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에서 폐막한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9일 평양 인근의 평성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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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이 7일 광명성 4호를 발사하고 11일 발사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2016.02.13.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
◇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 발표 뒤 장성택 제거…권력기반 공고화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2013년 3월31일 발표)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였다.
김정일 집권기는 군의 전성시대였다. 김정은이 내건 병진노선은 비대해진 군이 주도해온 ‘제2경제(군수경제)’에 쏠린
정책의 무게 중심을 서서히 당이 지도하고 내각이 관할하는 제1경제(비군수 부문)로 옮겨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발로였다.
그는 앞서 2012년 6월 28일 국유기업을 비롯한 경제단위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6.28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2013년 10월에는 14개 개방구 지정을 완료하는 속도전을 펼쳤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절, 동력이 다한 사회주의 경제에 시장의 숨결을 불어넣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중국에 치우친 대외 무역의 기반도 다변화 해나가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리고 불과 두 달 뒤 세계를 경악하게 한 고모부 장성택 처형이 이어졌다.
이 희대의 살인극에는 ‘12.12 종파사건’이라는 기묘한 이름이 붙었다.
종파사건은 연안파 등 정적을 겨냥해 할아버지 김일성이 주도한 숙청 작업을 떠올리게 했다.
불과 2년 전 군복을 입고 어깨에는 대장 견장을 단 채 등장해 세력을 과시하던 장성택의 가족들은 그의 시신 조차
수습할 길이 없었다.
처형 집행은 잔인했다. 뉴욕타임스(NYT)등 일부 언론이 시신을 개에게 먹였다는 일부 보도를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한국 특파원들을 상대로 내렸다.
숙청의 총대는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 발표 후 기득권의 상당부분을 내각에 내준 북한 군부가 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신 조차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잔인한 처형 방식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북한 사회를 다스리지 못할 정도로 김정은 정권이 이미 갈 때까지 다 간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북한 붕괴론이 이번에도 다시 맹위를 떨쳤다.
◊파산직전 북한 경제, 김정은 집권 뒤 고속성장
그로부터 4년후, 북한은 여전히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다스리고 있다,
김정일 집권기에 파산 직전이던 북한 경제는 지난해 3.9% 성장했다.
출범 이후 4차례 핵실험을 한 김정은 정권을 향해 옥좨오는 국제 사회의 제재를 뚫고 이뤄낸 성과였다.
같은 기간 한국 경제는 2.8% 성장했다.
양국 간 경제 규모 차이가 크지만, 성장률만 놓고 비교해보면 북한에 뒤졌다.
인민의 생활을 도외시 한 채 풍부한 석탄, 철광석 등 광물 수출을 대거 늘려 얻은 반쪽 자리 성장이라는 비판도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고난의 행군기에 무너져 내리며 유명무실해진 행정 체계도 김정은 집권 이후 상당부분 복구됐다. 공포정치가 주효했다. 그 불똥은 탈북자들에게 튀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인정 사정없는 반부패 드라이브에 가위 눌린 군인이나 관료들이 몸조심을 하면서 월경 수수료 또한
수백 달러 수준에서 2000달러로 급등하고 있다고 김영환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 연구위원은 진단한다.
북한 경제가 독재자 김정은의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데는 시장 개혁이 주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획일적인 계획 경제의 유산을 딛고, 독립 채산제를 실시해 근로자들의 의욕을 고취했다. 아울러 집단농장을 이루는 개별 농가의 최소 단위도 대폭 줄이는 등 생산성을 전반적으로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시행한 결과라는 것이다.
북한 사회의 풍경도 크게 변했다.
혁명의 성지 평양은 이제는 자본주의의 단 맛을 본 인민들이 돈을 좇는 욕망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장마당도 이러한 변화의 도화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공간에서 자본주의의 원리를 익히고, 독자 생존의 지혜를 체득하고 있다.
현재 북한 정부의 공인을 받은 이러한 장마당만 400개 이상에 달한다.
북한 주민들은 정부가 깔아준 멍석에서 물건을 사고팔며 거둔 소득의 일부를 국가에 사용료로 납부하고 있다.
시장에서 돈을 번 신흥 계층도 세를 넓히고 있다. 일부 전주들은 장마당에서 번 자금을 종잣돈 삼아 금융업을 하거나, 유통업 등에 다시 투자하는 등 사업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전주들이 굴리는 돈은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초기 산업 자본 축적에 소요되는 자금 일부를 국내에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정일이 앞서 지난 2009년 11월 화폐 개혁을 단행한 것도 이들의 자금을 양성화해 산업화의 실탄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실패한 바 있다.
한국에서 박정희 정권이 쿠데타 이후 화폐 개혁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여전히 갈길 먼 김정은 정권…북핵 동결·경제개혁 어떻게 풀까
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개혁은 거꾸로 북한이 가야할 길어 얼마나 먼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길을 걷는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1978년 이후 인민공사를 허무는 작업에 돌입했다. 승포제가 대표적이다.
생산성이 극히 낮은 중국의 농촌에 묶여 있던 인력들은 이어 농민공이라는 이름으로 도시로 대거 옮겨왔다.
고향을 떠나 도시의 공장에서 일하는 이러한 농민공들이 무려 2억 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이 39년 전에 닻을 올린 농업 개혁 작업이 첫단추를 이제 채운 셈이다.
이 3대 세습 국가가 얼마나 낙후돼 있는 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농업개혁을 추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김정은이 직면한 최대 난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푸는 일이다. 북한의 핵실험이 거듭되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강도도 커지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3년 2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핵 실험을 했다.
북한이 건국 이후 지금까지 한 핵실험 6차례 중 4번이 김정은 정권 들어 이뤄졌다.
