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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이국종, 판도라의 상자 열었나?





 

수술 준비를 하고있는 모습.

정용일 기자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를 치료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북한군 오모 씨(24)의 상태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국종, 판도라의 상자 열었나?


이국종 교수, 한국 응급 의료의 열악한 현실 호소


[KNS 뉴스통신 박정민 기자] 이국종 교수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호소하고 나선 이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하루 7만명 이상이 몰려들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소말리아 해적과 싸우다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주인공이다.


당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기 위해 오만에 급파됐던 이 교수는 그를 한국으로 이송할 것을 요청했지만 관계 기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후송비(약 4억 5천만원)를 지불하고 그를 한국으로 이송해 와 살려낸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자 응급의료의 현실을 호소했고 그 결과, 지난 2012년에는 응급의료법인 '이국종법'이 통과된다.

'이국종법'은 전국 거점 지역에 권역 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법이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세바시에 출연해서도 우리나라 현 의료시스템의 상황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40대 이전의 사망원인 1위는 외상인데 외상을 당하면 골든타임 내에 응급처치 및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미국 등 중증외상분야가 잘 발달된 곳에서는 헬기에 의사와 의료장비 다 싣고 현장에 15분만에 나타난다. 하루에 4~5번 헬기가 뜬다"면서 "이에 반해 한국은 이 숫자의 3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쉽게 다치고 쉽게 죽는다"며 "한국 사회는 김영란법 때문에 청탁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군데'하면서 제대로 푸쉬가 되지 않으면 처리가 안된다.

그런 것들이 사회의 불신을 낳는다. 그것은 비참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은 아는 사람을 통해서 푸쉬 들어가고 하는 것이 사회적 포지션을 과시하는 수단"이라며 "그런데 중증외상환자들은 대부분 노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것을 행사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분들은 다치고 길바닥에서 죽어나가도 사회적 문제 여론을 형성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가 이렇다. 불합리한 것을 안 당해 보신 분들을 모를 것이다.

이런 것들이 사회 안정망을 형성하는데 문제가 된다. 이것은 정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헬기장 설치하려고 하면 지역 주민들이 '먼지 날린다'고 반대한다"면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국종 교수는 또 "세월호 사건 때 헬기를 타고 출동했지만 당시에 할 수 있었던 것은 가라앉는 배를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변에 5000억이 넘는 한국 메인 구조 헬기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뜨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이 교수는 "왜 앉아 있기만 하고 뜨질 못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 때는 앉아 있게만 하다가 배 다 가라앉고 나서 헬기 띄워서 강원 소방 파일럿들 순직하게 만들었냐

 (당시 5명 사망). 박 기장이 민가 아닌데서 떨어지려고 끝까지 조종관을 놓지 않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수는 "어떤 이는 나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하는데, 외상외과를 안했다면 나도 몰랐을 것"이라며

 현 시스템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passion@kns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운데)는 지난해 166건의 외상환자 헬기 이송을
했다.

사진=아주대




이국종 교수 “쉬고 싶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


외상센터 지원한다고 해결될 문제 아냐  
같이 일할 외과의사 없고 외상센터는 적자만 누적
최소한의 휴식·적절한 연봉 등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는 외상센터 지원이 필요하다는 대국민 청원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한 소감을 묻는 메디게이트뉴스의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대국민 청원은 30일간 20만명이 넘으면 청와대가 직접 답변을 제시한다.

'외상센터(이국종 교수)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 청원건은 17일에 시작해 일주일만인 24일 오전 9시 현재 16만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교수는 외상센터 지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를 지원하면 특정 병원이 지원금을 받지만 그 속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같이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집에 갈 수 있는 날이 손에 꼽힌다”며 “이들이 힘들어서 그만두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외상센터에 입원한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외상외과 5명 외에 응급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10여명의 의료진과 20여명의 전문간호사로 구성된다.
외상 전담 전문의는 365일 24시간 대기한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이 교수가 밤을 새가면서 여러건의 수술을 맡기도 한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지난해 1년간 외상 환자를 수술한 건수는 2422건이었고 헬기 이송건수는 166건에 달했다. ​

이 교수는 “한 쪽 눈은 망막신경 이상으로 보이지 않고 무릎에 물이 차고 어깨도 부러져 너무 힘들다”라며 “갈수록
체력이 달려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수술건수가 줄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먹고 살기 위해 이 자리에 있지만 하루에도 수차례 외상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면 한국에선 외상센터가 안 된다”고 말했다.
 
