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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건강관리

회 먹을 때 술 마시면 기생충 죽는다?






게티 이미지 뱅크






회 먹을 때 술 마시면 기생충 죽는다?



인분 비료 쓴 채소, 안 익힌 육류·어패류 통해 감염
건강하면 감염돼도 별 문제 없이 기생충과 공생
구충제로 없애는 건 장내 선충류


감염률 0.01% 이하 굳이 안먹어도 돼
간디스토마는 담도암 발암 물질, 치료받아야
면역력 약한 암 환자는 감염돼지 않게 주의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에서 많은 양의 기생충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

생충은 식품을 통해 잘 감염된다.

홍성태 서울대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인분 비료를 쓴 채소와 잘 익히지 않은 육류·어패류 등을 매개로 기생충에

 감염된다"고 말했다.           





간디스토마의 현미경 사진. [사진 (cc) Sarah J. Wu]


간디스토마의 현미경 사진. [사진 (cc) Sarah J. Wu]          


흔한 기생충 감염은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을 때 걸리는 간디스토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디스토마 감염률은 4.1%다. 간디스토마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담관암 발병 1급 발암물질이다.

일반 구충제로 낫지 않는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어 치료한다.
 민물 게를 날 것으로 먹으면 폐디스토마에, 바다 생선을 날것으로 먹으면 고래 회충에, 익히지 않은 간을 먹으면
개회충·섬모충에 감염될 수 있다. 
         
기생충에 감염되더라도 건강한 사람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또 대부분의 기생충 감염은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
홍 교수는 "기생충에 감염돼 간·폐에 염증이 조금 생겼더라도 별문제 없다"며 "다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한 항암 치료 환자, 영양부족한 사람은 기생충에 감염되면 소화불량·복통·고열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홍 교수는 "동남아시아를 다녀온 뒤 소화불량·복통·고열 등 기생충 의심 증상이 있으면 기생충에 감염됐을 수 있으므로 검사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생충 진단은 기생충별로 다양하다.
 회충·간디스토마처럼 사람의 방광 안에서 알을 낳는 기생충은 대변 검사로, 섬모충·폐디스토마는 피검사로 진단한다. 


          
기생충은 생간이나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으면 잘 감염된다. [중앙포토]


기생충은 생간이나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으면 잘 감염된다.

[중앙포토]     
     



과거에는 구충제를 연례행사처럼 온 가족이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충약을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
홍 교수는 "구충제로 장내 선충류를 없앨 수 있는데 지금은 감염률이 0.01% 이하여서 안 먹어도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예전엔 인분 비료를 써서 회충·편충 감염이 흔했는데 지금은 화학 비료를 써 감염률이 뚝 떨어졌다.
 다만 만 10세 이하 어린이가 있는 집은 요충 감염 위험이 있어 가족이 1년에 한 번 구충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회를 먹을 때 술을 같이 마신다고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는 건 속설이다. [중앙포토]

회를 먹을 때 술을 같이 마신다고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는 건 속설이다.

[중앙포토]        


  


회를 먹을 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같이 마시면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건 속설이다. 홍 교수는 "기생충이
 죽을 정도의 알코올 농도면 사람의 식도도 같이 상한다"고 말했다.

기생충 감염을 예방하려면 ▶자연산 민물고기, 생간, 어패류 등을 날 것으로 먹지 말고 ▶날생선을 손질할 때 쓴

도마·칼은 끓는 물에 소독해 쓰는 게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북한도 아닌데..기생충으로 고민하는 일본 사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목숨을 걸고 탈북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다량의 기생충이 나왔다는 소식입니다.

