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베를린시청 Bear Hall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을 하고 있다
베를린 구상’ 이상과 현실 사이…무력감 드러낸 文 대통령
. | ||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이른바 ‘베를린 구상’으로 지칭되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창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탄도미사일 도발은 물론 6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과 올해,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한 끝에 대한민국호(號)를 이끄는 선장이 됐다.
두 차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여러 약점이 노출됐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안보관이 큰 약점으로
지목됐다.
그도 그럴 것이 문 대통령 본인 및 주변 인물들의 성향·이념 탓도 크지만 안보정당을 자임하는 보수정당은 선거 때만
되면 ‘종북세력(북한추종세력)’, ‘빨갱이(공산주의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등 노골적인 색깔론을 펴며, 진보 후보를
공격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보수정당의 전매특허인 색깔론은 케케묵은 구태적인 프레임(Frame·틀)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선거 때 보수층을 선동·결집시키기에는 이만한 네거티브 전략도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대착오적인 구태인 줄은 알지만 마치 끊을 수 없는 약에 중독이라는 된 듯 보수정당은 선거 때면 으레 색깔론을 들고 나오기 마련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보수정당이 여지없이 색깔론을 들고 나오자, 문 대통령은 재수에 강하다고 밝힌 자신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색깔론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대선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가던 지난 4월 20일. 문재인 후보는 강원 원주시 중평길 유세를 통해 “또 선거 때가 돌아
오니까 색깔론, 안보 장사가 또다시 좌판을 깔았는데,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은 특전사 출신인 저 문재인 앞에서 안보이야기 꺼내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시 자신감에 가득 찼던 문 후보는 “지긋지긋 하지 않느냐, 이제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면서 “지난 10년 안보에 실패한 안보 무능, 국정 준비 안 된 안보 불안 세력, 가짜 안보 세력에게 안심하고 안보를 다시 맡길 수 있겠느냐,
그래서 이제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3일 전인 17일에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방문해, 경북대 유세에서 특수전사령부전우회 대구시지회의 환영을 받으며 특전사의 상징인 베레모를 쓰고 이렇게 말했다.
“대구 시민 여러분, 아직도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안보가 걱정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죠?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 저 문재인 앞에서 안보얘기 하지 마시라.”
그렇다. 사골도 아니고 선거 때만 되면 우려먹는 보수정당의 색깔론을 문 후보는 정면으로 받아쳤다.
일반 군 생활을 포함해 공익근무요원이든, 산업기능요원이든 모든 병역의무가 힘들고 고달프기 마련이지만, 군 생활이 결코 녹록치 않았을 법한 특전사 출신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키며 자신의 약점을 불식시킨 것이다.
물론 문 후보가 5·9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여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정당의 주된 공세 포인트였던 색깔론을 정면으로 받아친 대목은 간과할 수 없어 보인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9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
4월 17일 대구 경북대학교 북문에서 진행된선거운동에서 박종길 특전동지회 회원이
전달한 베레모를 쓰고 경례를 하고 있다.
| ||
“남북관계, 운전석에 앉아 주도할 것”
재수 끝에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한 지난 7월 1일, 워싱턴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며 “남북관계에서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운전석’ 발언은 지난 1998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핸들을 잡고 나는(클린턴) 보조를 하겠다”고 언급한데 대한 연장선상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저 사이에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과 남북대화 재개에 재한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제재와 대화를 모두 활용해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무엇보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였다”며
남북관계에서의 주도적 역할과 대화를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닷새 뒤, 이른바 ‘베를린 구상’으로 지칭되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이어지는 평화적 통일에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2017.10.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사진= 연합뉴스

내우외환…상실된 ‘한반도 운전석론’
제재보다는 대화에 방점을 찍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보수정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았다.
대선에서 패배한 보수정당은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 제재를 가할 때’라며,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제1야당이자 보수의 큰 집을 자처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론을 주창했고, 필요하다면 자체적인
핵무장까지 해야 한다며 베를린 구상과는 완전 배치되는 입장을 견지했다.
아울러 대화의 당사자인 북한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은 문 대통령을 배제한 채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완전히 파괴 하겠다’, ‘악의
대통령’ 등 거친 설전을 주고받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자, ‘코리아패싱’ 우려와 함께 한반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위기가 드리워졌다.
이쯤 되면 베를린 구상은 그냥 구상에 그쳐야 하겠지만, 문재인 정부는 인도적 차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북한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보수야당은 당연하고 국민의당까지 가세한 야권은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분은 십분 이해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이 시기에 지원을 꼭 해야만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던 중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불협화음까지 연출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사퇴촉구도 이어졌다.