외과의사 부족…미국은 외과의사 연봉이 내과의사의 2배
 
이국종 교수가 힘든 이유는 우선 같이 일할 외과 의사들이 없다는 것이다. 
 외상센터에서 주 7일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려면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과 지원율 자체가 낮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2017년 외과 지원율은 0.83대 1(172명 모집에 142명 지원)
이었다. 이는 2016년 0.64대 1(197명 모집에 126명 지원)에서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전공의들은 힘들게 일해도 외과의사의 수입이 다른 진료과와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4년 한국직업정보시스템 재직자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외과의사 연봉은 1억300만원이었고 내과의사 연봉은 8900만원이었다.
 외과의사보다 안과의사(1억1200만원), 피부과 의사(1억1100만원) 등이 더 높았다.

미국 취업사이트 커리어캐스트 조사결과 2015년 기준 미국 외과의사 연봉은 35만2000달러로 내과의사(18만 달러)의
2배가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일이 힘들고 생명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적절한 보상이 뒤따르는 것이다.

외과를 선택하는 전공의도 대부분 암(癌) 등 수술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분야에 몰리고 외상외과에 지원하는 인력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16곳의 권역외상센터에서 외상센터 전문의 인력 기준 20명을 채운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는 사람들이 퇴근한 다음 밤에 긴급한 수술이 시작되는 일이 많다”라며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자는 시대에 외상센터에 지원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시대를 역행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외상센터 전문의 인건비로 1억2000만원을 지원하지만 병원간 노동강도에 따라 체감하는 편차가 컸다.
일부 환자가 저조한 외상센터는 다른 질환을 진료하는데 이 인건비가 보조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병원 외상센터는 연간 수술건수가 10건도 되지 않았다"라며 "그러다 보니 외상센터 의료진이 외상환자에 대비하지 못하고 가벼운 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외상센터 지원이 아니라 충분한 수의 외상외과 전문의를 두고 적절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디게이트뉴스
 
대학병원 순이익률 -0.3%, 이득 되는 곳에만 투자
 
병원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충분한 인력을 뽑거나 그만큼의 처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에 있는 병원은 미국이나 유럽권 병원과 비교하면 직원을 3분의 1 밖에 고용하지 않는다”라며
 “외상센터의 처우가 좋은 것도 아닌 만큼 의사와 간호사들이 너무 힘들어서 계속 그만둔다”고 말했다. 
 
복지부의 2015년 병원경영 분석 자료를 보면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수익 순이익률은 -0.3%에
그쳤다. 이들 병원은 장례식장이나 임대사업 등의 부대사업으로 순이익률을 겨우 1~2% 정도로 끌어올고 있었다. 
 
특히 외과는 원가 이하의 의료수가를 가지고 있어 병원이 투자하기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제2차 상대가치 추진계획을 통해 수술의 원가보상률을 76%에서 90%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수술 수가인상은 3027억원을 투입해 올해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 수가는 다른 진료과에 분산되는 만큼 외상센터에 체감되는 효과는 미미하다고 했다.

복지부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상센터에 투자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이후 전국 16곳의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했다.
이중 현재 9곳이 운영하고 있다.

특정 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면 시설·장비 구매비로 복지부로부터 80억원을 받고 연차별 운영비로 7억~27억원을 지원 받는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가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도 병원에선 찬밥 신세라고 했다.
이 교수는 "암 수술을 하는 외과는 외상외과보다 수술 인센티브가 10배 이상 많다”며 “병원의 인센티브 시스템만 봐도 생사(生死)를 가르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대한 고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수술실.

