대통령이 전면에 서기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물꼬를 텄다. 추 대표가 지난 20일 첫 국가
재정전략회의에서 초고소득자·초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제안’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대통령이 논쟁적 사안을 주도하기보다, 민심 요구를 받든 여당 대표가 건의하고 이를 수용하는 식의 모양새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휘발성 강한 이슈를 던진 시기도 집권 초반 국정수행 지지율이 80% 안팎을 보이고 있는 때를 택했다.
증세 타깃은 과표기준 5억원 이상 고소득자, 2000억원 이상 대기업으로 좁혔다. ‘2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대선공약이던 ‘500억원 이상’보다 범위가 좁혀진 것이어서 공약 후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논란이 일 수 있는 중견기업을 법인세율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에서 야권의 ‘세금폭탄론’ 공격을 피하고, 이슈 선명성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도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참여한 한 의원은 “잘못 설계해 세금폭탄 프레임에 들어가 버리면 건전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청와대 관계자도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뒤집어 씌울까를 가장 걱정했다”고 했다.
여권은 증세 프레임 설정에도 공세적으로 나섰다.
증세를 처음 쟁점화하면서 ‘슈퍼리치 증세’로 못 박은 것 자체가 세금폭탄론을 무마하기 위해 의도된 설계일 수 있다. 여권에선 이후에도 ‘명예과세’ ‘대한민국 1% 증세’ ‘사랑 과세’ 등 갖가지 작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증세 대상이 소수이고, 그 소수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여권이 선제적으로 방어에 나서면서 야권의 세금폭탄론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이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개혁과제를 우선적으로 꺼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역시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포함한 4대 개혁입법 등 ‘정치민주화’를 우선시했다가 보수세력의
결집과 반발을 샀던 노무현 정부의 사례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최측근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집권 초기 주요 혁신 과제들을 먼저 하는 것은 정부가 들어선 성격과 과정이 달라서 그렇기도 하다”면서 “촛불을 통해 들어선 현 정부는 국민들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요구가 집약돼 있기
때문에 혁신 과제를 우선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개혁에는 반드시 저항세력이 생기기 마련인데, 노무현 정부는 개혁에 대한 구체적 타임 테이블 없이 전 사회적 범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혁 이슈를 던졌다”며 “지금 청와대는 개혁 우선순위와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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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7.25/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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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7.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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