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국회부의장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법안 가결을 선포,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대근기자
국회 개헌특위가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형태(권력구조) 문제를 토론하고 있다.
의원 1명당 보좌진 9명 .. "국회엔 세금 7억 쓰는 회사 300개"
미국·영국·일본 등 6개국 비교하니
보좌진 지원액 미국 다음 많은데
세비 2.6% 올리고 8급 1명 늘려
입법 효율성·신뢰도는 6개국 꼴찌
"체질 안 바꾸면 행정부 견제 못해"
의원 특권 언제까지<상> 여의도 정가에는 “국회 의원회관에 가면 세금 지원을 받는 300개(의원 수)의 작은 회사가
몰려 있다”는 말이 있다.
1억원이 훌쩍 넘는 연봉을 받으며 개인 사무실을 포함해 매년 수억원을 지원받고, 9명의 보좌진을 거느리고 있는 국회의원은 작은 기업에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세비를 2.6% 인상하고, 보좌 인력을 한 명 늘렸다.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어느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을까.
국회의사당.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https://t1.daumcdn.net/news/201712/08/joongang/20171208023053790vvcz.jpg)
◆보좌진 지원 유럽 선진국 앞서=국회도서관이 2016년 발간한 『국회의원직 한눈에 보기』에 수록된 보좌진 급여표 등에 따르면 한국 국회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과 비교할때 의원 보좌진 지원 액수면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였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한국 국회는 의원 1인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 ▶계약직 인턴 2명 등 총 9명을 둘 수 있다.
이들의 지난해 기준 연간 보수(급여+상여금)는 4급 7750만9960원, 5급 6805만5840원, 6급 4721만7440원, 7급
4075만9960원, 9급 3140만5800원. 지난해 기준으로 의원 1인당 보좌진 9명(인턴 2명 포함)의 급여 합계는 4억4000만원가량이었다.
반면에 영국 하원은 14만7000파운드(약 2억1400여만원, 런던 지역구 기준), 독일 의회는 23만8956유로(3억700여만원), 프랑스 하원은 11만4048유로(1억4600여만원)로 나타났다.
국비로 의원 한 명당 3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는 일본도 1753만6800엔(1억7000여만원)이었다.
미국(하원 94만4671달러, 10억3000 만원)을 제외하면 한국이 일본이나 유럽 강국 을 앞섰다. 이번에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을 바꿔 내년부터 인턴을 2명에서 한 명으로 줄이는 대신 8급 비서를 1명 증원하면서 보좌진 지원 액수는 더 늘게 됐다.
◆의원 한 명에게 연 7억원 국고 지원=세비도 높은 수준이다.
세비는 수당과 상여금, 여비로 구성된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1인당 1억3796만원. 매달 1149만원꼴이다.
이번에 세비를 2.6% 인상하면서 한국 국회의원의 내년 연봉은 올해보다 200여만원이 많은 약 1억4000만원이 된다.
한국 의원들이 받는 월 급여(1149만원)는 수치상으론 미국(1582만원), 일본(1255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며 영국
(912만원), 프랑스(914만원)보다는 높다.
그러나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015년 발표했던 ‘정부 경쟁력 2015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보수 수준을 1인당 GDP로 환산했을 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 의원들에겐 세비 말고도 예산으로 지원하는 돈이 또 있다.
‘의정활동 지원 경비’가 지난해 1인당 9251만원(월 770만원)이었다.
매달 15일이면 사무실 운영비(50만원), 차량 유지비(35만8000원), 차량 유류대(110만원)가 나온다.
정책자료 발간비(108만3330원), 입법 및 정책 개발비(186만4500원), 공무수행 출장비(37만5830원), 정책자료 발송료(38만1510원) 등도 신청할 수 있다.
세비와 지원 경비를 합치면 의원 본인에게 지급되는 금액만 지난해 약 2억3048만원이다.
여기에 보좌진 지원금 4억4000만원을 더하면 6억7000여만원이 된다.
새로 늘어난 8급 비서 인건비를 감안하면 내년에 의원 한 명에게 국고에서 지원하는 예산 규모는 7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국회 전체로는 2100억원가량이다.
의원들은 정치후원금도 모금할 수 있다.
후원금 한도는 연간 1억5000만원이지만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으로 늘어난다.
의원들을 가리켜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효율성과 정치인 신뢰는 꼴등=기업의 매출이 높으면 금융비용을 갚고 나도 이익이 남는다.
국회의 생산성이 높으면 세금 지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국회는 만성 적자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각국의 제도·산업·인적자원 경쟁력을 분석한 ‘국제정보통신보고서 2016’에 따르면 ‘입법기구 효율성’에서 한국은 139개 국가 중 99위였다.