정용일 기자



  
인력 키우기 어려운 구조…수련기관 2곳 환경 열악 
 
외상센터의 운영 효과는 눈으로 증명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증 환자가 응급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전국 평균 6.7시간이지만 권역외상센터는 1.5시간에 그쳤다.

환자 도착과 동시에 전문의 진료가 시작되는 시스템 대기시간은 0시간이었다.
 외상센터에 온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보낸 일도 한 건도 없었다.

아주대병원은 "권역외상센터 설립 당시 중증외상 예방가능 사망률을 2010년 35.2%에서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1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라며 "개소 이후 현재까지 예방가능 사망률 9.0%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 교수는 사람을 키워내지 못하는 외상센터의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했다.
 당초 정부는 4000억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적인 외상센터 3~4곳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여기서 외상외과
세부전문의도 키우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산이 반으로 줄어들고 전국 센터에 지원금이 쪼개졌다.
 이 교수는 "병원은 외상외과 전문의 채용 자체에 허덕이고 외상센터 전문인력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는 외상외과 세부전문의 배출을 위해 외상 수련센터 2곳을 지정해 매년 9~10억원을 지원한다.
여기서 수련을 마친 외상외과 전담전문의는 권역외상센터로 배치된다. 

복지위 김상희 의원은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고난이도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수련하는 수련병원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현재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2곳의 외상수련병원은 1년 동안 중증외상환자를 각각 170명, 130명을
 진료한 것이 전부이며 여기서 일하는 의사는 제대로 수련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국종 아주대학병원 교수(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장). 수원/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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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학병원 교수(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장).

  
진료비 삭감 또 삭감…연간 적자 10억원의 성적표
 
외과의사의 사명감으로 일하더라도 삭감이 되는 것도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교수는 “병원에서 유명해졌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지만 정작 병원에는 연간 10억원이 넘는 적자를 안긴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아주대 교수회 소식지 '탁류청론'에 낸 기고문을 통해 삭감에 대해 자세하게 썼다.

복지부는 의료 행위나 약제에 대해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급여 기준을 정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병원이 그 기준을 따르는지 확인한다. 이 교수는 "심평원은 보험 기준에 맞춰 진료가 됐는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라며 “사경을 헤매는 환자의 필수적인 치료를 줄일 수 없었지만 매번 심평원의 삭감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원칙대로 환자를 처치했고 써야 할 약품과 기기를 썼다. 수술은 필요한 만큼 했다.
 숨이 끊기고 쓰러지는 환자를 막으려고 애썼다”라며 “중증 외상환자들은 계약직이나 하청 노동자들이었고 심평원의
 심사 기준을 초과한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본인은)교수별 진료실적에 기반을 둔 ABC 원가분석에서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며
“매출액 대비 1~2% 수익규모만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사립대병원에서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상외과의 필요성을 말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여간 “한국에서는 외상을 하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또 말했다. 그
는 “외상센터 의사가 사명감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시스템으로 외상센터의 적자를 보전해야 한다”라며
“외상센터에 충분한 의사를 고용하면서 전담의사를 키워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취지는 이렇게 쓰여있다. “형편없는 의료수가 문제가 수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만으로 문제점이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대생들은 어쩔 수 없이 사명감과 경제력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외상센터 의사들이 환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에 한 번은 잠을 잘 수 있게, 최소한의 보편적인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청합니다.”


저작권자© 메디게이트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연합뉴스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2010년 이국종 교수의 모습.

정용일 기자.




중증외상환자에 '미친' 이국종의 일과를 쫓다 
 
 

중증외상환자에 '미친' 이국종 10㎡ 방 안에는 다리미·군화·햇반…

"헬기 응급 출동 요청이 들어왔습니다"(간호사) 

"어디예요.서두르세요."(이국종 센터장)

 
21일 저녁 7시 30분 기자는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인터뷰하던 중이었다.
 인터뷰 도중 도시락을 먹으려는 순간 비상 호출이 왔다.
 서해안고속도로 9중 추돌사고 환자가 있는 충남 서산의 병원으로 가야 했다.