북한군의 총탄을 맞은 병사의 몸에 서식하고 있던 수백·수천마리의 기생충이 상처 및 수술 부위를 뚫고나올 가능성이 높아 수술경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경제수준이 발달된 사회에선 보기 힘든 기생충 문제가 오랜만에 뉴스로 등장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 사회도 기생충 문제에 대한 고심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사시미’나 ‘스시’ 등 생선을 날로 먹는 식문화 탓에 흔히 ‘고래회충’이라고도 불리는 ‘아니사키스(アニサキス)’

 라는 생선회충 공포가 사회에 적지 않게 퍼져있습니다.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은 학명도 일본어에서 딴 ‘Anisakis’로 새우류와 어류의 소화기관에 주로 서식한다고 합니다. 고등어와 참치, 연어, 오징어, 꽁치 등에 주로 기생하며 해산물이 죽으면 내장에서 근육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충은 길이가 2~3cm에 폭이 0.5~1㎜ 정도로 흰 실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람이 아니사키스가 포함된 생선 등을 잘못 섭취할 경우, 식중독과 심한 복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니사키스가 명치부분 등에 격렬한 통증을 일으키거나 복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선

‘아니사키스 증’이라는 용어까지 있습니다.


올 5월에는 일본 유명 개그우먼인 와타나베 나오미씨 등이 아니사키스 중독에 따른 복통으로 긴급치료를 받는 사태가 발생해 일본 사회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구충제 등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고통이 큰 경우가 적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내시경 등으로 일일이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아니사키스에 의한 일본 내 식중독 피해사례가 2007년 6건에서 2016년 124건으로 증가

했다고 합니다. 10년 사이에 20배가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후생노동성은 2013년부터 식중독 발생 통계에서 ‘아니사키스에 의한 식중독’ 집계를 따로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감염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2005~2011년 기간 동안 33만 명분의 의료비 청구서를 분석해 추정한 결과, 연간 7000여건의 아니사키스 감염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수치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일본 언론들은 최소 연간 1000건의 감염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주로 해산물을 냉동 상태가 아닌 활어나 냉장 상태에서 구입해 날 것으로 섭취하다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올 들어 아니사키스에 대한 일본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날생선 요리를 판매하는 음식점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니사키스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생선가게 입장에서 만든 한 만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11만회 이상 리트윗되기도 했습니다.








후생 노동성은 가열과 냉동을 아니사키스 퇴치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70도 이상에서 가열하거나 영하 20도 이하에서 24시간 이상 냉동할 경우, 기생충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초나 간장에 절이는 식으로는 아니사키스 퇴치가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참고로 미국에선 감염 위험이 높은 생선류의 경우, 영하35도 이하에서 15시간 이상 또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7일

이상 냉동을 권고하고 있고, 유럽연합(EU)에선 영하 35도에서 15시간 또는 영하 20도에서 24시간 이상 냉동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신선한 생선을 선택해 신속하게 내장을 제거할 것 △내장을 생으로 먹지 않을 것 △육안으로 생선살을

확인해 제거할 것 등을 대처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선을 다루는 도마와 칼 등도 내장용과 생선살용으로 나눠 쓸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이던 절대빈곤국이건 기생충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기생충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다면 이미 오래전에 자취를 감췄겠지요. 기생충의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약



특히 봄과 가을에 구충제 복용이 이슈가 되는 것은 이 시기에 기생충 감염률이

높기 때문이다. 봄에는 만물이 소생하면서 기생충의 산란과 활동도

극대화되기 때문이고, 가을에는 여름과 초가을에 날음식과 채소 그리고

 과일을 많이 섭취해서 기생충 감염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먹어? 말어? 여전한 기생충, 궁금한 구충제 복용법




구충제, 아직도 복용해야만 할까?


어린 시절 흙 파서 먹는 놀이를 하고, 상하수도 정비가 덜 되어있어서 초등학교에서 머릿니를 가끔 확인하던 그때와는 다르게 위생관념이나 생활 수준이 달라진 현대사회에서는 구충제를 굳이 안 먹어도 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유기농, 친환경식품(쌈채소 등), 날 음식(육회, 생선회, 생간 등)의 소비가 증가하고, 반려동물과 접촉기회도

 점차 많아지면서 우리는 아직도 기생충에 대해 안심하긴 이르다는 견해가 더 와 닿는다.




△ 구충제 복용 이유


- 유기농 선호도 증가
- 인분을 거름으로 쓰는 중국산 김치 등 수입농산물 소비 증가
- 반려동물과 유기동물 및 그 분비물에 대한 노출 빈도 증가
- 해외여행 증가로 인한 지역 기생충 감염 가능성 증가
- 날생선(회, 사시미), 날고기(육회, 생간, 간천엽 등) 섭취 증가



△ 기생충 감염 주요증상


- 회충: 고열, 호흡곤란 등
- 요충: 심한 항문소양증, 변비, 식욕부진, 불면증 등
- 십이지장충: 현기증, 빈혈, 식욕부진, 붉은 반점 등
- 편충: 식욕부진, 구역질, 설사, 빈혈 등


구충제는 어떻게 기생충을 없앨까? 