WEF가 전 세계 경영인 1만4000여 명을 설문조사한 항목 중 ‘입법 과정이 얼마나 효율적인가’에 대한 응답 결과였다. 보좌진 인력 비교 대상으로 삼은 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6개국 중에선 최하위였다.
WEF가 올해 펴낸 ‘국제경쟁력지수 2017-2018’ 보고서의 ‘정치인 신뢰’ 항목에선 137개국 중 90위였다.
순위는 ‘정치인들의 윤리 기준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각국 경영인의 응답 결과로 정했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인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해소하려면 입법부의 권한 강화가 불가피하다”며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 요구까지 힘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채병건·김록환 기자 mfemc@joongang.co.kr

국회의원 보좌진 늘리더니 급여도 인상...증원 반대 의원 28명은 누구?
영역에 삽입하시기 바랍니다. -->
여 야가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를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얼마 전엔 보좌진을 늘리는 밥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자신들의 급여까지 인상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3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의원 세비에 포함되는 일반수당을 2.6%(내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 올리기로 했다.
국회의원 1인당 급여는 월평균 1149만원(연 1억3796만원) 세비를 받았다.
이 중 기본급 개념의 일반수당이 1인당 월평균 646만원에서 내년 663만원으로 오른다.
이는 국회 사무처 인건비의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국회의원 수당에도 적용된 것이다.
말바꾸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20대 국회 4년간 세비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했고 더불어민주당도 동조했다.
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는 진통을 겪으면서 세비 인상에는 이견 없이 추진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운영위 예결소위원장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국회의원 세비만 따로 심사하는 과정이
없다 보니 예결소위원들이나 운영위원들도 이를 의식하지 못했다”며 “운영위 심사 과정에서 의원 세비에 대한 검토
보고서나 의견이 한 번이라도 거론됐다면 신중하게 검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은 비판 일색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적폐라는 원색적 비난부터 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보좌진 수를 의원 1인당 7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국회의원 수당법이 통과됐다.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이며, 이번 법 개정으로 300명이 증원됐다.
의안정보시스템 표결 현황에 따르면 보좌진 증원에 찬성한 의원은 150명이며, 반대 28명, 기권 40명이다.
반대한 의원은 김무성 김상훈 김석기 김영우 김중로 박대출 박성중 박인숙 서형수 송영길 신용현 안민석 오신환 오제세 유민봉 유성엽 유승민 유의동 이상민 이언주 이은권 전희경 정양석 정종섭 최경환(국) 최운열 함진규 홍영표 의원
등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30일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무실에서 새해 예산안 법정기한 내 처리를 위한 ‘2+2+2’
회동을 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보좌진 늘리더니… 의원세비도 2.6% ‘슬쩍 인상’
여야, 11월 3일 예결소위서 합의… “사무처가 정부기준 맞춰 반영” 해명
예산안은 이견… 자동부의 하루 연기… ‘1일 0시’→ ‘2일 정오’로 조정 합의
내년부터 국회의원 보좌진을 7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최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던 국회가 국회의원 세비를
인상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는 지난달 3일 의원 세비 중 일반수당을 내년에 공무원 보수 인상률(2.6%)만큼 올리기로 했다.
현재 국회의원의 월평균 세비 1149만 원 중 일반수당은 646만 원이다.
이 수당이 663만 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관련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 1인당 1억4000만 원인 연봉의 추가 인상을 위해 매년 6억여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지난해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 내내 세비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사실상
동의했다.
논란이 일자 운영위 예결소위원장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세비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여야가 담합하거나 묵인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의도를 갖고 통과시킨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국회의원 세비만 따로 심사하는 과정이 없어 의식하지 못했고 국회 사무처가 정부 지침에 따라 공무원 급여 인상률을 국회 소속 공무원들(국회의원 포함)에게도 자동 반영하며 발생한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30일 내년도 예산안의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을 12월 1일 0시에서 법정처리 시한인 2일 정오까지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예산안 자동 부의 시점을 여야 합의로 늦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등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3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국회는 지난 24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8급 보좌진을 증원하는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국회의원 8급 보좌진 충원 논란, 다르게 보면 어떨까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지난 24일 청년계에 한 가지 희소식이 생겼다. 바로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원의 보좌진 중 8급 비서 1명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개정안은 국회사무처가 국회 인턴비서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열악한 노동 조건에 시달리던 국회 인턴비서들은 최근 실직 기로에 서기도 했다. <더팩트>는 지난 7일
<국회 '열정페이' 해결책이 대량 해고?…올해 84명 인턴 '실직' 위기>를 보도했다.
당시 보도를 보면 국회사무처는 국회 인턴비서들의 처우개선책으로 '2년 이상 재직 금지' 규정을 작년 말 신설했다.
그러나 이 규정으로 인해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인턴비서 84명이 올해 말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 내년 말 기준으로는
217명이 해당된다. 즉 행정편의주의적 대안이던 것이다.