이 센터장은 안전모를 쓰고 항공 점퍼를 입었다.
등에는 'flight surgeon'(항공 수술 의사)이라고 씌어 있다.
오른쪽 어깨에는 미군 더스트오프, 오른쪽에는 경기소방본부 마크가 붙었다.

두 곳과 같이 일할 때가 많은데, 쉽게 식별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장은 15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동대문시장에서 점퍼를 1만2000원에 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수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5층에 위치한 이국종 센터장의 사무실. 비행할 때 입는 항공 점퍼와 의사 가운, 코트 등이 옷걸이에 걸려 있다. 신성식 기자



수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5층에 위치한 이국종 센터장의 사무실.

비행할 때 입는 항공 점퍼와 의사 가운, 코트 등이 옷걸이에 걸려 있다.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이 헬기를 탈 때 착용하는 헬멧.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이 헬기를 탈 때 착용하는 헬멧.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비행할 때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군화를 신는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비행할 때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군화를 신는다.


 신성식 기자




 의료진을 독촉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향했다. 군화 줄을 조였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군화를 신는다. 발목과 다리를 보호하고 바지 단이 감겨서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장은 "헬기가 흔들릴 때마다 찍히고 피부 찰과상이 생긴다"고 말한다.   



 
     
아주대병원 본관 옥상의 헬기 착륙장에서 환자를 데리러 갈 헬기를 기다리는 이국종 교수. 신성식 기자



아주대병원 본관 옥상의 헬기 착륙장에서 환자를 데리러 갈 헬기를 기다리는 이국종 교수.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정확히 45분 후 두 명의 교통사고 환자를 외상센터로 이송해왔다.
소생실에서 응급처리를 한 후 수술이 진행됐다.
 그는 "헬기가 아니면 이렇게 빨리 대처할 수 없다"며 "경기 소방헬기는 이렇게 밤에 잘 협조한다.

닥터헬기(의료 전용 헬기)는 왜 밤에 안 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자와 이 센터장은 9시가 넘어서야 도시락을 먹었다. 식은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었다.  



 
이국종 센터장의 연구실 책장. 트라우마(중증외상) 관련 전공 서적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의 연구실 책장. 트라우마(중증외상) 관련 전공 서적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신성식 기자






[출처: 중앙일보]




이국종 센터장이 직접 옷을 다림질할 때 쓰는 다리미대와 다리미.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이 직접 옷을 다림질할 때 쓰는 다리미대와 다리미.


신성식 기자




연구실 책장 뒤에는 집에 가지 못하는 이 센터장이 잠을 청하는 침대가 놓여 있다. 신성식 기자


연구실 책장 뒤에는 집에 가지 못하는 이 센터장이 잠을 청하는 침대가 놓여 있다.


신성식 기자





일과 생활의 흔적이 뒤섞여 있는 이 센터장의 연구실. 신성식 기자




일과 생활의 흔적이 뒤섞여 있는 이 센터장의 연구실.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이 연구실에서 먹을 것을 보관하는 냉장고. 오래된 냉장고지만 문제 없이 작동된다.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이 연구실에서 먹을 것을 보관하는 냉장고. 오래된 냉장고지만 문제 없이 작동된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잘 웃지 않는다. 농담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웃었다.
23일 밤 10시 전화기 넘어 이 센터장이 크게 웃었다.
북한 병사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이 센터장을 볼 때마다 웃는다고 한다.
진료하러 갈 때마다 웃으면서 반갑게 대한다. 이 센터장은 "보람 있다"며 웃었다. 
 
 이 센터장이 웃은 이유는 또 있다. 북한 병사는 23일 처음으로 묽은 미음을 먹기 시작했다.
이날 세 끼를 먹었다. 그동안 물만 마셨다.

수술 받은 지 열흘 만이다.
 24일까지 묽은 미음을 먹고 장폐색(장이 막히는 증세)이 생기지 않고 방귀가 잘 나오면 좀 진한 미음을 먹게 된다.
그다음에는 죽을 먹게 된다. 
 