엄중한 안보위기 상황과 이에 걸맞지 않은 정부의 800만 달러 지원, 외교안보 라인의 불협화음 등 안보 관련 비난이
쏟아지면서 70~80%대 고공행진을 유지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주도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
한국당 “대통령 무력감 표시…국민들은 한탄”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5부 요인과의 오찬에서 “안보상황이 어려운 것은 외부에서 안보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고, 안보위기에 대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엄중한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서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한계를 인정함과 동시에 남북관계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운전석론이 다소 후퇴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물론 문 대통령의 언급은 안보위기에 대한 외부적 요인이 있다 하더라도 내부만 제대로 결속되고 단합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로 내부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직접적인 대결구도 속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한 무력감을 호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5부 요인 오찬에서
‘한반도 문제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해결함 힘이 있지 않고 또 합의를 이끌어 낼 힘도 없다’고 했는데, 이 말은 정말
대통령으로서 무력감을 표시한 것이고 국민들로서는 한탄이 나오는 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동안 대통령이 얘기했던 운전자론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이냐”며 “저희들은 조수석은 물론이고
뒷좌석도 못 탔다고 얘기했고, 심지어 차조차 타지 못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는데, 운전석론을 얘기할 때와 어제 회동에서 말한 것은 천지차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배운 역사 지식에 의하면 조선시대 말기 각국의 열강에 의해 조선이 아무것도 못하고 손 놓고 있는
그러한 구한말 시대가 상상되는 표현”이라며 “대통령이 이렇게 무력화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공조관계를 더 공공이 하는 모습도 보이고, 또 미국에 특사도 보내 미국과의 공조 의미를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부각을 시키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 않고 지금 뭐하고 계시는지, 오찬과 만찬으로 때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5부요인 오찬 회동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이어지는 평화적 통일에 방점을 찍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결코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한반도 주변국 또는 전쟁이 곧 돈으로 직결되는 외부 세력이야 돈벌이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전쟁을 바랄지도
모르겠으나,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가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에 전쟁이 나길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따라서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꽤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작금의 현실은 베를린 구상을 비웃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엄중한 안보위기 상황과 미국과 북한의 직접적인 대결구도
속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없는 한계 및 무력감의 공존이다.
따라서 베를린 구상은 현재의 한반도 현실에 비춰봤을 때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안감이 엄습해 올 정도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결코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이상을 낮추고
현실을 직시해 특전사 출신 대통령답게 다소 강경한 대북정책으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보수정당의 색깔론을 특전사 출신이라는 장점을 부각시켜 정면 돌파한 것처럼 말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강대국 논리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의 혼선만 내비치면서, 현 정부에 우호적이었던 전문가 그룹이나 여권 내부에서도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기야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책임'이 실종된 SNS글로 응수하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대한민국이지만 북미 간 게임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잡겠다던
문 정부는 '운전석'조차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북미 양측을 이끌 문 정부만의 '거절할 수 없는 카드'를 찾지 못한 채 트럼프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 돼 버렸다는 지적이다. 북미의 격한 말싸움 가운데 문 대통령의 '우리의 의지에 반하는 전쟁 반대' 선언도 점차 공허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정부 당시 대북 정책과 무엇이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자조섞인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12일 외교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제재와 대화, 투트랙을 주장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정책 방향이) 제재와 압박으로 갔는데, 대화로 돌아오지 않고 고착돼 버리면 곤란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북미 간 협상 국면 등을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해 추후 '한 번의 대화의 기회'가 왔을 때 북핵 미사일 위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식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화 협상 국면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장관의 노력이 무엇인가"라고 제기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지난달 CBS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가 '대화와 제재' 투트랙 기조 대신 사실상 강경 위주
정책으로 가면서 당초 공언했던 '운전대'를 잃어버렸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등 급선회한 안보정책을 지적하며 "지금 (문재인의) 동명이인이 지금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영상 캡처)
그는 "그 뒤에 우리는 트럼프에 대해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말을 해야 한다. 이런 현실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무기력한' 발언은 외교안보 불안을 더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회의 참석 후 지난 7월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뼈저리게 느껴야 하는 것은 우리
에게 가장 절박한 한반도의 문제인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해결할 힘이 있지 않고, 합의를 끌어낼 힘도 없다는
사실"이라며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5부 요인 초청 오찬을 한 자리에서는 "안보 위기에 대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서도 한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의 말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일견 이해가 가는 말"이라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약자로서의 외교적 위치를 대통령이 나서 인정하면 앞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 역할에 더욱 한계를 긋는 것밖에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을 향한 대화 제의도 사실상 여러번 무시당하며 무색해져 버린 상태여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정세현 전 장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에 대해' 노'(No)라고 말하겠다던 초심을 잊은지 오래인 것 같고
남북관계를 한반도 문제 중심축에 놓고 풀어나가겠다는 것도 잊은 것 같다. 결
국 한반도 운전자론은 외톨이에 불과한 상황이 됐다.