특히 가슴 아팠던 부분은 국회 인턴비서 대부분이 '2년 이상 재직 금지'라는 독소조항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 국회에
발을 디뎠다는 점이다.
게다가 국회의원 보좌진 특성상 의원실 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한 '승진의 기회'가 없다.
다수의 인턴비서는 2년 이상 경력을 의원실에서 쌓은 베테랑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 베테랑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나온 대안이 국회의원 보좌진 8급 비서 신설이다.
안쓰럽게도 인턴비서들은 실직기로에서 한발 물러났지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없다. 다수 언론과 여론으로 하여금
악평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이 그렇다.
국회의원 보좌진 8급 비서 신설을 조금만 틀어서 보면 어떨까. 여야는 이번 8급 비서 신설은 현재 국회의원실 인턴
비서 중에서 채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즉 인턴 한 명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리는, '인턴' 아닌 인턴비서들에게 불합리한 처우를 바로 잡아준 것이다.
이렇듯 8급 비서 신설은 우리사회 고질병인 청년실업을 타개할 백신의 일환은 아닐까.


더불어민주당 TK특위 국회의원 보좌관 간담회
국회의원 보좌관의 역할
국회 의원회관에는 300개의 정치 벤처기업이 있다.
각 의원실이 하나의 입법기관이고 이곳에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시작된다.
정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은 국회의원 혼자만의 힘으론 부족하다.
그래서 각 분야별로 자료 조사, 질의서 작성, 법률안 작성, 입법정책과제 개발 등 다양한 역할의 보좌진들이 존재한다. 의원들은 좋은 보좌진을 만나면 의정활동의 반은 성공하고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우수의원의 공신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20여 일 남짓한 국정감사를 위해 의원실은 봄부터 준비를 한다.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 의원회관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불을 훤히 밝힌 채 자료 수집에 한창이다.
열 평 남짓한 의원실에서 먹고 자는 것은 물론으로 흡사 고시원 생활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들은 주로 지난해 국감자료 분석을 먼저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국감도 마찬가지. 피감기관들이 지난해 감사위원으로부터 어떤 지적을 받았는지만
잘 살펴봐도 올해 국감준비의 절반은 끝낸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여 년이 넘는 기간을 거치면서 정부 또한 국회의 요구를 피해가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갈수록 자료 제출 시기가 늦어지고 자료의 양도 빈약하기 그지없기 때문에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보좌진의 역할 중 하나이다.
국정감사와 관련한 제보는 보통 국정감사 기간에 가장 많이 들어온다.
언론을 통한 이슈화가 이뤄져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의원회관 의원실을 들여다보면 수능을 앞둔 고3 교실의 풍경이 연상된다.
지옥의 전쟁(국정감사) 기간이 지나면 해마다 시민단체는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선정해 발표한다.
국정감사의 내막을 알고 있는 기자의 시선으로 보면 우수의원 선정의 영광 가운데 7할의 공은 우수 보좌진들에게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만난 대부분의 보좌진들은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보좌진은 그림자이기 때문에 본인의 성과를 남기지 않는다"고 말을 아낀다.
보좌진은 종합예술인
보좌진의 역할은 다양하다.
아예 업무 범위가 없다고 보면 된다.
일반 회사 같으면 각 부서마다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고, 또 그 안에서도 과장, 대리, 사원, 이렇게 직급별로
할 일이 정해져 있지만 보좌진은 그렇지 않다.
크게는 모시는 의원을 보좌해야 하고, 의원실의 10여 명도 채 안 되는 비서, 인턴을 챙기는 일도 보좌진의 몫이다.
회기 중에는 질의 준비를 해야 하고, 법안 심의 준비도 해야 한다.
그 외에도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후원회'를 잘 관리해야 한다. 후원회 회원들에게 적정한 명분과 타이밍에 맞춰 효율적인 모금을 해야 하고, 모인 정치자금 또한 각종 규정에 저촉되지 않고 편안하게 집행되도록 체크해야 한다.
의정보고서를 만들고, 연말이 되면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발행해야 한다.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기자들과도 수시로 소통해야 한다.
1년에 몇 번의 정책 토론회를 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고 참석자를 섭외해서, 행사 당일에는 성황리에 행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간혹 언론사 정치부로 직접 전화를 걸어 취재 의뢰를 하기도 한다.
국회방송 보도팀에 걸려오는 전화도 3분의 2가 의원실 행사 취재 요청인데, 간혹 상임위원회가 몰려 취재 나갈 기자
가 부족하다고 거절할 때는 수화기 너머로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린다.
"저희 의원님께서 이번 토론회에 기대가 크신데요.