 북한 병사는 두 개(영화·오락) TV 채널만 본다. 23일에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씨가 나오는 예능 프로를 봤다.
 이 센터장이 "영화를 왜 안 보냐"고 물었더니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있다"고 답했다.
이 센터장은 23일에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 센터장의 공간에는 없는 게 없다.
10㎡(약 3평) 크기의 방에 가장 눈에 띄는 게 다리미다.
이 센터장은 거의 집에 가지 않는다.

와이셔츠·가운 등을 화장실에 설치한 소형세탁기에서 빨아서 건조대에서 말려 직접 다려 입는다.
책장 뒤편 창 쪽에 간이침대가 있다. 이 센터장은 "여기서 잘 만해요"라고 말한다.
겨울에는 창문 외풍이 심해서 추울 것처럼 보이는 데도 별문제 없다는 투다. 

응급 출동용 안전모는 옷걸이에 거꾸로 걸려 있다.
 이 센터장은 "이렇게 걸어야 땀이 밑으로 빠진다"고 설명한다.
음악을 좋아해서 오디오를 사뒀는데, 2년간 연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락 음악 매니아로 알려졌다. 음악을 좋아해 오디오를 사무실에 마련해뒀지만 2년간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락 음악 매니아로 알려졌다. 음악을 좋아해 오디오를 사무실에 마련해뒀지만 2년간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테이블 밑 신발장에 놓인 수술 신발에 '외과 이국종'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다. 신성식 기자



테이블 밑 신발장에 놓인 수술 신발에 '외과 이국종'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다.


신성식 기자



 

10년 넘은 듯한 대우 탱크 소형 냉장고가 눈에 띈다. 작동하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문제없다"고 말한다.
의자 뒤에 군화 두 켤레, 운동화·슬리퍼가, 테이블 밑에는 구두 여러 켤레와 수술방용 신발이 놓여 있다. 수술 신발에는 '외과 이국종'이라고 크게 쓰여 있다. 포장을 뜯지도 않은 전자레인지 오픈 선반, 비타민C, 구강염증 방지용 약품 등이 눈에 들어온다.

그 옆에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인질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찍은 사진이 있다.  



 
     
이 센터장의 연구실 옆 행정실에 위치한 간이주방. 이 센터장을 비롯한 센터 직원들은 이 곳에서 밥을 해결할 때가 많다. [사진 김지영 매니저]



이 센터장의 연구실 옆 행정실에 위치한 간이주방. 이 센터장을 비롯한 센터 직원들은 이 곳에서 밥을 해결할 때가 많다.



 [사진 김지영 매니저]




간이주방 한 켠에 즉석밥인 햇반이 잔뜩 쌓여 있다. [사진 김지영 매니저]


간이주방 한 켠에 즉석밥인 햇반이 잔뜩 쌓여 있다.


[사진 김지영 매니저]





이 센터장과 센터 직원들은 화장실에 놓인 미니 세탁기로 빨래를 해결한다. [사진 김지영 매니저]


이 센터장과 센터 직원들은 화장실에 놓인 미니 세탁기로 빨래를 해결한다.


[사진 김지영 매니저]




 이 센터장 연구실 옆 행정실에 간이주방 시설이 있다.
햇반·빵 같은 먹거리가 쌓여 있다. 
싱크대·전자레인지·냉장고 등의 주방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 센터장은 여기에서 밥을 해결할 때가 많다.
 15일 1차 인터뷰 때 10시 넘어서 햇반으로 저녁을 해결했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군과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이국종 센터장에게 지난달 '좋은 이웃상'을 수여했다.신성식 기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군과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이국종 센터장에게 지난달 '좋은 이웃상'을 수여했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메디컬센터에서 외상외과 트레이닝을 받았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미국 것을 참고해서 만들었다. 본관 옥상 헬기장도 그걸 참고했다.
 미군과 협력관계를 잘 유지한다. 지난달 19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한테 '좋은 이웃 상'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센터장은 석 선장 치료를 계기로 해군과 가까워졌다.
 올4월 해군참모총장에게서 명예해군 소령 임명장을 받았다.
그의 연구실에 해군 장교 정복을 입은 사진이 여러 개 걸려있다.