김정은 정권이 출범 후 얼마나 폭주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은 정권의 폭주는 '핵 방벽'을 세워 국가안보부터 지키고, 이어 경제개발에 '올인'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김정은은 한국과 미사일, 탱크, 전투기를 늘리는 재래식 무기경쟁을 하는 것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하는 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핵무기를 포기한 뒤 결국 내란에 휘말리며 목숨을 잃은 리비아 무아마르 가다피의 최후도 보았다.
김영환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정권의 거듭되는 핵·미사일 도발이 트럼프
행정부와 핵동결을 담판 짓고 전면적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기 위한 전초작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정권은 뚜렷한 타임 테이블이 있다”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빨리 끝내고 경제 개발에 집중하려고
할 것”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 주체사상을 정리한 교본 '강철서신' 필자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2017.12.12. chocrystal@newsis.com 2) 김영환 “北, 핵무장 빨리 끝낸뒤 경제개발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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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이날 오후 뉴시스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핵무기·미사일 무력을 완성하면) 북한이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군인도 줄여 개혁·개방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을 한 뒤 경제 개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김 위원은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를 위협해 평화조약을 체결한 뒤 주한미군
북한 잠수정을 타고 평양에 몰래 들어가 김일성 주석을 만난게 1990년대 초반이지 않았나.
“1991년 5월이었다.
-강철서신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학생운동권의 별이 위험한 바닷길로 평양에 가 김일성을 만나야 할 절박한 이유라도 있었나.
“북한의 철학자들, 그리고 주체사상을 창시한 김일성과 새로운 사회주의에 관해 토론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상당히
-무너지는 사회주의 재건의 해법을 찾고 싶었다는 뜻인가.
“제가 대학 다닐 때 서울대에서 고전연구회 활동을 했다.
-두렵지는 않았나. 박정희 정권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1970년대초 김일성과 만났을 때 청산가리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는 후일담을 남겼다.
“(김일성 주석이) 말을 참 잘하더라(웃음). 기억력도 상당히 비상했다. 카리스마가 있고, (성품 또한) 온화했다.
-주체사상의 창시자인 김일성이 남한에서 온 학생운동권의 스타 ‘강철’에게 당시 무슨 말을 하던가.
“(김 주석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을 앞두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1990년대 초는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이 송두리째 무너지던 격변기였다. 김 주석이 남한의 대학생을 만날 여유가 있었을까.
남조선 혁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김영환이라는 친구가 남한에서 뭔가 엄청난 일을 했구나. 이 친구가 남조선 혁명을 이끌 핵심 리더가 돼 뭔가 큰 작품이 나오겠구나. 그런 식으로 생각 했을 것이다. ”
발표하는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
“(방북 당시) 북한 학자들, 김 주석과 이틀에 걸쳐 토론을 했다.
-김일성조차 자신이 만든 주체사상을 제대로 몰랐다는 뜻인가.
“(김 주석이) 철학적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있는 공부를 안했다는 거다. ”
-주체 사상의 교조주의적이고, 획일적 성격이 북한이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뒤처지는 빌미를 제공한 것은 아닌가.
“김일성이 통치하던 북한은 모든 게 규격화되고 통제된 사회였다.
-김정일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망해가는 국가를 살려보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하지 않았나. 리더십의
“김정일의 문제는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북한은 김정일 시대 들어 통제 시스템이 무너지고, 부패도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깊은 이상한 사회주의 국가가 됐다.
“(기근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북한 주민들도 그 전에는 겁이 나서 뭘 못했는데 앉아서 죽느니 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김일성 때라고 부패가 없었겠는가.
“(부패는) 그 이전부터 조금씩 있었지만, 1990년대에 가파르게 확산됐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다.
-김정일은 우유부단한 지도자였나.
“김정일은 늘 오락가락했다. 이상이 없는 리얼리스트라고 할까.
-그런 논리라면 북한경제는 지금쯤 무너졌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지난해 북한경제 성장률이 3.9%다.
“무엇보다, 김정은 시대는 시장정책의 일관성이 있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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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에게 돈을 받고 국경을 통과시켜주던 국경 경비대들도 두려움을 느끼는 거다.
-뇌물 없이 한 치도 움직이지 않던 북한 사회가 김정은 집권 이후 달라지고 있다는 뜻인가.
“북한에는 뿌리 깊은 부패의 사슬이 있다.
-북한이 지금까지 핵실험을 6차례 했고, 이 가운데 4차례가 김정은 시대 들어와 이뤄졌다.
“일단 핵무기가 있어야 못 쳐들어온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선의만을 어떻게 믿겠나.
-김정은 타임 플랜의 마지막 칸은 무엇인가.
“북한의 젊은 사람들은 다 군에 가 있다. 복무기간이 10년이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명박·박근혜 보수정부가 실패한 지점에서 풀어나가야 하지 않겠나.
“백약이 무효다. 문재인 정부의 목표는 북한이 핵과 ICBM개발을 안하도록 그 의지 자체를 분쇄하거나, 아니면 다른
-한국과 미국 양측이 북한의 핵 동결 제안을 거부한다면 김정은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이 있는가.
"북한이 국면 전환을 시도했을 때 중국이 북한을 완전히 외면하거나 그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북한이 핵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손발을 묶은 뒤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적화를 겨냥하고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말도 안된다. 지금 북한 실력가지고 우리랑 뭔가 한판 붙어보자 이런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거다.
-끝으로 김일성 일가 삼대를 평가해달라. 할아버지는 결국 과거에 머물렀고, 아버지는 우유부단하지만, 아들은 결단력이 있다고 볼 수 있나.
“김정일을 보자. 농업개혁도 김정일 시대는 말뿐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6주기인 17일 평양의 만수대 언덕에서 북한 군인 및 주민 등이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에 헌화했다고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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