잠깐이라도 나와서 스케치해주실 수 없나요? 행사장에 국회방송 로고 붙인 카메라가 왔다 갔다 해야 내빈들 보기도
부끄럽지 않죠." 그리고 토론회 결과물로 의원 대표 발의 법률 개정안을 만들어낸다.
적어도 연말에 한 언론사에서 의원별 법안 발의 숫자를 공개할 때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큰일은 민원이다. 대개 의원실에 오는 민원들은 악성민원들이 많다.
이리저리 뛰어다닐 만큼 다니다가 '혹시나 국회의원이니까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있겠지' 해서 오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가끔 이익단체, 혹은 영리적인 목적에 민원을 이용하려는 기대치가 큰 분들이 오기도 한다.
진지하게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고 적어도 해결하려는 의지 정도는 보여줘야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다.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 또한 공천심사에 반영되니 말이다.
갑도 을도 아닌 그냥 보좌진
장면1.
연립주택에 학부모들이 놀러왔다.브랜드 아파트도 아니고, 집도 크지 않아 약간은 시큰둥하던 엄마들이 그 집에 걸려 있던 시계를 보고 태도가 확 바뀌었단다.
그 시계에는 '대한민국 국회'라고 적혀 있었다.
장면2.
"형님, 혹시 딸이 나중에 직업이 보좌관인 남자친구를 신랑감으로 데려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반대지."
보좌진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후배 보좌진에게 신망이 있는,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한 보좌관과의 대화이다.
우리 사회는 국회의원 보좌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마도 180도 다른 두 장면 모두가 정답일 수 있겠다.
보좌진을 '권력'과 동일시하는 사회의 일반적 인식과, 고용불안으로 '파리 목숨'에 비유되는 보좌진에 대한 내부 인식 말이다. 겉으로 보좌진은 화려해 보인다.
때론 국회의원을 대신하고, 많은 정보를 접하며, 특히 정부와의 관계에서 절대 '갑'의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소위 배지들이 의정활동의 진검승부를 펼치는 국정감사가 끝나면, 말없이 국회를 떠나는 보좌관, 비서관들이 생긴다.
의정활동 평가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고. 또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과 생각이 다르면 바로 보따리를 싸는 경우도 생긴다. 모 의원실은 18대 국회에서 20개월 동안 무려 27명의 보좌관이 교체됐다.
물론 모든 국회의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보좌관을 '가방모찌' 정도로 생각하는 인식이 여전한 탓이다.
또 보좌관 임명권은 엄연히 국회의장에게 있지만 형식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국회의원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관행 탓도 있다. 보좌진 선발은 그저 의원 재량이다.
한 비서관은 보좌관이 단순한 직업의 개념을 넘어 사명감이 없으면 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변에 후배, 가족이 보좌진을 꿈꾼다면 추천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본인도 15년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냈지만 "괜찮은 직업이니 한번 해보라"고 권하기는 망설여진다고 한다.
흔히 보좌진은 '아플 권리도 없다'고 한다.
새벽같이 출근해 사무실의 잡다한 일부터 시작해야 하고 회기 중에는 자료 조사, 질의서 작성에 밤을 새기 일쑤이니, 보좌진의 자질은 눈치, 작문 실력, 법률 상식 같은 것이 아니라 '강인한 체력'이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피곤이 몰려와도 '지금 내 손으로 쓴 질의서에 예산 수십억 원이 왔다 갔다 한다' '정부 정책을 바꿀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내가 한발 떨어진 위치에서 의원 보좌진들을 지켜본 결과 보좌진은 권력도, 가방모찌도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력을 추구해 화를 부르고, 가방모찌로 전락하면 국민의 억울한 목소리보다 배지의 민원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2011년 10·26 재보선 당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가한 사건, 기업체로부터의 금품수수 및 전당대회
돈 봉투 전달 사건 등 흉흉한 정치·사회면 기사들의 중심에는 국회의원 보좌진이 있었다.
보좌진이 국민의 목소리를 법과 정책에 담아내는 '갑'의 지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갑을관계의 허상을 깨달은 현명한 보좌관들은 갑도 을도 아닌 '그냥 보좌진'이라고 말한다.

.jpg)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국회 의원회관 [연합뉴스]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키히토 일왕, 2019년 4월30일 퇴위...나루히토 왕세자 5월1일 즉위 (0) | 2017.12.08 |
|---|---|
| 서울권 대학 ‘기숙사 신축’ 문제…갈등 아닌 공감으로 해결해야 (0) | 2017.12.08 |
| 영토·민족·종교 '엉킨 실타래' 예루살렘은 누구의 땅인가 (0) | 2017.12.07 |
| 파리바게뜨, '합작법인 동의' 제빵사 근로계약 체결 시작 (0) | 2017.12.07 |
| 국회 찾은 이국종 “이국종 꿈? 이뤄지긴 뭐가 이뤄져” (0) | 2017.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