 'Navy(해군)'를 새긴 모자가 여러 개 연구실에 걸려 있다.
이 센터장은 "명예해군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해군이 선물한 '지휘봉'도 비치돼 있다. 


 
     
이국종 센터장이 해군에서 선물한 지휘봉을 꺼내 보여주고 있다. 신성식 기자



이국종 센터장이 해군에서 선물한 지휘봉을 꺼내 보여주고 있다.


신성식 기자






대한민국 해군 제5성분전단장 김종삼 준장이 이국종 센터장에게 선물한 지휘봉. 신성식 기자



대한민국 해군 제5성분전단장 김종삼 준장이 이국종 센터장에게 선물한 지휘봉.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 연구실 한 켠에 비타민C가 놓여 있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 연구실 한 켠에 비타민C가 놓여 있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구강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글을 쌓아놓고 쓴다. 오른쪽에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신성식 기자



이 센터장은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구강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글을 쌓아놓고 쓴다. 오른쪽에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신성식 기자





센터장은 21일 밤 석 선장과 통화했다. 

 "선장님이 저를 한 달 반 괴롭히셨어요. 이번 환자(북한 귀순 병사)는 '껌'이죠."

 석 선장보다 북한 병사를 치료하기 훨씬 쉽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선을 넘을 뻔한 귀순 병사를 '쉬운 환자'라고 표현하는 걸 보고는 '이국종답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의사들이 ‘별거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한다’고 난리가 났어요.

선장님의 배 총구멍 사진을 공개해도 될까요.

환자 개인 정보(귀순 병사를 지칭) 공개한다고 비판하네요.


 합참이랑 상의해서 하는 건데도 그래요. 머리 아파 죽겠어요.

 북한 애(귀순 병사)가 좋아져서 다행입니다. 선장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어요.

잘 처리할게요. 끝나면 한 번 내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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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1차 인터뷰에서 "왜 집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센터장은 "제가 봐야 할 환자가 많아요. 북한 병사 말고도 돌봐야 할 외상센터 환자가 150명이나 돼요"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매일 나와 함께 일하는 300명의 동료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안 그러면 하루도 못 버틴다”고 말한다. 그는 15일 밤 기자와 병실을 돌면서 간호사들에게 "기자님께 얼마나 힘든지 말 좀 해줘요"라며 간호사들을 챙겼다. 
 
김지영 외상프로그램 매니저, 송서영 외상전담PA, 송미경 외상전담PA, 라울 코임브라 UC 샌디에이고 중증외상센터장, 이미화 외상전담PA, 김윤지 외상전담PA, 권준식 외상외과 교수, 문종환 외상외과 교수, 김은미 외상전담PA, 허요 외상외과 교수(왼쪽부터). 장진영 기자

김지영 외상프로그램 매니저, 송서영 외상전담PA, 송미경 외상전담PA, 라울 코임브라 UC 샌디에이고 중증외상센터장, 이미화 외상전담PA, 김윤지 외상전담PA, 권준식 외상외과 교수, 문종환 외상외과 교수, 김은미 외상전담PA, 허요 외상외과 교수(왼쪽부터). 장진영 기자

귀순 북한 병사 살린 이국종 교수, 다시 주목받다
 이 센터장 옆에는 이번에 북한 병사 1, 2차 수술에 참여한 교수진과 간호사 등의 300여명의 동료가 있다. 교수진은 외상외과 문종환·권준식·허요·이호준·정승우 전문의, 정형외과 김태훈·최완선 전문의, 마취통증의학과 이인경·황지훈 전문의 등이다. 간호사는 김지영 외상프로그램매니저를 비롯해 200여명 근무한다. 

DA 300


 
수원=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백수진 기자 sssh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중증외상환자에 '미친' 이국종 10㎡ 방 안에는 다리미·군화·햇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