 

구충제가 몸에서 대사되면 기생충의 위장관에 미세소관형성을 막아 기생충이 포도당 흡수를 못 하게 만든다.

에너지원을 공급받지 못한 기생충은 굶어서 죽게 되며, 대변에 남는 것 없이 소화액에 의해 녹아 없어진다.

구충제의 전신 흡수 비율은 5% 미만으로 위장관에서 기생충만 박멸한 후 대변으로 배출된다.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편충, 분선충 등에 반응하는 종합구충제에는 알벤다졸 성분과 플루벤다졸 성분이 있다.

식사와 상관없이, 잠들기 전 30분 전에 1회 1정 복용하며, 플루벤다졸은 12개월 이상, 알벤다졸은 24개월 이상

유·소아도 복용할 수 있다.


알벤다졸 구충제에는 대웅 알벤다졸 정 (대웅제약), 보령 알벤다졸 정 (보령제약), 제니텔 정 (테라젠이텍스) 등이 있고, 플루벤다졸 구충제에는 젤콤 정 (종근당) 및 젤콤 현탁액 (소아용 시럽, 종근당), 알콤 정 (일양약품), 훌벤 현탁액

(태극제약) 등이 있다.


대부분 감미제가 함유되어 있어 물과 함께 삼키거나 어린이도 잘 먹을 수 있게끔 씹어 먹을 수도 있다.

단, 임부는 금기이며, 수유부도 가능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요충에 감염된 경우에는 구충제를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 먹어야 하는데, 성충이 죽을 때 항문 주위에 알을 까놓고

죽기 때문에, 그사이 부화한 것까지 모두 없애기 위해 일주일 후 한 번 더 먹어야 한다.

전염성이 강해 요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경우 환자와 환자와 함께 생활한 사람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한다.


△ 구충제 복용법


- 1년에 1~2회,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한다.
- 금기: 임부, 수유부도 가능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간질환자인 경우 의료진과 상의한다.
- 민물고기를 날로 먹어 감염되는 간디스토마의 경우 효과가 없으므로 따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어야 한다.
- 구역, 홍반, 구토, 설사, 두통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 경우 약 복용을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의한다.

 

구충제는 예방약이 아니다


구충제를 먹으면 앞으로 몸에 생길지 모를 기생충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전에 인체로 유입된 기생충과 그것이 알을 낳아 추가된 기생충을 박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강박적인 과용은 금기되며, 복용은 의사나 약사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동물전용 구충제가 따로 있다


사람이 먹는 구충제, 반려동물에도 줘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안 된다.

알벤다졸은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골수억제의 부작용으로 인해서, 플루벤다졸은 절반 정도의 범위만 구충이 되기에

사람에게만 적용되며 반려동물용에는 절대로 적합하지 않다.


참고로 반려동물용 구충제로는 파나쿠어, 드론탈플러스 등이 있으며, 반려동물을 위한 구충제 선택과 복용 등은 수의사나 동물약국 약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파나쿠어(Panacur): 펜벤다졸(Fenbendazole) 성분으로 정제(알약), 산제(가루약)로 되어 있다.

 구충범위가 넓고 제일 안전해서 임신한 반려동물도 복용할 수 있다.


- 드론탈플러스(Drontal Plus): ‘페반텔(Febantel) + 피란텔 파모에이트(Pyrantel pamoate) + 프라지콴텔

(Praziquantel) 성분’ 복합체이다. 구충범위가 넓은 것이 큰 장점이며, 임신기간 전반부에는 사용을 피한다.


<도움말 = 하이닥 복약상담 이영준 (약사)>





광어 가스파초





 
여름철 생선회를 먹거나 회를 뜰 때는 고래회충을 조심하는 게 좋다. [중앙포토]


여름철 생선회를 먹거나 회를 뜰 때는 고래회충을 조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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