어느 나라 외교를 하는지 알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탄식했다.
[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warmheartedcr@cbs.co.kr
'문재인1번가'에 등장한 안보분야 정책홍보 그림의 일부. 지금은 태극기 그림으로 바뀌었다.
미 전략자산 대거 투입 미 전략폭격기 B-1B가 10일 오후(현지시간)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뒤 밤 10시쯤 동해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위 사진). 미 해군의 공격형 핵잠수함 투산함이 지난 7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고 10일 미 태평양사령부가 밝혔다. 아래 사진은 2016년 4월 진해항에 입항하고 있는 투산함.
연합뉴스
문재인 사진=MBN뉴스 캡처
문재인 대통령 연일 ‘안보 협치’ 행보, 한계도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연휴 이후 연일 ‘안보 협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보위기 상황을 국론 통합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지만 여야의 정치적 계산이 달라 그 한계도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동영(국민의당)·정병국(바른정당)·김두관·이석현(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이 소속 정당이 다른 의원들이 포함된 의원단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을 각오를 하면서도 이들을 면담한 것은
최근 여야 4당 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안보 협치의 일환이다.
정동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의원단은 최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만나 ‘전쟁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정 의원은 “트럼프·김정은의 말폭탄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만 경고하고 있을뿐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마디도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는 여·야·정 국정 협의체를 안보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태국 푸미폰
국왕 장례식에 파견할 조문단에 자유한국당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청와대 정무라인이 추석 연휴 내내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박주선 국회 부의장(국민의당)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단에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 외에도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을 동참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협조가 중요한 안보 사안까지로는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여야 대표 회동에 불참한데 이어 23일부터 단독으로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자체 핵무장 으름장이라도 놓고 오겠다는 입장이다.
보수야당들은 문 대통령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 적폐청산 가속화 등을 비난하며 청와대와 여당의 협치 띄우기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역시 안보 협치를 강조하는 이면에는 보수와 진보의 협공을 받으며 현 정부의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안보 정책 실패의 책임을 혼자 떠안지 않고 공동책임론으로 가져가겠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초 의도한 안보 협치가 온전하게 구현되기 쉽지 않을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현안들로 확대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보 이슈를 통한 협치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선거구제도 개편 등
국민의당, 바른정당도 공감대를 갖고 있는 국내 현안으로 협치 노력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文대통령 ‘안보 무기력’ 自認이 국민 불안 더 키운다
미국과 북한이 모두 제 갈 길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북핵 위기도 나날이 엄중해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절실한 데 실상은 정반대다.
한때 ‘운전자론’까지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안보(安保) 무기력’ 푸념을 되풀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이런 모습은 국민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국제적으로는 국격까지 손상할 수 있다는 점에심각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 수뇌부로부터 군사 옵션이 포함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방안을 보고받은 데
이어 11일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규정했다.
출범 초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 기조가 이젠 ‘필요할 경우 군사 옵션을 통한 해결’ 쪽으로 선회하는 것이다.
내달 초 한·중·일 순방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도 만났다. 1970년대 초 미·중 데탕트를
주도했던 그는 지금도 미·중 담판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핵 폐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남한 정부가 미국과 결별하지 않는 한 남북 대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이미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대남 라인을 전면 배제했다.
북핵 문제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 폐기에 동의하지 않는 한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무력충돌 가능성도 커진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분명히 대비해야 한다.
이런데도 문 대통령은 “현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자인(自認)하는 발언을 했다.
11일 방미 의원단 간담회에선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면 대화의 입구가 될 텐데”라며
아쉬움도 표했다.
일반 국민이라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래선 안 된다.
자칫 북한에 계속 저자세를 보이며 대화를 구걸하는 것으로 비친다.
그러면 북핵 폐기는 불가능하다. 북한 입장은 리용호의 말에 선명하게 정리돼 있다.
이런 국면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고, 한·미 동맹 강화에도 앞장서야 한다.
구성할 때부터 예견됐던 이지만 외교안보팀 역량도 의심 받고 있다. 안보 노선과 역량의 재정비가 급하다.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박근혜 구속 연장이냐 석방이냐..오늘 법원서 '운명의 날' (0) | 2017.10.13 |
|---|---|
| 한중 통화스와프 3년 연장.. 사드 이후 첫 정부간 협정 타결 (0) | 2017.10.13 |
| 이영학, 딸 친구 상대로 엽기적인 사건 전말 (0) | 2017.10.13 |
| 세월호 첫 보고시점 '30분 뒤로' 사후조작 (0) | 2017.10.12 |
| 박찬주 대장, 직권남용 무혐의 처분… "봐주기식 수사 의심" (0) | 2017.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